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6일 월요일

[기득권 심판] ‘기득권 중심 세계’에 파열구를 낸 지구촌의 투쟁하는 민중들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 | 기사입력 2021/12/07 [07:47]

  • <a id="kakao-link-btn"></a>

엄혹한 시절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또다시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이를 일으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 가운데 한반도를 비롯한 지구촌 북반구는 한겨울로 접어들어 혹한이 닥쳐오고 있다. 코로나 사태 방역에 급급한 상황에서 민생과 살림살이도 휘청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위기를 싹 날려버릴 만한 뜨거운 희망·가능성이 있다. 바로 ‘세상을 바꾸자’며 들불처럼 떨쳐 일어선 전 세계의 위대한 민중들이다.

 

한국 : 각계각층의 민중 투쟁은 코로나 사태를 뚫고

 

▲ 방역 수칙을 꼼꼼히 준수하며 거리에서 '불평등 타파' 투쟁에 나선 우리나라의 노동자들.  


“오늘을 싸워 승리하리라. 내일은 웃으리라. 동지여 나의 몸이 쓰러져도 멈추지 말아라. 나의 피, 피 끓는 나의 영혼은 투쟁을 멈추지 않으리!”

 

지난 2003년 노래패 우리나라가 낸 4집 음반 ‘달려달려’에 담긴 <투쟁을 멈추지 않으리>의 노랫말이다. 18년이 지난 오늘도 우리나라의 각계각층 민중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함께 어깨 걸고 투쟁의 고개를 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우리 사회를 휩쓰는 통에 부익부 빈익빈으로 대표되는 불평등, 사회 혼란은 더더욱 심화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결정적으로 적폐 기득권과 맞서 세상을 바꾸려는 민중들의 투쟁이 거세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극심하다지만 적폐 기득권의 방해를 뚫고 세상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민중의 열망과 기세가 훨씬 더 강하다. 그 누구도 민중의 투쟁을 막을 수 없다. 이 시대 민중은 세상의 주인, 민주주의의 주역, 투쟁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이런 질문을 던질지도 모른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삼성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고 직장인들은 그다지 힘들 게 없다’라고 말이다. 하지만 꾸준한 월급과 정년이 보장되는 평생직장은 그리 많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 사태에도 한국이 역대 최대 수출 실적, 준수한 성장률 수치를 이뤘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몇몇 대기업이 천문학적 이익을 벌어들여도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빈부격차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막대한 이익 대부분은 한 줌도 되지 않는 일부 대기업과 기득권으로 흘러갈 뿐, 대다수 민중·노동자들에게는 돌아가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한국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대출 빚이 천정부지로 늘어나면서 각 가정의 가계부채는 왕창 높아졌다. 허리띠를 질끈 졸라매는 우리네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을 줄이고 대기업의 세금은 감면해주는 비상식 작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민중을 위하는 세력이 아님을 증명한다.

 

코로나 사태로 택배 물량이 쏟아진 가운데 택배 노동자들의 비극적인 과로사도 잇따랐다. 이처럼 비정규직 노동자 대다수는 너나 할 것 없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 중에서도 대국민 복지 지출이 낮고 사회 안전망마저 부실하다. “촛불혁명 계승”을 자임한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상을 바꾸기 위한 민중의 직접 투쟁은 지극히 정당하며 당연한 권리다.

 

그렇기에 민중이 직접 세상을 바꾸기 위한 투쟁에 앞장선 것이다. 정부가 ‘국민의 심부름꾼’으로서 제 책임을 다하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의 진정한 주인인 민중이 나설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는 전국 곳곳 각계각층에서 벌어진 투쟁의 이모저모를 소개하려 한다,

 

코로나 사태가 강타했던 지난해에는 한동안 민중 투쟁이 주춤했다. 그러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수칙이 마련되면서 투쟁이 다시 기지개를 켜게 됐다. 방역 수칙을 숙지하고 마스크와 얼굴 가리개로 ‘무장’한 민중들은 만반의 준비를 갖춰 거리로 나섰다. 이런 흐름은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올해에도 이어졌고 투쟁은 노동자, 청년 등 각계각층의 민중이 앞장서는 전면 투쟁으로 발전했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민중 투쟁의 본격 포문이 열린 건 지난 7월 3일 전국노동자대회였다. 이후 광복절에 ‘민주노총 8.15 노동자대회’가 열렸고 10월 20일에는 민주노총이 주도한 총파업이 뒤이었다. 전국 곳곳에서 수십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가 광장에 모이거나, 직장에서 한 시간 파업을 벌이는 등 다양한 형태로 파업에 동참했다. 노동자들은 ‘불평등 타파’를 외치면서도 안전과 방역을 지키고자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집회 이후 방역 당국이 대면 집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를 벌였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에 확진된 노동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런 노동계의 ‘투쟁 모범’은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이후에도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투쟁이 잇따랐다.

 

지난 11월 13일에는 ‘전태일열사 정신 계승 2021 전국노동자대회’가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필수·공공 서비스 좋은 일자리 국가가 책임져라 ▲사회공공성 역행하는 기획재정부 해체하라 ▲비정규직 철폐하고 차별을 없애라 같은 구호가 나왔다.

 

11월 14일에는 서울 청계천과 청와대 인근에서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이 <분노의 깃발행동>을 펼쳤다. 방역 수칙에 따라 1부, 2부, 3부로 나뉘어 진행된 깃발행동에서는 1,000명에 이르는 청년·학생들이 집회와 행진을 이어갔다. 청년행동은 선언문에서 “대선후보들은 청년 팔아 표 사는 행위를 중단하고 우리의 요구에 먼저 진정성 있는 답을 해주어야 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청년·학생들은 대선 주자들에게 ▲정규직 신규채용과 일자리 확대 ▲청년 주거권 보장 ▲사각지대 청년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 보장 ▲청년 고독사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1월 17일에는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에서 ‘2021 전국농민 총궐기대회’가 열렸다. 트랙터를 몰고 온 농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신자유주의식 농업정책을 규탄했다. 농민들은 ▲농민기본법 제정 ▲식량주권 실현 ▲농지를 농민에게 ▲기후위기 대응 ▲공공농업으로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11월 23일에는 부산 서면에서 부산민중행동이 주최한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불평등을 쓸어버리자”, “낡은 정치를 쓸어버리자!”, “거대 양당 정치 쓸어버리자!”라고 외치며 집회와 행진을 이어갔다.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는 1만 명이 넘는 화물노동자들이 1차 총파업을 펼쳤다. 화물노동자들은 요소수 파동으로 생계에 큰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이기도 하다. 화물노동자들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 모든 차종·품목 확대 ▲운임인상 ▲산재보험 전면적용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보장을 촉구했다.

