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4일 토요일

"주먹 꽉 쥔 채 떠난 남편, 그 한 풀어주고 싶어요"

[인터뷰] 고 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 씨
2020.01.04 13:16:05




"지금도 기사나 사진들 보면 남편 사진은 다 웃고 있어요. 지금도 기억나는데 처음 만났을 때 환하게 웃고 있는 인상이었어요."

오은주 씨와 고 문중원 기수는 2008년 처음 만났다. 오 씨는 문 기수를 처음 봤을 때 그 "환하게 웃는 인상"이 좋았다. '저 사람은 정말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구나'. 호감이 갔다. 오 씨가 처음 경마장에 갔던 날에도 말을 타고 나오던 문 기수는 오 씨에게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오 씨는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2년여의 연애 끝에 둘은 결혼했다.

오 씨가 받은 인상은 틀리지 않았다. 문 기수는 가정적이고 다정한 사람이었다. 일이 끝나고 집에 오면 힘들텐데도 항상 "오늘 애들이랑 뭐하지? 어디 가지?"라고 물었다. 오 씨는 "힘들텐데 쉬어"라며 남편을 말리곤 했다. 

오 씨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이면 문 기수는 불을 붙인 초를 꽂은 케잌과 꽃을 들고 현관문 벨을 눌렀다. 누가 안 시켜도 명절, 때로 주말에도 장인이나 친척들에게 "잘 지내시냐"며 전화를 돌렸다. 겨울이 되면, 장사를 하는 장인, 장모에게 드린다며 방한용품을 사서 부쳤다. 문 기수의 장인인 오준식 씨는 문 기수를 사위가 아닌 '아들'이라고 불렀다.

가족에게는 힘든 티를 잘 내지 않는 사람이었다. 문 기수의 어두운 표정을 보고 오 씨가 "힘들어?" 하고 물으면 늘 "괜찮아"라고 답했다. 평소 술을 못 마시는 문 기수가 거듭되는 '조교사 채용 비리' 때문에 술에 취해 오 씨 앞에서 눈물을 보이던 날에도 문 기수는 "괜찮다"고만 말했다. 

그랬던 문 기수가 2019년 11월 29일.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숙사에서 세상을 등졌다. 8살, 5살 두 아이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12월 24일에 배송되도록 예약해놓은 바로 다음 날이었다.

이후 오 씨를 비롯한 어머니, 아버지, 장인 등 유족은 생전에 고인이 가입해있던 공공운수노조와 함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문 기수가 세상을 떠난지 36일이 지났지만,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했다.

지난 12월 27일에는 문 기수의 시신이 실린 운구차가 부산에서 서울 정부청사로 올라왔다. 

▲ 고문중원열사시민분향소 옆 천막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오은주 씨. ⓒ프레시안(최용락)

"마사회의 갑질과 부조리가 14년 간 남편을 조금씩 죽여왔다"
문 기수는 유서에서 조교사(경마 경기의 감독 역할을 하는 직책)가 기수에게 "말을 대충 타라"는 등의 부정 지시를 한다고 적었다. 이를 거부하면 다음부터는 다친 말을 타야 했다. 비가 오든 태풍이 불든 다칠 위험을 무릅쓰고 말 위에 올라야했다. 문 기수는 그런 일이 싫어 조교사가 되려 했다. 

오 씨도 문 기수를 응원했다. 오 씨는 문 기수가 자신을 환한 미소로 맞던, 경마장에 갔던 첫날을 잊지 못한다. 

"처음 부산 경마장에 간 날, 경마 경기가 신기해서 다른 경주도 많이 봤어요. 전광판으로 서울 경주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수분이 낙마를 하셨어요. 병원으로 이송되셨는데 결국 사망하셨어요. 생생히 기억나요. 그때부터 경마장이 저한테는 무섭고 두려운 곳이었던 것 같아요. 그 뒤로 남편 낙마 사고도 여러 번 봤어요. 떨어질 각오를 하고 위험해도 말에 올라타야 했던 순간들... 그래서 남편이 하루 빨리 조교사가 되길 바랐어요. 가족들도 마찬가지였고요." 

