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27일 일요일

탈일본 기술자립 ‘마지막 벽’ 깰 일만 남았다

 김영배 기자 사진

김영배 기자41 등록 :2021-06-28 04:59수정 :2021-06-28 09:31

[일본 수출규제 2년]
동진쎄미켐 발안공장을 가다

일본 3대 규제 중 완전 국산화 안된
유일한 품목 ‘포토레지스트’
정부 예산지원·기업들 밀착 협력
일본 장악한 시장서 ‘10% 점유율’

실리콘 웨이퍼 위에 포토 레지스트를 코팅하는 모습. 웨이퍼를 빠르게 회전시키면 고른 막이 형성된다. 동진쎄미켐 제공
실리콘 웨이퍼 위에 포토 레지스트를 코팅하는 모습. 웨이퍼를 빠르게 회전시키면 고른 막이 형성된다. 동진쎄미켐 제공

공장 방문 전 보내온 안내 전자우편에 휴대 물품 목록을 적어달라고 돼 있었다. 전화기 외엔 원칙적으로 갖고 들어갈 수 없다는 취지였다. 사진 촬영도 어렵다고 난색이었다. 청정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보안시설이라는 점과 함께 빛에 민감한 물질을 제조하는 시설이기 때문이라 했다.


지난 22일 오후 동진쎄미켐 발안 공장(경기도 화성시) 안내동의 보안 검색대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공장 터가 넓게 펼쳐졌다. 밖에서 볼 때는 평범한 농공단지 시설처럼 보였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김재현 부사장은 “전체 부지 면적이 5만평을 좀 넘는다”고 말했다.


외벽에 ‘3’이라고 적힌 건물에 들어서자 주유소에 온 듯 화학약품 냄새가 훅 끼쳤다. 입구로 진입하면서 맞닥뜨리는 벽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포토레지스트’(반도체·디스플레이용 감광액) 제조 과정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었다. 솔벤트, 폴리머(합성수지), 감광제 등 원재료를 정제하고 적정한 비율로 섞어 감광액을 만드는 과정은 물과 감미료를 섞어 음료수를 만들어내는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석유에서 추출된 갖가지 화합물을 정제, 혼합해 제조하는 옅은 주황색의 포토레지스트는 특수 제작된 1갤런(3.8리터)짜리 갈색 유리병에 담겨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회사들에 납품된다. 정제, 혼합은 물론 마지막에 유리병에 담는 과정 모두 자동처리되며 3층에 있는 관제소에서 이를 제어한다.


포토레지스트 제조사로는 국내 대표 격인 동진쎄미켐의 발안 사업장 제3공장 준공·가동(올해 4월)이나,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기술을 단기간에 끌어올린 사실 모두 일본의 수출 규제 조처가 없었다면 현실로 나타날 수 없는 일이었다.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는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디스플레이 소재)와 함께 수출 규제 강화 3대 품목이며, 2019년 7월 일본의 규제 뒤 2년에 이른 지금도 완전한 의미의 국산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유일한 품목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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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포토)에 ‘저항하다’(레지스트)라는 뜻을 담고 있는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기판(실리콘 웨이퍼)에 회로 밑그림을 그리는 데 쓰이며 반도체 첫 공정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빛을 받으면 반응하는 성질을 띠어 판화의 음각, 양각처럼 구분되는 모양을 형성할 수 있다. 웨이퍼에 포토레지스트를 회전 방식으로 코팅해 일정한 두께의 막을 형성한 뒤 회로 모양을 새긴 ‘포토 마스크’를 씌우고 빛을 쬐면 웨이퍼에 그 모양대로 패턴이 그려지는 방식이다. 이른바 포토 공정(노광 공정)이다. 이 밑그림에 따라 이어지는 공정에서 반도체 회로가 최종 형성된다.


포토레지스트는 사용하는 빛의 파장에 따라 불화크립톤(KrF·248㎚)용, 불화아르곤(ArF·193㎚)용, 극자외선(13.5㎚)용 등으로 나뉜다. 회로 선폭을 뜻하는 숫자가 작을수록 미세 공정에 유리하다. 일본에서 규제 대상에 포함시킨 전략물자가 바로 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이다. 초미세공정에 사용되며 국내에서는 현재 삼성전자에서만 양산에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포토레지스트 분야에서 국내에선 독보적인 동진쎄미켐은 지난 2년에 걸쳐 두가지 중요한 성취를 이뤘다. 둘 다 일본 수출 규제에 맞대응해 예산을 투입한 국책 사업으로 추진됐다.


하나는 기존 소재보다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를 개발한 일이다. 오래전부터 거래관계를 맺고 있던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물론, 삼성전자에도 업그레이드된 불화아르곤용을 작년 11월부터 공급할 수 있게 된 결정적인 실마리다. 그동안은 일본 업체들에 거의 다 장악돼 있던 분야였다.


김 부사장은 “일본의 규제 당시 내심 걱정되는 바도 있었지만, 당연히 기회로도 여겼다”며 “과제 실행에 착수하는 시점에서 곧바로 예산이 나올 정도로 정부 대응과 지원이 빠르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2019년 9월 개발에 착수해 예상보다 훨씬 빨리 9~10개월 만인 이듬해 6월 개발 작업을 마무리 짓고 그해 11월에 제품화, 상업화 단계에 이른 주요인으로 꼽힌다.


동진쎄미켐 작업자들이 포토 레지스트를 담은 특수 유리병을 들고 있다.
동진쎄미켐 작업자들이 포토 레지스트를 담은 특수 유리병을 들고 있다.

김 부사장은 “고객사(삼성전자, 에스케이하이닉스)에서 테스트 작업을 많이 해준 것에도 크게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과거 한번에 2~3개 정도 테스트했다면 많게는 20개씩 할 정도로 평가를 많이 해줘 개발 속도를 높이고 좋은 성능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일본 쪽의 압박으로 비롯된 절실함이 소재 수요자와 공급자를 밀착시켰던 셈이다.


현장 방문 때 같이 만난 동진쎄미켐의 길명군 전무는 “국내 포토레지스트 시장에서 일본 쪽의 점유율은 85% 수준으로 여전히 높지만 동진의 점유율이 규제 이전 6~7%에서 지금은 10%를 웃돌고 있다”고 전했다. 동진쎄미켐 자료를 보면, 국내 포토레지스트 시장 규모는 1조4천억원 수준이다.


또 하나 중요한 성취가 이뤄진 분야는 바로 문제의 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 쪽이다. 동진은 소재의 성능 향상에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으며 아울러 안정된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극자외선용 분야에서 완전한 의미의 국산화로 여길 수 있는 제품화, 상업화 단계에 이를 시점은 미정이라고 김 부사장은 전했다. 성능을 좀 더 개선하는 노력과 더불어 “어제 만든 것과 오늘 만든 것이 동일한 성능과 품질을 갖는지” 따위를 반복적으로 테스트한 뒤 결정될 것이라고 한다. 아직 개발 중이며 양산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미결 숙제 하나를 안고 있는 셈이다.

국내 소재·부품 업체들이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로 김 부사장은 일본과 다른 발전 경로를 밟았던 점을 들었다. 일본이 기초산업을 발달시켜 위로 차곡차곡 쌓듯 올라가면서 산업을 키웠다면 우리는 거꾸로 위(상위 산업)에서 먼저 산업을 키우고, 아래(소재, 부품)로 내려오는 압축성장 방식이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뒤 일본 업체(TOK)나 미국 듀폰이 국내에 투자해 포토레지스트를 생산, 공급함에 따라 숨통을 틔웠지만, 국산화 노력은 이어져야 한다고 김 부사장은 말했다. 진정한 의미의 국산화, 자립화는 제품 개발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상위 디바이스(제품)에 필요한 소재, 부품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 기술 자립으로까지 연결돼야 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외국 업체들이 국내에 투자해 공급 병목 현상을 해소했다 해도 언제든 다시 막힐 수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일본이나 미국 업체가 국내에 진출해 있지만 메인(주류) 개발 사이트는 그들의 본사에 두고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기초부터 다지는 작업을 순수 국내 업체가 해야 한다고 본다.”


김 부사장은 “반도체 산업이 발달하는 것을 보고 우리 회사가 반도체 소재 사업에 뛰어들었듯 동진과 같은 포토레지스트 업체가 성장하면 그 원자재를 사업화하려는 국내 업체들이 생겨나고, 이어서 그 업체들에 원료를 공급하는 기초원자재 산업이 연쇄적으로 생겨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초원재료부터 반도체에 이르는 안정된 공급망이 생겨나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산업 체계는 이런 경로를 통해 형성된다는 설명이었다. 


