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2일 월요일

학교폭력 해법, 학교생활의 민주화가 먼저다

학교폭력 해법, 학교생활의 민주화가 먼저다
김용택 | 2018-01-23 10:01:19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교육부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상곤)와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이 공동으로 전국 초·중·고등학교 초4 ~고3 재학생(441만 명) 중 419만 명(94.9%)을 대상으로 조사한「2017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학생은 전체 응답률의 0.9%인 3만 7천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은 2015년 98천 건, 2016년 83천 건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피해유형별 비율이 언어폭력(34.1%), 집단따돌림(16.6%), 스토킹(12.3%), 신체폭행(11.7%) 등으로 나타나 학교폭력 대책이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국가 사회적 문제인 학교폭력에 전 사회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범부처 협업을 통해 「제3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15~’19)」을 수립·시행(’14.12월)하고 있으며, 보다 실효적인 학교폭력 근절을 위하여 ‘초등학생 맞춤형 대책’(’15.8월), ‘학생 성폭력 예방 대책’(’16.12월), ‘게임 과의존 및 사이버 폭력 예방 대책’(’16.12월) 등 학교폭력 유형별 맞춤형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올해부터는 학교폭력 인식 및 대처‧공감 능력 함양을 위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고등까지 학년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어울림)과 어깨동무학교 운영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지 13년, 학교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6년째다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 스쿨 폴리스제 ▲등하교 지킴이 ▲ 배움터 지킴이 ▲ 복수 담임제 ▲ 경찰의 신변 보호 ▲ 가해 사실을 생활기록부에 기록 반영 ▲ 학부모 소환 특별교육 ▲ 학부모 동의 없이 심리치료 ▲ 인성교육 프로그램 시행 ▲ 학생생활도움카드제 도입 ▲ 클링오프제 실시 ▲ 미성년자 형사처벌 연령 14세에서 12세로 하향조정… 등 수많은 폭력대책을 시행해 왔지만 여전히 연간 4만 건 가까운 학생들이 폭력에 시달리고 있고, 질적으로도 더욱 나빠지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폭력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주장을 들어 보면 하나같이 법이 너무 가벼워서 라거나 혹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학교폭력방지법을 만들고 인성교육진흥법까지 만들지 않았는가? 교육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법으로 해결한다는 게 말이 안 돼지만 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처벌중심 일변도다. 그래서 달라진 게 무엇인가? 그래도 정부는 올해도 ‘맞춤형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어울림)과 ‘어깨동무학교 운영’ 등과 같은 폭력대책을 강화해 폭력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백약이 무효’라는 말은 학교폭력을 두고 하는 말 같다. 수많은 전문가와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연구용역을 맡기기도 하고 혁신학교를 만들고 단위학교에서 연구·시범학교를 운영하기도 했지만 학교폭력은 줄어들기는커녕 폭력유형이 더 잔인하고 하향되거나 여학생폭력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도대체 정부가 학교폭력까지 선포하고 폭력방지법까지 만들어 범정부차원에서 대처한 학교폭력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원인을 두고 현상만 치료했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은 학생 개인의 도덕성 문제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에서 찾아야 한다. 폭력은 학생들의 폭력만 문제가 아니다. 자본주의란 생산수단을 장악한 소수가 부를 축적하는 데 있으므로 구조적으로 폭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자본과 노동의 관계, 자본과 소비자의 관계가 수탈과 착취라는 폭력관계로 얽혀 있다. 돈이 되는 것이 선이 되는 사회,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가 정당화되는 사회에서는 순진한 어린이들에게 사회는 폭력을 사회화 시킨다.
총이나 칼 같은 장난감이 놀이기구가 되고 문화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 그렇고 영화나 드라마가 그렇다. 유모차에 타고 있는 아이 때부터 스마트폰을 쥐여주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이들은 폭력물에 노출된다. 전쟁영화를 통해 혹은 안방극장에서 폭력을 배우고 sns를 통해 수많은 폭력물을 통해 폭력을 체화한다. 폭력은 이렇게 사회화 하는 것이다.
운이 나빠 들키면 죄인이 되는… 그래서 부적응학생을 낙인찍어 격리시키는 방법으로는 폭력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체제를 바꿀 수 없다면 교육을 통해 폭력이 정당화되지 않도록 가치관을 바꿔야 한다. 학생인권조례조차 17개 시·도 중에서 4개시·도에서만 시행되지 않는가? 폭력문제는 학생들의 인권교육부터 시작해야 한다. 헌법에 명시된 인간의 존엄성을 체화할 수 있도록 학생회, 학부모회, 교사회를 법제화 하고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민주주의 가치관을 생활화해야 한다. 폭력사회를 두고 어떻게 학교폭력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698 

