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9일 월요일

전두환을 사랑하라던 장일순


조현 2018. 07. 09
조회수 1733 추천수 0

구법모-.JPG» 구법모 무위당사람들 이사가 1988년 결혼할 당시 스승 장일순 선생이 써준 서화를 가리키고 있다.

風雨豈能籠淸香(풍우기능농청향). 서울 종로구 옥인동 길담서원 한뼘미술관에 전시중인 ‘무위당장일순서화전’에 걸린 서화다. ‘비바람이 어찌 맑은 향기를 가둘 수 있으리’란 뜻의 이 서화는 구법모(57) ‘무위당사람들’ 이사가 결혼할 때 주례였던 장일순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이번 전시회엔 구 이사가 소장한 장일순의 서화 10 점이 걸려있다.

 장일순(1924~94)은 가톨릭 원주교구장 지학순 주교와 함께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했고, 이후 한살림을 설립하며 생명평화운동을 개척했던 선구자였다. 그는 저작을 남기지않았고, 오직 서화만을 남겼다. ‘나는 미쳐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 ‘무엇을 이루려하지마라’ 등의 서화엔 장일순의 풍모가 생생히 살아있다. 20살때 장일순을 만나 스승으로 모셨던 애제자이자 서화 소장자 구 이사를 만났다.

 구이사는 서울에서 고교 1학년때부터 흥사단 활동을 하며 함석헌 등의 강의를 들고 일찍부터 투사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1년 재수 뒤 연세대원주캠퍼스 영문과에 진학했다. 구 이사는 원주지역 민주화운동가들의 단골집이던 ‘천하태평’이란 식당에서 장일순, 이창복, 김지하, 김민기 등을 통해 민주화의 세례를 받았다. 가톨릭 모태신앙인 그는 대학2학년 뒤 가톨릭원주교구대학생연합회를 조직했고, 1984년 첫직선제 총학생회장으로 선출돼 시위를 주동했다. 당시 다른 시위주동자들처럼 그도 응당 감옥행을 예비한 몸이었지만 그 때마다 방패막이 되어준 것은 지주교와 장일순이었다. 그가 민주화운동청년연합으로부터 입수한 ‘광주사태일지’를 터트리겠다고 나서자, 지 주교는 ‘내가 해야지 아무나 할 수 없는 건’이라며 직접 폭로했다. 또 구법모의 구속을 막기 위해 관계당국자들을 주교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베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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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일순이 가톨릭 세례교인이었지만, 동학의 2대 교조 해월 최시형의 생명사상을 사숙한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구 이사도 장일순이 밥과 소금을 앞에 놓고 여러명이 맞절을 하도록 하며 ‘밥이야말로 우주의 조화로운 결정체이고,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했던 것을 회고한다. 장일순이 ‘선천은 폭력이 주도했지만 후천은 상생의 시대’라고 한 것도 해월의 생명사상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구 이사는 지금껏 세상에 알려진 적이 없는, 새로운 장일순을 말한다. 그가 말하는 장일순은 ‘선사(禪師)’다. 구법모가 처음 원주에 간 스무살 때 장일순을 처음 만나 던진 질문은 “원주가 민주화의 성지라고해서 왔는데, 왜 이리 조용하냐”는 거였다. 그런데 장일순의 일성은 “전두환을 사랑하라”는 것이었다. 구데타와 광주학살의 주범인 전두환도 죽이고 자기도 죽겠다고 분기탱천해 있던 열혈청년의 귀를 의심치않을 수 없는 말이었다. 장일순은 “만약 네가 전두환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것 같니?”라고 물었다. 그리고 장일순이 말했다. "거울 앞에서 죽도록 뛰어봐라. 네 모습이 제대로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 그것이 장일순이 구법모에게 준 첫 화두였다. 그리고 장일순이 그에게 읽어보라고 처음으로 권한 책은 사회과학서적이 아니라 서산대사의 <선가귀감>이었다. 그런 다음엔 권한 책을 읽어보았는지 반드시 물었다. 그는 운동권 친구와 선후배들을 데려가곤 했으나 그들은 장일순의 선문답에 손사래를 저으며 두 번 다시 가려하지않았다. 그러나 그는 자석에 끌리듯 장일순을 찾곤했다. 의문 많고 질문 많던 청년이 찾아서 온종일 질문을 퍼부어도 장일순은 싫은 기색 한번 없이 답해주었다고 한다.

장일순-.jpg» 원주지역 민주화운동가이자 생명살림운동의 선구자인 무위당 장일순

 “언젠가는 ‘비행기가 뜰려면 뭐가 있어야하느냐’고 물어요. ‘활주로가 있어야 하죠’라고 했더니, ‘요즘 사람들은 활주로가 너무 작아 날 수가 없다’고 해요. 그러며 ‘독재는 이제 곧 끝난다’며 ‘그 뒤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어요.”
 장일순은 ‘조급해하지 말라’거나 ‘미래를 준비해야한다’는 답 대신 그렇게 화두를 주었다고 한다. 구 이사는 “그런 화두로 발심이 돼 대학졸업 뒤 서울 방배동에 탄허불교문화재단이 설립한 삼일선원 등에서 불교공부를 하며 지금까지도 삶과 세상 문제의 해법을 불교와 선(禪)에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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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 이사는 “전시된 서화에도 선사로서 장일순의 면모가 드러나 있다”고 했다. 서화 중엔 서산대사가 ‘만국의 도성들이 개미집에 불과하다’고 한 시가 담겨있다. 그는 장일순이 얼마나 열과 성을 다해 땀을 흘리며 서화에 집중했는지 잘 알고 있다. 1988년 인사동 민에서 장일순서화전을 할 때는 3김씨가 다 올만큼 성황이었다고 한다. 장일순은 원주의 유지라고 부고가 많이 왔는데 부의금도 못내고 예만 표했을만큼 생계가 곤란했는데도 서화전에서 모인 수천만원을 한푼도 안빼고 한살림에 다 내놨다. 이것이 한살림 창립의 밑천이 됐다는 것이다. 또 민주화운동 구속자 가족들에게도 서화들을 써줘서 이를 팔아 쓰도록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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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의 5·16 구데타를 비판했다가 사회안전법에 걸려 평생 원주지역을 벗어나지 못한채 살아야했던 선생님이 그린 난은 단순한 난이 아니지요. 그 때는 어려서 그렇게 귀한 것을 주셔도 그 가치를 몰랐어요. 돌아가시고 난 뒤에 그걸 보면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져 눈물이 나요."
 그가 운동권 동지들과 달리 에스케이와 케이티 상무 등으로 사업 일선에서 일하면서도 이한열기념사업회, 장준하기념사업회, 몽양여운형기념사업회 이사로 힘을 보태온 것은 말과 삶이 관통했던 장일순을 떠날 수 없어서였다고 한다. 

 서화전은 18일까지 열린다. 14일 오후 3시 길담서원에서 구 이사가 ‘소장자와 대화’를 한다.

"계엄령 '내란 음모', 황교안·김관진 조사하라"

시민단체들, 기무사 해체 및 구 정권 관계자들 조사·처벌 촉구
2018.07.09 15:41:49




군 기무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기각시 위수령 및 계엄령 선포를 계획했다는 내용이 공개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시민단체들은 군 기무사의 불법 행위 관련 전면 공개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면서 이 사건 책임자의 처벌을 요구했다. 

퇴진행동기록기념위, 416연대, 민중공동행동,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무사를 해체하고 내란음모에 가담한 관련자 모두를 처벌하는 등 군이 과거의 위험하고 구태한 과거와 단절하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관진, 황교안 등 성역없이 수사해야 한다" 

국군기무사가 2017년 3월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라는 문건을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기각되면 계엄군으로 탱크 200대, 장갑차 550대, 특전사 1400명 등 무장병력 4800여명을 동원하기로 했을 뿐만 아니라 저항하는 시민에 대한 발포까지 계획했다. 

