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벽예감 298> 단계적 철군 촉진시키는 트럼프의 인도양-태평양전략 | |||||||||||||||
| 기사입력: 2018/05/07 [11:09] 최종편집: ⓒ 자주시보 | |||||||||||||||
<차례>
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밀사를 격찬한 까닭
2. 평창동계올림픽 이전에 철군을 결심한 트럼프 대통령
3. 단계적 철군 촉진시키는 트럼프의 인도양-태평양전략
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밀사를 격찬한 까닭
일본 언론매체 <아사히신붕> 2018년 4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의 밀사로 평양에 파견된 마익 팜페오(Mike R. Pompeo) 국무장관(당시 중앙정보국장)을 2018년 3월 30일과 31일 접견한 자리에서 “내 배짱과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은 처음”이라고 격찬했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왜 그를 격찬했는지 당시에는 알 수 없었으나, 나중에 몇 가지 추가정보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그 까닭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팜페오 밀사의 배짱을 격찬한 것이 아니었다. 팜페오 밀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격찬할 만한 대단한 배짱을 지닌 사람이 아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하다가 밀사의 중책을 맡았고, 중앙정보국장에서 국무장관으로 승진한 심복관료에 불과하다. 팜페오 밀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의를 받고, 아무런 의견을 제기하지 않고 전면적으로 수용하였기 때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를 “내 배짱과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은 처음”이라고 격찬한 것이었다.
극비로 진행된 밀사파견 및 밀사접견의 전모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언론매체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밀사접견에 관해 전한 보도기사들을 고찰하면, 다음과 같은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 1>
(1)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밀사접견은 백악관의 예상을 뛰어넘은 파격과 경이의 연속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팜페오 밀사를 접견한 것부터 백악관의 예상을 뛰어넘은 파격이었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팍스 뉴스> 2018년 4월 26일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팜페오 밀사를 평양에 보내면서도 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접견을 받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런 예상을 뒤집고 그를 1시간 이상 접견하였다고 하면서, “믿기 힘들 정도로 훌륭한 만남”이었다고 극찬하였다.
(2)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팜페오 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백악관의 예상을 뛰어넘은 파격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동아일보> 2018년 4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팜페오 밀사에게 핵동결, 핵신고, 핵폐기, 핵사찰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놀랍게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입버릇처럼 꺼내놓는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전면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요구를 부분적으로 받아들이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였던 백악관은 너무도 파격적이고, 대범한 해결책을 받아 안고 놀라움을 느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상봉하게 될 트럼프 대통령은 팜페오 밀사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파격적이고 대범한 해결책을 전달받고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2018년 4월 18일 “조미정상회담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도록 가능한 모든 일을 하겠다. 우리는 모든 게 해결되길 바란다. 아주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고, 4월 12일에는 조미정상회담이 “아주 멋질 것(it will be terrific)”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으며, 4월 24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매우 개방적(very open)”이고, “매우 존경할 만하다(very honorable)”고 칭송하였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팜페오 밀사가 평양에서 워싱턴으로 돌아간 직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단계 비핵화조치(핵동결, 핵신고, 핵폐기, 핵사찰) 가운데서 제1단계인 핵동결조치를 전격적으로 단행하였다. <로동신문> 2018년 4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4월 20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결정서는 2018년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중지하고, 북부 핵시험장을 폐쇄하겠다고 언명하였다. 그것만이 아니다. 조미정상회담이 개최되기도 전에 핵동결조치를 전격적으로 단행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단계 비핵화조치를 짧은 기간에 급진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실무급 조미회담부터 개최하도록 지시하였다. <아사히신붕> 2018년 5월 3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중앙정보국 당국자와 미국 핵전문가 등 3명이 2018년 4월 하순부터 약 1주일 동안 조선을 비밀리에 방문하였다고 한다.
(3) 4단계 비핵화조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핵신고다. 핵신고는 핵물질, 핵무기, 핵무기운반수단을 얼마나 보유하였으며, 핵시설들이 어디에 있는지 신고하는 것이다. 핵신고에 의거하여 핵폐기의 범위와 방식, 핵사찰의 범위와 방식이 정해진다.
주목되는 문제는, 핵신고조치가 전적으로 조선의 재량권에 속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은 조선이 핵신고를 제대로 하였는지를 사찰하지 못하고, 조선의 핵신고를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 미국은 조선이 핵물질, 핵무기. 핵무기운반수단을 은닉했는지 또는 은닉하지 않았는지 알 길이 없으며, 의심스러운 대상들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사찰할 수도 없다. 미국은 조선이 신고하지 않은 대상들에 대해서는 핵사찰을 할 수 없고, 조선이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는 핵사찰을 할 수 없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미국이 조선에게 요구하는 ‘완전한 비핵화’는 조선이 자율적으로 신고한 범위에 한정되는 비핵화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18년 5월 2일 팜페오 국무장관은 미국 국무부 청사에서 진행된 자신의 취임선서에서 “우리는 북조선 대량살상무기프로그램의 영구적이고, 검증할 수 있고, 되돌릴 수 없는 해체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지체 없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라는 종래의 용어를 영구적인 비핵화(permanent denuclearization)라는 새로운 용어로 바꾼 까닭은, 조선이 자율적으로 신고한 범위에 한정되는 비핵화가 완전한 비핵화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조선이 앞으로 단행하게 될 비핵화가 완전한지 불완전한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비핵화가 영구화되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백악관의 난감한 처지가 영구적인 비핵화라는 새로운 용어에서 드러나 보인다.
