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28일 월요일

북미회담 앞둔 신문들 “성김은 소주 즐겨 마셔”

방탄소년단 빌도드 1위, 장자연 리스트 재수사, 서울시장 후보들 ‘6층 외인부대’ 공방

이정호 기자 leejh67@mediatoday.co.kr  2018년 05월 29일 화요일

오늘도 일간신문 주요 뉴스는 ‘북미 정상회담’이었다. 북핵 문제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 또 다른 뉴스는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차트 1위 소식이었다. 어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둘러싼 노동계 반발과 민주노총 파업은 사회면을 주요 뉴스를 차지했다. 검찰이 장자연 리스트 중 공소시효가 2개월가량 남은 강제추행 부분을 재수사한다는 소식도 사회면 한쪽에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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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는 뒷전으로 밀렸지만 어제 서울시장 후보들의 공방이 그나마 정치면 한쪽을 차지했다. 이낙연 총리가 밝힌 부분개각 얘기도 빠지지 않고 실렸다. 동아일보는 사회면에 GM 창원공장 사내하청 774명을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으로 판단해 고용을 명령한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동아일보는 산재 사망사고가 일어나면 원청 사업주에게도 책임을 물린다는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안도 보도했다.
지난주 끝난 조선일보의 재활용품 사용 촉진 기획시리즈에 이어 한국일보가 공공장소 음주 등을 비판하는 새 기획시리즈 ‘만취에 관대한 대한민국’을 1면과 2면에 걸쳐 실었다.  
북미회담 앞둔 신문들 “성김은 소주 즐겨 마셔” 
북미 정상회담을 가장 화려하게 보여준 신문은 국민일보였다. 국민일보는 오늘 ‘북미 동시다발 채널… 조율 급피치’란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2주 앞으로 다가온 6.12회담 준비 상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판문점과 싱가포르, 미국에서 벌어지는 북미간 전방위 대화채널 가동 상황을 한반도 지도를 배경으로 깔고 그 위에 주요 인물들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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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싱가포르에선 북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과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협상 중이고, 판문점에선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중심으로 한 협상팀이 대화채널을 가동 중이고, 미국에선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만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부분 언론이 성 김과 최선희를 주목했다. 두 사람이 6자회담 때도 파트너였음을 강조하면서 성 김의 경우 한국계 미국인이란 사실도 부각시켰다. 최선희 부상은 최근 미국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북미 회담을 무산시킬 뻔한 주인공이었던 점도 소개했다.
뻔한 소리나 개인의 신변잡기로 빠져 흥미를 유도하는 뉴스도 보였다. 성 김이 평소엔 한국말을 잘 하지만 외교무대에선 영어만 사용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얘기도 소개하고, 성 김이 소주를 즐겨 마신다는 얘기도 실었다. 이 얘기는 2014년 3월 성 김이 주한 미 대사 부임 2주년을 맞아 인터뷰하면서 “소주가 제일 좋다”고 한 발언에서 따왔다.(세계일보 2014년 3월 6일) 그즈음 성 김은 SBS ‘좋은 아침’ 프로그램에도 부인 정재은씨와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사설로 한국당에 일침… 동아일보 통수권 공백 보도
국민일보가 오늘 ‘한국당, 한반도 문제만큼은 건강한 비판을 하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문재인-김정은 2차 회담을 둘러싼 자유한국당의 거친 입에 일침을 가했다. 사설은 김성태 원내대표가 28일 공개회의에서 문 대통령을 “김정은 신원보증인”이라고 비꼬며 “밀실회담, 밀사회담, 첩보작전, 급조된 정략적 회담”이란 자극적 표현을 쓴 것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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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는 야당이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비판하고 견제하는 건 당연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그 비판이 본질에 충실해야 하고, 최소한 상대방을 깎아내리려고만 하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비꼬는 표현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한반도 문제에 관해서만은 열성 지지자들이 좋아할 만한 비꼬는 표현이 아닌, 건강한 비판을 기대한다”고 결론 내렸다.
동아일보는 남북 2차 정상회담을 놓고 오늘 5면에 ‘문 대통령 통일각 2시간… 통수권 공백 논란’이란 제목의 기사를 썼다. 이 기사는 자유한국당 김학용 국회 국방위원장의 입을 빌어 나왔다. 문 대통령이 통일각에서 회담할 때 군 통수권을 이양했는지 질의하는 김학용 국방위원장에게 국방부가 총리가 해외순방중이라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이양했다고 보고했다가 1시간 만에 청와대가 짧은 시간이라 굳이 위임하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판단했다는 정정 사실에 주목했다. 동아일보는 이 기사를 통해 청와대만 뛰고 정부 부처가 뒷전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동아일보는 문 대통령이 “유사시 대통령 직무대행이나 군 통수권 등의 공백을 막기 위한 사전 준비 등을 잘 강구해 달라”고 지시한 사실도 소개했다.  
물관리 일원화 논란 20년만에 종지부… ‘6층 외인부대’  
최저임금법 개정안 통과로 몸살을 앓았던 28일 국회 본회의가 물관리 일원화 관련 3법을 처리해 20년 동안 표류해온 물관리 일원화 논의가 일단락됐다. 그동안 수량은 국토교통부, 수질은 환경부가 따로 관리하던 것을 환경부로 일원화했다. 그러나 하천 관리는 여전히 국토부에 남겨둬 미완이란 지적도 나온다. 세계일보는 이 사실을 13면에 ‘수질·수량 모두 환경부 관리, 하천은 국토부 남겨둬 미완 지적’이란 제목의 기사로 담았다.  
국민일보는 안철수, 김문수 두 서울시장 후보의 박원순 후보 협공에 박 후보가 대응하는 내용을 1면에 실었다. 두 야당 후보는 “시민사회 출신들이 서울시를 장악했다”며 그 전형적 사례를 ‘6층 외인부대’로 소개했다. 6층은 서울시청 안의 박 시장 집무실이 있는 층을 말한다. 두 야당 후보는 6층 외인부대를 적폐의 상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원순 후보는 “박원순법을 도입해 부패에 적극 대응하고 있고 6층의 별정직 공무원 정원 중 시민사회 출신은 20%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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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처럼…제주서 ‘기본소득’ 바람 불어온다

