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1일 목요일

"신림역 살인 사건 CCTV 영상, 몇날 며칠 계속 떠올랐다"


[현장] 플랫폼·특수고용·프리랜서 노동자들의 증언

.이명선 기자  |  기사입력 2024.02.02. 08:12:58 최종수정 2024.02.02. 08:43:25


"시간에 좇기며 사는 저에게 소중한 아이가 생겼지만, 유산기가 있어도 근무를 해야 했고, 실제 두 번의 유산을 했습니다. 심지어 유산한 당일에도 일을 했습니다. 세 번째 아기가 생기고 나서도 문제였습니다. 출산휴가, 육아휴직도 없는 저는 쉬는 날짜를 정해서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말을 했고, 실제 날짜를 정해서 출산했습니다. 아기 낳고도 쉬지 못하는 건 여전했습니다.(중략)

갓난쟁이 아기를 돌보며 제한 시간 내로 모니터링을 하다보니 글이 밀릴까 두려웠고,(중략) 고열, 오한 통증도 3일의 시간을 참고 참다가 쉬는 날 응급실을 갔고,(중략) 당장 입원하자고 했습니다. 그때 저는 뭐라고 대답했을 것 같으신가요? 제가 대답한 한마디는 이랬습니다. 

'중환자실 가서 노트북 사용해도 되나요?' 

제가 오랜 시간 일하면서 회사에서 느낀 감정은 일할 때 아프면 죄가 됩니다."(9년 차 콘텐츠 모더레이터 정혜선)

20대에 한 회사와 프리랜서 도급 업무 계약을 맺고 포털사이트 게시글, 댓글 등을 모니터링하는 업무를 담당해 온 콘텐츠 모더레이터 정혜선(가명) 씨는 주 6일 근무에 주말이면 8~10시간씩 근무를 한다. 

그러나 회사는 '15분 이상 글이 밀리면 메신저를 통해 모니터링이 밀렸다며 해고하겠다'고 협박을 일삼거나 '근무자들끼리 대체근무가 필요하면 쓰고 갚아라'라며 모든 업무를 노동자들에게 떠넘겼다. 

그럼에도 정 씨는 "20대 절반을 바친 회사라 쉽게 그만둘 수 없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대신 "이제 부당한 것은 부당하다고 말하고 싶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고 일하고 싶다"며 "사람이 사람답게 일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정 씨와 같은 콘텐츠 모더레이터를 비롯해 영화산업 노동자, 방송 프리랜서, 방문 점검원, 배달 라이더, 대리 운전기사, 보험 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플랫폼·특수고용·프리랜서 노동자들이 1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열린 증언대회 '플랫폼·특수고용·프리랜서 노동자들의 '할말잇수다''에 참여했다.

증언대회는 1부와 2부로 진행됐으며, 1부에서는 근로기준법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2부에서는 노동조합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각각 이야기했다. 증언대회는 '플랫폼노동희망찾기·할말잇수다 기획단'이 주최하고,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이 진행했다. 

ⓒ프레시안 자료사진

"신림역 살인 사건 CCTV 영상, 몇 날 며칠 계속 떠올랐다" 

3년 차 콘텐츠 모더레이터 김민정(가명) 씨는 "이 일은 많은 사건사고를 여과 없이 가장 빠르게 보게 된다"며 사건 사고와 관련한 사진과 영상에 무방비로 노출돼 겪게 되는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김 씨는 "그동안 여러 가지 사건들을 봐왔지만(자살, 사고 및 자해) 가장 힘들었던 건 최근에 있었던 '신림역 살인 사건' CCTV 영상이었다"며 "누군가 올린 링크를 클릭했고 뉴스에 보도된 영상의 모자이크가 처리되지 않은 영상을 봤다. 당시에는 영상으로 연결되는 링크를 올린 게시글을 빨리 지워야 해서 아무렇지 않았는데 몇 날 며칠 계속 그 장면이 떠올랐다"고 했다. 

