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8일 수요일

야3당 “헌재, 3월13일 전 탄핵 인용해야”

야3당 대표 회동… 황 대행에 특검 연장과 청와대 압수수색 허용도 촉구
▲ 8일 오후 국회에서 야3당 대표들이 회동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출저 :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국회 야3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대표들이 8일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일인 3월13일 이전에 탄핵심판을 인용할 것을 헌법재판소에 촉구했다.
야3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대표 회동이 있은 뒤 결과브리핑을 통해 “사상 유래 없는 국정농단으로 인한 탄핵심판이 늦어지면서 국민의 걱정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지금 대한민국을 정상화할 막중한 책임이 헌재에 있다. 헌재는 이정미 재판관 임기 이전에 탄핵심판을 인용해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야3당 대표들은 또 합의문에서 “특검수사가 미진하고 새로운 수사 요인이 발생해서 특검수사 연장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검도 이미 수사기한 연장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다”면서 “황교안 대행은 이를 지체 없이 승인해야 한다. 특검법 9조4항에 의하면 시한 종료 3일 이전 언제라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 법 규정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황 대행은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조건 없이 승인해야 한다. 만일 황 대행이 민심과 역사를 거스른다면 헌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모든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야3당 대표들은 이어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2월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공동정범인 새누리당의 반대에 부딪혀 개혁입법 추진이 아무것도 진행되고 있지 않음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회동 모두발언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 가결 이후에 더 노골적이고 뻔뻔한 시간끌기로 헌법재판소의 심리를 방해하고 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대행의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지연시켜서 탄핵 심판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를 이미 삼척동자도 다 알아챌 정도가 됐다”면서 “지금은 야3당이 머리를 맞대고 탄핵완수를 위해 전력을 다해야할 때이다. 이것이 국민의 요구를 따르는 것이고, 촛불의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다. 다시 한 번 헌재의 조기심판과 특검연장을 위해 야3당이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탄핵은 인용돼야 하고 특검 수사 기간은 연장돼야 한다. 박 대통령은 헌재에 꼼수를 부릴 것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추하지 않은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면서 “황 권한대행은 특검 기한 연장에 대해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직무를 기만해선 안 된다. 특검이 말 장수까지 드나드는 청와대에 합법적인 압수수색영장을 가지고 들어가려고 하는데 대통령 권한대행이 자기 밖 업무라고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바른정당까지 포함해 야4당 모든 국회의원들이 힘을 합쳐서 탄핵이 인용될 때까지 총력투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야당들이 황교안 권한대행을 앉혀놓고, 청와대 압수수색의 조건 없는 승낙과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에 대한 확답을 받아야 한다”면서 “황교안 대행이 민심과 역사를 거스르는 정치쿠데타에 합류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다면, 헌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ikaros0704@g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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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서울의 봄이 온다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김창룡 칼럼] 과거 '빼앗긴 서울의 봄' 현재 재현될 수도...반격 노리는 정권 부역자 경계해야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cykim0405@hanmail.net  2017년 02월 09일 목요일

