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21일 월요일

이재명 “경선 연기 외려 내게 유리하지만 당 신뢰는 떨어져”

 등록 :2021-06-22 04:59수정 :2021-06-22 10:38


<한겨레> 인터뷰서 연기론 비판
당헌·당규 고친 2차례 사례 들며
“민주당, 국민에게 석고대죄해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1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lt;한겨레&gt;와 인터뷰하고 있다. 수원/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1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수원/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대선 경선 일정 연기 여부를 둘러싸고 ‘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의 세 대결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1일 “개인적 유불리를 따지면 그냥 경선을 미루자고 하는 게 훨씬 나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당에 대한 신뢰는 그 이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헌·당규에 따라 대선 180일 전에 대선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이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한 게 아니라 민주당이 지켜야할 원칙의 문제라고 밝힌 것이다.


 대선 경선 일정을 논의하는 당 의총을 하루 앞둔 이날, 이 지사는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에서 가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경선 연기를 수용하면 포용력 있다, 대범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실제로 그게 더 유리하다. 하지만 당은 어떻게 되겠냐”며 “원칙과 규칙을 지켜야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선을 미루면 판도가 흔들려서 내게 불리해질 거다? 그렇게 생각 안 한다. 9월에 하는 거랑 11월에 하는 거랑 국민 생각이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설령 당 지도부가 이낙연·정세균계의 협공에 밀려 당무위원회로 공을 넘기더라도, 결국 명분은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한 셈이다.


이 지사는 경선 일정 변경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속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분들이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 평가하는 것 자체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그 마음을 어떻게 알 수 있겠나. 하지만 국민들이 다 알 거다.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개인 간에도 약속하고 안 지키면 이행을 강제당하고 위반하면 제재를 당한다. 그런데도 정치는 그렇지 않았다. 국가의 운명과 개인의 삶을 통째로 놓고 약속해놓고 어겨도 제재가 없다. 어기는 게 일상이 됐다. 그 결과가 정치불신”이라며 ‘경선 연기파’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당헌·당규대로 경선 일정을 진행해야 한다는 이유를 최근 민주당이 범한 두 차례의 과오에서 찾았다. 이 지사는 “저는 우리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해야 할 일이 2개라고 본다”며 21대 총선을 앞두고 비례위성정당을 만든 것과 지난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한 것을 들었다.


이 지사는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을 욕해놓고 본인들이 위성정당 했다. 위성정당 안 만들고, 국민 믿고 정도(正道) 가겠다고 해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말하지 않았나. ‘원칙 없는 승리보다 원칙 있는 패배를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진짜 이긴다. 그런데 우리는 원칙 없는 이익을 추구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물론 (의석수에서) 이익을 조금 본 것 같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엔 여권 전체로는 손해 본 거다. 꼭 우리가 다 먹어야 하나? 독식해야 하나? 민주진영 전체 파이가 커져야 하는 거 아닌가. 국민들 믿고 원칙대로 했으면 그 이상의 성과 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 소속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잘못으로 열리는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헌·당규를 고쳐 4·7 보궐선거 후보를 낸 것에 대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만든 당헌·당규 아닌가. 한 번도 안 지켰다. 그러면 국민들이 어떻게 우리를 신뢰하나”라며 “나는 보궐선거 때 민주당이 선택을 안 받은 게 아니라 아주 큰 ‘제재’를 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렇게 두 가지 일이 벌어졌는데 다시 세 번째로 (경선 일정을 변경해서) 원칙과 약속을 어기는 일은 해선 안 된다”며 “노 전 대통령은 원칙을 온 정치 인생을 통해 증명한 분이다. 우린 그걸 존중한다고 하지 않느냐. 그러면 그 길로 가야 한다”고 했다.수원/이주현 송채경화 기자 edigna@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1000323.html?_fr=mt1#csidxac725a781ab2b819066741ed7be74b9 

5.18단체 혁신 하겠다던 '조폭' 출신, 미국으로 도피한 까닭은?