'신림역 살인 사건(신림역 칼부림 사건)'은 지난해 7월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골목과 지상 주차장에서 30대 남성 피의자 조선이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에게 부상을 입힌 사건이다. 조 씨의 범행부터 검거 당시까지의 상황이 인근 가게 CCTV에 찍혔고, 해당 영상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영상을 본 누리꾼 다수가 정신적 충격을 호소했다. 

김 씨의 업무 특성상 그는 앞으로도 이 같은 상황에 강제 노출될 수 있다. 하지만 프리랜서라는 도급 형태의 계약 노동자인 상황에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한 치료 등 상담은 온전히 개인의 몫이다. 이에 김 씨는 "이 일을 지치지 않고 할 수 있게끔 노동자로 인정받았으면 한다"고 했다. 

콘텐츠 모더레이터 4년 차인 김지윤(가명) 씨 역시 "매일 같이 잔혹한 장면과 저속한 욕설, 혐오/음란 이미지, 폭력적인 콘텐츠들을 마주하"고 있다면서도 자신의 검수로 다른 수백수천 명의 이용자들이 폭력적인 콘텐츠를 보지 않을 수 있다며 "계속 자긍심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도록", 또 "기업의 꼼수 계약으로 이용당하고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더 이상 없도록",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받고 싶다고 했다. 

▲ 증언대회 '플랫폼·특수고용·프리랜서 노동자들의 '할말잇수다''가 2월 1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열렸다. ⓒ플랫폼노동희망찾기·할말잇수다 기획단

"다시 '근로계약서가 필요하다'고 외칠 수밖에 없다" 

'꼼수 계약'은 콘텐츠 모더레이터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다. 영화산업 노동자와 방송 프리랜서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영화와 드라마 현장에서 촬영 일을 하고 있다는 안용호(영화산업노조 조합원) 씨는 2014년 개봉된 영화 <국제시장>을 시작으로 도입된 영화산업 노동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씨는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영화 제작 현장이 급격하게 감소하게 되고 제작 인력들이 OTT 시장으로 진출하면서" 영화와 드라마 제작이라는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은 채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안 씨는 따라서 "이제 다시 '근로계약서가 필요하다'라는 예전에 했던 요구들이 현재도 유효하다"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어야 한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진 위원장은 방송 노동자의 경우, "법적 다툼을 하면 부당해고로 인정받는 경우가 굉장히 많고 부당해고로 인정받아서 다시 복직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지만 "복직을 해서 들어갔더니, 법적으로는 노동자성이 인정됐지만, '우리 회사는 우리 방송사는 널 인정할 수 없어'라고 하면서 계속 괴롭힘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비판했다.

김동우(가명) 아나운서는 지난 2021년부터 광주MBC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다 세 차례 법률 구제 끝에 광주고용노동청에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라는 판단을 받았지만 회사는 경력 인정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산하 아나운서는 UBC울산방송에서 5년여를 일하다 해고당한 뒤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복직됐으나 회사는 현재까지도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 

진 위원장은 또 "<오징어게임> 시즌2 제작이 결정되면서 주연배우인 이정재 씨의 회당 출연료는 100만 달러(13억 1800만 원)까지 올랐지만", 이 씨와 같이 출연하는 단역배우들의 출연료는 전혀 오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작비의 대부분을 스타 배우들의 출연료로 지출하고 단역배우나 스태프들은 최저임금을 받는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프레시안 자료사진

"1시간 일하면 국밥 한 그릇은 사 먹을 수 있어야" 

방문 점검원, 배달 라이더, 대리 운전기사, 보험 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이 참여한 2부에서는 노동조합을 만들고 단체교섭을 통해 이룬 성과도 많지만, 일할 때 소요되는 교통비·통신비 등 각종 비용 문제 및 퇴직금도 없는 현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LG 제품 케어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정원 씨(금속노조 서울지부 LG케어솔루션지회 지회장)는 지난 2022년 업계 최초로 체결한 임금·단체협약을 통해 차량 유류비 월 평균 1만4000원 지원과 고객 부재로 발생한 헛걸음 지원비 월 평균 1만5000원 지급 등을 성과로 꼽으면서도 "지난 2023년 3월에 시작한 교섭이 해를 넘겨 오늘 조인식이 진행됐다"며 과정이 순탄치 않았음을 전했다. 

