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9일 수요일

2082년 수명 신고리 5·6호기, 미래 세대에 물어봤나


윤순진 2017. 08.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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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수명 60년, 40살 이상은 끝도 못보고 핵폐기물만 남길 시설
전문가, 후쿠시마서도 책임 안져…위험과 비용 감당 시민이 결정해야

05806345_P_0.JPG» 7월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 5, 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 발족식''에서 참석자들이 원전없는 미래를 요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탈원전 정책, 그 뜨거운 출발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논쟁과 공방이 뜨거운 여름만큼이나 우리 사회를 달구고 있다. 유력 대선 후보 다섯 중 네 명이 탈원전 정책을 내걸었고, 그때부터 탈원전 정책은 논란의 중심으로 진입해 왔다. 우리나라 대선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정치적 성향이 다름에도 문재인,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등 네 후보는 탈원전 방향에 동의하면서 속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신규 원전 건설 중단, 노후 원전 수명 연장 반대와 폐로, 원전의 단계적 축소 등에서 방향을 함께 했다. 대안으로는 재생가능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수요관리 강화를 내걸어 큰 방향성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탈원전 일정 내지 속도와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에 대한 입장에 다소간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원자력 계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3월 29일 대선 기간 중 한국원자력학회가 학회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하였다. 대선주자들이 “충분한 검토 없이 정치 논리로 탈핵을 결정”하였는데, 이러한 “대안 없는 탈핵 주장”은 “무책임”하다는 취지였다. 

또 6월 1일에는 원자핵공학과를 비롯한 에너지 분야를 전공하는 대학교수 230여 명이 문재인 정부의 원자력정책이 “소수의 비전문가가 속전 속결하는 제왕적 조치”로 “일방통행식”이라고 비판하면서 “거대 원전산업의 궤도 수정은 무엇보다 국민 공론화와 관련 전문가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같은 날 한국수력원자력 노조도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노조위원장이 1인 시위에 나섰다. 

05801568_P_0.JPG» 7월 15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원전 사거리에서 한수원 노조가 집회를 열고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에 반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6월 29일 문재인 대통령은 공론화위원회와 시민배심원단, 공론조사 방식을 통해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시 7월 5일 “대통령의 선언 하나로 탈원전 계획을 기정사실로 하는 것은 제왕적 조치”로 “전문가들의 의견도 경청하라”며 ‘책임성 있는 에너지정책 수립을 촉구하는 교수 일동’(교수들) 명의로 60개 대학 417명의 교수들이 정부의 원전정책 비판 성명을 발표하였다. 

이제껏 국민 의견에 귀 기울인 적 없는 이들이 국민 의견에 귀를 기울이란 주장을 하다니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또한 이제껏 전문가들의 의견을 앞세워 정책을 결정해 왔고 그 정책이 지금 국민 의견 청취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다시 전문가 의견을 경청하라고 주장하니 그 또한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보수신문과 경제지 등의 언론매체에서는 공론화위원회와 시민배심원단, 공론조사 방식의 의의와 제대로 된 운영을 위한 제안 등이 논의되기보다 이런 접근의 문제점을 나열하면서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듯한 시도가 노골적으로 이루어졌다.

드디어 7월 24일 9인으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탈원전 정책의 적절성 여부와 함께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 또한 의사결정 방식과 절차에 대해 다양한 논란과 논쟁이 진행 중이다. 

사실 원래 이래야 마땅한 것이었다. 오히려 이제껏 원전정책은 전문가 주의를 내세우며 별다른 사회적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됐고, 바로 그런 믿어 붙이기가 다양한 사회갈등을 낳아 왔다. 이제 새롭게 열린 공론장에서 더욱 다양한 목소리가 메아리치면서 사회적인 대화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이제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론장이 만들어지지 못한 상황에서 원전 홍보 일색의 선전광고가 원전 담론을 지배했는데 이제 일반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장이 열린 것이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문제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중단 여부가 중요한 논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고리지역의 특수성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 전 세계에서 한 지역에 원자로 10기를 집중적으로 자리 잡게 한 사례는 이제껏 전무하다. 현재까지 한 지역에 가장 많은 원자로가 입지한 사례는 캐나다의 브루스로 8기가 입지해 있다. 

시설용량으로 가장 큰 규모로 원전이 들어선 지역은 일본의 가시와자키 가리와이다. 총 7기가 입지해 있는데 총 시설용량이 1만707㎿(㎿는 메가와트, 100만W)에 달한다. 하지만 신고리 5,6호기가 건설되면 연접해 있는 고리와 신고리에 모두 10기, 총 1만150㎿가 입지하게 된다(<그림 1> 참조). 지난 6월에 영구정지된 고리1호기 용량인 587㎿를 포함하면 1만737㎿로 가시와자키 가리와보다 발전용량이 더 크다. 