 

11월 28일에는 서울 도심에서 노동조합·한국 거주 외국인이 함께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가한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은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 보장하라”라고 외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했다.

 

12월 2일에는 서울시청 근처에서 ‘2021 전국빈민대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뼈 빠지도록 일을 해도 평생 적자 인생인데 정부는 아무런 대책 없이 노점상을 금지하고 있다”라며 “차별과 불평등을 갈아엎고 비정규직을 철폐해 가진 자들의 돈 잔치를 멈춰야 한다”라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참가자들은 ▲노점상 생계보호 특별법 제정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사업 철폐 ▲강제퇴거 금지 ▲장기공공임대주택 확대 ▲장애인 탈시설 보장 ▲차별금지법 제정을 호소했다.

 

우리나라에서 민중들이 펼친 투쟁의 특징은 온라인 소통광장인 유튜브와 줌(ZOOM)을 통해서도 민심이 모여들었다는 점이다. 수십 곳에 이르는 진보민주개혁진영 유튜브 채널이 함께한 ‘검언개혁 촛불행동’ 집회가 대표 사례다. 이 온라인 집회에는 100만 명이 넘는 참가자와 수천만 원이 훌쩍 넘는 후원금이 모여들 만큼 여론의 반향이 뜨거웠다.

 

이밖에도 소규모 사업장 곳곳에서 권리를 높여나가기 위한 민중·노동자의 투쟁이 숱하게 벌어지고 있다. 집회와 시위는 허가와 검열의 대상이 아니라 그 누구에게나 보장된 헌법상 권리다. 민중이 앞장서는 투쟁은 쭉 이어질 것이다.

 

앞서 살펴봤듯 국내에서는 올해 내내 쉴 틈 없이 투쟁이 펼쳐졌다. 새해가 밝은 이듬해 1월에는 각계각층이 함께 하는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린다. 민중총궐기대회에서는 ‘노동권 강화와 불평등 해소’, ‘판문점선언 합의 이행을 머뭇대는 문재인 정부 규탄’, ‘한국을 식민지 취급하는 미국 반대’ 같은 다양한 목소리가 한데 뭉칠 것으로 관측된다. 민중총궐기대회가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모순을 바로잡을 길라잡이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남미 곳곳에서 번지는 반미·자주 투쟁

 

▲ 왼쪽은 '대쿠바 경제 봉쇄'를 지속하는 미국을 규탄하고 나선 쿠바의 민중들, 오른쪽은 ‘극우’ 보우소나루 정권을 규탄하고 나선 브라질의 민중들.  


이번에는 세계로 눈을 돌려보자. 먼저 중남미 지역부터다. 코로나 사태가 심각한 중남미 지역의 빈곤층은 무려 2억 명을 넘어섰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중남미 민중은 무기력하게 있지 않았고, 투쟁의 주역으로서 전면에 나섰다. 말 그대로 민심이 폭발한 것이다. 중남미 민중의 투쟁은 미국을 맹종하는 친미 극우세력을 정면으로 겨누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중남미 곳곳에서 활발하게 펼쳐지는 민중 투쟁의 가장 큰 특징은 반미·자주다. 그동안 미국은 중남미 민중을 고통에 빠트린 만악의 근원으로 지탄받아왔다. 중남미에서는 미국의 침탈이 미치지 않은 지역을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은 CIA와 군부를 동원해 진보 좌파 정권이 들어선 중남미 나라들을 전복, 친미·우파로 대표되는 꼭두각시 정권을 세웠다. 이후 미국식 신자유주의 도입에 따른 민영화와 사회 불평등이 중남미 전역을 휩쓸었다.

 

그런데 중남미의 정세는 극적으로 반전됐다. 중남미 곳곳에서 ‘더 이상 이렇게는 못 살겠다. 정치를 갈아엎자’라며 친미·우파 적폐 기득권에 맞선 대규모 민중 투쟁이 펼쳐진 것이다. 그 결과 중남미의 친미 우파 세력이 차례차례 거꾸러지고 있다.

 

먼저 볼리비아의 상황부터 살펴보자. 볼리비아에서는 친미 우파 세력의 정치 쿠데타를 민중 투쟁으로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있었다. 우선 친미 우파 세력의 공작으로 임기 중 쫓겨나 해외로 망명했던, 원주민 출신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볼리비아로 다시 돌아왔다. 지난해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후보로 나선 모랄레스 정부의 경제재정부 장관 출신 루이스 아르세가 승리한 결과다. 승리의 밑바탕에는 친미 우파 세력을 규탄하는 볼리비아 민중의 대규모 집회와 시위, 즉 투쟁이 주효했다. 미국을 등에 업고 진보 좌파 진영을 찍어누르려 했던 아녜스 전 상원 부의장 등 친미 우파 세력도 속속 구속과 기소의 대상이 됐다. 민중의 단결된 힘이 낭떠러지로 치달을 뻔했던 볼리비아를 구원한 것이다.