그럼에도 △계정 갑질 또는 왕따, △ 고객 괴롭힘에도 고객 편만 드는 사무소장에 대한 대응, △ 근무 중 부상에도 계약 해지가 되는 경우 등에 대한 안전 장치 마련에 애썼다고 밝혔다. 

김 씨는 또 가정 방문이라는 업무 특성상 반려동물 공격으로 인한 부상이 자주 발생해 "방문 안내 문자에 '반려동물을 분리해 달라'는 문구를 넣어달라고 했더니 '여러분의 소중한 반려견이 기계 작동 소리로 인해 놀랄 수 있으니 분리해 주시라'라고 안내가 나갔다"며 노동자가 아닌 고객의 반려동물에 초점을 맞춘 회사 측의 안내를 비판했다. 그러나 지금은 "노동자 우선으로 '매니저들의 안전한 작업을 위해 반려동물을 분리해 달라'라고 바뀌었다"고 했다.

스스로를 50대 대리 운전기사라고 소개한 이창배 씨(서비스산업노조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교육국장 서울지부 사무국장)는 "1시간 일하면 국밥 한 그릇은 사 먹을 수 있어야 하지 않나?"라며 '1만 원짜리 콜'을 수행하면 업체가 가져가는 수수료 등을 제외하고 5000원도 남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1만 원짜리 콜'을 수행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이를 수행해야 하는 조건이 있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리 운전기사들도 많은 플랫폼 노동자들과 함께 작년에 최저임금 투쟁이 있었을 때 '최저임금 보상해 달라'라고 요구했지만, '플랫폼 노동자는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최저임금 적용대상자가 아니다'라는 얘기만 돌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더해 "여성 기사들이 콜을 잡으면 '남성 전용 콜'이라며 배차를 바로 빼버리거나 60대 이상 기사들이 콜을 잡으면 설명도 없이 빼버리는" 식으로 차별이 만연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 씨는 "기사들은 모멸감에 빠져서 노동조합에 연락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노동조합이 자료를 수집해 문제 제기를 하면 상황이 달라진다며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배달 라이더 구교현 씨(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위원장)는 "배달료 2500원이 1초 후에 2600원이 되기도 하고 3000원이 되기도 한다"며 "거의 코인 수준"이라는 말로 업체의 횡포를 고발했다. 

구 씨는 고객이 취소한 콜, "귀책 사유가 노동자에게 있지 않은 경우에도 기준 없이 그냥 합의된 금액을 지급하겠다"며 통상 3000원 정도를 지급하더니, "1500원으로 약관을 바꾸고서는 '이 약관에 동의하라'고 나오는데 동의를 안 할 수가 없다. 동의를 안 하면 일을 못한다. 콜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강요다. ('동의'는) 강요된 것을 확인할 거냐? 말 거냐? 이런 정도의 선택이다. 또 언제 0원이 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구 씨는 또 회사 측의 무한경쟁 유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최근 프로모션(일종의 보너스)에서 저는 2만 원짜리를 받았는데, 옆 라이더는 1만5000원짜리를 받았다. 기준이 뭔냐? 모른다. 알 수가 없다"며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보너스를 주는 게 아니라 거꾸로다. 새로 들어온 라이더들한테 (보너스를) 준다. '더 열심히 하면 좋은 일이 일어날 거야' 이런 방식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22년 1월 적용된 고용보험에서 추가 보장된 '출산 전후 급여' 항목을 언급하며 손에 꼽는 여성 라이더를 위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보험 설계사 오세중(사무금용서비스노조 보험설계사지부 지부장) 씨는 지난 2020년 12월 정부로부터 '법내 노조'를 인정받은 뒤 한화생명에 처음으로 노조가 만들어졌고, 삼성화재에서도 설계사 노조가 정규직 노조에 편입됐으며, KB금융그룹 보험판매자회사인 KB라이프파트너스 노조와 우체국FC노조 등이 결성돼 약 1만 명 정도가 조직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험 설계사는 개인사업자 형태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상 노조 활동 보장을 받지 못하는" 노조도 있을 뿐 아니라 보험 설계사의 잦은 사직과 이직으로 인한 업무 인수인계 따른 비용, 보통 7년 이내면 끝이 나는 보험 설계사 몫의 '계약 관리 비용' 이후 관리 비용 등 일체의 수당이 주어지지 않아 도입하게 된 '1일 1만 원'과 같은 활동 지원비도 천차만별이라고 했다. 