<그림 1> 국내 원전 운영 및 건설 현황(2017년 7월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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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사인>, “원전 가동 멈추면 전기요금 오른다고?” 2017/07/06 재구성

한 지역에 원자로가 집중적으로 들어서면 동일한 자연재난에 함께 노출되어 연쇄 사고의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시설용량이 크면 사고 발생 시 누출될 수 있는 방사성 물질의 양이 그만큼 많아진다. 게다가 고리 원전 30㎞ 이내에 340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더 치명적이다. 

그런데도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때 다수 호기 동시 사고에 대한 아무런 고려도 하지 않았다.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이후에야 한수원은 자체적으로 다수 호기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 방법론 연구라는 용역을 발주했을 뿐이다. 

게다가 원전 사고 시 방사성 물질이 어떻게 퍼지는지 시뮬레이션도 없고 이런 시뮬레이션에 근거한 대피 시나리오도 당연히 없다. 이런 원전밀집, 인구밀집 지역에서 말이다. 원자력 학계가 이런 연구를 수행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게다가 신고리 5·6호기는 인구밀집 지역으로부터 최소 32~43㎞ 떨어져 입지해야 하나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는 이격 거리를 4㎞로 정했다. 이는 원자로 시설의 위치제한규정 위반이다. 

무엇보다 탈원전 정책, 더 직접적으로는 현재 공론화의 대상이 된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를 결정할 때 사실을 왜곡해서는 곤란하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하면 가까운 시일 안에 전력 공급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거나 전력요금이 급격히 오른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지금도 전력 공급은 오히려 남아돌고 계획대로 신고리 5·6호기가 건설되면, <그림 2>에서 보는 것처럼 전력 수요가 연평균 2.1%씩 늘어난다는 가정에 따라도 2021년에는 26.8%, 2022년에는 27.7%가 남아돌게 된다. 두 기가 건설되지 않더라도 설비예비율은 23%가 넘는다. 정부가 말한 최소예비율 15%는 물론 적정예비율로 잡은 22%도 넘어선다. 

게다가 신규 건설의 근거가 되는 전력 수요 증가 전망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최근 여러 해 동안 우리 사회의 전력 수요는 상당히 둔화한 상태로 대체로 2.1%를 밑돌았다. 지난해 2.7%로 다소 높았을 뿐 2013년 1.7%, 2014년 0.6%, 2015년 1.2%로 증가율이 낮았다. 

<그림 2> 제7차 전력수급계획 상 연도별 설비용량과 설비예비율(2015~202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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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산업통상자원부, 2015, 제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수요 전망 워킹 그룹 발표에 따르면 제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의 전력 수요 전망은 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3>의 제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보면, 2030년 전력 수요는 113.2GW(GW는 기가 와트, 10억W)였으나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수요 전망에서는 11.3GW나 낮은 101.0GW로 나타났다. 

두 계획에서 사용한 모델이 기본적으로 동일했기 때문에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위한 논거를 마련하기 위해 수요를 축소한 게 아니냐는 문제 제기는 성립하기 어렵다. 두 계획의 예측치가 달라진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장률에 있었다. 

그러니 과도한 전력 수요 전망을 기초로 그 수요를 맞추기 위해 전력 공급계획을 세워 추진해온 것이기에 신고리 5·6호기가 지어지지 않는다 해서 전력이 모자라는 일도, 그래서 전력 공급 부족으로 요금이 인상되는 일도 일어나기 어렵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나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어나서 전력요금이 오를 수도 있지만, 그것은 미래의 일이며 앞서 기술한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 하락 전망이 맞는다면 전력요금이 심각하게 오를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림 3>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의 최대전력 수요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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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겨레>, 2017/07/18(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수요 전망)

탈원전 정책 때문에 전기요금이 상승하는 게 아니라, 사실 전력요금 인상은 탈원전과 별도로 지속해서 논의됐다. 이제까지 석탄이나 원자력발전이 야기한 사회갈등 비용과 환경비용이 요금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일반시민들이 ‘전기세’라고 부르는 전기요금엔 정작 세금이 별로 붙지 않는다. 모든 상품이나 서비스에 부과하는 부가가치세와 준조세인 전력산업기반기금이 부과될 뿐인데, 가정용 전력요금의 경우 8.8% 남짓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경제개발협력국(OECD)에서 가정용 전력요금의 세금 비중이 30%가 넘고 독일이나 덴마크에서 50%가 넘는 것과 견주면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 전력요금은 오이시디 평균의 63.8%에 불과하다. 전력 생산과 송배전에 따른 환경비용이나 사회갈등 비용이 반영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전력이 생산지와 소비지가 달라서 원거리 송전이 필요하고 지역에 따라 송전 거리가 엄연히 다른데도 전국 단일 요금이다. 수요가 높은 시간이나 낮은 시간이나 요금이 동일하다. 자원배분의 효율성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이제 바꿔야 한다. 

발전연료에 매기는 세금의 경우 연료별로 차등 부과하고 있는데, 환경영향이나 사회영향을 고려하면 상당히 부적절하다. 유연탄은 지난해부터야 발전 연료세를 부과하고 있다. 5000㎉/g 이상은 ㎏당 24원, 그 미만은 22원이 부과되었다가 올 4월부터 ㎏당 30원을 부과하고 있다. 엘엔지는 ㎏당 60원이 부과되고 있다. 우라늄에는 한 푼도 부과되고 있지 않다. 그래서 탈원전에 대한 논의가 정부 차원에서 나오기 이전부터 발전 연료세를 개편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비례해서 부과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안이 다수였다. 

