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5일 일요일

미국경제 좋다는거야, 나쁘다는거야

 

  •  김장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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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1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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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관적인 미국경제전망들

    골디락스 주장까지

    미국 경제가 괜찮은 몇 가지 이유

    미 연착륙의 본질은 돈풀기와 동맹수탈

    미국은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나

    옐런 미 재무장관은 “미국경제가 연착륙 경로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 9월 초 G20 정상회의 후 브룸버그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둔화되고 구직자가 새로 유입되고 있다”, “미국이 고용시장에 큰 타격을 주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보통 기준금리를 고강도로 올리면 경기침체가 뒤를 잇는다. 역사적으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1년~1년 반 정도 지나면 경기침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지금 미국경제는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실시하고 있는데도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하지 않고 실업률도 급증하지 않고 있다. 즉 경기침체 없다는 이야기이다. 지금 미국이 경기침체라는 가혹한 댓가없이 물가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 정말 사실일까?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 비결은 무엇일까.

    낙관적인 미국경제전망들

    미국 소비자 물가(CPI)는 작년 7월 9.1%로 정점을 찍고 1년 만에 3.0%로 점차 하락추세에 있다. 에너지와 농산물 등 변동성이 큰 물가를 제외한 생필품 위주의 근원소비자 물가지수 역시 작년 10월 13일 6.6%에서 올해 10월 12일 4.1%로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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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 역시 여전히 뜨겁다. 9월 중 미국 고용숫자는 33.6만명이 증가하며 전월치(+22.7만)를 10.9만명을 상회하였다. 실업율도 3.8%에 불과하다. 보통 실업율이 4%정도만 되어도 완전고용 상태라고 하는데 3.8%라 하니 고용상태가 매우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수치는 유례없이 가파른 11차례의 기준금리 인상 국면 속에서 발생하고 있어 더욱 놀랍다.

    7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미 연준은 금리를 9번 정도 올렸다. 그중 이번 금리인상 속도가 3번째로 가파르다. 22년 3월 0.50%이던 기준금리를 1년 반 만에 5.5%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70년대 말 최악의 인플레이션 잡으려고 당시 연준 의장 존 볼커가 거의 20%까지 기준금리를 끌어올렸던 1979년~80년, 1980년~82년 국면을 빼면 최고로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린 것이다. 당연히 이자부담이 확대되고,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경기침체가 발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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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예상했던 경기침체는 오지 않고 주요 기관들은 오히려 미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먼저 IMF는 미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 때마다 계속 올렸다. 올해 1월 발표시 미국 GDP성장 전망치를 2023년 1.4%, 2024년 1.0%라고 예측했었다. 그런데 2023년 8월 발표에서는 2023년 1.4%를 1.8%로 상향조정해서 0.4% 더 올렸다. 이달초 발표에서는 2023년 경제성장전망치를 1.8%에서 2.1%로 0.3% 또 상향조정하였다. 내년 2024년 전망치도 1.0% 성장율에서 0.5%를 더 올려 1.5%로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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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주요 기관들도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수정했다. 지난 7월 미국 소비자 물가 지수가 3.0%를 찍자, 골드만 삭스는 12개월 내 경기침체가 발생할 확률을 25%에서 20%로 줄였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61%로 잡았다가 54%로 줄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나 JP모건은 경기침체 시점을 처음에는 올해 안이라고 했다가 내년 초라고 뒤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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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경제 골디락스 주장까지

    이러다 보니 미국경제가 골디락스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까지 나온다. 골디락스라는 말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무언가를 뜻하는 말이다. 영국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 등장하는 주인공 소녀의 이름이 골디락스인데, 골디락스가 곰이 끓인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스프를 먹고 기뻐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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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에서 골디락스는 경제가 높은 성장을 이룩하는데도 물가가 안 오르는 이상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1990년대 후반 미국경제가 IT혁명으로 수년간 4% 경제성장을 이룩하면서도 물가상승이 없었던 경제를 골디락스라고 불렀다. 2004년 이후 9.5%의 고도성장을 이룩하면서도 물가인상이 별로 없었던 몇 년간의 중국경제를 두고도 파이낸셜 타임즈가 골디락스 경제라고 불렀다.