조선이 미국의 비핵화 요구를 받아들이면 굴복이 아니냐고 우려하는 사람도 있지만, 두 가지 점에서 그런 우려는 기우다. 첫째, 미국이 아니라 조선이 비핵화의 범위와 방식을 결정하게 되어 있으므로, 조선이 미국의 비핵화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굴복이 아니다. 둘째, 조선은 미국의 비핵화 요구를 받아주면서 비핵화보다 더 중대하고 결정적인 요구를 미국으로부터 받아낼 것이므로, 조선은 승리한 협상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통속적으로 표현하면, 조선은 미국에게 네 개(핵동결, 핵신고, 핵폐기, 핵사찰)를 주고, 열 개를 받아낼 것이다.
(4) 조선이 미국으로부터 받아낼 열 개는 무엇일까? <한겨레> 2018년 4월 13일 보도와 <아사히신붕> 2018년 4월 23일 보도를 종합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팜페오 밀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의 핵전략자산을 한국에서 철수할 것, 한미합동군사연습에 핵전략자산을 투입하지 말 것, 재래식 무기 및 핵무기로 조선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보장할 것,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할 것, 조선과 국교를 수립할 것, 대조선제재를 완화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한다.
조선은 미국으로부터 열 개를 받아내야 하는데, 위에 열거한 것은 여섯 개 뿐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급하지 않는 네 개를 손꼽으면, 대조선적대정책 폐기, 한미합동군사연습 중지, 주한미국군 철수, 한미동맹 포기다. 여기에 열거한 네 가지 사안들은 조선이 한반도의 근본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상의 목적으로 제시해온 것이며, 1970년대 이후 미국에게 끊임없이 제기해온 가장 중대한 요구들이다. <사진 2>
그처럼 중대한 네 가지 요구들은 결국 주한미국군 철수요구로 수렴된다. 미국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면, 한미합동군사연습도 자연히 중지될 것이고, 한미상호방위조약도 사문화되어 한미동맹이 해체될 것이며,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도 폐기될 것이므로, 철군문제로 수렴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국가안보문제와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평화문제는 물론이고, 우리 민족의 최대 염원인 한반도 통일문제도 철군문제에 직결되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밀사접견 중에 철군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한겨레> 2018년 4월 13일 보도와 <아사히신붕> 2018년 4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밀사접견 중에 주한미국군 철수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철군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까닭은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위에 열거한 여섯 가지 요구조건이 충족되면, 미국은 주한미국군을 철수할 수밖에 없다. 만일 미국이 핵전략자산을 한국에서 철수하고, 한미합동군사연습에 핵전략자산을 투입하지 않고, 재래식 무기 및 핵무기로 조선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보장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 조선과 국교를 수립하고, 대조선제재를 완화하면, 주한미국군은 존재근거와 존재가치를 완전히 상실하게 될 것이며, 한국의 친미세력이 계속주둔을 간청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모른 체하면서 철수할 것이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주한미국군 철수라는 명시적 요구를 팜페오 밀사에게 제기하지 않고, 주한미국군의 존재근거와 존재가치를 박탈하는 여섯 가지 요구를 제기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주한미국군 철수를 요구한 것이다.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여섯 가지 요구를 받은 팜페오 밀사는 그 여섯 가지 요구가 사실상 주한미국군 철수요구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의견을 제기하지 않은 채, 그 여섯 가지 요구를 순순히 받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팜페오 밀사를 “내 배짱과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은 처음”이라고 격찬한 이유를 알 수 있다. 팜페오 밀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의에 대해 의견을 제기하지 않고 전면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를 가리켜 “내 배짱과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은 처음”이라고 격찬한 것이다.
팜페오 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를 전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사를 받아가는 전달자 노릇만 하였으므로, 아무런 의견도 제기할 수 없었고,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의가 주한미국군 철수를 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제의를 순순히 받아들인 것일까? 그런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한미국군 철수요구와 무관하게, 자발적으로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려는 결심을 세웠기 때문이다. 팜페오 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철군결심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의가 주한미국군 철수를 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의견을 제기하지 않고 순순히 받아들인 것이다.