따라서 전기요금이 인상된다면, 그것은 탈원전 때문이 아니라 세금 부과의 비정상이 정상화된 결과다. 그리고 신고리 5·6호기가 지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몇 년 안에 세금 부과 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탈원전 한다고 전기요금은 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도 전력 공급이 남아돌고 있고 올해와 내년, 내후년 3년동안 해마다 1400㎿인 신고리 4호기와 신한울 1호기, 신한울 2호기가 연달아 가동되기 때문에 오히려 전력 공급이 너무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 사이 재생가능에너지 발전단가는 더욱더 떨어질 것이다.

탈원전 정책으로 전기요금이 급격히 오를 것처럼, 그것도 지금 당장 전기요금이 인상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원자력의 발전단가가 오히려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고, 재생가능에너지 비용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발표된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발전단가 계산만 하더라도 현재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를 미래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를 보수적으로 추정했음에도 2016년 ㎾h당 186원에서 2030년 137원으로 하락할 것으로 계상하였다. 

그 결과 탈원전을 하더라도 소위 말하는 “전기요금 폭탄”은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수요관리다. 수요관리를 통해 전력 소비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전력 소비가 줄어든다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전기요금 부담이 크게 늘지 않을 수 있다. 

<그림4> 에너지정책 전환에 따른 월평균 추가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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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경향신문>, ‘탈원전’해도 전기요금 폭탄 없다, 2017/07/18

지금 중단 여부를 결정해야 할 신고리 5・6호기는 APR 1400 기종으로 설계 수명이 무려 60년이다. 건설 계획을 보면 각각 2021년과 2022년에 가동을 시작할 예정으로 되어 있다. 그 두 기가 수명을 다하게 되는 해는 2081년과 2082년이다. 현재 40세 이상인 사람들은 살아 있을지 의문인 시점이다. 

자신들이 끝을 보지 못할 시설, 그 뒤로도 10만 년 이상 안전하게 보관해야 할 핵폐기물을 남기는 시설을 지금 지어야 한다고 말할 권리가 있을까? 우리가 쓰고 버린 이 핵폐기물을 누가 관리해야 할까? 혜택을 하나도 보지 않은 미래 세대에게 우리는 감당하지 못할 핵폐기물을 남기는 것이다. 이것은 윤리적으로 너무나 부당하고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공론화위원회의 출범과 시민참여의 역사적 의의

05804750_P_0.JPG» 7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 1차 회의에서 김지형 위원장(전 대법관,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론화위원회는 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인문사회 분야 위원 김정인 수원대 법행정학과 조교수, 류방란 한국교육개발연구원 부원장, 과학기술 분야 유태경 경희대 화학공학과 부교수, 이성재 고등과학원 교수, 조사통계 분야 김영원 숙명여대 통계학과 교수, 이윤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 갈등관리 분야 김원동 강원대 사회학과 교수, 이희진 한국갈등해결센터 사무총장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7월 24일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하였다. 공론화위원회는 시민배심원단의 선출 방법과 공론조사에서 확인해야 할 쟁점들을 결정할 것이다. 또한 쟁점별 내용을 발표할 전문가를 선정할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이 공정하게 객관적으로 진행될 수 있기 바라며 이번 기회에 그간 닫혀 있던 공론장이 열려 시민배심원단을 넘어 모든 국민이 이 사안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입장을 활발히 개진할 것을 기대해본다. 

우리는 흔히 여론조사란 말을 많이 들어왔다. 그런데 여론조사는 조사대상이 되는 쟁점에 대해 찬반 양쪽 의견이 있을 때 그 두 의견을 균형 잡힌 방식으로, 또 정보를 충분하게 제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응답자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양도 다르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또는 한 쪽의 정보만 일방적으로 전달받아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있게 되기 때문에, 조사결과가 타당하거나 신뢰할 만하지 않다. 

공론조사는 찬반 양쪽의 견해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균형 잡힌 방식으로 공정하게 제공하고 시민들이 나름대로 숙고하고 판단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한 후 의견을 묻는 조사 방식을 말한다. 공론조사는 1988년에 미국 스탠퍼드 대학 제임스 파시킨 교수가 고안한 방법인데, 대표성 있는 시민이 탈핵과 같은 특정 이슈를 둘러싼 상반된 시각과 주장을 균형 있게 학습한 뒤 서로 토론을 통해 형성한 공론을 확인하는 조사 방식이다. 

시민배심원단이 아무런 학습 없이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 토론회를 통해 전문가들로부터 전문적인 지식을 학습하고 대화하며 소통하고 상호토론한 뒤 나름의 판단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절차로 일반시민이 결정을 내리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언론을 통해 퍼지고 있다. 만약 이런 절차가 부당하다거나 부적절하다면 누가 결정해야 할까? 전문가들이 결정해야 할까? 

