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요일

4년 전과 달라진 ‘거야’...개혁 색채 키우는 민주당

 


조정식·추미애·정성호, 국회의장 후보군 앞다퉈 선명성 경쟁 “기계적 중립 말고 민심”, “차일피일 미룰 수 없어”

  • 김도희 기자 doit@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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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 2024-04-24 17:19:18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4.24. ⓒ뉴스

    4·14.10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 선명성 부각에 열중이다. 차기 원내대표, 국회의장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개혁 적임자를 자임한다. 이번 선거 결과로 ‘정권심판론’을 확인한 민주당은 그동안 여야 협상, 정부 설득 등을 이유로 주춤했던 개혁법안 처리에 지체없이 주도권을 잡겠다며 벼르고 있다. 22대 국회 개원 즉시 범야권 192석의 ‘입법 효능감’을 높이겠다는 태세다.

    일찍이 선명성 경쟁을 시작한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군은 24일 또 한 번 “개혁 국회를 이끌겠다”고 천명했다. 국회의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조정식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정성호 의원 등은 입법부의 정부 견제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번 총선으로 6선에 오른 조정식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차기 국회의장의 주요 덕목으로 “개혁 국회를 만드는 것”과 “용산 권력에 맞서 입법부의 견제와 균형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을 지목했다. 조 의원은 “22대 국회에서는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남발에 대해서 엄중 경고하고 바로잡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야당을 겨눈 “정치검찰, 검찰 독재의 무차별 압수수색”을 비판하며 “야당 당선자들을 탄압하고 총선 민심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우려들이 있다. 만약 (22대 국회에서) 이런 시도가 있다면 용납할 수 없고, 제가 국회의장이 되면 저를 밟고 넘어가야 될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뿐만 아니라 “주요한 민생이나 긴급한 현안들이 있을 때 여야 합의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쭉 정쟁화되는 경우들이 많았다”며 “제가 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서 처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시한을 통첩하고 여야 합의를 최대한 유도하되, 합의를 이룰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는 없다’는 게 조 의원의 생각이다.

    또 다른 6선 당선인 추미애 전 장관도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기계적 중립, 협치가 아니라 민심을 보고 국민을 위한 대안을 만들어 추진해야 한다"며 “혁신 의장” 출사표를 던졌다. 추 전 장관은 지난 2022년 검찰 수사권 조정 법안 처리 과정에서 이에 반대한 국민의힘의 의견을 반영해 중재안을 제시한 박병석 전 국회의장의 사례를 언급, “검찰개혁의 힘을 빼고 주저앉혔다”고 짚었다. 그는 “옳은 방향으로 갈 듯 폼은 다 재다가 갑자기 기어를 중립으로 확 넣고 멈춰서, 죽도 밥도 아닌 정말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우를 범한 전례”라고 말했다.

    5선 고지를 밟은 정성호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기계적으로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며 “국회의 위상과 권위를 침해하는 행정부의 행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꾸짖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거당적으로 국민을 위해서, 민복을 위해서 국회의장의 역할을 하라는 것”이라며 “결국 성과로 나타나야 된다. 아무런 입법의 성과가 없다면 국민들로부터 국회 자체가 비판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다수당에 속한 국회의장은 ‘당적 보유금지’ 국회법에 따라, 당선 뒤 소속 정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있으며 쟁점 사안마다 중립을 지키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박병석·김진표 국회의장 체제를 겪으며 당내 호응이 높았던 쟁점 법안의 통과를 실기하거나, 지연한 경우가 잦았다. 특히 이태원 참사 특별법, 노란봉투법 논의에 있어 여야 합의를 중시한 김 의장의 ‘중재안 요구’는 법안 통과를 촉구한 시민사회에서도 비판이 빗발쳤던 부분이다.