22년 차 학습지 교사인 오세영 씨(전국학습지노조 재능지부 조합원)는 "지난 20여 년간 학습지 노동자의 요구는 노조할 권리 보장, 단체 교섭 쟁취"였는데 2022년과 23년에 걸쳐 이 같은 권리가 인정되고 난 후에도 노동조합이 해야 하는 일이 많다며 △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온라인 교사에 대한 산재고용보험 적용 문제, △ 업무에 필수가 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구입 비용 및 교통비 지원, △ 퇴직금과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보장제도 등을 예로 들었다.

오 씨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근 20년 동안 투쟁해서 만든 내용을 모아서 임단협을 시작하려고 한다"며 "우리가 같이 손을 잡고 함께 건강하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 증언대회 '플랫폼·특수고용·프리랜서 노동자들의 '할말잇수다''가 2월 1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열렸다. ⓒ플랫폼노동희망찾기·할말잇수다 기획단

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홍익표 “선거제 전당원 투표 확정 아냐...늦어도 주말 내 입장 결정”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 (자료사진) ⓒ뉴스1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2일 선거제 개편에 관한 당의 입장을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할지 여부에 대해 “오늘이나, 늦어도 이번 주말 안으로는 입장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고위원회 비공개 회의를 거친 뒤, 지도부 방침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 당원 투표를 꼭 하겠다는 건 아니다. ‘필요하면 하겠다’고 해서 사무처에서 그 시스템을 점검하는 것이 좀 과도하게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선거제 전 당원 투표를 실행할 시 필요한 실무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이어 홍 원내대표는 “만약 전 당원 투표를 한다고 하더라도 언론에서 얘기한 것처럼, 예를 들어 ‘복수의 안을, 1안과 2안을 선택해달라’ 이런 방식이 아니”라며 “지도부가 어떤 입장을 정해서 의원총회에서 추인받고, 그 안을 당원들에게 물어서 다시 한번 당원들로부터 동의를 받겠다는 절차적 과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이해하는 것처럼 지도부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복수의 안을 갖고, 그중에서 일종의 당원들의 힘을 빌려서 ‘지도부가 책임을 떠넘기겠다’ 그것은 잘못된 얘기”라고 반박했다.

전 당원 투표를 진행하면 의석 확보 측면에서 민주당 지지층에 선호도가 높은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안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의 ‘정치개혁 당론’을 파기하는 것이기도 한 병립형 회귀는 여론 악화를 우려해 지도부 입장에서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선택지였다. 전 당원 투표는 지도부에게 일종의 ‘명분 쌓기’인 셈이다.

홍 원내대표는 “오늘쯤 계속 여러 차례 일정을 비워놓고 회의를 한다. 오늘이나, 늦어도 이번 주말 안으로는 입장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입장 결정을) 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가능성은 병립형과 연동형 중 어디가 높나’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홍 원내대표는 “현재로서는 반반”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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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노동자 안전이 우선” 조선 “일자리 있어야 근로자도 존재”

 

[아침신문 솎아보기] 민주당, 중대재해법 적용 유예 없이 시행하기로 결정

노동자 안전 중시한 경향·한겨레… 산업계 안정 먼저 생각하는 보수·경제지

조선일보, ‘고발사주 의혹’ 손준성 승진 두고 문재인 정권 탓

윤석열 대통령 7일 KBS와 대담 예정… “김 여사 피해자 입장 강조할 듯”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4.02.02 07:42

  • 수정 2024.02.0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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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제정 진행 당시 시민단체 비정규직 이제그만의 활동 장면. 사진=비정규직 이제그만.