국방부 정책 홍보 기사 써주면 1200만원

[돈 받고 기사 쓴 언론 ①] 국방부 기획기사 대가로 문화일보·서울경제 각 1200만원 지급…문화일보-농림부 1500만원 기획 기사는?

장슬기 기자 wit@mediatoday.co.kr  2018년 01월 23일 화요일

국방부는 지난 2016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과 사드 배치를 은밀하게 추진한 정황이 드러나 비판을 받았다. 잇따른 방산 비리로 군 사기가 떨어진다는 정치권의 비판 또한 쏟아졌다. 이 무렵 국방부가 이미지 쇄신과 자신들의 정책 홍보를 위해 신문사에 세금으로 기획 기사를 구매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각 정부 부처들이 어떤 언론사 지면을 구매했는지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일부 자료를 입수했다.  
문화일보는 지난 2016년 5월20일 10면에 ‘국방부가 군인가족 복지향상에 박차를 가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배치했다. 
▲ 2016년 5월20일자 10면 국방부 관련 기획기사
▲ 2016년 5월20일자 문화일보 10면 국방부 관련 기획기사
문화일보는 “국방부가 병영의 열악한 군 관사 보급률과 자녀교육 여건, 직업군인의 높은 별거율, 잦은 이사, 전방부대 여성군인의 출산 여건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군인 가족의 행복은 사기와 직결되고 전투력과 상관성이 있는 만큼 국가안보 강화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이라고 보도했다.
문화일보는 또한 같은 날 36면에 ‘“부대선 戰友, 집에선 부부…늘 함께라서 행복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관련 기사를 소개했다. 육군의 일·가정 양립 정책 덕분에 ‘부부 군인’의 사이가 좋다는 내용의 기사다.  
미디어오늘이 확보한 자료를 보면, 국방부는 대행업체를 통해 해당 기획 기사 작성 대가로 문화일보에 1200만원(부가가치세 별도)을 지급했다. 문화일보는 해당 기사에 국방부로부터 돈 받은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서울경제도 2016년 6월28일 8면 ‘원격진료 확대…응급환자 신고 앱 “군입대 자녀 건강 이상무”’라는 기사에서 “군에 자녀를 보낸 부모와 입대를 앞둔 청년들은 군대의 의료실태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며 군이 의료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고 알렸다. “국군외상센터가 만들어지면 군 병원의 진료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국방부 보건 정책과 관계자 멘트도 등장했다. 
▲ 2016년 6월28일자 8면 서울경제 국방부 관련 기획기사
▲ 2016년 6월28일자 8면 서울경제 국방부 관련 기획기사
이 기사 역시 국방부가 1200만원(부가가치세 별도)을 들여 만든 기획 기사다. 서울경제는 해당 기사 끝에 “국방부·본지 공동기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어떤 표기도 하지 않은 문화일보와 비교하면 독자에게 정보를 제공한 것이나 ‘공동기획’이란 표현으로는 국방부가 돈을 지급한 사실을 알기 어렵다.  
보도만 보면 군에 자녀를 보낸 가족들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전쟁 이후 군에서 사망한 인원은 6만 명으로 추정된다. 전시가 아님에도 연 평균 100여명이 군에서 목숨을 잃지만 군은 유족들을 외면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014년 여름 사망한 윤승주 일병(일명 윤일병 사망사건)의 사망 원인을 조작 발표했다. 뒤늦게 시민단체의 폭로로 선임병의 구타가 있었던 사실이 어느 정도 드러났지만 국방부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윤 일병을 국가유공자보다 한 단계 낮은 보훈보상대상자로 지정했고, 그 과정에서 장교가 대필로 서류를 작성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국방부가 서울경제에 기획 기사를 부탁할 2016년 6월은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에서 파기환송심이 진행되던 때였다. 윤 일병은 정권이 바뀌고 나서야 지난 4일 국가보훈처로부터 국가유공자로 등록됐다.  
농림부, 문화일보에 1500만원짜리 기획기사  
정부발 기획 기사는 다양한 관점을 담지 못하게 된다. 문화일보는 같은 해 8월31일 21면에 농림축산식품부가 귀농상담·교육·컨설팅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획 기사를 배치했다. 해당 기사에선 “농림부 정책 ‘高품질 서비스화’ 눈길”라는 부제가 달렸을 뿐 아니라 본문에서도 박근혜 정부를 홍보했다.
▲ 2016년 8월31일자 문화일보 21면 농림부 관련 기획기사
▲ 2016년 8월31일자 문화일보 21면 농림부 관련 기획기사
이 신문은 “과거 정책들이 수립 후 국민이 활용하기를 기다리는 일방적이고 수동적인 방식이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정부 3.0의 취지에 맞춰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을 발굴·수립하고 이용하기 편리하게 집행함으로써 만족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의 ‘정부 3.0’에 대해 알렸다.  
농림부는 해당 기획 기사의 대가로 문화일보에 1500만원을 지급했다. 역시 기사 어디에도 농림부가 돈을 지급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같은 면에는 ‘반려동물 산업 육성 위한 제언’ 형식으로 이준원 농림부 차관의 칼럼이 실렸다.  
문화일보와 서울경제는 전·현직 간부들이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문자를 보내 광고나 자신의 일자리를 청탁해 논란이 된 언론사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이에 대해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2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정말 국민이 알아야 할 정책이라면 광고라는 걸 알 수 있게 표기하거나 부처 보도 자료를 뿌려 알리면 된다”며 “이렇게 기사를 매수하면 (돈을 받고 쓴) 해당 기사뿐 아니라 다른 기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언론을 길들이는, 언론 장악의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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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에 원전 수출한 날, 법정기념일로 지정한 MB

