2014년 1월 7일 화요일
교학사 0%대 채택율이 박 대통령과 ‘조중동’에 말하는 것
친일논란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사회 지배층의 뻔뻔한 역사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입력 : 2014-01-08 09:45:36 노출 : 2014.01.08 11:04:14
미디어오늘 | media@mediatoday.co.kr
친일 등 역사왜곡 논란을 빚은 교학사 역사 교과서를 채택했던 14개 고교가 채택을 철회했다.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채택할 고등학교는 0%대에 머물 것이 확실해 보인다. 교육부가 채택을 번복한 학교들을 상대로 번복사유를 조사한다는 구실로 특별조사를 시행해 압력을 행사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사실상 여론의 판단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
국민 세금인 정부 예산과 국방부의 호국 장학금으로 설립돼 주로 군인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기도 파주의 한민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경북지역의 청송여고 등에서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했다지만,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한다. 한민고의 경우 역사교과서 선정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들 학교 역시 다른 학교들과 마찬가지로 학부모들과 학생, 그리고 국민여론의 판단을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번 역사교과서 파동은 박근혜 정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들의 의사와 사회의 상식에 반하는 정책을 박근혜 정권이 권력의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 보여준다. 국민과 소통하려는 노력보다 ‘자랑스런 불통’ 운운하는 박근혜 정권의 일방통행식 정책에 대해 국민들의 상당수가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사안이기도 하다. ‘종북몰이’와 같이 우리사회를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으로 몰아넣는 ‘우익’의제들에 대해 국민들의 ‘피로감’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말하고 있다.
이번 파동은 또한 관료들의 맹목적인 보신주의적 태도의 문제 역시 잘 보여주었다. 사건 초기, 수많은 역사 왜곡, 사실관계 오류 등의 문제가 빗발쳤을 때 이를 명분으로 정부 차원에서 정리할 수 있는 문제였다. 보수세력이 의도적으로 일으킨 역사전쟁에 정부가 교과서검정을 통과시키는 바람에 전쟁의 당사자가 되면서 사안이 커졌던 것이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태산명동서일필’과 같은 이번 교과서 채택파문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이번 파동은 무엇보다 한국사회와 역사의 근원적 과제를 다시 환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해방이후에도 대대손손 권력과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사회 지배층의 실체를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박 대통령을 비롯, 우리사회의 지배층들은 가족사에 있어 친일논란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오히려 그 같은 가족사의 친일반민족행위로 인해, 어떤 명분과 이유가 있다 해도 오해받을 수밖에 없는 사안이기에 국민들에게 자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함에도 그들은 오히려 뻔뻔하게 목소리를 높혔다는 사실이다.
한국사회 지배층의 대변지라는 평가를 받는 ‘조중동’의 보도에서 국민들은 이 같은 모습을 눈으로 확인 수 있다. 이들 언론사들은 줄곧 교학사의 역사교과서를 옹호하는 논조를 보여 왔다. 최근 전국에서 역사교과서 채택무산이 잇따르자 일제히 약속이나 한듯이 철회 요구를 비난하는 사설과 기사를 게재했다.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고 했다. ‘조중동’은 신문 자체가 친일의 원죄가 있거나 혹은 창업주나 전 사주가 친일행위로 인해 친일인명사전에까지 등재되어 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1930년대 중일전쟁 이후 노골적인 친일 행태를 보였다. 조선일보는 당시 신년호 1면에 일왕 부부의 사진을 실어 찬양했고, 일왕에 대한 폭탄 투척 사건을 벌이려던 이봉창 열사를 비난하는 보도태도를 보였다. 동아일보 역시 마라토너 손기정 선수에 대한 일장기 말소로 정간된 이후 복간되면서 “일본제국의 언론기관으로서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히며, 친일의 길로 나갔다. 이로 인해 두 회사들 사주였던 방응모와 김성수는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 중앙일보 역시 전 회장인 홍진기도 일제시대 당시 판사로 근무한 전력 등으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국민들이 이 같은 사실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번 교과서 파동사태가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해보면, 가족사에서 친일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박근혜 대통령과 ‘조중동’의 명백한 패배이자 역사의 정통성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명백한 승리다. 이번 교과서 파동은 한국사회 지배층이 자신들의 부끄러운 과거를 숨긴 채 국민들에게 뻔뻔하게 자신들의 생각을 주입하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 잘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역사교과서 문제 장관 사퇴 촉구로
야당 일제히 서남수 장관 사퇴 요구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4/01/08 [11:09] 최종편집: ⓒ 자주민보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정의당 등 야당이 일제히 교학사의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한 책임이 서남수 교과부 장관에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8일 국회정론관에서 논평을 통해 “교학사 교과서가 채택률 사실상 0%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우게 될 것 같다.”며 “한 두 사람이 반대한다고 해서 이런 결과가 나올 수는 없을 것이다. 역사왜곡 교과서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의 결과이고, 교육부의 무원칙한 교과서 검정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질책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그런데 사과하고 반성하며 자중해도 부족할 교육부가 오히려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 철회한 학교들에 대해서 특별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한다. 어이없고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교육부는 국민들의 준엄한 질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중하며 자성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이미 교육부 수장으로서 자격을 상실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더 이상 교육 현장에 혼란을 가중시키지 말고 스스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통합진보당도 논평을 통해 “교육부가 교학사 교과서를 철회한 20개 고교에 대해 특별조사에 착수했다.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중립과 균형은 다 제쳐놓고 노골적으로 교학사 편을 들겠다는 것이다. '채택과정에 대한 외압조사는 아니며 선정철회에 대한 것만 조사한다'는 데서도 그 의도가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논평은 “애시당초 7개 역사학회에 의해 무려 652건의 오류가 제기된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일방적으로 옹호하며 '최종승인'을 두 번씩이나 내려가며 무리하게 합격시킨 교육부야말로 이번 사태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추궁하고 “적반하장도 분수가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느닷없는 특별조사가 아니라 '교학사' 장관이라 지칭되는 서남수 장관의 즉각 퇴진”이라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정의당 역시 “이 나라 교육을 좌지우지하는 교육부가 도대체 역사왜곡에 대한 판단조차 할 수 없는 부실 기관인가? 채택될 수도 없는 교과서에 힘 실어주고 교육현장으로부터 망신살이 뻗친 교육부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교육부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미래로 향해 바른 길로 나아가려면 똑바로 된 역사를 가르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 소임을 저버리고 권력의 시녀로서 일선 교육현장에 혼란을 가중시킨 서남수 교육부장관은 이번 사태에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교육부 장관 사퇴를 강력 촉구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8일 최고위원회에서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들이 집단적 압력에 의해 결정을 철회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자신들이 가진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로 학교 결정을 철회하도록 하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라고 반발해 우편향적 역사 인식을 드러냈다.
피드 구독하기:
글 (At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