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1일 금요일

‘사이버 1만 양병설’ 후 공무원 동원…댓글 세상 ‘친여’ 약진

[커버스토리]‘사이버 1만 양병설’ 후 공무원 동원…댓글 세상 ‘친여’ 약진
구혜영·박은하 기자 koohy@kyunghyang.com

‘댓글공화 국’. 지난 대선부터 현재까지 한국 사회에선 헌정 유린, 국기 문란 행위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공직사회가 불법을 서슴지 않는다. 국가정보원이 선거에 개입하고, 구청 공무원들이 여론조작에 나섰다. 모두 댓글을 통해서다.

해묵은 진영프레임이 사이버 공간을 지배하고 있다. 상대를 내부의 적으로 규정, 종북 올가미를 덧씌운다. ‘특별한’(강남)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왜곡과 협박도 마다하지 않는다. 여론 왜곡과 조작은 정치적 허무주의와 혐오감으로 이어진다. 진영대결과 갈등의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다. 공공기관 댓글부대가 ‘낡은’ 통치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공직사회 ‘일그러진 애국’

세상을 뒤흔든 댓글사건은 공직사회에서 터져나왔다. 2012년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터진 국정원 댓글사건. 국가기관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격파가 컸다. 이 사건은 과거 군사정권 시절 체제유지의 선봉장이었던 국정원의 흑역사가 끝나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줬다. 검찰 수사결과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 직원들이 대선 기간 인터넷 포털과 커뮤니티 등 수십개 사이트에서 선거개입 게시글 67건, 정치관여 글까지 포함해 1970건, 찬성·반대 클릭 수 1711회를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군도 동원됐다. 군 사이버사령부 이모 전 심리전단장은 2011년 11월~2013년 10월 소속 부대원 121명과 공모해 1만2844회에 걸쳐 인터넷에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비판하거나 지지하는 댓글을 올렸다가 법정구속됐다.

구의회 질의에서 인터넷 댓글을 근거로 답변하는 신연희 강남구청장 경향신문 자료사진

서울 강남구청 댓글사건도 공무원들이 주도했다. 도시선진화담당관 산하 시민의식선진화팀 팀장 이모씨(6급)와 김모·오모씨(7급) 등은 네이버에 올라온 뉴스기사에 지난 10~11월에만 최소 200개 이상의 댓글을 단 것으로 확인됐다. 댓글은 대부분 근무시간 중 작성됐다. 별도 편제부서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점에서 ‘제2의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무원이 댓글 여론전에 동원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6년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을 위한 강제철거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진압이 논란이 되자 경찰청은 소속 경찰관들에게 자신들이 정당했다는 댓글을 달도록 지시했다. 지난 10월 교육부는 비밀전담팀을 운영해 국정교과서 찬성 여론을 이끌어내려고 했다.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공무원이 민간인으로 위장해 업무와 관련한 여론에 개입하려는 것은 공직자로서 기본윤리를 망각한 것이다. 공공기관 전체에 대한 불신을 높이고, 위임받은 권한을 잘못 행사하는 행태”라고 말했다.

■무책임·왜곡·비방…은밀한 유혹

충성 경쟁은 필연적으로 여론조작을 동반한다. 공직자들이 인터넷 공론장에서 댓글로 허위사실 유포, 사실 왜곡, 상대 비방 등을 감행한 배경이다. 이승원 성균관대 겸임교수는 “공무원노조가 탄압받는 상황에서 공무원들 스스로 권리를 보장받기 어렵다”며 “공개적인 논쟁보다 익명 뒤에 숨어 정치적 욕망을 표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수단체의 호위를 받으며 서울고법 청사로 들어서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경향신문 자료사진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은 특정사이트 게시판에서 정부 비판적인 글이 베스트 게시물로 선정되면 다른 게시판의 글을 추천해 베스트 게시물을 대체했다. 야당 대선 후보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비하 대상이었다. “어떤 음해에도 끝까지 네거티브 않겠다”는 문재인 후보 기사에 “이만하면 문재인 또라이가 아닌가 생각한다. 니네 캠프에서 한 게 얼만데. 정신병자 아냐??”라는 비방성 댓글이 달렸다.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여권이 궁지에 몰리자 “노무혀이가 자살한 것으로 봐서는 뇌물 묵었는 것 같다. 안 그랬으면 죽을 노무혀이가 아니제…”(2009년 6월21일)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반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응원과 찬사를 보냈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정치적 관심이 높아지는 선거 때 여론조작이 극심하면 중도층의 정치혐오가 커진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갈등이 최고조였던 11월 중반 무렵, 두 후보의 긍정어 언급 비율은 20% 초반대에 불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박근혜 후보는 40%대였다.