    왼쪽부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병철 야당 간사, 김도읍 위원장, 정점식 여당 간사 (자료사진) ⓒ뉴시스

    ‘법사위원장 사수’ 나설 새 원내대표, 대여 투쟁력 강조

    다음 달 3일 선출을 앞둔 원내대표 후보들 역시 대여 투쟁력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 운영 주도권에 필수적인 법제사법위원장·운영위원장을 모두 사수해야 한다는 요구는 당내 공감대가 넓게 형성된 만큼, 신임 원내대표의 첫 과제로 제시된다.

    오는 30일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도 ‘선명한 야당’에 있어 각 후보의 추진력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지난 21일 가장 먼저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 최고위원의 공약은 ▲윤석열 대통령 거부권 행사 법안 재추진 ▲법사위원장·운영위원장 확보 ▲검찰·언론개혁 속도 등이다. 박 최고위원은 “일하면서 싸우는 민주당, 행동하는 민주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는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도 ‘법사위원장 양보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민주당의 분위기는 180석을 거머쥔 4년 전 21대 총선 직후와는 사뭇 다르다. 당시 민주당은 지도부 지침에 따라 선거 승리에도 차분함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 선례 등을 이유로 법사위원장직도 결국 국민의힘과 임기를 나누는 쪽을 택했다. 하지만 21대 국회 중후반기 윤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며 입법권을 무력화하는 ‘거부권 정치’와 법안 통과를 가로막는 법사위 파행이 거듭됐다. 민주당에서 ‘국회 위상 복원’을 강조하는 이유와도 직결된다.

    영수회담 앞둔 이재명, ‘국정기조 전환’ 의제 신경전

    민주당은 남은 21대 국회 임기 동안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 이를 22대 국회 개원 뒤 동력으로 삼겠다는 기조다. 지난 18일에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한 차례 폐기된 양곡관리법을, 전날은 여당의 반대가 거센 가맹사업거래공정화법 개정안과 민주유공자예우법 제정안을 각 상임위원회에서 야당 단독 의결로 본회의에 직회부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재의결,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추진,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재추진 등도 시기를 엿보고 있다.

    5월 두 차례 본회의 개최를 요구하는 민주당은 연일 국민의힘의 협조를 압박한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21대 국회를 마무리하기 전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거나 본회의에 직회부된 주요 민생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며“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준비하며 채상병 특검법 수용, 거부권 정치 사과, 민생회복지원금(국민 1인당 25만 원) 등을 주요 의제로 제시, 정부의 국정 기조 전환을 강조한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특검법 통과시켜 반드시 진상 규명을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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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공영방송 이사진 임기 만료···22대로 넘어간 '방송3법'

 

"방송3법에 이어 국정조사까지"

올 8월 공영방송 이사진 임기 끝

"22대 국회, 방송3법 재입법 할 것"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공동대표단과 참석 의원 등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입틀막 거부! 언론장악 저지! 제22대 국회 1호 입법 다짐대회에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정부가 방송심의기구를 무기로 노골적인 방송탄압을 가한다. 올 8월,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가 다가온 가운데, 언론노조를 비롯한 9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방송3법 재추진을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도 참석해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추친하겠다고 다짐했다.

MBC와 YTN의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YTN의 ‘YTN 민영화 심사와 김백 사장 내정 사실 비판’, MBC ‘바이든 날리면’, MBC의 ‘윤석열 장모 최은순 가석방 추진 논란’. MBC와 CBS의 ‘이태원참사 특별법 거부권 행사’

모두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주의, 경고, 과징금 처분, 관계자 징계 등의 법정제재를 가한 보도들이다. 지금까지 MBC에만 내려진 법정 제재는 20여 개가 넘었다. 그 내용도 정부·여당 비판 보도들이다.

선방위는 계속해서 윤석열, 김건희에 대한 비판 보도에 수많은 법정 제재를 가하고 있다. 23일에는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을 다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주의’를 의결했다. 같은 날 YTN 최대주주 변경과 관련한 ‘YTN 뉴스N이슈’ 보도에도 ‘주의’를 의결했다.