 [기고] 광주 건물 붕괴 사고 배후 문흥식을 둘러싼 수상한 의혹들

문흥식(60) 5.18 구속부상자회 회장이 지난 9일 17명의 시민들이 죽고 다친 광주광역시 학동 4구역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 핵심인물로 지목되자, 경찰 수사를 피해 미국으로 도피해 세간에 많은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지난 3년 내내 광주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신양OB파'라는 폭력 조직의 우두머리급으로 폭력전과 4범인 문흥식은 인우보증, 다시 말해 어떤 문서적 증거 없이, 주변의 증언을 통해5.18 유공자로 인정됐다. 2004년 그리고 2006년 두 차례 탈락한 후 2015년의 일이다. 그리고 불과 4년 후인 2019년, 문흥식은 그가 현역 조폭이라는 논란 속에서 5.18 구속부상자 회장에 당선됐다.


▲ 철거건물 붕괴참사가 발생한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업체 선정에 관여하고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이 지난 1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참사 전반을 수사하는 경찰은 이날 문 전 회장이 철거공사업체 선정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입건했다. 해외 출국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경찰은 인터폴과 공조해 문 전 회장을 추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018년 10월 학동4구역재개발사업조합 신임 집행부 선거장에 난입한 문 전 회장의 모습. ⓒ연합뉴스


문흥식이 회장에 당선된 시기는 미묘했다. 5.18 단체들은 그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공법단체화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5.18 보상의 일환으로 이들 단체의 수익 사업이 현실화되고 있었던 시기였다. 이 전환기가 조폭에게는 탐나는 먹거리로 보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회장에 당선된 지, 불과 1년 넘긴 2021년 1월 일부 5.18 단체가 문흥식이 수익사업 이양을 명목으로 3억 원을 업자로부터 받았다고 YTN이 단독보도했고, 일부 유공자가 그를 검찰에 고발했다. 문흥식은 맞고소로 맞섰다. 그후 일부 유공자들은 그의 퇴진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을 시작했고, 그 농성은 100일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


 

내가 문흥식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했던 것은 5.18 당시 광주 근무 보안사 요원이었던 허장환 덕이었다. 2019년 허장환은 김용장이라는 인물을 518 당시 광주 근무 미군 군사정보관이라며 한국에 데리고 왔다. JTBC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은 이 과정을 독점 보도했다. 나는 두차례 <경향신문> 기고문에서 미국 정보공개법에 의거해 입수한 자료와 관계인사와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김씨가 군사정보관이 아닌 민간인 통역에 불과했다는 것과 허 씨와 김 씨의 주장 대부분이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후 몇몇 언론보도가 나의 주장을 뒷받침했고, 한 JTBC의 기자는 나의 주장을 “내부에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내게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허 씨와 함께 김 씨의 주장을 보도한 B기자는 정정보도와 사과를 요구하는 내게 막말 퍼붓고, 나와 내 글을 실은 언론사를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편, 전두환이 광주까지 와서 발포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한 김용장은 광주에 와서 검찰과 면담까지 하고도 전두환 명예훼손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지 않았다. 또한 스스로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와 자신이 쓴 정보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공언하고 출국한 김용장은 그후 대중으로부터 완전히 사라졌다.


 

그런데, 같은 해 7월 허장환과 문흥식은 함께 피지의 김용장 집에서 휴가를 보냈다. 그들은 호형호제하는 사이라고 할 수 있다. 허장환과 문흥식은 '광주 5.18 혁신위원회'라는 별도의 5월 단체 출범을 준비하고 있었다. 문흥식의 직책은 최고위원. 허장환이 페이스북에 올린 격문을 보면 무엇을 혁신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후 이 단체는 5.18구속부상자중앙회 혁신위원회로 탈바꿈하고, 문흥식은 이를 발판 삼아 518구속부상자회를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허장환과 김용장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주장이 5.18 진상규명에 가져온 혼란이 적지 않다. 광주에서는 이들의 주장에 기반한 뮤지컬도 나왔다. 공동체에 구체적 피해를 입히지 않았다면, 허장환과 김용장의 주장도 어지간하게 표현의 자유에 걸쳐 있을 수도 있었다. 따라서 그동안 온갖 협박과 모욕을 감내했지만, 나는 어떠한 처벌이나 정부 조사도 지금까지는 원치 않는다.


 

그러나 허장환이 문흥식과 연결점을 갖고 있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5월 단체들이 공법단체화 되는 시기에 이 두 사람이 조직을 결성해서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가? 최근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문흥식에게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고 한다. 문흥식은 세상이 조용해질 때까지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뜻을 언론에 전했다.
 