화성/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동진쎄미켐은 어떤 회사?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재료, 대체에너지용 재료와 발포제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1967년 설립돼 피브이시(PVC) 및 고무 발포제를 국내에선 처음으로 개발, 국산화하고, 1973년부터는 발포제를 수출하고 있다.발포제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1980년대 들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재료 산업 분야에 뛰어들었다. 1989년 반도체용 감광액(포토레지스트)을 미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4번째로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뒤 이뤄진 정부의 지원책, 반도체 회사의 협업에 힘입어 한 단계 격상된 포토레지스트를 개발했다.인천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경기도 화성과 시흥시, 충북 음성군에 제조시설을 갖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국, 대만 등에 현지법인도 두고 있다. 1999년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으며 2020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378억원, 1263억원이다. 직원 수는 3월 말 현재 1182명에 이른다.포토레지스트란?빛에 반응(감광)해 녹거나 굳어지는 성질을 띤 고분자 재료. 반도체 기판(웨이퍼) 위에 집적 회로를 찍어낼 때 사용한다. 웨이퍼에 포토레지스트를 골고루 바르고, 그 위에 회로 모양을 새긴 마스크를 씌워 빛을 쬐면 회로 밑그림에 해당하는 일정한 패턴이 형성된다. 이를 ‘포토 공정’이라고 한다.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01103.html?_fr=mt1#csidx798f8223132d9d3a64480b511fd5fcf 

-28 09:31

한겨레 “윤석열 리스크 커지는 사이 최재형 대안 급부상”

 [아침신문 솎아보기] 3월 대선 일정 본격 시작, 윤석렬 X파일 등 흔들리자 최재형에 관심 높아지기도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사퇴를 하겠다고 밝히고,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출마선언을 하는 등 내년 3월 대선을 향한 일정이 본격 시작된다. 윤 전 총장이 출마 전부터 X파일이 언급되고 대변인이 사퇴하는 모습을 보이자, 언론은 ‘대안’이라는 표현을 쓰며 최재형 감사원장에 주목을 보였다.

또한 두 야권 대선 기대주가 모두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라는 점을 공통점으로 꼽았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서 대선 기대주를 키우지 못한 상황이라고 봤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하고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출사표를 낸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28일부터 30일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다음달 8일까지 예비경선 선거전, 9일부터 11일까지 국민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50 대 50 비율로 하는 선거를 진행, 상위 6인에게 본경선 기회를 부여한다.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두관 의원, 박용진 의원, 이광재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 양승조 충남지사 등이 등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종합일간지는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월요일 1면에 이 소식을 다뤘다. 다음은 대선 레이스 시작과 관련한 주요 종합일간지 1면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예비 등록·출마선언…여야 ‘대선 슈퍼위크’”
국민일보 “윤석열·이재명 출격… 대선 슈퍼위크 개막”
동아일보 “최재형 ‘오늘 감사원장 사퇴’ 마음 굳혀”
서울신문 “대선 ‘골든 위크’”
세계일보 “링 위 오르는 주자들… 대선 레이스 윤곽”
조선일보 1면에 대선 관련 기사 없음
중앙일보 “이재명 1일 출마 선언, 최재형은 오늘 사퇴…대선 레이스 본격화”
한겨레 “이번 주 ‘톱2’ 출마 선언…대선판 달군다”
한국일보 1면에 대선 관련 기사 없음

▲28일 한겨레 1면.
▲28일 한겨레 1면.

출마 선언 전부터 ‘윤석렬 X파일’ 등이 언급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이 사퇴를 하는 등 모습이 보이자 신문들은 윤 전 총장이 이런 공세를 돌파하는 모습에 지지율이 흔들릴 것이라 봤다.

세계일보는 1면 기사에서 “본격 검증대에 오른 윤 전 총장이 각계 현안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X파일’ 등 일각의 공세를 돌파하는 리더십을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따라 지지율이 흔들릴 수 있다”며 “그 지지율 추이에 따라 국민의힘 입당 시기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고 썼다. 4면에서도 최재형 감사원장을 윤석열 전 총장의 경쟁자로 그렸다. 

▲28일 세계일보 4면.
▲28일 세계일보 4면.

윤 전 총장에 대한 이러한 경향은 또 다른 야권 대선 주자인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퇴에 관심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겨레는 최재형 감사원장을 언급하며 윤 전 총장에 대한 ‘대안’이라는 단어를 쓰기도 했다. 한겨레는 1면에서 “한겨레 윤 전 총장을 둘러싼 X파일 논란으로 도덕성 리스크가 커지는 사이, ‘대안’으로 급부상한 최재형 원장은 28일께 사의를 표할 것으로 전해졌다”고 전했다.

다른 신문들도 1면 기사에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분량이 많았다. 특히 28일 사퇴를 알리면서다.

▲28일 중앙일보 5면.
▲28일 중앙일보 5면.

국민일보는 1면 기사에서 “야권의 대안 후보로 급부상한 최재형 감사원장은 28일 사퇴하면서 감사원의 중립성·독립성 훼손 문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 등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 원장이 당장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지는 않겠지만 사퇴만으로도 사실상 링에 오르는 셈이다. 최 원장이 ‘분권형 개헌’ 카드를 고리로 세력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최재형 감사원장에 우호적인 1면 기사에 이어 5면으로 내보냈다. 중앙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야권에선 청렴하고 강직한 이미지를 최 원장의 강점으로 꼽는다”며 “처가를 둘러싼 의혹 등 네거티브 대응에 힘을 쏟지 않을 수 없는 윤 전 총장과 달리 도덕성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최 원장이 정치 보폭을 더 넓게 가져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고 윤 전 총장과 비교했다.

이어 “한국전쟁 대한해협해전에 참전한 전쟁 영웅 부친 등 가족사도 최 원장에겐 플러스 요소다”라며 “하지만 정치적 독립성을 근간으로 하는 감사원장직 사퇴 후 정치에 뛰어드는 것에 대한 중립성 논란이나 대중적 지지 여부 등은 최 원장에게 따라붙는 물음표”라고 짚었다.

“이들을 야권 대선 기대주로 만든 기반은 문 대통령”

국민의힘에서 키운 후보들이 대선에서 뚜렷한 두각을 내지 못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지명한 인사들이 야권의 대표 대선 주자가 된 점을 언론은 주목했다.

한겨레 1면은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고위 공직자였고, 자신을 임명한 정부와 이견을 노출하며 정치 활동의 동력을 얻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현직에 있다가 정치 참여를 결심하고 사실상 대선 가도로 직행한 점 때문에 중립성 시비가 거세다. 이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두 사람에게 놓인 과제”라고 짚었다.

조선일보는 1면이나 사설에 대선 레이스와 관련한 기사나 사설을 배치하지 않았다. 1면 기사에서 윤석렬 전 총장과 비교하며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해 분량을 할애한 중앙일보와 다른 모습이다. 6면 정치면에 실은 대선 레이스와 관련한 기사도 건조하게 다뤘다.

이날 조선일보에서 대선 레이스와 관련해 읽어볼만 한 글은 자체 기사나 사설이 아닌 외부 칼럼이 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의 “산업화·민주화 세력 모두 구시대… 옛날식 보수·진보, 수명 다했다”라는 정기기고다.

▲28일 조선일보 34면.
▲28일 조선일보 34면.

이 글은 “이전 대선과 비교할 때 올해 유독 흥미로운 점은 야권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나 최재형 원장과 같은 당 외부 인사가 주요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라며 “아직까지는 국민의힘 당내 인물에 대한 기대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 인기 1위인 윤석열은 말할 것도 없고, 명시적으로 정치 참여에 대한 입장조차 밝히지 않은 최재형에게도 밀리고 있다”고 썼다.

이어 “어쩌면 이들을 주목하게 된 더 중요한 이유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보다 당장 문 대통령과 ‘다툴 만한’ 인물로 보였기 때문일지 모른다”며 “결국 이들을 야권의 대선 기대주로 만든 기반은 문 대통령”이라고 짚었다.

강 교수는 “야당이 권력을 되찾아오고 싶다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이나 부정에서 만족감을 찾을 것이 아니라, 아예 그것을 송두리째 넘어설 수 있는 시대적 새로움을 갖추는 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의 표명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김기표(49·사법연수원 30기)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27일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를 수용했다. 그는 지난 3월 31일 임명됐다.

사퇴 배경은 지난 25일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가 관보에 게재되면서부터다. 김 비서관은 총 39억 20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고 부동산이 91억 2000만원, 금융 채무가 56억 2000만원에 달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빚투’ 논란이 일었다. 변호사 시절 2017년 매입한 4900만원 상당의 경기 광주 송정동 임야는 도로가 연결돼 있지 않은 맹지이지만, 송정지구 개발로 신축 중인 아파트·빌라 단지와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28일 조선일보 1면.
▲28일 조선일보 1면.

서울신문은 1면에 “정부의 부동산 부패 청산 드라이브 속에 반부패비서관이 투기 의혹에 휘말리자 민심이 들끓고 여권에서조차 우려가 커지면서 속전속결로 정리한 모양새지만, ‘부동산 내로남불’ 프레임 재소환과 부실 인사검증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역시 이 이슈를 1면 탑기사로 배치하고 사설 “文 정권 司正 라인은 범죄·부패·투기 집단”에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중앙일보 역시 이를 1면에 배치, 사설 “구멍 뚫린 청와대 인사 검증, 계속 이대로 둘 건가”에서 “공직자라기보다 부동산 전문 투자자로 보일 정도여서 많은 국민이 혀를 차는 상황”, “더구나 반부패비서관은 부동산 투기를 포함한 공직자 부패를 막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신설한 자리”라며 비판했다.