노동자들의 안전을 담보하는 법인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 유예 없이 실시된다. 정부와 국민의힘이 법 적용 유예를 요구해왔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을 둘러싸고 2일 주요 일간지의 논조 차이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중대재해법 시행을 통해 노동자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신문사가 있는가 하면, 보수·경제지는 이보다 산업계 안정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우선 경향신문·한겨레의 경우 사설을 통해 중대재해법이 정상적으로 시행되는 것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노동자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2일 사설 <생명 우선한 중대재해법 확대 시행, 정부는 연착륙 힘쓰라>에서 “2022년 중대재해법 발효 당시 50인 미만 사업장 시행을 2년 미룬 것은 준비가 필요해서였다. 그러나 정부는 사실상 손 놓고 있었다”며 “중소기업의 안전보건 개선 사업 예산은 삭감됐다. 틈만 나면 ‘민생 살리기’를 외치면서 진짜 일터의 안전 문제는 챙기지 않은 책임이 크다”고 했다.

▲2월2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사설 <잇따르는 산재사망, 중대재해법 유예 논의 중단해야>를 내고 “사업주가 안전보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일어난 사망사고는 기업 규모가 작은 곳일수록 더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논의가 계속되는 사이에도, 50명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사망사고 소식이 잇따랐다. 법 시행 뒤 2년간 유예 기간을 둔 것은 소규모 사업장의 준비 상황을 고려한 것이었지만, 더 이상의 유예 조처는 ‘노동자 안전’은 뒷전이라는 잘못된 정책 신호를 줄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2월2일 조선일보 사설.

노동자 안전보단 산업계 안정 중시한 보수경제지

보수·경제지의 관점은 정반대에 있었다. 이들 언론은 노동자 안전보다는 산업 현장의 안정과 업계 혼란 완화를 우선시했다. 민주당이 기득권노조의 표를 위해 중대재해법 유예를 반대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선일보는 사설 <재해법 유예 끝내 무산, 요구 다 수용하자 ‘그래도 안 된다’니>에서 “일자리가 있어야 근로자도 존재한다. 일자리가 없어지면 근로자 생계가 없어지는데, 거기에 무슨 근로자 생명과 안전이 있나”라면서 “영세 사업장 특성상 사업주가 구속되면 사업장이 문을 닫아야 한다. 결국 일자리가 없어지고 그 피해는 근로자들에게 갈 것”이라고 했다.

▲2월2일자 한국경제 사설.

한국경제는 사설 <巨野가 끝내 외면한 83만 中企·자영업자 하소연>을 내고 “83만여 곳에 이르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사업장이 큰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4월 총선을 앞두고 노동계 표심을 의식한 것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노동계의 눈치는 중요하고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온갖 어려움과 혼란을 겪을 수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처지는 외면하면서 민생정당이라고 외칠 자격이 있나”라고 썼다.

▲2월2일 디지털타임스 사설.

문화일보 자매지인 디지털타임스는 <중처법 합의 거부한 민주, 민생보다 기득권노조 표가 더 급했나> 사설에서 “영세 기업인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협상안을 수용했어야 했다. 하지만 민생보다는 표만 보였다”며 “총선을 앞두고 기득권 노조의 표를 의식해 민생 현장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표가 급하다고 기업과 근로자 모두를 망쳐야겠는가”라고 했다.