등록 :2018-05-29 05:00수정 :2018-05-29 09:57


6·13 지방선거 정책 발굴 ‘어젠다 2018’ ① ‘오래된 미래’ 기본소득

알래스카, 자원소득으로 기금
1982년부터 주민들에 배당금
제주도 관광산업으로 부 창출
선거 앞 기본소득 잇단 공약
경기·광주·충남·경북서도 이슈
“제주도 알래스카처럼 충분히 기본소득을 도입할 수 있다고 봐요. 난개발을 가져온 국제자유도시 계획을 폐기하고 여기에 투입되는 최대 조 단위의 예산 사업 일부만 줄여도 재원은 충분합니다. 제주를 다시 ‘생명과 평화의 섬’으로 바꾸는 데, 전 도민 기본소득이 중요한 구실을 할 거라 생각해요.”
폭우가 쏟아진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떠난 항공기는 거센 바람을 맞으며 제주공항에 착륙했다. 하늘에선 많은 여객기가 몇분 간격으로 끊임없이 관광객을 실어 날랐다. 공항을 빠져나와 만난 고은영(33) 녹색당 제주도지사 후보는 “기본소득의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기본소득’을 대표 공약으로 제시했다. 모든 제주도민한테 해마다 100만원씩 지급하는 내용이다. 제주도민이 66만명(올 1분기 기준)이니, 한 해 66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재원은 기존 예산을 절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제주도는 해마다 예산을 10% 이상 남기고 있어요(2016년 예산 집행률 80.4%). 불필요하게 예산만 축내는 국제자유도시 계획을 폐기하고 그 추진체인 제이디시(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를 해체하면, 기본소득 도입이 가능해요.”
제주공항 앞에서 기본소득 공약 손팻말을 든 고은영 녹색당 제주도지사 후보. 녹색당 제공
제주공항 앞에서 기본소득 공약 손팻말을 든 고은영 녹색당 제주도지사 후보. 녹색당 제공
기본소득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시민의 ‘적절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아무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현금을 이른다. 부의 편중이 심화되고 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불안정 노동이 일상화되면서, 기본소득에 대한 공감대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아무리 일을 해도 나아지지 않는 모순된 삶, 인공지능의 출현으로 일자리가 소멸되는 미래, 복잡한 복지제도를 단순화해 ‘복지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는 시도도 기본소득 논의에 힘을 싣는다.
‘정책’이 사라지다시피 한 6·13 지방선거에서도 일부 후보는 지역민의 삶을 바꿀 정책 공약을 내걸고 선거를 치른다. 국내에서는 아직 논의가 크게 활성화되진 않았지만, 기본소득은 지방정부가 주목할 만한 정책 의제다. 제주는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가장 활발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한 곳이다.
제주의 핵심 산업은 관광이다. 많은 관광객이 제주의 자연을 찾는다. 자연은 제주의 부를 창출하는 공유자산이다. 이는 천연자원으로부터 기본소득을 얻어내는 미국 알래스카를 닮았다.
알래스카주 정부는 1982년부터 주민들에게 ‘영구기금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석유 등 천연자원 수입의 일부를 영구기금으로 적립하고, 이를 각종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낸 뒤 이를 주민과 공유한다. 배당금은 알래스카에 1년 이상 거주하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연간 약 35만원으로 시작한 배당금은 2015년 230만원까지 늘었다. 월 19만여원꼴이다. 알래스카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빈곤율이 낮으면서 경제적으로 평등한 지역으로 꼽힌다. 알래스카의 기본소득은 이제 어떤 정치인도 ‘침범할 수 없는 제도’로 자리를 잡았다.
제주 성산일출봉. <한겨레> 자료사진
제주 성산일출봉. <한겨레> 자료사진
제주 문대림·원희룡 ‘청년수당’ 약속
경기 이재명은 대상 넓힌 ‘청년배당’
‘농민기본소득’ 충남·경북서 이슈로
정의당, 당 차원 주요 공약에 선정
광주선 예술인들 기본소득 요구
“지역 문화계 척박한 현실 개선을”
기본소득 초기단계 긍정적 평가
“선별 넘어 보편수당으로 발전해야”
국내 기본소득 주요 연구자들이 최근 출간한 <기본소득이 온다>를 보면, 알래스카주 정부가 모든 주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근거는 ‘공유자산에 대한 주민의 권리’에서 비롯한다. 그런 측면에서 제주도는 여러 면에서 기본소득을 도입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관광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지닌 제주의 임금은 전국 최저 수준이다. 높은 고용률을 임시직 위주의 노동자가 떠받치는 구조 탓이다. 게다가 최근 몇년간 부동산 값이 폭등하면서 청년들은 계속 육지로 빠져나간다.
기본소득은 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꿈꿀 수 있게 해준다. 재원은 연간 1500만명에 육박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사람당 몇천원 수준의 ‘입도세’를 걷거나, 내국인 면세점, 생수 ‘삼다수’(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개발)의 수입 등에서 끌어올 수 있다. 제주도 에너지 보급량의 14%가량을 차지하는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도 제주도가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 가능한 자산이다.
이번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기본소득이나 기본소득의 초기 단계라 할 만한 현금성 사회수당 정책을 고민하는 이는 고은영 후보만이 아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문대림(53) 후보와 무소속 원희룡(54) 후보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문대림 후보가 속한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2천명의 청년에게 6개월 동안 월 60만원씩 지급하는 ‘청년희망 기본수당’과, 농어업인을 대상으로 한 ‘공익형 소득직불제’ 등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라해문 문대림 캠프 정책실장은 “우리의 청년희망 수당은 서울시의 ‘청년수당’ 모델에 가깝다. 5명씩 500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스스로 경험을 쌓는 과제와 연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농어업인을 대상으로 한 공익형 소득직불제는 기존 직불금제를 기본소득과 유사하게 농민 개인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방안이다.