한겨레도 사설 “또 ‘인사 검증 부실’ 드러낸 김기표 비서관 사퇴”에서 “인사 검증 과정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한 점을 청와대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청와대가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관련 도덕성 잣대를 아직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썼다.

고출력-고주파폭탄의 출현과 72시간 무혈전쟁씨나리오

 

[개벽예감 450] 고출력-고주파폭탄의 출현과 72시간 무혈전쟁씨나리오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1/06/28 [08:27]

<차례>

1. 작전기를 후방으로 이동시키는 특이한 비행훈련

2. 전쟁양상 바꿔놓은 고출력-고주파폭탄의 출현

3. 전자기파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된 한국군

4. 무월광 심야에 출현할 초강력 전자기파 폭탄  

5. 한국군의 비핵전자기파 폭탄이 무용지물로 되는 까닭

 

 

1. 작전기를 후방으로 이동시키는 특이한 비행훈련

 

올해 조선인민군 여름철 기동훈련은 2021년 7월 1일부터 시작될 것이다. 그들의 여름철 기동훈련은 연례적인 군사훈련이다. 며칠 뒤에 시작될 여름철 기동훈련에서 주목되는 것은 비행훈련이다. 2021년 6월 14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올해 7월 1일부터 시작될 여름철 기동훈련에서 전투기와 각종 항공기를 이륙시켜 다른 항공기지나 비상활주로로 이동하는 비행훈련을 할 것이라고 한다. 전투기와 각종 항공기라는 두루뭉술한 용어가 쓰였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열거하면, 추격기, 습격기, 폭격기, 수송기, 직승기(헬기), 정찰기,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무인항공기 등이다. 다시 말해서, 올해 여름철 기동훈련 중에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각종 작전기들을 항공기지에서 이륙시켜 후방에 있는 다른 항공기지나 비상활주로로 이동시키는 비행훈련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 공군의 경우, 작전기들이 비행훈련을 마치면, 언제나 자기 공군기지로 복귀한다. 다른 나라 공군의 비행훈련도 그런 식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각종 작전기를 후방에 있는 다른 항공기지나 비상활주로로 이동시키는 특이한 비행훈련을 한다.  

 

조선인민군 항공군이 실시하는 후방이동훈련의 목적은 무엇일까? 전시에 한국군이 미사일을 발사하여 조선인민군 항공기지들을 타격할 위험에 대비하여 각종 작전기들을 긴급히 후방항공기지로 대피시키는 비행훈련이겠거니 추측할 수 있지만, 그런 것은 아니다. 

 

조선인민군 항공군이 작전기들을 후방에 있는 항공기지와 비상활주로로 이동시키는 비행훈련의 목적을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전시상황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전시상황에서 한국군과 조선인민군은 서로 상대를 향해 미사일을 쏘게 될 것이다. 미사일전이 벌어지면, 반항공미사일요격망을 가동하여 자기 지역으로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쪽이 이길 것이고, 탄도비행이 아니라 변칙비행을 하는 첨단미사일을 발사하여 적의 반항공미사일요격망을 뚫고 들어가는 쪽이 이길 것이다. 

 

이 글에서 길게 서술할 여유는 없지만, 조선인민군은 전 세계에서 가장 견고하고 조밀한 다층적 반항공미사일요격망을 구축해놓았을 뿐 아니라, 변칙비행을 하는 첨단미사일도 보유했다. 적병이 휘두르는 창을 막을 방패도 가졌고, 적병의 방패를 뚫을 창도 가진 것이다. 그에 비해, 한국군의 반항공미사일요격망에는 커다란 구멍이 숭숭 뚫렸고, 한국군에는 변칙비행을 하는 첨단미사일도 없다. 적병이 휘두르는 창을 막을 방패도 빈약하고, 적병의 방패를 뚫을 창도 갖지 못한, 매우 불리한 형세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변칙비행을 하는 첨단미사일을 발사하여 한국군 공군기지들, 반항공레이더기지들, 통신기지들부터 먼저 파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전시에 조선인민군 항공군은 미사일 공격 직후 각종 작전기를 대남공습에 즉각 투입해야 하고, 따라서 평시에도 각종 작전기를 대남공습에 출격시키는 비행훈련을 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들은 작전기를 전방으로 출격시키는 비행훈련이 아니라 후방으로 이동시키는 비행훈련을 한다. 왜 그렇게 하는 것일까?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조선인민군 항공군이 운용하는 미그-29를 촬영한 것이다. 기체표면에 스텔스도료를 칠한 우수한 기종이다. 오는 7월 1일부터 시작될 조선인민군 여름철 기동훈련에서 항공군은 각종 작전기를 후방에 있는 다른 항공기지나비상활주로로 이동시키는 비행훈련을 실시하게 된다. 조선인민군 항공군이 그런후방이동훈련을 실시하는 것을 보면, 전시에 조선인민군의 대남공격이 전자기파공격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조선인민군이 전자기파 공격을하면, 전방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항공군 작전기들도 전자기파 영향을 받을 것이므로, 그들은 작전기들을 후방으로 잠시 이동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 의문을 푸는 해답은 2016년 12월 20일 <문화일보>에 실린 보도기사에 들어있다. 남측 정보당국이 작성한 자료를 인용한 보도기사인데, 거기에는 전시에 조선인민군의 대남공격을 예상한 다음과 같은 정보가 담겼다.

 

1) 조선인민군은 한미련합군의 북침전쟁연습이 절정에 이르러 최신 전자장비를 갖춘 무장장비들이 작전구역에 집결되는 때에 맞춰 전자기파 공격을 개시할 것이다. 

 

해설 - 전자기파 공격은 전자기파 폭탄(electromagnetic pulse bomb)을 사용하는 공격을 뜻한다. 전자기파(electromagnetic pulse=EMP)는 진동수가 무한대이며, 진폭도 엄청나게 큰 파장이다. 전자기파 폭탄이 터져 전자기파가 방출되면, 사람과 다른 생명체들에는 무해하고, 사물도 파괴하지 않지만, 출입구, 유리창, 작은 공기구멍을 통해 내부로 침입하거나, 전기선, 안테나, 가스관, 수도관 등을 통해 확산되어 모든 전자기기와 전기장치를 파손한다. 전원을 꺼놓은 전자기기와 전기장치도 파손한다. 

 

강력한 전자기파 공격을 받은 나라에서는 항공기, 선박, 자동차, 컴퓨터, 휴대전화, 텔레비전, 라디오가 작동을 멈추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전자회로와 전기장치로 움직이는 전차, 장갑차, 미사일, 정밀유도폭탄, 핵폭탄, 레이더도 작동을 멈추고, 통신망, 전력망, 교통망, 생산시설 등이 전부 마비된다. 한 마디로, 21세기 문명의 파국적 종말이다.    

 

전자기파 폭탄(EMP bomb)은 핵전자기파 폭탄과 비핵전자기파 폭탄으로 구분된다. 핵전자기파 폭탄(nuclear EMP bomb)은 핵탄두가 폭발할 때 순간적으로 발생한 전자기파가 방출되어 공격대상지역의 전자회로와 전기장치를 전부 파손시킨다. 대기권 밖에서 핵전자기파 폭탄이 터지면, 거대한 전자구름(electron cloud)이 형성되는데, 거기서 1m당 약 50킬로볼트의 전압을 가진 전자기파가 방출되어 북미대륙(미국, 캐나다, 메히꼬)만큼 넓은 지역을 1초 만에 뒤덮어 버린다. 그러면 그 넓은 지역에 있는 전자회로와 전기장치가 전부 파손된다. 

 

비핵전자기파 폭탄(Non-Nuclear EMP Bomb)은 핵탄두를 폭발시켜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것이 아니라 고폭화약을 폭발시켜 발생한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 증폭시켜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무기다. 비핵전자기파 폭탄은 핵폭발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핵무기가 아니다. 비핵전자기파 폭탄을 사용하는 것은 핵공격이 아니고, 인명살상과 시설파괴도 일어나지 않으므로,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다. 더욱이 비핵전자기파 폭탄은 전자기파 방출량을 적게 조절하여 특정대상지역의 전자회로와 전기장치만 선별적으로 파손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 

 

2)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전자기파 공격을 개시하면, 한미련합군만이 아니라 전방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도 전자기파를 받게 된다. 그래서 조선인민군은 전자기파 공격을 개시하기 전에, 전자기파에 취약한 전투부대를 후방으로 이동시키고, 전자기파 영향을 적게 받는 전투부대를 전방에 배치한다. 예를 들면, 조선인민군 항공군사령부와 제3전투비행단에 소속된 작전기들은 전자기파에 취약하므로, 전자기파 영향권에서 멀리 벗어난 함경북도 어랑군의 제8비행사단이나 함경북도 덕산군의 제2전투비행단으로 이동한다. 

 

3) 전시에 대남공격이 개시되기 직전,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은 전자기파에 취약한 무장장비들을 전자기파 차폐능력이 있는 갱도진지에 들여놓고, 전자기파 공격이 끝날 때까지 갱도진지 안에서 대기한다. 

 

위의 보도기사에 인용된 남측 정보당국의 자료에 서술되지 않았지만, 조선인민군의 전시행동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도 추가되어야 한다. 