문 기수는 열심히 준비해서 시험을 치고 조교사 면허를 땄다. 실제 조교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마사회 심사를 거쳐 마사(마방)를 배정받아야 한다. 문 기수는 유서에서 마사 배정 시기가 오면, 마사회 고위 간부와 친한 사람이 마사를 배정받기로 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항상 그 소문대로 되었다고 적었다. 오 씨는 발을 동동 구르며 그런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남편이 조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마방을 배정받으려면 사업계획서라든지 준비할 게 되게 많았거든요. 그런 준비를 열심히 하는 상황에서 경마장에 매번 소문이 도는 거에요. '합격자는 정해져 있다.' 힘들어했죠. 힘들어했는데 '설마 그 소문이 맞겠어. 두 자리가 났다고 하면 열심히 했으니까 한 자리는 되겠지.' 마음은 아팠겠지만 아랑곳 않고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 소문이 2번, 3번... 속은 다 부서지고 망가지는데 가족들한테는 괜찮다는 말만."

속이 부서지는 걸 견디지 못한 것일까. 문 기수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 씨는 그렇게 떠난 남편의 시신 앞에서 오열했다. 남편은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했다. 무슨 억울한 일이 있었는지 주먹은 꽉 쥐고 있었다. 한스러운 모습의 시신과 유서 앞에서 오 씨는 견딜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을 느꼈다. 남편의 한을 풀어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다.

"남편이 힘든 건 알았지만, 유서를 확인하는 순간 갑질과 부조리가 남편을 14년 간 조금씩 죽여왔다는 걸 분명히 알게 됐어요. 안치실에 누워 있는 남편이 정말로 눈을 감지 못한 채 차갑게 굳어있었거든요. 떠올리고 싶지 않은데 계속 떠오르고, 그때마다 고통과 슬픔을 주체할 수가 없어요. 또, 정말 손을 꽉 쥐고 가슴에 안고 죽었어요. 그 손을 펴주는 게 남편의 한을 풀어주는 거라고 느꼈어요.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고 제가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반드시 바로 잡고, 왜 죽었는지 규명해야 한다'." 

▲ 서울 정부청사 앞 매일 열리는 추모문화제에서 촛불을 들고 앉아 있는 오은주 씨와 문 기수의 어머니. 공공운수노조 제공.

유족과는 한 번도 만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태를 봉합하려 한 마사회
문 기수가 세상을 등지고 유족들이 싸움을 시작한 지 36일이 지났지만,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을 비롯한 마사회 고위 간부들은 한 번도 유족과 만나지 않았다.

지난 12월 21일 유족은 김 회장을 만나기 위해 직접 렛츠런파크서울에 있는 마사회 본관으로 향했다. 당일 마사회는 경찰에 경호를 요청하고 문을 걸어 잠근 채 울부짖는 유족을 건물에 들여보내지도 않았다. 경찰은 기어서라도 본관에 들어가려는 오 씨의 머리를 발로 차고 목을 졸랐다. 해당 경찰에 대해서는 폭행 혐의로 고소·고발장이 접수되어 있다.

"저는 그 날 만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래도 유족이 가면 마사회에서 일어난 일이니까 마사회장이 나와서 상황 설명도 하고 대책을 이야기해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경찰 병력이 저희를 다 막아설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더군다나 경찰이 저를 폭행하고... 못 만나고 나왔을 때는 왜 마사회장 자리에 앉아있나 의문도 들고. 회사의 사장으로 있는 사람의 책임감 있는 모습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12월 26일 마사회는 유족이나 사고가 일어난 부산경남 경마공원 기수와의 협의 없이 '경마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 승자독식 상금구조 개편 △ 기수의 기승횟수 제한을 통한 출전 기회 확대 △ 외(外)마사 도입을 통한 조교사 취업 기회 확대 등이 골자였다.

마사회의 안이 나왔지만, 유족은 싸움을 멈추지 않고 있다. 오 씨는 "사태가 커진 탓에 사태를 어떻게 해서든 덮으려고 하는 안"이라고 말한다.  