시국 돌아가는 꼴이 수상하다.
‘서울의 봄’은 또 다시 뺏길 것인가.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적나라한 국정농단의 현실을 보고도 ‘탄핵기각’의 나팔소리가 요란해졌다. 박대통령을 탄핵의 위기로 몰고간 장본인격인 ‘친박새누리당’내에서 ‘정치특검’ ‘탄핵반대’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소위 ‘태극기 집회’ 분위기에 고무된 대선후보들 입에서는 자신의 발언조차 뒤집고 ‘탄핵기각’을 외치고 있다. 태극기집회에 모이는 사람들의 수가 촛불집회보다 많다는 주장을 근거로 민심이 바뀌고 있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했다. 탄핵 찬성 입장이었던 김문수 새누리 잠정대선후보는 “탄핵은 마땅히 기각돼야 한다”며 태도를 바꿨다. 이인제 전 새누리 최고위원도 ‘탄핵반대’를 주장하며 태극기집회에 참석했다.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 원유철 후보도 태극기 집회 참석을 공언했다.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월7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월7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이에 발맞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2월 북한도발설’로 안보위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5주년 생일(2월16일)이 있는 이번 달에 어느 때보다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정권교체 분위기로 샴페인을 준비하던 야권에서도 일제히 ‘탄핵위기론’을 제기했다. 어쩌면 기대했던 벚꽃대선은 때이른 ‘일장춘몽’으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불안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촛불’들이 우리 현대사에서 민주화의 상징 ‘서울의 봄’은 어떻게 반복적으로 짓밟혀왔던가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어리석은 역사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는 자각 때문이다. 
1960년 4월 혁명의 결과로 독재자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를 가져왔고, 촛불들의 항쟁으로 정권을 바꾸어 낸 역사적 경험은 민주주의의 씨앗을 심은 셈이다. 그러나 촛불항쟁에 나섰던 민초들의 기대와는 달리 불과 1년만에 박정희의 5·16 군사쿠데타로 민주화의 의지는 좌절되고 만다. 
박정희 대통령은 독재개발의 논리, 한국식 민주주의를 내세워, 조국의 근대화라는 명분하에 수많은 민주적인 요구들을 무시하고 억압했다. 언론사가 통폐합 되는 등 강고한 폭압정치로 이어졌다.  
1979년 10월26일 박정희는 김재규에게 사살당하게되자, 다시 민주화가 되리라는 기대가 민초들 사이에 커졌다. 그러나 전두환을 중심으로 하는 신군부세력의 또 다른 군부쿠데타, ‘12·12사태’로 이 땅의 민주화의 꿈은 좌절됐다. 이것을 이른바 '빼앗긴 서울의 봄'이라고 부른다.  
▲ 사진=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 사진=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서울의 봄’을 총칼로 빼앗은 전두환 일파는 5월 광주민주화 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했다. 국군의 손에 무참하게 죽어간 민초들을 ‘폭도’ ‘빨갱이’로 낙인찍었다. 정치인들은 연금되거나 감방으로 보냈고 사회정화란 미명으로 길거리 민초들을 ‘삼청교육대’로 끌고가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5공비리’속에 국민은 전두환 일파의 갑질에 숨죽여 신음해야했다. 전두환 체제가 끝나가자 다시 체육관 선거를 통해 자신의 육사 동기 노태우에게 권력을 물려주는 시도를 했다. 이때도 촛불들은 최루탄을 맞으며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분연히 맞섰다.
결국 오늘날 그나마 대통령을 우리손으로 뽑을 수 있도록 만든 직선제 개헌과 언론자유를 이 정도나마 누릴 수 있게된 것도 당시 촛불들의 눈물과 피 덕분이다. 소위 ‘6월 항쟁’의 결과로 직선을 찾았지만 야권의 분열로 다시 노태우 군부정권이 바톤을 이어받아 다시 한번 촛불의 기대를 좌절시켰다. 
지금의 새누리는 한나라당, 신한국당, 민자당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명박의 새누리, 박근혜의 새누리는 국민의 기대를 좌절과 실망으로 바꿨다. 야당이 사분오열하는 틈을 타 블랙리스트, 화이트 리스트를 활용하고 관제데모를 활성화 시켜 여론의 물줄기를 바꿔놓는 시도를 해왔다. 57년만에 맞은 ‘서울의 봄’은 또 다시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움직임에 혼돈의 세월로 접어들었다. 그렇다면, 2017년 ‘서울의 봄’을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가. 
첫째, 야당이 벌써 대선분위기로 사분오열하는 모습은 안된다.
빼앗긴 ‘서울의 봄’은 기회를 노리던 세력들이 작은 빈틈을 비집고 뒤집기에 성공한 역사의 반역이었다. 3김씨로 대표되던 당시의 민주화 세력은 각자의 정치계산 때문에 역사의 고비에서 군부세력에 빌미를 제공했다. 그 결과 폭압적인 군부통치를 경험한 세대가 아직도 그때를 기억하고 있지않은가. 지금이야말로 야당이 똘똘 뭉쳐 한목소리를 낼 때다. 아직 헌재의 탄핵시기도 결정되지도 않았고 그 결과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접어들었는데 벌써 야당후보들끼리 자책골을 기록하는 모습은 우려스럽다. 죽쒀서 개주는 꼴을 국민은 더 이상 보고싶지않다. 야당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다시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 ⓒ 연합뉴스
▲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 ⓒ 연합뉴스

둘째, 국정농단의 핵심세력 친박과 새누리, 그 주변세력들에게 빌미를 줘서는 안된다.
새누리당은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 대통령 풍자 그림을 의원회관에 전시했다가 논란을 빚은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을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에는 친박 실세 최경환 의원이 참석했다. 최 의원은 지난달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3년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그의 등장은 친박의원들이 정치적 활동을 재개하겠다는 신호탄으로 여겨질 수 있다. 시위에는 최 의원뿐만 아니라 이장우·박대출 등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표의원의 ‘오버 행위’가 친박에 대한 면죄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친박들은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거꾸로 시위에 나서는 적반하장으로 태극기를 집결시키고 있다. 절박한 상황에 몰린 세력은 작은 변수도 호기로 활용하여 변화를 꾀한다. 야당 의원들이 더 조심해야 할 이유가 된다.
마지막으로 박대통령과 황교안 대행을 얕보는 언행은 위기를 부를 수도 있다.
혹시 차기를 노리는 심복 황대행이 욕심을 부리고, 위기의식을 느낀 국정 곳곳의 친박세력과 숨어있는 ‘최순실 사람들’이 작당하게 되면, 하루아침에 한반도를 전쟁의 위기상황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여기에 헌재의 탄핵결정을 뒤로 미룰수록 8인체제에서 7인체제로 갈 확률이 높아진다. 기우이기를 바라지만, 7인체제에서는 헌법재판관 두 사람만 반대해도 탄핵은 물건너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2017년 ‘서울의 봄’도 끝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 2016년 11월1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헌법 수호위한 국민의 외침 집회에서 박 대통령 팬클럽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이 모자에 박 대통령 얼굴이 있는 배지를 달고 있다. ⓒ 연합뉴스
▲ 2016년 11월1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헌법 수호위한 국민의 외침 집회에서 박 대통령 팬클럽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이 모자에 박 대통령 얼굴이 있는 배지를 달고 있다. ⓒ 연합뉴스