 

1) 2021년 5월 14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10일부터 15일 동안 조선인민군에 1호 전투근무태세가 발령된 가운데 군사훈련이 진행되었는데, 육군, 해군, 항공군 및 반항공군, 전략군 군단사령부 작전지휘부들은 훈련기간 15일 내내 갱도진지 안에서 지휘통제훈련을 하였다고 한다. 군사훈련기간 내내 조선인민군 작전지휘부가 머물면서 지휘통제훈련을 한 갱도진지는 전자기파를 차폐하는 방호시설이므로, 다음과 같은 전시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 전시에 대남공격을 개시하기 직전, 조선인민군 작전지휘부는 지휘통신장비가 설치된 갱도진지 안으로 들어갈 것이고, 전자기파 공격이 끝난 직후 안테나를 갱도진지 밖으로 내놓고 지휘통신체계를 가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2) 2008년 11월 26일 미얀마 고위급 군사대표단이 조선인민군 반항공레이더기지를 방문하고 직접 목격한 사정을 기록한 내부보고서가 있다.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반항공레이더기지는 갱도화되었을 뿐 아니라, 갱도진지 상단부에 개폐식 방호지붕이 설치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전자기파 공격을 개시하기 직전, 조선인민군 반항공레이더가 갱도진지 안으로 내려가면서 개폐식 방호지붕을 닫아 전자기파가 내부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차폐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조선인민군의 전자기파 공격이 끝나면, 개폐식 방호지붕이 다시 열리고 반항공레이더가 위로 올라가 가동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은 전시에 조선인민군의 대남공격이 전자기파 공격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해주는 것이며, 그와 더불어 조선인민군이 전자기파 공격능력을 완비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2. 전쟁양상 바꿔놓은 고출력-고주파폭탄의 출현

 

얼마 전 미국에서 전자기파 공격에 관한 논문 두 편이 연이어 발표되었다. 2021년 6월 6일에 발표된 첫 번째 논문의 제목은 ‘북조선: 전자기파 위협 - 북조선의 전자기파공격능력(North Korea: EMP Threat - North Korea's Capabilities for Electromagnetic Pulse [EMP] Attack)'이다. 6월 10일에 발표된 두 번째 논문의 제목은 ’중국: 전자기파 위협 - 중화인민공화국의 군사교리, 계획, 전자기파 공격능력(China: EMP Threat -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Military Doctrine, Plans and Capabilities for Electromagnetic Pulse [EMP] Attack)‘이다. 

 

이 두 논문을 집필한 사람은 전자기파 피격위험을 분석하는 피터 빈센트 프라이(Peter Vincent Pry) 박사다. 그는 2001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 연방의회 산하 전자기파공격위협 평가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지금은 연방의회 산하 국가 및 국토안전에 관한 전자기파 실무단 집행위원장이다. 

 

북에서 말하는 ‘남조선해방전쟁’과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언제 동시에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 두 논문은 두 나라의 해방전쟁이 전자기파 공격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중요한 정보를 전해준다. 두 논문을 읽어보면, 조선인민군이 이른바 ‘남조선해방전쟁’을 72시간 안에 신속하게 종식하고, 전쟁피해를 최소화기 위해 사용할 가장 적합한 공격수단은 전자기파 무기이고, 중국인민해방군이 대만해방전쟁을 100시간 안에 신속하게 종식하고, 전쟁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할 가장 적합한 공격수단도 역시 전자기파 무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전자기파 무기가 실전에서 얼마나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먼저 고찰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전자기파 무기를 사용한 실전경험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전자기파 무기를 실전에서 사용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약소국을 짓밟는 침략전쟁을 도발할 때마다 신형 무기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잔인한 공격을 일삼아온 제국주의국가이며, 전자기파 무기를 실전에서 사용한 유일한 나라다. 미국이 전자기파 무기를 실전에서 사용한 선례를 남겼으므로, 앞으로 다른 나라가 전자기파 무기를 실전에서 사용하더라도 미국은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침략전쟁에서 비핵전자기파 폭탄인 고출력-고주파폭탄(High-Powered Microwave Bomb)을 사용했다. 2003년 3월 26일 미국군은 고출력-고주파폭탄이 실전에서 어떤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라크군 진영에 그 폭탄을 발사했다. 위에서 언급한 프라이 박사의 6월 6일 논문에 따르면, 고출력-고주파폭탄이 공중에서 폭발하는 순간, 200만 킬로와트의 전력이 발생하여 직경 2km 안에 있는 전자장비와 전기장치들이 전부 파손되었다고 한다. 사람과 다른 생명체들에게는 무해하고, 시설물도 파괴하지 않은 채, 전자장비와 전기장치만 파손한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03년에 일어난 미국의 이라크침략전쟁 중에 미국군 전투원들이 전술차량을 타고 이라크 수도 바그다그 외곽지대를 순찰하는 장면이다.피격지점에서는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침략전쟁에서 비핵전자기파 폭탄의 일종인 고출력-고주파폭탄을 사용하여 이라크군을 공격했다.이것은 세계역사상 처음으로 전자기파 무기를 사용한 사례다. 미국이 전자기파무기를 실전에서 사용하였으므로, 앞으로 다른 나라가 실전에서 전자기파 무기를사용해도 미국은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고출력-고주파폭탄의 전자기파 방출범위가 직경 2km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실전에서 전자기파 무기를 사용할 때 피해범위를 직경 2km로 국한시킨 전자기파 전술공격을 할 수 있음을 실증한 것이다. 이런 선례를 살펴보면, 조선과 중국도 각각 자기들의 해방전쟁에서 고출력-고주파폭탄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시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예상해보자.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고출력-고주파폭탄을 장착한 조종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하여 한국군 군사기지 상공에서 폭발시키면, 강력한 전자기파가 방출되어 한국군 군사기지들은 전면마비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민해방군도 고출력-고주파폭탄을 장착한 미사일을 발사하여 대만군 군사기지들을 완전히 마비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처럼 군사기지들이 마비되어도, 인명피해와 시설파괴는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전자기파 방출범위가 군사기지와 그 주변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주변지역 민간인들의 전자제품과 전기장치에 대한 피해는 최소화될 것이다. 

 

그런데 남측에서는 조선인민군이 전자기파 공격으로 남측 전역을 마비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예컨대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분석자료가 그런 우려를 증폭시킨다. 분석자료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이 100킬로톤급 핵폭탄을 탄도미사일에 장착하여 서울 상공 100km 고도에서 폭발시키면, 초강력한 전자기파가 방출되어 서울에서 충청남도 계룡시에 이르는 넓은 지역이 전자기파 공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예상은 전자기파 무기에 대한 무지가 빚어낸 착각이다.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핵전자기파 폭탄이 아니라 비핵전자기파 폭탄을 사용할 것이 분명하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전시에 핵전자기파 폭탄(핵탄두)을 사용하여 군사기지와 민간시설을 구분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비핵전자기파 폭탄(고출력-고주파폭탄)을 사용하여 군사기지만 선별적으로 마비시키는 절제수술식 공격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인민군은 장차 통일조국에서 함께 살아야 할 남측 동포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무차별적인 전자기파 공격을 배제하고, 전쟁피해를 최소화하는 선별적인 전자기파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3. 전자기파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된 한국군

 

눈여겨보아야 하는 것은, 한국군이 조선인민군의 전자기파 공격에 대비하여 어떤 방어력을 가졌는가 하는 문제다. 한국군이 전자기파 공격을 막아낼 방어력을 가졌는가 아니면 갖지 못했는가 하는 문제는 전쟁의 승패를 결정할 매우 중대한 요인이다. 이 심각한 문제를 두 방향에서 분석할 수 있다. 

 

1)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비핵전자기파 폭탄(고출력-고주파폭탄)을 장착한 조종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할 것이 분명한데, 한국군이 그런 발사체를 공중에서 요격할 능력을 과연 가졌는가 하는 것이 관심의 초점으로 된다.  

 

2021년 3월 25일 조선국방과학원이 진행한 시험발사에서 입증된 것처럼, 조선인민군의 전술유도무기는 놀라운 변칙비행능력을 가졌다. 변칙비행은 저고도비행 ⟶ 정점고도에서 낙하비행 ⟶ 로켓엔진을 끄고 활강비행 ⟶ 로켓엔진을 다시 켜고 수직상승비행 ⟶ 수평비행 ⟶ 타격대상 상공에서 타격대상을 향해 돌진락하비행으로 연속되는 복잡다단한 6단계 비행이다. 조선인민군의 조종방사포도 그와 같은 변칙비행능력을 가졌다. 

 

고폭탄두를 장착한 조종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와 달리, 고출력-고주파폭탄을 장착한 조종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는 마지막 비행단계에서 타격대상을 향해 돌진락하비행을 하지 않고, 타격대상 상공에서 폭발하여 강력한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그런데 그처럼 복잡다단한 6단계 변칙경로로 비행하는 발사체를 요격할 반항공미사일요격망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반항공미사일요격기술이 가장 앞섰다는 미국도 6단계 변칙경로로 비행하는 발사체를 요격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전시에 한국군은 조선인민군의 전자기파 공격을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될 것이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조선국방과학원이 개발완성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발사하는 장면이다. 6단계 변칙비행을 하는 이 전술유도무기를 요격할 수 있는 반항공미사일망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위의 사진에 나타난 전술유도무기의전투부에는 검은색과 흰색의 줄무니가 도색되었다. 조선인민군이 전술유도무기에 고출력-고주파폭탄을 장착하여 발사하여 한국군 군사기지 상공에서 폭발시키면, 인명살상과 시설파괴가 일어나지 않고, 군사기지가 순식간에 마비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런 점에서 전자기파 무기는 핵무기보다 더 우월한 제3세대 무기다.  