05786067_P_0.JPG» 6월 9일 일본 후쿠시마현 후쿠시마제1원전에서 도쿄전력 관계자가 2011년 후쿠시마원전 사고 때 수소폭발로 지붕이 날아간 원자로 1호기를 취재진에게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후쿠시마공동취재단

지금 일본을 보라. 후쿠시마 사고에 대해 전문가들이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지. 아무런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 사후복구비용이나 보상금, 누가 부담하고 있는가? 모두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거나 도쿄전력의 전기를 쓰는 소비자들이 부담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30㎞ 이내 거주자들 10만 명 이상이 아직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식품을 섭취하지나 않을까, 바람이나 비에 방사성 물질이 섞여 있어 건강에 해가 되지나 않을까 누가 노심초사했나? 모두 일반시민이다. 위험을 감내하거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사람, 모두 일반시민이다. 그러니 일반시민이 결정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될까?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것이 민주공화국의 기초이다. 시민은, 국민은 이 중대한 사안을 결정할 권리가 있고 또 그래야 할 책임이 있다. 이것이야말로 참여민주주의적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정책을 결정하는 주체가 아니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그들이 감당해야 할 역할이다. 이 부분을 착각하면 안 된다. 

또 한편으로는 대의민주주의를 택한 만큼 국회가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마도 결국은 국회가 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주체이니 결과적으로는 국회의 결정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참여 민주적이고 직접민주적인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더욱 민주주의 정신에 부합한다. 만약 시민의 정책참여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이야말로 비민주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공론화위원회에 에너지 전문가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비판이나 이러한 공론화 과정에서 전문가가 배제된다는 비판도 있는데, 이는 온당하지 않다. 공론화위원회의 목적은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여부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아니다. 

이 기구는 시민배심원단을 선정하고 공론조사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할 기구이기에 오히려 그런 역할을 제대로 감당할 중립적이고 공정한 인사로 구성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래서 찬원전, 탈원전 진영 모두가 동의하는 인문사회, 과학기술, 조사통계, 갈등관리 분야 전문가들로 위원을 선발했다. 

에너지 전문가들, 특히 찬원전에서 강조하는 원자핵공학자들의 참여는 배제되기는커녕 공론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탈원전 측과 함께 찬원전 측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정보가 공론조사와 시민배심원단의 판단에 주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05799291_P_0.JPG» 7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 5, 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 발족식''에서 참석자들이 원전없는 미래를 요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공론화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벌써 사회 일각에서는 우려와 함께 신뢰 무너뜨리기, 흔들기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공론화위원회 출범 첫날, 예전에 노무현 정부가 시도했던 사패산 터널이나 천성산 터널 공론화 시도의 실패사례를 꺼내 들며 이번 공론화 또한 실패할 가능성이 큼을 예단하는 기사들도 있었다. 

하지만 예전의 공론화 방식과 지금은 결이 다르다. 예전의 시도에선 찬반 양쪽 전문가들이 동수로 위원회에 참가하였을 뿐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공론화를 시도한 것은 아니었다. 전문가들이 논의의 과정에서 자신의 주장을 굽히거나 철회하는 일은 거의 없으니 그런 접근은 성공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으며 일반시민의 참여와 숙의가 주요한 요소로 작용한 것도 아니다. 지금의 시도와 같지 않기 때문에 비교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운데도 그렇게 비교하는 것은 왜곡과 호도일 수 있다. 

이제까지 우리 사회에선 원전정책과 관련해서 공정한 게임의 법칙이 작동하지 않았다. 찬핵과 탈핵 두 진영의 전문가들이 일반시민 앞에서 투명하게 자기주장의 논거를 공개하며 자기 입장을 전할 동등한 기회를 갖지 못했다. 사실 찬핵 진영 목소리만 일방적으로 넘쳐났을 뿐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나 원자력문화재단이 막대한 홍보비로 언론매체를 통해, 또 다양한 연구센터의 지원을 통해 광고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배심원과 공론조사 방식에서는 양측 전문가들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의견이 맞서는 쟁점에 대해 근거를 분명히 제시하면서 자기주장을 자세하게 발표하고 설득할 기회를 공정하게 갖게 된다. 배심원들은 양측의 주장을 모두 듣고 학습하면서 상식과 통찰에 근거해서 숙의를 거쳐 판단을 내리게 된다. 

우리는 지금 에너지 정책 사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나라의 에너지정책은 소수의 전문가와 관료, 국회의원들이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어 왔다. 일반시민은 물론 지방정부조차 에너지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이런 일방통행식 에너지정책의 추진으로 많은 사회갈등이 빚어졌다. 

