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낮 서울 강남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레벨-디(D) 방호복을 입은 <한겨레> 이승욱 기자가 진단검사를 위해 방문한 시민에게 안내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중복에 걸맞게 35~36℃까지 오른 폭염 속에서 레벨-디(D) 방호복 안쪽이 땀에 흠뻑 젖는 데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천막 아래 곳곳에 설치된 대형 선풍기는 부지런히 돌았지만, 방호복 안 더위를 식혀주진 못했다. 얼음팩도 1시간이 채 안 돼 녹아버렸다. 전날 역대 최다인 1784명이 신규 확진된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상황이다.
기자는 이날 아침 9시부터 낮 1시까지 선별진료소 의료진·행정지원인력과 함께 코로나19 진단검사 업무를 봤다. 아침 8시40분께 이미 선별진료소 앞에는 검사를 받으려는 이들 100여명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강남구 보건소 마당에 36㎡ 크기 천막 4개를 모아 만든 대기실은 방문객 50여명으로 가득 찼다. 대기실 주위에는 10m가량 3개의 줄을 마련했지만 이마저도 부족했다. “회사 출근 전 잠깐 검사받으러” 아침 7시30분부터 초등학생 딸과 왔다던 40대 여성이 9시 정각 가장 먼저 선별진료소 안으로 들어섰다.박준석 강남구보건소 주무관은 “오늘은 그래도 적은 편”이라며 “현대백화점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난주에는 주차장은 물론 주변 인도까지 줄이 이어졌다”고 했다. 대기업들이 모여 있고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구는 확진자도 많이 나오고 서울에서도 검사 건수가 가장 많은 자치구로 손꼽힌다.선별진료소에서는 의료진 10명, 행정지원인력 30명 등 40명가량이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오전, 오후, 야간으로 나눠 4시간씩 교대로 일한다. 6월까지는 선별진료소 운영시간이 저녁 7시까지라 일하는 시간도 지금보다 30분에서 1시간씩 짧았지만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선별진료소 운영시간은 2시간 늘어났다.
기자에게 맡겨진 일은 검체검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도입된 전자문진표 작성을 돕는 일이었다. 안내한 첫 검사자는 “병원에서 가족 간병을 하려면 코로나19 음성 확인서가 필요하다”는 70대 할아버지였다. 주소와 연락처, 주민등록번호를 물어보며 전자문진표를 작성했다. 레벨-디 방호복을 입고 안내하니,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안내시간이 길어질수록 옆 동료의 업무가 많아지기에 마음이 급해졌다.
폭염특보가 전국에 발효 중인 가운데 서울 낮기온이 36도를 기록하는 등 올여름 들어 가장 더웠던 21일 낮 서울 강남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선풍기와 아이스팩으로 더위를 견디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일을 시작한 지 1시간쯤 지나니 검사자 번호표는 300번대를 넘긴 상태였다. 줄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옷은 이미 땀으로 흥건하게 젖었다. “많이 더울 것 같은데 이거 안고 있으면 좀 괜찮아요.” 함께 전자문진표 작성 지원 업무를 한 김미영 주무관이 아이스팩을 건넸다. 더위가 잠깐 가시는 듯했지만, 곧바로 들어온 검사자 안내를 위해 아이스팩은 다시 내려놓아야 했다.2시간째를 넘기면서 고비가 찾아왔다. 레벨-디 방호복을 입고 계속해서 움직이다 보니 어느 순간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눈앞이 흐릿해지는 느낌이었다. 지난 15일 관악구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근무하던 공무원이 쓰러졌다던 뉴스가 떠올랐고, ‘남의 일이 아니구나’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결국 레벨-디 방호복을 벗고 긴팔가운 4종 세트(KF94 동급 호흡기 보호구, 장갑, 방수성 긴팔가운, 고글 또는 안면보호구)로 갈아입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하절기에는 레벨-디 방호복 대신 이런 복장 착용을 권장한다. 중대본 조사 결과, 선별진료소의 66%, 임시선별검사소의 47%가 이 복장을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선 건강증진팀장은 “작년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에다 음압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여름에도 모두가 레벨-디 방호복을 입었다”며 “그러다 보니 탈수 증세를 호소하는 직원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21일 낮 서울 강남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업무를 체험한 <한겨레> 이승욱 기자가 선풍기 앞에서 음료수를 마시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어느덧 정오, 선별진료소 온도계는 38℃를 가리켰다. 