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22일 토요일

‘농구선수→노동운동→3선’ 김영주 의원, 노동부장관 내정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 내정자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 내정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고용노동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3선 김영주 의원(62)을 내정했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내정자는 노동 문제와 노동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폭넓은 친화력을 바탕으로 이해관계 조정 능력이 탁월하며 검증된 정무 역량으로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각종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어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동시간과 비정규직 축소 등 노동 현안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적임자”라고 했다. 
김 내정자는 서울 무학여중 2학년 당시 농구를 시작해 1973년 실업 명문 서울신탁은행(서울은행)에 입단했다. 하지만 체력적 한계로 3년 만에 은퇴하고 은행원으로 변신한 뒤 서울신탁은행 노조 간부를 거쳐 한국노총 금융노조 여성 첫 상임 부위원장을 지냈다.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 발탁으로 새천년민주당 노동특위 부위원장을 맡아 정계에 진출했다.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고, 통합민주당 당시엔 초선으로 사무총장까지 맡았다. 18대 낙선 후 19∼20대 총선 서울 영등포갑에서 당선돼 3선 고지에 올랐다.

김 내정자는 입장문에서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이라는 중책에 내정돼 매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노동부는 ‘일자리 대통령’을 천명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께 약속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핵심 부처”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경제적 불평등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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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7231030001&code=910203#csidx7a0d017b386209e8ded1dfb7be37fdc 

일심단결을 더욱 강화해가는 김정은식 소통정치

일심단결을 더욱 강화해가는 김정은식 소통정치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7/23 [11:0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17년 3월 18일 신형 로켓엔진연소 시험에 성공하자 개발자를 엎어주며 기뻐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북 주민들과 격이 없이 이렇게 소통하는 모습을 통해 북의 지도자와 주민들의 일심단결은 한 층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주시보
▲ 2017년 7월 22일 노동신문에서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 주민들에게 보낸 감사 관련 보도     © 자주시보

최근 북의 보도를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세포지구축산기지 건설장이나 여명거리건설장 등에 성의껏 마련한 지원물자를 전달하는 등의 모범을 보인 북 주민들에게 직접 감사를 보냈다는 소식자 자주 나온다. 

인터넷에 소개된 22일 북의 중앙텔레비젼보도와 노동신문에서도 평양 만수대언덕의 김일성, 김정일 동상과 혁명열사릉 등 혁명사적을 가꾸고 보존하는데 헌신적인 노력을 해온 주민들에 대한 감사를 보냈다는 기사를 전했다.

이를 테면 이런 식이다. 

"날이 갈수록 더더욱 강렬해지는 절세위인들에 대한 끝없는 그리움을 안고 평양기초식품공장 로동자 김은화는 오랜 기간 만수대혁명사적관리사업에 적극 헌신하고 있다. 
...
백두산천출위인들을 영원토록 높이 받들어 갈 마음안고 메아리음향사 기술봉사원 김광일은 대성산혁명렬사릉에 높이 모신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의 동상을 더 정중하게 모시는데 필요한 설비들과 물자들을 지원하였다....."

이렇듯 내용을 보면 노력영웅상 등 이전의 훈장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작은 소행들이다. 이런 소소한 소행마저 나라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이 알아주고 감사를 표한다면 북 주민들과 지도자의 일심단결은 전과 비교할 수 없이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북에서는 김정일 정권 시절에도 "장군님이 알아주는 전사가 되자'는 운동을 편 바 있다. 자신들의 소행이 작은 단위의 신문에만 소개되도 큰 경사로 여기고 여기저기서 축하를 받는다는 사실을 북의 영화 한 대목을 통해 알 수 있었는데 이렇게 권위있는 노동신문이나 중앙방송 보도를 통해 최고지도자가 감사를 표했다는 내용과 함께 주민들의 이름이 보도된다면 그 격정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온갖 대내외적인 국사로 바쁜 시간을 보내면서 이렇게 북 주민들의 소소한 소행마저 다 알아주고 감사를 표시한다는 측면에서 북 주민들은 더욱 뜨거운 격정에 휩싸일 것으로 판단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 주민들과의 소통정치 의지가 매우 높은 것 같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3.18혁명이라 자칭한 북의 신형고출력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을 때는 개발자을 업어주기까지 했다. 젊은 지도자이기에 가능한 소통방식일 것이다.

이런 김정은식의 소통정치가 북 주민들에게 통한다면 미국과 그 연합세력들의 북에 대한 체제붕괴 시도가 더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2016년에도 미국의 가혹한 경제제재가 가해졌지만 경제성장율이 거의 4% 가까이 나왔다며 최근 한국은행에서도 의외의 결과라고 평했다. 이런 소통정치가 그런 발전의 동력이 된 것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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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최순실이 설계한 그 어떤 프레임도 먹히지 않았다