2. 평창동계올림픽 이전에 철군을 결심한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한미국군 철수요구와 무관하게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려는 결심을 세웠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미정상회담 제의를 받기 전에, 철군을 결심하였음을 말해주는 몇 가지 사실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미국 언론매체 <뉴욕타임스> 2018년 5월 3일 보도에 따르면, 평창동계올림픽 이전, 조선과 미국 사이에서 한창 긴장이 고조되었던 때, 트럼프 대통령은 “남한에서 미국군 가족들을 철수시키는 문제를 제기하였”는데, 존 켈리(John F. Kelly) 비서실장은 “그렇게 되면 북조선에 대한 군사공격이 임박하였다는 공포심을 조장할 수 있으므로, 그 계획을 철회해달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만류했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만류한다고 해서, 자기 결심을 내려놓을 사람이 아니다. 그는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국방장관에게 주한미국군 가족을 미국으로 철수시키는 계획을 수립하라고 명령하였고, 그 명령은 해리 해리스(Harry B. Harris, Jr.) 당시 태평양사령관에게 하달되었다. 미국 언론매체 <호놀룰루 스타-애드버타이저> 2018년 2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해리 해리스 당시 태평양사령관은 2018년 2월 14일 연방의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발언하면서 로벗 브라운(Robert B. Brown) 태평양육군사령관이 주한미국군 가족을 미국으로 철수시키는 계획을 수립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매체 <월스트릿저널> 2018년 4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주한미국군 가족들 가운데서 자원한 100명을 주일미국군기지로 이동시키고, 거기서 다시 미국 본토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으로 이동시키는, ‘집중통로(Focused Passage)’라는 명칭의 훈련이 2018년 4월 셋째 주에 사상 처음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사진 3>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크게 완화되고 평화분위기가 조성된 마당에 미국이 왜 주한미국군 가족을 미국으로 철수하는 훈련을 강행하였는지 당시에는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그 훈련은 임박한 한반도 전쟁위험에 대비하여 한국의 미국 민간인들을 해외로 대피시키는 기존 ‘비전투원소개작전(NEO)’을 훈련한 것이 아니라,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명령한 철수훈련, 다시 말해서 주한미국군을 철수할 때 그 가족들도 함께 철수하는 훈련을 사상 처음 진행한 것이었다.
(2)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결심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 2018년 5월 1일 보도에 따르면, 평창동계올림픽 이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미국군 전원철수를 명령(ordering the withdrawal of all U.S. troops from the Korean Peninsula)”하려고 하였는데, 존 켈리 비서실장이 “강하게 만류”하자 트럼프 대통령과 켈리 비서실장이 “열띤 언쟁(heated exchange)”을 벌였다고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된 날은 2018년 2월 9일이었으므로, 위에 서술된 두 가지 보도내용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월에 주한미국군 철수문제와 주한미국군 가족 철수문제를 백악관 참모들에게 제기하였는데, 켈리 비서실장이 강하게 만류하는 바람에 실행되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비서실장이 만류한다고 해서, 자기 결심을 내려놓을 사람이 아니다. 일본 언론매체 <요미우리신붕> 2018년 5월 5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4월 17일과 18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휴양소에 아베 신조(安培 晋三) 일본 총리를 초청하여 담화하는 중에 그에게 주한미국군을 감축하거나 철수했을 때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지 물어보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국군 철수의사를 간파한 아베 총리는 당연히 반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반대한다고 해서 자기 결심을 내려놓을 사람이 아니다.
(3)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주한미국군 철수를 준비하라고 명령하였다. <뉴욕타임스> 2018년 5월 3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방부에게 “주한미국군 감군방안(options for drawing down American troops in South Korea)”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그 명령은 미국 국방부와 다른 정부기관들의 관리들은 당황케 하였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주한미국군 감군방안이라는 용어를 썼지만, 그 보도기사가 지적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국군 철수를 이미 결심(Mr. Trump has been determined to withdraw troops from South Korea)하였으므로”, 감군방안이라는 용어보다는 1단계 철수방안이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 주한미국군은 한꺼번에 철수하지 않고, 3단계에 걸쳐 철수할 것인데, 단계적 철수과정에서 1단계 철수는 외견상 병력감축과 구분되지 않는다. <사진 4>
주한미국군 철수를 준비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을 받은 매티스 국방장관은, 위의 보도기사가 지적하였듯이 당황하였다. 하지만 켈리 비서실장과 달리 처세술에 능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만류하지 않고 그대로 따랐다. 미국의 군사전문 웹싸이트 <밀리터리닷컴> 2018년 4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매티스 국방장관은 워싱턴을 방문한 폴란드 국방장관과 회담하기 직전 취재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주한미국군 철수는 “우리가 동맹국들과의 협상에서 논의할 문제의 일부이고, 물론 북조선과의 협상에서도 논의할 문제의 일부다. 지금 나는 그 문제가 어떻게 처리될 것인지에 관한 전제조건들이나 추정은 하지 않고 있으며, 우리가 그 과정을 따라 협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 국방장관이 주한미국군 철수문제를 협상의제로 인정한 것이야말로 미국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철군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암시한 것이다.
위에 열거한 언론보도내용을 종합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특사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미정상회담을 제의하기 훨씬 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기로 결심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는 2016년 하반기 미국 대선유세 중에도 주한미국군 철수의사를 몇 차례 내비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한미국군 철수요구와 무관하게 자발적으로 주한미국군 철수를 준비하고 있으므로, 조미정상회담에서 철군문제를 협상카드로 꺼내놓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5월 4일 백악관 취재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군대는 협상카드가 아니(Troops are not on the table)”라고 말했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국군 철수문제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제기하였을 때, 각료들 중에서 켈리 비서실장이 반대하였고, 그로써 트럼프 대통령과 켈리 비서실장이 철군문제를 놓고 심한 언쟁을 벌였다. 두 사람은 이민정책과 관련된 문제를 놓고서도 의견충돌을 빚었는데, 갈등이 증폭되자 켈리 비서실장은 제3자들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바보(idiot)”라고 욕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에게 불충한 그를 비서실장직에서 사임시키려는 생각을 굳혔으며, 대통령 직권으로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철군계획을 수립하라고 명령하였다.