복장을 갈아입은 뒤 상태가 한결 나아졌지만, 물과 음료수를 연신 들이켜는데도 갈증이 가시지 않고 멍한 느낌이 들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선별진료소를 찾아 몰려온 이들을 안내하다 보니 오후 1시 교대시간이 금세였다. 마지막 번호표는 815번.장유리 강남구보건소 주무관은 “선별진료소 일을 하고 나면 돌아와 원래 일을 해야 하는데 더위로 땀을 흘린 뒤라 쉽지 않다”며 “검사를 하러 온 분들도 더위 때문에 얼굴이 상기돼 찾아오는데 그런 장면을 보면 마음이 안 좋다”고 했다.이날 기준 서울시에는 자치구 보건소에 있는 선별진료소 25곳과 임시선별검사소 53곳, 찾아가는 선별진료소 8곳이 운영되고 있었다. 기자가 일한 보건소 선별진료소는 그나마 낫지만 임시선별검사소와 찾아가는 선별진료소는 아스팔트 바닥 위 등에 임시로 설치된 곳들이 많아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중대본도 폭염경보가 발령되면 지방자치단체의 판단에 따라 낮 2~4시 사이 운영을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온도계 속 수은주도, 코로나19 확진자도 기록 경신이 한창인 만큼 선별진료소의 위태로운 일상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장 주무관은 “그래도 우리가 일하지 않으면 검사받을 곳이 없잖아요. 사명감 갖고 일해야죠. 최대한 주민들 도우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통일연구원 최규빈 인도협력연구실 부연구위원과 홍제환 북한연구실장은 20일 '북한의 SDGs 이행동향'에 대한 온라인 시리즈 보고서를 발표해 북한의 SDGs 실행의지와 접목할 수 있는 협력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사진-북한의 SDGs 이행동향 보고서 표지]
최근 북한이 유엔 관련 기구에 처음으로 제출하고 직접 설명한 'VNR'(Voluntary National Review, 자발적 국가리뷰) 보고서는 북한이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지속가능발전목표)라는 글로벌 규범을 이행할 의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통일연구원 최규빈 인도협력연구실 부연구위원과 홍제환 북한연구실장은 20일 '북한의 SDGs 이행동향:'자발적 국별 리뷰(VNR)' 보고서 내용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온라인 시리즈를 발간했다.
연구자들은 이에 따라 "앞으로 국제사회가 이러한 북한의 SDGs 실행의지와 접목할 수 있는 협력 방안 모색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며, "그러한 방안 중 하나로 국제사회가 북한의 국가통계 구축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을 보다 확대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북한 당국이 이번 VNR 보고서에서 '국가 SDGs 달성을 위해 양자 및 다자간 협력 강화'를 언급하고 '국제 표준지표와 방법론을 적극 수용할 것'이라며 통계 구축 역량 부족을 인정했다는 걸 적극 반영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것.
또 "현재 중단되어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협력사업도 북한의 SDGs 이행에 상당 부분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신속히 재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북한이 이번에 제출한 VNR을 계기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보편담론인 2030 의제 및 SDGs를 어떤 전략적 목표와 우선순위를 가지고 이행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SDGs 17개 목표 영역 [사진-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Voluntary National Review 갈무리]
북한은 SDGs의 국내 이행을 위해 17개 목표와 함께 95개 세부목표를 선별하고 132개 이행지표를 제시했다. 여기에 에너지, 농업, 식수위생, 환경에 대한 SDGs 의 중요성을 확인하면서 글로벌 지표의 53%가 북한의 SDGs에 수용되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사회주의 강국건설 목표와 경제발전5개년 전략(2016~2020) 달성을 위해 유엔의 SDGs를 북한의 국가발전목표(NDGs, National Development Goals, NDGs)에 통합시켰다고 하면서 당국의 우선 순위를 반영했다.
글로벌 규범인 SDGs가 북한에서 수용되는 과정에서 '현지화'(localization)가 이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예를 들어 북한은 2016년 7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4개의 국가발전목표인 △인민의 정부 강화 및 인민대중제일주의 구현 △과학과 교육을 기반으로 한 모든 부문의 발전 △자립과 지식경제 구축 △발전된 사회주의 문화 구축 등 각각에 해당하는 SDGs를 배치했다.
그러면서 폭력과 분쟁의 예방, 제도를 다루는 SDG16 영역과 개발재원, 기술, 역량강화, 무역, 제도적 문제를 다루는 SDG17 영역에 대해서 각각 '사회주의 체제 강화'와 '우호적 파트너십 개발'로 NGDs 목표를 재설정했다.