이는 단순히 위수령과 계엄령 관련, 법적 검토를 한 게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 퇴진행동기록기념위, 416연대, 민중공동행동,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무사를 해체하고 내란음모에 가담한 관련자 모두를 처벌하는 등 군이 과거의 위험하고 구태한 과거와 단절하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프레시안(허환주)
기무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보도검열단과 언론대책반을 통한 언론통제를 계획했고, 국회가 위수령 무효법안을 가결하더라도 대통령 거부권을 이용, 두 달간 시간을 끌어야 한다는 제안까지 계획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기무사의 계획이 단순히 군 내부에서 계획됐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박근혜 정권 내 핵심세력과 교감이 없었다는 진행되기 어려운 계획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퇴진행동 등은 이번에 밝혀진 군 기무사의 계엄령 계획 관련해서 "헌법 파괴행위이고, 친위군사 쿠데타이며, 내란음모"라며 "누가 기무사에 이런 권한을 주었는가. 구 정권의 누가 기무사와 이 모의를 기획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당시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김관진 청와대 전 안보실장, 황교안 전 권한대행 등을 성역 없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이 사건에 대한 책임자 및 관련자 모두를 즉각적으로 직무에서 배제하고,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무사, 어두운 권력 뒤 숨어 헌법을 유린해 왔다" 

이들은 군 기무사의 그간 역사도 지적했다. 이들은 "군 기무사의 전신인 국군보안사령부는 전두환, 노태우가 주축이 되어 1979년 신군부가 권력 장악을 위해 12.12 쿠데타를 일으켰다"며 "또한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총칼로 진입했던 만행을 주도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1980년 광주와 1987년 6월 항쟁, 2016년 퇴진촛불 등을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는 심화되었지만 기무사는 이름을 바꿔가며 어두운 권력 뒤에 숨어 여전히 국민들을 감시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헌법을 유린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무사의 해체도 주장했다. 이들은 "기무사가 존재하는 한 군의 정치적 중립은 있을 수 없다"며 "기무사가 존재하는 한 군은 잠재적 쿠데타 세력이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무사를 해체하는 것"이라고 요구했다. 

박석운 기록기념위원회 대표는 "이 사안은 기무사 내 몇 명의 문제가 아니라 김관진 당시 안보실장, 그리고 황교안 직무대행까지 연계된 것"이라며 "의혹을 투명하게 성역 없이 조사한 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놀고먹는 국회, ‘특활비’ 펑펑

[칼럼] 국민의 비판이 부당한가
이기명  | 등록:2018-07-09 12:23:21 | 최종:2018-07-09 13:47:28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채귀(債鬼)라는 귀신이 있다고 한다. 빚 받아내는 귀신이다. 어찌나 독한지 죽은 다음에도 저승까지 쫓아온다. 채귀를 피할 무슨 방법이 있는가. 빚을 지지 않는 것이다. 빚은 종류는 다양하다. 치사한 노름빚도 있다. 마누라 잡혀먹는 노름꾼 빚쟁이도 있었다. 구한말, 일본에 빚을 졌다.

“일본에 국채 1,300만 원을 빚졌다. 갚지 못하면 대한제국의 존망과 직결된다. 국고가 텅 비어서 갚을 도리가 없다. 2천만 인민들이 3개월 동안 흡연을 하고 그 대금으로 빚을 갚아 나라의 위기를 구하자”

이게 국채보상운동이다. 나랏빚을 갚자는 국민운동이다. IMF 위기 때 전 국민이 금모으기 운동을 폈다. 손주 놈 돌 반지까지 내놨다. 국민은 정부보다 훨씬 애국이다. 정치가들은 느낌이 어떤가.
(자료사진 – 팩트TV 신혁 기자)
 ■ 특활비란 귀신의 국민세금
박근혜 정부의 국가정보원은 특활비란 이름의 돈을 박근혜에게 상납했다. 특활비란 도대체 무엇인가. 말 그대로 특수 활동비다. 특수 활동은 무엇인가. 특수한 활동이니 알 수가 있는가. 분명한 것은 말썽이 났으니 당당한 돈은 아닌 모양이다.

국회의원들의 특활비가 문제로 터졌다. 그토록 죽어라 공개를 요구했는데 죽어라 입 다물고 있더니 참여연대의 3년여간 소송 끝에 대법원 결정으로 공개됐다. 국민의 대표가 특수 활동비 좀 썼기로서니 그걸 공개하라는 야박한 인심이 어디 있느냐고 야속해 할지도 모른다. 야속한가. 그래 야속해라.

긴소리 하면 피곤하다. 자세한 내용은 언론을 통해 자세하게 공개됐다.

국민들은 눈이 뒤집히게 됐다. 없는 살림에 세금 냈더니 마음대로 펑펑 쓰느냐. 기막힌 사실 몇 가지만 말해 보자. 우선 국회는 매년 80억을 썼다. 공개된 3년간 240억이다. 이는 국회가 참여연대에 제출한 2011년에서 3013년까지의 3년간 내역이다. 이번에 공개된 특수활동비는 영수증이 필요 없기 때문에 의원들이 국회에서 받아간 돈이 정작 어디에 쓰였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국민들은 가슴에서 불길이 타오를 것이다.

■ 특활비(특수활동비)의 벌거벗은 모습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을 하면서 수십 년을 지켜봤다. 참여연대 운영위원도 했다. 한때 공정한 매체로 평가받던 ‘서프라이즈’의 회장도 했다. 노사모는 거짓말을 금기로 했다. 이번 특활비의 진상을 세상에 알린 것도 참여연대다. 나는 믿는다. 그러기에 참여연대의 발표를 믿음으로 인용한다.

참여연대 분석 2011~2013 특활비 지출 내역

국회 교섭단체 대표, 상임위원장 등 특정 직책에 있는 국회의원은 매월 월급처럼 정기적으로 특활비를 지급받았다.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에 쓰라는 특활비는 국회의원 ‘제2의 월급’이었다.

교섭단체 대표는 실제 특수활동 수행과 상관없이 매월 4,000여만 원(짝수달에는 6,000~7,000여만 원)의 특활비를 받았고 상임위원장과 함께 예산결산특위원장, 윤리특위원장,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회의가 열리지도 않은 달에도 위원장이라는 이유로 똑같이 매월 600만 원씩을 받았다.

특히 법제사법위원회는 ‘법제사법위원회 활동비’라는 명목으로 매월 1,000만 원을 받아 법사위 여·야 간사와 위원들에게 특활비를 배분해 추가 지급했다. 법사위 간사에게 매월 100만 원을, 위원들에겐 매월 50만 원씩 지급했다. 법사위는 위원들뿐만 아니라 수석전문위원에게도 매달 150만 원씩 줬다. 제 식구 감싸기 특위라고 비판받는 윤리특위는 2011년에 단 네 차례, 2012년 다섯 차례, 2013년 네 차례만 회의를 열었지만, 위원장은 매월 600만 원씩 활동비를 꼬박꼬박 받았다. 이와 별도로 정기국회 시기인 9월에 ‘윤리특위 정기국회대책비’로 300만 원, ‘윤리특위 위원회활동지원비’로 700만 원을 수석 전문위원에게 지급했다.

정체불명 수령인에게 전달된 특활비도 있다. 국회 특활비를 한 번이라도 받은 이는 298명에 달하는데 이중 가장 많은 금액을 받은 수령인은 ‘농협은행(급여성경비)’이었다. 2011~2013년까지 약 59억 원의 특활비가 농협통장에 입금됐는데 이는 전체 특활비의 4분의 1 정도지만...실제 사용한 실수령자가 누구인지 누가 통장에서 인출해 누구에게 어떤 명목으로 지출했는지도 전혀 알 수가 없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노회찬(정의당 원내대표)
“나는 원내 교섭단체(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대표이기 때문에 전체 3,000만 원의 절반은 은행으로 계좌이체가 돼 왔고, 나머지 절반은 5만 원권 현찰로 밀실에서 1대 1로 만나서 직접 받았다.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줬는지 흔적이 남지 않는 방식으로 수령했다. 설사 제대로 주지 않더라도 배달 사고가 나도 알 수 없고, 받은 돈을 어떻게 쓰든 간에 흔적이 남지 않는 그런 ‘깜깜이’ 돈이었다”

벌거벗은 특활비의 모습이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말이다.
“의회·외교 명목의 상당한 돈이 특정인을 통해 어디로 갔는지, 또 농협 통장을 통해 어디로 누구한테 갔는지 모른다. 구체적으로 수령인 누가 어떤 내역으로 얼마만큼 특활비를 받았는지 조만간 다시 추가 자료를 정리해 내겠다.”