강남구청 댓글사건은 주로 서울시와 대립하는 사안을 두고 강남구에 유리한 여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가 짙다. 서울시가 지난 3월 대치동 학여울역 부근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 제2시민청을 짓겠다고 발표하자 ‘시장홍보용’ ‘불법’으로 몰아붙였다. 소속 공무원 이씨는 “서울시가 불법 용도변경을 한 것도 모자라 서울시장 홍보용 시민청을 구축하고자 시민의 세금 15억원을 사용하겠다? 서울시는 불법 공화국”(11월3일)이라고 비난했다.

유승찬 대표는 “박주신씨 댓글사건은 잘못된 팩트를 믿는 ‘착시 현상’과 이를 확산하려는 ‘확증 편향’의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진영프레임과 기득권 사수

국정원과 군 기무사 댓글부대는 진영프레임을 앞세웠다. 온라인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좌우 대립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선거 여론에 개입한 것이다. ‘기승전종북’이다. 이승원 교수는 “북풍이 통하지 않자 국가기관이 분단 상황을 악용해 온라인을 교란시키고 혹세무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세훈 전 원장은 2009년 취임 직후부터 특정단체와 인물을 적으로 규정했다. 총선과 대선이 있었던 2012년 한 해 동안 “종북세력들은 사이버상에서 국정폄훼 활동을 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11월23일), “종북좌파들이 한 40여명 여의도에 진출했는데 우리나라 정체성을 계속 흔들려고 할 거다”(4월20일)라며 사실상 선거개입을 지시했다.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은 원 전 원장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했다. ‘좌익효수’라는 닉네임을 가진 직원은 주요 포털사이트와 인터넷에 “(5·18 민주화운동에서) 홍어 종자 절라디언들은 죽여버려야 한다”, “개대중(김대중) 뇌물현(노무현) 때문에 우리나라에 좌빨들이 우글대고…”라는 댓글을 올렸다.

진영프레임은 진보·보수 지지층 내부의 ‘맹목적인’ 결집을 유도했다. 대선 이후에도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집회, 국정원 개혁 논란 등으로 한국 사회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소모했다.

강남구청 공무원들이 집중한 댓글 이슈는 주로 ‘도시개발’ 현안이다. 현대차그룹의 공공기여금 활용, 구룡마을 개발, 제2시민청 건립, 행복주택 건설 등이다. 1970년대 이후 강남의 기득권을 만들어낸 ‘개발 욕망’과 뿌리가 닿아 있다.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하고 기탁한 공공기여금을 지역균형 발전에 쓰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신 구청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강남특별자치구를 만들겠다”며 송파구와 이익을 공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 구청장 발언에 ‘강남구에서 생긴 공공기여금을 왜 다른 데 쓰려고 하느냐’는 댓글이 동시다발적으로 달렸다. 강남구청 댓글사건은 ‘기득권 사수’를 위해 ‘그들만의 환상’을 좇고 있는 댓글공화국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전문가들 의견은? “정부·공공기관 댓글에 ‘1인 의견’ 묻혀…결국 여론 다양성 훼손”

지난 10월15일 구의회 구정질문에 출석한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인터넷 기사 출력물을 배포했다. 신 구청장은 “댓글을 보라. 24개 중 20개가 강남구의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댓글들은 강남구청 도시선진화담당관 시민의식선진화팀 소속 공무원들이 작성한 것으로 현재는 사라진 상태다. 정책 추진과 해명 과정에서 심각한 여론의 왜곡이 발생한 셈이다.

인터넷 ‘댓글 알바’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정부·공공기관이 직접 신분을 위장해 댓글을 달아 여론을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정책 추진 근거로도 사용한다. ‘댓글부대’를 동원한 여론 왜곡은 궁극적으로 민주주의를 훼손시킨다.