[이제는 평화] 사용후핵연료 처분 약속 의혹, 반드시 밝혀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맺은 비밀 군사협정, 핵발전소 수출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져 마땅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국익'이란 명분 아래 중대한 헌법 위반 행위를 봉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3회에 걸쳐 UAE 사태의 문제점을 다룬다. (☞ 1편 보러 가기 : 한국을 중동 전쟁의 들러리로 세우려 하나)

지금도 법정기념일인 UAE 핵발전소 수출 성공일 
2009년 12월 27일 일요일. 연말과 일요일 겹친 평화로운 휴일, 우리 국민들은 TV에서 갑자기 정규방송이 중단되고 이명박 대통령의 긴급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아랍에미리트(UAE) 핵발전소 수출 성공 기자회견이었다.  

다음날 모든 언론은 UAE에 핵발전소 수출을 성공했다는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연일 특집방송이 이어졌고, KBS는 원전 수주기념 열린 음악회를 여는 등 축제 분위기를 북돋았다. 

당시 정부는 UAE 핵발전소 수출은 200만 달러짜리 성과라며, 쏘나타급 승용차 100만대를 수출하거나 30만t급 초대형 유조선 180척을 수출하는 것과 같은 효과라며 수출 성과를 자평했다. 
▲ 지난 2010년 1월 30일에 방송된 한국원전수출기념 KBS 열린음악회 ⓒKBS 방송 갈무리

심지어 이명박 정부는 2010년부터 UAE 수출에 성공한 날(12월 27일)을 '제1회 원자력의 날'로 지정해 법정기념일로 삼았다. 1995년부터 진행되던 '원자력안전의 날(9월 10일)'이 있었으나, 2010년 행사를 마지막으로 이를 원자력의 날로 통합해서 지금까지 '원자력 안전과 진흥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12월 27일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출 1억 달러 달성을 기념해 1964년 만들어진 무역의 날 같은 행사도 있지만, 단일 품목인 핵발전소 수출에 성공했다며 법정기념일을 만든 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것이다. 

