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24일 수요일

잘 만들어진 ‘공공문서’ 봤더니

 

[반갑다 우리말]잘 만들어진 ‘공공문서’ 봤더니

-쉬운 공공언어 쓰기⑤
코로나19 공공문서 ‘좋은 사례’
백신접종 예약 전자문서화
필요한 정보만 간편 입력 ‘굿’
  • 등록 2023-05-25 오전 6:10:00

    수정 2023-05-25 오전 6:36:03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언어(말)는 의사소통의 도구를 넘어 국민의 알 권리와 인권을 실현하는 연장입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공공언어는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우리말로 써야 합니다. 국민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일상생활의 질을 좌우한다고 해도 그 의미는 넘치지 않을 겁니다. 이데일리는 문화체육관광부·㈔국어문화원연합회·세종국어문화원과 함께 공공언어의 현 실태를 들여다보고, 총 20회에 걸쳐 ‘쉬운 공공언어 쓰기’를 제안하는 것이 이번 연재의 출발이자 목표입니다. <편집자주>

지역 주민센터나 구청, 세무서, 관공서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공문서’(각종 민원신청서류, 게시문, 홍보문 등)에 당황하는 일이 종종 있을 터다. 복잡한 문서양식에 어려운 한자어나 요즘 보기 드문 용어(단어)들을 맞닥뜨리는 경우다.

일부 서식에서는 어려운 용어의 의미 이해를 위해 괄호 안에 추가 설명을 넣는다. 각주, 미주, 내용주 등 보충 설명을 넣는 식이다. 이마저도 안되면 작성방법만 1장을 빼곡히 채울 때도 있다. 해석하기 어려운 서류를 받아든 민원인도 당황스럽지만, 공문서를 처리해야 하는 실무자들의 고충도 만만찮다. 서류 작성할 때마다 일일이 “여기에 서명해주세요”, “여기 적으시면 됩니다”, “함께 첨부할 서류가 필요합니다” 등의 부가 설명이나 안내가 필요해서다.

(사)국어문화원연합회가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공공언어 개선의 정책 효과 분석’(2021년)에 따르면, 공공언어 개선 시 연간 3375억원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고, 시간 비용 절감 효과는 민원 서식 1952억원, 정책 용어 753억원, 약관 및 계약서의 경우 79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문서의 ‘쉬운 우리말 쓰기’가 꼭 필요한 이유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잘 만들어진 공문서를 보면 ‘쉬운’ 단어에 ‘간편한’ 서식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국어 전문가들은 대체로 코로나19 관련 공공문서를 좋은 예로 꼽았다. 쉽고 용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백신 접종 예약 시에 전화로도 가능할 뿐 아니라, 전자문서화해 꼭 필요한 정보만을 입력하도록 요구해 민원인의 불편을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선별검사 문진표 역시 전자화해 작성 시 주민번호 입력 및 발열, 기침 여부 등을 그림으로 표시한 현재 증상을 클릭만 하도록 했다.

주민등록증 신청서, 혼인신고서, 인감증명서 등 법령으로 정해진 공문서의 경우, 법에 정해진 양식에 따라 작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개선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공문서 사용 어휘를 보다 직관적이고 쉬운 우리말로 바꿀 필요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이다.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은 “국민의 안전과 보건, 나아가 생명과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말(공공언어)이 어려울 때 국민은 위험에 노출되고, 알 권리를 침해당한다”면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선 주어지는 지식, 정보 등을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하고 평등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