박창호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댓글은 뉴스에서 말하지 않는 것을 보완하는 보조 역할로 일종의 ‘1인 저널리즘’ 기능을 하고 있다”며 “누군가 의도를 갖고 대량으로 댓글을 생산하면 자연스럽게 생성된 다른 1인의 의견은 보이지 않게 돼 여론의 다양성을 훼손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개인의 ‘댓글도배’도 여론을 왜곡시키는 판국에 여론을 수렴해야 할 정부·공공기관의 조직적 댓글 작성은 더 심각하게 ‘공론에 기반을 둔 정치’를 훼손할 가능성을 내포한 셈이다.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온라인 뉴스기사에 대한 독자의 인식은 댓글에 영향을 받으며, 특히 기사의 주제에 관심이 많을수록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댓글을 접했을 때 ‘미디어가 왜곡돼 있다’는 인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대법원은 2012년 대선 기간 직원들을 동원해 정치적 내용을 담은 게시글을 작성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이모 전 군 사이버사령부 단장에게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을 적용했지만 대선개입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원 전 원장 재판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는 당시 판결문에서 “국정원 대북심리전단의 활동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 과정에 국가기관이 편파적으로 개입한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고 했다지만 정작 자유민주주의의 핵심가치를 훼손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하 기자 koohy@kyunghyang.com>



코리아연대 <한상균은 정당하다 한상균을 석방하라!>

  • 코리아연대 <한상균은 정당하다 한상균을 석방하라!>

코리아연대(자주통일민주주의코리아연대)는 11일 민주노총 한상균위원장의 연행과 관련해 성명 <한상균을 석방하라!>을 발표했다.

코리아연대는 성명에서 <조계사에 은신하고 있던 민주노총 한상균위원장 체포작전은 박근혜<정권>의 파쇼적 야만성을 다시한번 보여주었다.>고 폭로규탄했다.

코 리아연대는 <한상균위원장은 범죄자가 아니다. 지난 4·5월 세월호집회와 노동자대회에서 도로교통법과 집시법위반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인데 이는 박근혜<정권>의 폭력에 맞선 정당한 집회이자 시위였다. 박근혜<정권>이 저지른 세월호참사학살과 노동자들에 대한 생존권탄압에 맞선 정의로운 저항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코리아연대는 <집회불허에 이어 소요죄적용까지 들고 나오는 것은 민중총궐기에 대한 박근혜<정권>의 두려움을 반증한다.>고 밝혔다.

코 리아연대는 <노동자·민중들은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하면서 <박근혜<정권>의 파쇼적인 탄압에 맞서 강력한 12월16일 총파업과 12월19일 3차민중총궐기로 노동개악을 막아내고 박근혜<정권>을 퇴진시키자>고 호소했다.

아래는 성명전문이다.

[성명]
한상균을 석방하라!

조 계사에 은신하고 있던 민주노총 한상균위원장 체포작전은 박근혜<정권>의 파쇼적 야만성을 다시한번 보여주었다. 12월9일 민주노총 한상균위원장을 체포하기 위하여 경찰은 군사정권시절처럼 종교시설에 군홧발로 들어오고 <조계사의 동의여부와 상관없이 영장집행에 들어가겠다>고 협박하였다. 각계에서는 <정권>의 광기어린 체포영장집행을 중단하라고 요구하였으나 경찰은 조계사에 공권력을 투입하였다. 한상균위원장 체포를 위하여 지난 16일부터 25일간 조계사인근에 경찰부대 168개중대와 수사형사 1968명이 동원되었으며, 이들의 활동을 위하여 3억3833만원이 소요되었다고 경찰측은 밝혔다.  

한 상균위원장은 범죄자가 아니다. 지난 4·5월 세월호집회와 노동자대회에서 도로교통법과 집시법위반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인데 이는 박근혜<정권>의 폭력에 맞선 정당한 집회이자 시위였다. 박근혜<정권>이 저지른 세월호참사학살과 노동자들에 대한 생존권탄압에 맞선 정의로운 저항이었다. 그런데 경찰은 한발 더나아가 11월민중총궐기를 구실로 삼아 한상균위원장에게 전두환정권시절에 등장하였던 소요죄적용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집 회불허에 이어 소요죄적용까지 들고 나오는 것은 민중총궐기에 대한 박근혜<정권>의 두려움을 반증한다. 박근혜<정권>퇴진구호를 정면으로 걸고 10만이 모인 11월14일 1차민중총궐기와 집회참가자전원연행이라는 겁박에도 5만이 모였던 12월5일 2차민중총궐기는 박근혜<정권>에 대한 민중들의 분노가 한계를 넘겼다는 것을 보여준다. 1차민중총궐기이후 벌어진 민주노총압수수색과 대대적인 소환조사·검거선풍은 공권력외에 통제수단이 없는 폭압<정권>의 최후발악이다. 이땅의 노동자·민중들은 더이상 잃을 것이 없고 집권자와 자본가는 파멸의 공포에 떨고 있다. 