에너지는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재화이자 서비스이다. 하지만 다양한 형태의 비용을 요구한다.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이 그간 공급안정성과 신뢰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단기적 경제성에 기초해서 결정됐는데,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관련된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환경친화성과 형평성, 민주성, 미래 세대에 대한 배려를 포함한 윤리성 등의 가치를 기반으로 공론화 과정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되어 나가야 한다. 이것이 우리 역사의 발전이며 우리에게 이 땅을 빌려준 미래 세대의 권리를 온전하게 보장하는 것이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이메일 : ecodemo@snu.ac.kr      

“주한미군, 사드 갖고 떠나라”

[통선대 일기②] 8/9(수) 성주 사드포대에 울려퍼진 300여명 통일선봉대의 함성
  • 최철한 담쟁이기자
  • 승인 2017.08.10 10:14
  • 댓글 0
▲ 성주 사드포대를 오르던 통일선봉대가 “사드 갖고 떠나라”라는 구호가 적힌 미국 성조기를 찢고 있다.
8월 9일 성주 사드포대에는 300여명의 통일선봉대원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민주노총 18기 노동자 통일선봉대원들은 5시 기상을 하고 울산 현대자동차 주변 곳곳에서 8.15 전국노동자대회와 범국민대회를 알리는 유인물을 배포하고 성주로 이동했다.
▲ 9일 6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에서 출근하는 노동자에게 선전전을 하고 있는 통일선봉대
10일 국방부와 환경부는 성주 사드부지에 대해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겠다고 공개하였다. 곧 사드반대투쟁 1년이 다가오는 성주 소성리 주민들은 이번 소규모환경영향평가가 실질적인 사드설치를 위한 수순이라며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통일선봉대는 사드배치 반대 투쟁은 소성리만의 투쟁이 아니며, 미국의 배치 강행에 맞선 전 국민의 자주권 투쟁임을 분명히 했다.
▲ 사드포대 50m 앞 철조망까지 접근한 통일선봉대, 맞은편에서 군인들이 나와 사진을 찍고 있다.(아래)
민주노총 통일선봉대는 학생, 청년 통일선봉대등 약 200여명의 대오와 합세하여 성주 사드포대가 설치되어 있는 롯데성주골프장을 우회하여 사드포대 50m 앞까지 이동했다.
사드포대 50m앞에는 철조망으로 막혀있고 철조망 너머에는 무장한 군 병력이 배치되어 300여명의 통일선봉대를 주시했다.
대원들은 사드포대를 이동하는 중간에 “사드 갖고 떠나라”라는 구호가 적힌 미국 성조기를 형상화한 플래카드를 찢으며 단 한 평의 우리 땅도 미국에게 줄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했다.
▲ 소성리 수요집회에 참석한 통일선봉대
사드포대 위에서 진행된 투쟁을 마무리하고 소성리 수요집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통일선봉대원들은 1여년간 힘차게 투쟁하는 소성리 주민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박상준 총대장의 발언과 문예공연을 펼쳤다.
▲ 부산에서 진행된 한미동맹 70년 죄악고발대회에 참석한 통일선봉대
이후 민주노총 18기 노동자 통일선봉대는 부산에서 진행되는 한미동맹 70년 죄악고발대회에 참석한 후 민주노총 부산본부에서 하루를 마무리 했다.
▲ 부산에서 진행된 한미동맹 70년 죄악고발대회에 참석한 통일선봉대
▲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이 통일선봉대를 맞이하고 있다.
최철한 담쟁이기자  minplusnews@gmail.com

문 대통령 임기 중 ‘전쟁’ 일어난다는 ‘조선일보’

노무현을 증오심 가득 찬 대통령으로 묘사한 양상훈
임병도 | 2017-08-10 09:43:1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조선일보 8월 10일자 양상훈 주필의 사설 ⓒ조선일보 PDF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8월 10일 사설에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안보사변이 일어난다’라고 밝혔습니다.
양 주필은 ‘문재인 대통령이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높지만, 좋은 일인지 아닌지는 미지수’라며 그 이유가 ‘북핵의 결말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사태의 결말’은 ‘파국 또는 김정은 체제의 붕괴 등’이라며 ‘문 대통령은 서울에 포탄이 떨어지는 가운데 전군에 전투 명령을 내려야 하는 순간을 맞을 수 있다’며 전쟁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양 주필은 문 대통령이 ‘북핵에 압도당하며 사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주한 미군 철수를 지켜봐야 하는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습니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북한의 괌 주변 사격이나 미국의 예방 타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예기치 못한 충돌이 확전으로 이어지는 보고를 받을 대통령은 문재인이다’라며 문 대통령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대통령처럼 묘사합니다.
양상훈 주필은 ‘1991년까지는 북한에 핵이 없고 한국에 핵이 있었는데 26년 만에 이 상황이 역전돼 북한에 핵이 있고 한국에 핵이 없게 됐다.’라며 ‘범죄 집단인 북한은 더 안전해지고, 자유민주 한국은 더 불안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일보 양상훈 칼럼은 ‘문 대통령이 어느 날 국민 앞에 서서 놀랍고도 무거운 내용의 발표를 하는 모습을 떠올려 본다.’면서 ‘북은 노무현 대통령 때 첫 핵실험을 했고, 문 대통령 때 마무리를 짓는다.’는 문장으로 이 모든 것이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양상훈 주필은 ‘문 대통령이 쓴 책 제목처럼 이것이 그의 진짜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마치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운명이라는 무당 같은 예언을 합니다.
8월 10일 조선일보의 양상훈 칼럼은 ‘사설’이 아니라 ‘범인은 문재인’이라고 단정 짓고 작성한 ‘공포심 조장 소설’입니다.