“참여연대는 농협(급여성경비) 통장 등으로 입금된 특활비가 이후 누구에게 어떤 용도로 전달됐는지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소송을 제기하거나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 2007년 감사원이 국정홍보처·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국가청소년위원회·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 4개 기관의 특활비 감사를 실시해 부정 사용 내역을 적발했다.”

“감사원이 국회 특활비 사용내역을 전수조사해서 우리가 공개한 것 외에 집행내역 확인서나 신용카드 매출전표 등 증거서류가 더 나올 수 있고, 검찰이 압수수색해 확인하면 더 명백히 밝혀질 것이다.”

“우리가 3년의 시간이 걸려 받아낸 국회 특활비 지출내역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게 돼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는 기분이 들었는데, 열어본 상자 속엔 너무나 엉망진창인 국회 모습이 들어 있어 안타깝다” “앞으로 우리는 국회뿐 아니라 특활비가 편성된 20개 중앙행정기관의 특활비 지출내역도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정보공개 청구하겠다.”


눈 먼 돈은 아무 데고 찾아간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 개막식 참석경비(2011)’ ‘런던올림픽대회 참관단 경비(2012)’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국회 연설 관련 경비(2012)’ 등이 대표적이다. 박병석 국회부의장 중유럽 공식방문(2012), 이병석 부의장 서유럽 공식방문(2013) 등 ‘공식’일정에도 특수활동비가 지급되긴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현충일 추념식 참석경비, 제헌절 경축식 행사경비, 광복절 경축행사 관련 경비, 삼일절 기념식 행사경비 등도 매년 국회 특수활동비에서 빠져나갔다. 의회 외교에 지급된 돈은 2011년 6억 3,800여만 원, 2012년 5억 3,500여만 원, 2013년 6억 3,100여만 원 등이었다. 그러니까 핑계만 있으면 특수활동비다.

■ 의원들에게 빚진 거 없다

밥값도 못한다는 말이 있다. 치욕적인 말이다. 밥을 먹어야 목숨을 부지하는데 밥값도 못한다면 죽어야 한다는 말과 다름없다. 요즘 국회 꼴을 보며 국민들의 생각은 어떤 것일까. 밥이야 각자가 집에서 먹을 테니까 천상 할 수 있는 말은 ‘세비 값도 못 한다’는 말이다. 얼마나 치욕적인 말인가.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들이 많다. 국민에게 겸손하고 수시로 정부의 잘못을 지적해 시정하는 의원들을 보면 존경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들은 특활비로 의원들이 국민으로부터 지탄 받을 때 무척 괴로울 것이다. 원래 까마귀 소굴에 백로가 들어가면 곤욕을 치르게 마련이다. 그 안에서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제도개선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속 들여다보이는 소리 하지 말라. 폐지하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도대체 특활비를 사용할 무슨 명분이 있는가. 개인이 아닌 국가를 위한 특활비라면 당당하게 사용하면 된다. 오히려 이렇게 나라를 위해서 돈을 쓴다고 해야 한다. 영수증도 없이 도둑놈 물건처럼 쓰기가 염치없지 않은가. 폐지하는 이외에 어떤 제도 개선도 있을 수 없다.

의원들이 출마했을 때 국민에게 온갖 약속을 다 한다. 국민에게 한 약속은 바로 빚을 지는 것과 같다. 약속을 이행했는가. 국민은 자신의 대변자인 국회의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요즘 의원들의 행동을 보면서 욕을 할 생각도 포기했을 것이다. 그야말로 버린 자식으로 여길 것이다. 미운 짓을 골라가며 한다는 말이 있다. 이번에 들통이 난 특활비가 바로 그것이다.

■ 훌훌 털어버리면 어떤가

특활비 문제는 이제 그냥 사라질 문제가 아니다. 하루가 가면 그만큼 국민의 분노는 커질 것이다. 국회의원의 배짱이 제아무리 고래 심줄 같아도 견디지 못할 것이다. 더 이상 이름을 더럽히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 특활비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특활비를 털어버려야 한다. 그다음 특활비가 아닌 정상적으로 돈을 써야 한다. 모든 범죄는 숨기는 데서 발생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당은 모두 특활비 폐지에 의견을 모았다. 왜 거대 정당만 뜸을 들이는가. 연구해서 잘 운영하면 된다고 한다. 뭘 잘 운영하는가. 차라리 뭉텅이로 들어오는 현금의 맛을 잊지 못하겠다고 고백해라.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겠지. 편하게 생각지 말라. 세상이 달라졌다. 느껴지지 않는가. 느끼고 안 느끼고는 마음대로지만 남은 의원 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고 다시 배지를 달려면 특활비는 포기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한다. 갚지 않으면 어디까지든 쫓아갈 것이다. 국민에게 존경받는 국민의 대변자,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특활비는 깨끗이 정리해야 한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4578&table=byple_news 

아인슈타인, 미국의 핵 보유·통제에 '의문'... 퍼그워시 성명

63년전 아인슈타인의 경고, 현실이 되다

18.07.09 13:40l최종 업데이트 18.07.09 13:40l





큰사진보기 알버트 아인슈타인.
▲  알버트 아인슈타인.
ⓒ 퍼블릭 도메인

세계 핵문제의 보안관은 미국이다. 미국 스스로 보안관 완장을 차고 있다. 그런 미국을 근심어린 눈으로 바라본 과학자가 있었다. 나치 독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미국에 핵 보유를 권고한 적이 있었던 알버트 아인슈타인이다. 그랬던 그가 나중에는 미국의 핵 보유 및 통제에 염려의 마음을 갖게 됐다. 

그런 염려의 마음을 담아 아인슈타인은 철학자 버트란드 러셀 등과 함께 1955년 7월 9일 이른바 퍼그워시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동북쪽 끝부분과 캐나다가 만나는 곳이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컴버랜드군 퍼그워시읍이다. 

여기서 과학자 11명이 모여 성명을 발표했다. 핵무기 폐기에 대한 세계 각국의 보편적 열망을 담은 성명이었다. 정식 명칭은 '핵무기 없는 세계와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호소하는 선언'이다. '러셀·아인슈타인 선언'으로도 불린다. 

핵문제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는 당연히 '보안관 국가'다. 세계 최초로 핵실험을 했고, 세계 최초로 핵무기를 사용했다.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핵을 투하했으니, 핵범죄 전과도 2범이나 된다. 한국전쟁 때도 핵무기를 사용하려 했었다. 그래서 보안관 역할을 할 자격은 분명히 없는 나라다. 하지만, 그 보안관 완장을 떼어낼 만한 나라도 없으니, 마음 놓고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섬 3개를 사라지게 한 미국

퍼그워시 성명 당시, 핵실험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소련·영국 세 나라였다. 아인슈타인 등이 주로 겨냥한 쪽은 미국 핵무기다. 미국 핵무기를 견제하는 성명이었던 것이다. 이 점은 성명문에서 드러난다. 

"우리는 인류가 비극적 상황에 처해 있다고 판단하면서, 이 회의를 통해 과학자들이 대량살상무기가 발달한 결과로 야기된 위험한 상황을 평가하고, 첨부된 초안에 담긴 정신에 입각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성명문에 이런 대목이 있다. 

"이제 우리는 특히 비키니 실험 이후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훨씬 넓은 지역에 걸쳐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핵폭탄이 점차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비키니섬으로도 불리는 비키니 환초는 필리핀에서 동쪽을 향해 태평양 중앙으로 가다 보면 나온다. 산호충 분비물이 축적돼 만들어진 약 20개의 환초로 구성돼 있다. 

미국은 1946년부터 1958년까지 23차례의 핵실험을 여기서 실시했다. 1954년에는 원자폭탄보다 훨씬 파괴적인 수소폭탄(열핵폭탄) 실험도 했다. 이 때문에 이곳 섬이 3개가 사라졌다. 방사능 피해가 이 지역에 확산됐음은 물론이다. 미국 본토의 사막에서도 할 수 있었지만, 환경문제 때문에 여기서 핵실험을 하게 된 것이다. 
 비키니섬 핵실험.
▲  비키니섬 핵실험.
ⓒ 퍼블릭 도메인

아인슈타인 등이 행동에 나선 계기는 1954년 비키니 핵실험이다. 미국 핵무기의 발달을 보면서,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원자폭탄보다 파괴력이 강할 뿐 아니라 작고 가벼워 더 멀리 날려 보낼 수 있는 수소폭탄이 비키니 실험을 계기로 더욱 확산될 경우, 인류의 앞날을 보장할 수 없다는 염려가 든 것이다.  