세 계최장기노동시간·세계최고산재사망율이 말해주는 최악의 노동조건과 1000만비정규직·사상최고수준의 청년실업률이 보여주는 불안한 고용조건에서 노동자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박근혜<정권>은 지금 노동자들이 가진 것이 많다며 재벌을 위하여 더 양보하라고 한다. 박근혜가 말하는 <노동개혁>이 그것이다. 이제는 후안무치하게 기간제법은 <비정규직고용안정법>으로, 파견제법은 <중년일자리창출법>이란 가면을 씌워 노동자·민중들을 우롱하고 있다. 

노 동개악법안이 통과되면 근로조건은 지금보다 악화되고, 고용불안은 더욱 심화된다. 때문에 노동개악을 막는 민주노총의 투쟁은 노동자만이 아니라 전체민중들의 삶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이다. 박근혜<대통령>은 연일 이 법안들의 통과가 늦어지고 있다며 국회를 타박하고 있다. 또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며 사회공공성을 크게 훼손시킬 테러방지법·<북한인권법>·서비스산업발전법을 통과시키기 위하여 안달이 나 있다. 3권분립을 무시하고 제왕적 통치를 하는 것이 박정희유신정권시절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노 동자·민중들은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비타협적인 강력한 투쟁만이 민중들의 삶과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다. 우리는 <민주노총은 위원장의 자진출두를 고려하지 않으며, 강력한 투쟁으로 맞설 것이다>던 민주노총의 입장을 지지한다. 민주노총위원장은 전체 노동자·민중들의 자존심이며 민주주의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공안탄압이 거세질수록 비타협적이고 원칙적인 투쟁으로 맞받아나갈 때에만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박 근혜<정권>의 파쇼적인 탄압에 맞서 강력한 12월16일 총파업과 12월19일 3차민중총궐기로 노동개악을 막아내고 박근혜<정권>을 퇴진시키자. 1차·2차민중총궐기때 보여준 민중들의 분노를 모아 제2의 6월항쟁을 만들어 백남기농민의 한을 풀자. 한상균위원장이 민주노총위원장후보시절 내건 슬로건처럼 <절박하다! 단한번의 승리가!>  

한상균은 정당하다 한상균을 석방하라!
노동개악 공안탄압 박근혜는 퇴진하라!
12.16총파업·12.19민중총궐기 성사로 박근혜정권 끝장내자! 

2015년 12월11일 
21세기레지스탕스 자주통일민주주의코리아연대

임진영기자

‘전두환 풍자’ 유죄 받은 팝아티스트 “독재시대 회귀, 농담 아닌 현실”


이하 “양심‧신념 굽히지 않을 것”…박경신 “강아지 전단지 붙였다고 잡아가나?”
민일성 기자  |  balnews21@gmail.com

   
 