선방위가 이토록 자의적으로 골라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이유는 방송 심의 규정 9조, 공정성 조항 때문이다. 이 조항을 근거로 선방위는 기계적 중립을 잣대로 들이댔다. 문제는 이 ‘공정성’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기준이 매번 달라진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무리한 징계의 근본 원인인 이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설상가상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다가 실패한 이사진 교체도 곧 가능해진다. 유독 MBC에 제재가 집중된 이유는 정부가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교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이사들의 임기는 8월까지. 이후 방통위가 새로운 이사진을 여당 성향 인사로 교체하면 MBC도 KBS나 YTN처럼 다수의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진행자가 대폭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공동대표단과 참석 의원 등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입틀막 거부! 언론장악 저지! 제22대 국회 1호 입법 다짐대회에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진보당

방송3법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에 막힌 현재로선 22대 국회가 중요해졌다. 이에 언론노조를 비롯한 90개 시민사회 단체와 야당은 정부의 언론 입틀막을 저지하기 위해 국회 1호 입법 다짐 대회를 개최했다. 참석한 야당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방송3법 개정’ 재입법 추진을 예고했다.

22대에 3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한 진보당 윤희숙 대표는 “언론에 대한 위협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하며 “언론자유를 침해하며 국민의 권리를 빼앗는 대통령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언론장악을 할 수 없도록 방송3법을 제정하고 방송장악과 언론탄압의 진상을 파헤칠 국정조사도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우리가 요구하는 방송3법 재입법은 각 당의 당리당략을 제쳐놓고 22대 국회에서 최우선적으로 다뤄야하는 법안”이라고 소개하며 “윤 정부가 또다시 거부권을 통해 입법을 막는다면 지금까지와는 질이 다른 싸움으로 윤 정권을 상대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자리에는 여당 소속이었던 이준석 개혁신당 당선인도 참석해 연대 발언을 이어갔다. 이 당선인은 “보수진영이든 진보진영이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앞으로 언론장악을 시도하는 세력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언론 때문에 윤 정부가 국민의 비판을 받는 것이 아니”라며 “언론장악 시도를 거두라” 말했다.

조선일보가 김건희 특검 수용 대통령 ‘결단’ 촉구한 까닭

 

[아침신문솎아보기] 의대 교수 집단행동에 무책임 비판, 영수회담 앞두고 신경전 가열

이철규 의원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주장 놓고 갑론을박

기자명이재진 기자

  • 입력 2024.04.25 07:34

  • 수정 2024.04.25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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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했던 의대 교수들이 병원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오는 30일 응급·중증·입원 환자를 제외한 분야의 진료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언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의대 입학정원 확대를 강하게 밀어붙였던 정부의 성급함도 문제가 적지 않지만 그렇다고 의대 교수들이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방재승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 비대위원장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직은) 교수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며 자신을 포함해 비대위 지도부 4명이 다음 달 1일 병원을 떠나겠다고 발표했다.

방 위원장은 “(민법에 따라) 개별 교수 사직서 제출일로부터 30일이 지난 시점부터 개인의 선택에 따라 사직을 실행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정부는 하지만 실제 병원을 떠나는 의사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대나 사립대 총장이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으면 사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병원 떠나겠다는 의대 교수