무소속인 원희룡 후보도 19~29살 청년 5천명에게 6개월 동안 월 5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청년수당’을 공약했다. 역시 취업독려수당 성격인 서울시 모델에 가깝다. 원희룡 후보 쪽 정책 담당자인 고경민 전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은 “6개월간 지원하는 기본소득 성격의 임금과, 취업을 위한 전문화된 교육기관(‘더 큰 내일센터’)을 결합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도지사 후보를 내지 못한 노동당에서는 김연자 도의원 후보가 모든 도민에게 월 10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 공약을 제시했다.
기본소득 관련 공약은 서울과 경기, 광주, 충남, 경북 등 다른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주로 청년이나 농민, 문화예술인 등 특정 연령대나 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이런 현금성 사회수당 정책은 기본소득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과정으로서 의미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먼저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선 이재명 후보(더불어민주당)는 ‘청년배당’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2016년 성남시장을 지내며 3년 이상 거주한 만 24살 청년에게 연간 100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청년배당 정책을 펼친 바 있다. 이를 경기도 전 지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23조원에 이르는 경기도 예산의 0.7%가량인 1500억원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이 후보 쪽 주장이다.
광주에선 30여개 문화예술단체로 꾸려진 ‘6·13 지방선거 문화정책연대’가 광주시장 후보를 대상으로 자신들이 발굴한 ‘10대 핵심 문화정책’을 공약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10대 정책 중 하나로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보장조례 제정’을 소개하면서 “지역 문화계의 척박한 현실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채 정의당 광주시장 후보와 윤민호 민중당 후보가 이를 받아들였다.
정의당은 당 차원에서 월 10만원의 ‘농민기본소득’을 주요 공약으로 내놓았다. 농민소득 안정, 소득 불균형 해소가 목적이다. 김용신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전국의 모든 농민을 대상으로 하면 1조5천억원, (농민기본소득 논의가 한창인) 충남만 따로 추계하면 12만명, 1440억원가량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 의장은 이 예산 가운데 3분의 1가량은 비료 지원 예산 등 기존 예산을 통합해서, 나머지 3분의 2는 초과세수와 함께 지방소비세율 인상, 부동산 보유세 현실화 등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봤다.
농민기본소득은 대다수 농민이 직불금 등 기존 정부 지원만으로는 최저 수준의 생활마저 유지하기 어렵다는 현실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한다.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 등이 오래전부터 농민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해왔다. 특히 농민 비율이 높은 충남 등에선 주요 선거 이슈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다. 충남지역 농민단체 등에선 농민기본소득 도입을 요구하고 있고, 양승조 후보(더불어민주당) 등 주요 후보도 그 필요성에 동의한다. 경북도지사 선거에서는 권오을 후보(바른미래당)가 ‘농민기본소득보장제 시행’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해 서울시장 시절 청년수당 정책을 시행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더불어민주당)는 이번 공약에 청년수당을 담지 않았다. 정부가 청년 일자리 대책의 하나로 서울시의 청년수당을 전국에 적용하는 ‘청년구직활동수당’을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박 후보 쪽 관계자는 “시 차원에서 중앙정부 정책과 연계해 기존 정책을 어떻게 확대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신지예 녹색당 후보가 기본소득 정책을 발표했다. 신 후보는 28일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와 정책협약식을 하고 ‘서울형 청년기본소득’ 공약을 제시했다. 청년층을 대상으로 월 1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기본소득이나 현금성 사회수당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한국 사회에서 기본소득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구분하지 않고 조건 없이 지급하는 ‘보편성’에 대한 오해는 기본소득 논의의 확대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걸림돌이다. 실제 원희룡 후보 쪽도 처음엔 성남시와 같은 ‘모든 청년을 대상으로 한 배당’을 고민하다가 일부 후퇴했다. 원 후보 쪽은 “부잣집 청년에게까지 줄 순 없다는 논란이 있어 지금의 공약으로 정리했다”고 했다. ‘왜 부자한테까지 주느냐’는 식의 반발이 기본소득 논의를 제약한다는 것이다.
성남시의 청년배당 정책을 설계한 강남훈 한신대 교수(경제학)는 “많은 선진국이 이미 ‘학생수당’ 등 보편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부자를 제외하고, 가난한 이들만 돕는 형태의 복지제도는 적은 예산으로 시작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복지의 증가 속도가 더딜 뿐 아니라, 다가올 4차 산업혁명 경제를 대비하기에 부적합하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도, 기본소득을 국민 모두의 권리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양승태 대법원 ‘통합진보당 죽이기’ 진상규명하라”