"SDGs 이행이 북한의 체제 유지 및 공고화라는 근원적인 목표와 분리되어서는 안된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또 이번 VNR을 통해 북한이 참여 의사를 밝혀 온 SDGs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이행 매커니즘의 수립도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VNR에서 북한은 유엔 SDGs의 기본원칙과 핵심전제를 재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이 주관하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국가 테스크포스'(National Task Force for Sustainable Development, NTF)와 6개의 기술위원회(Technical Committee, TC)를 조직하는 등 SDGs 이행체계를 공식화했다.
연구자들은 "북한은 내각 산하에 SDGs 이행을 위해 NTF를 핵샘축으로 두고 TC가 이를 보조하게 함으로써 전국 단위에서 SDGs가 이행되도록 제반 과정을 조정, 평가,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판단했다.
북한의 1인당 실질 GDP (단위 : 달러) [사진-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Voluntary National Review 갈무리]
북한의 연도별 곡물생산량 (단위 : 백만톤) [사진-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Voluntary National Review 갈무리]
5살 이하 어린이의 만성(파란색) 및 급성(빨간색) 영양부족 비율( 단위 : %)[사진-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Voluntary National Review 갈무리]
이번 VNR 보고서가 눈길을 끌었던 또 다른 이유는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북한의 사회경제적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제공되었다는 점이다.
VNR보고서는 2019년 북한 인구는 2,555만 여명, 2019년 북한의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는 335억 400만 달러라고 발표했다.
2015~2019년 실질 GDP는 연평균 5.1% 증가했으며, 1,317달러로 추산되는 1인당 실질 GDP는 같은 기간 4.6%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식량사정은 어떨까?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던 2019년 곡물생산량은 665만톤이었으나, 2020년에는 552만톤으로 100만톤 이상 감소했다고 밝히고 있다.
5살 이하 어린이들의 2020년 만성 영양부족 비율과 급성 영양부족 비율 모두 2017년에 비해 감소했으며, 모성 사망률과 5살 이하 및 신생아의 사망률도 2017년과 비교하면 2019년 현재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이번 VNR 보고서에서 특히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생산 감축, 농업 인프라 파괴, 토양 및 수자원 유실 등 부정적 효과에 노출되어 있다고 평가하면서 피해 최소화를 위해 국가재난감축전략 2019~2030(National Disaster Reduction Strategy, NDRS)을 마련했다고 하면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및 파리협정 이행을 강조했다.
지난 2016년 처음 제출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계획을 최근 수정해 2030년까지 국가감축 기여목표를 3,600만톤(15.6%)으로 제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김철수 기자 정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석방하는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구치소가 법무부에 보고한 광복절 가석방 심사 대상자 명단에 이 부회장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은 핵심 절차는 가석방심사위원회(심사위)의 최종 심사다. 심사위가 표결로 가석방 여부를 결정한 뒤, 법무부 장관이 허가하면 절차는 마무리된다. 법무부 장관이 심사위 결정을 거부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예규상 가장 기초적인 가석방 요건은 형기의 60% 충족 여부다. 법무부는 이달부터 가석방 요건 복역률을 60%로 완화했다. 이 부회장이 요건을 갖추려면 8월이 되어야 한다. 복역률 요건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심사 대상에 오른 것도 이례적이다.
기초 요건만 놓고 보자면 이 부회장이 8월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오르는 것이 별다른 문제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유죄가 확정된 이 부회장의 핵심 범죄가 정권 교체의 시발점이 됐던 ‘박근혜 국정농단’의 핵심인 정경유착이라는 자체만으로도 가석방의 정당성이 결여된다. 이 부회장의 재판 과정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정치권력과 부정한 청탁과 돈이 오간 사실이 인정됐다. 이 부회장이 지난 1월 18일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기간이 고작 6개월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의 수형 생활이 ‘모범적’이었는지 판단할 근거도 충분치 않다. 정당성을 넘어 다른 수형자들과의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기 어렵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입장문을 내 “대통령 탄핵을 불러온 국정농단과 경영권 승계 등을 위한 사익편취와 뇌물공여 등 범죄의 중대성, 교화 가능성, 재범가능성 등을 고려해도 가석방 논의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석연찮은 가석방 논의 과정, 정치가 법 절차에 개입하는 행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수면 위로 떠오른 과정과 집권세력의 태도는 매우 석연치 않다.