[프레임전쟁] ⑮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언론과 시민이 만들어낸 명예혁명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2017년 07월 22일 토요일
“법무부 호송차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여성 교도관의 부축을 받아 걸어가는 동안 발을 절뚝이는 모습을 보였다. … 재판부가 ‘몸 상태가 괜찮냐’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7월14일자 뉴시스) 
7월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자신과 최순실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36차 공판. 18대 대통령이었던 박근혜의 오늘은 초라했다. 박근혜는 무너졌다. 1년 전, 아무도 이런 오늘을 상상할 수 없었다.
2017년 현직 대통령을 탄핵시킨 한국사회 명예혁명은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지속됐던, 박근혜와 이재용으로 상징되던 권위주의정권과 재벌, 그 구체제에 대한 심판이었다. 박근혜와 함께 수구 보수 세력도 함께 무너졌다. 검찰과 언론을 손에 쥐고 있던 살아있는 권력 박근혜는 어떻게 무너진 걸까. 집권초기부터 불통과 소송으로 언론을 상대했던 박근혜는 결국 조선일보마저 ‘부패기득권세력’으로 명명하며 스스로 고립을 자초했다.  
“박근혜와 사사로운 관계로 형성된 비선이 청와대를 수시로 드나들며 국정을 농단했다”는 영화 같은 프레임은 너무나 강력했다. 이 프레임은 TV조선이 시작하고 한겨레가 숨을 불어넣고 JTBC가 완성했다. 박근혜와 최순실은 눈앞에 보이던 정해진 최후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이 프레임을 부술 수도, 덮을 수도 없었다.
▲ 7월17일 재판에 출석하는 전직 대통령 박근혜. ⓒ연합뉴스
▲ 7월17일 재판에 출석하는 전직 대통령 박근혜. ⓒ연합뉴스

이 사건이 국정농단 프레임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상징적 사건을 꼽으라 한다면 2016년 10월7일을 꼽고 싶다. ‘#그런데최순실은?’ 해시태그 운동이 시작된 날이다. 이날 김형민 SBS CNBC PD는 “정부여당의 모든 관심은 최순실 가리기가 아닐까”라며 해시태그운동을 제안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든 포스팅에 ‘#그런데최순실은?’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는 국정농단의 실체를 드러내겠다는 주술과도 같았다. 기자들은 이 주문에 응답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박근혜와 함께 심판 당할 운명이었다.
‘국정농단 프레임’ 덮고 싶었던 박근혜이정현 단식→김제동→송민순 회고록→개헌 
국정농단 프레임의 시작은 한겨레였다. 한겨레는 9월20일 1면 톱기사 ‘대기업돈 288억 걷은 K스포츠재단, 이사장은 최순실 단골 마사지 센터장’에서 민간인 최순실을 공공재단 설립과 운영의 숨은 실세로 지목했다.  
박근혜는 언론에 등장한 최순실을 덮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KBS는 북핵 도발가능성 기사를 연일 주요하게 배치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단식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오직 최순실 보도만 안 나가면 그만이었다. 이정현 대표가 단식을 벌이는 사이 전경련은 미르·K스포츠재단을 해체하고 관련 자료를 파쇄 했다. 당시 국감 국면에서 새누리당은 전방위적으로 최순실과 연결될 수 있는 모든 국감 증인 채택을 거부했다. 최경희 이대 총장까지 증인에 세울 수 없었다.  
10월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을 발부했다. 공권력에 의한 외인사였던 백씨의 사망진단서엔 ‘병사’라고 적혀있었다. 언론은 백남기 사인을 둘러싼 논란으로 시끄러워졌다. 비슷한 시기 김제동씨가 뜻밖의 논란으로 떠올랐다. 새누리당 의원이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김 씨 출석을 요구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군 장성 아내를 아주머니라 불렀다가 영창에 갔다”는 발언이 군의 신뢰를 실추시켰다는 것. 종편은 시간 날 때마다 김제동 영창 논란을 띄웠다.  
10월4일부터 10일까지 7일간 미르·K스포츠재단의혹을 쟁점으로 다룬 보도는 35건. 이중 JTBC보도가 25건이었다. 다른 방송사는 사실상 입을 닫고 있었다. 모든 게 순조로워 보였다.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동’처럼 덮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정부여당은 “최순실이 누군데 왜 그리 목을 매느냐”(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며 오히려 기자들에게 따져 묻기도 했다.  
그러나 안이한 인식이었다. 당장 조선일보가 청와대와 날을 세웠다. 조선일보는 “최순실 단골 마사지센터 운영자가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됐고 재단 사무실과 마사지센터, 최씨 집, 박근혜 대통령 사저는 다 한곳에 모여 있다”며 정부여당이 관련 증인채택을 막는 것을 두고 “국민 무시”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로선 이미 프레임을 돌릴 수 없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10월15일, 정부여당은 그 흔한 종북 프레임을 꺼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책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2007년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표결 때 정부가 기권 결정 전 북한 의견을 물었고, 이 때 문재인 대통령이 관여했다는 내용이 회고록에 등장했다. 친박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은 “북한 종속 국가도 아닌데 북한에 알아봐서 결정하자? 국기를 흔들 문제”라며 날을 세웠다. ‘문재인 종북’ 프레임이었다. 새누리당은 “내통”이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쓰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방송은 이 논란에 집중했다. MBC는 2012년 NLL대화록 파문을 언급하며 야당의 안보관은 틀렸다는 새누리당 논리를 적극 선전했다. KBS도 다르지 않았다. TV조선은 문재인 때리기에 집중했다. 이 프레임은 사실 한겨레-조선일보-중앙일보-경향신문-동아일보가 최순실을 매개로 느슨히 걸려있던 ‘논조의 연대’란 고리를 잘라내기 위함이기도 했다. 그러나 통하지 않았다. 당시 동아일보는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여권이 국면 전환 카드라도 잡은 듯 문 전 대표와 민주당을 몰아붙이고 있는데 박수 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라고 쏘아붙였다.  
사태는 걷잡을 수 없었다. 이대 학사비리의 경우가 그랬다.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실장은 10월17일자 칼럼에서 “130년 전통의 사학이 5년 임기 대통령 측근, 심지어 공식 직함도 없는 학부모에게 휘둘려 학칙까지 바꾼 것보다 비선 실세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대 영문과 출신인 김 실장의 이 칼럼은 큰 화제를 모았다.  
▲ 2016년 10월25일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발언을 다루고 있는 KBS 보도화면.
▲ 2016년 10월25일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발언을 다루고 있는 KBS 보도화면.