‘노무현을 증오심 가득 찬 대통령으로 묘사한 양상훈’
▲2007년 6월 27일 조선일보 양상훈 칼럼 ⓒ조선일보 PDF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적대적이었습니다. 양 주필은 2007년 6월 27일 ‘노 대통령 마음 속 그 면도칼’이라는 사설에서 노 대통령을 부정적이며 충동적인 성향을 가진 ‘정신병자’처럼 묘사했습니다.
양 주필은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학교 시설 면도칼로 같은 반 학생의 가방을 찢어버린 사건을 거론하며 ‘열등감을 증오로 표출하는 인물’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노무현 대통령이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서 ‘역경 속에서 증오와 원한을 키우는 인물’처럼 만듭니다.
양상훈 주필은 ‘우리 국민은 가난 속에서 난 용을 동정하고 좋아한다’라며 ‘노 대통령도 서민 대통령을 내세워 당선됐다’고 운을 띄웁니다.
그러나 ‘그중엔 증오의 불을 감춘 용도 있다’ 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증오심으로 가득 찬, 경계해야 할 사이코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사돈의 팔촌도 아닌 20촌까지 거론하는 조선일보 억지 논리’
▲2007년 8월 29일 조선일보는 70대 노인이 동네에서 돌던 이야기를 인용해 권기재 전 청와대 행정관과 권양숙 여사가 먼 친척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PDF

2006년 8월 29일 조선일보는 성인오락실 파문 관련 권기재 전 청와대 행정관이 ‘권양숙 여사와 한동네 출신 먼 친척’이라고 보도합니다.
부산에서 근무했던 권 전 행정관이 청와대 비서실에 파견된 배경이 권양숙 여사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그 논리가 말도 안 되는 억지입니다.
우선 권양숙 여사와 권기재 전 청와대 행정관이 20촌 관계 때문입니다. 사돈의 팔촌도 아니고 20촌이면 전혀 관련 없는 타인이라고 봐야 합니다.
“권씨가…권여사와 20촌 관계지만 친하게 지내지는 않았던 것으로 안다…권 여사와 먼 친척이라 해도 그런 게 작용을 안 할 수가 있나… 청와대 들어갈 때 주위에서도 다 그런가 보다 했지.” (조선일보가 인용한 70대 노인의 주장)
조선일보는 익명의 70대 노인이 했던 말을 인용합니다. 그런데 정확하게 들었던 증언도 아니고 그냥 동네에서 떠돌던 얘기를 마치 사실인 양 보도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비리를 저지른 청와대 행정관을 엮으려는 조선일보의 처절한 모습을 보면 기가 막힐 뿐이었습니다.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 사건 관련 양상훈 주필의 사설 2016년 9월 8일 ⓒ조선일보 PDF

양상훈 주필은 2016년 송희영 주필 비리 사건 관련 사설에서 ‘논설 책임을 맡고서도 차마 선배 주필들 사진을 쳐다볼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양 주필은 ‘대통령 권력뿐이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야당도 권력이고 기업도 권력이다. 노조나 시민단체도 권력이다.’라면서도 ‘언론 권력이란 말이 생긴 자체가 심각한 일이다. 영향력이 크다고 권력이라고 한다면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송 주필의 비리를 ‘언론 권력은 없고 그저 기자 정신이 퇴색한 증상’이라면서 ‘조선일보 주필들이 권력으로부터 해임 압력이나 내사를 받았다’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구사하기도 합니다.
양상훈 주필은 사설 마지막에 ‘어떤 일이 있어도 할 말은 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럴 자격이 있느냐도 항상 돌아보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조선일보가 ‘하고 싶은 말’이 진실이냐는 점입니다. 마음대로 소설을 쓰고, 억지 논리를 갖다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조선일보의 보도는 ‘언론’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국정원 댓글 활동과 같은 가짜 언론은 퇴출당할 ‘운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381 

'기자 블랙리스트' MBC 제작거부 확산, 노조 "곧 중대 결심"


 MBC 영상기자회 소속 카메라기자들과 콘텐츠제작국 소속 PD들이 8월 9일 낮 12시를 기점으로 제작 거부 투쟁에 돌입했다.
MBC 영상기자회 소속 카메라기자들과 콘텐츠제작국 소속 PD들이 8월 9일 낮 12시를 기점으로 제작 거부 투쟁에 돌입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언론노조 MBC본부(아래 MBC 언론노조)가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 문건을 공개한 가운데, MBC 카메라기자들과 콘텐츠제작국 소속 PD들이 9일 오후 12시를 기점으로 제작 거부 투쟁에 돌입했다. 9일 서울 상암동 MBC 로비에서는 150여 명의 노조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들의 제작 거부 선언 집회가 열렸다.