이들은 성명문에서 "원자폭탄 한 발로 히로시마를 완전히 파괴할 수 있었던 반면, 수소폭탄 한 발로는 런던이나 뉴욕 혹은 모스크바처럼 규모가 훨씬 큰 도시들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라면서 이렇게 우려를 표명했다. 

"수소폭탄을 사용하는 전쟁이 발발할 경우, 대도시는 틀림없이 완전히 파괴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태는 우리가 겪게 될 작은 재앙 중 일부에 불과하다."

"누구에게나 최대한의 만족을 주는 방식"

아인슈타인 등은 핵무기의 기술적 발전만 걱정한 게 아니라 마땅한 통제 시스템이 없다는 점도 걱정했다. 미국이 보안관 역할을 자처하고 있지만, 그때 시각으로 볼 때도 미국은 불완전한 보안관이었다. 

"수소폭탄을 사용하지 말자고 평화 시에 협정을 맺었다 해도, 막상 전쟁이 발발하면 그런 협약이 더 이상 구속력이 없을 거라는 판단이 들 것이다. 그래서 전쟁이 일어나자마자 쌍방은 수소폭탄 제조에 착수할 것이다. 어느 한쪽만 폭탄을 제조하고 상대방은 그렇지 않을 경우, 폭탄을 제조한 쪽이 틀림없이 승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대전이 일어나면 수소폭탄을 가진 쪽이 틀림없이 승리할 것이기 때문에, 대전이 발발할 만한 상황이 되면 국가들이 그것부터 확보하려 들 거라고 염려했다. 국가들이 보안관 미국의 역할을 신뢰하며 핵을 억제하는 게 아니라 그와 정반대되는 상황이 출현할 거라고 염려한 것이다. 

아인슈타인 등은 공정성을 의심받는 '보안관'이 세계 핵 통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어느 한 나라의 관점이 아니라 중립적 관점에서 핵문제를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인류 구성원으로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중략) 공산주의자든 반공주의자든, 또는 아시아인이든 유럽인이든 아메리카인이든, 또는 백인이든 흑인이든 간에 누구에게나 최대한의 만족을 주는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이 기울어진다면 이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될 것이다."

미국은 자국 중심주의에 입각해 핵 문제를 처리하려 하지만, 아인슈타인 등은 '누구에게나 최대한의 만족을 주는 방식'에 입각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누구에게나 최대한의 만족을 주는 방식으로 핵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어느 누구도 핵을 갖지 않는 쪽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상태를 지칭하는 말일 것이다. 

이중 삼중의 잣대를 보여왔던 미국

이제까지 미국이 핵 확산을 막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핵 통제가 공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국은 핵을 가진 상태에서 남한테만 갖지 말라 하니 핵 통제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미국은 소련·영국·프랑스의 핵 보유는 물론이고 이스라엘·중국·인도·파키스탄의 핵 보유도 막지 못했다. 이는 미국의 비핵화 외침이 공감을 얻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세계 최강의 군대로 국제사회를 수시로 위협하는 나라가 핵을 통제하려 하니, 불신을 사는 것도 당연하다. 

미국은 새롭게 핵을 가지려는 나라들한테도 공정하지 못했다. 한국이나 리비아 같은 나라의 핵 보유는 끝까지 저지했지만,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일관된 입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스라엘 경우에는 유대인 국가라는 이유로 핵 보유를 묵인했고, 중국 경우에는 베트남전쟁 패배 이후의 아시아 패권 상실을 막으려면 중국과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핵 보유를 국제법적으로 합법화해줬다. 

또 인도 핵무기는 중국 견제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파키스탄 핵무기는 인도 견제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각각 용인했다. 처음에는 핵 확산을 막겠다며 경제 및 군사제재를 불사하던 미국은 어느 순간에는 국익을 이유로 태도를 바꾸곤 했다. 핵 폐기가 불가능해지면 체면 손상을 막고자 국익을 명분으로 핵 보유를 용인한 뒤 물러서곤 했던 것이다. 

이것은 미국이 자신들의 핵무기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핵무기도 통제할 역량이 매우 낮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나라가 핵문제 보안관 역할을 하고 있으니, 인류가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가장 엄격하고 정치해야 할 핵무기 통제 시스템이 이처럼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으니 불안을 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은 핵무기의 세계적 확산에 관련해서 무능력을 보여왔다.
▲  미국은 핵무기의 세계적 확산에 관련해서 무능력을 보여왔다.
ⓒ 오마이뉴스

퍼그워시 성명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아인슈타인 등은 세계적인 핵 확산을 충분히 목격할 수 없었다. 미국의 능력 부족을 제대로 관찰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핵 확산은 그 뒤에 일어난 현상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미국의 능력에 의문을 품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것은 미국의 무능력이 훨씬 전부터 예견 가능한 것이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인류는 여전히 미국의 핵 통제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공정성도 낮고 성공 가능성도 별로 없는 그들의 행보를 그저 구경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세계 최강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이런 한계 속에서도 인류가 할 수 있은 일은 있다. 

그것은 미국의 핵 통제 정책에 무조건적 지지를 보내지 않는 것이다. 또 미국이 욕하는 나라들을 덩달아 욕하지 않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핵무기를 관리할 보다 나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는 것이다. 미국이 보안관을 자처하도록 두는 게 아니라, 인류의 이익을 대변할 핵문제 보안관을 마련하는 것이다. 

미국이 욕하는 상대방에 대해서만 핵 폐기를 요구할 게 아니라 그런 욕을 하는 미국에 대해서도 똑같이 핵 폐기를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핵을 통제할 보다 나은 시스템을 모색하는 게 아인슈타인 등이 63년 전 퍼그워시 성명을 발표할 때의 정신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은 숙제를 하고 있는가?