그런데 <연합뉴스> 2018년 5월 3일 보도에 따르면, 존 볼턴(John R. Bolton) 국가안보보좌관은 <연합뉴스>에 보낸 이메일 회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방부에 주한미국군 감군방안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뉴욕타임스> 2018년 5월 3일부 보도기사를 “생판 허튼 소리(utter nonsense)”라고 비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위에 인용한 <뉴욕타임스> 보도기사는 “그 문제의 심의에 관한 설명을 들은 여러 사람들(several people, 미국 국방부 관리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임 - 옮긴이)”이 <뉴욕타임스> 취재기자에게 직접 전해준 것이므로, 추리소설이 아니라 확실한 정보다.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단계적 철군을 은밀히 추진하기 시작한 기밀이 뜻하지 않게 미국 언론에 유출되어 한국과 일본이 충격으로 소란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으므로, 그런 ‘진화발언’을 늘어놓으며 사태를 수습하려고 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3. 단계적 철군 촉진시키는 트럼프의 인도양-태평양전략
트럼프 대통령이 단계적 철군을 은밀히 추진하기 시작한 기밀이 미국 언론에 유출되자, 청와대는 까무러칠 정도로 심한 충격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진화발언’을 늘어놓았다. 철군공포에 사로잡힌 한국의 친미언론매체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진화발언’에 박자를 맞춘 유언비어를 쏟아내었다. 이를테면, 평화협정과 주한미국군은 무관하다느니, 섣불리 철군문제를 제기하여 안보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느니, 주한미국군 문제는 동북아시아 안보문제라느니, 조선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반도 통일 이후에도 주한미국군 계속주둔을 용인할 것이라느니, 지난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중에 김대중 대통령에게 주한미국군 주둔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하였으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남북정상회담 중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한미국군 주둔을 용인할 가능성이 있다느니 하는 유언비어를 조작, 유포한 것이다.
그러나 진리는 가릴 수 없고, 진실은 감출 수 없다. 두 가지 사실이 드러난다.
(1) 미국은 지난 25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에게 완패하였다. 전쟁에서 패한 패전국이 전투지역에서 군대를 철수해야 하는 것처럼, 핵대결에서 패한 미국은 대결지역에서 주한미국군을 철수해야 한다. 이것은 거스를 수 없는 법칙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핵대결에서 승리한 직후 조미정상회담을 추진한 것은, 조미관계에서 바로 그 법칙이 작용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2) 철군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게 주한미국군 주둔비용을 전담시키려는 압박카드라느니,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소신에 불과하다느니 하는 허튼 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단계적 철군은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에 의해 추진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새로운 전략에 따라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미국의 새로운 전략이란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중시전략(Pivot-to-Asia Strategy)을 대체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양-태평양전략(Indo-Pacific Strategy)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오바마 행정부의 흔적을 지워버리려고 애썼다. 그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가들은 2017년 10월 초부터 아시아중시전략을 대체할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검토하기 시작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초 아시아 5개국을 순방하는 중에 “인도양-태평양”이라는 말을 몇 차례 꺼내놓았다. 특히 2017년 11월 10일 베트남 다낭에서 진행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sia Pacific Economic Cooperation Forum) 연설에서 그는 “영예롭게도 나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양-태평양을 위한 우리의 전망을 함께 나누었다”고 하면서, “우리는 인도양-태평양에서 아주 오랫동안 우호국, 동반자, 동맹국이었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우호국, 동반자, 동맹국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5>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은 2017년 12월 18일 대통령 명의로 발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이라는 제목의 문서에 집대성되었다. 미국에서는 이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양-태평양전략(free and open Indo-Pacific strategy)’이라고 부르는데, ‘자유’와 ‘개방’을 운운하는 것은 그들의 상투적인 어법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은 지전략적(geostrategic) 범위를 서태평양에 한정시켰던 기존 아시아-태평양전략을 버리고, 지전략적 범위를 서태평양에서 인도양까지 확장한 것인데, 인도양-태평양전략에서 주한미국군 철수문제의 배경으로 되는 부분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1)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양-태평양전략이 펼쳐질 무대는 유라시아대륙이 아니라 유라시아대륙 바깥 테두리(outer rim)다. 서태평양과 인도양은 유라시아대륙 바깥 테두리를 둘러싼 대양들이고, 한반도는 유라시아대륙의 동쪽끝 육지관문이다. 인도양-태평양전략에 따르면, 중국의 급속한 국력팽창으로 미중관계의 전략적 균형이 깨지면서 그 육지관문의 전략적 가치는 급격히 감소되었고, 서태평양과 인도양의 전략적 가치는 급격히 증대되었다. 미국은 전략적 가치를 상실한 육지관문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데, 육지관문 포기는 주한미국군 철수를 뜻한다.