▲2월2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여야 협상이 무산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정부나 산업계가 법 유예에만 매달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중대재해법 유예 합의 불발... 타협정치 불능 안타깝다>를 통해 “이견을 조정하면서 타협을 이뤄내는 정치 본연의 기능이 작동 불능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줘 씁쓸함을 더한다”면서도 “이미 3년 유예기간이 주어졌던 만큼 정부나 기업의 무책임에 귀책 사유가 있는 건 자명하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유예에만 기댈 게 아니라 정부나 중소기업 소상공인 모두 법 안착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21대 국회의 정치 행태에 대해서는 유권자의 냉정한 심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승진한 손준성 검사장,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 탓?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고발사주 의혹’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에게 지난달 31일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고발사주 의혹의 핵심은 2020년 4월3일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 소속 손준성 검사가 김웅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를 통해 MBC의 ‘채널A 검언유착 의혹’ 보도 등과 관련해 “선거 개입을 목적으로 한 일련의 허위 기획보도를 처벌해달라”며 기자들과 유시민‧최강욱 등 인물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느냐다. 1심 재판부는 손 검사가 김웅에게 고발장을 전달한 것을 인정했다. 손준성 검사는 고발사주 의혹 재판을 받고 있던 지난해 9월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2월2일 조선일보 사설.

이번 재판 결과를 두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논조가 미묘하게 다르다. 동아일보는 손 검사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승진한 것에 문제가 있다고 봤지만, 조선일보는 ‘비정상적 검찰 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이전 정부 탓을 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사설 <피고인 돼 재판받는 검사가 승진, 결코 반복 안 돼>에서 “과거엔 검사가 피의자로 수사만 받아도 옷을 벗거나 징계를 받았다. 손 검사처럼 기소돼 재판받는 피고인이 되면 더 말할 것도 없었다”며 “무리한 승진 인사엔 윤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검찰 최종 인사권자는 대통령이고, 손 검사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그의 측근인 정보 책임자였다. 고발 사주 의혹 사건도 그때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다음 문단에서 돌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손 검사 승진에 이전 정부가 관여한 바는 없다. 조선일보는 “비정상적인 검찰 인사는 문재인 정권이 시작한 것”이라며 “친정권 검사였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는데도 서울고검장으로 승진시켰다. 권력 비리를 수사한 검사들은 줄줄이 좌천시키면서 임기 말 ‘방탄 검찰’을 만들려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인사를 했다”고 했다.

▲2월2일 동아일보 사설.

반면 동아일보는 현 정부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고발사주’ 손준성, 檢 면죄부 받고 검사장까지 됐으나 유죄>에서 “(손 검사는) 대통령 취임 이후 요직인 서울고검 송무부장으로 발령 났으며 지난해 4월에는 대검 감찰 결과 ‘비위 없음’으로 면죄부를 받고 그해 9월 검사장으로 승진까지 했다”며 “손 차장검사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최측근에서 보좌했다. 김웅 의원은 손 차장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검사 출신”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한편에서는 손 차장검사와 김 의원이 거짓말로 일관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윤 대통령, 한 당시 법무부 장관, 검찰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태도로 일관해 서로를 보호하면서 의혹을 뭉개려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2월2일 중앙일보 8면.

윤석열 대통령, KBS와 대담 예정

윤석열 대통령이 7일 KBS와 대담을 진행하고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해명할 것이라는 보도가 2일 조간신문에서 나왔다. 경향신문은 5면 <윤 대통령, KBS와 신년대담 7일 방송>에서 “의혹의 본질은 최재영 목사의 불법적인 함정 몰래카메라 공작이며, 김 여사는 피해자라는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러 매체 기자들이 직접 질문하고 윤 대통령이 답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신년 기자회견은 무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이 원하는 질문만 받으며 소통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8면 <여권 “윤 대통령, KBS와 신년대담 유력”…신년회견은 안할 듯>에서 “특정 언론사와의 대담이 성사되면 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없던 일이 된다”며 “윤 대통령이 언론 대담에 나서는 것을 두고 총선 전 김 여사 관련 논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여권의 건의를 대통령실이 받아들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고 밝혔다.

▲2월2일 서울경제 칼럼.