<칼럼> 정영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정영철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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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8  15: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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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3번째 방북이 마무리되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복잡한 문제가 있었지만 ‘진전’이 있었다고 밝히고 있고, 북의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유감’을 표명하였다. 두 당사가가 협상이 끝난 후, 서로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북의 ‘유감’ 표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서로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뭔가 심상치 않은 내용이 담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유감의 핵심은 미국의 일방적인 ‘비핵화’ 요구만이 있었고, 그에 상응하는 종전선언, 나아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요구라고 비판하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미국의 이런 태도를 ‘과거 이전 행정부들이 고집하다가 대화과정을 다 말아먹고 불신과 전쟁위험만을 증폭’시킨 것이라고 한 대목이다. 그리고는 자신들 스스로를 가리켜 ‘우리의 기대와 희망은 어리석다고 말할 정도로 순진한 것’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북이 이처럼 어쩌면 위태해보일 정도로 강력한 비판이 담긴 담화문을 공개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담화문에서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내고 있고, 미국과의 합의와 협상의 틀을 깨기보다는 미국이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다. 그런 점에서 이 담화문의 핵심은 바로 미국이 해야 할 일을 성실히 수행하라는 것이다. 즉, 관계 개선,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싱가포르 3대 약속에 상응하는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잘 준비하고, 그것들을 잘 조율하여 단계적이고 동시적으로 진행하자는 것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가 돌아봐야 할 중요한 문제가 놓여있다. 우리는 현재의 북미 정상회담 이후의 국면을 일방적인 북의 비핵화 과정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미국 주류 언론와 정치권의 입장이 그러하고, 우리 내부의 언론 또한 그러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북의 비핵화가 북이 떠 안은 ‘숙제’라고 한다면 – 사실, 북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가 정확하다. 그리고 이는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 종전·평화 체제 구축의 문제 등은 주로 미국이 떠 안은 ‘숙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미국은 자신들이 해야 할 숙제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일까? 북의 담화문이 말하는 것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은 숙제를 하고 있는가?
북의 비핵화는 쉽고 단순한 과정이 아니다. 기술적으로도 그렇지만, 정치적으로는 더욱 그러하다. 그렇기에 한 세대가 넘는 동안 이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지금에까지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우리에게는 마치 ‘신화’와 같은 한 가지 고정관념을 가지게 되었고, 이제는 변치 않는 진리처럼 여기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북의 비핵화’라는 표현이다. 이 표현에는 모든 문제의 원인이 북에 있고, 문제의 해결 역시 북이 비핵화를 하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들여다본다면, 이 문제는 북-미간의 정치-군사적 대결·대립 구조가 중심에 놓여있고, 남북 관계, 미중 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음을 금방이라도 알 수 있다. 그러기에 북미 관계의 신뢰 구축과 관계 개선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외에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지난 한 세대 동안의 경험을 통해서 모두 동의하게 되었다. 그리고 ‘북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가 올바르다는 것도 확인하게 되었다. 모든 남북관계 합의문, 그리고 싱가포르 합의문 등이나 협상장에 있는 미국 관료들에게서 일관되게 나오는 발언은 바로 ‘한반도 비핵화’이다.
지난 싱가포르 회담은 바로 이러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큰 진전을 이룩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것은 북미 양국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만났다는 것 이외에도, 지금까지 서로를 갈라놓고 있던 불신의 구조를 제거하면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등의 문제를 풀어가기로 한 합의가 이전과는 달라진 점을 확연히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싱가포르 합의문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북과 미국이 동시에 풀어야 할 수 많은 숙제도 동시에 떠안게 되었다. 북은 당장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핵 시험장을 폐기하고, 나아가서는 미사일 엔진시험장을 폐기하겠다는 숙제를 안게 되었고, 미국은 이에 상응하여 한미 군사훈련의 중단을 밝혔다. 그런데 그 뿐이었다. 더 이상의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아직까지는 북에 대한 더 이상의 공격적인 발언이 나오지 않을 뿐이다. 이렇게 보면 북도 반미 집회의 중단, 반미 구호의 중단 등 미국에 대한 호의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더 많은 조치들이 서로 조율되어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언론이나 미국의 주류 언론은 북의 비핵화, 비핵화 시간표 등의 일방적인 요구를 내놓고, 그에 대한 북의 반응만을 떠들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는 ‘북의 비핵화’라는 고정관념의 틀 속에 갇혀 있는 것이고, 정치적으로는 ‘북의 악마화’라는 불신의 틀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주류 언론과 우리의 언론은 서로가 앞 다투어 낡은 틀의 보도에 매달리고 있다고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정작 자신들이 해야 할 숙제는 하지 않고, 북에 대해서는 숙제를 강요하고 자신들의 눈에 미흡할 때에는 모든 책임을 북에만 돌리는 과거의 낡은 사고의 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북의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잘 보면 대단히 중요한 구절이 눈에 띈다. 그대로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낡은 방식으로는 절대로 새것을 창조할 수 없으며 백전백패한 케케묵은 낡은 방식을 답습하면 또 실패밖에 차례질 것이 없다.
조미관계력사상 처음으로 되는 싱가포르수뇌회담에서 짧은 시간에 귀중한 합의가 이룩된 것도 바로 트럼프대통령 자신이 조미관계와 조선반도비핵화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가자고 하였기 때문이다.

북이 원하는 것을 그대로 드러낸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낡은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 그를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약속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묻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숙제는 성실히 할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이 마땅히 해야 할 숙제는 하고 있는가?

정영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서울대 사회학과 박사(문학박사, 2001)
캐나다 브리티쉬 콜롬비아 대학 방문연구원(2002-2003)
서울대 국제대학원 연구위원(2004-2006)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객원연구원(2007)
현재 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로 재직중
주요저서로 북한의 개혁·개방: 이중전략과 실리사회주의(2004), 김정일 리더십 연구(2005), 서울과 도쿄에서 평양을 말하다(2008), 북한과 미국: 대결의 역사(번역서, 2010) 등이 있다

닥쳐오는 3대 재앙, 생존방도는 어디 있는가?

[개벽예감 305] 닥쳐오는 3대 재앙, 생존방도는 어디 있는가?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8/07/09 [08:09]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문재인 정부가 천명한 ‘사람중심경제’
2. 그것은 오판과 착각이다
3. 세계무역전쟁이 세계대공황 불러온다
4. 예고된 세계석유위기
5. 생존방도가 여기 있다


1. 문재인 정부가 천명한 ‘사람중심경제’

2018년 6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일자리수석비서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이례적인 인사조치를 단행하였다. 이를 두고 한국 언론매체들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경제가 좋아지기는커녕 더 악화된 책임을 물은 문책성 인사조치라고 논평하였다. 문책성 인사조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번 인사조치는 “국민들께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성과를 속도감 있게 내자는 취지가 강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가 말한, “국민들께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성과”라는 것은 민생경제가 발전되는 성과라는 뜻이므로, 6.26 인사조치에 민생경제를 발전시키려는 강한 취지가 담겼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달리 민생경제발전에 힘쓰고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2017년 12월 27일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회의 및 경제관계장관회의가 청와대에서 진행되었을 때,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018년도 경제정책기조를 일자리중심경제와 공정경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라고 요점적으로 명시한 바 있었는데, 당시 그런 경제정책기조를 발표하게 된 것으로 하여 고무된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내년(2018년을 뜻함-옮긴이)에는 거시경제지표도 좋을 뿐 아니라,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도 나아지는 해가 될 것”이고, “소득주도성장, 사람중심경제가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국민이 공감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하면서 기대와 희망을 표시하였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7년 12월 27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회의 및 경제관계장관회의 장면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소득주도성장, 사람중심경제가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공감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은 2018년도 경제정책기조를 "일자리중심경제와 공정경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라고 요점적으로 명시하였다. 문재인 정부가 천명한 '사람중심경제'가 근로대중의 민생경제를 파탄에서 건지려는 좋은 취지를 가지고 출발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 새로운 경제정책은 한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근본문제는 손대지 않고 임시방편들만 제시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017년 12월 27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경제정책 4대 기조로 제시하였던 일자리중심경제와 공정경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문재인 정부가 천명한 ‘사람중심경제’라는 새 정책의 중심개념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시절인 2017년 4월 12일 기자회견에서 “사람에게 투자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살리는 사람중심의 경제성장구조로 바꾸겠다”는 선거공약을 내걸었는데, 집권 이후 그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사람중심경제’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사람중심경제’에서 사람이라는 개념은 사람 일반이 아니라 근로대중을 뜻하므로, ‘사람중심경제’는 근로대중중심경제라는 뜻이다. 따라서 ‘사람중심경제’라는 새 정책에는 근로대중의 민생경제를 우선적으로, 중점적으로 발전시킨다는 뜻이 담겼음을 알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가 천명한 ‘사람중심경제’는 고용을 증대시키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고, 실업자와 근로대중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는 내용으로 요약되는데, 그 실행방도는 다음과 같다. 

(1) 중소상공인과 영세업자에게 일자리안정지원자금을 제공하여, 고용을 증대시킨다.
(2) 고용을 증대시킨 기업체에게 일정한 비율로 세금공제혜택을 주어 고용증대를 유도한다. 
(3)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기업체에게 법인세 공제액을 확대하여, 비정규직축소를 유도한다.
(4) 근로소득증대에 대한 세금공제를 확대하여, 근로대중의 납세부담을 덜어준다. 
(5) 실업급여지급액을 50%에서 60%로 올리고, 지급기간도 8개월에서 9개월로 연장하여 실업자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한다.
(6) 저소득층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임대주택 10,000채를 공급하여, 근로대중의 주거생활을 안정시킨다.

이처럼 ‘사람중심경제’가 근로대중의 민생경제를 파국에서 건지려는 좋은 취지를 가지고 출발한 것은 분명하지만, 위에 열거한 실행방도들을 보면 임시방편들만 제시되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만일 문재인 정부가 위에 열거한 실행방도들만 추진한다면, 근로대중의 민생경제를 파국에서 건질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의 민생경제는 ‘극약처방’ 이외에는 백약이 무효일 만큼 파탄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한국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명적인 조치를 단행하지 않으면, 근로대중의 민생경제를 살릴 방도가 없는 것이다. 