전두환 전 대통령 풍자 포스터를 붙인 혐의로 기소된 팝아티스트에게 11일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이날 팝아티스트 이하(47‧본명 이병하)씨에게 벌금 1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씨는 지난 2012년 5월 17일 오전 1시~3시 30분경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일대 주택가에 전두환 전 대통령 풍자포스터 55장을 붙인 혐의로 기소됐다.
이하 작가 트유의 그림체로 그려진 포스터에서 전 전 대통령은 푸른색 수의를 입고 수갑을 착용한 채 손에 29만원짜리 수표를 들고 있다.
<로이슈>에 따르면 검찰은 “누구든지 다른 사람의 집이나 그 밖의 공작물에 함부로 광고물 등을 붙여서는 안 된다”며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1심 재판부는 2013년 10월 “경범죄처벌법위반으로 처벌하는 것은 사회공동체의 질서유지를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 해당한다”면서 벌금 10만원에 대한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2014년 7월 항소심은 “피고인이 포스터를 부착한 곳은 주택가 담벼락으로서 광고물 등을 붙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장소도 아니며 타인의 소유물인바, 피고인의 포스터 부착행위로 인해 불특정 다수인의 재산권이 침해될 수 있다”며 1심 형량을 유지했다.
이어 대법원 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이날 “경범죄 처벌법의 입법 목적 및 남용금지 원칙, 예술창작과 표현의 자유 및 재산권과의 비교 형량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는 등의 잘못으로 인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며 벌금 1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 이하 작가는 go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주 안좋게 나왔다”며 “비슷한 혐의로 대기하는 사람이 10명이 넘는데 그들도 다 유죄가 나올 판”이라고 큰 실망감을 보였다.
또 “현재 재판 3개가 대기 중인데 다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이씨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 풍자 전단 1만4천450만장을 뿌리고 스티커 30장을 붙인 혐의 등 여러 건으로 재판에 걸려 있다.
선고유예에 대해서도 이씨는 “2년동안 내가 얌전히 지내면 소멸된다는 뜻이지만 선고유예는 두 번 안 나온다”며 “다음부터는 유죄를 기준으로 재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예술계에서는 내가 정치인을 그려서 거리에서 뿌리고 다니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 안다”며 “그것을 예술로 인정해야 하는데 사법기관만 인정 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의 당연한 권리인데 군사독재 시절로 돌아간다는 게 농담이 아니고 현실이 됐다”며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는 신념과 양심을 굽히지 않고 계속 ‘사회 풍자’ 예술 작업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 주 가족도 만나고 전시회도 있어 미국으로 출국해 내년 4월에 돌아오지만 계속 예술 작업과 법정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go발뉴스에 “(이하 작가의 작품은) 물건 팔려고 내놓은 광고물도 아니다”며 또 “강아지 잃어버려서 전단지 붙였다고 경찰이 다 잡아다가 처벌하나”라고 반문했다.
박 교수는 “수많은 게시물들이 허락없이 담벼락에 부착되는데 그중에 딱 전두환 전 대통령에 관한 것만 찍어서 기소한 것은 표적 수사, 표적 처벌이다”며 “조선시대 세종대왕은 자기 욕한 사람들 잡아오면 다 풀어줬는데 그때 보다 못한 시대가 됐다”고 개탄했다.
   
▲ 이하 작가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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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오랫동안 보아야, 노력해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독후감> 겨레하나 주최 ‘개성공단사람들 공모전’ 우수상
장연순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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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11  14: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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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연순 (주부)
(사)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겨레하나)가 지난 12월 7일 ‘개성공단사람들 독후감공모전’을 빌표, 시상식을 진행하였다. 이번 공모전은 지난 8월부터 두 달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겨레하나 주최로 진행되었다.
공 모전 수상작으로는 최우수상에 ‘모순을 넘어-주미경’, 우수상에 ‘자세히 보아야, 오랫동안 보아야, 노력해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장연순’, 장려상에 ‘엄마라서 더 간절한 평화, 통일-박보람’, ‘무지에서 조금씩 벗어나기-정민혁’이 각각 선정되었다.
수상작들을 <통일뉴스>가 연재한다. / 편집자 주