문흥식이 도피한 미국과 한국 사이에는 범죄자인도조약이 1999년부터 발효 중이다. 게다가 그가 도주한 곳으로 여겨지는 시애틀이나 시카고에는 한국 공관도 있다. 의지만 있다면, 그의 행방은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문흥식이 자진 귀국을 계속 거부한다면, 사법당국은 영장집행 등의 합법적인 강제를 통해 그를 한국으로 속히 데리고 와야 한다. 17명이나 사망자가 발생한 건물 붕괴 관련 문흥식의 여죄를 밝혀야 한다. 또 5.18 부상자회 회장 재임 중 그의 행각과 그가 허장환과 함께 무슨 의도로 단체를 결성하려 했는지, 김용장과 허장환이 빚은 증언 소동 전말에 역할을 했는지, 했다면 무슨 역할을 했는지, 위법성은 없었는지 명명백백히 규명해 줄 것을 간곡히 희망한다.


그래야만 광주 건물 붕괴의 피해자와 가족들이 진정한 위로가 될 것이고, 무엇보다 한국 현대사의 가장 위대한 순간인 5.18항쟁의 유산을 사유화하려는 일부 세력들을 초기에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 17명의 사상자를 낸 철거 건물 붕괴 참사를 수사 중인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8일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이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 압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하고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문 전 회장은 해외 도피 중이다. 5.18 구속부상자회는 사고 직후 문흥식 회장 해임을 의결했지만 문 회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뉴욕에 살고 있는 설갑수는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영문판 Gwangju Diary의 번역편집자이다. 미국에서 그의 글은 Jacobin, Labor Notes, Business Insider 그리고 Progressive Magazine 등에 실렸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62122054199166#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윤석열의 악재는 누구에게 호재인가

 [이슈] 국민의힘 "지킨다" 태세지만... 다른 야권 주자들 "검증의 링 오르라"

21.06.22 07:16l최종 업데이트 21.06.22 07:16l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하고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하고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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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진출을 공식 선언하지도 않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겹악재가 터지면서, 본격 검증에 대한 대처능력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당원도 아닌 윤 전 총장을 지키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을 향해 하루빨리 '검증의 링'에 오르라는 다른 야권 주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의 '입'을 맡았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지난 20일 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조선일보>에 사표를 내고 윤 전 총장의 공보를 담당했던 그는, 임명 10일 만에 "일신상의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다(관련 기사: '조선' 출신 윤석열 대변인, 10일 만에 사임). 당사자는 건강 등을 이유로 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여론은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경질'이냐 '손절'이냐, 정치권의 해석도 엇갈렸다.

'경질설'은 이 전 대변인이 윤 전 총장의 '전언 정치'를 맡으면서 정작 메시지에 혼선만 줬다는 지적에 근거한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두고 이 전 대변인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발언과 이후 윤 전 총장이 낸 입장이 엇갈린 게 대표적이다. 이 전 대변인의 사퇴와 '윤석열 X(엑스)파일' 논란의 시기가 겹친 데에 주목하는 쪽에서는 다른 가능성도 제기한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윤석열 X파일의 존재를 공론화했는데, 이 전 대변인 역시 이 내용을 확인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윤 전 총장과 함께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 전 대변인이 스스로 그만뒀을 가능성이다. 


더 이상 당사자의 설명이 없으므로 두 가지 설 중 뭐가 맞는지, 둘 다 아닐지는 당장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과 직접 소통하지 않고 전언에 의존하다 초래한 메시지 혼선 ▲인선 과정에서 드러난 일부 보수 유력지 편향성 등 '정치 신인 윤석열'이 옛 방식을 답습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X파일로 인해 위기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고, 안철수의 '새정치'만큼이나 모호한 윤석열의 '큰정치'가 무엇인지 증명해야 할 시점도 그만큼 가까워지고 있다. 

국민의힘, 일단 적극 방어태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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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석열 전 총장 지키기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보수·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를 보호하지 못하면, 정권교체의 꿈도 그만큼 멀어지게 된다. 이준석 대표가 직접 나선 것은 물론, 당 지도부를 포함해 여러 채널을 가동해 윤 전 총장을 두둔하고 나섰다(관련 기사: 이준석 "윤석열 X파일은 정치공작, 피로감·짜증만").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는 '공작정치',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을 향해서는 '아군에 수류탄' 등의 표현까지 써가며 화살을 쏘았다.