    지난 9월 10일 시카고 연은은 ‘미국 경기가 연착륙하는 골디락스 시나리오에 들어갔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작년 3월 이후 연준이 5%나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생산이 감소하고 물가가 하방으로 가는 경로에 올랐다며 2024년이 되면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에 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미 연준이 앞으로 추가로 금리인상을 할 필요가 없고, 미국경제도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으면서 성장을 회복하는 가운데, 고용 역시 견조하게 유지되고 물가도 잡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원래 골디락스라는 용어에 비추어 보면 다소 과장된 주장이긴 하지만 성장, 물가, 고용이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에서 인플레 극복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미국 경제가 괜찮은 몇 가지 이유

    미국경제가 원래 예상보다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가계소비가 좋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계의 초과저축이 증가하고 민간소비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위축을 상쇄하고 있다. 원래 미국 가계는 저축을 잘 안하는데 펜데믹 이후 정부에서 돈을 많이 풀어줘서 2020년에서 2021년 초과저축액이 약 2조 2천억 달러~2조 6천억 달러에 달했다. 저축율은 2020년 4월에 34%까지 사상최고치를 찍었다. 미 상무부는 이 초과저축액이 가계의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는다고 발표했다. 누적초과저축율 즉 가계가 안 쓰고 모아둔 돈이 21년 말에 전체 가계소득대비 177%였고, 올해 6월까지도 121%를 유지했다. 23년도 상반기 미국 GDP 성장률이 2.2%였는데 이중 민간 소비가 1.95%를 끌어올렸다. 결론적으로 현재 미국 경제는 가계소비가 끌고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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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로 미국경제에서 특수한 안정적 고용국면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시장은 미국 경기침체에 들어가는가 아닌가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인데, 계속 고용에 대한 수요가 높아 경기침체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KB금융지주연구소 리포트는 2023년도 미국 고용율이 60.4%로 2019년 말 61.1%보다 낮은 상태로 노동력 부족상태를 보여준다고 지적하였다. 실업율도 3.5% 수준이라는 것은 그만큼 구직활동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경기침체를 예상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고용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은 서비스산업을 중심으로 노동시장의 수요공급상 미스매칭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이유는 펜데믹 이후 고용시장에 복귀하지 않거나 베이붐 세대의 조기 퇴직, 이민자에 대한 제한정책과 펜데믹 이후 유입축소 등 다양한 이유로 서비스 분야에서 노동력 부족현상이 길어지는 현상과 관련되어 있다.

    노동력 부족현상과 맞물려 2021년과 2022년 시간당 임금이 전년동월대비 5~6% 정도 상승하고, 2023년 7월에도 작년 동월대비 4.4% 상승하다 보니, 초과가계저축이 조기에 소진되지 않고 소비여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셋째는 에너지 수출이 증가한 덕분이다.

    러·우 전쟁 발발 이후 유가상승과 유럽 가스 부족으로 미국의 에너지 수출이 늘어나 미국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 수출은 2021년 총수출 15.2% 중 3.0%, 2022년 12.0% 중 4.3%나 차지했다. 이중 미국의 대유럽연합 에너지 수출비중은 2021년 15.4%에서 2022년 16.9%, 2023년 1~5월 18.6%로 크게 증가하였다. 2022년 미국의 대유렵연합 수출은 작년대비 29.1%나 늘어났다. 미국은 러·우전쟁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넷째 미국이 정부지출을 늘린 덕분이다.

    미국은 ‘인프라 투자법, 반도체 및 과학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을 시행하면서 재정지출을 늘려 실질GDP 성장을 뒷받침하였다. 2022년 3분기부터 2023년 2분기까지 실질GDP 성장률은 1.5%를 기록했는데, 이중 정부지출은 0.65%를 차지했다.