공영방송사를 비롯 주류언론은 여전히 박근혜 하수인들이 장악하고 있다. ‘탄핵’을 이끌어내는데 공을 세운 JTBC는 태극기를 든 극단세력에 의해 지쳐가는 상황이다. 관제데모를 앞세운 새누리 세력들의 반성없는 역공은 힘을 얻어가고 있다. 염치없는 후보들의 말바꾸기는 촛불에 대한 부정이며 민심에 대한 반역이다. 후안무치한 새누리당의 이성잃은 몸부림에 야당이라도 정신차려야 한다.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5005#csidx959ad36b24d95c99cc5e857501c41bf 

국가비상사태

국가비상사태
강기석 | 2017-02-09 09:51:19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헌법재판관들은 최고의 법률가일 뿐 아니라 한결같이 최고의 지성과 양심, 진정한 애국심을 겸비한 인물들일까? 혹시 지성과 양심은커녕 박근혜보다도 훨씬 너절한 인생관을 가진 자들은 없을까.

박근혜에 대한 탄핵사유는 차고 넘치지만 ‘종북좌빨’에게 정권이 넘어가면 진짜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하는 수구꼴통이 도사리고 있을 가능성은 없을까? 나 개인의 일신영달이 헌재의 존폐 여부와 나라의 운명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좀팽이 같은 자는 없을까? 설마 그런 자가 없다손 치더라도 돈이나 여자문제로 약점을 잡힌 파렴치한은 없는 것일까?
나는 그런 자들이 최소 2명은 있다고 확신한다. 박한철 헌재 소장이 퇴임하면서 “탄핵 판결이 3월13일 이후로 늦춰지면 판결이 왜곡될 수도 있다”고 암시한 데서 그런 확신이 들었다. 그러므로 당장 탄핵을 인용해야 한다고 믿는 헌재 재판관이 6명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탄핵은 6/9이 6/8이나 6/7보다 더 가능성이 크다는 확률게임이 아니다. 분모가 무엇이 됐든 분자가 6(탄핵을 인용할 수 있는 정족수)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탄핵을 인용할 것이 확실시되는 이정미 재판관이 3월13일 퇴임해 그 숫자가 5가 되면 박근혜 탄핵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
그러면 촛불집회는 더 거세질 것이고, 수구세력의 비호를 받는 맞불집회 역시 기승을 떨 것이며 나라는 두 동강날 것이다. 사드배치는 강행되고, 중국의 보복조치로 나라 경제는 곤두박질 칠 것이며, 새 대통령 뽑는 절차가 전면 중단된 가운데 야바위꾼들이 개헌을 들고 나와 정치마저도 대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국가비상사태다. 타락하지 않은 6인의 헌법재판관들은 당장의 국가비상사태를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다. 나머지 2인과 그 배후 수구세력들의 지연 책동에 놀아나지 말고 3월 초 탄핵 인용을 완수하라.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0&table=gs_kang&uid=178 

심상정 “여론무마용 사재출연 삼성家 경영비법”


참여연대 “이재용, 영장 재청구 요구 거세지자 ‘사재출연’ 운운 면죄부 구매 시도”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조원대 사재 출연을 고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여론무마용 사재출연”이라고 비판했다.
7일 <뉴스토마토>에 따르면,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1조원 이상을 출연해 협력사들과의 동반성장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는 이건희 회장의 사회 환원 약속 이행금에다, 이 부회장이 사재를 보태 기부하는 방안”이라며 “규모나 일정, 방식 등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윤곽은 잡혔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역풍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뉴스토마토>는 이와 관련 “삼성이 내부 이견도 있어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재벌 회장들이 사회적 물의를 빚을 때마다 대규모의 사재를 출연한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여론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라고 설명했다.
  