김기현 원내대표 또한 2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선이 여권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자 느닷없이 음습한 선거 공작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라며 "천하의 사기꾼 김대업 시즌2가 시작된 것 같다"라고 평했다. 그는 "이번 X파일 논란을 계기로 당 차원의 야권 후보 보호 대책도 강구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 김대업 '병풍' 때도 그랬고, '최규선 게이트' 때도 그랬다. 국민들이 많이 겪어봐서 옛날 같이 쉽게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송영길 대표가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한 게 맞물리면서, 이번 X파일 내용은 이미 진실성이 상당히 떨어진다"라며 "누가 문건을 만들었는지, 어디서 나왔는지, 누구에게 전달받았는지 내용을 밝히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윤 전 총장에게 정말로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면, (검찰총장 후보자) 사전 검증할 때 이 정부에서 몰랐겠느냐? (추-윤 갈등 상황에서) 추미애 전 장관이 왜 안 써먹었겠느냐"라며 "앞으로도 여러 번 이런 파고를 넘으면서 대선주자로서 몸집도 커지고 맷집도 세질 것이다. 내성이 더 생기는 과정"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무대응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다른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한 의혹 제기의 배경에 의구심이 든다"라면서도 "윤 전 총장이 왜 담대하게 대응하지 않고, 논란을 회피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서 의혹을 직접 해명하고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당에서 나서서 대리전을 펼치는 게 마냥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라고 평가했다. 

최재형 꿈틀... 홍준표 "자질·도덕성 검증은 최소 조건"... 유승민 "링 위에 올라오라"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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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야권이 모두 '윤석열 지키기'에 한마음인 건 아니다. 대표적으로 지금까지 '반문'의 대표 기수 윤석열 전 총장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던 다른 야권 대선주자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당장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퇴가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중앙일보>는 이날 최 감사원장의 지인을 취재해 "이달 안에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이미 대선에 출마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라고 보도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그의 대선출마설에 "현직 기관장의 정치 참여는 그 조직의 신뢰와 관계된다는 점에서 매우 논란적인 사안"이라고 우려를 표하면서 논란도 본격화됐다. 

윤 전 총장을 향한 야권 내 견제도 눈에 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은 국정 운영능력에 대한 자질 검증과 자신과 가족들에 대한 도덕성 검증"이라며 "그 두 가지를 통과하지 못하면 대통령이 될 수도 없고, 대통령은 한낱 한여름밤의 꿈에 불과 할 것"이라고 썼다. "모두 당당하게 국민 앞에 나가 자질 검증과 도덕성 검증에 한치의 망설임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19일에도 "과거와는 달리 요즘 정치는 의리·도리가 없는 염량세태"라며 "문재인 대통령도 자기가 데리고 있던 인사들이 야당에 기웃거리니 참 착잡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승민 전 의원 역시 지난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치를 시작하겠다'라는 공식선언은 안 한 상태에서 대변인은 있고, 이런 상태가 보통 우리 상식하고는 좀 안 맞는다"라며 "간보기 제발 그만하고 빨리 링 위에 올라오라"라고 지적했다. 야권에서 윤석열 전 총장을 향해 하루빨리 '검증의 링'에 오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X파일 자체가 아닐 수도
 
  2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캠프로 알려진 광화문 한 사무실 모습. 윤 전 총장은 27일 대권 도전을 밝힐 예정이다. 2021.6.20
▲   2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캠프로 알려진 광화문 한 사무실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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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윤 전 총장과 관련한 논란이 다른 야권 주자들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윤석열 전 총장의 경선 참여 또는 국민의힘 입당이 가시화되면서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을 집중 견제하는 것"이라고 현 상황을 풀이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의혹은 의혹으로 남아있을 때가 더 파괴력이 크다. 실제로 내용이 불거져 나오면 김빼기 수준일 수도 있다"라며 "나오는 의혹이 결정타가 아니라면 여야의 정치 공방으로 흐르게 되고, 각자의 득실을 계산해보면 제로섬 수준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사람이 열이 날 수도 있다. 열이 나야 괜찮아지는데, 오히려 속으로 곪아들면서도 열이 안 나는 게 큰일"이라며 "X파일 자체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도 대선주자에게는 여러 논란이 따라다녔다. 위기는 항상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구나'라는 믿음을 국민에게 심어줘야 하는데, 그게 지금 안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달 말에 본격적인 정계 진출을 선언하겠다고 하니, 그때까지는 국민들이 기다려줄 것"이라면서도 "그 이후에도 이런 식으로 계속 피할 수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윤 실장은 "정치인은 질문을 받는 사람이다. 자기 이야기를 하면 그에 관한 질문을 받지만, 자기 진도를 나가지 못하면 나쁜 질문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논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이어지는 의혹 제기에 끌려다니다가 대선 레이스를 제대로 뛸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검찰이 ‘프로젝트G’를 이재용 승계계획안으로 보는 이유