    미 연착륙의 본질은 돈풀기와 동맹수탈

    결국 현재 미국경제가 경기침체 없이 좋은 이유는 돈을 많이 풀었기 때문이다. 미국경제 시스템상 무슨 혁신이 발생해서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라 전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효과에 따른 돈풀기가 주요인이다. 2008년 금융공황 이후 6년간 진행된 3차례의 양적완화와 이번 펜데믹 이후의 양적완화의 차이점은 2조 달러 이상을 가계에 직접 지원했다는 점에 있다. 이것이 가계소비의 원천이다.

    결국 미국이 부채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은 저금리 시절 돈을 많이 풀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은 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고, 강달러 현상을 만들면서 인플레이션을 외국에 수출하였다. 이로 인해 다른 나라들은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이라는 3중고를 겪어야 했다. 미국 가계의 초과저축으로 미국경제가 연착륙한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이 고금리 상태를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다른 나라는 그만큼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 스트레스를 견딜 수 없는 나라들은 외환위기나 경기침체에 빠져들게 된다. 다시 말해 미국의 연착륙이 다른 나라의 경착륙의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으로 정부지출을 늘리고 있는 것 역시 보조금을 준다는 미명아래 해외자본을 미국으로 집중시키는 동맹수탈전략의 일환이다. 사실 미국의 정부지출 증가는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그 피해는 외국 경제가 져야 한다. 러·우전쟁을 빌미로 유럽연합 등에 에너지 수출을 늘려온 것 역시 미국의 동맹수탈 정책의 연장이다.

    미국이 골디락스 운운하며 나홀로 연착륙하고, 경기침체는 없다고 자랑하는 것은 그만큼 달러를 많이 풀고, 다른 나라에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을 유발함과 동시에 해외자본을 미국으로 빨아들이면서 에너지 수출까지 늘려나가며 세계경제를 약탈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미국은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나

    그렇다면 미국은 경착륙을 피할 수 있을까. 이 점과 관련해서는 미국 내에서조차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미국경제는 연착륙 궤도에 들어선 것이 아니라 경기침체가 지연되고 있는 것뿐이라는 주장이 강력하게 나오고 있다. 그 증거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미국 가계의 초과저축이 바닥나고 있다.

    지난 9월 6일 발표된 국제금융센터 보고서는 미국 가계의 초과저축이 소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 직원들은 6월에 미국의 초과저축이 올 1분기 이미 고갈된 것으로 추정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은 올 3분기 전면 고갈 가능성을 제기했다. 잔여 초과저축액이 1900억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연준과 달리 아직 상당한 초과저축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으나 길어야 내년 초까지다. 씨티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내년 1분기 정도에 초과저축이 소진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어찌되었든 현재 미국경제를 이끌어가는 주동력이 바닥나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다음으로 물가는 쉽게 잡히지 않는 가운데 고금리 상태가 지속될 것이다.