1. ‘북맹(北懜)’에서 눈을 뜨다
  나에게는 자꾸만 공부를 강요하는 귀찮은 신랑이 있다. 신랑이 한 사람이기 망정이지, 이런 사람이 둘만 곁에 있었더라면 내 삶은 참으로 대략난감이었을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100번의 사랑을 꿈꾸었던 나이지만, 지금은 이 사람과의 한 번의 사랑으로도 족하다.(신랑과 나는 서로에게 첫사랑의 상대이다)
  이 사람을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진보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신랑은 우리 사회가 바로 잡아야 할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요즘은 매일 저녁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막기 위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이런 사람이 9월 어느 날 통일 골든벨에 커플로 참가하자고 한다. 참가비도 2만원 입금해두었으니 열심히 공부를 해보라며.
 자극을 받은 나는 출제 범위에 해당되는 모든 것들을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보란 듯이 골든벨을 울려서 신랑한테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내 마음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던 것일 게다. 주교재는 ‘통일을 보는 눈’(이종석 著)과 ‘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남북공동선언’, ‘10.4 남북공동선언’ 그리고 예상문제 100개.
  나는 한 달여에 걸쳐 열심히 공부를 했다. 아주 열심히 했다. 주교재는 2번씩 읽으며 노트에 요약정리를 했고, 각종 선언문들과 합의서는 외웠다. 예상문제도 완벽히 외웠다. 골든벨 직전에 내 머릿속은, 북한과 통일에 대한 각종 지식들이 일사분란하게 헤매 다니는 상태였다. 마치 내 자신이 북한 전문가라도 된 것만 같았다. 고등학생 때까지 만해도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의 날짜와 연도를 외우는 게 싫어서 역사라는 과목 자체를 싫어했던 나였다. 그런데, 골든벨을 울려보자는 욕심이 생기니, 어느새 나는 스스로 연표를 그려가면서 까지 북측과 남측, 그리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과의 정세를 파악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물론 통일 골든벨이 개최된 당일, 나는 골든벨을 울리기는커녕 순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남편 덕에 본선에 간신히 들어갔지만, 본선부터는 개별로 문제를 풀어야하는지라, 남편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나는, 본선 1번 문제에서 바로 탈락을 해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상황이 싫지만은 않았다. 무척 신기한 일이지만 스스로의 무지에 대해 눈을 뜨는 나 자신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상황에 대해 뭐라고 딱 집어 말로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나의 인식체계에 미묘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 우수상을 받은 장연순 씨
  대회를 치르다 보니 통일에 대해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분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젖먹이 아이를 동반한 젊은 부부, 청소년, 대학생, 흰머리가 뚜렷한 노인네들까지, 너무나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북한과 관련된 소소한 사실들 까지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통일에 관한 한 보통사람(?) 수준 정도의 지식과 관점을 가지고 있었던 나에게, 그 사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는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나 자신에게 꽤 괜찮은 점수를 주고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사실, 나라는 사람은 통일과 북한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눈 뜬 장님과 같았던 것이다.
 대회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아쉬움이 많았던 나는 신랑에게 통일 골든벨에 내년에 다시 도전하자고 제안했다. 북한에 관한 뉴스와 신문기사들을 열심히 공부하여 좀 더 많은 지식을 쌓아오겠다며. 내 말을 듣던 신랑이 이것부터 읽어보라며 권한 책이 바로 ‘개성공단 사람들’이었다.
  훗날 나는, ‘개성공단 사람들’을 읽다가 그때 나의 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기가 막힌 표현을 발견했다. ‘북맹(北懜)’. 통일 골든벨을 치르면서 내가 본능적으로 깨닫게 된 것은, 나 자신이 북한과 통일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북맹(北懜)’ 그 자체였다는 것. 그리고 그 무지를 깨닫는 순간, 나는 내가 더 이상은 그 ‘무지의 상태’에 머무르고 있지 않을 것을 예감할 수 있었던가 보다. 공자님도 말씀하시지 않았는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때가 진정한 앎의 시작이라고.