그리고 운명의 10월24일. 박근혜는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저는 오늘부터 개헌을 주장하는 국민과 국회 요구를 국정 과제로 받아들이고 개헌을 위한 실무적인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프레임을 덮기 위해 개헌 프레임을 들고 온 것이었다. 이는 좋은 판단이었다. 이날 KBS 메인뉴스는 1~7번째 꼭지에, MBC 메인뉴스는 1~8번째 꼭지에 개헌 관련 리포트를 배치했다. 주요 일간지도 1면부터 주요 면을 개헌에 할애했다. 모두가 개헌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듯했다.
이날 밤, JTBC ‘뉴스룸’의 특종이 등장한다. 손석희 앵커가 말했다. “JTBC 취재팀은 최순실씨의 컴퓨터 파일을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받아봤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 씨가 연설문 44개를 파일 형태로 받은 시점은 모두 대통령이 연설을 하기 이전이었습니다.” 영화보다 영화 같았던 ‘아젠다 키핑’의 한 장면이었다. 이 보도로 JTBC는 ‘최순실 국정농단’이란 프레임을 개헌 프레임으로부터 지켜냈다. 
정부-여당-극우단체의 ‘손석희 죽이기’ 집회→형사고발→인신공격→농성→가짜뉴스
JTBC는 민간인 최순실이 드레스덴 선언을 비롯한 각종 대통령 연설문을 미리 전달받았으며, 최씨의 지시에 따라 연설문이 고쳐졌다고 단독 보도했다. 그러자 TV조선은 마치 JTBC보도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10월25일 민간인 최순실이 강남 모처에서 대통령 박근혜의 옷을 ‘손수’ 고르는 영상을 단독 보도했다. 그리고 25일 오전 한겨레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의 충격적 인터뷰를 내보냈다. “최순실이 거의 매일 청와대로부터 30cm 두께의 대통령 보고 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했다.” 10월26일, 여야가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에 합의하며 박근혜는 무너졌다.
하지만 박근혜와 최순실은 순순히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10월26일 이후 100일 동안 국가(청와대와 국정원)-자본(전경련과 대기업)-극우집단(극우시민단체와 새누리당)은 조직적으로 JTBC 흔들기에 집중했다. 집회→형사고발→인신공격→농성으로 이어진 일련의 흐름은 비판언론을 탄압하는 박근혜의 마지막 악수(惡手)였다. 이는 메시지를 공격할 수 없을 경우 메신저를 공격하는, 고전적인 수법이기도 했다.
▲ 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 ⓒJTBC
▲ 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 ⓒJTBC