실제 '승자독식 상금구조 개편안'은 1위 57%, 2위 21%, 3위 13%, 4위 5%, 5위 4%로 나누던 부산경남 경마공원의 순위상금을 1위 55%, 2위 22%, 3위 14%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4위와 5위의 상금은 그대로다. 1위 상금의 2%를 깎아 2위와 3위에게 1%씩 얹어주겠다는 것이다. 

나머지 두 안도 문 기수가 죽음으로 호소한 마사회와 조교사의 갑질 구조를 바꿀 수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승횟수를 제한해도 조교사의 부당 지시를 거부한 기수가 출전기회를 빼앗기고 이에 따라 생계를 위협받는 구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며. 외마사를 도입해 마사의 수를 늘리는 것은 경쟁체제를 심화시킬 뿐이라는 것이다. 

유족과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진상규명, 진정성 있는 사과, 유족 관련 대책 마련 등의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유족과 노조가 재발 방지 대책으로 주장하고 있는 기수의 적정 생계비 보장, 조교사와 기수 간 불평등 구조 완화를 위한 표준 기승계약서 작성 등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유족은 12월 27일 문 기수의 시신을 운구차에 실어 서울 정부청사 앞으로 옮겼다. 그리고 '고문중원열사시민분향소'를 차렸다.  

▲ 문 기수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가 서울 오던 날 고개를 숙이고 울고 있는 오은주 씨. 공공운수노조 제공.

"마사회를 더 이상 죽음이 없는 곳으로 만들고 싶어요" 
문 기수의 시신이 서울로 오며, 오 씨를 비롯한 유족도 서울로 거처를 옮겼다. 유족은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 쉼터 꿀잠과 시민분향소 옆 천막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8살, 5살 먹은 두 아이는 어쩔 수 없이 부산의 이모 집에 남겨졌다. 

자꾸 통화하면 보고 싶을까봐 아이들에게 전화도 아껴 건다는 오 씨. 아이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을 참으면서까지 싸움을 지속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털어놨다.

"아이들은 아직 잘 몰라요. '아빠가 다쳐서 아빠가 더 이상 다치지 않게 엄마가 할 일이 많아' 그렇게만 이야기했어요. 작은 애는 아빠가 다쳤다 그러니까 119 타고 다시 오는 줄 알아요. 큰 애도 다쳤으면 수술하면 되는데 왜 수술 안 하냐 그래요. 크면 알게 되겠죠. 그때 아빠가 부끄럽지 않게 돌아가셨다. 아빠가 이렇게 고생했고, 아빠 희생으로 인해서 마사회를 더 이상 죽음이 없는 곳으로 만든 그런 멋진 분이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애들이 보고 싶지만 싸우고 있어요." 
남편의 한을 풀어주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은 물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다. 그러나 지금 오 씨는 더 먼 곳을 함께 보고 있다. 인터뷰 말미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오 씨는 "마사회를 더 이상 죽음이 없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다시 한 번 전했다.

"부산에서 기수 한 분이 오셨어요. 걱정된다고. 같은 기수니까. 그 기수 분한테 이야기했어요. 힘들면 힘들다고 이야기하셔야 한다고. 저는 이제 남편을 다시 살리려고 하는 건 아니니까, 다만 남아있는 사람들 살게 하기 위해서 제가 이렇게 하고 있으니까 걱정 마시고, 절대 나쁜 생각하지 마시라고, 남편 옆에 친한 분들, 좋은 분들도 많았어요. 그런 분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갑질 없는 바로 잡힌 구조 속에서 당당하게 일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2018년에서 2019년으로 이어지던 겨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과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 있던 그 자리에 이번에는 문 기수의 유족과 마사회 노동자들이 서 있다. 일터에서 사람이 죽지 않게 하겠다던 지난 겨울 한국 사회의 다짐은 허망한 꿈이었을까. 일터에서의 부당한 대우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외침 앞에 마사회도, 정부도 답이 없다.