 

2) 전시에 한국군이 조선인민군의 비핵전자기파 폭탄을 공중에서 요격하지 못해도, 한국군 군사기지들이 전자기파 방호능력을 갖추었다면, 공중폭발로 방출된 전자기파를 차폐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기파 방호시설을 건설하려면, 시설 전체에 금속성 물질을 덧씌워야 하며, 출입구에는 이중문을 설치해야 하고, 차폐막이 있는 통풍구를 내야하며, 외부와 연결된 전력공급선을 없애고 내부의 축전지에서 전력을 공급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군은 조선인민군의 전자기파 공격에 대비하여 전자기파 방호시설을 건설했을까? 2017년 10월 12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은 2015년부터 전술정보통신체계(TICN)를 구축하기 시작하여 2026년에 완성할 예정인데, 그 체계는 전자기파 공격에 대한 방호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한다. 전술정보통신체계는 전투기, 군함, 미사일, 자주포 같은 무장장비들과 육해공군 지휘부의 지휘통제망을 연결하여 표적위치, 피아식별, 표적할당, 교전명령, 영상자료 등 실시간 상황정보를 교환하는 군사통신체계다. 인체에 비유하면, 전술정보통신체계는 중추신경계와 같다. 그런데 그처럼 중요한 전술정보통신체계가 전자기파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충격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2017년 9월 28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남측 정부가 구축해놓은 국가지도통신망도 전자기파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고 한다. 국가지도통신망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전력공급망 등 92개 정부기관들과 한국군 3개 지휘부를 연결하는 정보통신체계다. 전시에 대통령은 정부기관들, 한국군 수뇌부와 연락할 때 국가지도통신망을 사용한다. 인체에 비유하면, 국가지도통신망은 두뇌신경계와 같다. 그런데 그처럼 중요한 국가지도통신망이 전자기파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위와 같은 충격적인 현실은 전시에 한국군의 전술정보통신체계와 남측 정부의 국가지도통신망이 조선인민군의 전자기파 공격을 받고 전면마비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비극적 전망을 말해준다. 

 

2019년 10월 8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전자기파 방호능력이 있는 전략거점은 서울 용산에 있는 한국군 합참본부, 충청남도 계룡시에 있는 육해공군 통합본부, 서울 관악산 남태령에 있는 지하전쟁지휘소, 대전 자운대에 있는 군사교육기지를 포함하여 약 10개소에 불과하다고 한다. 다급해진 한국 국방부는 원래 2051년까지 55개소에 구축하기로 계획했던 전자기파 방호설비를 2039년까지 앞당겨 완성하기로 일정을 변경했고, 2020년 7월 15일 전자기파 방호시설 성능시험에 관한 연구를 전문기관에 맡겼다. 하지만 이제야 뒤늦게 연구를 시작했으니, 앞으로 18년 뒤에 55개소에 과연 전자기파 방호설비가 완공될지 아무도 모른다.  

 

 

4. 무월광 심야에 출현할 초강력 전자기파 폭탄 

 

한국군은 조선인민군의 전자기파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전자기파 방호설비를 구축하고 있지만, 조선인민군은 한국군의 전자기파 방호능력을 뛰어넘는 최첨단 전자기파 무기를 이미 10년 전에 개발했다. 그것이 바로 초강력 전자기파 폭탄(Super-EMP Bomb)이다. 2012년 6월 1일 중국인민해방군 국방대학 리다광(李大光) 교수는 홍콩 언론매체에서 조선이 초강력 전자기파 폭탄을 보유했다는 사실을 언급한 바 있다.    

 

초강력 전자기파 폭탄은 폭발력을 극소화하는 대신, 고주파 E1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감마선(gamma ray)의 방출량을 극대화한 특수폭탄이다. 초강력 전자기파 폭탄이 폭발할 때 방출되는 고주파 E1 전자기파는 사람과 다른 생명체들에 무해하고, 시설물도 파괴하지 않으며, 오직 전자장비와 전기장치만 파손한다. 

 

위에서 언급한 프라이 박사의 6월 6일 논문에 따르면, 초강력 전자기파 폭탄이 폭발할 때, 1m당 약 100킬로볼트 이상의 전자기파가 방출되는데, 미국군이 건설한 전자기파 방호시설은 1m당 약 50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차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군이 1m당 약 50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차폐할 수 있는 방호시설을 건설한 까닭은, 대기권 밖에서 터지는 핵전자기파 폭탄의 전자기파를 차폐할 협소한 생각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대기권 밖에서 핵전자기파 폭탄이 터지면, 1m당 약 50킬로볼트의 전압을 가진 전자기파가 방출되어 미국 본토 전역에서 전자제품과 전기장치를 전부 파손시킨다. 

 

그러나 조선인민군은 미국군의 전자기파 방호능력을 뛰어넘어 1m당 약 100킬로볼트의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초강력 전자기파 폭탄을 개발했다. 이런 사정은 미국군이 조선인민군의 전자기파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말해준다. 군사과학기술이 가장 앞섰다는 미국이 그런 수준의 전자기파 방호능력밖에 갖지 못했다면, 군사과학기술에서 미국보다 한참 뒤진 한국의 전자기파 차폐능력은 1m당 50킬로볼트 이하인 것으로 생각된다. 

 

전자기파 방호설비를 갖춰놓았다는 서울 용산의 한국군 합참본부, 충청남도 계룡시의 육해공군 통합본부, 서울 관악산 남태령의 지하전쟁지휘소, 대전 자운대의 군사교육기지를 포함하여 10여 개 전략거점들도 차폐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조선인민군이 초강력 전자기파 폭탄(Super-EMP bomb)을 사용하면 속수무책으로 전면마비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이 불시에 전자기파 공격으로 이른바 ‘남조선해방전쟁’을 개시하면, 이라크침략전쟁에서 미국군의 전자기파 공격을 받은 이라크군의 무장장비들과 통신장비들이 순식간에 마비된 치명적인 사태를 한국군도 겪지 않을 수 없다. <사진 4> 

 

▲ <사진 4> 위의 사진은 충청남도 계룡시에 있는 한국군 육해공군 통합본부 청사를 촬영한 것이다. 청사의 겉모습은 웅장해보이지만, 전자기파 방호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조선인민군의 전자기파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전자기파 방호능력을 제대로 갖추려면, 건물 전체에 금속성 물질을 덧씌워야 하며, 출입구에는 이중문을 설치해야 하고, 차폐막이 있는 통풍구를 내야하며, 외부와 연결된 전력공급선을 없애고 내부의 축전지에서 전력을 공급받아야 한다. 하지만 위의 사진에 나타난 육해공군 통합본부 청사는 전자기파 방호능력이 없는 일반 건물과전혀 다를 게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사태의 심각성은 그것만이 아니다. 2021년 6월 14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오는 7월 1일부터 시작하는 여름철 기동훈련을 전부 야간에 진행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그들이 야간전투훈련을 하게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은 달빛 없는 무월광 심야에 전자기파 공격으로 이른바 ‘남조선해방전쟁’을 개시하려는 전투행동을 훈련하는 것이다. 조선인민군이 무월광 심야에 전자기파 공격을 개시하면, 한국군 군사기지들에 대한 전력공급이 갑자기 끊어져 한국군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빠져들 것이다. 

 

바로 그 어둠 속에서 조선인민군의 야간습격전과 야간포위전이 전격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테면,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기갑사단, 기계화사단은 전동철도가 부설된 전략갱도(지하기동로)를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은밀히 남하하여 한국군 군사기지 인근에 있는 갱도출구에 조용히 매복하였다가, 전자기파 폭탄이 공중에서 터지는 폭발음을 신호로 하여 여러 갱도출구들에서 일제히 쏟아져 나와 야간습격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전투행동과 관련하여, 조선인민군이 오는 7월 1일부터 지하기동전, 갱도매복전, 야간습격전을 훈련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전자기파 공격으로 무장장비들과 통신장비들이 전부 마비되면, 한국군은 전력공급이 끊어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전투력과 전의를 상실하고 우왕좌왕하다가 조선인민군의 포위망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선인민군 적공국은 함화공작으로 한국군을 무장해제할 것이고, 이른바 ‘남조선해방전쟁’은 무혈전쟁으로 종식될 수 있는 것이다. 