 

칠레에서는 친미 우파 정권의 지하철 요금 인상을 계기로 민심이 폭발했다. 칠레 전국 곳곳에서 민중이 주도하는 대규모 투쟁과 집회가 열렸다. 곳곳에서 ‘독재자 피노체트가 만든 신자유주의 헌법을 갈아엎고 불평등을 없애자’는 목소리가 빗발쳤고, 그 결과 열린 제헌의회 선거에서는 친미 우파 세력이 참패했다. 개헌 논의가 한창인 칠레에서는 ▲민영화 폐지 ▲전 국민 의료보험 ▲보건의료 및 교육 부문의 영리 추구 제한이 화두가 되고 있다. 오는 21일로 다가온 총선, 지방선거, 대선에서도 민중의 뜻을 따르는 진보 좌파 진영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에서는 진보 좌파 진영의 재집권이 시야에 들어왔다. 군부 출신이자 극우 성향이 명백한 자이르 보우소나루는 코로나 사태 방치, 민영화 강행 등 모든 분야에서 민중을 기만했다. 이런 상황 속, 브라질 전역에서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열렸다. 한때 친미 우파 야권과 사법부의 총공세를 받아 구속됐던 룰라 전 대통령도 민중의 지지에 힘입어 복권됐다. 진보의 기수로서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룰라의 승리는 일찌감치 확정된 분위기다. 여기에 보우소나루 정권의 무분별한 아마존강 유역 파괴로 삶의 터전을 빼앗긴 원주민들도 반정부 투쟁에 가세했다. 보우소나루 정권과 전면전에 나선 브라질 민중과 진보 좌파 진영은 힘을 모아 여러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쿠바에서는 미국 플로리다 내 반쿠바 세력의 입김을 받은 반정부 시위가 있었다. 이 시위에는 미국이 깊숙이 개입했다. 미 국제개발처(USAID)에서는 ‘쿠바 전복 프로젝트’용 예산을 책정, 지난 9월까지 반쿠바 세력에 660만 9,000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쿠바 정부 당국은 반정부 시위를 “미국이 지원하는 연성 쿠데타”라고 규정했다. 미국의 사주를 받은 친미 시위세력, 쿠바와 가까운 미국 플로리다의 반쿠바 세력이 합작한 반정부 시위는 잠깐 쿠바를 위협하는 듯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친미 우파 세력에 맞서 거리와 광장으로 나온 ‘친정부 반미 시위’의 단결과 기세가 훨씬 강력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미국이 직간접적으로 중남미 국가들에 주권침해·내정간섭을 벌여온 미주기구(OAS)도 해체 직전 상황으로 내몰렸다. 민중이 선택한 중남미 각국의 진보 좌파 정권이 연대·협력하면서 점차 ‘범중남미 진보 좌파 연맹’이 큰 힘을 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듯 중남미 민중은 끊임없이 친미 우파 기득권 세력과 직접 부딪히며 맞서 싸웠다. 그에 따라 차례차례 짜릿하고도 값진 승리를 일궈냈다. 또 더 큰 승리를 향해 진득하게 나아가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새해에는 반미·자주로 뭉친 중남미의 분위기가 전 세계에 깊은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자본주의·제국주의 본고장’ 미국, 유럽의 투쟁하는 민중들

 

▲ 미국과 유럽 곳곳에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을 규탄하고 나선 민중들,  

 

그런가 하면 민중을 탄압하고 억압하는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본고장’ 서구(미국과 유럽)에서는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높이려는 민중 투쟁이 각지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서구에서 세계에 울림을 주는 민중 투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지난해 각지로 뻗어나 간 ‘인종 차별·불평등 반대’ 투쟁이다. 지난해 5월, 미국에서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 살해당한 뒤 촉발된 인종 차별·불평등 반대 투쟁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 곳곳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올해 미국과 유럽에서는 노동계를 중심으로 투쟁이 전개되고 있다. 어찌 보면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체제의 수혜자이기도 했던 서구 민중들 스스로 자성과 회복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투쟁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을 규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국에서 자본주의의 어둠을 상징하는 대기업을 꼽자면 그 1순위는 뭐니 뭐니해도 아마존이다. 작은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점점 세력을 확대해나가면서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대기업이 됐다.

 

그런데 물류센터에서 오랜 시간 동안 고생하며 땀 흘리는 노동자들 덕에 몸집을 불린 아마존은 노동 존중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 오히려 서구 제국주의 열강이 식민지 민중을 착취하던 옛날 방식 그대로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착취하고 있다. 그러니까, 아마존은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나쁜 점만 골라 집대성한 세계를 대표하는 악성기업인 셈이다.

 

“회사에 가장 커다란 위협 중 하나는 부담스러운 조건을 요구하거나 파업을 벌이면서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에 지장을 준 노조원들처럼, 조직 내에서 견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으며 늘 불만을 품고 있는 시간제 인력들.”

 

“만약 우리 회사의 이름이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 100곳’에 오른다면, 당신이 이곳을 망친 겁니다.”

 

위는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꺼낸 끔찍한 노동 혐오·노동자 비하 발언이다. 베이조스는 ‘사람은 쉴 틈을 주면 창의적인 생각을 못 한다’는 식의 몰상식한 가치관으로 유명했다. 그 가치관은 아마존의 경영, 운영 방식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아마존 사측은 노조 결성 여부를 투표하는 노동자들의 움직임을 노골적으로 방해했다. 심지어는 물류센터에 마스크와 손 세정제 같은 기본 방역 물품도 두지 않았다.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일한 아마존 노동자들이 집단 확진됐지만, 아마존은 노동자의 탓으로 돌리며 발뺌할 뿐이었다.

 

이처럼 노동자를 멸시하는 대기업의 횡포는 큰 저항을 낳는 법이다. 올해 들어 아마존의 횡포에 더 이상 참지 못 하겠다는 움직임이 서구 곳곳에서 동시에 빗발치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매해 11월 넷째 주마다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대규모 할인 행사가 열린다. 이때를 틈타 대기업은 온갖 명품과 물품을 팔아치우며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인다. 사실 말이 좋아 할인 행사지, 소비 심리를 부채질하는 천박한 자본주의식 돈벌이 수법이다. 분명한 건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에는 블랙프라이데이가 그야말로 떼돈을 쓸어 담는 ‘대목’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올해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25개국의 민중들이 반격에 나섰다. 노동조합, 시민단체 등 50여 개 단체가 하나로 뭉친 ‘메이크아마존페이’(Make Amazon Pay) 연합이 주축이 됐다. 연합에 소속된 민중들은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을지언정 마음만큼은 하나였다. 수천 명이 훌쩍 넘는 민중들이 아마존 뉴욕 본사 앞에서, 영국과 독일의 아마존 물류창고 앞에서 아마존을 규탄하고 나섰다. 서구의 민중들은 아마존을 향해 ▲소비지상주의 반대 ▲노동 환경 개선 ▲노조 활동 존중 ▲환경파괴 중단을 촉구했다.