동아일보는 1면 <의대 교수들 오늘부터 사직… 정부 “대거 이탈 없을 것”>에서 “24일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에 따르면 사직서를 제출한 의대 교수는 전국적으로 3000∼4000명으로 추정된다”며 “이들 중 상당수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항의한다’는 취지로 사직서를 냈을 뿐 실제로 병원을 떠날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강경파를 중심으로 병원을 떠나겠다는 교수들이 나오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지난주까지 대학본부에 접수된 의대 교수 사직서는 80건 이내”라며 “지난달 25, 26일 접수돼 주중에 한 달이 경과하는 사직서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 비대위가 “의사 정원에 대한 과학적 합리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필요 의사 수 추계에 대한 연구 출판 논문을 공모하겠다”고 밝힌 것도 논란이 예상된다. 의대 입학정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입장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추계 연구 결과가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는 1면 <“의대 증원 내년엔 재논의할 수 있다”>에서 “정부는 의료계가 ‘통일된 의대 증원안’을 제시하면 2026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를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의료계가 증원 백지화를 고집하지 않고 과학적 근거가 있는 통일된 증원안을 제시하면, 2026학년도 입시부터는 의대 증원 인원을 다시 연구·논의할 수 있다’는 방침을 정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입학생을 매년 2000명씩 증원해, 5년간 총 1만명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 의료계가 통일된 안을 가져오면 ‘5년간 1만명 증원’ 방침을 고수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선일보는 “정부가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 연이어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면서도 “정부와 의료계의 의대 증원 재논의의 관건은 의료계가 ‘과학적이고 통일된 증원안’을 마련할 수 있는지다”라고 지적했다.

의대 교수 집단행동에 ‘무책임’

서울대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30일 하루 동안 응급·중증·입원 환자를 제외하고 진료를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집단행동에 돌입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겨레는 사설 <사직·휴진 앞장선 서울대병원, 공공성 책무는 잊었나>에서 “필수의료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또 다른 집단행동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에 실망을 금치 못하겠다”며 “두달 넘게 전공의들이 이탈한 자리를 채우느라 의대 교수들의 심신이 많이 지쳐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렇다고 의대 교수들이 또 다른 집단행동으로 대정부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게다가 비대위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과학적인 의사 수 추계 연구 논문을 공모하자고 제안했다. 연구 결과가 나올 때까지 1년간 의대 증원을 중단하자는 데 무게가 실린 제안”이라면서 “이제 와서 ‘원점 재논의’를 하자는 것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될뿐더러 국민이 원하는 바도 아니다”고 못을 박았다.

경향신문도 사설 <교수 셧다운·정부 무대책, 환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부디 현장에 남아달라고 호소한 환자들의 눈물 섞인 애원은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가 됐다”며 “이대로라면 5월부터 의료붕괴는 초읽기에 들어간다. 의료계는 기어이 파국을 보려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경향은 “사태 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성의·대화 전환이 없다면, 의사면허 정지 문제가 불거지더라도 의사들을 보는 여론이 곱지 않을 것임을 의료계는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 정부를 향해서도 “정부가 의료시스템 붕괴 시 관리 능력이 있는지도 우려스럽다”며 “25일 출범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의료계를 참여시키는 노력도 포기해선 안 된다. 사회적 대화에서 향후 적절한 증원 규모·로드맵을 짜길 권하고,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2000명’으로 쐐기박을 필요는 없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영수회담 앞두고 신경전 치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영수회담을 앞두고 민주당 등 7개 야당이 22대 국회에서 방송 3법 재입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에 따르면 방송3법을 영수회담 의제로 추가할 것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방송3법 의제 추가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동아일보는 5면 <野 “방송3법-양곡법-연금개혁도 의제” 대통령실 “여론전 의도”> 단독 보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 의제로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된 ‘방송 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올리기로 했다”면서 “방송 3법이 영수회담 의제로 떠오른 것에 대해 대통령실은 부정적인 입장이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동아와 인터뷰에서 “방송 3법이나 양곡관리법 등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던 법안들은 다들 거부할 사유가 충분히 있었다”며 “야당이 여론전을 벌이려는 의도 같다”고 말했다.

▲ 동아일보 5면.