    2024년에도 미국 소비자 물가는 2%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에서 유지될 전망이다. 근원소비자 물가는 여전히 4%를 유지하며 높은 편이고, 석유가격나 농산물 가격 등은 언제든지 폭등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최근 UAW(전미자동차노조)파업에서 보여지듯이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요구도 강력하고 미국 정부 지출에 의한 투자정책은 전체적으로 비용상승 압력을 높여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는 현상이 구조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경제가 연착륙한다는 것은 물가가 잡히고 금리가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오히려 금리는 한 두 차례 더 올릴 가능성이 높고, 동결하더라도 5%대의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즉 금리하락 국면이 당장 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제로금리, 저물가 시대는 다시 오지 않는다. 고금리, 고물가 스트레스가 상당기간 유지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연착륙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또한 미국 국채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 8월 연착륙 환호성 속에서도 피치 등 신용평가 기관들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하였다. 미 정부 부채한도가 위험하다고 본 것이다. 미국 부채상한선이 31조4천억 달러(약 4경1천699조원)를 넘어선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부채상한선 협상의 결과로 바이든 정부는 미 국채를 1조 달러 이상을 추가발행할 계획이다. 그런데 문제는 미 국채를 사주는 데가 없다. 이로 인해 미국채가격이 폭락하고 달러위기가 심화되는 문제를 낳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하락세가 심화되어 관련 은행 부실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4.5달러 규모로 이중 1.1조 달러가 2024년까지 만기가 도래한다. 상업용 부동산대출은 은행대출자산이 24%를 차지하고 있는데, 중소형은행이 70%가 넘는다. 상반기 실리콘밸리은행이나 퍼브릭 리퍼브릭 은행발 미국 금융위기는 간신히 넘겼으나 그 바탕에는 미 국채가격 하락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래저래 미 국채위기가 내적 암초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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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다 결정적인 문제는 세계적 범위에서 지정학적 위기가 증폭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지정학적 위기는 한치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아프리카 니제르 사태가 발생하더니, 급기야 하마스-이스라엘 충돌로 중동전쟁의 전운이 확대되고 있다. 어디에도 미국이 관여하지 않는 일이 없다. 현재 세계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순수 경제현상들이 아니라 심각한 지정학적 충돌과 관련되어 있다. 이같은 상황들이 확대되면 연착륙은 고사하고 예상할 수 없는 경제위기도 올 수 있다.

    심각한 지정학적 위기와 결합되어 미국경제가 경착륙에 빠지면 세계경제는 어떻게 될까. 폭망한다. 다시 말해 미국경제가 연착륙을 해도 다른 나라들은 경착륙을 피할 수 없고, 미국 경제가 경착륙을 하면 다른 나라 경제를 심각한 파국을 면치 못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것이 바로 미국 달러제국주의 경제에 속박된 세계경제의 숙명이다. 이래도 어렵고 저래도 파국을 피할 수 없다면 이제는 근본적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국정원장 3명 억울하게 만든 검찰 특활비의 실체

     


    회식비·국정감사 격려금 등에 특활비 사용... 법원, 용도 벗어난 사용 횡령·국고손실죄로 판단

    23.10.16 07:27최종 업데이트 23.10.16 07:27

    3년 5개월여의 끈질긴 추적. 검찰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 등에 대한 정보공개소송을 벌여온 하승수 변호사의 '추적기'를 가감없이 전합니다.[편집자말]

    ▲ 국정감사 증인 선서하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2017년 10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및 산하 지검ㆍ지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 유성호

     
    2017년 가을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을 맡고 있던 시절, 검찰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전직 국가정보원장 3명이 구속되었고, 3명 모두 실형을 선고받는다. 2021년 7월 8일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된 형은 남재준 징역 1년 6개월, 이병기 징역 3년, 이병호 징역 3년 6개월이었다.

    전임 국정원장 3명이 감옥에 가게 된 이유

    전임 국정원장 3명이 감옥으로 가게 된 사안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사안 때문이었다.그러나 재판과정에서 전임 국정원장들은 청와대에 전달된 돈도 결국 국정운영을 위해 사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장들이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은 아니고, 국정운영을 위해서 쓰인 것은 맞다는 취지의 주장이었다. 업무상 횡령이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상 국고손실죄로 처벌받는 것을 피하려는 주장이었다..
    특히 특가법상 국고손실죄는 손실액이 1억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억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되어 있는 중대범죄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여기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쓴 것이다.

    그러나 전임 국정원장들의 주장은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설사 국정운영을 위해서 쓰였다고 해도 업무상 횡령이고 국고손실죄가 성립한다고 본 것이다. 왜 그럴까?

    특활비 용도에 벗어나면 횡령+국고손실죄
     

    ▲ 2017년 11월 '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검찰이 발부한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는 남재준,이병호, 이병기 전 국정원장 (왼쪽부터) ⓒ 최윤석

     
    법원은 '특수활동비'라고 하는 엄격하게 용도가 정해진 국민세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면 그 자체로 '업무상 횡령'이 되고, 그 액수가 1억 원 이상이면 특가법상 국고손실죄가 성립된다고 보았다.