 

이러한 흐름은 서구 민중들이 직접 자본주의의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만약 ‘무노조 경영’을 원칙으로 고집해온 아마존 같은 초거대기업이 노동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어떻게 될까? 그 순간부터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는 다른 대기업, 고된 노동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도 큰 파급을 끼칠 것이다.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을 무작정 반대하는 개인주의, 자유주의가 만연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투쟁 사례를 보듯 노동자·민중의 노동권과 기본 생존권을 쟁취하자는 긍정적인 움직임은 분명히 있다. 우리가 미국, 유럽 민중들의 투쟁을 꾸준히 주시해야 할 이유다.

 

‘카스트 제도야 물렀거라’ 농업개악법 뒤집고 승리한 인도의 민중들

 

▲ 모디 정권에 맞서 '농지개악법 반대' 투쟁에 나선 인도의 민중들. 


세계 제2위 인구 대국인 인도는 심각한 사회 양극화에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민생 전반이 어려움에 빠졌다. 이렇게 된 가장 큰 배경은 ‘반민중’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장기집권에 있다. 모디 총리와 집권당 인도인민당은 7년에 이르는 장기집권 동안 인도 사회의 공공성을 여러 측면에서 후퇴시키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강행해왔다. 여기에는 농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해 모디 정권이 추진한 농업개악법에는 ▲가격보장 및 농업서비스 계약법 ▲농산물 무역 및 상거래 촉진법 ▲필수식품법이 담겨있다. 해당 법안의 취지는 국가가 관리하던 농산물 유통과 가격 책정을 시장에 개방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인도의 식량주권을 일부 대기업에 통째로 바친다는 뜻이었다.

 

모디 정권이 농업개악법을 굽히지 않자 민심이 크게 요동쳤다. 농민·노동자가 중심이 된 수십만 명을 훌쩍 넘는 대대적인 집회와 시위가 인도 곳곳을 뒤덮었다. 투쟁 현장에서는 인도의 오래된 병폐로 지목받는 카스트 제도의 신분 차별도, 극심한 여성 차별도, 험악한 종교 간 대립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정반대로 오래도록 반목해오던 힌두교와 이슬람교 신도들이, 천대받던 여성들이 투쟁의 한복판에 서는 진기한 광경이 펼쳐졌다.

 

일치단결한 인도의 민중들은 총리 관저가 있는 수도 델리를 봉쇄했고, 각지에서 숱한 총파업, 연좌농성에 결합했다. 모디 정권은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러 투쟁 진압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700명이 넘는 민중들이 학살당했다. 그런데도 민중들이 끝까지 물러서지 않자 이번에는 물, 전기, 통신을 차단하는 비열한 수법으로 민중을 고립하려 했다.

 

하지만 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투쟁의 기세는 줄어들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거세졌다. 민중 투쟁에 놀란 모디 정권은 결국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지난 11월 19일, 모디는 농업개악법 철회를 약속했고, 여야 의회도 농민들의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승리는 또 다른 쾌거로 이어졌다. 1년 넘는 투쟁의 결과, 그동안 제한된 장소에서 정부에 허가받은 집회와 시위를 해야 했던 인도의 ‘투쟁 관행’이 사라진 것이다. 바야흐로 인도의 민중들은 언제 어디서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투쟁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했다.

 

인도 민중들의 투쟁은 단순히 농업개악법 저지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는 인도 곳곳으로 번지는 ‘인도인민당 심판운동’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더 이상 적폐 기득권 정치에 기대지 않고 민중이 앞장서 ‘직접 정치’를 일구겠다는 중대한 선언이다. 인도인민당 심판운동은 앞으로 있을 인도의 총선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인도의 민중들은 굽힘없는 투쟁을 통해 인도 정치의 흐름을 좌우하는 장본인이 됐다.

 

“농민이 없으면 먹을 것도 없다!”

 

“의회의 결정은 언제든 거리에서 뒤집어질 수 있다!”

 

위 발언은 지난해부터 올해가 저무는 지금까지 1년이 넘도록, 인도의 민중들이 끊임없이 외쳐온 승리의 목소리다.

 

이처럼 지구촌 방방곡곡에서 들불처럼 번진 투쟁은 민중이 세상을 바꿀 시대의 주역, 주인공임을 오롯이 증명한다. 남녀노소, 지역, 피부색과 상관없이 우리 민중은 세상의 진보를 이끌 주인으로서 앞으로도 투쟁의 제 몫을 다해갈 것이다.

미국,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공식화... 정부 사절단 불참

 

사키 대변인, “선수단 참여는 허용 방침”... 중국 외교부, “반격 조치 취할 것”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기자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자료 사진)ⓒ뉴시스/AP

 미국이 중국의 인권 탄압을 내세워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했다.

미 CNN방송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6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과 패럴림픽 게임에 어떤 외교·공무 대표단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이유로 중국 정부의 지독한 인권 유린과 신장에서의 잔학 행위(atrocities)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표단은 그렇게 참가할 수 없고, 그러한 팡파르(fanfare)에는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키 대변인은 다만 선수단 파견에 관해서는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해 온 선수들을 불리하게 하는 건 옳은 조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면서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결정으로 “분명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의 이날 외교적 보이콧 방침은 오는 9~1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하는 약 110개국이 참여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발표됐다. 한국도 참석 대상인 이 회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역점을 두어 추진해온 국제 행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미국의 전 세계 동맹국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사키 대변인은 동맹국 외교적 보이콧 참여 독려 여부에 관해서는 “그들에게 우리의 결정을 알렸다”면서 “그들이 결정을 내리게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이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함에 따라 유럽을 중심으로 서방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신들은 현재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이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결정에 관해 “외교적 보이콧은 미국 선수들의 참여는 허용하지만, 미국의 가장 큰 군사적·경제적 경쟁자(중국)에게는 중대한 정치적 모욕(snub)”이라고 평가했다. AP통신은 “중국은 강력한 대응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고 전했다.

