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기극’이라는 글 내용 중에는 제주도 블로거가 소정의 비용을 받고 ‘세계7대자연경관’ 홍보에 동원됐다는 폭로도 있었습니다. 당연히 블로거는 물론이고 제주 도민 사회에서는 ‘죽일 놈’이 됐습니다.
당시 아이엠피터는 제주에 정착한 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주위에서는 ‘육지 것이 제주도 잘 되는 일에 똥물을 끼얹는다’라며 거센 항의와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걱정하는 지인 중에는 ‘다른 것은 다 건드려도, 7대자연경관만은 글을 쓰지 마라. 너 쫓겨난다’는 전화를 했다가 관계가 틀어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갓 태어난 딸과 여섯 살 아들을 데리고 다시 육지로 올라가야 하는지 밤새도록 고민했고, 아내는 밤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막을 수 없었던 ‘대국민 사기극’
▲피타고라스(@pythagoras0), 가을들녘(@AF1219), 넷롤러(@Netroller) 등은 인터넷에 ‘세계7대자연경관’ 의혹을 검증하는 각종 자료를 수집해 올렸다. 그러나 기성 언론은 검증이 아닌 단순 의혹 제기로 치부했고, 결국 제주도는 수백 억 원의 돈을 지불하고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됐다.
‘세계7대자연경관’ 관련 의혹을 제기한 사람은 아이엠피터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인터넷과 트위터에서 피타고라스(@pythagoras0), 가을들녘(@AF1219), 넷롤러(@Netroller) 세 명이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각종 자료를 수집했고 아이엠피터 또한 이 자료를 토대로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의혹은 그저 ‘네티즌’이라는 말로 무시됐고, 기성 언론은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점차 의혹이 제기되자 그제야 언론은 검증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주요 매체와 TV 등에서는 여전히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을 기원하는 음악회와 각종 행사를 생중계했고, 정치인과 연예인들도 동원됐습니다.
결국, 2011년 11월 제주는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됐고, 수십억 원의 도민 혈세를 이용해 각종 축하 행사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고발은 짧고, 고통은 길다. 그러나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세계7대자연경관’ 투표에 사용됐던 전화번호가 국제전화가 아니라고 폭로했던 이해관 kt새노조 전 위원장은 내부 고발로 정직과 보복성 인사, 해고 등의 고통을 당했다.
2011년 ‘세계7대자연경관’ 의혹을 조사하던 당시, 가장 큰 도움을 줬던 사람이 이해관 전 Kt 새노조 위원장이었습니다. 당시 이해관 위원장은 투표에 사용됐던 ‘001-1588-7715’라는 번호가 국제전화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내부 고발까지 했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해관씨는 곧바로 ‘정직’,’보복성 인사 발령’,’해고’를 당했습니다. 소송 이후 복직했지만, 다시 ‘재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공익을 위한 고발의 대가치고는 너무나 길었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신뢰할 수 없는 개인이 세운 ‘뉴세븐원더스 재단’의 ‘세계7대자연경관’ 대국민사기극에 정부와 제주도, KT,언론사가 모두 동원됐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처벌받은 사람과 기관은 거의 없었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경제 효과를 부풀리며 제주도를 들썩였던 ‘세계7대자연경관’은 ‘7년 만에 전화비 211억 완납’으로 끝이 났습니다. 내부 고발자와 도민들의 고통은 길었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오’라는 누군가의 말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고 검증하는 사회적 풍토가 있었다면, 과연 이런 ‘대국민 사기극’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