고준위핵폐기물을 둘러싼 논란 
장밋빛 환상과 축제 열기 속에 UAE 핵발전소의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한동안 금기였다. "핵발전소 수출은 많은 위험을 안고 있는 사업"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사설에 담은 언론사들은 "빨갱이 신문 폐간하라"는 항의를 받았고, 비판적 논조의 성명서와 칼럼은 어김없이 악성 댓글로 도배되었다. 

이후 UAE 핵발전소를 둘러싼 의혹은 계속 터져 나왔지만, 이는 속 시원하게 해소되지 못했다. 대표적인 것이 UAE 핵폐기물 국내 반입설이다. 2011년 4월 <신동아>는 '한국이 UAE 방사성 폐기물 부담도 떠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UAE 측 문건을 보면 외국 공급자가 핵폐기물을 UAE 밖으로 가져가 처리해주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고, 여기에 한국이 관여될 가능성도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당시 한전은 이에 대해 허위보도라며 <신동아>를 상대로 출판물 배포·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에 재판부는 "UAE의 정책에 따라 사용후핵연료를 제3국에서 처리하는 절차에 한국전력이 관련돼 있다"는 정도의 내용이라며 한전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결국 해당 기사가 실린 신동아는 정상적으로 판매되었지만, 핵폐기물을 둘러싼 진위여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UAE 방문으로 시작된 논란에서도 당시 논란이 재연되자, 한전은 12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전과 UAE 핵에너지공사(ENEC)간 주계약상 한전이 UAE의 핵폐기물과 폐연료봉을 국내로 반입하기로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해명은 정확한 진실을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여기서 주계약이란 한전과 UAE 핵에너지공사(ENEC)간 맺은 핵발전소 건설 계획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건축 계약서에 건물 운영 중에 나오는 쓰레기도 치워달라는 계약을 하진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군사협력에 대한 MOU 역시 당연히 UAE 핵발전소 건설계약서에 담겨 있지 않을 것이다. 

주목할 것은 한전의 이 발표가 나온 시점까지 UAE 핵에너지공사(ENEC) 홈페이지엔 "UAE의 계획은 사용후핵연료를 냉각시키는 동안 현장(onsite)에 보관하고, 이후 핵연료를 갖고 온 나라(country of origin)로 돌려보내는 것이다"라고 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 내용은 연말까지 그대로 유지되다가 최근에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대한 결정을 내릴 시간을 갖고 있으며, 정부는 가능한 옵션을 고려중이라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UAE 핵발전소 건설 이후 한동안 바뀌지 않았던 홈페이지 내용이 최근 논란이 되자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UAE 핵에너지공사(ENEC) 홈페이지 FAQ 중 핵폐기물 관련 부분(2017년 12월 31일

▲ UAE 핵에너지공사(ENEC) 홈페이지 FAQ 중 핵폐기물 관련 부분(2018년 1월 19일)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이 없기 때문에 UAE의 사용후핵연료를 한국에 처분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는 경우는 매우 빈번하게 이뤄진다. 해외 위탁재처리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가장 잘 하는 나라가 UAE 핵발전소 건설을 두고 우리나라와 경쟁을 했던 프랑스다. 프랑스는 라아그에 사용후핵연료 핵재처리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라아그 핵재처리공장에선 프랑스의 사용후핵연료 뿐만 아니라, 독일, 스위스, 벨기에 등 유럽 각국과 멀리 일본의 사용후핵연료까지 재처리하고 있다.  

따라서 프랑스는 UAE에 핵발전소 건설 옵션으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도 함께 해줄 것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UAE는 우리나라에게 프랑스의 제안을 언급하며, "너희 나라는 이런 것 없냐?"고 물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위해서는 해당 나라로 사용후핵연료를 보내야 하고, 재처리 이후 냉각과 보관을 위해 수년씩 그 나라에 보관하기 때문에 해외에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고를 하나 신설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생긴다.  