 

 

5. 한국군의 비핵전자기파 폭탄이 무용지물로 되는 까닭

 

한국군도 비핵전자기파 폭탄을 보유했다. 2018년 1월 3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방과학기술연구소가 비핵전자기파 폭탄을 개발했다고 한다. 국방과학기술연구소가 비핵전자기파 폭탄을 개발했다는 보도가 나온 때로부터 3년이 지난 오늘 한국군은 비핵전자기파 폭탄을 실전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위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이 보유한 비핵전자기파 폭탄의 전자기파 방출범위는 직경 1km라고 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전시에 한국군이 비핵전자기파 폭탄을 장착한 미사일을 조선인민군 군사기지를 향해 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군이 발사한 미사일은 전 세계에서 가장 견고하고 조밀한 조선인민군의 다층적 반항공미사일요격망을 뚫고 들어가지 못한다. 한국군의 비핵전자기파 폭탄은 조선인민군의 다층적 반항공미사일요격망 앞에서 맥을 추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군의 비핵전자기파 공격이 맥을 추지 못하는 또 다른 요인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프라이 박사의 6월 6일 논문에 따르면,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전자기파 공격과 싸이버 공격을 동시에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 조선에서는 전자기파 공격과 싸이버 공격을 통합한 전자전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그들은 전자기파 공격과 싸이버 공격을 동시에 시작하는 배합전법을 개발한데 기초하여 전자전을 연습해왔다. <사진 5>

 

▲ <사진 5> 위의 사진은 한국군 합동참모본부의 전술지휘자동화체계를 보여주는개념도다. 정교한 첨단기술로 구축된 전술지휘자동화체계라고 하지만, 전자기파공격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전자기파 공격을 시작하면, 한국군 합동참모본부의 전술지휘자동화체계는 1초 만에 무용지물로 된다. 그러면 한국군은 작전명령과 전투정보를 받지 못하고 통신조차 끊어진 전면마비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한국군도 비핵전자기파 폭탄을 보유했지만, 조선인민군이 싸이버 공격으로 한국군 합참본부의 전술지휘자동화체계를 마비시키면, 한국군의 비핵전자기파 폭탄은 무용지물로 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압도적인 전자기파 공격과 싸이버 공격의 배합전법으로 매우 짧은 시간안에 한국군을 제압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가 창설된 때는 2012년 8월이다. 그로부터 오늘까지 9년 동안 그들의 전자전 능력은 비약적으로 강화발전되었다. 미국 국가정보국 애브릴 헤인스(Avril D. Haines) 국장은 2021년 4월 29일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조선인민군의 전자전 능력은 미국의 사회기반시설을 파괴하고, 국가전산망을 붕괴시키고, 소프트웨어 공급망을 훼손할 수 있다고 심히 우려한 바 있다. 

 

미국 국가정보기관도 인정한 것처럼, 매우 강력한 싸이버전 능력을 가진 조선인민군은 전시에 한국군의 전술지휘자동화체계와 전술정보통신체계를 싸이버 공격으로 가장 먼저 파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2021년 3월 27일 <조선일보>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2021년 3월 당시 한미련합군의 북침전쟁연습을 전후한 시기에 한국군 합동참모본부의 전술지휘자동화체계에 연결된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에 저장된 군사기밀이 지속적으로 외부에 유출되었다고 한다. 이 놀라운 사실은 조선인민군 전략싸이버사령부 휘하 전자전 요원들이 싸이버 공격으로 한국군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의 싸이버 보안망을 감쪽같이 뚫고 들어가 군사기밀을 지속적으로 빼내갔음을 시사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싸이버 공격으로 한국군 합동참모본부의 전술지휘자동화체계와 전술정보통신체계부터 먼저 파괴할 것이 확실한데, 그렇게 되면 한국군은 비핵전자기파 폭탄을 발사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전자기파 공격을 명령하는 전술지휘자동화체계가 조선인민군의 싸이버 공격으로 마비되고, 전자기파 공격대상을 지정해주는 전술정보통신체계도 조선인민군의 싸이버 공격으로 마비되면, 한국군의 비핵전자기파 폭탄은 무용지물로 되는 것이다. 비핵전자기파 공격능력만 마비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군 육해공군의 작전능력이 전면적으로 마비될 것이다. 

 

또한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싸이버 공격을 한국군의 레이더기지에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군사전문가 브루스 베넷(Bruce W. Bennet)은 2020년 8월 17일 <자유아시아방송> 취재기자에게 한국에서는 한국군이 조선인민군의 공격에 즉각적으로 반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조선인민군이 싸이버 공격으로 한국군의 레이더기지를 마비시키면, 한국군은 반격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전자기파 공격과 싸이버 공격을 동시에 시작하는 배합전법으로 전자전을 벌이는 것은, 싸이버 공격으로 한국군의 전자기파 공격을 차단하고, 전자기파 공격으로 한국군 군사기지들을 마비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한국군은 전자기파 공격과 싸이버 공격을 동시에 시작하는 배합전법을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전자기파 공격력도 약하고, 싸이버 공격력도 약하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압도적인 전자기파 공격과 싸이버 공격의 배합전법으로 매우 짧은 시간 안에 한국군을 제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상황이 이처럼 심각해졌는데도, 한국군은 밤안개 속을 헤매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의 정신력은 약화되었고, 기강도 해이해졌으며, 군사훈련이 부족하고, 각종 병영범죄가 만연되어 그야말로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난맥상이 오죽 심했으면, <조선일보> 기자가 2021년 6월 23일부 기사에서 한국군은 “사실상 만신창이 상태”이며 “걸어다니는 종합병동”이라는 탄식을 늘어놓았겠는가. 조선인민군의 72시간 무혈전쟁씨나리오는 전쟁소설이 아니다.

[노동자 열전⑤] 한국쓰리엠 화성공장 김은희 “강아지 없었으면 어떻게 버텼을지 몰라요”

 노조 가입 권유했던 이가 탄압 심해지자 먼저 탈퇴… “솔직히 너무 배신감이 컸어요.”

22일 경기 화성시 한국쓰리엠 화성공장 앞에 있는 금속노조 한국쓰리엠지회 여성부장 김은희 조합원. 2021.06.22ⓒ정의철 기자

“지난주에 교섭 결렬을 선언했습니다.”

박근서 금속노조 한국쓰리엠지회 지회장은 22일 12시 30분 한국쓰리엠 화성공장 소속 조합원들에게 지난 17일 열렸던 사측과의 교섭 결과를 알렸다. 협상이 결렬됐고,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거쳐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박 지회장의 설명에도 조합원들의 표정은 담담했다. 한국쓰리엠지회는 2009년 노동조합을 만든 이후 사측의 탄압에 계속 시달려왔기 때문이다. 노조에 따르면, 포스트잇, 스카치 테이프, 산업용 마스크 등으로 유명한 미국계 다국적 기업인 한국쓰리엠(3M)은 용역깡패를 동원하고, 근무평가를 빌미로 조합원과 비조합원의 임금을 차별하고, 조합원들의 탈퇴를 회유하는 등 ‘노조 탄압 백화점’이라 불릴 정도로 온갖 일을 벌였다.

미국계 다국적 기업의 ‘노동 탄압’은 마치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우리에겐 어색하게 들린다. 드라마 ‘송곳’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저희 회사는 프랑스 회사고 점장도 프랑스인인데 왜 노조를 거부하는 걸까요?”라는 질문에 주인공인 구고신 노무사는 “여기서는 그래도 되니까”라고 말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기업의 압력으로 누더기가 된 ‘살인기업처벌법’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법과 제도는 기업에게 ‘그래도 되는’ 무한한 폭력을 부여했고, 노동자들의 생존은 위기에 몰렸다.

22일 경기 화성시 한국쓰리엠 화성공장 노조사무실에서 박근서 금속노조 한국쓰리엠지회 지회장이 조합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에서 네번째가 여성부장 김은희 조합원. 2021.06.22ⓒ정의철 기자

“김은희 조합원은 그동안 사무장을
연임해서 활동했고,
지금은 여성부장을 맡았어요.
늘 노조 운동의 선두에서
열심히 해요.”

‘그래도 되는’ 나라에 사는 노동자들의 삶은 고단하다. 박 지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또 다시 ‘중식 선전전’을 비롯해 각종 투쟁이 이어질 것임을 직감한 조합원들 사이에 한 여성 조합원이 눈에 들어온다. 이날 간담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자리를 정리하고, 사무실 주변을 쓸고 닦으면서 분주하게 움직였던 조합원 김은희다. 박 지회장은 김 조합원을 “그동안 사무장을 연임해서 활동했고, 지금은 여성부장을 맡았어요. 늘 노조 운동의 선두에서 열심히 해요”라고 추켜세우며 “정말 고마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화성공장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백계탁 수석부지회장은 “함께해서 든든한 동지예요. 늘 힘이 돼요. 자기 마음에 안 드는 것, 불의한 것엔 참지 않는 싸움꾼”이면서 동시에 “노조 활동을 묵묵하게 책임지는 살림꾼”이라고 김 조합원을 칭찬했다. 금속노조 한국쓰리엠지회 여성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합원 김은희를 지난 22일 한국쓰리엠 화성공장에 있는 지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지금은 노동조합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일꾼인 김은희지만 불과 15년 전까지만 해도 노동자가 되고, 노조 조합원이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2006년 7월 한국쓰리엠 화성공장에 입사하면서 그의 삶은 분기점을 만났다.

“집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결혼 10년 만인 서른일곱 살에
공장일을 시작했어요.”