(2)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양-태평양전략은 서태평양과 인도양에서 패권을 차지하려는 중국의 도전에 맞서 미국의 기존 패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이다. 그런데 국력이 이전에 비해 상당히 약해진 미국은 서태평양과 인도양에서 단독역량으로 기존 패권을 유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미국은 미일안보체계에 호주와 인도를 끌어들여 4자 안보협력체계(quad security cooperation system)를 구축하려고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일동맹관계를 더욱 강화하여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해양지배권 확장을 차단하고, 미호동맹관계를 더욱 강화하여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해양지배권 확장을 차단하고, 인도와 안보협력관계를 새로 맺어 인도양에서 중국의 해양지배권 확장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미국이 유라시아대륙의 동쪽끝 육지관문을 지배하기 위해 유지해온 한미동맹체제는 미국이 조미핵대결에서 완패한 이후 전략적 가치를 상실하였으므로, 그것을 포기하고 중국과 맞붙은 서태평양-인도양 해상지배권 쟁탈전에서 이기기 위해 미국-일본-인도-호주 4각 안보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4각 안보협력체계에 역량을 집중할수록, 전략적 가치를 상실한 주한미국군은 철수의 외곬으로 내몰리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2월 18일 자신의 명의로 발표한 인도양-태평양전략은 그가 평창동계올림픽 이전에 철군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다. 그가 말했듯이, 철군문제는 협상카드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서태평양-인도양 해상지배권 쟁탈전이 날로 치열해지는 올해 안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의 만류를 모른 체하면서 어느 날 주한미국군 1단계 철수를 전격적으로 단행할 것이다. 남북정상회담과 조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고, 주한미국군이 1단계 철수를 시작하면, 한반도에서 자주통일의 새로운 환경이 급격히 조성될 것이다. 평화징후와 철군징후를 미리 간파하고 통일국가건설의 대사변을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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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6일 일요일
단계적 철군 촉진시키는 트럼프의 인도양-태평양전략
“남북 언어 이질성, 교류만 하면 해결될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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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7 08: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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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 독식 정치’는 이제 그만
[도우리의 미러볼] 광역단체장 여성 후보 가뭄 현상에 대하여도우리 객원기자 | 승인 2018.05.04 16:52
[미디어스=도우리 객원기자] 가뭄이다. 곧 치를 6.13 지방선거 이야기다. 지방정부의 수장인 광역자치단체장 공천 후보 중 여성은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통틀어 단 1명에 불과하다. 표방하는 이념이나 색깔은 달라도 여성 후보 가뭄 현상은 집권 여당이나 제 1, 2 야당 할 것 없이 같다. 성별뿐 아니라 나잇대도 모두 50대 중반 이상으로 편향돼 있다. 중산층 중년 남성층만 득시글한 정치판, ‘아재 정치’의 문제가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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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공시한 지방선거 공천 후보 |
뿌리 깊은 아재 정치
지방 정치에서의 ‘아재 정치’는 유구하다. 1995년 민선 지방자치제 출범 이후 총 6회의 지방 선거를 치르는 동안, 지방 정부의 광역자치단체장과 시·도지사로 선출된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기초자치단체장 당선자도 총 1378명 중 여성은 21명(1.52%)에 불과했다. 중앙 정부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20대 국회 기준, 17%)에 비해 턱없이 낮다(이마저도 세계의원연맹 기준 193개국 중 116위다). 당선자 평균 연령도 50대 중반 이상, 평균 학력도 대졸 이상이 대부분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총괄하고 책임지는 광역·기초자치단체장을 중산층 중년 남성층이 독식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지역구 기초의원 여성 당선자 비율만큼은 2014년 지방선거 기준 25.5%로 높은 편이다. 기초의원 직책은 광역·기초자치단체장이나 광역 의회 직책에 비해 적은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가부장-안사람 구도로, 중대한 업무와 결정권이 남성에게 편향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비슷하게 남반장-여부반장, 남교장-여교사 등의 사례들이 있다. 왜 이러한 정치의 ‘아재화’가 나타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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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미래당이 공시한 광역단체장 후보 |
견고한 아재 정치 네트워크
현재 공천 제도 자체만 놓고 보면 여성 후보에게 딱히 불리한 요소는 없다. 문제는 제도의 운영 주체가 남성 기득권이라는 점이다. 비례대표 공천 시 홀수 순번에 여성을, 짝수 순번에 남성을 할당하는 제도인 남녀 교호순번제가 대표적 사례다. 남녀교호순번제는 비례대표제 명부 작성 시 ‘비례대표 여성 의원 50%할당’이라는 규정을 지키면서도 여성 공천 후보를 당선 가능권 벗어난 쪽에 몰아 넣는 편법의 횡행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국회의원 선거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구속력이 없고, 시·도의원 선거에만 적용토록 돼 있다. 하물며 권고 수준에 머무른 지역구 여성의원 30% 할당제를 지키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여성 후보 가산점 제도도 사정은 비슷하다. 할당제가 의무화되지 않은 가산점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공천은 관련 서류만 잘 갖추고, 열심히 발품만 판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당 차원에서의 인맥 및 인프라 등의 적극적 지지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 네트워크를 기득권 남성들이 쥐고 있다 보니 여성 후보가 제대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 게다가 경쟁력 있는 기존 여성 후보를 배제시키기 위해 신입 여성 후보에게 가산점을 주는 등 공천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여성 후보를 배제한 사례들도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애초에 여성 정치인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네트워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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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회 지방선거 성별 당선 비교(한국여성정책연구원) |
전략공천은 역차별이다?