한국에서 민생경제파탄은 일시적으로 침체하였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회생하는 불황이 아니라, 1962년부터 지금까지 56년 동안 끊임없이 누적되어온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의 구조적 모순이 일촉즉발지경으로 격화된 파국적 결과다. 이런 근본문제를 파헤쳐야 ‘사람중심경제’를 일으켜 세울 ‘극약처방’을 모색할 수 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한국 경제의 근본문제를 해결할 생각에는 이르지 못하고, 임시방편으로 파국을 모면할 생각만 하고 있다. 

그런데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의 구조적 모순이 덧쌓이기 시작한 시점을 왜 1962년으로 특정하였을까? 그것은 박정희 독재정권이 1962년부터 1966년까지 5년 동안 수출액을 1억1,750만 달러로 늘리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발표한 때가 1962년 1월이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근 3년이 지난 1964년 12월 1일 박정희는 수출액이 1억 달러를 돌파하였다는 보고를 받고, “봐라, 하면 되지 않느냐.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하면서 감격하였다고 한다. 박정희는 수출액이 1억 달러를 돌파한 11월 30일을 ‘무역의 날’로 제정하였으며, 정부, 여당, 기업체, 금융기관, 종합상사, 경제연구기관의 대표들이 100명 이상 참석하는 ‘수출진흥확대회의’를 매달 몸소 주재하였다. 박정희 독재정권이 수출에 총력을 집중함으로써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를 확립하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박정희 독재정권은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가 근로대중에게 고통과 불행과 궁핍을 강요하는 착취체제라는 사실을 철저히 외면했다. 그들의 눈에는 근로대중이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의 성장을 위해 쓰다가 내버리는 소모품으로 보였을 뿐이다. 박정희식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는 수천만 근로대중을 소모품처럼 착취하면서 고속팽창의 길을 달려왔다. ‘압축성장’이라고 부르는 경제성장이 그것이다. 하지만 근로대중을 가혹한 착취로 내몰아 극단적인 빈부격차를 고착시켰다는 점에서,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의 ‘압축성장’에는 질적 발전은 없었고 오직 양적 팽창만 있었다.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의 ‘압축성장’을 보여주는 각종 통계자료들은 넘쳐나지만, 그 ‘압축성장’ 뒤에서 소모품처럼 착취당해온 근로대중의 삶과 투쟁은 억압과 외면의 그늘 속에 가려졌다. 한국의 근로대중은 박정희 독재정권이 확립하였고, 그 이후 역대 정권들이 계승해온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의 ‘압축성장’ 뒤에서 고통과 불행과 궁핍으로 신음하였다. 1970년 11월 13일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에 맞서 싸우다 저항의 불꽃으로 산화한 전태일 열사의 삶과 투쟁, 그리고 그 뒤를 따라 고귀한 목숨을 바친 94명 노동해방열사들의 투쟁 속에 수천만 근로대중이 자주적 삶을 쟁취하기 위해 흘린 피눈물이 진하게 응축되었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1995년 11월 13일 서울에서 개봉된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에서 전태일 열사가 분신산화하는 장면이다. 1970년 11월 13일 전태일 열사는 온몸이 타들어가는 마지막 순간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 내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말라!"고 절규하면서 22년의 짧은 생을 끝마쳤다. 그의 장렬한 분신투쟁은 박정희식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가 강요한 고통과 불행과 궁핍 속에서 노예처럼 혹사당하던 근로대중을 투쟁의 길로 이끌었다. 전태일 열사의 뒤를 따라 고귀한 목숨을 바친 94명 노동해방열사들의 투쟁 속에 한국의 수천만 근로대중이 자주적인 삶을 쟁취하기 위해 흘린 피눈물이 진하게 응축되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도 맹신자들과 문외한들은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로 ‘압축성장’을 실현한 한국, 싱가포르, 대만, 홍콩을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찬양하였다. 1997년 동아시아 자유시장경제를 파국으로 몰아간 외환위기 속에서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은 수명을 다했고, ‘압축성장’의 허상은 깨졌다. 허상이 깨지자, 그 뒤에 오랜 세월 가려졌던 실상이 드러났다. 절대다수 근로대중을 가혹한 착취로 내몰아 빈부격차를 극대화시킨 고통과 불행과 공핍의 실상이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박정희 독재정권 이후 그 어느 정권도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와 근로대중의 민생경제가 양립할 수 없다는 진리, 한국의 사회경제사 50년이 실증해준 진리를 깨닫지 못했다. ‘사람중심경제’를 천명한 문재인 정부도 예외로 되지 않는다. 2017년 12월 5일 문재인 대통령은 제54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전체 중소기업 354만 개 중 수출에 참여하는 기업은 9만4,000개로 2.7%에 불과한데, 수출을 통해 기업을 키우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중소, 중견기업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하면서 “수출을 통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이전 정부들과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도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에 매달리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2017년 12월 5일 ‘무역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를 역설하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그로부터 22일이 지난 2017년 12월 27일 청와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회의를 주재하면서 ‘사람중심경제’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피력하였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중심경제’와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가 양립될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닫지 못했다. 


2. 그것은 오판과 착각이다

2018년 6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도 한국의 연간수출액은 5,739억 달러이고, 세계수출시장 점유율은 역대 최고 수준인 3.6%에 이르렀으며, 세계수출순위는 6위로 올라섰다. 이런 ‘눈부신 경제성장’을 보고, 문재인 정부는 기뻐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기쁨과 긍지 대신에 실망과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박정희식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가 고도로 성장할수록 문재인식 사람중심경제를 살릴 방도가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2017년도에 한국의 수출총액은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지만, 한국의 민생경제발전수준을 말해주는 취업자 증가폭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그에 따라 근로대중의 소득지표도 크게 악화되었던 것이다. 

한국의 경제관리들과 경제분석가들은 2017년에 고용지표와 근로소득지표가 급격히 떨어진 원인을 놓고 설왕설래하였지만, 그들은 민생경제파탄의 근본원인이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에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면서, ‘정책실패’라는 아리송한 말만 늘어놓았다. 근로대중의 민생경제파탄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실패를 근본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의 구조적 모순을 근본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것이다. 명백하게도,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가 근본원인이고, 근로대중의 민생경제파탄은 파국적 결과다. 인과관계를 바로 알아야 해결방도를 찾을 수 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인과관계를 알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사람중심경제’를 천명하기 훨씬 이전부터,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박정희 독재정권이 ‘수출입국’을 천명하였던 1962년부터 장장 반세기 동안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는 근로대중의 민생경제를 체계적으로 파탄시켜왔다.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의 성장역사는 근로대중의 민생경제가 황폐화되어온 역사다. 아래에 제시된 통계자료들이 그런 사실을 보여준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18년 3월 초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간소득이 5,047만 원 이상인 한국의 상위계층 10%의 소득집중도는 1995년까지만 해도 29.2%밖에 되지 않았고, 2003년까지는 30%대에 머물렀는데, 2004년에 40.71%로 급상승한 이후 해마다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2008년 43.45%, 2012년 44.9%, 2014년 48.7%, 2016년 49.19%를 기록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소득’이라는 개념은 근로소득만이 아니라 금융소득과 사업소득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인데, 한국의 10% 상위계층은 근로소득이 아니라 사업소득과 금융소득 같은 불로소득으로 막대한 재부를 거머쥐었고, 그로써 극단적인 빈부격차가 발생한 것이다. <사진 3>   

▲ <사진 3> 위쪽 사진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빈민촌의 모습이고, 아래쪽 사진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최고급 주상복합아파트 타워 팰리스의 모습이다. 허물어져가는 구룡마을은 고통과 불행과 궁핍 속에서 신음하는 수백만 빈곤층의 현실을 보여주고, 첨단경비체계와 수영장, 골프연습장와 주차장을 두루 갖춘 호화로운 타워 팰리스는 부귀와 사치와 안락에 빠진 극소수 부유층의 현실을 보여준다. 한국 사회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극단적인 빈부격차가 고착되었다. 최저임금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으며 가혹하게 착취당하는 노동자가 266만4,000 명에 이르고, 실업자는 453만8,000 명에 이른다. 이것은 소득분배 불평등이 악화될대로 악화되어 사회정치적 안정을 위협하는 위험선에 접근하였음을 의미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예컨대 프랑스나 스웨덴 같은 서유럽 나라들의 경우, 상위계층 10%의 소득집중도는 30% 안팎에 머무는데, 한국의 경우 상위계층 10%의 소득집중도는 50%에 이른 반면, 하위계층 50%의 소득집중도는 해마다 급격히 낮아졌고, 올해는 전 세계에서 소득분배 불평등이 가장 악화된 미국이나 중국보다 더 나쁜 사상 최악의 상태에 빠졌다.  