“올해로 입사한지 15년 됐어요. 결혼을 하고 서울에서 살다가 경기도 수원으로 이사를 왔는데 집안이 어려워졌어요. 취업 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거에요. 결혼 전엔 교회 어린이집에서 2년 정도 일한 게 전부였어요, 취직자리를 알아보다 생활정보지에 나온 취업 광고를 봤어요. 한국쓰리엠이 화성에 공장을 세우고 직원을 모집한다고 해서 화성공장 1기로 입사했어요. 그렇게 결혼 10년 만인 서른일곱 살에 공장일을 시작했어요.”

금속노조 한국쓰리엠지회 여성부장 김은희 조합원이 22일 경기 화성시 한국쓰리엠 화성공장 노조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06.22ⓒ정의철 기자

김은희가 공장에서 맡은 일은 IP 업무라 불리는 검수업무였다. 모니터, 내비게이션 등에 들어가는 필름을 포장 직전에 마지막으로 불량이 없는지 확안하는 업무였다. “처음엔 멋모르고 일했어요. 공장에서 처음 일 해본 거였거근요, 시키는 대로만 했어요. 일이 많아서 하루 12시간 맞교대로 일했습니다. 힘은 들었는데 분위기에 휩쓸려선지 아무 생각 없이 했어요. 당시에 딸 아이가 초등학생이었는데, 봐줄 사람이 없어서 여러 학원을 보낼 수밖에 없었어요. 늦게 애들 아빠가 찾아서 돌봤습니다. 집안 부모님 도움은 받지 못했어요. 그런 딸아이가 지금 스물일곱 살이에요.”

시키는 대로 멋모르고 3년 넘게 일했던 김은희는 지난 2009년 노조가 만들어질 때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1977년 한국 진출 이후 32년 동안 노동조합이 없던 한국쓰리엠에 2009년 5월 노조가 세워진 것이다. 그해 5월 14일 한국쓰리엠 나주공장 노동자 70여 명이 노조를 설립했고, 이후 나주공장과 화성공장에서 현장직 노동자들의 가입이 이어졌고, 현장직 노동자의 90% 이상이 노조에 가입해 조합원 수는 670여 명에 육박했다.

2009년 노조 결성…
조합원 670여 명 참여

한국쓰리엠지회는 그해 8월 임금 인상, 노조 전임자 인정, 근무평가제도, 여성노동자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을 벌였다. 보수 언론에선 “32년 무분규 전통이 민노총 가입 후 와르르 무너졌다”고 보도했지만, 한국쓰리엠 노동자들이 말하는 현실은 달랐다. 노조는 당시 연 2천억 원에 달하는 주식 배당금을 챙겨간 한국쓰리엠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정년을 몇 년 앞둔 노동자들의 희망퇴직과 임금삭감, 복지 축소를 단행했고, 근무를 평가해 임금을 차별지급했던 근무평가제 등 노동자들의 불만도 많이 쌓여 있었다고 말한다. 현장직 노동자의 90% 이상이 가입한 건 이들이 처했던 현실이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 보여준다. 이때의 파업투쟁으로 임금협상이 타결되면서 노조의 앞날엔 장미빛 미래가 펼쳐지는 것 같았다.

2009년 5월 14일 열린 한국쓰리엠지회 결성 총회 모습. 사진 제일 왼쪽이 박근서 지회장이다.ⓒ금속노조광주전남지부

하지만, 임금협상 이후 단협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한국쓰리엠을 두고 ‘노조 탄압 백화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노조 흔들기가 계속됐다. 2010년 노조가 파업과 농성을 통해 사측에 대응하자 6월 나주공장에 용역을 투입해 농성 천막을 강제로 철거하는 등 조합원에게 물리력을 행사했다. 8월에 농성을 시작한 화성공장에도 용역들이 상주하며 충돌이 벌어졌다. 그해 한국쓰리엠은 기존의 경비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민간방호기업인 컨택터스를 불러들여 공장 경비를 맡겼다. 컨택터스는 2007년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이명박의 경호를 담당한 후, MB정권 동안 한국전력이 발주한 국책사업 현장에 투입될 정도로 급성장한 업체로 SJM, 발레오만도, KEC, 상신브레이크, 유성기업 등 각종 노동 분쟁 현장에서 악명 높았던 기업이다. 별 생각없이 주변의 권유로 노조에 가입했던 김은희에게 이런 현실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사측에선 용역 동원해 노조에 폭력
“노조가 이렇게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어요.”

“그냥 여기서 노조가 생긴다고 주변에서 가입을 권유해서 함께하게 됐어요. 노동조합에 특별히 거부감이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별 생각업이 시작했어요. 그런데 노동조합을 파괴하려고, 용역깡패가 들어왔어요. 2010년 당시 공장 앞에서 싸운게 기억나네요. 조합원들이 코뼈가 부러지고, 병원에 실려가고 했어요. 저도 약간 다치긴 했지만 찰과상 정도였어요. 용역들의 폭력을 촬영하는 핸드폰을 빼앗으려고 해 지키다가 넘어지고 부딪혀서 다친 거에요. 그런 식으로 싸운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결국 싸우다 구치소까지 갔던 동료도 있었어요. 노조를 세울 때 방해가 많다 보니 노조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까 회의감도 들었어요. 당시엔 그런 걸 전혀 몰랐거든요. 노조만 만들어지면 그냥 순조롭게 가는 줄로만 알았어요. 노조가 이렇게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어요.”

2010년 11월에 열린 금속노조 상경투쟁에 함께한 한국쓰리엠지회 조합원들이 용역들의 폭력 사진 등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한국쓰리엠지회

피와 땀을 쏟으며 싸운 한국쓰리엠 노동자들은 사측의 압박이 전방위적이었다고 증언한다. 사측은 한국컨택터스의 폭력에 맞선 조합원 19명을 해고했고, 징계도 250여 건에 이르렀다. 노동조합 지도부를 상대론 2억 6천만 원에 이르는 손배·가압류로 압박했다. 조합원의 본가를 찾아가고 조합원들을 일일이 만나 노조 탈퇴를 회유하기도 했다. 전문 부서까지 만들어 전환배치를 통해 소위 강성 조합원을 격리하고, 업무에서 배제하는 방식으로 노조 탈퇴를 압박했다. 경력 십 년이 넘는 노동자들에게 풀을 베고 페인트칠을 하고 청소를 하는 업무를 맡기기도 했다.

노동조합을 처음 만들 때부터 외쳐왔던 여성 노동자 처우 개선과 관련해서도 한국쓰리엠에선 제대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여성 노동자들이 맡고 있는 검수업무가 대표적이다. 검수업무만 15년째 해온 김은희는 자신의 현실을 이렇게 설명했다. “필름 검수를 오래하다보니 이 정도면 나가도 되고,나가선 안 된다는 게 쉽게 판단돼요. 그런데도 회사에선 간단한 업무로만 취급합니다. 그래서 검수업무를 ‘IP 직군’이라고 아예 별도 직군을 만들어서 진급도, 승진도 없고, 아무리 경력이 오래되도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만 줘요. 기계를 만지는 일이나, 검수하는 일 모두 힘들다고 생각하거든요, 15년 동안 보람을 가지고, 많은 제품을 검사해왔어요. 어떤 면에선 누구도 하지 않으려는 일을 맡아온 건데 그에 맞는 대접을 안 해주네요. 사측에선 말로는 그런 노고를 인정한다면서도 절대 제도는 바꿀 수 없다고 해요.”

근무평가제로 노조 압박
얼마 전 임금 협상에선
임금 인상률 낮추자는 노조 제안에도
근무평가제 고수
“회사에선 근무평가제 폐지하면
관리가 힘들다고 해요.
말이 관리지, 결국 회사에
목소리 안내고, 자기들 하자는 대로
따라오게 노동자들을
조종하겠다는 거잖아요.”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 한국쓰리엠이 노조를 견제하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은 ‘근무평가제’다. 노조를 만들 당시부터 폐지 요구가 많았지만, 오히려 노조가 만들어진 이후엔 적극적으로 활용해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고 김은희는 증언한다.

금속노조 한국쓰리엠지회 여성부장 김은희 조합원이 22일 경기 화성시 한국쓰리엠 화성공장 노조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06.22ⓒ정의철 기자

“근무평가를 1차는 파트장이 하고, 2차는 팀장이 해요. 두 점수를 합산해 평가하는데, 조합원의 경우 파트장이 점수를 많이 주면 팀장이 점수를 적게 주는 경우가 많아서 늘 낮은 점수를 받아요. 근무평가는 절대평가가 아니라 부서에 고득점자와 저득점자 비율을 정해놓고 하는 일종의 상대평가거든요. 그런데, 늘 고득점은 비조합원, 저득점은 조합원 위주로 돼요.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많아요. 이렇게 근무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서 조합원들은 승진이 힘들어요. 노조를 처음 만들었을 때 조합원 중에 조장을 맡았던 이가 있었는데, 내려올 수밖에 없었어요. 노조를 만들면서 정직도 당하고 해서 근무평가가 낮아졌거든요. 지금은 조합원 가운데선 경력이 많아도 조장이 거의 없어요. 그래도 회사는 차별이 아니라고 해요. 정당한 근무평가에 의한 진급이라고 주장하거든요. 또 노동조합에선 매번 폐지를 주장하지만, 회사에선 폐지하면 관리가 힘들다고 해요. 말이 관리지, 결국 회사에 목소리 안내고, 자기들 하자는 대로 따라오게 노동자들을 조종하겠다는 거잖아요.”