이번 인천 부평구청장 인천시장 선거에서 사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던 홍미영 후보가 경선에서 탈락했다. SNS에서 ‘메갈 후보’로 낙인 찍힌 탓이 컸다. ‘비겁하게 전략공천의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 주요 이유였다. 전략공천이 기존에 지역구에 헌신한 예비 후보자들을 좌절시키므로 역차별이라는 것이다. 여성 공천 후보에 대한 전형적인 비난 논리다. 하지만 전략공천은 공고한 기득권 장에 사실상 입성이 불가능한 약자를 끌어주기 위한 적극적 조처다. ‘지역구 헌신 후보’가 애초에 지역구에 헌신할 수 있었던 것은, 남성중심적 정치판이 보상을 가져다 줄 것이란 믿음 덕분이다. 무엇보다 역차별을 주장하는 이들은 ‘지역구 헌신 후보’의 노고만 말할 뿐, 정작 유권자들의 ‘다양한 후보 선택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정치적인 것이 개인적인 것이다
‘아재 정치’는 민주주의에 악영향을 미친다. 무조건 구성원을 다양화하는 것만으로 대의성을 높인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재 ‘아재 정치’가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것도 분명하다. 대표적 사례가 ‘미투 고발’ 흐름이다. 특히 미투 고발로 낙마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사례는 가부장 중심 정치의 폐해가 정당의 이해에도 커다란 리스크가 된다는 교훈을 줬다.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이다. 바꿔 말해, 정치적인 것은 개인적이기도 하다. 아재 독식 정치는 미투 운동처럼 정치 혐오와 냉소, 구태와 적폐의 지속 등 우리 사회에 부메랑처럼 돌아올 것이다. 여성뿐 아니라 정치권 내 ‘아재층’에 속하지 않는 청년, 장애인, 다문화 구성원에 대한 차별과 배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해야 하는 이유다.
도우리 객원기자 webmaster@mediaus.co.kr
시궁창으로 변한 낙동강 바닥, 산소 거의 없고 뻘 속 실지렁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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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대한하천학회와 환경운동연합이 벌인 금강, 낙동강 현장조사에서 낙동강 창녕함안보 좌안 선착장 부근뻘층에서 4급수 생물인 '줄지렁이'(위)와 '실지렁이'(아래)가 나왔다. | |
| ⓒ 윤성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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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대한하천학회와 환경운동연합이 벌인 금강, 낙동강 현장조사에서 낙동강 창녕함안보 좌안 선착장 부근의 뻘층에서 4급수 생물인 '실지렁이'가 나왔다. | |
| ⓒ 윤성효 | |
낙동강 창녕함안보 좌안 선착장 부근 현장. 삽으로 두 번 뜬 뻘(흙)에서 4급수 수질에 사는 생물인 '실지렁이'와 '줄지렁이'가 무더기로 나왔다. 한 마디로 말해 '시궁창'이라는 사실이 또 증명된 것이다.
6일 대한하천학회와 환경운동연합이 벌인 '낙동강 현장조사에서는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 바닥이 썩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무더기로 나온 '실지렁이'와 '줄지렁이'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이 삽으로 뻘을 두 번 떠왔고, 손으로 흙 속을 살펴보았다. 그 속에서 가느다란 '실지렁이'와 '줄지렁이'가 나왔다. 숫자로 헤아려보니 모두 8개체였다.
1㎡ 기준으로 본다면 적어도 줄지렁이와 실지렁이가 70~80개체 정도 서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수근 국장은 "강 가장자리에서 5m 정도 들어가서 뻘을 삽으로 떴다. 밟아보니 뻘층이 굉장히 발달해 있다"며 "강 바닥 전체가 뻘층으로 코팅된 것이다.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수서생태학 전문가인 박정호 코리아에코웍스 대표(강원대 외래교수)는 "물이 고여 있는 습지나 물흐름이 없이 정체된 곳에서 주로 실지렁이와 줄지렁이가 서식하고, 이 생물은 4급수 서식 생명체다"며 "이 생명체가 다량으로 나왔다는 사실은 낙동강 수생태계 건강성이 '불량' 직전 상황임을 말해준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전 낙동강은 모래층이어서 일부 정체된 곳을 제외하고 실지렁이 등이 서식하지 않았다"며 "실지렁이가 나왔다는 것은 낙동강 환경이 최악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실지렁이는 물 흐름이 느린 곳에 서식하고, 산소가 별로 없는 곳에서 잘 산다. 쉽게 말해 오염된 곳을 좋아하는 생명체다. 따라서 축산폐수나 생활폐수가 많은 곳에 많이 발견된다"며 "낙동강 전체에 실지렁이가 어느 정도 분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현장조사 결과 다른 지역에서도 4급수 생물인 '실지렁이'뿐만 아니라 '깔다구' 등이 발견되었다. 환경운동연합이 5일 벌인 낙동강 칠곡보와 달성보 상류 조사에서도 이들 생명체가 나온 것이다.