"대법원장 말 안 듣는 판사들에 박수" 돌아온 전광훈, 모금 활동 재개

20.01.04 20:05l최종 업데이트 20.01.04 20:05l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 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가 4일 오후 서울 교보빌딩 앞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문재인 정부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 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가 4일 오후 서울 교보빌딩 앞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문재인 정부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거 받으세요"

4일 정오 12시께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기자를 향해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소속의 한 자원봉사자가 파란색 전단지를 내밀었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를 초대해 곧 경기도에서 '구국 강연회'를 연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전단지의 주된 내용보다 눈에 띈 건 전단지의 맨 위와 아래에 적힌 문구였다. 위에는 '사랑제일교회'라는 예금주명과 13자리의 계좌번호가, 아래에는 순국결사대를 모집한다는 광고가 실려 있었다. 해당 광고는 '나라가 없으면 개인도 가정도 직장도 없다'며 문의전화까지 적어두었다.

경찰이 정치자금법 위반과 내란 선동, 선거법 위반 혐의로 전광훈 목사를 수사하고 있는데도 이에 아랑곳 않고 계좌번호와 순국결사대를 앞세워 범투본의 활동을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범투본이 연 '문재인 정부 퇴진 국민대회'의 성격 또한 해당 전단지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2일 밤 재판부가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풀려난 전광훈 목사는 집회에 참석해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고, 집회 참가자들은 환호로 답했다.

범투본 본부는 또 '문재인 하야 천만인 서명'을 위한 부스를 광화문 곳곳에 설치하고, 서명을 도울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등 오히려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건재했다

"전, 전 감옥에 가면 안 됩니다"
"광, 광장에 모인 1천만 애국 국민들께"
"훈, 훈훈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하기 때문에 감옥에 갈 수 없습니다"


보수성향의 유튜브 채널 손상대TV를 운영하는 유튜버 손상대씨는 2시 10분께 무대에 올라 범투본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운을 띄워달라며 이 같은 삼행시를 읊었다. 손 씨는 이에 대해 미국에 있는 범투본 지지자가 직접 지어 보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삼행시가 끝나자 몇 초 간 집회 참가자들의 환호성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손씨는 "사람의 이름을 잘못 지으면 나라를 말아먹기도 하지만, 이름을 잘 지으면 망해빠지는 대한민국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그 이름이 바로 전광훈 목사다"라며 전 목사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며 등장한 전 목사는 구속 영장을 기각한 판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전 목사는 "대한민국이 공산화된 줄 알았더니, 아직도 대한민국 구석구석에는 판사들이 있었다"며 "좌파인 대법원장 말을 듣지 않는 대한민국주의자 판사들을 위해 격려의 박수를 치자"며 집회 참가자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4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의 집회 현장
▲  4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의 집회 현장
ⓒ 류승연

그는 이어 "이번에 당한 걸 보니, 대한민국이 주사파 손에 들어간 건 확실하다, 이번 일이 빨갱이 시민단체들의 경찰서 제보로 시작됐기 때문"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것과 똑같은 짓을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아직 해야 할 일이 많고, (경찰) 조사가 남아있다, (집회에서) 헌금을 받았는데 불법 모금을 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으러 가야한다"고 했다. 하지만 전 목사는 "헌법정신을 아시는 분들이라면 전광훈 목사를 구속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강조했다.

전 목사는 이 자리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살해를 청탁하기도 했다. 그는 "얼마 전 미국이 이란의 '악한 놈'을 처벌했다, 미국은 행동하려 한다면 언제든 할 수 있다는 증거를 세계에 보였다"고 했다. 이어 "바로 무인기 평양으로 보내 김정은의 목을 똑같이 잘라달라, 그 일을 해주면 미국의 근심거리인 중국의 민주화를 대한민국이 해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일(현지시간) 이란 군부의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이 미군 공습으로 인해 사망한 사실을 인용한 것이다.