통합진보당 전 의원들, “양승태 대법원, ‘박근혜 권력 푸들’” 처벌 촉구
▲ 통합진보당 원내대표를 지낸 오병윤 전 의원 등이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승태 대법원의 ‘통합진보당 죽이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사진 :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진상규명 대책위원회]
대법원 특별조사단의 조사결과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와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 통합진보당 지방의원 의원직 박탈을 위한 소송을 기획하고 국회의원 5명의 지위확인 소송에도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자 오병윤 전 의원 등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들이 28일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해 나섰다.
오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김미희, 김재연, 이상규 전 의원과 홍성규 전 대변인(현 민중당 경기도지사 후보)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는 ‘박근혜 권력의 푸들’이었다. 법원이 통합진보당 관련 사건과 이석기 전 의원 내란음모 사건 등 정치적 사건 재판에 청와대와 내통한 혐의가 사실로 드러났다. 양승태 대법원이 통합진보당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한 것은 ‘박근혜 게이트’에 버금가는 반헌법적·반민주적 범죄 행위”라고 비판하곤 이렇게 주장했다.
오 전 의원 등은 이어 “양승태 법원 수뇌부는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 1심과 2심 판결에도 개입하고, 대법원에 상고하자 통합진보당 사건 관련 판결을 미리 파악해 대책을 세우거나 상고심을 전원합의체로 할 것인지 소부에서 담당하게 할 것인지도 사전에 검토했다. 통합진보당 관련 사건에 법치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개탄하곤 “박근혜 청와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법원이 삼권분립 원칙을 흔들면서까지 통합진보당 관련 재판에 개입했다. 통합진보당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더불어 “강제해산된 통합진보당 전 국회의원과 최고위원 시도당위원장과 10만 당원은 법원 수뇌부와 박근혜 청와대의 결탁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반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질 때까지 강력한 정치적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당시 법원행정처장, 사법행정처 사법지원총괄심의관,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확인 소송 재판관 등 직접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 고발과 국가배상 청구소송 제기, 유엔 인권이사회 진정 등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상고법원의 성공적 입법추진을 위한 청와대와의 효과적 협상추진 전략’ 문건에 나오는 이석기 전 의원 내란음모 사건과 전교조 사건 등 정치적 사안에 대한 국회의 국정조사도 촉구했다.
김동원 기자  ikaros0704@gmail.com