 이재용 지배력 강화 전제한 지배구조 개편안…대주주·그룹 동일시 하는 변호인 주장은 ‘말장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18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1.18ⓒ김철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승계 재판에서 이른바 ‘프로젝트G’로 불리는 ‘그룹 지배구조 개선 방안’ 문건의 성격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공방을 펼치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프로젝트G가 이 부회장 승계를 목적으로 작성·실행됐다고 본다. 반면, 변호인은 삼성 그룹 전반의 지배력 확보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2년 작성된 프로젝트G는 당시 도입이 예상되는 규제에 따른 삼성 그룹 지배구조 현안과 대응을 검토한 문건이다. 계열사 간 사업 양수도와 합병 등을 통해 그룹에 대한 이 부회장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이 정리돼있다. 문건에 제시된 일부 방안은 2014년 고 이건희 전 회장 와병 전후에 실행됐다.

이 부회장은 프로젝트G 실행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외부감사법상 회계분식, 형법상 배임 등 위법 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현재 1심이 진행 중인 불법승계 재판에서는 프로젝트G 문건 작성에 참여한 전 삼성증권 팀장 한 모 씨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 신문이 이뤄지고 있다.

프로젝트G는 승계계획안…이재용 유리한 쪽으로 지배구조 개편 추진

검찰은 프로젝트G를 승계계획안으로 규정한다. 삼성 그룹 지배력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그리고 삼성전자 지분을 가진 삼성물산 지분율이 관건이다. 2010년 기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에 대한 총수일가 지분은 각각 4.69%, 1.37%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이 없었다. 총수일가 지배력은 다수의 순환출자에 의존하고 있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2012년 경제민주화 여론이 대두되면서 순환출자를 통해 소수 지분으로 그룹 전반을 지배하는 편법적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관련 규제 도입이 가시화됐다고 짚었다. 프로젝트G는 지배력 약화 위험이 커진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을 전제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이라는 게 검찰 시각이다.

프로젝트G는 이 부회장 지분율이 높은 에버랜드를 지배력이 취약한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다.

‘에버랜드 상장 후 삼성물산 합병’ 방안은 이 부회장이 추가 비용 없이 에버랜드 지분을 이용해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는 효과를 노렸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에버랜드-삼성물산 합병법인 지분을 통해 삼성전자, 나아가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것이다.

프로젝트G 실행을 위한 사전 작업은 2013년부터 진척된다. 에버랜드는 제일모직 패션 사업을 넘겨받고 이듬해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바꾼 후 상장을 거쳐 2015년 삼성물산과 합병한다.

검찰은 증인으로 출석한 한 씨를 신문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편이 이 부회장의 지배력 확보에 유리한 쪽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프로젝트G 문건에서 삼성물산과 합병 전 에버랜드 상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유를 물었고, 증인은 “비상장보다 상장 상태에서 합병하는 게 그룹 지분율 차원에서 유리하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은 “그룹 지분율이 높아지는 건 누구 지분율이 높아지는 건가”라는 질문으로, “대주주 개인 지분율이 높아지는 것”이라는 증인 답변을 이끌었다. 한 씨는 대주주가 ‘이건희 회장 일가’를 이른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가 지난해 9월 1일 오후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0.09.01ⓒ민중의소리

대주주 지분이 그룹 지분이라는 변호인…국정농단 재판부는 승계작업 성격 인정

프로젝트G는 각종 규제가 강화되는 입법 환경에서, 이 부회장 개인의 지분이 아닌 그룹 전반의 지배력 확보에 초점을 둔 지배구조 개편안이라고 변호인은 반박한다.