마치 해외 약탈 문화재는 '반환'하지 않고 '장기 대여'형식으로 돌려주는 것처럼 영구 처분은 아니지만 계약에 따라 수년에서 수십 년씩 해외의 고준위 핵폐기물을 해외에 보관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이런 계약은 보통 핵발전소 운영과정 혹은 사용후핵연료 발생 이후 수년이 지나서 맺기 때문에 계약을 맺는 시점에서는 계약서에 넣지 않아도 부속서나 MOU, 혹은 구두계약만 갖고도 충분하다.  

프랑스와 달리 우리나라는 현재까지도 핵 재처리 공장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2007년부터 정부는 '미래 원자력 종합로드맵'을 통해 파이로프로세싱을 연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UAE의 사용후핵연료가 나올 즈음엔 이런 것이 완성될 것이라고 답할 수 있었을 것이다. 프랑스와 조금 다른 기술이지만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는 기술임엔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10여 년이 흐르는 동안 파이로프로세싱 연구는 여러 가지 논란 속에서 계속 되고 있다.

이후 이어질 피해까지 생각한다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UAE 핵발전소 수주를 둘러싼 의혹은 핵폐기물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이미 논란이 되고 있는 군사협력 문제 이외에도 60년 가동 보장, UAE와 한국 간의 신용 차이로 인한 역마진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이 숨어 있다.  

이들은 현재의 여당이 야당 시절 열심히 제기해 오던 것들이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명된 것 없다. 오히려 최근 국회에선 '국익'을 위해 UAE 논란을 멈추자는 합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왕정 국가 UAE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어떤 것이 진짜 '국익'인지 따져볼 일이다.  

최종처분이든 재처리 등 외국의 사용후핵연료를 국내에 들여오려면, 이는 국민들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핵발전소 장기 가동 보장이나 역마진 등의 문제 역시 공기업 한전의 경영상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이는 국민의 알 권리 문제이고 매우 구체적인 피해로 연결될 수도 있는 일이기에 더욱 중요한 문제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적폐 청산'을 어느 때보다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인적 청산만을 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베일에 감춰졌던 의혹과 비밀을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일도 포함된다. UAE 핵발전소 수출을 둘러싼 의혹을 지금 깔끔하게 풀지 못한다면 언제 풀 수 있겠는가?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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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올림픽이 ‘퍼주기’가 아니라 경제를 위한 투자인 이유



이완배 기자 peopleseye@naver.com
발행 2018-01-22 18:53:53
수정 2018-01-23 08:14:49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한 쪽에서는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이라고 부르고, 다른 한 쪽에서는 ‘평양 올림픽’이라고 부른다. ‘평화 올림픽’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평화가 우리의 가치라고 믿는 듯하고, ‘평양 올림픽’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북한을 물리쳐야 할 주적이라고 믿는 듯하다.