한국 통계청이 2017년 12월 17일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노동계급 중에서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비율, 다시 말해서 가장 가혹하게 착취당하는 노동자의 비율이 2003년에는 4.8% 수준이었는데, 2007년 이후에는 10~12%로 급증했고, 2016년에는 13.6%로 더 상승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한국의 전체 노동계급 1,962만7,000 명 가운데 266만4,000 명이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으며 가혹하게 착취당하는 참혹한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청소년노동자, 노인노동자, 여성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가 급증하였으니, 가장 가혹하게 착취당하는 노동자의 비율이 급증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2017년 1월 12일 한국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사실상 실업자’는 2016년 말을 기준으로 453만8,000 명에 이르렀다. 이 엄청난 수치는 문재인 정부가 인정하는 ‘공식적인 실업자’보다 4.5배나 많은 것인데, 특히 청년실업사태가 매우 심각해져서 청년 4명 가운데 1명이 사실상 실업자다.  

한국 통계청의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분배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는 지니계수(Gini coefficient)는 한국의 경우 2015년에 0.396이었는데, 2016년에는 0.402로 더 악화되었다고 한다. 유엔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분배 불평등이 악화되어 사회정치적 안정을 위협하는 지니계수는 0.4인데, 한국은 2016년에 이미 위험선을 넘어선 것이다. 

위에 열거한 사회경제지표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문재인 정부가 ‘사람중심경제’를 일으켜 세울 방도는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와 결별하는 ‘극약처방’밖에 없는데, 불행하게도 문재인 정부는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가 성장하면 ‘사람중심경제’도 성장할 것이라는 오판과 착각에 빠져있다.  


3. 세계무역전쟁이 세계대공황 불러온다

문재인 정부가 오판과 착각에서 벗어나 수출총력 자유시장경제와 결별하고 ‘사람중심경제’를 일으켜 세울 혁명적인 조치를 단행해도, 때는 너무 늦었다. 왜냐하면, 세계무역전쟁이 한국 경제를 파국으로 끌어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민생경제파탄으로 비틀거리는 한국 경제를 파국으로 끌어가는 세계무역전쟁은 어떤 것인가? 

지금으로부터 89년 전인 1929년 10월 29일 미국 주식시장의 붕괴로 세계대공황이 시작되었다. 세계대공황으로 사경에 빠진 미국은 무역전쟁을 도발하는 것으로 생존방도를 찾아보려고 몸부림쳤다. 1930년 6월 17일 미국 연방의회는 수입품목에 대한 관세를 대폭 증액시킨 스뭇-홀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을 채택하여 세계무역전쟁을 도발하였다. 스뭇-홀리 관세법은 미국의 농업과 제조업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20,000여 개에 이르는 수입품목에 대해 52.8%의 관세를 부과한 조치였다. 미국이 관세증액조치를 감행하자, 당시 미국의 최대 교역국이었던 영국과 프랑스도 미국산 수출품에 대한 관세보복조치를 단행하였다. 1930년대 세계대공황과 세계무역전쟁은 그렇게 서로 뒤엉키면서 자유시장경제를 대파국으로 몰아갔다.

1930년대에 발생한 세계대공황과 세계무역전쟁으로 세계교역량은 63% 감소되었고, 세계산업생산은 40% 감소되었으며, 선진공업국들의 실업률은 25~33%로 치솟았다. 세계대공황과 세계무역전쟁은 거의 동시에 일어났지만, 보호무역주의를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던 공화당 대선후보 허벗 후버(Herbert C. Hoover)가 1929년 3월 4일 제31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였을 때, 세계무역전쟁은 예고되었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1931년 미국 뉴욕에 있는 실업자를 위한 무료급식소 앞에서 구호음식을 받기 위해 뉴욕시민들이 길게 줄을 늘어선 장면이다. 1929년 3월 4일 보호무역주의 신봉자인 공화당 대선후보 허벗 후버가 대통령에 취임하였을 때, 세계무역전쟁은 이미 예고되었고, 1929년 10월 29일 미국 주식시장이 붕괴되었을 때 세계대공황은 시작되었다. 당시 졸지에 일자리를 잃고, 길거리로 쫓겨난 미국의 빈민들은 길거리에서 구호음식으로 연명하면서 세계대공황의 혹독한 시련을 견뎌야 하였다. 89년 전 세계무역전쟁과 세계대공황이 거의 동시에 폭발하였던 공포의 씨나리오가 지금 재연되기 시작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보호무역주의 신봉자인 허벗 후버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때로부터 89년이 흐른 2017년 1월 20일, 또 다른 보호무역주의 신봉자가 백악관의 주인으로 등장하였으니, 그가 바로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다. 후버의 계승자 트럼프가 도발한 세계무역전쟁은 세계대공황을 필연적으로 동반하게 될 것이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2018년 6월 10일에 발표한 자료에서 오늘 세계무역전쟁이 세계대공황을 촉발시킬 것으로 우려하였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룩먼(Paul R. Krugman)은 2018년 6월 27일 제주도에서 진행된 특별강연에 출연하여 지금 일어나고 있는 세계무역전쟁은 70년에 걸쳐 형성된 자유무역체제를 붕괴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세계무역전쟁으로 관세가 40%로 치솟고, 세계교역량이 67% 감소하고, 대량실업사태가 일어나, 세계무역체제는 앞으로 5~10년 안에 1950년대 수준으로 퇴행할 것으로 우려하였다. 

뉴욕과 런던에 각각 본사를 둔 국제신용평가기관 핏취 그룹(Fitch Group)이 2018년 7월 3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무역전쟁으로 세계자유시장경제는 2조 달러(2,232조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우려하였다. 

2017년도 한국의 수출총액이 사상 최대인 5,739억 달러에 이르러 세계수출순위 6위에 올라섰다는 사실을 한국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였던 2018년 6월 1일은 공교롭게도 세계무역전쟁이 시작된 날이다. 그 날 0시부터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연합, 캐나다, 멕시코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제품에 25%의 관세를, 알루미늄제품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조치를 발효시킨 것이다. 이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게 도발한 무역전쟁을 미국의 주요동맹국들을 상대로 하는 세계무역전쟁으로 확대하였음을 보여준 사건이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8년 5월 8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제철산업부문 노동자들에 둘러싸여 서명한, 철강제품 및 알루미늄제품에 대한 수입관세를 증액한다는 대통령 행정명령서를 들어보이는 장면이다. 2018년 6월 1일 0시,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연합, 캐나다, 멕시코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제품에 25%의 관세를, 알루미늄제품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조치를 발효시켰다. 그로써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게 도발한 무역전쟁을 미국의 주요동맹국들을 상대로 하는 세계무역전쟁으로 확대하였다. 세계자유시장경제를 대파국으로 몰아갈 세계무역전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로부터 보름이 지난 2018년 6월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5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수출품목에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발표하였다. 평시에 중국과 미국의 교역관세는 2% 미만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무려 25%로 대폭 증액시킨 것이다. 관세증액조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만일 중국이 미국의 관세증액조치에 관세보복으로 맞서면 중국산 수출품목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더 증가시킬 것이라고 협박하였다.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노리는 관세증액의 공격목표가 대중무역적자를 줄여 미국의 시장을 보호하려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고, 중국이 추진하는 ‘중국제조 2025(Made in China 2025)’라는 첨단산업진흥책을 봉쇄하여 중국의 첨단기술획득을 가로막고, 세계원자재시장에 대한 중국의 통제기도를 가로막는 것으로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은 2018년 6월 19일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미국과 세계의 기술, 지식재산권을 위협하는 중국의 경제침략’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들어있다. 