변호인은 그룹 지분을 계열사 지분과 대주주 지분의 합으로 규정했다. 삼성 그룹 입장에서 총수일가 지분은 곧 그룹 지분이라는 논리다. 프로젝트G에 제시된 이 부회장 지분 강화 방안은 그룹 지분 강화 차원에서 검토됐다는 주장이다.

한 씨는 변호인 주장에 동조하면서 “(프로젝트G는) 그룹 전체 지분율 개선을 검토한 것으로, 솔루션 중 하나가 대주주 지분 확대였다”며 “하지만 전체적 취지는 삼성 그룹 경영권에 대한 검토였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대주주 지분 강화는 그룹 지분 강화의 대표적인 방법이라고도 말했다.

프로젝트G 보고서는 이 부회장 승계계획안이 아니라는 변호인 주장은 이미 국정농단 재판 과정에서 부정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재판에서 86억원 회사자금 횡령 등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국정농단 1심 재판부는 지배구조 개편이 승계작업 일환으로 추진되지 않았다는 이 부회장 측 주장에 대해 “지배구조 개편은 오로지 이 부회장 이익을 위한 게 아니라고 해도,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 지배력 확보를 중요한 목적으로 해 이루어졌다”며 “그와 같은 목적 아래 추진된 일련의 개별 현안 전개는 충분히 ‘승계작업’ 성격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프로젝트G 성격을 그룹 차원에서 설명하면서 이 부회장 책임을 무마하려는 변호인 시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이상훈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변호사)은 “형사 재판에서 고의성은 유무죄 판단 요인이 된다”며 “일반 임직원이나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 강화를 그룹 지분 강화로 이해할 수 있으나,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자신의 지분 강화를 위해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주주 지분+계열사 지분=그룹 지분’으로 보는 변호인 시각은 총수일가가 계열사 지분을 지렛대 삼아 적은 개인 지분으로 그룹 전반을 지배하는 재벌 문제를 답습하고 있다는 게 이 변호사 지적이다. 그는 “이른바 ‘가신’들은 대주주인 이 부회장 지분을 그룹 지분과 동일시하는데, 이는 계열사 지분을 활용해 총수일가 지배력을 극대화하는 기존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설명하는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순환출자의 자본 흐름ⓒKDI

프로젝트G 배경이라는 순환출자·일감 몰아주기, 당초 이재용 이해관계 반영된 편법

프로젝트G는 그룹 지배구조 현안으로 순환출자 금지와 일감 몰아주기 과세 등을 들고 있다.

이들 현안의 발생 원인이 이 부회장 개인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을 보면, 프로젝트G 성격이 보다 명확해진다.

당초 순환출자는 총수 지분 강화 수단이라는 게 중론이다. 프로젝트G가 작성된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순환출자가 형성된 대기업 집단은 삼성을 비롯해 총 15개로 모두 총수 있는 집단이다. 순환출자는 총수 이해관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순환출자는 주로 ‘총수→A사→B사→C사→A사’ 형태를 띤다. 가령 총수가 A사에 50억원을 투자하고 일반공모로 50억원을 조달하면, 일반 투자자는 분산돼 총수는 자본금 100억원짜리 회사의 지배권을 쥐게 된다. 이같은 방식으로 A사→B사, B사→C사, C사→A사로 투자가 이뤄질 때, A사에 대한 총수 지분율은 67.5%다. C사에서 A사로의 순환출자가 없을 때보다 지분율이 17.5% 증가하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이 부회장이 지분율 25%로 최대주주이던 에버랜드는 A사의 지위에서 삼성전자·삼성SDI· 삼성물산·삼성카드·삼성화재 등과 4개의 순환출자를 형성하고 있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기업 지배구조적 관점에서 본 순환출자’ 보고서를 통해 ‘순환출자에 의한 지배구조 불투명성 때문에 총수일가의 적은 지분에 의한 대기업집단 지배 행위 등에 대해 시민단체와 여·야당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일감 몰아주기도 총수 이익 확대 수단으로 평가된다. 총수는 자신이 보유한 회사에 계열사 일감을 몰아주면서 평가차익과 배당 등을 편취한다.