‘친박 돌격대’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10월 27일 국회 법사위에서 “최순실 태블릿PC는 다른 사람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정농단의 핵심을 부정하는 프레임이었다. 이 프레임은 훗날 최순실의 ‘작품’으로 밝혀진다. 최순실은 같은 날 K스포츠재단 부장이었던 노승일과 통화에서 “걔네들(JTBC)이 이게 완전 조작품이고 얘네들이 이거를 저기 훔쳐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것을 몰아야 되고…”라며 사건 은폐 지시를 내렸다.
최순실이 만든 프레임은 새누리당 의원을 통해 언론에 전파되며, 어버이연합·박사모·엄마부대 등 박근혜 지지단체에 ‘임무’를 부여했다. 이들 친박·극우성향 단체는 당장 10월 31일부터 11월 9일까지 상암동 JTBC 사옥 앞에 집회를 신고하고 태블릿PC 보도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11월4일, 검찰이 태블릿PC가 최 씨의 것이라고 파악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소용 없었다.  
이들 단체는 JTBC를 자극하기 위해 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과 JTBC 기자가 죄수복을 입은 합성이미지를 제작해 유포하는가 하면, JTBC 기자가 ‘올해의 여기자상’을 수상한 프레스센터 행사장까지 쫓아가 압력을 행사했다. 11월10일에는 어버이연합 등이 JTBC의 태블릿PC 입수 경위를 수사해달라며 손석희 사장을 서울중앙지검에 형사고발했다. 12월9일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친박·극우성향 단체는 “JTBC 태블릿PC 조작이 없었다면 탄핵은 불가능했다”는 프레임을 들고 나왔고 새누리당은 당내 태블릿PC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린다고 호들갑을 떨며 동조했다.
2017년 1월10일 박사모·엄마부대·자유총연맹·어버이연합 등 친박·극우성향 단체들은 ‘태블릿PC조작 진상규명위원회’라는 결사체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그해 1월17일부터 방송통신심의위가 위치한 방송회관 1층 로비를 점거하고 JTBC 심의제재를 주장하며 농성을 시작했다. ‘JTBC 태블릿PC 조작’프레임을 매게로 한 가짜뉴스는 ‘여당과 시민단체의 의혹 제기’로 그럴듯하게 포장돼 일부 극우성향 인터넷매체와 MBC 같은 소수 주류매체의 호응 속에 확대 재생산됐다. 태블릿PC조작 진상규명위는 “제대로 취재하는 곳은 MBC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최순실의 태블릿PC는 시빗거리가 될 수 없었다. 검찰은 JTBC가 제출한 태블릿PC의 인터넷망을 추적해 태블릿PC 이동경로와 최 씨의 동선이 겹친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태블릿PC가 최순실의 것이라고 결론 냈다. 무엇보다 태블릿PC에 대한 증거능력 의혹 제기가 무의미해질 정도로 국정농단 증거는 차고 넘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각종 음모론과 조작설들은 전염병처럼 번졌다. 헌법재판소 결정을 지연시키고 어떻게든 현 국면을 반전시키고 싶은 의도의 결과물이었다.  
이 무렵 변희재는 “손석희·홍정도를 국가내란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순실 측 변호인단은 변희재를 ‘태블릿PC 전문가’로 재판에 증인 신청하면서 변희재는 JTBC 공격의 중심인물이 됐다. TV조선 등 종합편성채널에서도 섭외할 의향이 없는 변희재를 박근혜·최순실이 ‘키맨’으로 선택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그들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반증이었다. 2017년 2월12일 변희재 등 200여 명은 평창동 손석희 집 앞에 몰려가 기자회견을 열고 “손석희를 죽이러 왔다”는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국정농단 세력 최후의 프레임 “이번 사태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전 언론사의 보복” 
“지금은 자유주의와 공산주의의 전쟁입니다. 광화문 촛불의 목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아닙니다. 국가전복입니다!”  
서울 시청 앞 광장 태극기집회에서 등장한 구호의 공통점은 언론에 대한 불신이었다.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국면에서 조중동을 포함한 대다수 보수언론이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자 친박·극우세력의 ‘설계자’들은 대응논리가 필요했다. 이들은 언론을 사태의 원인으로 규정했다. 대통령 박근혜가 단독인터뷰 대상으로 제도언론이 아닌 ‘정규재TV’를 선택한 것도 이러한 대응논리에 힘을 실어줬다. 
▲ 탄핵반대를 요구하던 서울역 보수단체 집회모습. ⓒ연합뉴스
▲ 탄핵반대를 요구하던 서울역 보수단체 집회모습. ⓒ연합뉴스

‘월간조선’ 편집장 출신으로 태극기집회에 적극 참여한 조갑제씨는 박근혜 탄핵국면을 아예 “언론의 난”으로 규정했다. 이는 친박·극우세력에서 이번 사태의 시작점을 2016년 10월 24일자 JTBC 태블릿PC 보도로 규정짓는 것과 맥락이 맞닿아 있었다. 조갑제씨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전 언론사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보복적 차원의 반감이 팽배했다”며 최근 태극기집회 규모의 증가는 “언론의 선동적 보도에 의한 분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탄핵국면을 국가전복사태로 규정하며 박정희세대에게 ‘총력전’을 요구했다.
조갑제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약점은 최순실이라는 비선과의 부적절한 관계였는데 언론보도만큼 심각한 사안이 아니며 탄핵 사안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인식은 태극기집회에 참여하는 대중의 인식과 유사했다. 태극기집회 참여자들은 현장에서 ‘언론개혁’을 주장했다. 이노근 전 새누리당 의원은 JTBC 등 언론사들을 가리켜 “쓰레기 언론을 소각로로 보내자”고 주장했다. 
김세은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 같은 ‘언론조작·왜곡보도’ 프레임이 친박·극우세력의 중심 이데올로기가 된 것을 가리켜 “한국 언론은 긴 불신의 역사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허위·왜곡보도의 주체로 언론을 설정했을 때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대변하고 지지층을 끌어모을 수 있는 문화적 상징으로 태극기를 선택했다. 태극기집회의 관념은 ‘조작·왜곡보도→탄핵→좌파의 국가전복→대한민국 위기’로 이어지는, 확장성을 잃어버린 낡은 구호의 반복이자 구체제의 집단 기억이 쏟아내는 ‘최후의 발악’을 의미했다.
가짜뉴스는 태극기의 세를 늘려나가는 일종의 바람잡이 역할을 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17년 3월 내놓은 ‘가짜뉴스 인식’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50대의 경우 카카오톡을 통해 가짜뉴스를 접한 비율이 45.6%로 나타났다.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의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분석한 중앙일보-구글 뉴스랩 팀에 따르면 이들의 타임라인에선 ‘손석희 거짓말’, ‘변희재의 의혹 제기’, ‘태극기집회 수백만 명 참가’와 같은 뉴스들이 빈번하게 등장했다. 3월10일, 박근혜가 파면됐을 때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던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나라가 망했다고 절규했다.
시간은 흘러 4월 21일 방송학회 정기학술대회. 키노트 스피치 연사로 참여한 손석희 사장은 국정농단 국면을 이렇게 회상했다. “광장의 프레임은 ‘이게 나라냐’였다. 국가에 대한 실망이었다. 이것이 헌법 수호로 넘어갔다. 동시에 ‘세월호 7시간’ 프레임이 강력하게 등장했다. 이것은 이번 사건의 주체가 되는 집단들을 연결시켰다. 블랙리스트 역시 헌법의 문제였다. 중요도에 비해 대중적 인식은 ‘그게 뭐 이번 정부만 그랬을까’ 같은 게 있었지만 우리는 이 사안을 중시했다.” 
그는 국정농단 국면에서 등장했던 ‘태블릿PC조작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정농단 사건에서 음모에 의한 정권전복 사건으로 프레임을 바꾸는 방법이 태블릿PC 조작이었다. 집중적 공격을 받았다. 내가 시내에 많이 다녔다. 포승줄에 묶인 모습으로.(웃음) 연구해볼만 한 사건이다. 한참을 참다 법적 대응을 했지만, 결론이 나는 것은 먼 훗날의 이야기다. 일일이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조작프레임은) 굉장한 집요한 노력과 인프라 제공이 있었다. 저널리즘 자체가 중대한 이슈에서 많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배웠다.” 
박근혜가 무너진 자리에 들어선 새 정부는 ‘적폐 청산’을 주요 아젠다로 들고 나왔다. 겨울 내내 광장을 비췄던 촛불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아젠다였다. 세상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정의로운 언론과 시민이 만들어낸 명예혁명은 현실 속 끝없는 프레임 전쟁 속에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프레임 전쟁’ 연재를 마칩니다. 
참고문헌  
<박근혜 무너지다>, 정철운, 메디치 
<손석희 저널리즘>, 정철운, 메디치 