지난 8일, 언론노조 MBC본부는 2013년 작성된 '카메라기자 성향분석표'와 '요주의 인물 성향'이라는 제목의 파일 두 건을 공개했다. MBC에 재직 중인 카메라기자 65명을 성향, 파업 가담 여부, 충성도 등을 4등급으로 분류돼 있었으며, 개별 기자들의 이름 옆에는 '게으른 인물', '영향력 제로', '존재감 없음', '이용 가치가 있는 인물', '변절할 인물' 등의 평가가 기재되어 있었다. 

특히 '요주의 인물 성향' 문서에는 '노조의 강경책을 그대로 카메라기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주요 관찰 대상', '추후 보도국 이외로 방출 필요' 등 노골적인 관리 방안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2013년 이 문건이 작성됐을 당시와 지금 카메라 기자들을 비교해봤을 때, 실제 부서배치와 승진 등 인사 조치의 대부분이 이 블랙리스트에 따라 이뤄졌다"면서 "사측이 이 문건을 실제 인사 평가와 인력배치에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MBC 영상기자회는 8일, 'MBC 영상기자 블랙리스트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고 본격 투쟁을 시작했다. 노조는 'MBC판 블랙리스트' 작성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9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대상은 MBC 법인과 김장겸 사장, 박용찬 논설위원실장, 문건을 작성한 카메라기자 1명이다. 김장겸 사장은 문건 제작 당시 보도국장이었고, 박용찬 실장은 보도센터장이자 보도국 부국장으로 카메라기자들을 담당하고 있었다. 

MBC "진상조사위 구성하겠다" vs. 영상기자회 "김장겸 사장도 조사 대상" 

 MBC 영상기자회 소속 카메라기자들과 콘텐츠제작국 소속 PD들이 8월 9일 낮 12시를 기점으로 제작 거부 투쟁에 돌입했다.
제작 거부 선언을 하고 있는 MBC 영상기자회 권혁용 회장.ⓒ 언론노조 MBC본부

앞서 사측은 노조의 블랙리스트 문건 공개 직후 "허무맹랑한 주장"이라며, 노조에 문서 입수 경위와 작성자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영상기자회의 집회 시작 직전, "구성원 내부의 화합을 해치고 직장 질서를 문란 시킨 중대한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대처하기로 했다"면서 영상기자회와 함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하겠다"는 180도 바뀐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와 관련 권혁용 MBC 영상기자회장은 "사전 협의는커녕, 사측이 제안을 해온 적도 없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사측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는데, 진상조사의 대상에는 김장겸 사장이 포함돼 있다. 권력의 정점에 조사 대상을 앉혀두고 무슨 진상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냐"면서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상기자회는 "오늘 30여 명의 회원이 제작 거부를 시작했고, 출입처에 나가있던 기자들은 내일 오전 합류할 예정"이라고 전하며 "내일 오전까지 약 48명의 기자들이 제작 거부에 돌입한다"고 전했다. 이는 전체 보도 영상 제작 인력의 80% 이상으로, 당장 <뉴스데스크> 등 제작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영상기자회는 "휴가, 출장 등으로 당장 합류하지 못하는 카메라기자들이 많아 이후 제작 거부 참여 인원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상기자회-콘텐츠제작국 제작 거부... 보도국 총회도 곧 열려

 MBC 영상기자회 소속 카메라기자들과 콘텐츠제작국 소속 PD들이 8월 9일 낮 12시를 기점으로 제작 거부 투쟁에 돌입했다.
콘텐츠제작국 소속 한학수 PD가 블랙리스트 문건을 괴문서 취급하는 사측을 향해 "지난 9년간 파괴되고 유린당한 MBC 시사교양부문과 PD들이 바로 그 증거"라고 외쳤다.ⓒ 언론노조 MBC본부

콘텐츠제작국 역시 제작 거부 투쟁에 합류했다. 한학수 PD는 "블랙리스트 문건을 접하고 울화가 치밀었다"면서 "<PD수첩>은 3주째 방송이 중단되었지만, 경영진은 PD들의 상식적이고 당연한 문제제기를 무시하고 왜곡하고 있다. 보도영상부문에서 드러난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는 또 어떠한가? 출처불명의 괴문서라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무엇이 괴문서인가"라고 반문했다. 한 PD는 "지난 9년간 파괴되고 유린당한 MBC 시사교양부문과 PD들이 바로 그 증거"라면서 콘텐츠제작국 소속 PD들의 제작 거부 이유를 밝혔다. 

현재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제작진이 제작 거부 상태이며, 영상기자회, 콘텐츠제작국의 제작 거부가 시작됐다. 내일 보도국의 총회가 열릴 예정이며, 영상기자회의 건의로 곧 보도본부의 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보도국과 보도본부의 총회에서 제작 중단이 결정되면, 사실상 본격적인 파업이 시작되는 셈이다. 