이 부회장의 실형이 확정된 이후 보수 야권을 중심으로 지난 봄 무렵부터 이 부회장의 사면론이 거론되기 시작됐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반도체 강자’인 삼성의 역할과 국가 이익을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사면이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청와대와 여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4월 말 삼성 일가가 12조 원의 상속세 납부 및 사회환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여론을 살피기 시작했다.
미중 반도체 패권경쟁 과열과 삼성의 상속세 납부라는 여러 가지 상황들이 맞물리면서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찬성 여론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대통령의 통치 행위인 만큼, 아무리 여론이 뒷받침을 해준다고 하더라도 사법정의 측면에서의 정당성 부재, 사후 역사적 평가 등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선뜻 사면 여론에 특정한 입장을 드러낼 수 없었다.
뜻밖에도 민주당 대선 주자였던 이광재 의원이 5월 중순 한 방송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여권에서 사면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삼성 등 대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약속한 직후인 6월 초에는 문 대통령이 4대그룹 대표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이 부회장 사면 요구에 대해 “고충을 이해한다”는 긍정도 부정도 아닌 답변을 내놓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4대 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문재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2021.06.02.ⓒ뉴시스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집권세력의 모호한 태도를 두고 한쪽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일었다. 취약한 정당성과 진보진영의 반대 여론 속에 집권세력에서는 사면의 대안으로 ‘가석방’이 거론됐다. 가석방은 형태상 대통령의 통치 행위와는 무관하다는 점에서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롭다.
그러나 사면을 시작으로 가석방이 거론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돌아봤을 때, 과연 이번 가석방 심사가 단순히 정치 행위와 무관하다고만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특히 공정한 심사를 필요로 하는 사법 절차인 가석방이 집권세력에서 대안으로 거론된 것 자체부터가 사법 절차에 대한 정치적 개입으로 볼 소지가 충분하다. 최종적으로 가석방이 이뤄질 경우 법 절차를 가장한 정치적 판단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참여연대 정책위원인 김남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개혁입법특별위원장은 최근 민중의소리와 인터뷰에서 “가석방 심사에 권한이 없는 정치권 인사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언급하면 심사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 부회장 한 사람을 위해 수많은 사람이 이용해야 하는 가석방 제도의 공정성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면’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가석방이 논의되는 그간의 과정은 법 집행의 형식을 띠면서 실질적으로는 사법의 공정성을 훼손하시키는 절차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집권세력은 이러한 현실을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전날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부회장이 8월이면 형기의 60%를 마쳐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마치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정당성을 실어주는 듯한 발언을 했다.
청와대와 정부 역시 법 절차를 핑계로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이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특정 인물의 가석방 여부는 절차와 시스템의 문제”라고 했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법무부에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법무부 장관이 법치주의의 원칙을 바로 세우지 못할망정 비겁하게 가석방심사위에 결정과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은 청와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집권세력의 정치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상식적인 의구심은 가석방 심사 결과로 그 진위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경실련은 “형집행법에 따른 가석방 요건을 충족해 추진한다는 핑계도 용납돼선 안 된다”며 “심사위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되고, 오히려 심사 대상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한다. 박 장관도 만약 심사위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신청하더라도 불허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북·북미관계가 교착된 상황에서 한미 양국이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군사훈련을 강행한다면, 한반도 정세는 걷잡을 수 없는 형국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그래서 국내외 단체들은 한미 양국에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주권방송은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의 대담 방송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위험성을 짚었다.
박 교수는 “8월에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하게 되면 북쪽에서 가만있을 수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박 교수는 현재 미국이 경제·정치·여론 면에서 새로운 전쟁을 감당할 능력이 없으며,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미국은 회복하기 힘든 참화를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박 교수는 “남북관계는 이제 많이 틀어져서 다시 복구하기가 좀 어렵다. 그래서 이것을 복구하는 데는 미국의 아주 적극적인 호응과 협조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교수는 통일이 되어야 진정한 평화가 온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통일을 향하지 않으면 진정한 평화가 되지 않는다. 전쟁 안 하는 것을 평화라고 하면 우리는 70년 동안 전쟁을 안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이게 평화인가? 바람직한 상태로 우리가 70년을 살았는가”라면서 “평화라는 건 서로 다름과 다름이 이해를 하고 선을 넘어서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나를 죽이고 지나가라’고 말할 정도로 강하게 훈련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지금 전쟁이 일어난다고 그러면 수십만, 수백만이 죽을 수도 있다. 세상에! 그래서 저는 8월이 위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