물속 난폭자 물장군, 개구리 송사리에 수컷까지 포식


이강운 2017. 0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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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지키는 헌신적 수컷, 먹이 부족하면 암컷에 몸 내주기도
습지 감소와 먹이 농약 오염, 가로등에 로드 킬로 멸종위기

4령.jpg» 어린 물장군이 자기 몸집보다 큰 버들치를 잡아먹고 있다.

강이 바닥을 드러내고 땅이 팍팍한 끝 모를 가뭄으로 아주 오랫동안 비를 기다렸는데, 그 끝에 장마가 왔다. 비만 내리면 장마라도 좋다했는데, 장대비가 몇 날 며칠을 쏟아 부어 큰물이 나가면서 수련원 둑이 터지고 제방이 무너졌다. 지진이 난 것처럼 땅이 갈라져 있지만 아직 수습을 못하고 있다. 날이 가물어도, 비가 많이 내려도 걱정이니 산속 생활이 만만치 않다.  

14.jpg» 수해로 무너진 수련원 둑을 고치고 있다.

장마가 오락가락하고 햇살이 뜨겁다. 가뭄에 굴하지 않고 잘 버텨온 식물들이 뜨거운 햇살과 많은 물을 받아 산을 검푸른 숲으로 덮었다. 오늘은 해가 지구에 거의 수직으로 서 있어 가장 더운 대서(大暑). 고온과 다습에 끈적끈적해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뜨거운 열기가 밤까지 이어지고 있다. 원시적 생명력인 해와 물로 한창 열매를 맺는 여름, 그 한 가운데에 있다. 

맑은 분홍색 비단실을 부챗살 모양으로 펼쳐 놓은 화려한 모습과 은은하고 달콤한 과일 향이 나는 자귀나무 꽃이 폭죽처럼 터질 때쯤 장마가 온다. 올해로 연구소 만든 지 21년이 되었지만 자귀나무 꽃필 때 장마가 오지 않은 적은 작년밖에 없다. 자귀나무와 장마의 동시적 발생을 알고는 있지만 어떻게 그렇게 잘 맞아 떨어지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그래서 늘 물에 푹 젖어 싱싱한 자귀나무 꽃을 온전하게 보지 못한다. 

8.jpg» 누에나방 애벌레의 방적돌기 전자현미경 사진.

자귀나무를 영어로 ‘비단 나무’(Silk tree)라 하는데 이는 비단실 모양의 꽃을 보고 이르는 것이고, 진짜 값비싼 비단을 만드는 놈은 방적돌기에서 뽑아낸 실로 고치를 만드는 말 그대로 ‘비단 벌레’인 누에나방이다. 누에나방의 변태 과정에서 번데기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고치를 물에 풀어 이렇게 우아한 직물을 만들어 낸 곤충 산업이 이미 3000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한낱 벌레에서 그렇게 아름답고 귀한 비단이 나올 줄은 서양에서는 꿈에도 생각 못했을 것이다. 누에나방에서 비단을 만드는 원리를 모르던 서기 200년경 유럽에서는 꽃에서 비단을 만들어 낸다고 믿었는데 아마도 그 꽃이 비단실 모양의 자귀나무 꽃이 아니었나 싶다. 

 

이맘때면 붉은 꽃 4인방인 자귀나무, 노루오줌, 부처꽃, 꼬리조팝나무가 한창이다. 모두 붉은색으로 숲 속을 아름답게 수놓으며 많은 곤충을 유인한다. 4꽃 4색. 맛과 향이 달라 찾아오는 곤충 종도 다르다. 자귀나무 꽃에는 늘 제비나비 종류의 큰 나비와 꼬리박각시 종류가 자리를 차지하고 부처꽃엔 흰나비와 호박벌이 큰 손님이고, 꼬리조팝나무에는 온 몸을 파묻고 열심히 꿀을 먹는 꽃무지 무리와 붉은산꽃하늘소의 짝짓기가 한창이다. 노루오줌은 기다란 꽃대에 조그마한 꽃벼룩과 점날개잎벌레들이 조화를 이룬다. 붉은 꽃 4인방이 무리지어 무지갯빛 화려한 색으로 피어있는 연구소 연못 주변은 온갖 곤충이 늘 꼬이는 그야말로 곤충들에겐 천상의 낙원이다. 