"한미 동맹이 위태롭다"

[해외시각] '미국 우선’에서 '미국 왕따'로
2018.05.28 14:36:43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지 하루 만에 회담 재개로 180도 입장을 바꾼 트럼프의 깜짝쇼는 무엇을 남겼을까? 한반도에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3차 남북 정상회담 한 달 만에 남과 북의 정상이 다시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평화를 위한 남북 공조를 한층 강화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에선 트럼프의 변덕이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파리기후협약 탈퇴, 이란 핵협정 탈퇴 등의 일방주의에 이어 트럼프의 또 다른 변덕으로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되고 있다는 불만이다. 트럼프가 내세운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가 '미국 왕따(America Alone)'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8일 트럼프가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하자 유럽에서는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사설을 통해 '미국에 대한 저항(Time for Europe to Join the Resistance)'을 외쳤다. (☞원문 보기) 

트럼프는 오로지 전임자 오바마의 유산을 해체하는 데만 관심이 있으며, 이에 따라 국제 외교의 커다란 성과인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함으로써 제재와 압박을 통해 이란 정권을 붕괴시키려 하는 데 대한 반발이다. 
 

<슈피겔>은 "한때 우리가 알던 서방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유럽과 미국의 관계는 친구 관계로 불릴 수 없으며 동반자 관계라고 말할 수도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0년간 미국과 유럽 간에 쌓아온 신뢰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슈피겔>은 이어 "경제, 외교, 안보 정책에 관한 대서양 협력은 사라졌다. 지난 16개월간 트럼프가 파괴한 것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고 개탄했다. 

이 잡지는 "이러한 트럼프의 과격한 행동은 어떤 혜택을 가져왔는가? 아무것도 없다. 한때 존재했던 국제 사회의 질서가 혼란으로 대체됐다. 수십 년에 걸친 안정 뒤에 오직 미국의 변덕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슬프고 불합리하게 들리겠지만 현명한 저항이 필요하다. 미국에 저항하자"고 끝을 맺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15일자 사설 '저급한 무시(An Indecent Disrespect)'에서 유럽에 대해 트럼프의 협박에 굴복하지 말라며 다음과 같이 주문했다. (☞원문 보기)

"대내적 분열과 위기에 처해 있는 유럽은 트럼프로 하여금 이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강제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없다. (협정 내용의 일부 개정으로 협정을 유지하자는) 마크롱의 달콤한 유혹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유럽, 특히 독일과 영국 프랑스가 워싱턴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고 이란 핵협정을 비롯해 트럼프가 파괴하려 하는 모든 기존 국제질서의 붕괴를 저지해야 할 임무를 포기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이 글은 일반 사설이 아니다. 발행인과 편집인의 의사가 반영된 사설이다. 미국 언론을 대표한다는 <뉴욕타임스>의 사주와 편집인이 유럽에 대해 자국 정부의 대외정책에 대항하라고 촉구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 정도로 트럼프 대외정책에 대한 미국 주류의 불만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지난 24일 트럼프가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직후, <원자력과학자회보>에는 '트럼프의 정상회담 취소는 어떻게 한미 동맹을 약화시킬 것인가'라는 제하의 글이 실렸다. 이 글은 시카고국제문제협회의 동아시아 정책 담당 연구원 칼 프리도프가 작성한 것으로 그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관련한 한국 내 여론의 추이를 주시해 왔다. 

