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76] 유모차와 사장 차

예전에 ‘유모차’의 모순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아직도 잘못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서 다시 한 번 정리해 본다. 우리말은 표준어라는 것이 있어서 ‘서울 사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말’이 표준어가 된다. 그러므로 서울 사는 많은 사람이 잘못 사용해도 그것이 표준어가 될 수 있는 모순이 있다.
우리가 흔히 차(車)를 말할 때는 소유주나 시승자를 중심으로 표현하게 되어 있다. 예를 들면 ‘사장 차’는 사장이 타는 차이고, ‘교장 차’는 교장이 탄다. ‘이사장 차’는 이사장이 타는 것임은 말할 나위 없다. 그런데 유모차는 유모가 타지 않는다. 영·유아가 타는 차인데 유아차라고 하지 않고 유모차라고 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아마도 처음 만든 사람의 실수였을 것이다.
또한 ‘차’라는 개념도 그렇다. 자동차·마차·전차·기차 등의 용어를 살펴보면 동력이나 외부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한편 인력(人力)으로 가는 것은 ‘거’라고 한다. 인력거·자전거 등이 그 예다. 같은 ‘車’(수레 거·수레 차) 자(字)라고 하지만 의미에 따라 다르게 발음한다. ‘유아거’라고 하든지 최소한 ‘유아차’라고 하자.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