김연국 본부장은 "블랙리스트가 공개된 후, '등급 분류'의 대상이 된 카메라기자들은 물론, 전 MBC 구성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장겸 사장을 향해 "지금이라도 스스로 내려오라. 만약 스스로 내려오지 않는다면 역사상 가장 처참하게 자리에서 끌려 내려올 것"이라고 경고하며 "노조는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는 말로 총파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9일, 'MBC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 문건' 작성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장겸 사장과 박용찬 논설위원실장, 문건 작성자 1명 등 총 3명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9일, 'MBC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 문건' 작성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장겸 사장과 박용찬 논설위원실장, 문건 작성자 1명 등 총 3명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北 김락겸, “'화성-12형, 4발 동시발사 검토”

“트럼프, 화성포병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 (전문)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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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0  09: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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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첫 시험발사된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북한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은 8월 중순 괌 포위사격방안을 완성하고 4발 동시발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자료사진-통일뉴스]
북한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이 8월 중순까지 괌 포위사격방안을 완성할 것이며,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은 괌 주변 30~40km 해상에 탄착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락겸 사령관의 전날 발표문을 보도했다. 8일 전략군 대변인 성명에 이어 김 사령관이 직접 나선 것이다.
김 사령관은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우리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 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신호를 보내기 위하여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2’형 4발의 동시발사로 진행하는 괌도 포위사격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성-12형’은 일본 시마네현, 히로시마현, 고치현 상공을 통과해 사거리 3천 356.7km를 1천 65초 간 비행한 뒤 괌 주변 30~40km 해상에 탄착된다는 것. 지난 5월 14일 첫 시험발사 당시 ‘화성-12형’은 최대정점고도 2천 111.5km로 상승해 787km를 날았다.
“8월 중순까지 괌도 포위사격방안을 최종완성하여 공화국 핵무력의 (김정은) 총사령관 동지께 보고드리고 발사대기태세에서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북한 주민들에게 괌 포위사격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 인민들에게 필승의 신심과 용기를 더욱 북돋아주고 미제의 가긍한 처지를 똑바로 인식시키자는데 목적이 있다”는 것.
김 사령관의 이번 발표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대응한 것이다.
그는 “어제 전략군이 대변인 성명을 통하여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전방위적인 제재와 군사적 위협수위를 최대로 고조시키고 있는 미국에 알아들을 만큼 충분한 경고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골프장에 처박혀있던 미군통수권자는 정세방향을 전혀 가늠하지 못한 채 ‘화염과 분노’요 뭐요 하는 망령의사를 또다시 늘어놓아 우리 화성포병들의 격양된 신경을 더욱 날카롭게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성명을 아직도 제대로 번역하지 못했는가”라며 “미제의 침략기지를 겨냥한 이번 포위사격을 통하여 조선로동당의 믿음직한 핵무장력으로, 세계최강의 타격군종으로 강화발전된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가공할 위력을 다시한번 온 세계에 남김없이 시위할 불타는 결의에 충만되여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관 김락겸대장은 9일 다음과 같이 발표하였다.
이미 천명한바와 같이 우리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괌도의 주요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신호를 보내기 위하여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 《화성-12》형 4발의 동시발사로 진행하는 괌도포위사격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있다.
어제 전략군이 대변인성명을 통하여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전방위적인 제재와 군사적위협수위를 최대로 고조시키고있는 미국에 알아들을만큼 충분한 경고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골프장에 처박혀있던 미군통수권자는 정세방향을 전혀 가늠하지 못한채 《화염과 분노》요 뭐요 하는 망녕의사를 또다시 늘어놓아 우리 화성포병들의 격양된 신경을 더욱 날카롭게 자극하고있다.
우리의 성명을 아직도 제대로 번역하지 못했는가.
리성적인 사고를 못하는 망녕이 든 자와는 정상적인 대화가 통할수 없으며 절대적인 힘으로 다스려야 한다는것이 우리 전략군 장병들의 판단이다.
우리가 이번에 취하고자 하는 군사적행동조치는 조선반도와 그 주변지역에서의 미국의 광태를 제지시키는데서 효과적인 처방으로 될것이다.
우리 전략군 화성포병들은 미제의 침략기지를 겨냥한 이번 포위사격을 통하여 조선로동당의 믿음직한 핵무장력으로,세계최강의 타격군종으로 강화발전된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가공할 위력을 다시한번 온 세계에 남김없이 시위할 불타는 결의에 충만되여있다.
전략군은 미제의 침략기지를 겨냥하여 실제적행동조치를 취하게 되는 력사적인 이번 괌도포위사격을 인민들에게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중에 있다.
이러한 특례적조치는 우리 인민들에게 필승의 신심과 용기를 더욱 북돋아주고 미제의 가긍한 처지를 똑바로 인식시키자는데 목적이 있다.
우리가 발사하는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 《화성-12》형은 일본의 시마네현,히로시마현,고찌현상공을 통과하게 되며 사거리 3,356.7㎞를 1,065s간 비행한 후 괌도주변 30~40㎞ 해상수역에 탄착되게 될것이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8월 중순까지 괌도포위사격방안을 최종완성하여 공화국핵무력의 총사령관동지께 보고드리고 발사대기태세에서 명령을 기다릴것이다.
우리는 미국의 언동을 계속 주시하고있다.(끝)
(출처-조선중앙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