그는 이 글에서 트럼프 취임 이후 일련의 대한 정책이 한국 국민들로 하여금 한미 동맹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했다면서 트럼프의 정상회담 취소는 한미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다행히 트럼프는 북미 회담을 추진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한반도 비핵화는 트럼프의 대외정책 중 유일하게 잘한 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트럼프는 한반도 비핵화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있다. 따라서 문재인-김정은-트럼프가 3자가 공동 추진하는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건설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변덕이 향후 한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중요 관심사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원문 보기) 

▲ 2017년 11월 방한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캠프 험프리즈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 ⓒ청와대

트럼프의 변덕과 한미 동맹 

북미 정상 회담 취소와 같은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행태가 계속된다면 한국의 모든 국민들은, 그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미군의 한국 주둔은 물론이고 한미 동맹 자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게 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한미관계에서 3번의 잘못을 저질렀고 이제 4번째 실수를 범하려 하고 있다. 사드 배치 강행, 한미 FTA 재협상, 북한에 대한 전쟁 위협, 그리고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 협상이 그것이다.  

앞의 두 가지는 한국인으로 하여금 한미 동맹이 대등한 협력관계(partnership)가 아니라 강압에 의한 일방적 종속관계(coercion)라는 인식을 갖게 했다. 세 번째 실수는 한반도 분쟁 시 미국은 기꺼이 한국을 포기할 것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네 번째는 현재 진행 중인데 만일 잘못 다룰 경우 이러한 인상이 확고한 현실 인식으로 굳어질 수 있다. 그런데 최근의 사례를 보면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 

첫째, 미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 강행으로 한국은 중국의 경제 보복을 받아 2017년 한 해에만 75억 달러의 경제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트럼프는 마치 상처 난 데 소금을 뿌리듯이 사드 포대 운영비 10억 달러를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 사드 포대는 한국의 주민이 아니라 주한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부담해야 한다. 이는 사드 배치 당시 양국의 합의 사항이기도 하다.  

둘째, 트럼프는 대선 후보 시절부터 한미 FTA를 콕 집어 오바마 정부 최악의 협상이라며 집권하면 재협상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재협상이 안 되면 파기하겠다고 위협했다. 한국 정부의 실용적 접근 덕택에 재협상을 하긴 했지만 당초 협정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으며 미국이 얻은 것도 거의 없다.  

반면 '재협상 아니면 파기'라는 미국의 고압적 태도는 한국인의 반발을 초래했다. 2017년 11월 한국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52%가 "미국의 요구가 과도할 경우 협정을 파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셋째, 2017년 말 트럼프는 이전 미국 정부와는 확연히 다르게 북한에 대한 공격을 공공연히 언급했다. '화염과 분노' 발언이 그것이다. 이제까지는 북한이 한반도의 안정을 저해하는 주범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트럼프가 쏟아내는 막말, 즉 전쟁 위협으로 말미암아 미국이야말로 한반도 불안정의 가장 큰 근원으로 비춰지게 됐다. 

게다가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희생자는 "그곳에서(over there)" 발생할 뿐이라고 말해 불난 데 기름을 부었다. 이로써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은 매우 현실적인 것이 됐고 전쟁은 (북한의 도발이 아니라) 미국의 선제공격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즉 한국인들은 동맹국 미국의 행동에 의해 집중포화를 맞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넷째, 현재 극비리에 진행 중인 주한미군 분담금 협상. 한국은 현재 연간 8500억 달러, 미군 주둔 비용의 42%를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토지 비용을 포함하면 한국의 분담률은 80%에 이른다(월스트리트저널 추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한국의 100% 부담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이 응하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군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서 새로운 요구를 하고 있다. 괌에 있는 미군의 전략자산이 한국을 군사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하므로 그 배치 비용을 한국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 협상은 극도의 보안 속에 진행되고 있다. 협상의 내용이 알려질 경우 한국인의 대미 인식이 극도로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한국은 가난하고 약했던 과거의 한국이 아니다. 한국은 한미 동맹 및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 유지에 과거보다 훨씬 큰 공헌을 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의 공헌이 무시된다면 많은 한국인들은 한미 동맹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의문은 두 가지 양상으로 제기될 것이다. 