    물론 이것은 법원의 판단이기도 하고, 전임 국정원장들을 기소한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의 논리이기도 했을 것이다.

    정해진 용도에서 벗어나서 사용하면 업무상 횡령이나 국고손실죄가 성립된다는 법원의 판단을 좀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이렇다. 이 논리가 검찰 특수활동비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법원은 특수활동비는 용도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는 예산항목이라고 보았다. 즉 "특수활동비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 등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건 수사 , 정보 수집 , 각종 조사활동 등을 위해 타 비목으로는 원활한 업무수행이 곤란한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편성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 특수활동비는 특수활동 실제 수행자에게 필요시기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는 등 특수활동비의 사용은 해당 기관의 목적 범위 내에서 엄격히 사용되어야 한다"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타 비목으로는 원활한 업무수행이 곤란한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최소한의 범위내에서", "실제수행자에게"같은 표현들이다. 그만큼 특수활동비는 아무렇게나 쓸 수없다는 것이다. 특수활동비는 현금지급이라는 예외를 인정하는 돈인 만큼, 이런 제한을 엄격하게 두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이렇게 정해진 용도에서 벗어나는 것은 업무상 횡령과 국고손실죄가 성립한다고 본 것이다. 즉 특수활동비를 그 용도와 사용목적에서 벗어나 위법하게 사용한 것 자체로 업무상 횡령죄의 구성요건인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였고, 설사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특수활동비를 용도와 사용목적에서 벗어나 사용하는 것은 위탁의 취지 및 위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위탁자인 국가에게 손해를 가하는 것이므로 국고손실죄도 성립한다는 것이다(서울고등법원 2021. 1. 14. 선고 2019노2678 판결. 대법원에서 확정됨).

    그렇다면 검찰 특활비는?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검찰 깃발. ⓒ 연합뉴스

     
    위와 같은 법리는 국정원 특활비 뿐만 아니라 검찰 특활비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드러난 검찰 특활비 오·용 사례 중 업무상 횡령이나 국고손실죄에 해당되는 것들은 어디까지일까?

    우선 공기청정기 렌탈비와 기념사진비용(광주지검 장흥지청), 휴대폰 요금(춘천지검), 국정감사 격려금(인천지검 부천지청)으로 사용된 것은 업무상 횡령이 성립될 수 있다. 이 경우들은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활동에 쓴 것으로 도저히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비교적 소액이더라도 '업무상 횡령'에 해당하는 것이 맞다.

    일부 일선검찰청에서 '회식비'나 '경조사비'로 썼다는 진술도 나오는데, 이것 역시 업무상 횡령에 해당한다. '회식'이나 '경조사'가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활동'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수사를 하지 않는 비수사부서에 지급된 특활비도 업무상 횡령으로 볼 수 있다. 수사를 직접 맡고 있지 않은 부서(공판, 집행, 총무 등 업무)가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에 참여하면서 그에 소요되는 돈을 썼을 리는 없기 때문이다.

    금액이 큰 건들도 있다. 2017년 9월~12월 사이에 대검찰청에서 집행된 특수활동비 2억원 가량에 대한 영수증이 없는 상태이다. 지검, 지청에도 영수증이 없거나 집행내역 장부와 안 맞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부분은 사용용도가 해명되지 않는다면 업무상 횡령 뿐만아니라 국고손실죄에 해당할 수 있다.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명절떡값', '연말에 몰아쓰기'도 업무상 횡령과 국고손실죄에 해당할 수 있다. 명절이나 연말을 앞두고 그냥 돈을 나눠가진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명절과 연말에 기밀수사가 몰린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또한 특수활동비는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에 직접 사용하게 되어 있는데, 여러 부서에게 골고루 나눠준 것은 특수활동비의 용도에 맞는 지출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명절이나 연말도 아닌데 일상적으로 일정금액을 부서에 나눠준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도 업무상 횡령이 될 수 있다.