5-1.jpg» 꼬리조팝나무 꽃에서 짝짓기 중인 붉은산꽃하늘소.

6.jpg» 꼬리조팝나무 꽃에서 짝짓기 중인 호랑꽃무지.

7.jpg» 노루오줌 꽃을 먹고 있는 점날개잎벌레와 꽃벼룩.

아름다운 꽃에, 빛나는 곤충에, 여름 더위를 막아주는 넉넉한 꽃그늘이 있는 자연을 가까이 하는 것만으로도 내 자신이 온전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참 황홀하다. 

1.jpg» 물장군 어른벌레의 당당한 모습.

노린재목에 속하는 물장군(학명 Lethocerus deyrollei (Vuillefroy))은 탄탄한 근육의 굵직한 앞다리 갈고리로 먹이를 꽉 움켜잡고 뾰족한 주둥이를 꽂아 사냥한 체액을 빨아먹는다. 세 시간 이상 남김없이 빨아먹고 나면 나중엔 커다란 개구리나 버들치 같은 먹이도 너덜너덜 빈 껍질만 남는다. 크기뿐만 아니라 위엄과 무시무시한 용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 ‘물장군’이라는 이름이 제격이다.

2.jpg» 물장군의 동종포식.

물속의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잡아먹는 왕성한 식욕에 알에서 부화하여 어른이 될 때까지 대략 8그램짜리 물고기 52마리를 먹는 대식가인데다 ‘동종포식同種捕食’이라는 잔인함까지 있다. 동종포식이란 말 그대로 같은 종을 잡아먹는 것인데, 사마귀 암컷은 짝짓기 도중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짝짓기에 집중하도록 수컷 사마귀를 잡아먹는다. 끔찍해 보이지만 수컷도 기꺼이 동의한 확실한 번식 전략이다. 이에 비해 물장군 암컷은 먹이가 부족한 상황이 닥치면 배고픔 때문에 속도가 빠른 물고기보다는 단지 사냥하기 수월하다는 이유로 수컷을 잡아먹는다. 그저 물속의 망나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0.jpg» 짝짓기 뒤 산란하는 물장군 암컷.

무시무시한 난폭자에다 크고 위험한 곤충이지만 부성애는 정말 특이하고 감동적이다. 가장 강력한 포식자이지만 알이 다른 생물의 먹이가 될까 두려워 물위의 수초나 나무에 알을 낳는다. 물 바깥이라 늘 건조할 수밖에 없어 물을 보충하면서 발육을 돕는 포란은 당연하다, 알을 지키는 내내 신경을 곤두세워, 먹는 것도 잊은 채 움직일 생각도 하지 않아 그 상태로 굳은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꼼짝하지 않는다. 수컷의 헌신적 노력 없이 무사히 부화하기란 불가능하다. 암컷에게 먹이로 몸을 내주기도 하고 몸 바쳐 새끼 키우는 물장군 수컷은 가장 안쓰러운 곤충이다.  

11.jpg» 암컷이 낳은 알에 규칙적으로 수분을 공급하며 극진하게 돌보는 수컷.

극진한 수컷의 돌봄으로 알에서 무사히 깨어난 지 65일 만인 엊그제 다섯 번의 탈피를 거친 새끼 물장군은 마침내 우람하고 건장한 어른 물장군으로 변신했다. 올해는 가뭄이 심해 동네 웅덩이와 연구소 연못에 낳아놓은 개구리 알이 부화하기 전 다 말라 버려 2㎝ 미만의 작은 물고기를 사서 먹이는 바람에 경제적인 부담이 더 컸다. 자연의 도움 없이 인위적 노력만으로는 쉽게 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 

물장군은 평생 물속에서 사는 수서곤충으로 논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친근한 곤충이었다. 예전의 논은 언제나 물이 차 있었다. 그러나 보를 만들면서 모를 심는 봄이면 물을 채우고 벼 베기를 할 즈음이면 물을 빼버리는, 물이 들락날락하는 논은 불안정 서식처가 되었다. 게다가 논에 농약을 뿌리기 시작하면서 농약에 오염된 물고기를 많이 먹는 물장군은 먹이에 있던 모든 농약을 몸에 축적(생물 농축)하게 되어 물에서 사는 생물 중 가장 먼저 멸종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또 불을 보면 이끌리는 야행성 곤충인데다 몸에 비해 날개는 작은 편이라 불빛보고 쫓아갔다가 도중에 도로에 떨어져 로드 킬을 많이 당한다. 시골 구석구석 가로등 설치 안 된 곳이 없으므로 이제 편하게 살 곳이 전혀 없어진 셈이다. 

가장 자연스럽고 넓은 자연 서식지인 논이 봄부터 가을까지만 물에 잠겨있어 습지로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먹이는 부족하고 오염된 탓에 물장군은 멸종위기 곤충으로 지정되어 인공 사육, 증식시키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졌다. 