앞서,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관한 질의에 “만약 미국이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반격하는 조치를 결연하게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미중 관계는 더욱 급랭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일보>가 원전업계 돈 받는 로비스트를 '그린피스 창립자'로 세탁하다

 <조선일보> 패트릭 무어 인터뷰에…그린피스는 진작 "무어는 원전 로비스트" 지적

그러나 해당 발언자는 이미 오랜 기간 원전업체와 유전자변형 농수산물(GMO) 제조 대기업체의 주장을 사실상 홍보해 온 인물이라는 지적이다.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비판하기 위해 사실상 원전 세력의 대변인의 목소리를 '그린피스 창립자'로 세탁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법한 부분이다.


이날 <조선일보>의 '그린피스 창립자 "한국 탈원전은 폰지 사기극"'이라는 제목 기사는 그린피스 출신으로 알려진 패트릭 무어 박사와의 이메일 인터뷰 내용을 전달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무어 박사는 "원전 없이 재생에너지로만 (화석 연료를) 대체한다는 건 심각한 망상" "재생에너지는 막대한 정부 보조금과 세금 감면, 에너지 저장 장치(ESS) 설치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원전은 '덜 비싼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태양광과 풍력은 경제 전반의 '기생충'" "(탈원전 정책은) 근거 없는 공포가 올바른 과학을 침몰시킨 결과"라고도 주장했다. 


무어 박사의 이 같은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무어 박사는 지난 2011년에도 후쿠시마 이후를 다루는 <매일경제> 대담에 '환경·생태 전문가'로 소개된 바 있다. 당시 무어 박사는 "앞으로 원자력 사용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원전을 완전히 없애기로 하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대폭 늘려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이 크게 낮아진 독일 사례만 봐도 그의 주장은 사실과 다름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는 1986년 그린피스를 탈퇴한 그가 2006년 원전 지원 단체를 만들 정도로 오랜 기간 원전 세력의 대변인 역할을 해 왔기에 가능했다.


 

무어 박사가 '그린피스 창립자 경력을 이용'해 원전을 홍보하는 모습에 당장 그린피스도 우려의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012년 그린피스는 무어 박사의 국내 강연을 두고 "패트릭 무어는 그린피스의 설립자가 아니"라고 강력하게 주장한 바 있다.


 

▲<조선일보> 기사 화면 갈무리 

당시 그린피스는 서울사무소는 "그린피스는 필 코테즈, 어빙 스토우, 짐 볼렌 등 세 명의 인물에 의해 1970년 창립되었고, 패트릭 무어는 1년 뒤 필리스 코맥 호 승선을 위해 지원서를 제출하며 비로소 그린피스 활동을 시작했다"며 "그는 그린피스 활동을 접고 환경론자라는 이름으로 환경오염을 주도하는 산업계를 대변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 측은 무어 박사의 친원전 주장을 소개하며 원전에서 일어날 위협은 전혀 소개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무어 박사는 과거 "체르노빌 사고 피해자 수는 부풀려졌고, 관련 사망자는 56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으나, 당장 "국제원자력기구(IAEA)조차도 체르노빌 사망자를 4000여 명으로 집계하고 있다"고 그린피스는 지적했다.


무어 박사의 '그린피스 출신 경력' 활용이 논란이 자주된 듯, 아예 그린피스는 홈페이지 '자주하는 질문' 란에 '그린피스의 창립자라고 보도된 패트릭 무어는 누구입니까?'라는 문답 내역까지 만들어뒀다. (☞관련 페이지 바로 보기) 


해당 내용을 보면, 그린피스는 무어 박사를 "언론 신뢰를 얻기 위해 아주 오래전 그린피스와 활동한 이력을 자주 언급하며 원자력, 벌목, GMO 산업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는 인물로 "독립적인 활동가가 아니라 각종 산업계 지원을 받는 로비스트라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원자력 업계에서 돈을 받고 일하는 대변인"이라고 소개했다.


더 자세히 그린피스는 "2006년 4월, 원자력 업계의 주 로비창구인 원자력에너지협회(Nuclear Energy Institute)는 청정 및 안전 에너지 연합(Clean And Safe Energy Coalition, CSEC)을 발족하고 전 부시 행정부의 환경보호청장(EPA Administrator)이었던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Christine Todd Whitman)과 패트릭 무어를 공동 회장으로 임명했다"며 "청정 및 안전 에너지 연합은 약 8백만 달러로 추산되는 원자력 업계와 계약의 일부로 거대 홍보회사 힐앤놀튼(Hill & Knowlton)이 주도하여 진행된 홍보단체"라고 설명했다.


 

무어 박사의 원전업체 홍보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도 강조됐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두고 ESS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원전 가동에 필요한 우라늄 채굴 및 수송에 드는 화석에너지, 원전폐기물을 초장기간 보관하는데 따르는 금전 및 사회적 비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원전을 순수한 친환경에너지인양 홍보하고 있다. 원전 사고 위험성을 이야기하지 않은 것도 현실과 크게 괴리되는 부분이다.


 

무어 박사의 주장대로 국내에서 태양광 사업 지원이 정책화하면서 멀쩡한 산을 태양광 패널로 덮는 모습이 한동안 연출된 바 있다. 이는 친환경 운동가들도 비판을 제기하는 대목이다. 일부 오류를 근거로 마치 재생에너지사업이 환경을 파괴하는 사업인양 부풀리는 태도는 전형적인 원전 찬성론자들의 입장이다. 오히려 상당수 재생에너지 찬성론자는 재생에너지 전환의 필수 조건으로 에너지 분산화와 수요가 있는 곳에서 직접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개념의 그리드화(Greed化)를 꼽는다. 원전을 에너지 수요가 가장 큰 서울시내 한복판에 짓자면 찬성할 이가 거의 없겠지만, 신재생에너지 전환의 중요 핵심 아이디어는 시민 모두가 에너지 발전소가 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에너지 민주화 이상은 무어 박사를 비롯한 원전 찬성론자들의 주장에서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원전 필요성을 주장하려면 그 핵심은 지금도 크고작은 사고가 나는 원전을 정말 서울시내 한복판에 지어도 안전한지, 안전 필요성으로 인해 도심에서 떨어뜨릴 경우 송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소모량이 신재생에너지 전환으로 장기간 이어질 비용 감소 효과를 상쇄할 수 있는지, 이미 태양광 에너지 발전비용이 크게 낮아진 현실을 덮을 정도로 원전이 앞으로도 값싸고 효과적인 에너지 생산 방식인지부터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120615295114921#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청년’ 강조한 윤석열 선대위 출범식, 언론 평가 달랐다