    일부 일선검찰청에서 드러난 '퇴임(이임)전 특활비 몰아쓰기'도 업무상 횡령과 국고손실죄에 해당할 수 있다. 퇴임(이임)하면서 자신이 관리하고 있던 특활비를 선심쓰듯이 부하검사와 직원들에게 나눠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별검사 도입 불가피

    이렇게 세금 오·남용 사례들을 나열하다 보니, 한숨이 나온다. 검찰은 특수활동비 자료를 공개하면서, 집행명목이나 수령인성명을 가리고 공개했다. 그래서 극히 제한된 정보에만 접근할 수 있었는데도, 이 정도의 오·남용 사례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 사례들도 '빙산의 일각의 일각'에 불과한 것이다. 전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면, 어마어마한 오·남용사례들이 적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사례들만 봐도, 특수활동비를 '특수활동'에 쓴 것이 아니라, 마구잡이로 써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검찰총장을 포함한 고위 검사들은 이렇게 돈을 엉터리로 쓰면서도, 자료가 공개될 수 있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3년 5개월의 행정소송을 통해서 문제가 드러났다.

    그런데 검찰이라고 해서 수사도 받지 않는다면. '법 앞의 평등'이라는 헌법원칙이 완전히 깨지게 된다. 전직 국정원장들은 실형을 살았는데, 특수활동비를 엉터리로 쓴 검사들은 무사하다면, 어떻게 법치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겠는가?

    시민단체들과 언론이 소송과 검증을 통해서 이 정도의 진상을 밝혀냈다면, 이제는 국회가 나서서 특별검사를 도입해야 한다.

    중앙일보 "아부꾼 심기 경호 길들여진 ‘벌거숭이 임금님’ 될 것" 정권 불통 비판

     

  •  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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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6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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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신문 솎아보기] 동아 “용산 대통령실의 여의도 출장소에 안주”

    중앙 “대통령, 방침을 잘 따르며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여당 체제 선호”

    대통령 비판 칼럼 이어져… 이하경 대기자 “취임 후 일방통행의 독주만”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완패 이후 임명직 당직자 사퇴 등 인적 쇄신에 나섰지만, 주요 아침신문들의 평가는 박했다. 신문사들은 정치 성향과 관련 없이 국민의힘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동안 여당이 ‘여의도 출장소’라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중앙일보), 보궐선거 패배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대통령실과의 관계 재정립까지 요원한 상황(한국일보)이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15일 의원총회를 열어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당 쇄신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정책위의장·사무총장 등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와 함께 혁신기구와 총선기획단, 인재영입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비주류 의원들의 김 대표 사퇴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주요 일간지들은 16일 국민의힘 쇄신에 대한 평가를 내놓았는데, 부정 평가 일색이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 연합뉴스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못 하는 상황에 대해 당내 불신이 깊으며,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경향신문은 “일부 의원은 김 대표가 윤 대통령 뜻을 따르느라 김태우 후보를 무리하게 공천해 참패를 초래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며 “비 윤석열계 허은아 의원은 사퇴를 요구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김 대표가 과도한 이념 논쟁 등과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윤 대통령에게 우려를 전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10월16일 동아일보 1면.

    동아일보는 1면에서 김기현 대표 사퇴를 요구한 목소리를 소수였다고 밝히면서 “김 대표 체제 유지를 주장한 의원들도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10월16일 조선일보 5면.

    조선일보는 5면 <‘김기현 사퇴’ 놓고 격론… “국민에게 개혁을 보여줘야”>에서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기존 대통령실과 당의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 리더십으로 바꾸지 못하면 비대위 전환은 시간문제’라는 의견도 나온다”며 “여권 관계자는 ‘지난 3월 김기현 체제 이후 국민의힘이 존재감을 보인 적이 있었느냐’며 ‘의대 정원 확대든 연금 개혁이든 당이 정책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조선일보는 같은 면 <수도권 의원 앞에서 당직 개편하려 해도 총선 패배로 ‘인물난’> 보도를 통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에 휩싸였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총선 참패로 인해 인지도 높고 중량감 있는 수도권 의원 수가 적다 보니 주요 당직자 인선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10월16일 동아일보 사설.