3.jpg» 물고기를 공동 사냥하는 물장군 새끼들.

짝짓기 후 산란을 마치면 동종포식을 막기 위해 우선 암컷을 분리하고 수컷이 편안하게 알을 돌볼 수 있도록 환경 조성을 해 주어야 한다. 알에서 막 깨어난 1령 애벌레와 1번 탈피한 2령 애벌레들은 작고 연약하지만 식욕은 왕성하다. 자기보다 몸집이 큰 먹이를 잡아먹는 것은 아주 어려운 도전이라 때때로 협력하여 공동 사냥을 하기도 한다. 1, 2령 애벌레는 작은 송사리나 올챙이를 먹어야 하니 부화하기 전 수 천 마리의 올챙이를 따로 준비해야 한다. 아직 사냥 능력이 부족한 물장군 새끼에게는 먹이를 잡아 입에 대 주기도 하고 애벌레들이 먹고 난 사체는 최대한 빨리 치우고 배설물을 깨끗이 닦아줄 뿐만 아니라 수조에 깔아 놓은 모래도 수시로 갈아 물이 썩지 않도록 한다. 커갈수록 먹이양이 점점 많아져 3령 이후에는 크기에 맞는 붕어부터 큰 미꾸라지, 개구리까지 제 때에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어른이 되기 직전인 4령부터는 힘을 확신한 듯 꼭 먹지 않더라도 눈앞을 지나가는 물체만 있으면 공격하는 난폭함 때문에 방 한 칸에 한 마리씩 공간을 나눈다. 

 

먹이를 충분히 주고 힘껏 몸을 움직여 열심히 키워도 애벌레가 어른까지 크는 확률은 겨우 30% 내외. 겨울을 나면서 또 30% 죽고. 고생에 비해 생존율은 낮다. 멸종 위험이 있는 귀하디귀한 물장군을 보전한다 하지만 올챙이부터 물고기까지 다른 생명을 먹이로 제공하는 일이 늘 꺼림칙하다. 생물다양성의 씨앗을 확보하는 마음으로 키우지만 때때로 물장군 사냥 장면을 보는 아이들이 물고기가 불쌍하다고 할 때마다 내 마음도 아프다. 그나마 최근 들어 실험을 통해 국내 생태계에 치명적 해를 끼치는 침입 외래종인 황소개구리 올챙이와 불루길 밀도를 조절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확인하여 다행이다. 

요즘 연구소의 거의 모든 일손은 물장군 사육이다. 실험 방식이나 기자재는 첨단화됐지만 사육 시스템은 앞으로도 전혀 바뀔 게 없고 오직 노동력으로만 가능하다. 새벽부터 밤까지 또 다시 도시에서와 같은 바쁜 일상이 되어 버렸다. 자연이 좋아 선택한 시골의 여유로움은 뒤로 한 채 멸종위기종을 사육하느라 우리가 멸종될 처지다. 

9.jpg» 물장군의 포란 부화율을 발표하는 포스터.

지난 5월부터 지리산 국립공원의 아고산 주요 수종인 구상나무와 분비나무 고사 원인을 곤충을 중심으로 조사하고 있다. 조사 중 만난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 지리산 댐을 다시 들고 나와 이 아름다운 지리산을 수장시키려 하고 있다고. 

가리왕산 숲을 벗겨 스키장을 만들고 4대강을 막아 시퍼렇게 멍들게 한 것도 모자라 설악산을 넘보고 국립공원 제 1호인 지리산을 들쑤셔 불길한 불씨를 만들겠다고? 이만큼 아름다운 자연을 어디서 볼 수 있다고 자연에 갑질을 하나! 법대로 원칙대로만 해서 낙동강을 깨끗이 하면 한 번에 해결될 일을. 

녹색과 생명 앞에 놓인 장애물은 케이블카와 4대강에 부채가 있는 환경부가 치워야 한다. 

글·사진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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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
한국서식지외보전기관협회 회장. 국립안동대학교 식물의학과 겸임교수. 저서로는 <한국의 나방 애벌레 도감(Caterpillars of Moths in Korea)>(2015.11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캐터필러>(2016.11 도서출판 홀로세)가 있다.
이메일 : holoce@hecri.re.kr      
블로그 : http://m.blog.naver.com/holoce58

싸움 시작한 지 10년, 귓전 때리는 군함 뱃고동 소리


17.07.22 19:56l최종 업데이트 17.07.22 19:56l




제주해군기지 반대 싸움이 시작된 지 올해로 꼭 10년이 되었습니다. 평화로운 마을 공동체는 파괴되었고 아름다운 연산호도, 구럼비 바위도 사라졌습니다. 작년에 완공된 해군기지에는 미국 군함들이 수시로 드나듭니다. 강정 뿐만이 아닙니다. 제주 전역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강정을 파괴한 것도 모자라 주민 동의 없는 제2공항이 성산에 지어지려 합니다. 제주 전역을 행진하며 제주의 평화를 기원하는 제주생명평화대행진(7/31~8/5)을 앞두고 제주의 평화를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속 게재합니다. - 기자 말