▲ 430억원대의 뇌물공여와 횡령·위증 등의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9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 같은 보도에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얼마 전 술집에서 난동을 피우고 지갑을 꺼냈던 한화 김승연의 셋째 아들처럼 (얼마면 되겠니? 하며)지갑을 꺼내들었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3대째 이어지는 ‘여론무마용 사재출연’은 삼성가의 경영비법이 된 듯하다”며 “부패권력과는 부당거래로, 노동자‧협력업체에는 무한 갑질로 막대한 부를 쌓다가 어쩌다 걸리면 돈 다발을 흔든다. 선제적, 전방위적 돈질로 유유히 법망을 빠져 나간다”고 힐난했다.
그는 “온 국민을 분노케 했던 ‘돈이 실력’이라는 말의 저작권자는 정유가가 아니라 바로 삼성”이라며 “삼성이 수년간 주입해 우리 사회를 병들게 했던 삼성정신”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용 즉각구속, 일벌백계, 만기출소가 저의 답”이라며 “우리 국민들의 뜻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비판 여론이 일자 이날 삼성 측은 “이재용 부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상생기금을 만든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특검 수사가 끝나는 대로 미래전략실 해체를 포함한 그룹 쇄신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이 해명을 내놓자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즉각 논평을 내고 “우리는 과거 재벌 총수들이 자신이 직면한 사법적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허울뿐인 사재출연 코스프레를 급조해왔던 과거를 잘 알고 있다”면서 “과거 이건희 회장은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폭로로 촉발된 사법처리를 무마하기 위해 이미 출연했던 사회공헌금을 중복해서 신규 출연에 포함시키는 꼼수까지 써 가며 국민들로부터 면죄부를 구매한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져 나온 사재출연 보도가 혹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또 다시 면죄부를 구매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 4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14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에서 박근혜대통령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을 비롯한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참여연대는 “삼성은 ‘재벌이 주범’이라는 인식 아래,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해 박근혜 게이트 연루자들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그에 합당한 사법처리, 정경유착과 뇌물로 얻은 범죄수익의 전액 환수를 촉구하는 민심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면서 “사재출연 운운 말고 뇌물죄 혐의에 대해 사법적 판단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또 “진정으로 사회 공헌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자신의 지배력 유지를 위해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재산을 동원하여 매입했던 계열사 주식을 모두 처분하고 재단의 이사장직을 진정으로 공익사업을 투명하게 수행할 수 있는 인사에게 양보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와 상관없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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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나라'를 지키는 '독일의 농부'

자식에게 농사 물려줄 수 있는 이유

17.02.08 21:08l최종 업데이트 17.02.08 21:08l


 바덴원예시험장
▲  바덴원예시험장
ⓒ 정기석

한국의 농부들은 '쌔가 빠지게' 농사를 짓는다. 독일의 농부들도 '뼛골 빠지게' 농사를 짓는다. 한국의 농부들은 '쌔가 빠지게' 일해도 농업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 '뼛골 빠지게' 일하는 독일의 농부들도 농업만 하지는 않는다. 가공을 하든, 농박(農泊)을 하든 '두 다리 이상 겸업을 한다. 

한국이나 독일이나 농부의 삶은 이토록 본질적, 구조적으로 고단하다.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농사의 속성, 농부의 운명으로 보인다. 그래서 한국의 농부들은 결코 자식들에게 농사를 물려주고 싶지 않다. 비록 도시 자본주의의 월급쟁이 노예 신세가 될지언정 도시로 자식들은 내몬다. 그게 농부의 삶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독일의 농부들은 다르다. 농업을 가업으로 귀하게 여긴다. 반드시 자식에게 농사를 물려준다. 장남이 못하면 차남이 아들이 없으면 딸이 물려받는다. 자식들도 중학교부터 농업학교에 다니며 당연하다는 듯 농부가 될 준비를 한다. "농부가 농사를 게을리하면 농촌경관이 어떻게 망가지나 보라"며 당당히 대정부 시위를 벌인다. 죽어서는 '자랑스러운 농부'였다며 죽어서도 무덤의 묘비에 새긴다.  

평소 몹시 의아하거나 궁금했다. '쌔가 빠지거나', '뼛골이 빠지거나' 농사일이 힘들기는 선진국 독일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이. 그것도 한국 보다 농가당 농지가 40배나 더 넓고 농사기술도 더 우수하고 EU라는 큰 시장도 갖고 있는데 소득 수준은 한국 농부들과 크게 다를 게 없단다. 그럼에도 한국의 농부들은 이토록 초라하고 불행한데, 독일의 농부들은 왜 이토록 당당하고 행복한가. 대체 독일 농부들의 자부심은 대체 어디서 비롯되는 것인가. 