2. 거부감, 불신, 그리고......
  북한에 관해 좀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는 의욕이 생겨난 나는 주저 없이 ‘개성공단 사람들’의 책장을 열었다. 프롤로그를 읽다보니 각자 놓인 자리에 따라 ‘연평도 포격’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음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인데도 개성공단에서 생활을 하면서 그 사건을 대하는 지, 뉴스를 통해 그 사건을 대하는 지에 따라 생각의 스펙트럼도 한참이나 달라지니 말이다.
  이제껏 내가 언론을 통해 접했던 북한에 관한 이미지가 사실에서 한참이나 멀리 떨어진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에 살짝 동요가 일었다. 항상 나에게 북한은 그저 일사불란한 군대문화를 떠올리게 하는 집단명사였을 뿐, 그 안에도 개성이 살아 숨 쉬는 개인들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었다. 대북정책이니, 통일정책이니 하는 이야기들만 듣고 읽다가, 갑자기 남측 사람과 북측 사람들의 생활 이야기를 읽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리고 ‘개성공단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1장 ‘개성공단에 대한 기본 이해 : 오해와 진실’을 읽는 동안, 한껏 고양(高揚)되었던 나의 기분과 감동은 급격히 추락하여 동결(凍結)되어 갔다. 북한과 통일에 대해 거시적인 관점에서 다룬 딱딱한 이야기들만 듣다가, 이 책의 프롤로그를 접하게 되니,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통일에 대해 조망해 볼 수 있겠구나 싶은 기대에 마음이 부풀었었나 보다. 그런데 막상 눈앞에 직면한 현실은 한 편의 강도 높은 비평문을 읽고 있는 것만 같은 나였다.
  1장을 읽는 내내 무엇인가 생각하고 깨달을 것을 요구당하고, 비난당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저자의 선언적인 요구와 종용의 반복 앞에 ‘내가 개성공단에 대해 오해할 만큼이나, 알고 있는 게 있기는 했었나?’라고 반성할 사이도 없었다. 일방적으로 책망당하는 기분에 당황스러움과 함께 거부감이 일었다. 개성공단의 진실이라고 표현된 것들도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그것은 반감(反感)이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될지라도, 가슴으로는 단 한 조각도 용납되지 않는 그것 말이다. ‘개성공단 사람들’을 권유했던 신랑의 요구에 부응하고 싶었던 나는, 사실 좀 많이 당황했다. 저자의 주장, 주장, 주장의 나열..... 독자의 판단과 생각이 들어설 여지는 없어 보였다.
  그런 마음으로 2장을 열게 되었다. 아무리 통일이 대박이라고 열심히 이야기 해줘도 이미 내 마음은 서서히 책에서 떠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마음이 닫힌 나는 긴장감과 거부감을 쉽게 놓을 수가 없었다. 개성공단에는 사람이 산다. 남과 북의 사람들이 함께 웃고 함께 울면서 날마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간다. 잘 알고 보면 이 사실은 참으로 기적 같은 일이고, 새 역사의 위대한 서막이라 평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일이 건만 미련한 마음은 그 사실을 인정하고 있지 않았다.
  2장을 다 읽고 덮는 동안 내 마음 속에 쌓여 있는 불신은 바로 이것이었다. 개성공단에서 일했던 경험자로 취재에 응했던 사람들의 의견이 어쩌면 그렇게 한결같은가?
 첫째,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통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둘째, 개성공단은 남한의 경제 발전에 중요한 탈출구가 될 수 있다. 셋째, 현 정부는 개성공단과 관련된 협의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넷째, 통일은 오랜 시간을 들여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남과 북은 엄연히 다른 체제의 사회이므로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여섯째, 남과 북의 문화적 차이는 갈등을 유발하지만 상대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충돌은 사라진다. 여섯째, 언론은 개성공단에 대한 진실을 알려 일반인들의 오해를 종식시켜야 한다.
  2장에서 다루어진 많은 사람들의 의견은 뭐 대략 이런 내용들이었던 것 같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구구절절 다 옳은 말들이다. 정책 결정권자도 아니오, 자신의 체제의 우월성에 대해 목소리 높여야 할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닌, 지극히 평범한 경제활동의 주체로서의 남과 북의 평범한 사람들이 실체를 맞대고 살면서 얻어낸 통찰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은 내용들이건만, 3장과 에필로그를 읽기 전에 내 마음은 여전히 의심이 가득하였다.
  과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일관된 얘기를 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한 두 사람이라도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오히려 상식적이지 않은가? 애초에 비슷한 성향을 지닌 사람들을 인터뷰 대상자로 섭외한 것인가? 취재 기자들이 사전에 모여 합의를 통해 취재의 방향을 정하고서는 같은 답변을 유도해내었던 것은 아닌가? 진실은 항상 한 방향을 향하고 있기 마련이다. 때문에, 서로 다른 사람일지라도 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 그 내용은 같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편견에 눈이 멀었던 나는 이 평범한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불신은 거듭 불신을 낳았고, 불편한 마음의 나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3장을 향해 마구 달려가고 있었다. 3장은 취재기자의 대담과 이 책을 기획했던 김진향 씨가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던 시절 써 두었던 일기로 이루어져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부분이 내 정서와 감성에 맞았던 것 같다. 1장과 2장을 읽는 동안 굳어졌던 마음의 얼음이 풀리면서 내 자신이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에 돌 하나를 놓는 심정으로 이 책을 다시 읽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개성공단의 기적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진심을 다해 다름을 다름으로 인정하고 기꺼이 받아들이고 싶어졌다. 난 준비가 되어 있다.
 내가 지금 이 독후감을 쓰고 있는 이유는 바로 3장에서 얻은 마음의 울림 때문이다. 3장에서 나는 진심으로 통일의 징검다리에 돌 하나라도 놓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사회의 어느 곳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통일이라는 역사의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실천적 지성인이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사실을 고백하자면 ‘개성공단 사람들’을 읽는 동안, 이 책이 내적인 완성도를 가지고 있는 책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하지만 한 사람의 진심은 또 다른 사람의 진심을 울리는 법이다. 진심이 담겨 있는 책은 비록 그 표현 방식이 세련되지 못할 지라도, 읽는 독자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법이다. 그렇다 나는 이 책을 덮으며 마음의 울림을 느꼈다. 그리고 취재 기자들의 바람처럼 제 2의 개성공단 사람들, 제 3의 개성공단 사람들이 나오기를 바랐다.
 비록 나는 평범한 개인이지만 개성공단에서 날마다 이루어지고 있는 기적들과 통일 한반도가 이루어져 가는 역사적 과정을 낱낱이 지켜보고 싶어졌다.
3. ‘존재’,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개성공단 사람들’을 읽으면서 내가 깨닫게 된 사실들이 있다. 통일이라는 것은 정책결정자들이 만나서 ‘지금부터 통일’이라고 외치는 순간부터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남과 북 서로에게 부작용을 주지 않으려면 자연스럽게 남과 북의 문화와 경제와 사회와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 이 지극히 평범한 사실을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개성공단이 몇 개만 더 있으면 통일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리라는 사실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껏 내가 통일에 대해서 들어온 이야기들은 정책이나 대책과 같은 거시적인 관점들이었다. 이러한 거시적인 담론들은 주로 탁상에서 이루어지는 이야기들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큰 울림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개성공단 사람들’은 조금 더 다른 시각에서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탁상공론과 같은 거시적인 시각이 아니라, 개성공단이라는 특수한 지역에서 날마다 일어나는 미시적인 이야기를 통해 통일이 그렇게 거창하기만 한 담론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해준다. 정책결정자나 이론가들만이 통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전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도 자연스럽게 통일에 대해 언급하고 소망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개성공단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그 자체로도 우리는 통일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것이 아닐까? 나 같은 보통 사람도 이 책을 통해, 전문가의 의견이나 정책에만 기대지 않고 통일을 준비하는 나만의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고 있으니 말이다. 때로는 오랫동안 보아야, 또 자세히 살펴보아야, 그리고 열심히 노력해야만 보이는 것들도 있는 법이다. ‘제2의 개성공단 사람들’, ‘제3의 개성공단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기획되고 집필되고 출판되기를 기대해본다. 그리고 이것이 통일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 역사의 과정 속에 독자들 또한 함께할 것이다.