평화든 대결이든 그것은 하나의 정치적 신념이다. 어느 쪽이 옳다고 믿는 것은 신념의 자유에 속한다. 그래서 아무리 논쟁을 해도 결론이 나지 않기 일쑤다. 종교가 다른 사람끼리 “내가 믿는 신이 더 옳아!”라고 싸워봐야 결론이 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문제를 경제학의 영역으로 끌어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평화와 대립 중 무엇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주제는 이념의 영역이 아니라 계산의 영역이다. 가식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진지하게 이 문제를 논하면 올바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발군의 견해를 남긴 경제학자가 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19년 열린 파리평화회의에 영국 대표단 일원으로 참여했던 존 메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가 주인공이다. 케인즈는 파리평화회의가 평화의 유지가 아니라 독일을 압살하는 보복적 방식으로 결론을 맺자 실망한 채 런던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몇 달 만에 ‘평화의 경제적 결과’라는 명저를 남겼다.
감정의 배설이 낳은 경제적 몰락
당시 상황은 이랬다. 1차 세계대전 승전국들은 파리에 모여 이른바 베르사유 조약이라는 것을 체결했다. 회의를 주도한 나라는 프랑스와 영국이었다. 자국 국민 140만 명과 74만 명의 목숨을 각각 잃은 프랑스와 영국은 이를 갈고 있었다. 조르주 클레망소 프랑스 총리는 “유럽 내전은 반복적 또는 최소한 한 번은 더 일어날 일이니, 아예 독일이 다시 힘을 기르지 못하도록 죽여 놓자”고 주장했다. 총선을 앞둔 영국의 로이드 조지 총리 역시 원수 독일을 박살내는 것이 득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독일을 향한 초강경책에 동의했다.
베르사유 조약은 독일 경제를 파탄을 내는 방식을 선택했다. 연합국이 책정한 전쟁 배상금은 무려 1320억 마르크, 요즘으로 치면 300조 원이 넘는 거액이었다. 이 거금을 갚을 기간은 고작 10년이 주어졌다.
6·25공동선언 남측위원회 관계자들이 평창·평화올림픽 실현을 기원하고 있다.
6·25공동선언 남측위원회 관계자들이 평창·평화올림픽 실현을 기원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300조 원을 10년 안에 갚으려면 독일 국민들은 그야말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그런데 연합국은 독일에게 허리띠를 졸라맬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당시 독일이 유일하게 외화를 벌 수 있는 방법은 철과 석탄을 수출하는 것이었는데 연합국은 독일이 무역할 수 있는 배 자체를 전부 압류해버렸다.
그리고 연합국은 배상금을 석탄 현물로 갚으라고 강요했다. 유일한 돈벌이 수단인 석탄마저 현물로 날린 독일 경제는 그야말로 박살이 났다. 독일 정부는 돈을 마구잡이로 찍어냈다. 그 때문에 인류 역사상 초유의 인플레이션이 독일에서 벌어졌다. 1918년 0.5마르크면 살 수 있었던 빵 한 덩이의 가격이 1923년 무려 1000억 마르크(오타가 아니다)로 올랐다. 1달러를 얻기 위해 지불해야 했던 독일 돈은 무려 4조 마르크(역시 오타가 아니다)였다.
프랑스와 영국의 감정 배설은 훌륭하게 성공했다. 원수 독일 경제를 박살내야 한다는 그들의 목표도 달성했다. 그런데 그 대립의 이데올로기가 경제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독일 경제가 박살이 나면서 이웃한 프랑스와 유럽의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미국에서 촉발된 대공황이 유럽을 덮쳤다. 경제적 파국을 맞은 독일은 히틀러를 새 지도자로 선출했다. 프랑스와 영국은 잠시잠깐 독일을 파멸시켰다는 감정의 배설에 성공했지만, 수 천 배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케인즈의 견해와 평화 올림픽의 가치
케인즈는 ‘평화의 경제적 결과’에서 “감정을 잠깐 접어두고 냉정하게 경제적 현실을 직시하자”고 주장했다. 만약 독일을 거덜 내서 망하게 하면 독일 혼자 망하지 않는다는 게 케인즈의 예측이었다. 당시에도 유럽은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공동체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한 곳이 망하면 반드시 경제적 여파가 이웃나라로 번지게 된다는 것이 케인즈의 시각이었다.
그래서 케인즈는 이렇게 주장했다. “불행하게도 정치적 고려가 경제적 고려를 방해하고 있다. 진실을 말하자면, 인간은 스스로를 빈곤하게 만들고 서로를 빈곤하게 만들 방법을 고안해낸다. 개인적 행복보다 집단적 증오를 더 선호한다.”
무엇이 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지 냉정하게 판단하지 않고, “야 이 원수들아!”라고 감정을 배설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를 빈곤하게 만든다. 그래서 생각해보자. 북한이 망하면 한국 경제에 이익일까, 손해일까? 유럽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역사적 공동체였던 남북한의 관계를 생각하면 북한이 몰락하면 한국 경제는 나락으로 빠져든다. 북한이 고립될수록 우리가 물어야 하는 국방비 부담이 늘어나고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면 무역을 하는데 비용이 높아진다.
그래서 남북 평화를 위해 드는 비용은 ‘북한에 퍼주는 돈’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 경제를 위한 투자다. 북한 대표단 체류비이건 뭐건, 그 돈이 들어 남북 평화에 도움이 된다면 경제적으로 무조건 남는 장사라는 이야기다. 당장 평화 올림픽이 실현되면 국제 사회의 관심이 높아진다.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이 막대하다.
케인즈는 100년 전에 “카르타고 식 평화(상대의 모든 것을 빼앗고 압살하는 방식으로 유지하려는 평화)는 지금 유럽의 모든 자원과 용기, 이상주의가 서로 힘을 합해 맞서야 할 위험이다”라고 말했다. 우리 경제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북한 놈들 물러가라!”라는 감정 배설이야말로 우리의 모든 자원과 용기, 이상주의가 서로 힘을 합해 맞서야 할 위험이다.