농부의 자존감과 자부심을 지켜주는 '농부의 나라' 

그래서 2014년 농촌공동체연수, 2016년 친환경농업연수로 독일 농부의 삶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그러자 의문이 풀렸다. '뼛골 빠지는 독일 농부'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자랑스러운 독일 농부, 행복한 독일 농부도 사실이었다. 비결은 단순명쾌하다. 독일의 농부들은 혼자가 아니었다. 직불금을 받는 가족농끼리 협동조합으로 협동하고 농업회의소를 통해 자치하고 있었다. 국가와 정부, 국민들과 함께 농사를 짓고 있었다. 독일의 농부 곁에는 늘 농부의 삶을 챙기고 보살피는 국가와 정부가 있었다. 그리고 농부들의 생활을 걱정하고 지켜주는 국민들이 있었다. 

비단 독일 뿐 아니었다. 오스트리아, 스위스, 프랑스 등 EU(유럽연합)의 회원국들은 대개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이같은 '농부의 나라, EU'의 중심, 독일도 농업이 쇠락하기는 마찬가지다. 농림업 생산총액은 국내총생산(GDP)의 1%에도 못 미친 지 오래다. 농민은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2%도 채 안 된다. 그렇다고 국제경쟁력을 이유로 대농과 기업이 농업을 주도하지도 않는다. 독일의 농업경영체는 가족농이 90%를 차지한다. 나머지 10%도 가족농들이 모인 생산자조합(Gemeinschaft), 농업협동조합(Genossenschaft)이다. 

독일의 가족농은 평균 50~60ha의 농지에서 농사를 짓지만 연평균 5만 유로의 농가소득을 얻을 뿐이다. 그나마 세금 등을 제한 농업소득은 약 3만 유로에 불과하다. 도시 급여노동자의 80% 수준이라고 한다. 그나마 60~70%는 정부가 보전해주는 직불금 수입이다. 직불금으로 소득을 보전받지 못한다면 농사만으로는 연간 1만 유로도 못 버는 셈이다. 한국 농부의 농가당 연평균 농업소득 1100만 원과 큰 차이가 안 난다.

그럼에도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은 '농부들이 농촌에서 능히 먹고살 수 있는 농부의 나라'로 불러 마땅하다, 그토록 돈이 안 되는 저부가가치 농사,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농업으로도 농부들이 농촌을 지키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우선 농부들 스스로 농업을 공업이나 상업, 서비스업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1차 농업이 부실한 6차 융복합농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유기농업, 동물애호적 축산, 로컬푸드, 생태경관 등 농부로서의 기본적 도리와 책무를 엄수한다. 소비자 국민을 속이거나 배신하지 않는다. 농산물을 상품화하거나 농업을 기업화해서 억대농부가 되려는 헛된 욕심도 없다. 농민들이 '농촌에서 정직한 농사를 짓고도 먹고 살 수 있도록' 유럽연합(EU), 독일정부, 주정부가 직불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부부와 후계농 아들이 180ha를 농사짓는 <카이센호프 육우농가>
▲  부부와 후계농 아들이 180ha를 농사짓는 <카이센호프 육우농가>
ⓒ 장지혜

문화경관직불금으로 농민 기본소득의 효과를

이렇듯 '농부의 나라'로 가는 열쇠는 직불금이다. 사실상 농민 기본소득의 효과를 발휘한다. 독일의 농가마다 지급되는 직불금은 연평균 4000만 원 수준이다. 농가소득의 60%가 넘는 수준이다. 알프스 산악지대로 농사 조건이 불리한 스위스는 90%가 넘는다. 일단 경작농지 규모에 따라 소농은 2000여 만 원 정도, 대농은 3~4억 원 넘게 책정된다. 여기에 조건불리, 친환경농업, 청년, 소농 여부에 따라 직불금이 추가로 가산, 증액 지급된다. 특히 '청년 농업인'을 우대해 기본직불금에 25%를 추가 증액 지급하고 공유지 임대, 농업 시설물 설비 보조금 등도 따로 지원할 정도다. 