1㎡ 기준으로 본다면 적어도 줄지렁이와 실지렁이가 70~80개체 정도 서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수근 국장은 "강 가장자리에서 5m 정도 들어가서 뻘을 삽으로 떴다. 밟아보니 뻘층이 굉장히 발달해 있다"며 "강 바닥 전체가 뻘층으로 코팅된 것이다.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수서생태학 전문가인 박정호 코리아에코웍스 대표(강원대 외래교수)는 "물이 고여 있는 습지나 물흐름이 없이 정체된 곳에서 주로 실지렁이와 줄지렁이가 서식하고, 이 생물은 4급수 서식 생명체다"며 "이 생명체가 다량으로 나왔다는 사실은 낙동강 수생태계 건강성이 '불량' 직전 상황임을 말해준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전 낙동강은 모래층이어서 일부 정체된 곳을 제외하고 실지렁이 등이 서식하지 않았다"며 "실지렁이가 나왔다는 것은 낙동강 환경이 최악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실지렁이는 물 흐름이 느린 곳에 서식하고, 산소가 별로 없는 곳에서 잘 산다. 쉽게 말해 오염된 곳을 좋아하는 생명체다. 따라서 축산폐수나 생활폐수가 많은 곳에 많이 발견된다"며 "낙동강 전체에 실지렁이가 어느 정도 분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현장조사 결과 다른 지역에서도 4급수 생물인 '실지렁이'뿐만 아니라 '깔다구' 등이 발견되었다. 환경운동연합이 5일 벌인 낙동강 칠곡보와 달성보 상류 조사에서도 이들 생명체가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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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하천학회와 환경운동연합이 벌인 금강, 낙동강 현장조사에서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이 6일 오전 낙동강 창녕함안보 좌안 선착장 부근에서 뻘층의 흙을 삽으로 떠서 나오고 있다. | |
| ⓒ 윤성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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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대한하천학회와 환경운동연합이 벌인 금강, 낙동강 현장조사에서 낙동강 창녕함안보 좌안 선착장 부근의 뻘층에서 4급수 생물인 '실지렁이'가 나왔다. | |
| ⓒ 윤성효 | |
낙동강 강바닥은 산소 거의 없는 상태
낙동강 강바닥은 산소가 거의 없는 상태였다.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교수팀이 이날 창녕함안보 상류 700m 지점에서 강바닥의 산소량을 측정한 결과, 수심 8.17m 아래에서 용존산소량은 0.06ppm으로 나왔다. 이는 강 바닥에 산소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박 교수팀이 5일 벌인 조사에서 칠곡보 상류는 0.13ppm, 달성보 상류 1.3ppm, 합천창녕보 상류는 0.08ppm으로 나왔다. 박 교수는 "이 정도 수치를 보였다는 사실은 강 바닥에 산소가 거의 없다는 것"이라며 "쉽게 말해 생명체가 전혀 살 수 없다는 뜻으로, 물고기가 산란을 할 수 없는 공간이 돼 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6일 박 교수팀은 창원·함안 일부 지역에 공급하는 원수를 취수하는 칠서취수장의 강물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이곳 용존산소량은 3.8ppm으로 나왔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흔히 용존산소량 4ppm 정도면 급수할 수 없고 어떤 물고기도 살 수 없다. 칠서취수장은 4ppm에 가깝다. 이곳 물은 고도정수처리를 해서 공급하고 있는데, 그만큼 수질이 나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창근 교수는 "낙동강 바닥은 오염된 뻘로 코팅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오염된 퇴적물이 산소를 잡아먹는 것이다. 해가 지날수록 유기물이 더 쌓여 점점 더 수질이 나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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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창근 교수팀이 6일 낙동강 창녕함안보 상류 700m 지점에서 강 속의 용존산소량을 측정하고 있다. | |
| ⓒ 윤성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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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박창근 교수팀이 낙동강 창녕함안보 상류 700m 지점에서 측정한 강바닥의 용존산소량에서 0.06ppm으로 나왔다. | |
| ⓒ 윤성효 | |
낙동강과 상황이 너무 다른 금강 세종보
낙동강 상황은 금강 세종보와 비교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세종보와 낙동강 창녕함안보, 합천창녕보 등에 대해 수문 개방을 했다. 그런데 창녕함안보와 합천창녕보는 주변지역 '지하수 저하' 등의 민원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12월과 올 1월 사이 수문 개방을 중단했다.
세종보는 계속해서 수문 개방을 해오고 있다. 이번 현장조사에서 세종보 일대는 자연환경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염형철 환경연합 사무총장은 "세종보는 지난해 11월 13일 수문 개방 이후 변화가 생겼다. 강바닥이 고운 모래로 돌아오고 있고, 냄새가 나지 않았다"며 "그 곳은 낙동강 상황과 다르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지난 해 11월 수문을 개방하면서 주변에 많은 아파트 단지에서 시커먼 뻘층으로 인해 냄새가 나지 않을까 걱정하는 민원이 있었다"며 "5개월이 지난 지금은 그런 민원은 없다"고 설명했다.