문제의 순국결사대, 대놓고 홍보한 전광훈

발언이 끝나갈 무렵, 전 목사는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행동 수칙'을 주문했다. 전 목사는 "전국 253개 지역에 기도 장소를 마련했다"며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지역별 장소에서 기도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제의 순국결사대를 '대놓고' 홍보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혹시 나는 이 더러운 세상 오래 살지 않겠다, 이 나라를 위해 나도 생명을 던지겠다는 분 계시냐"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어 "그런 분들은 순국결사대로 지원해달라, 또 여기 동의한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달라"고 요구했다. 그의 말이 끝나자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순국결사대란 시위를 하다가 청와대에 진입할 사람들의 결사로, 전 목사는 지난해 9월 직접 '청와대 진입 순국결사대 모임'을 열었다. 당시 그는 "청와대 경호원과 경찰이 만만치 않다, 경복궁부터 버스를 붙여서 청와대를 둘러쌀 것이다, 사다리를 줄 테니 무조건 버스를 뛰어넘어야 한다"며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내려 문제가 됐다.
 
 4일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소속 한 자원봉사자가 나눠준 전단지 내용.
▲  4일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소속 한 자원봉사자가 나눠준 전단지 내용.
ⓒ 류승연
  
 4일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의 집회 현장에서 범투본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시민들에게 특별 구국 강연회 내용이 적힌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다.
▲  4일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의 집회 현장에서 범투본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시민들에게 특별 구국 강연회 내용이 적힌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다.
ⓒ 류승연

이에 지난해 10월 3일 집회에서 일부 시위대가 청와대 앞 경찰의 통제 벽에 각목을 휘둘렀고, 이 과정에서 46명이 체포됐다. 전 목사는 순국결사대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이미 개신교계 시민단체인 평화나무로부터 '범죄단체 조직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듯 이날 집회에서는 '순국결사대'라는 단어가 자주 눈에 띄었다. 앞서 전단지를 나눠주던 이들은 모두 등에 순국결사대라는 문구가 새겨진 패딩을 입고 있었다. 순국결사대 글씨가 적힌 머리띠를 이마에 두르고 있기도 했다.

여전히 계좌번호도 눈에 띄었다. 이날 집회가 생중계되는 내내, 영상 화면 아래쪽으로 계좌번호가 떠 있었다. 기부금품법상 광장에서 1000만 원 이상의 기부금을 여러 사람으로부터 모집할 때에는 사전에 관할관청에 기부금 모집 목적이나 목표 금액, 사용 계획 등을 적어내야 한다.

종교집회에서의 모금은 기부금품법에서 제외가 되지만, 범투본의 광화문 집회에는 여러 성격의 단체가 참여하는 만큼 기부금품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범투본은 지난해의 개천절 집회와 한글날 집회에서 모두 모금을 하면서도 사전 기부금 모집 등록을 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이런 가운데 계좌번호를 전면에 앞세워 또다시 모금 활동에 나선 것이다.