이 같은 직불금 규모는 EU 농정예산의 70%가 넘는다. 사실상 EU 공동농업정책(Common Agricultural Policy, CAP)의 핵심정책이라도 할 만하다. 토건시설 위주의 간접보조사업에 치우친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인 한국의 농정예산 집행구조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농가에 직접 지급하니 예산이 중간에 낭비되거나 유용될 여지 자체가 차단돼있어 예산집행의 효율성이 크다. 규모와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회원국가, 모든 농민에게 지불되므로 사실상 농가의 기본 생활을 보장하는 사회안전망 구실을 하는 '농민 기본소득제'의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이처럼 독일, 오스트리아 등 EU의 직불금 정책은 근본적으로 농정을 바라보는 기본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사실 직불금 효과 이전에라도 최소한 독일의 농부들은 '먹고 사는 불안감과 공포'로부터는 해방된듯하다. 농부들이 농촌에서도 안심하고 안전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도록 무상교육, 무상의료, 고용안정 등 사회안전망(social safety net)이 탄탄히 구축돼있기 때문이다. 이미 농민 이전에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기본생활을 보장받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직불금 정책이 더 해짐으로써 농민들은 "국가와 정부가 나를 챙겨주고 있다"는 고마움과 신뢰감이 더 해지는 것이다. 국가와 정부를 믿는 농부들은 마땅히 사회의 규범과 질서를 엄수한다. 길거리에 휴지 하나 버리지 않고 교통신호를 절대 위반하지 않는다. 농민끼리의 협동의 약속과 국민들과 연대의 합의도 잊지 않는다. 1초도 늦지 않고 시간약속을 틀림없이 지키는 버릇이 들었다. 결국 직불금 같은 탄탄한 사회안전망은 신뢰, 협동, 연대, 규범, 네트워크 같은 사회적 자본(socail capital)이 넘쳐나는 민주적 시민사회, 법치 공화국을 이루는 밑바탕이자 원동력이 되었다.  

'돈 버는 농업' 이 아니라 '사람 사는 농촌'을 

독일 등 EU농정의 핵심기조와 추구가치는 '돈 버는 농업' 보다 '사람 사는 농촌'에 무게를 두고 있다. EU 공동농업정책(CAP)의 기조도 이미 농업소득 보전프로그램 중심의 1지주(pillar 1)에서, 농촌환경 개선, 농촌지역 삶의 질 향상 등 농촌개발정책의 2지주(pillar2) 쪽으로 많이 이동했다. EU 농업예산의 비중은 2011년 41.4%까지 줄었지만 농업생산과 무관한 직불금 예산은 79.5%까지 증가했다는 통계가 말해준다. 90%의 가족농, 10%의 협동조합이 지키는 독일 농업과 농촌의 숙제는 더 이상 농업경제학만으로는 풀 수 없다는 냉정한 판단을 내린 결과다. '사람 사는 농촌'을 위한 농촌사회학, 사회복지학의 해법이 더 유용하다는 결론에 마침내 다다른 것이다. 

EU 농가의 소득 대비 직불금 비중이 60% 이상이 보장되는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농정 덕분인지, 독일 등 EU 회원국가의 식량자급률은 대개 100%가 넘는다. 농가소득 대비 직불금 4% 수준의 한국은 식량자급률 50%, 곡물자급률 24%(사료 포함) 수준으로 OECD 최하위권이다. 무엇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독일에는 농부들 스스로 '남보다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벌려는' 욕심을 자기통제할 수 있도록 법제화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자칫 나와 내 가족, 생활과 생계 앞에 이기적일 수 밖에 없는 개별 농민들이 출혈경쟁이나 과잉 독과점의 유혹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아예 법 조항으로 명시해놓았다. 1954년에 제정한 독일농정의 4대 기본목표인 '녹색계획(Green Plan)'이다.

"첫째, 농민도 일반국민과 동등한 소득과 풍요로운 삶의 질을 향유하며 국가 발전에 동참한다. 경쟁력 향상, 소득 증대만 추구하면 대다수 소농들의 토대는 무너지고 이농을 할 수밖에 없다. 둘째, 국민에게 질 좋고 건강한 농산물을 적정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농산물을 과대포장해 비싸게 파는 것은 세금을 내는 국민을 배반하는 일이다. 셋째, 국제 농업과 식량문제 해결에 기여한다. 자국의 먹을거리 문제 해결은 물론, 먹는 것으로 다른 나라의 목을 조이지 않는다. 넷째, 자연과 농촌의 문화경관을 보존하며 다양한 동식물을 보호한다. 농촌의 자연, 문화 경관은 모든 국민이 즐길 권리다. 국도변, 아름다운 호숫가에는 상점도, 간판도 들어설 수 없다."
 니더탄너 과수농가의 체험행사에서 옥수수를 삶아 나눠주는 마을 아이들
▲  니더탄너 과수농가의 체험행사에서 옥수수를 삶아 나눠주는 마을 아이들
ⓒ 정기석

여기에 독일 농정당국이 누누이 강조하는 농업의 10가지 기능도 농부들은 금과옥조의 경전처럼 되뇌인다. 독일 농부들의 자존감과 자부심의 이유가 여기 그대로 설명돼 있다. 

"하나, 농업은 우리의 식량을 보장한다. 둘, 농업은 우리 국민 산업의 기반이 된다. 셋, 농업은 국민의 가계비 부담을 줄여준다. 넷, 농업은 우리의 문화경관을 보존한다. 다섯, 농업은 마을과 농촌 공간을 유지한다. 여섯, 농업은 환경을 책임감 있게 다룬다. 일곱, 농업은 국민의 휴양공간을 만들어준다. 여덟, 농업은 값비싼 공업원료 작물을 생산한다. 아홉, 농업은 에너지 문제 해결에 이바지한다. 열, 농업은 흥미로운 직종을 제공한다."