☞이전기사 : 제주 바다 망가뜨리더니, 오름 싹둑 잘라 제2공항까지?
 인간띠잇기가 진행되면 문정현신부는 춤추는 사람들 근처에 서서 진행하는 차량에게 메세지를 보여주고 있다
▲  인간띠잇기가 진행되면 문정현신부는 춤추는 사람들 근처에 서서 진행하는 차량에게 메세지를 보여주고 있다
ⓒ 혜영

제주에서 벌써 7번째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섬의 여름은 습도와 함께 오더군요. 태평양에서부터 불어오는 후텁지근한 바람은 두터운 해무가 되어 강정마을에 덮쳐 옵니다. 처음 강정에 와 여름을 보낸 곳은 구럼비 바위였습니다. 작렬하는 햇살에 바위는 맨발로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고, 소금기를 머금은 바닷바람에 땀이 줄줄 흐르던 그 여름을 저는 6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병을 낫게 해주고 아이를 갖게 한다는 할망물에서 물을 길어 먹으며, 버틸 수 없이 더울 때에는 용천수에 몸을 맡겼습니다. 구럼비 곳곳에서 솟아오르던 용천수는 바로 먹어도 될 정도로 깨끗했고, 잠깐만 들어가 있어도 뼛속까지 차가웠습니다. 이 물이 없었다면 그 여름을 어떻게 보낼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저는 구럼비에서 해가 지고 뜨는 모습을 바라볼 때에 제가 믿는 하느님이 이곳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더 이상 보태거나 뺄 것도 없이 평화롭고 따뜻했던 구럼비와 중덕바다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2011년 9월 2일 구럼비로 향하던 모든 곳에 팬스가 쳐지고 더 이상 갈 수 없게 되었을 때, 깊은 절망에 매일 미사 때마다 '구럼비야 사랑해'를 힘차게 불렀고 그 외침은 오늘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애타는 마음과는 다르게 2012년 3월 7일 구럼비 발파가 시작된 이래 해마다 마을의 모습은 급격히 달라졌고 마을의 해안선은 해군기지에게 점령당했습니다. 2016년 2월 26일 준공식을 앞두고 우리를 가로막던 팬스가 하나둘 철거되기 시작했습니다. 구럼비로 향하던 작은 길, 곳곳에 있던 하우스와 밭들, 그리운 구럼비 바위는 꿈처럼 사라졌고 그 위에 불의와 폭력의 해군기지가 불을 번쩍이며 완공 되었습니다. 마을사람들은 물론 이곳에 이주해 온 지킴이들은 깊은 절망 속에 그 기지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군사주의에 맞서 평화운동을 시작합니다
 6월 20일 미군함 입항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6월 20일 미군함 입항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엄문희

 강정투쟁10년을 알리는 인증샷캠페인을 시작하며 마을에 살고 있는 지킴이들과 해군기지 정문앞에서
▲  강정투쟁10년을 알리는 인증샷캠페인을 시작하며 마을에 살고 있는 지킴이들과 해군기지 정문앞에서
ⓒ 호수

해군기지에서 트는 군가 소리가 마을에 들려오고 시시때때로 울어대는 군함의 뱃고동 소리는 온 마을을 때립니다. 한국 군함만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캐나다에서도 강정 해군기지에 와 군사작전을 논의합니다. 미군을 중심으로 해 외국군함이 강정해군기지에 기항하며 군사작전을 펼치는 행위는 자연스럽게 중국을 자극합니다. 사드배치로 인해 한국과 중국의 군사적 대립과 긴장이 높아진 것처럼, 이곳에서의 미군주도의 외국군 훈련이 정례화 되고 빈번해 질수록 군사적 대립과 긴장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제주에 공군기지를 만들려는 시도도 계속되어 현재 연구용역예산까지 책정된 상태라고 합니다. 지난 10년의 투쟁과정에서 한 목소리로 우려했던 것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저는 더욱 이곳을 지켜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군사기지, 군사주의에 맞선 평화운동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같이 더운 날이면 숨이 턱턱 막히지만 매일 강정의 평화를 노래합니다. 고맙게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나가다 들리기도 하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오기도 합니다. 그동안 못 와봐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힘에 부쳐 주저앉고 싶지만 아직까지 강정을 기억하고 함께 하는 분들의 힘으로 하루하루 버텨나갈 수 있습니다. 

이 뜨거운 여름, 올해에도 어김없이 평화대행진이 열린다고 합니다. 첫해에는 저도 걸으며 함께 했는데, 이제는 걷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쉬는 장소에 맞춰 가 사람들과 악수하고 격려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강정에, 제주에 오는 마음이 고마워서 저도 힘을 내 함께 하려고 합니다.

올해부터는 특별히 강정과 더불어 제주의 군사화문제를 알리고 연대를 호소하기 위해 '제주평화대행진'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비록 강정에 해군기지가 지어졌지만 더 이상의 군사화를 막고자함입니다. 또, 제주 해군기지가 전 세계의 외국군이 기항하며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일에 저항하고자 함입니다. 내 몸이 허락하는 한 현장을 지키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기에 여기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이곳에 와 불의의 현장을 함께 목격하고 평화를 배워 나갑시다.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실을 위해서 정의를 위해서 끝까지 함께 해 나갑시다. 
 2011년부터 시작된 매일미사, 지금도 여전히 오전 11시면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진행한다.
▲  2011년부터 시작된 매일미사, 지금도 여전히 오전 11시면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진행한다.
ⓒ 에밀리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제주의 소리'에도 공동게재 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