국정운영 사과 여부를 놓고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한겨레는 4면 <회담 앞 ‘국정 사과’ 꺼낸 민주…“국정 옳다” 용산 불쾌감>에서 “민주당은 민생 문제는 기본이며 여기에 그간 잘못된 국정 운영에 대한 윤 대통령의 사과와 여러 의혹에 대한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말을 아끼면서도 민주당의 요구가 과하다며 불쾌한 기색이다”고 보도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민생을 살리고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것 두 가지가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다”라며 “그간 국정기조가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반면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그동안 자신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 가감 없이 얘기를 해왔는데, 정상이 만나는 자리에서까지 사과하고 시작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회담 의제를 놓고 갈등을 벌인 것을 비판하면서 만남 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尹 대통령·李 대표 만나는데 의제 정할 필요 있나>에서 “민주당은 ‘전 국민 1인당 25만원 지원’과 해병대 상병 특검법 수용, 야권 추진 법안들에 거부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 중엔 통과돼선 안 될 법안도 많은데 어떻게 대국민 사과를 하나”고 했다. 사실상 국정운영 사과를 비판하면서 대통령실 입장에 무게를 실어준 것이다.

이 신문은 채 상병 사건 특검 요구 주장을 전하면서 “이런 식으로 의제 싸움에 갇히면 영수 회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지금 영수 회담은 의제보다는 만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했다. 영수회담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선 구체적인 의제를 올려 조율해야 한다는 여론의 흐름과는 정반대되는 내용이다.

▲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 칼럼.

이런 가운데 조선일보는 채 상병 사건 특검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개입 여부 특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수용하는 것을 ‘결단’해야 한다는 칼럼을 실었다.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은 <‘채·김 특검 수용 결단’은 몽상인가> 칼럼에서 “만약 국민의힘에서 특검 찬성표(대통령 거부권 행사 뒤 재의결 이탈표)가 여럿 나와 특검안이 통과되면 윤 대통령은 어쩌면 총선 참패보다 더한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된다”면서 “반대로 국민의힘에서 특검 찬성이 나오지 않아 특검이 무산되면 정권 전체가 깊은 내상을 입게 된다. 국민은 ‘진실’이 강제로 묻혔다고 생각하게 된다. 언젠가 결국 수사 대상이 되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이라고 주장했다. 특검이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도 위기에 빠지는 딜레마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인데 양상훈 주필은 “이 딜레마를 벗어날 방법이 없지 않다. 윤 대통령이 결정적 순간에 두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결단하면 다른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채 상병 사건의 쟁점은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느냐인데 현직 대통령에 대해선 기소를 할 수 없고,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가담 여부도 문재인 정부 시절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양 주필은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약점’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런 경우 ‘어쩌지 못할 것’이란 예상을 깨면 ‘약점’이 ‘강점’으로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철규 의원 원내대표 선출 주장 어떻게 볼 것인가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철규 의원을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이 총선 참패 이후 변화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겨레는 이 의원에 대해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뒤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났으나 4·10 총선에서 인재영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 등을 맡으며 영향력을 행사했다.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하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여러차례 비판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윤계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가 3년 이상 남은 상황에서 이 의원이 대통령실과 호흡을 맞출 적임자라고 여긴다”며 “그러나 당 안에서는 ‘또 친윤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총선 참패 원인으로 꼽히는 ‘수직적 당-정 관계’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라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이철규 의원을 사실상 비토하는 사설을 냈다. 동아는 “이 의원은 윤 대통령과 잘 통하는 핵심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이번 총선에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간 갈등 국면에선 비례대표 명단을 두고 한 전 위원장과 대립하기도 했다. 그런 이가 원내 사령탑을 맡는 국민의힘에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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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사설.

이 신문은 특히 “총선 참패의 가장 큰 원인이 윤석열 대통령의 불통 리더십에 있다곤 하지만 그에 맹목적으로 추종하면서 사실상 ‘용산의 여의도출장소’ 역할을 했던 국민의힘의 책임이 적을 리 없다”며 “그런데도 자성과 변화의 노력은커녕 다시 친윤 원내대표를 통해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도로 친윤당’으로 돌아가려는 듯하다”고 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이철규 의원의 원내대표 선출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뉘앙스의 보도를 내놨다. 5면 <與 차기 원내대표 이철규 출마설에 당내부 시끌시끌>에서 “현재 이 의원 말고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는 인사는 관찰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차기 원내대표가 ‘독이 든 성배가 아니라, 그냥 독배’라는 당내의 평가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압도적인 의석수 앞에서 할 수 있는 게 마땅치 않고, ‘채 상병 특검법’ 등에서 이탈표를 방지하는 작업도 쉽지 않다”고 보도했다. 한 의원은 조선과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바뀌지 않을 거란 비관론이 팽배하다”며 “그렇다면 당 안으로는 수직적 당정 관계에 짓눌리고, 당 밖으로는 거야의 벽에 내동댕이쳐지는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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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 기자