'독일의 농부'는 아무나,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지막 촬영 현장인 알프스 <파노라마 스트라쎄>
▲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지막 촬영 현장인 알프스 <파노라마 스트라쎄>
ⓒ 정기석

국민의 2% 남짓 되는 독일의 농부들은 아무나 될 수 없다. 함부로 농사를 지을 수 없다. 11살 아이들이 중학교부터 농업학교에 들어가 농업전문대학을 졸업하고 농업 마이스터과정을 수료하고 농부자격고시에 합격해야 한다. 국민의 먹거리, 생명을 책임지는 성직 같은 공익노동을 아무에게나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독일 농부들은 혼자 욕심내거나 고립되지 않는다. 서로 협동하고 연대한다. 협동조합형(Gemeinschaft, Genossenschaf) 농업경영체를 함께 꾸리며 공동체농업, 사회적 농업을 지향한다. 

나아가 독일의 농부들은 농정자치를 실현하고 있다. 농업회의소(landwirtschaftkammer)를 통해 생산, 유통 등에서 정부의 기능을 사실상 위임받아 대행하고 있다. 주요 농산물은 농업회의소의 쿼터제로 생산조정, 가격 조정, 수출입 간접 조정이 가능할 정도로 자치역량을 과시한다. 심지어 민관거버넌스 자치조직인 농업회의소를 앞장 세워 WTO와 초국적 농기업의 통제와 지배전략에 효과적으로 맞서기도 한다.

독일 등 EU농정의 현장을 바라보면 '농부의 고단한 삶'은 단지 법, 정책, 제도의 문제는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정부의 조치와 방침만 쳐다보고 있을 게 아니라는 각성이 든다. 정부에서 협동조합기본법 만든다고 협동이 되고, 마을공동체기본법을 만든다고 공동체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법, 제도, 정책이라는 요식적 노력 이전에 근본적으로 농정을 바라보는 기본철학과 기초패러다임부터 바꾸는 게 순서다. 그것도 유기농부를 키우는 교육부터, 민주시민을 가르치는 학교에서부터 다시, 새로 시작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도 농정 관련 법, 정책, 제도 개선을 통한 대증적 약물치료가 아니라 사회전체를 통할하고 관통하는 외과 수술처방으로 국가와 사회정책의 판과 틀을 고치는 대공사가 필요하다. 협동하고 연대하는 독일의 농부는 농업학교, 농부 자격고시, 농부마이스터 등 독일의 인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이 빚어낸 빛나는 성과물인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도 농부를 키우는 농업학교, 그리고 시민들이 농촌에서 먹고살 수 있도록 '생활기술직업학교'를 먼저 세워야 한다. 그리고 평생 농사라는 국가기간산업, 공익적 성직에 복무한 농부는 공익요원이나 공무원 대우를 해줘야 마땅하다. 가령 독일처럼 직불금으로 농업소득을 충분히 보전해주는 것은 물론, 65세가 되면 은퇴해서 충분한 연금 등 사회안전망에 기대서 노후를 누릴 수 있도록 대접해야 한다. 그래야 자식에게 얼마든지 자랑스러운 가업으로 물려줄 수 있다. 죽으면 묘비에 자랑스러운 농부였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새길 수 있다. 그래야 농부가 농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협동하고 연대하는 '독일의 사회적 농부'

독일, 오스트리아 등의 농촌을 둘러보면서 '독일의 농부'의 개념과 정의가 저절로 정립됐다. 여기서 '독일의 농부'란 "문화경관 직불금, 가족농, 농업학교, 농업협동조합, 농업회의소, 유기농업, 사회안전망 등으로 국가와 정부의 돌봄과 보살핌을 받고, 국민으로부터 사회적 합의와 지지를 받으며 '돈 버는 농업'이 아닌 '사람 사는 농촌'을 위한 '농부의 나라'를 지키며 살아가는 농부"를 뜻한다. 부러움과 존경의 마음이 뒤섞인 것이다. 

우선 '독일의 농부'는 국가와 정부가 보살핀다. 바이에른주 <켐텐농업국>의 문화·경관직불금은 켐텐지역의 '독일의 농부'들을 먹여살린다. 오스트리아 티롤지방의 <슈바츠 농업회의소>는 '오스트리아의 농부'들끼리 자조하고 자치한다. 