일감 몰아주기로 성장한 에버랜드는 내부매출이 커, 2013년 도입되는 규제 강화로 증여세 확대가 예상됐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부담해야 할 증여세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부매출 비중이 1% 수준이던 제일모직의 패션 사업을 에버랜드에 넘긴다. 에버랜드는 패션 사업 인수를 통해 내부매출 비중을 낮출 수 있었다. 일감 몰아주기 회피를 통한 증여세 감축의 최대 수혜자는 이 부회장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자신의 그룹 지배력 확보를 위해 각 계열사의 이해득실을 무시한 채, 프로젝트G를 기반으로 미래전략실을 통해 독단적으로 사업 양수도와 합병을 결정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불법승계 재판은 오는 24일 7차 공판이 이어질 예정이다.

한미 대북수석대표, ‘한미 워킹그룹 종료’ 검토키로

 

미, 북측에 바이든 정부 대북정책 전환 메시지 발신?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1.06.22 08:39
  •  
  •  수정 2021.06.2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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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한미 대북정책 수석대표 협의에서 ‘한미 워킹그룹’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사진은 21일 오전 열린 한미일 대북정책 수석대표 협의 기념사진. 왼쪽부터 왼쪽부터 성김(Sung Kim)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국장. [자료사진 - 통일뉴스]
21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한미 대북정책 수석대표 협의에서 ‘한미 워킹그룹’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사진은 21일 오전 열린 한미일 대북정책 수석대표 협의 기념사진. 왼쪽부터 왼쪽부터 성김(Sung Kim)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국장. [자료사진 - 통일뉴스]

21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한미 대북정책 수석대표 협의에서 ‘한미 워킹그룹’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외교부는 22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시 워킹그룹 운영 관련 논의 여부’에 대해 “6월 21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시 기존 한미 워킹그룹의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기존 워킹그룹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한미는 북핵 수석대표간 협의 이외에도 국장급 협의를 강화하기로 하였으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확인했다.

노규덕 외교부 평화교섭본부장과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1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만나 한미 정상이 합의했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구축 방안 등을 협의했으며, 성김 특별대표는 “우리는 여전히 평양으로부터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와 대결’을 언급한 점에 주목하며 ‘긍정적 회신’을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미 대북정책 수석대표 회동에서 워킹그룹 종료와 관련한 협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미일 대북정책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방한한 성김 특별대표와 정박 부대표가 21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예방했다. 22일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예방할 예정이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한미일 대북정책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방한한 성김 특별대표와 정박 부대표가 21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예방했다. 22일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예방할 예정이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다만, 이같은 기류가 감지된 것은 성김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인영 장관을 예방한 뒤 최영준 차관과 ‘고위급 양자협의’를 갖고 대북정책을 협의할 예정인데다, 23일에는 정박 미국 대북정책특별부대표가 통일부 통일정책 협력관과 ‘국장급 회의’를 갖는 등 예전과 달리 통일부와 직접 협의를 강화한데 따른 것.

통일부와의 직접대화 강화는 기존 외교부-국무부를 축으로 한 한미 워킹그룹의 틀을 넘어선 것으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2018년 11월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 우리측 요청으로 만들어진 한미 워킹그룹은 남북 간의 교류협력이 국제 및 미국의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지를 검토하는 일종의 태스크포스(TF)였지만 실제로 작동되는 과정에서는 남북 간 교류협력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남북 간 교류협력이 가로막힌 이유는 미국이 한미 워킹그룹을 내세워 사사건건 개입, 방해하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됐고, 결국 미국의 지나친 간섭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의 발목을 잡고 있고 문재인 정부는 한미동맹에 묶여 남북관계에서 스스로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대두된 상황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7월 장관 후보자 때부터 한미 워킹그룹의 한계를 지적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7월 장관 후보자 때부터 한미 워킹그룹의 한계를 지적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7월 청문회 당시부터 “한미워킹그룹을 통해서 해법을 찾아나가는 것과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해야 할일은 구분해서 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통일운동 단체들은 ”한미워킹그룹 해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제기해왔다.

북측도 선전매체를 통해 “한미 워킹그룹엔 남북 간 ‘이간’을 위한 미국의 흉심이 깔려 있다”고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검토를 끝내고 지난달 21일 성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임명한데 이어 성김 대표가 방한해 첫 한미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한미 워킹그룹 ‘종료’로 가닥을 잡은 것은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 신호로 읽히며, 문재인 정부는 물론 북측에도 긍정적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대화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지난달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대화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직후 공동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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