손철 서울경제 정치부장은 칼럼 <민심을 들어라>에서 최근 지지율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도를 끌어올리고 총선이 온전히 ‘당(黨) 대 당(黨)’의 대결로 정책과 인물 경쟁이 되도록 하려면 먼저 민심에 응답해야 한다. 대통령이 직접 용산에서 국민 앞에 담대하게 나서 신년 회견을 하는 것이 최고의 해법”이라고 했다. 서울경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국민이 의심쩍어하는 부분들을 상세히 설명하고 잘못이 있다면 진솔하게 사과하면 될 일”이라며 “의혹은 감출수록 커지고 시간을 끌수록 확산되는 법이다. 윤 대통령이 국민 앞에 떳떳이 설 때 김 여사를 지키는 길도 열린다는 것을 정치의 역사는 웅변한다”고 강조했다.

MBC 라디오 하차한 신장식 “방심위, 원님재판”

MBC에서 뉴스하이킥을 진행하던 신장식 변호사가 지난달 29일 하차했다. 신 변호사는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하차 이유를 밝혔다.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뉴스하이킥에 대해 법정제재를 결정했는데, 신 변호사는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MBC 경영진 교체의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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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일 경향신문 인터뷰.

신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방심위 징계에 윤석열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됐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대통령이 합의제 행정기관을 불편해하는 것 같다. 사회적 합의와 토론에서 설득력이 나오는데, 대통령은 최고결정자가 집행력을 행사하는 독임제를 선호한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방심위원을 아직도 임명하지 않는 걸 보면 합의제 행정기관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설득력이 있는지보다 기소가 되느냐 마느냐를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검사식 사고방식”이라고 기적하면서 “윤 대통령은 ‘언론관’이 없고 ‘공보관’만 있다”고 비판했다. 또 신 변호사는 현재 방통심의위 운영이 제대로 되고있지 않다면서 “법률가 입장에서 봤을 땐 ‘원님 재판’으로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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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기자구독



북은 ‘전쟁할 결심’을 했는가



2024년 한반도 위기, 세 가지 오해와 진실 ②

2024년 한반도 전쟁 위기를 정확히 이해하는 데 장애가 되는 세 가지 오해를 다룬다.

① ‘공포의 핵균형’은 유효한가

② 북은 ‘전쟁할 결심’을 했는가

③ 위기가 고조되면 대화 국면이 열리는가

지난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에서 나온 김정은 위원장의 강경 입장은 흔히 ‘전쟁할 결심’으로 해석된다. 북이 (a strategic decision to go to war)을 했다는 칼럼이 1월 11일 미국의 북 전문매체 38노스에 실리면서부터다.

이 칼럼을 소개하면서 동아일보는 “김정은, 전쟁 나설 결심”(1.13)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한겨레는 ”김정은, 한반도 전쟁 결심한 듯“(1.18)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 이후 거의 모든 매체에서 최근 나온 북의 발언과 행동은 ‘전쟁할 결심’으로 연결했다.

▲ 지난 1월 11일 미국 매체 38노스에 북이 ‘전쟁할 전략적 결정’을 했다는 칼럼이 실렸다.

‘전쟁할 결심’ 아닌 ‘반격할 결심’

그러나 이런 해석은 북의 발언을 호도하고 왜곡한다.

전원회의에서 나온 “주저 없이 군사행동에 돌입하고,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한다”라는 북의 발언에는 “유사시, 군사적 대결 기도할 경우”라는 전제가 있다.

12월 31일 군주요지휘관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온 “가차 없이 짓부셔버려야 할” 대상은 “적들의 그 어떤 형태의 도발”이다. 마찬가지로 “순간의 주저도 없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섬멸적 타격을 가하고 괴멸시켜야 한다”라는 발언은 “만약 놈들이 반공화국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고 불집을 일으킨다면”이라는 전제가 있다.