남북 당국회담 오늘 재개 “대통로 열자”

남북 당국회담 오늘 재개 “대통로 열자”

통일부 “양측 관계발전 현안 입장 교환”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5/12/12 [05:57]  최종편집: ⓒ 자주시보

 


8.25 남북고위급합의에 따른 당국자 첫 회담이 날짜를 넘겨 오늘 10시 30(남측시간)에 재개 된다.
▲ 개성공단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 당국자 회담에 참석한 대표들이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남북당국회담이 성사되어 꽁꽁 얼어 붙은 남북관계가 개선 되고 통일시대가 오길 간절히 바란다.     © 사진 공동취재단

남북은 지난 11일 개성에서 열린 남북 차관급 회의에서 3차례 만나 논의를 이어갔으나 결론을 내지 못해 오늘 회담을 다시 열기로 했다.

북측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은 첫 발언을 통해 “우리가 곬을 메우고 대통로를 열어가자”고 긍정적 신호를 보냈고 남측의 황부기 통일부 차관은 김구 선생의 말을 인용 “처음 길을 걸어갈 때 온전하게 잘 걸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남측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개성공단 현지 브리핑에서 “남북은 현안 문제를 포괄적으로 제기하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의견을 교환했다”며 “상호 교환된 입장을 바탕으로 (12일) 회담을 재개해 추가 논의를 진행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해 회담을 성과적으로 이어 나가기 위한 양측의 노력을 소개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회담을 이어가자는 남북의 뜻이 반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한편 남북 양측은 8.25 합의 당시부터 회담을 성과적으로 마치기 위해 인내력을 갖고 밤과 날을 세우고 있어 남북 회담에 또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