 

  • 기자명 금준경 기자
  •  입력 2021.12.07 07:53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경향만 ‘5·18 폭동 영상 공유’ 노재승 지적… 김용균 3주기, 보수 언론에선 안 보여


윤 선대위 출범에 조선 “행사 내내 청년 여성”
경향 “본인 연설엔 청년 언급 한 번 뿐”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6일 출범했다. 7일 아침신문은 일제히 윤석열 선대위 출범 소식을 알리며 출범식 현장과 선대위의 특징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고3이 연설, 힙합·랩도... 야 출범식 ‘2030 콘서트’처럼’ 기사를 내고 출범식 소식을 전하며 ‘청년’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부제목 역시 ‘국민의힘 선대위 스타트 행사 내내 청년 여성’으로 해당 키워드를 부각했다. 

조선일보는 기사에서 “국민의힘은 선대위 출범식 행사 콘셉트를 청년과 여성에 맞췄다”며 “출범식 행사도 젊은 층은 겨냥한 콘텐츠로 꾸몄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무대 위에 오른 2030 시민 대표 연설 내용을 비중 있게 전하기도 했다. 

▲ 7일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 7일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 7일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 7일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가 윤석열 선대위측이 ‘청년’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운 사실을 기사 전면에 부각한 반면 경향신문은 정작 윤석열 후보가 청년을 강조하지 않은 사실을 대조적으로 전했다. 경향신문은 “윤 후보는 출범식 직후 (18세 연설자) 김씨에게 ‘제 것보다 훨씬 낫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윤 후보 연설에서 청년에 대한 언급은 한 차례에 그쳤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기사에선 ‘불참자’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도 특징이다. 경향신문은 “경선주자였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출범식에 불참했다”며 “당 안팎에선 김병준 위원장과의 역할 조정 등 갈등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갈등 조율리더십이 과제로 꼽힌다”며 불안 요소를 전했다.  중앙일보 역시 “경선 상대였던 홍준표, 유승민 후보는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았고 선대위 외곽기구 새시대준비위를 이끄는 김한길 위원장도 이날 출범식에 불참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경향만 ‘5·18 폭동 영상 공유’ 노재승 지적

이날 주요 아침신문 가운데 한겨레와 경향신문만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된 노재승씨의 언행을 지적하는 기사를 썼다. 한겨레는 ‘함익병 이어 노재승... ‘5·18은 폭동 영상 공유’’ 기사를, 경향신문은 ‘노재승 선대위원장, 5·18은 폭동 영상 공유 논란’ 기사를 냈다.

▲ 7일 한겨레 기사 갈무리
▲ 7일 한겨레 기사 갈무리

노재승 위원장은 지난 5월18일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성역화 1대장, 특별법까지 제정해서 토론조차 막아버리는 그 운동. 도대체 뭘 감추고 싶길래 그런 걸까”라고 적으며 ‘미니다큐 : 5·18 정신’이란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에는 여권이 주도하는 5·18 역사왜곡처벌특별법을 비판하는 내용과 함께 “시위대의 상당수가 벌인 행위는 평화적 시위가 아닌 명백한 교전 행위”, “일부 시위대의 주요시설 습격·점거·파괴·탈취 무엇보다 중화기와 폭약 등으로의 중무장은 관점에 따라 폭동이라 볼 수 있는 면모도 분명히 존재한다” 등 이른바 ‘폭동’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겨레는 “여성 비하와 독재 미화 발언 탓에 공동선대위원장 내정이 철회된  함익병 피부과 전문의에 이어 노 위원장에 대한 자질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부 청소년 백신 정책 ‘혹평’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다. 이날 아침 신문들은 정부에 책임을 물었다. 방역패스는 접종증명·음성확인제로 접종 사실을 증명할 경우에만 특정 장소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정부는 6일부터 방역패스 적용을 확대해 식당과 카페, 영화관, 공연장, 도서관 등에 방역패스가 없으면 출입이 불가능하게 했다. 청소년의 경우도 조만간 적용할 계획이다.

▲ 7일 조선일보, 한겨레 기사 갈무리
▲ 7일 조선일보, 한겨레 기사 갈무리

정부는 지난 6일 “코로나19로부터의 보호라는 가치가 청소년 학습권보다 공익적 필요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며 방역 패스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청소년 방역패스가 도입되면 학습 공간인 학원, 독서실, 도서관 등이 방역패스 대상이 돼 접종을 하지 않을 경우 이들 장소에 출입이 어렵게 된다. 학업이 중요한 청소년 입장에선 사실상 무조건 백신을 맞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와 관련 언론은 성향을 불문하고 정부가 일관적이지 않은 메시지를 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이자 학습권 침해’ ‘사실상 접종 강요’라는 반발 움직임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라며 “불과 두달여전 청소년 백신 접종을 자율 선택에 맡겼던 정부가 충분한 설명도 없이 이를 사실상 강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일관성이 결여된 정책 추진이 이 같은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을 내고 “불과 한 달 전 수도권 전면 등교를 시행할 때만 해도 정부는 학생 감염 위험이 크지 않다고 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청소년도 백신을 사실상 강제한다니 믿음이 안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균 3주기, 보수 언론에선 안 보였다

오는 11일은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에서 사망한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의 3주기다. 3주기를 앞두고 ‘추모위원회 회원들이 6일 청와대 앞에서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7일 3주기 관련 소식을 전한 언론은 한국일보, 경향신문, 서울신문, 한겨레 등 4곳이다. 보수·경제 언론은 그간 김용균씨 사고를 소극적으로 다루는 모습을 보였고, 3주기에도 이 같은 보도 경향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 7일 경향신문 갈무리
▲ 7일 경향신문 갈무리