농업국도 농업기술센터도 굳이 따로 둘 필요가 없을 정도다. 정부는 '팔길이의 원칙'으로 예산만 지원한다. 하이델베르크의 <바덴 원예시험연구소>는 유기농업과 원예를 연구하고 개발한다. '독일의 농부'가 되려는 농고생들이 매년 의무적으로 실습하는 현장학교도 겸한다. <라이파이젠 농민은행>은 고리부채의 불안과 공포에서 '독일의 농부'를 해방시켰다. 농부들이 힘과 돈을 모아 오늘날 유럽 최고·최대의 은행으로 성장했다. '독일의 농부'가 되려면 중학교부터 공부를 시작한다. 농업마이스터를 꿈꾸는 11살 소년들이 지역마다 <농업학교>에 모인다. 
 슈베비쉬할 농민생산조합 창업자인 르돌프 뷔러 회장의 돼지 농장
▲  슈베비쉬할 농민생산조합 창업자인 르돌프 뷔러 회장의 돼지 농장
ⓒ 정기석

'독일의 농부'들은 가족끼리 대를 잇는다. 오스트리아 티롤의 <카이센호프 육우농가>도 부부와 후계농 아들이 낙농, 육가공, 체험관광까지 180ha의 대농을 경영한다. 독일 바이에른 켐텐의 딸부잣집 부농 <니더탄너 과수농가>는 25살의 마이스터 아들이 대를 잇고 있다. 돈이 안 되는 낙농가로 고전하다 사방 80km 안 유일한 과수농가로 성공신화를 일구었다. 

오스트리아 티롤에서 부부와 아들이 운영하는 <디스마스 육가공농가>도 소박한 가족농이지만 오스트리아 최고의 훈제삼겹살햄을 생산한다. "나가서 장사를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다"며 찾아오는 단골손님에게만 직판한다. 슈바츠 농업회의소 회원인 <프리히너호프 제빵농가>도 마찬가지다. 역시 오스트리아 최고의 빵을 만들지만 "스스로 생산하는 밀, 우유로만 빵을 만드니 많이 못 만든다"며 찾아가야 맛볼 수 있다. 잘츠부르크의 <홀러 6차농가>는 "두 개의 다리로 버텨야 한다"며 농사짓는 목수 남편과 농식품을 가공하는 농가주부 아내가 공동경영한다. 

'독일의 농부'는 서로 협동하고 연대한다. 8명으로 시작해 30년만에 1500명의 '독일의 농부'들이 모인 독일 바덴-뷔템베르크주의 <슈베비쉬할 농민생산자조합>은 지역의 명소이자 소중한 사회적 자본으로 자리잡았다. UN의 세계문화유산인 500년된 농가주택을 개조한 오스트리아 티롤의 <빌더케제 공동가공․직판장>은  500여 지역농가들에게 4~5배의 고부가가치를 보장한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상공인과 농민이 연대해 운영하는 <잘펠덴 공동직판장>은 상공인, 노동자와 농민, 소비자와 생산자가 서로 상생하는 지역공동체 모델이다. 독일 라인란트 팔츠의 <라인스바일러 와인마을>은 포도와 와인으로 140여 농가가 공생한다. 독일 카를스루에의 <클라인가르텐>은 도시민의 삶과 일과 놀이가 하나 되는 공유지 치유공간이다. 

국민의 별장지기, 국토의 정원사로 불리는 '독일의 농부'가 하는 '독일의 농촌관광'은 놀러 가는 게 아니라 경건하게 옷깃을 여미고 휴양하고 치유하는 것을 말한다. 새벽부터 도시의 광장에서 좌판이 펼쳐지는 '농민시장'은 '독일의 농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국민은 '독일의 농부'의 생활을 지키는 공동체 한마당이다. 

들판의 고목 한그루도 마음대로 벨 수 없고, 지붕이나 벽 색깔도 자연이나 이웃과 조화되어야 하는 '마을유산'은 농촌과 농민의 미래다. 독일 어디를 가나 마치 중세로 시간여행을 하는 신비로운 기분이 되는데, 바로 지역경제와 지역사회를 활성화시키는 '지역문화'의 힘 때문이다. '농부의 나라'를 지키는 '독일의 농부'들이 이 지역문화를 이끌고 있다.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하이델베르크대학. 독일에서는 11살부터 농업학교에서 농부가 되는 공부를 한다.
▲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하이델베르크대학. 독일에서는 11살부터 농업학교에서 농부가 되는 공부를 한다.
ⓒ 정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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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독일의 농부' : 문화경관 직불금, 가족농, 협동조합, 농업회의소, 농업학교, 유기농업, 로컬푸드, 사회안전망 등으로 국가와 정부의 돌봄과 보살핌을 받으며, '돈 버는 농업'이 아닌 '사람 사는 농촌'을 위한 '농부의 나라'를 지키며 살아가는 독일, 오스트리아 등 EU(유럽연합)의 ‘행복한 사회적 농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