지난 17일 열린 한국쓰리엠 사측과 노조의 협상 과정에서도 근무평가제는 가장 큰 논란이 됐다. 박근서 지회장이 22일 화성공장 조합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설명한 바에 따르면 지난 협상에서 사측은 임금 인상안을 제시하면서도 근무평가 등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차등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에 노조에선 차등 지급은 안 된다면서 차라리 임금인상률을 낮추더라도 정률 인상을 주장했다. 하지만, 사측에선 이 제안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노조에선 스스로 인상률을 낮출 정도로 파격적인 제안을 했음에도 사측이 이를 거부한 건 한국쓰리엠이 근무평가제만큼은 결코 놓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노조룰 먼둘 덩사 600명이 넘던 조합원은 1년 여 만에 100여 명으로 줄어들었고, 사측이 근무평가제 등으로 압박을 계속하면서 조합원 가입률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한국쓰리엠지회 확대간부토론회에 참석한 김은희 조합원(사진 제일 왼쪽)ⓒ한국쓰리엠지회

“현재는 조합원이 화성공장에 31명, 나주공장에 83명이에요. 많은 조합원들이 견디지 못하고 노조에서 탈퇴했어요. 그리고, 비조합원들은 사측이 무서워 노조 가입을 꺼려하고 있고요.”

“노조에서 가장 훌륭하고
위대한 사람 유형이죠.
‘진심’인 사람. 노조에도, 사람에도, 투쟁에도
가식없이 진심인 사람,
그런데 따뜻한 사람이 바로
김은희 동지에요.”

김은희는 함께 노조활동을 하던 이들이, 특히 노조에 함께하자고 자신을 이끌었던 동료가 먼저 탈퇴하면서 인간적인 상실감 때문에 힘들었다고 한다. “당시에 저희 조장이 먼저 노조에 가입하자고 제안을 했어요. 그런데 상황이 힘들어지니깐 먼저 탈퇴했어요. 너무 배신감이 컸어요. 그런 감정은 처음이었어요. 사람에 대한 신뢰감이 사라지면서 정말 힘들었어요. 사람들이 너무 밉고 싫어서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하고 고양이한테 정을 줬어요. 강아지와 고양이가 없었으면 어땠을지 몰라요.”

김은희는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던 그에게 사람이 아닌 강아지와 고양이가 힘이 되어 주었다는 고백을 언젠가 금속노조 모임에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김은희의 진솔담백한 고백은 함께 모여 노조활동이 힘들다고 울먹이면서 신세한탄을 하던 사람들을 와하하 웃게 만들었고, 그제서야 사람들이 편하게 얘기하기 시작했다고 엄미야 금속노조 경기지부 부지부장은 말한다.

“맞아, 맞아. 그땐 정말 (배신하고 떠나는 조합원들이) 인간 같이 안 보이지.”
“회사보다 조합원들 때문에 힘든것 같아.”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노조 간부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니까.”

엄 부지부은 당시 모임 현장에서 동료 노조 활동가들의 마음을 움직인 김은희의 힘을 이렇게 설명했다. “상급단체 소속인 제가 백마디 ‘힘내라’, ‘할 수 있다’라고 말한 것이 무색해지더라구요. 찐으로 겪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공감, 따뜻함, 그리고 이어지는 격려와 위로. 그게 김은희 동지가 가진 최고의 힘이라고 그 때 생각했어요. 어설픈 공감이나 어설픈 위로는 종종 사람들에게 상처가 되고, 자신의 힘듦이 별거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자존감이 더 낮아지고 하곤 하거든요. 그런데 김은희 동지는 달라요. 예전에 쓰리엠 노조 만들때 본인은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누가 ‘꼬셔서’ 막판에 가입을 했대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다 어려울 때 떠나더래요. 그때 어려웠는데 지금은 괜찮다. 이렇게 절대 말하지 않더라구요. 지금도 미운 사람도 있고, 심지어는 지금 같이 하는 수석부지회장도 자기 속을 얼마나 썩였는데 지금도 아웅다웅한다고 솔직히 말하죠. 그런데 눈빛에서는 애정이 뚝뚝 묻어나요. 노조에서 가장 훌륭하고 위대한 사람 유형이죠. ‘진심’인 사람. 노조에도, 사람에도, 투쟁에도 가식없이 진심인 사람, 그런데 따뜻한 사람이 바로 김은희 동지에요.”

“우리 목소리를 현장 안에서
낼 수 있다는 게 큰 보람이에요.
비조합원들은 불만이 있어도
목소리를 제대로 못내거든요.”

노조에 함께하자고 했던 이들이 나중엔 김은희에게 탈퇴하자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은희는 그런 제안을 “나는 끝까지 남겠다”면서 거부했다고 한다. 그 이후 11년 가까이 그 말에 스스로 책임을 지기 위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대의원으로 시작했던 노조 활동은 사무장이란 중책을 맡아 여러 해 일했고, 지금도 여성부장을 맡아 활동하며 자신의 말을 실천하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쓰리엠지회 여성부장 김은희 조합원이 22일 경기 화성시 한국쓰리엠 화성공장 노조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06.22ⓒ정의철 기자

힘겨운 여정이지만, 노조 건설 이후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들이 공장에서 일어났다. 가장 큰 변화는 회사에 당당하게 할 말은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 목소리를 현장 안에서 낼 수 있다는 게 큰 보람이에요. 비조합원들은 불만이 있어도 목소리를 제대로 못 내거든요. 이 때문에 주변의 비조합원들 가운데서도 노조 활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가 많아요. 그럴때 자부심과 보람을 느껴요.”

할 말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불합리했던 공장의 부조리가 바로잡히기 시작했다. “나주공장 등에선 친인척, 아는 동생, 고교동창, 고교후배 등 지역사회에서 얽혀있는 관계 때문에 제대로 체계가 서지 못했어요. 현장에선 ‘야’, ‘너’, ‘이 새끼’ 등 노동자들을 함부로 불렀어요.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막무가내로 16시간 작업도 하는 분위기였는데 노조가 생기고 나선 이런 일들이 없어졌어요. 법대로, 규정대로 이뤄져요. 또 작업복, 작업화 등 물품 지급도 바뀌었어요. 그전엔 달라 그래도 안 줘서 본인이 사비로 사서 쓰기도 했거든요. 심지어 볼펜 등 사소한 문구류도 다 개인이 샀어요. 당연히 개인이 사야하는 거로 알았는데 이제는 회사에 달 라고 하면 바로 지급이 돼요. 연차도 눈치가 보여 못쓰는 바람에 없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달라졌어요. 가끔 비조합원에겐 눈치를 주기도 하지만, 조합원에겐 절대 그러지 못하거든요.”

“노조활동이 활성화되는 건
청년들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일이기도 해요.
자녀를 키우는 조합원들에게
저는 항상 우리가 투쟁하지 않으면
앞으로 자녀들은 더 살아가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해요.”

이렇게 공장을 바꾸고, 임금을 인상하고,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한국쓰리엠 노조와 조합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를 바꾸고, 특히 자신의 딸과 같은 예비 청년 노동자들을 위한 일이라고 김은희는 믿는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2월 복직을 위해 희망뚜벅이 행진을 할 당시에 함께 한 김은희 조합원(사진 왼쪽에서 두번째)ⓒ한국쓰리엠지회

“청년들이 취직이 힘들다면서도 중소기업이나, 노동현장으로 가는 건 꺼려요. 청년들이 그런 현장에 가지 않는다고 욕할 수 있을까요? 노동이 대접을 잘받는다면, 일한 만큼 받는다면 청년들도 주저없이 그런 곳에서 일하겠죠. 노조활동이 활성화되는 건 청년들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일이기도 해요. 자녀를 키우는 조합원들에게 저는 항상 우리가 투쟁하지 않으면 앞으로 자녀들은 더 살아가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해요.”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노동자인 자신의 딸과 청년 노동자들에게 김은희는 이런 당부를 전했다. “노동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라고 얘기해 주고 싶네요. 그리고, 노동자로서 나의 목소리를 낼수 있고 들어주는 곳은 노동조합뿐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노동조합은 노동자 편이란 걸 꼭 기억했으면 해요.”

한국쓰리엠 화성공장에서 15년 넘게 일해온 김은희는 이제 정년을 9년여 앞두고 있다. 남은 정년까지 계속 일하고 싶다는 김은희의 꿈은 ‘신규조합원 가입’이다. 힘겨운 현실 때문에 벌써 10년여 동안 정체된 신입 조합원을 어떻게 하면 늘릴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 아직은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진 않지만, 가식없이 진심으로 자신의 약속을 묵묵히 지켜온 그는 조합원들에게 끝까지 함께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조합원들한테 하고픈 이야기는 이왕 하는 거 열심히 하자는 거에요. 끝까지 해야지요. 이제와서 그만 둘 수는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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