황선 “이재명은 이낙연의 모습에서 교훈 찾아야”

 

황선 “이재명은 이낙연의 모습에서 교훈 찾아야”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4/04/24 [18:54]

황선 평화이음 이사가 국민의 외면을 받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의 모습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이사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이재명과 이낙연」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국민은 이낙연 대표가) ‘완전한 적폐청산’이라는 국민의 명령과 시대적 사명을 받들 수 없는 머슴이라 판단한 것”이라며 “그 후로 이낙연 지지율은 추락했고 이재명이 대안으로 떠올랐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구경꾼이 아니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것은 실로 무거운 의미”라면서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명령은 윤석열 탄핵이고, 검찰독재 완전 청산”이라고 강조했다.

 

황 이사는 “이번 선거 결과가 민주당의 공공연한 목표보다 더 압도적으로 나온 것은 민주당과 이재명 개인에 대한 지지 때문이 아니다”라며 “이를 자신들에 대한 불변의 지지로 오해하고 ‘기름장어’나 ‘고구마’ 노릇을 하면서 저들(윤석열세력)에게 인공호흡기를 달아주고 공생하려 든다면, 이낙연처럼 하루아침에 낙엽 신세가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래는 황 이사 글 전문이다. 

 

이재명과 이낙연

 

영수회담 추진에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 있다. 

이번 총선에서 선거비 보전도 다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된 이낙연을 보자. 믿기지 않겠지만, 멀지 않은 과거에 이낙연은 국민의 기대와 호응을 꽤 받는 인물이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며 ‘어대낙(어차피 대통령은 이낙연)’이라 불리던 이낙연이었다. 당시만 해도 차기 대통령은 이낙연, 차차기가 이재명이 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랬던 이낙연이 ‘엄중이’, ‘사면바리’, ‘기름장어’ 등 비호감 별명으로 불리고, 호남에서조차 외면받게 된 것이다. 

이재명은 여기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국민이 무엇을 바라는지를 정치의 기준으로 삼고 그에 따라 처신하지 않고, 자신의 입신양명에 어떤 행보가 도움이 될까를 좌고우면하면, 주권자 국민은 그것을 대번에 알아본다. 

이낙연이 이명박, 박근혜 사면을 말하자, 그 즉시 국민은 기대를 접었다. ‘완전한 적폐청산’이라는 국민의 명령과 시대적 사명을 받들 수 없는 머슴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 후로 이낙연 지지율은 추락했고 이재명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국민은 국민의 요구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당시 국민은 이낙연 대신 이재명을 등판시켰다, 완전한 적폐청산이라는 국민의 요구를 실현하라고.

국민은 구경꾼이 아니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것은 실로 무거운 의미다.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명령은 윤석열 탄핵이고, 검찰독재 완전 청산이다. 

국민은 역사상 유례없는 압도적 의석을 민주·진보세력에게 몰아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민주당의 공공연한 목표보다 더 압도적으로 나온 것은 민주당과 이재명 개인에 대한 지지 때문이 아니다. 

국민은 윤석열과 검찰독재가 지긋지긋하다는 것이다. 한시도 더는 저 무도하고 무능한 무리를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자신들에 대한 불변의 지지로 오해하고 ‘기름장어’나 ‘고구마’ 노릇을 하면서 저들에게 인공호흡기를 달아주고 공생하려 든다면, 이낙연처럼 하루아침에 낙엽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다.  

명심하자, 국민에겐 새로 등판시킬 선수들이 무궁무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