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291] ‘분노’와 ‘격노’

2024파리올림픽이 끝나고 배드민턴협회에 관한 이야기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공부하기 위하여 가끔 유튜브(동영상)를 보면 지나친 표현으로 화가 날 때가 많다.
아이들 말로 ‘낚였다’는 표현이 있다. 제목만 보고 시청할 경우가 많은데 ‘대통령 격노’ ‘대통령 분노’ 등의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이 정도에 분노하고 격노하는가 하고 의아할 때가 많다.
이런 과장된 표현 양상은 동영상 매체가 처음 등장할 때 지나치게 부풀려서 독자를 모집하기 위한 것이 주를 이루었다. 몇 번 속은 후에 유튜브를 딱 끊은 적이 있다.
우선 ‘분노’라는 말은 ‘분개하여 화를 낸다’는 말이다. 격노(激怒)는 ‘격렬하게 화를 냄’의 뜻이다. 채상병사건에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언론에 많이 등장했다.
필자가 보기에는 대부분이 여론을 만드는 이들의 작품이 아닌가 한다. 대통령도 화를 낼 수 있지만 이와 같이 매번 격노·분노 등의 표현을 쓰면 가벼워 보일 수밖에 없다. 설령 화를 냈다고 할지라도 다른 부드러운 표현이 많은데 굳이 과격한 표현만 골라서 쓰는 기자의 마음을 알 수가 없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