첫째, 전통적으로 한국의 더 많은 자율성을 요구했던 좌파뿐만이 아니라 대체로 한미 동맹을 지지했던 40-50대의 중도 및 보수층, 그리고 남한의 핵무장을 원하는 극우까지도 각기 다른 이유에서 한미 동맹의 필요성에 대해 회의 할 것이다. 즉 모든 층에서 주한미군 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5월 중순 한국의 한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4%가 현재 수준의 미군 주둔 유지에 찬성한 반면 52%는 규모 축소 또는 완전 철수를 원했다(25%는 규모 축소, 27%는 단계적으로 완전 철수). 

둘째, (미선.효순이 사건으로) 성조기를 불태웠던, 2002년과 같은 과격시위 양상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조용하지만 거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한국의 대중들은 군사적 보호의 대가로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요구하는 미국, 안보라는 지렛대를 이용해 이미 합의 비준된 경제협정의 재협상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미국, 한반도의 평화에 반대하는 미국, 과연 이런 미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숙고할 것이다. 미국이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주한미군이 아니라 아예 미국이 없는 한반도가 나을 것이라고 믿게 될지도 모른다. 

inkyu@pressian.com다른 글 보기

"민주당, 어울릴 사람하고 어울려야지" '짬짜미' 비판에도 최저임금 개정안 끝내...

18.05.28 20:30l최종 업데이트 18.05.28 21:41l







최저임금법 개정안 반대 토론 나선 윤소하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일정 부분을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 표결을 앞두고 반대 토론을 하고 있다.
▲ 최저임금법 개정안 반대 토론 나선 윤소하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일정 부분을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 표결을 앞두고 반대 토론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대체 왜 그러십니까. 더불어민주당 의원 여러분! 어울릴 사람들과 어울려야 할 거 아닙니까!" - 윤소하 정의당 의원(비례대표) 

"지금 저 (국회)밖에 많은 노동자들이 나와 있는데, 노동권 위해 애썼던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들을 호명하고 있습니다." - 심상정 정의당 의원(경기 고양갑)

정의당 의원들이 민주당을 '콕' 집어 호소했다. 국회 밖에선 '최저임금 개악저지 총파업 대회'에 참여한 노동자들이 국회 앞에 설치된 경찰의 안전펜스를 밀어붙이고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여야는 28일 오후 열린 20대 전반기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골자로 하는 최저임금법 일부법률개정안을 가결시켰다.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일정 부분을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이었다. 재계는 이 개정안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이나 소상공인 부담을 완화시킨다며 환영했지만, 노동계는 최저임금 삭감 효과를 낳는다며 반대해왔다. 
최저임금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찬성 160표·반대 24표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일정 부분을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198명 중 찬성 160명, 반대 24명, 기권 14명으로 통과되고 있다. 본회의장 전광판에 표결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 최저임금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찬성 160표·반대 24표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일정 부분을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198명 중 찬성 160명, 반대 24명, 기권 14명으로 통과되고 있다. 본회의장 전광판에 표결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 남소연

표결결과는 재석 198명 의원 중, 찬성 160명, 반대 24명, 기권 14명이었다. 반대표 대다수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에서 나왔다. 우원식 전 원내대표와 강훈식·기동민·민병두·박홍근·우상호·이인영 등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반대 혹은 기권을 택했지만, 그들은 '소수'였다. 

"줬다 뺏는 최저임금, 박근혜식 줬다 뺏는 기초연금과 무엇이 다르나"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 중 가장 뜨거웠던 순간이었다. 국회 안에선 민주평화당·정의당·민중당 등이 연달아 반대토론에 나섰다. 

반대 토론자들이 가장 먼저 문제 삼았던 것은 절차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평화당·정의당 공동 교섭단체(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간사를 맡고 있는 이정미 정의당 의원(비례대표)은 "표결 처리 여부에 대해서 (환노위 간사인) 저에게 저에게 묻지도 않았고 회의 도중에 일방적으로 처리가 강행됐다"면서 "국회 안에 많은 교섭단체가 있는데 교섭단체에 진골·성골이 따로 있느냐. 모멸감을 느끼는 시간이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한국당이 "교섭단체 간사 간 합의로 법안을 상정한다"는 관례를 깨고 짬짜미로 법안을 본회의 상정 처리했다는 주장이다. 
대화하는 홍영표-노회찬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에게 다가가 대화하고 있다.
▲ 대화하는 홍영표-노회찬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에게 다가가 대화하고 있다.
ⓒ 남소연