1월 8~9일 군수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는 결코 조선반도에서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행하지는 않을 것”을 언급했고, 1월 15일 시정연설에서도 상당한 부분을 할애하여 “결코 일방적으로 전쟁을 결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이 우리의 영토, 영공, 영해를 0.001mm라도 침범한다면 전쟁도발로 간주한다”는 발언 역시 ‘전쟁할 결심’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최근 니온 김정은 위원장의 일련의 발언은 ‘전쟁할 결심이 아니라 ’전쟁에 반응할 결심‘이다.

다시 시정연설 내용으로 가보자. 김 위원장은 “우리가 키우는 최강의 절대적 힘은 그 무슨 일방적인 《무력통일》을 위한 선제공격수단이 아니라 철저히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꼭 키워야만 하는 자위권에 속하는 정당방위력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언”했다. 다만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결코 피할 생각 또한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따라서 북의 결심은 ‘전쟁할 결심’이 아니다. ‘전쟁에 대비하고, 전쟁에 대응할 결심’을 피력한 것이다. ‘반격할 결심’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한국이나 미국이 전쟁을 걸어오면 피하지 않게 반격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이나 미국이 유사시 북쪽을 점령하고 평정하려는 것처럼 북 역시 유사시 남쪽을 점령하고 평정하겠다는 것이다.

‘반격할 결심’은 2022년 하반기부터 피력

2022년 9월 25일~10월 9일까지 북은 이례적으로 15일에 걸치는 군사 훈련을 진행했다. 한미연합군사연습 기간에 맞춰 진행된 북의 훈련은 “전쟁억제력과 핵반격능력을 검증판정”하고 “적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 실시되었다고 당시 노동신문은 전했다.

당시 북의 훈련은 한미 군사적 움직임에 정확하게 맞대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9월 23일 로널드 레이건호가 부산항에 입항하자, 로널드 레이건호를 정밀타격하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 9월 26~29일 한미 연합 해상 훈련이 진행되자 9월 28~29일 그리고 10월 1일 북은 전술핵 탑재 모의 탄도미사일 정밀 타격 훈련을 했다.

9월 30일 한미일 대잠수함 훈련이 진행되자 북은 10월 4일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4,500km 밖의 목표를 공격하는 훈련을 했다. 10월 5일 로널드 레인건호가 재진입하자 10월 6일 새벽 북은 ‘적의 주요군사지휘시설’을 공격하는 초대형방사포와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 10월 6~8일 한미일 군사훈련이 진행되자 10월 9일 새벽 ‘적의 주요항구’를 공격하는 초대형방사포 사격 훈련을 했다.

항모가 오면 항모를 때리고, 폭격기가 오면 폭격기를 때리고, 함대가 오면 함대를 때리고, 필요에 따라 ‘적의 군사지휘시설’을 공격하는 훈련을 한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한미 군사연습에 ‘맞대응하는 훈련’이 실시된 것이다. 맞대응 훈련은 곧 ‘전쟁에 대비하고, 전쟁에 대응하는 훈련’이다. 즉 ‘적의 공격에 반격하는 훈련’을 실시한 것이며, 그후 지금까지 이 패턴은 유지되고 있다.

한편 북은 2022년 11월 18일 화성포-17형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적들이 핵타격 수단들을 뻔질나게 끌어들이며 계속 위협을 가해온다면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는 단호히 핵에는 핵으로, 정면 대결에는 정면 대결로 대답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여기서도 “핵타격 수단들을 끌어들이며 위협을 가해온다면”이라는 전제가 붙어 있다. “핵에는 핵으로, 정면 대결에는 정면 대결로”라는 문구는 ‘반격한 결심’을 상징한다. 이 문구는 이후 노동신문 등에서 즐겨 사용하는 구호가 되었다.

▲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지켜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담긴 우표가 발행되었다.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구호가 우표에 적혀있다.

따라서 북의 ‘반격할 결심’은 이번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에서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반격할 결심’은 2022년부터 피력되기 시작했고, 지난해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포-18형을 발사하고,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궤도에 올리는 등 ‘반격 수단’을 더 강화했다. 그리고 이번 전원회의와 시정연설을 통해 ‘반격할 결심’을 당정책으로, 국가정책으로 확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