박창근 교수는 "세종보도 이전에는 뻘층이 많이 쌓여 있었다. 수문을 열면서 하류로 흘러 내려 갔고, 지금은 고운 모래가 쌓이고 있다"며 "보 수문이 닫혀 있는 상태는 물이 흐르는 강이 아니라 호수다. 수문을 열면 수질이 개선되고 모래도 되살아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 '보 수문을 개방할 경우 지하수 수위 저하 등 영향'을 우려하는 것에 대해, 박 교수는 "4대강사업 하기 전인 '하한수위'까지 수위를 낮추어도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재은 환경연합 자연생태국장은 "올해 연말에 정부는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발표하게 된다. 보 철거를 하게 된다면 낙동강 창녕함안보가 1순위가 될 것이다"며 "상수원인데다 녹조가 번식하고, 안전성 등 여러 문제가 있어 반드시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는 이번 금강, 낙동강 현장 조사 결과 보고서를 내 '보 철거'와 '재자연화' 등을 촉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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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대한하천학회와 환경운동연합이 벌인 금강, 낙동강 현장조사에서, 수서생태학 전문가인 박정호 코리아에코웍스 대표(강원대 외래교수)가 낙동강 창녕함안보 좌안 선착장 부근의 뻘층에서 나온 4급수 생물인 '실지렁이'와 '줄지렁이'를 살펴보고 있다. | |
| ⓒ 윤성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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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대한하천학회와 환경운동연합이 벌인 금강, 낙동강 현장조사에서, 박창근 카톨릭관동대 교수와 신지은 환경운동연합 자연생태국장, 정수근 대구환경연합 생태보존국장 등이 설명하고 있다. | |
| ⓒ 윤성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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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취업 지원’에 청년 5만명 몰려…추경 한시가 급하다
등록 :2018-05-07 07:14수정 :2018-05-07 07:24
졸업식을 마친 한 대학생이 학사모를 쓴 채 학교 취업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청년 일자리 대책 간판사업
청년내일채움공제 2년형
넉달만에 올해 목표 조기 마감
신청기준 완화해 문턱 낮아지고
실효성 논란에 되레 관심 커져
추경 늦어지면 추가신청 길 막혀
청년내일채움공제 2년형
넉달만에 올해 목표 조기 마감
신청기준 완화해 문턱 낮아지고
실효성 논란에 되레 관심 커져
추경 늦어지면 추가신청 길 막혀
정부가 중소기업 취업 때 소득을 지원해주는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에 청년들이 가입하고 싶어도 신청할 길이 막혀버리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정부가 충분한 예산 대비 없이 올해 들어 가입 기준을 크게 완화하자 가입 신청이 몰리면서 관련 예산이 바닥난 때문이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관련 예산을 추가 확보한다는 방침이지만, 국회의 추경안 처리가 늦어지면 가입 기회를 아예 박탈당하는 등 형평성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
6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의 설명을 들어보면, 청년내일채움공제 ‘2년형 사업’에 지원한 이들은 지난달까지 4만6482명에 이른다. 대기 인원수를 포함하면 올해 목표치인 5만명을 채우게 돼, 지난 1일부터 더는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불과 넉달 만에 지난해 전체 가입자 수(4만170명)를 웃돈 것이다. 올 들어 지원자가 급증한 건, 신청 대상과 기준이 크게 완화된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3월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하면서 가입 기한을 취업일 기준 1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하고 가입 요건도 대폭 완화했다. 앞서 신청 대상도 올 1월부터 중소기업 정규직에 취업한 청년이면 누구나 가능하도록 확대됐다. 실제 정부 대책 발표 전인 2월말까지 8137명에 불과했던 가입 신청자 수는 3월 대책 발표 이후 급증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란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일정 기간 재직할 경우 정부 지원을 통해 자산 형성을 지원받는 제도다. 정부의 청년 일자리 대책 ‘간판 사업’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를 정부 지원으로 좁혀준다는 취지다. ‘2년형 사업’의 경우 청년 취업자가 2년간 300만원(매달 12만5000원)을 적립하면, 정부가 900만원, 기업(고용보험)이 400만원을 보태 성과보상금 1600만원과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추경안을 수정해 관련 예산을 추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박준호 기재부 고용환경예산과장은 “지난 3월 청년 일자리 대책 발표 뒤 청년내일채움공제 실효성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나오면서 외려 홍보가 더 많이 된 것 같다”며 “2년형 추가 지원자를 더 받기 위해선 추경안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추경안이 국회에서 언제 통과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2년형 사업의 추가 예산 확보와 개시 시점은 불투명한 상태다. 정부는 올해 추경안에 ‘3년형 사업’(3년간 2400만원/예산규모 175억원)을 새로 편성했는데, 추경안 처리 지연으로 이 사업은 아예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문제는 추경안 처리가 계속 지연되면 가입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기회를 놓치거나, 가입을 결정할 만한 충분한 고민 기간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취업 후 석달 이내에 신청하게 돼 있다. 석달의 탐색 기간을 주는 건, 본인이 2년 혹은 3년간 취업 기업에 계속 다닐 수 있는지를 판단해본 뒤 신청하라는 취지다. 하지만 향후 추경안의 국회 처리가 더 늦어지면, 3~4월에 취업한 이들 가운데 탐색 기간을 믿고 신청을 미뤄둔 청년 일부가 신청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 또 신청할 기회를 얻더라도 2~3년을 다닐 만한 회사인지를 탐색할 석달간의 시간이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정부가 수요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도 문제다. 정부는 가입 문턱을 대폭 낮추면서도 올해 지원 대상을 지난해 가입 인원(4만170명)보다 조금 늘어난 6만명 수준으로 잡았다. 그나마 국회에서 집행률 미비 등을 이유로 1만명분 예산이 삭감됐다. 청년 일자리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사업인데도 정작 미리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지 않은 것이다.
이 사업에 대한 청년 취업자들의 관심이 중소기업 취업 증가와 장기근속으로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김덕호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중소기업 현장에서 ‘이 회사가 공제 사업에 해당되느냐’는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 쪽으로 눈을 돌리는 의사 결정에 이 사업이 영향을 많이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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