국회의 최저임금법 개정안 논의가 '당사자'를 철저히 배제한 절차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광수 평화당 의원(전북 전주갑)은 "왜 최저임금위원회를 '패싱'하고 허수아비를 만들고 있는지 납득 못한다"라며 "교섭단체 반대에도 표결을 강행해 합의 민주주의를 파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소득주도성장을 외치는 문재인 정부가 슬그머니 줬다 뺏는 최저임금 삭감법을 강행했다"라며 "이것이 박근혜식 줬다 뺏는 기초연금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 의원이 "(민주당이) 입만 열면 적폐세력이라던 한국당과 기득권 지키는 것에 있어서는 똑같다. 또 다시 한국당과 야합하고 있다"고 주장할 땐,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며 소란이 일기도 했다.  
대화하는 홍영표-김성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에게 다가가 대화하고 있다.
▲ 대화하는 홍영표-김성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에게 다가가 대화하고 있다.
ⓒ 남소연

그러나 민주당·한국당 '짬짜미'를 향한 비판은 그대로 이어졌다. 심상정 의원은 "줬다 빼앗는 최저임금법 개악안을 이렇게 밀어붙이는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라며 "민주당 의원들, 집권여당이 이러면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단에 선 윤소하 의원은 이날 오전 최저임금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을 처리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풍경이라면서 "(한국당) 동료의원 한 분이 (민주당 의원에게) 그 말씀을 하십디다. '아이고, 2년 만에 이제야 뜻이 좀 맞는다'라고. 제가 실소를 금치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왜 그러느냐. 더불어민주당 의원 여러분! 어울릴 사람들과 어울려야 할 것 아니냐. 노동자를 생각하는 절절한 마음을 제발 좀 내주시길 호소한다"고 외쳤다. 본회의장에는 웃음과 박수, 고성과 항의가 교차했다. 
최저임금법 개정안 반대 토론 나선 김종훈 의원 민중당 김종훈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일정 부분을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 표결을 앞두고 반대 토론을 하고 있다.
▲ 최저임금법 개정안 반대 토론 나선 김종훈 의원 민중당 김종훈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일정 부분을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 표결을 앞두고 반대 토론을 하고 있다.
ⓒ 남소연

같은 당 김종훈 민중당 의원(울산 동구)은 '1인 필리버스터'를 시도했다. 앞서 법사위 앞에서 반대 피켓시위까지 벌였던 그는 "(최저임금 인상해서) 157만 원 됐다, (최저임금 올려) 부자됐는지 지역에 돌아가면 단 한 번이라도 만나서 물어봐라"라고 날을 세우며 발언을 시작했다. 그의 발언은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수 차례 "이제 그만 정리해달라"고 부탁하고, 다른 의원들의 고성까지 나왔지만 그는 준비한 원고를 끝까지 읽은 뒤 연단에서 물러났다. 

"문 대통령, 최저임금 인상 의지 있다면 다시 돌려보내야"
최저임금법 개정안 통과 후... 눈물 쏟은 한정애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일정 부분을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198명 중 찬성 160명, 반대 24명, 기권 14명으로 통과된 후,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 최저임금법 개정안 통과 후... 눈물 쏟은 한정애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일정 부분을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198명 중 찬성 160명, 반대 24명, 기권 14명으로 통과된 후,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 남소연

찬성 토론자들은 앞서 지적됐던 절차적 문제는 없다면서 최선의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 

신보라 한국당 의원은 "환노위와 국회가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라며 "강행처리로 생각하지 않는다. 토론과 합의를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국회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환노위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최저임금위원회가 3월까지 합의안 도출에 실패하고 정부에 이송했고, 정부가 국회에서 논의를 해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라며 당사자를 배제한 논의과정이 아니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절대 (최저임금을) 삭감하는 게 아니다. 그분들을 보호하기 위해 안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저도 요술방망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저희가 가진 것은 요술방망이가 아니다"라면서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도 차상위 노동자까지라도 보호할 수 있는, 고민 끝에 마련한 안"이라고 설득했다. 그가 발언을 마치자 민주당 쪽에서 "잘했어"라며 박수가 나왔다. 한 의원은 최저임금법 개정안 처리 직후, 홀로 눈물을 흘렸다. 

한편, 이정미 의원은 본회의 직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국회가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큰 상처를 주는 결정을 내렸다. 국회 본연의 임무를 저버렸다"고 개탄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이 문제, 최저임금 (인상) 의지가 있다면 꼭 국회로 논의를 다시 돌려보내서 앞으로 노사정위 등에서 더 좋은 안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