    사설에선 비판 수위가 더 거셌다. 국민의힘이 대통령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동아일보는 <與, 등 떠밀려 쇄신… 진짜 문제 외면하고 시늉 그쳐선 안 된다> 사설에서 “임명직 당직자 일괄 사퇴는 보선 참패에 따른 지도부 전면 쇄신을 피하기 위해 고심 끝에 내놓은 수습책으로 보이지만 그것으로 지도부 책임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 안팎의 위기감 확산과 거센 쇄신 요구에도 어떻게든 김 대표 체제를 유지해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은 막겠다는 몸부림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사실 이번 보선 참패의 가장 큰 책임은 대통령의 일방적 국정운영 스타일에 있겠지만 그 못지않게 ‘용산 대통령실의 여의도 출장소’에 안주했던 여당 지도부의 책임도 크다”며 “대통령실에 수직적으로 종속된 정당에 무슨 진정성 있는 변화를 기대하겠는가. 여당의 쇄신은 대통령실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회복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10월16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대통령 눈치만 보는 여당으론 총선도 기대 어려워> 사설을 내고 “그동안 여당 의원들은 ‘용산 대통령실 여의도 출장소’란 조소에서 벗어나지 못해 왔다”며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은 윤 대통령이 자신의 방침을 잘 따르며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여당 체제를 선호한 게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중앙일보는 “여당의 행태가 바뀌지 않으면 내년 총선 역시 기대하기 힘들 가능성이 크다. 여당이 대통령실의 ‘출장소’란 이미지가 고착될 경우 유권자는 선거를 민주당 대 윤 대통령 간 대결 구도로 인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10월16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사설 <당 대표 놔둔 채 친윤 꼬리 자르기로 민심 수습되겠나>를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수습 방안을 고집한다면, 여권은 내년 총선에서 이번 보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쇄신 결과는) 결과적으로 비상대책위 출범에 난색을 표시한 대통령실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 당과 대통령실 관계 재정립까지 요원한 상황에서 민심 수습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앞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언로 막힌다면… 벌거숭이 임금님 될 것”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이념 중심의 국정운영과 거듭되는 인사 실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영환 경향신문 정치부장은 칼럼 <강서구청장 선거의 세 갈래 교훈>에서 “국민의힘에 주어진 교훈은 명확한데 실천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라면서 “이번 선거는 윤 대통령의 오만과 무능, 이념적 편향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란 게 상식적 해석이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을 보여줬다는 것”이라고 했다.

    ▲10월16일 조선일보 칼럼.

    강경희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칼럼 <이념보다 민생, 싸움꾼보다 일꾼>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문제점을 열거한 후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23개월의 4분의 3을 보내는 동안 포용적 인사, 참신한 인사의 강렬한 메시지를 보여준 적은 별로 없다. 재탕 장관들, 측근 위주의 편중 인사, 최근에는 싸움꾼들을 이념 전선에 전면 배치하는 인사를 하고 있다. 새만금 잼버리에서 무능을 보여준 여가부 장관 후임에 검증 미흡한 논란의 인사를 발탁해 대통령 리더십에 대한 실망을 가중시켰다”고 비판했다. 강 논설위원은 “달라진 모습으로 지지 기반을 넓혀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얻지 못하면 저성장 탈출의 해법으로 꼽히는 개혁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되어 허공으로 날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10월16일 중앙일보 칼럼.

    이하경 중앙일보 대기자는 칼럼 <윤 대통령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를 내고 “(강서구) 유권자들이 마음을 닫은 것은 집권 이후 1년 5개월 동안 보여준 정권의 오만한 태도 때문이었다”며 “(정책에 대한) 국민 설득이 부족했고, 야당과의 소통은 아예 없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기자회견도 안 하고 있다. 일방통행의 독주만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 대기자는 “윤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서 교훈을 찾아 차분하고 지혜롭게 변화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며 “변화와 쇄신의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처럼 내부 비판과 언로가 계속 막힌다면 아부꾼의 심기 경호에 길들여진 ‘벌거숭이 임금님’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0월16일 조선일보 12면.