서로 얼싸안은 KBS 구성원들, "드디어 끝났다"

18.01.22 21:50최종업데이트18.01.22 21:58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고대영 사장 해임 가결 소식을 듣고 피켓을 들어 축하하는 모습.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고대영 사장 해임 가결 소식을 듣고 피켓을 들어 축하하는 모습.ⓒ KBS 새노조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고대영 사장 해임제청안 가결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있다. 총파업 141일만에 '고대영 사장 퇴진'을 주장했던 KBS 새노조 조합원들은 총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하게 됐다.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고대영 사장 해임제청안 가결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있다. 총파업 141일만에 '고대영 사장 퇴진'을 주장했던 KBS 새노조 조합원들은 총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하게 됐다.ⓒ KBS 새노조

"우리가 이겼다! 공영방송 되살리자!" 
"다시 KBS! 국민의 방송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찬 함성이 KBS 본관에 울려 퍼졌다. 22일 열린 KBS 이사회에서 고대영 사장 해임안이 가결되자 KBS 새노조 조합원들은 "드디어 끝났다"고 외치며 서로 얼싸안았다. 

이날 새노조가 집회를 연 여의도 본관 1층 로비에서는 "꽃길만 걷자"는 300여 명 조합원들의 외침과 함께 축포가 터졌다. 총파업 141일차, 고대영 사장의 해임을 애타게 기다린 끝에 드디어 찾아온 '승리'였다. 

 KBS 새노조 성재호 위원장이 고대영 사장 해임 가결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주먹을 쥐고 오른손을 높게 뻗고 있다.
KBS 새노조 성재호 위원장이 고대영 사장 해임 가결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주먹을 쥐고 오른손을 높게 뻗고 있다.ⓒ KBS 새노조

성재호 KBS 새노조 위원장은 "너무 오래 걸려서 죄송하다"는 말로 입을 뗐다. 조합원들은 박수로 성재호 위원장의 투쟁에 화답했다. 성 위원장은 이어 정연주 전 사장이 KBS에서 쫓겨나다시피 나간 2008년 8월 8일을 언급하며 "오늘은 지난 10여 년간의 싸움을 일차적으로 마무리하는 날이 아닌가 한다"라며 "앞으로 내부의 고대영 사장 적폐들과 싸워 청산해야 한다"라고 이어질 투쟁을 예고했다. 

성 위원장은 또한 "시민 여러분들도 KBS를 계속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시고 비판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집회에는 김연국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위원장도 참석했다. 김연국 위원장은 "오늘하루만큼은 다 잊고 즐기라"면서도 "내일부터는 고통의 시간이 시작될 것"이라며 KBS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김 위원장은 "내일부터 훨씬 더 중요하고 어려운 싸움이 여러분에게 펼쳐질 것이다. 그건 바로 스스로와의 싸움"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 품으로 돌아간다고 선언했고 그렇다면 10년 전의 방송과는 정말 다른 방송을 내놓아야 한다"며 "진짜 싸움의 대열로 들어선 걸 축하드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 새노조 조합원이 고대영 사장 해임 가결 소식을 듣고 감격해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KBS 새노조 조합원이 고대영 사장 해임 가결 소식을 듣고 감격해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KBS 새노조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역시 "내일부터 떨어진 신뢰도와 시청률 그리고 내부 적폐 청산이라는 어려운 일이 기다리고 있다"면서 "밖에서의 싸움보다 어려울지 모르지만 여러분은 해내리라 본다"며 격려했다.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KBS 구성원들을 격려하면서 "이제부터 MBC와 선의의 경쟁을 하자"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141일에 걸친 총파업 승리를 선언한 KBS 새노조 조합원들은 이틀 뒤인 24일 오전 9시부터 업무에 정상적으로 복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