‘중국제조 2025’라고 불리는 중국의 첨단산업진흥책은 항공우주산업, 인공지능산업, 로봇산업, 생명공학 등 첨단주력산업을 발전시키려는 정책인데, 트럼프 행정부는 그 정책을 가로막아 세계첨단산업분야에서 앞서나가려는 중국을 저지하는 기술패권전쟁을 도발한 것이다. 
공격과 반격의 악순환은 시작되었다. 지금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적국들을 제재할 때 들이대는 ‘긴급국제경제권한법(IEEPA)’을 중국에게 들이대는 정면공격기회를 노리고 있다. 기술강국으로 올라서려는 중국을 대적국제재조치로 가로막으려는 미국의 공격시각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공격하고 중국이 반격하는 충돌의 악순환 속에서 시시각각 격화되는 세계무역전쟁은 세계대공황을 촉발시킬 것이다. 

2018년 6월 27일 제주도에서 진행된 특별강연에 출연한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폴 크룩먼은 세계무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경제대국들의 교역량 감소폭은 15~20%에 머물 것이지만, 한국의 교역량 감소폭은 30~40%로 치솟을 것으로 예견하였다. 한국의 교역량이 30~40% 급감하면, 한국 경제는 살아남을 수 없다. 


4. 세계석유위기도 다가온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2017년 5월 10일 산하 특수정보기관인 코리아임무쎈터(Korea Mission Center)를 설립하였고, 거의 같은 시기에 산하 특수정보기관인 이란임무쎈터(Iran Mission Center)도 설립하였다. 

코리아임무쎈터 책임자로 임명된  앤드루 김(김성현)은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장과 아시아태평양지역 책임자(차관보급)을 역임한 사람이다. 그는 마익 팜페오(Mike R. Pompeo) 국무장관이 중앙정보국장으로 재직하던 때부터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비공개 실무작업을 전담하였으며, 2018년 7월 6일부터 7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 조미정상회담 후속회담에도 팜페오 국무장관의 수행원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배석하였다. 

그런데 이란임무쎈터의 책임자로 임명된 마이클 댄드리아(Michael D’Andrea)는 오랜 세월 중앙정보국의 비밀군사작전을 지휘해오며 ‘어둠의 왕자(Dark Prince)’라는 악명을 얻은 사람이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오싸마 빈 라덴(Osama bin Laden) 암살작전을 지휘하였고,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등에서 국제테러범을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무고한 민간인 수 천 명을 살해한 무인항공기공습을 지휘하였다.    

앤드루 김과 마이클 댄드리아의 대조적인 모습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을 상대로 대화와 협상을 추구하지만, 이란에게는 비밀군사작전과 무력침공을 자행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게 위험한 도발을 감행하였다. 

2018년 6월 28일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라고 불리는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탈퇴한 것을 구실로 내세우며 대이란제재조치를 오는 8월 6일부터 강행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 제재조치에 따르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원유수입국들은 오는 11월 4일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이란의 원유수출을 봉쇄하여 이란을 압살하려는 도발책동이다. <사진 6>

▲ <사진 6> 이 사진은 2018년 5월 8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를 확정한 문서를 취재기자들에게 들어보이는 장면이다. 2018년 6월 28일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이란에 대한 초강력한 제재조치를 오는 8월 6일부터 강행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 제재조치에 따르면, 한국은 오는 11월 4일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못하게 된다. 2018년 7월 4일 이란혁명수비군 사령관은 미국이 이란의 원유수출을 가로막으면, 그에 대한 보복으로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언명하였다. 날로 격화되고 있는 미국과 이란의 정면대결은 세계석유위기를 불러올 것이고, 그 위기 속에서 원유공급이 끊기면 한국은 살아남기 힘들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하지만 이란은 그런 협박과 강압에 굴복할 나라가 아니다. 2018년 7월 4일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Mohammad Ali Jafari) 이란혁명수비군 사령관은 미국이 이란의 원유수출을 가로막으면, 그에 대한 보복으로 호르무즈해협(Strait of Hormuz)을 봉쇄하겠다고 언명하였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 사이에 있는, 폭이 54km밖에 되지 않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수송원유의 약 35%가 통과하는 전략요충지다. 이란이 그 해협을 봉쇄하면,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세계석유위기가 발생하리라는 것은 명백하다.  

그런데 석유가 한 방울도 나지 않는 한국은 미국, 중국, 인도, 일본에 이어 세계 순위 5위에 오른 원유수입국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한국은 11억1,817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하였는데, 그 가운데서 중동산 원유수입량은 81.7%였다. 이것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날, 한국의 원유수입도 사실상 중단될 것임을 예고해준다.  

한국석유공사가 9개 기지들에 분산, 비축해둔 1억3,320만 배럴의 원유를 아껴 쓴다고 해도, 108일(3개월 19일)밖에 버티지 못한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유류공급을 끊어버리면, 한국의 산업 전체가 마비될 것이고, 자동차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전기불빛이 꺼진 어둠 속에 잠길 것이다. 


5. 생존방도가 여기 있다

미증유의 대파국을 불러일으킬 세계무역전쟁, 세계대공황, 세계석유위기는 한국에게 3대 재앙이다. 3대 재앙들 가운데 하나만 닥쳐와도 한국은 견디지 못하는데, 불행하게도 3대 재앙이 거의 같은 시기에 대폭발을 일으키는 사상 최악의 시나리오가 예고된 것이다. 

한국에 3대 재앙에 닥쳐올 때, 생존방도는 없는 것일까?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입으로만 되뇌는 미국은 한국이 3대 재앙으로 사경에 빠져도 외면할 것이고, 세계무역전쟁으로 허덕이는 중국에게 도움을 기대하는 것도 부질없는 짓이다. 

한국이 3대 재앙에 휘말려 사경에 빠지면, 누가 도와줄 것인가? 세계무역전쟁, 세계대공황, 세계석유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사회주의자립경제를 발전시키는 분단선 이북의 동족밖에 없다. 장차 통일공화국에서 함께 살아갈 동족만이 도움을 줄 것이다. 동족의 피는 물보다 진하고, 더 뜨겁다.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8천만 민족에게 안겨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야말로 동족이 사경에 빠졌을 때 도와줄 희망의 약속으로 가득 차 있는 역사적인 문서다. <사진 7> 

▲ <사진 7> 이 사진은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에 서명하고 악수를 나누는 장면이다. 한국이 세계무역전쟁, 세계대공황, 세계석유위기라는 3대 재앙에 휘말려 사경에 빠지면, 누가 도와줄 것인가? 3대 재앙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사회주의자립경제를 발전시키는 분단선 이북의 동족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에게 남아있는 선택은 '괴물' 같은 한미동맹을 믿지 말고, 미국의 대조선제재를 무시해버리고, 우리 민족끼리 판문점 선언을 이행함으로써 임박한 대파국에 대비할 생존방도를 모색하는 것밖에 없으며, 조국통일이 8천만 민족의 생명선이라는 진리를 실천하는 길밖에 없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판문점 선언 제1항에는 이렇게 명기되었다. “남과 북은 남북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나갈 것이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온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절박한 요구이다.”    

또한 판문점 선언 제1항 6조에는 이렇게 명기되었다.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하였다.”

판문점 선언에는 그런 희망의 약속들이 명기되었지만, 미국이 대조선경제제재를 풀지 않으면, 남측은 사경에 빠지는 경우 북측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고, 사경에서 벗어날 민족경제의 공동번영도 추진할 수도 없다. 한미동맹이라는 ‘괴물’이 한국의 생존을 가로막는 불의의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 인도, 싱가폴을 차례로 순방하면서 임박한 대파국에 대비할 생존방도를 모색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에 기대를 거는 것은 헛수고다. 문재인 정부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다. ‘괴물’ 같은 한미동맹을 믿지 말고, 미국의 대조선제재를 무시해버리고, 우리 민족끼리 판문점 선언을 이행함으로써 임박한 대파국에 대비할 생존방도를 모색하는 것밖에 없으며, 조국통일이 8천만 민족의 생명선이라는 진리를 실천하는 길밖에 없다. 판문점 선언에는 “당면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하였다”고 기록되었지만, 가을이 오기 전에라도 평양을 방문하여 생존방도를 모색해야 한다. 세계무역전쟁, 세계대공황, 세계석유위기라는 3대 재앙이 한국을 집어삼킬 기세로 닥쳐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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