北 '정면돌파전'은 '새로운 길'...'병진노선 회귀'는 오독

한국진보연대 토론회, "연말 나흘 회의·신년사 대체로 당적 의지 과시한 것"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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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04  20:3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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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북한이 신년사를 대신해 발표한 '조선노동당 제7기 제5차전원회의'보도를 '병진노선 회귀'라고 정리한 일부 기관과 언론의 해석에 대해 '사회주의강국 건설에서 자력갱생 정면돌파전'을 강조한 본래의 뜻을 오독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손정목 4.27시대연구원 국제분과 팀장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운동 6.16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교육관에서 한국진보연대와 4.27시대연구원이 공동주최한 '2020년 북 신년사 해설, 토론회' 발표를 통해 "정면돌파전은 '경제·핵병진노선'으로의 전환이 아니라 '경제건설 집중노선'을 유지하면서 이미 높아진 핵과학기술 능력으로 충분히 전략무기들을 생산,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7기 제5차전원회의 보도에서 "오늘의 정면돌파전에서 기본전선은 경제전선"이며, "강력한 정치외교적, 군사적공세로 정면돌파전의 승리를 담보할 것"이라고 한 언급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즉, 정면돌파전이란 더 강화된 자립적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기본방향으로 견지하면서, 지난 2년간의 대화와 협상 방식이 아니라 강력한 외교, 군사적 공세로 미국과의 관계를 해결하겠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경제부문을 중심으로 이번 전원회의 결과를 분석해 발표한 김장호 민플러스 편집국장도 "이번 전원회의 결과는 북이 지난 2013년 항구적 전략적노선으로 천명한 병진노선을 5년간 '단번 도약'을 통해 2018년 핵무력 완성을 빛나게 완성했다고 한 현실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라며, "병진노선으로 회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면돌파전에서 기본전선이 경제전선이며, 기본전선의 승리는 강력한 군사적 공세로 담보할 것이라는 의미에 대해서는 "병진노선에서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으로 변경 수행되는 조건에서 경제력과 정치·군사력문제의 상호관계를 새롭게 규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같은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당의 영도력'을 높여가는 것이 필수적인데, 나흘간 전원회의를 진행하고 이 보도문으로 신년사를 대체해 당의 입장을 천명함으로써 정면돌파전에 대한 당적 의지를 힘있게 과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18년 4월 20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전원회의를 통해 2013년 3월 전원회의가 제시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이 빛나게 관철되었으며,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 이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노선'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황지환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도 지난 2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이화여대 통일학대학원이 공동주최한 '2020 북 신년사 분석과 정세전망 토론회' 발표에서 '경제·핵병진노선 회귀'라는 일부 언론의 평가는 잘못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이미 2년전 병진노선의 한 축인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했고 다른 한 축인 사회주의 경제발전을 추진할 것을 언급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또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강도적인 행위들로 하여 우리의 외부환경이 병진의 길을 걸을 때에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기 위한 투쟁을 벌리고있는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것이 없고..."라고 한 언급에서도 드러나듯 병진노선은 지나간 과거의 일이라고 했다.
결국 "전원회의 이후 북한의 국가전략은 '경제·핵병진노선'의 회귀가 아닌 핵능력을 유지한 상태에서 자력갱생을 통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극복하는 '정면돌파전'"이라고 말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 1일 발표한 분석자료에서 황 교수가 인용한 대목을 근거로 사실상 병진노선 회귀라고 하면서 "병진노선 회귀를 공식 선언하지 않은 것은 2년만에 전략노선을 재수정하는데 대한 정치적 부담감 및 대외적 파장을 고려"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이들은 '정면돌파전'에 대해 지난해 북이 여러 차례 언급한 '새로운 길'과 관련된 내용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2019년 신년사에서 밝혔던 '새로운 길'이 2020년 '정면돌파전'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
김 국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을 갈 수 도 있다는 단서가 나왔고 2월 말 하노이 회담 결렬과정이 (새로운 길의) 계기가 되었으며, 4월 당 제7기 제4차전원회의가 끝나고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회의 시정연설에서 '연말 기한'과 함께 한번은 더 미국과 협상을 해 보겠다고 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12월 백두산 등반으로 최종 결심을 하고 연말 나흘간의 당 전원회의를 통해 '새로운 길'에 대한 결심을 전당적으로 조직화한 일련의 과정"으로 풀이했다.
무엇보다 '정면돌파전'은 지난 2년간 확인한 본심으로 볼 때 미국은 핵담판이나 협상을 통해 무엇을 해결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 '자강력으로 타승해야 할 대상'이라는 판단에 기초하고 있다며, "이제껏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고 한 결심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손 팀장은 "'새로운 길'이라는 단지 군사적 대책만이 아니라 국가적 운명을 걸고 70년간 쌓아온 국가의 모든 정치, 경제, 군사력을 총 집결시켜 결판을 보겠다는 총력전"이며, 김정은 위원장이 2차례 당, 정, 군 간부와 함께 전개한 백두산 백마 등정은 이같은 총력전을 전개하겠다는 결의와 구상을 보여준 것"이라고 짚었다.
토론회를 주최한 한국진보연대 주제준 정책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고 한 언급과 관련, "2020년 한반도 긴장은 어느 때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높고 또 지속화 가능성도 매우 높다. 특히 올해 2월 한미군사훈련 재개와 대북제재 해제 문제가 매우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진보연대는 올해 평화협정체결운동과 대북적대정책 철회 활동, 대중적인 반미투쟁 전면화와 미군없는 한번도 사업, 국가보안법폐지투쟁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