경향신문은 ’3년 간 뭘 바꿨나... 떠난 김용균에게 할 말이 없다‘ 기사를 내고 “그의 죽음은 청년의 열악한 삶, 비정규직의 고단한 삶, 안전하지 않은 직장이라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경종을 울렸다”면서도 “김씨의 동료들은 아직도 비정규직이다. 산업재해를 줄이겠다며 김씨의 이름을 달아 만든 법률은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는 비판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를 인터뷰했다. 김미숙씨는 “용균이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었는데 쉽지 않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안전해지기 위한 개개인의 노력이 있어야 실질적으로 우리 모두가 안전해진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재명·윤석열, 실용강조 '사실상 통일' 對 안보 중심 '자유민주통일'

 

민화협·한국노총·북민협, '제20대 대선주자의 통일·외교정책'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1.12.06 23:22
  •  
  •  댓글 0
 
민화협, 한국노총, 북민협이 공동주최한 2021 통일정책포럼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사실상의 통일 상태'을 중시한 반면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는 '궁극적인 지향점은 평화통일'이라고 강조해 대비를 보였다. 왼쪽부터 이주성 북민협 사무총장, 김천식 위원장(국민의힘), 김성민 민화협 정책위원장, 김경협 위원장(민주당),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화협, 한국노총, 북민협이 공동주최한 2021 통일정책포럼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사실상의 통일 상태'을 중시한 반면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는 '궁극적인 지향점은 평화통일'이라고 강조해 대비를 보였다. 왼쪽부터 이주성 북민협 사무총장, 김천식 위원장(국민의힘), 김성민 민화협 정책위원장, 김경협 위원장(민주당),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유력 대선 후보자에 대한 비호감도가 먼저 주목받는 유례없는 대선과정에 남북관계와 통일정책을 두고 혼선을 넘어 기이하다고 할 만한 현상이 벌어졌다.

DJ 햇볕정책의 계승자를 자처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실용적 방향'을 앞세워 '사실상의 통일 상태'가 젊은 세대가 동의하는 '통일상'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일각에서 수구 반통일세력이라고 외면하는 국민의힘의 윤석열 후보는 '안보태세 확립'을 강조하면서도 '궁극적인 지향점은 평화통일'이라고 강조해 대비를 보였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이종걸)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 김동명),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회장 이기범)이 공동주최해 6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1 통일정책포럼. 

'제20대 대선주자가 말하는 통일·외교정책'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서면으로 축사를 보내온 이재명 후보는 "통일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이지만, 평화공존과 평화협력을 통해 '사실상의 통일' 상태로 만드는 것이 당면한 목표"라며, "이것이 통일된 미래를 살아가야 할 젊은 세대들이 동의하는 통일상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대전환의 시대에 맞추어 우리의 대북·통일정책은 이념과 체제를 뛰어넘어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남북 상생을 도모하며, 국민의 삶에 기여하는 실용적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분단 75년을 지나면서 남북이 서로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대북정책의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지난 달 20일 충청권 대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통일을 지향하긴 이미 너무 늦었다"고 한 발언과 궤를 같이 한다.

이 후보에 이어 영상으로 포럼 축사를 보내 온 윤석열 후보는 "남북간에 개방하고 소통하여 우리가 나아가려는 궁극적인 지향점은 바로 평화통일"이라며, "통일의 길은 험난하지만 반드시 준비하고 이루어내야 할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적 합의와 헌법정신에 따라 통일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하면서 "대한민국 헌법이 규정한대로 자유민주 평화통일을 추구하는데 사명을 다할 것이다. 8천만 한민족 모두의 진정한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고 복리를 증진하는 통일국가를 이룩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소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뒤로 하고 남북간 신뢰와 평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하면서 △굳건한 자주국방 태세 △한·미 대북 확장억제력 강화 등 '확고한 안보태세'를 전제로 하는 기존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각 당 후보자를 대신해 발표에 나선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외교통일정보위원장과 김천식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외교안보대북정책위원장도 이 분야에서 서로 다른 주장으로 맞붙었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외교통일정보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외교통일정보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경협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은 이념과 체재논리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위상에 맞는 '국익중심 실용외교'를 통해, 우리 안보를 위협하고 경제성장을 가로막아 온 분단과 대결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76년이 넘는 분단과 대결의 과정에서 형성된 불신과 적대감을 넘어 남북한의 평화로운 공존과 번영을 위해 남북 주민의 민생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 관계를 만들겠다"고 이 후보의 입장을 설명했다.

"민족주의와 역사적 당위성만으로 통일을 부르짖기에는 우리는 너무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주된 논거로 내세웠다.

한국은 세계 10위 경제규모의 국가이자 유엔무역개발회의가 처음으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를 격상한 국가가 되었으며, 지금은 분단 이전 단일국가를 경험하지 않은 세대가 대다수를 차지하여 남북관계와 통일에 대한 인식도 변했다는 것. 

반면, 김천식 위원장은 사회 일각의 '양국체제론'과 일제 식민지 시대 '자치론'까지 거론하면서 "비록 어렵더라도 통일의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차근차근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만 통일에 관심이 없다고 할 것이 아니라, '양국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부 지식인들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상당히 많은 지식인들이 지금 분단 고착, 양국체제로 가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윤석열 캠프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민족정체성, 특히 언어의 동질성을 유지해야, 그리고 통일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장차 어떤 상황이 왔을 때 통일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김 위원장은 "이제 통일될 것 같지 않으니까 통일은 포기하고 두 나라로 가자고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하는 '통일포기론'이 일제때 이광수 등이 주장했던 자치론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얼핏 이율배반적으로 보이기도 하는 이른바 민주당의 '평화론'과 국민의힘의 '통일론'이 현재의 내용과 명칭을 유지하면서 계속 두 당과 후보의 입장으로 자리잡을 것인지, 또는 앞으로 각 담론의 진정성이 구체화되면서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이날 포럼에서 가장 두드러진 쟁점은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및 통일정책 실패 원인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정책방향, 그리고 임기말의 문재인 정부가 강력 추진하고 있는 종전선언 제안에 대한 두 당 후보의 입장에서 드러났다.