    정부, 의대 정원 확대… 지역 의료 공백은

    정부가 내주 발표 예정인 의과대학 정원 확대 폭이 예상됐던 것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등 언론은 확대 폭이 1천 명을 넘길 것이라고 봤으며, 조선일보는 12면 <“의대 정원, 3000명 더 늘리는 방안까지 검토”>에서 “정부가 임기 내 의대 입학 정원을 최대 3000명 더 늘리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15일 알려졌다”고 했다.

    ▲10월16일 중앙일보 1면.

    중앙일보는 1면 <고령화 시계의 압박 의대정원 전격 수술>에서 노인 인구 증가로 의사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역대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지방 의사 대책도 중요하다”며 “(전문가들은) 늘어난 정원을 지방 국립대에 배정하되 지역 출신 선발 비율을 대폭 올리자고 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최근 20년 동안 의대 입학 정원을 38%, 일본은 2008년 이후 22.3% 늘렸다.

    ▲10월16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이번 정원 확대 조치를 ‘만시지탄’으로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만시지탄인 의대 ‘정원 1000명’ 확대, 의협은 수용하라>에서 “문재인 정부도 400명씩 10년간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국면에서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들의 집단반발로 물거품이 됐다”며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의 최대 난관은 의협의 조직적인 반대다…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를 대승적으로 수용하고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기 바란다. 정부도 의협 의견을 경청해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10월16일 부산일보 사설.

    지역신문들은 지역의료 확충에 초점을 맞췄다. 의사들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방 의료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일보는 사설 <의대 정원 확대, 지역의료 정상화에 초점 맞춰야>에서 “명심해야 할 사실은 의대 정원 확대가 지역의료 정상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비수도권 대학에서 교육받은 수도권 출신 의료인이 수도권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속출해 지역 의료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역 간 의료 불균형 완화를 위해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확대하고, 의대 졸업생들이 지역에 머물도록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 의대 정원 확대는 지방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0월16일 강원도민일보 1면.

    강원도민일보는 1면 <의사 수 늘리는 것보다 지역근무 보상책 시급>에서 “강원도 등 지역 의료계는 무분별한 정원 확대가 능사가 아니라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지역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문제는 여전히 논란이다. 서울에 집중된 의료 인프라부터 해결이 시급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원도민일보는 “강원도 내 의료계 역시 의대 정원 확대보다는 의료진이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해결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언론, 성평등 의제 따라가고 있나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여성학협동과정 부교수는 경향신문 칼럼 <성평등, 정부가 외면한다고 언론도 따라 하나>에서 언론이 성평등 의제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교수는 정부가 제대로 된 성평등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면 언론이 나서야 한다면서 “하지만 언론 보도에서도 성평등과 여성 관련 의제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정부가 장기적 국정 과제 목표에서 성평등 관련 의제를 전혀 제시하지 않고, 여성가족부가 성평등 정책 조정 기능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 출처의 보도 아이템이 없는 것도 이러한 보도량 축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10월16일 경향신문 칼럼.

    김수아 부교수는 “다른 한편으로 2016년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이후 우리 언론에서 젠더 이슈와 성평등 관련 주제가 늘어난 것처럼 보였지만, 우리 사회의 변화를 기록하고 또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사회적 담론을 구성하려는 시도였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며 “그저 ‘젠더 갈등’이라는 이름으로 정쟁화되어 포털 중심의 뉴스 서비스 환경에서 클릭 유도를 통한 수익 확보에 좋은 갈등 소재로만 활용했다는 혐의가 짙다”고 지적했다.

    김수아 부교수는 “정부의 무능을 그대로 내버려둘 것이 아니라 돌봄, 젠더 기반 폭력, 노동 문제 등 현 정부가 외면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차별 해소를 위한 정책 의제를 언론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공론화해야 할 필요성이 다시 한번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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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수현 기자melancholy@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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