김경협 위원장은 "북의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제재완화를 동시적이고 단계적으로 이행하는 '조건부 제재완화와 단계적 동시행동'"을 남북관계 해법으로 제시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를 위한 고리를 풀겠다고 했다.

또 △경제협력이 평화를 더욱 공고히 하는 선순환체제인 '한반도 평화경제체제' 구축 △남북이 합의한 협력사업을 이행하고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를 제도화하여 남북간 상호신뢰를 쌓아가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인도적 지원, 보건의료 협력 등 유엔제재대상 아닌 사업부터 적극 추진 △제재대상인 개성공단, 철도·도로 연결사업 재개 및 현실화를 위한 UN 포괄적·상시적 제재면제 추진 등을 앞으로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이어 "북의 일방적 합의 위반이나 잘못된 태도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대처하고 변화를 요구하겠다"고 하면서 "북과의 경제협력과 교류 및 인도적 지원을 활성화하겠지만 북의 호응이 없는 일방적 정책 추진은 없을 것"이라고 남북협력에 대한 원칙도 밝혔다.

김천식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외교안보대북정책위원장[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천식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외교안보대북정책위원장[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천식 위원장은 일관되게 '북한의 비핵화'를 강조했다.

"지난 5년동안 문재인 정부가 줄기차게 평화를 내걸고 노력했지만 그 결과 평화 진전은 없고 남북관계는 후퇴했으며 군비경쟁이라는 현실이 우리 눈앞에 진행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정세의 구조가 그렇게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핵무장을 했고 그것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제정세의 격변과 북핵위협의 복합 위기속에서 안보를 지키는 일이 우선적인 과제"라고 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이 비핵화를 결심하면 발전을 위한 도움을 줄 수 있다', '한반도 평화의 제도화는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가한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은 두 당의 발표가 솔직한 진단에 기반해 있지 않다며 미국을 정조준했다. 

그는 "남북 정상간 합의문이 6개나 있지만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용기와 노력이 부족해서이기도 하지만 그걸 방해하는 세력이 있다는 점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 후보시절 골드만삭스를 방문해 '미국은 한반도 분단 상황을 선호한다', '북한이 주기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미국에 굳이 나쁘지 않다'고 한 발언들을 언급하고는 지금도 그러한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 

허 위원장은 "두 당이 대미인식을 분명히 밝힌 가운데 비핵화든, 제재든,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2020년 총선 당시 민주당이 4.27판문점선언 국회비준과 함께 세계 군사 5위국가를 만들겠다고 했던 공약도 잘못된 것이며, 국민의힘이 남북정상 합의 이행을 한미워킹그룹이 가로막고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성명서 한장 내놓지 않다가 이제와서 비핵화, 교류협력, 제재완화 등 순서를 제시하는 것은 거짓이라고 공박했다.

왼쪽부터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 이주성 북민협 사무총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왼쪽부터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 이주성 북민협 사무총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김천식 위원장이 북핵 문제를 중점적으로 언급한데 대해 "한반도 평화안보에 중요한 것이 북핵이지만 이 문제는 관리가능한 수준에서 논의되어야지, 한치도 나갈 수 없는 문제로 과도하게 강조하면 남북관계 진전의 발목을 붙드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는 종전선언 제안이 아무리 제도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 정치적 의제이자 선택의 문제라고 하지만 한반도 분단체제와 현황을 일거에 변화시키고 블랙홀로 빠져들게 하는 병뚜겅과 같은 역할을 하는 만큼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그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물었다.

이주성 북민협 사무총장은 "통일이 당위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에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통적인 이야기가 나와야 국가적 비전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며 "차기정부는 어떤 통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통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뢰가 중요하다며,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이 정치 군사 문제와 별개로 일관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법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 통일정책포럼 참가자 기념촬영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021 통일정책포럼 참가자 기념촬영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토론자들의 질문에 김경협 위원장은 "1953년 정전협정에서는 '본 협정'(종전협정 또는 평화협정)을 통해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했지만 결국 체결되지 않았다. 임시적이고 불안정한 정전체제가 68년째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전쟁을 확실히 끝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을 △국제사회에 대한 공식적인 약속 △본격적인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출발 △북을 비핵화 협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마중물 △(북)체제안전 장치 등의 의미로 풀이했다.

종전선언은 국제적인 공표일 뿐 '본 협정' 체결전까지는 정전협정 체제가 유지되기 때문에 유엔사가 해체되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주한미군은 정전협정과 관계없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규제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김천식 위원장은 "정부는 종전선언이 안보체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치적 선언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정치적 선언이어도 문제가 있고 그 이상의 효과가 있어도 문제가 있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치적 선언이어서 문제라는 건 '남북기본합의서를 비롯해 지금까지 14번 정도의 합의가 있었고 그런 것들이 다 정치적 선언이지만 그런 걸 한번 더 한다고 해서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 '정치적 선언을 넘어서는 효과가 발생한다면 종전이 안된 상태에서 만든 '정전협정'체계를 무너뜨려야 하는 것을 우려한다'뜻이다.

기본적으로는 "종전선언을 비핵화선언의 입구라고 했지만 출구가 열리지 않으면 수렁에 빠지게 되며, 지금가지 북의 행태로 볼 때 그럴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는 불신이 깔려있다는 걸 감추지 않았다.

이날 포럼에 앞서 공동주최측인 민화협과 한국노총, 북민협은 △남북관계 및 통일정책의 실패원인과 정책방향 △통일비전과 범 국민적 합의도출 △정전협정과 평화협정,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한 입장 △감염병, 기후위기 등 공동위기 대응을 위한 남북공동개발 협력사업 방향 △통일에 관한 정부부처 개혁 방안 △대북인도협력의 지속성, 안정성 보장을 위한 정책 방안 △대북인도협력 활성화를 위한 민관협력 확대 및 제도개선 방안 △남남갈등 해결을 위한 통일부의 역할 △미래세대의 '통일인식'개선을 위한 정책 방안 등의 공통질의를 두 당 후보 진영에 사전 전달했다.

포럼 1세션에서는 '문재인 정부 통일외교정책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과 이승원 시사평론가의 발표가 진행됐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