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31일 토요일

용산 미군기지 에워싼 함성 “국민의 목숨 짓밟는 외세의 그림자 이제 걷어내자”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11/01 [01:00]  

▲ 집회 참가자들이 성조기를 찢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 박한균 기자

 

▲ 녹사평역에서 열린 국민대회에서 대진연 학생들이 율동공연을 하고 있다.   © 박한균 기자

 

▲ 미군장갑차 사건 진상을 규명하라!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 김영란 기자

 

▲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국민대회  © 김영란 기자

 

▲ 녹사평역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들이 용산 미군기지 6번 게이트로 행진하고 있다.   © 박한균 기자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의 진상이 철저히 밝혀지고 책임자가 처벌받는 그 날까지 우리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이 땅에서 우리 국민이 미군에 의해 무참히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 파렴치한 주한미군을 일벌백계할 것이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한국진보연대, 한국청년연대, 민주노총 통일위원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국민주권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군문제위원회 등 시민단체가 31일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10.31 국민대회(이하 국민대회)’를 열었다. 

 

대진연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규명단(이하 진상규명단)이 농성을 마무리하면서 시민단체들과 함께 집회를 연 것이다.

 

국민대회는 결의문에서 “주한미군이 군홧발로 이 땅에 들어온 지 어느덧 7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여 우리 국민의 목숨을 짓밟는 외세의 그림자를 이제는 반드시 걷어내야만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민대회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전쟁기념관 앞과 녹사평역 두 군데로 나눠 진행했으며, 집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용산 미군기지 담벼락을 따라 풍물패와 만장을 들고 행진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성조기를 찢는 상징의식을 했다. 

 

▲ 국민대회는 장갑차 사건으로 사망한 분들을 기리는 묵념으로 시작했다.   ©박한균 기자

 

◆ 전쟁기념관 앞에서 한미연합사까지

 

  © 김영란 기자

 

▲ 대학생들의 노래공연  © 김영란 기자

 

▲ 결의문 낭독  © 김영란 기자

 

김수형 진상규명단 단장은 두 달 가까이 진행한 농성 투쟁 보고를 했다.

 

김 단장은 “진상규명단은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촉구하는 활동을 지난 9월 8일부터 지금까지 진행했다. 동두천과 포천 시내 곳곳을 다니면서 국민을 직접 만나 진상규명, 책임자처벌을 함께 외쳤다. 더불어 수많은 시민사회단체, 대학생 단체들과 함께 연대하며 기자회견을 비롯한 투쟁을 해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단장은 이번 미군 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5,000여 명이 넘는 국민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도 미군에 의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지 않는 사회를 위해 열심히 투쟁하겠다”라며 투쟁 결의도 밝혔다.

 

▲ 김수형 진상규명단 단장(위), 이규재 범민련남측본부 의장(아래)  © 김영란 기자

 

이규재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의장은 “의로운 대학생들의 투쟁에 격려를 보낸다.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라며 대학생들을 격려했다. 

 

이 의장은 “주한미군이 우리 민족에게 해를 끼친 것을 강의한다면 대학교 4년 내내 해도 모자랄 것이다. 주한미군을 철거시키고 통일의 그 날까지 더 크게 투쟁하자”라고 강조했다. 

 

양희원 강원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은 이번 사건 원인이 2003년 합의한 훈련안전조치 합의서를 지키지 않은 주한미군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양희원 회원은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될 때까지, 우리 국민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 때까지 투쟁하자”라고 호소했다. 

 

이진아 경인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은 미2사단 폐쇄하라는 내용으로 발언을 했다.   

 

이진아 회원은 “매년 수백 건의 주한미군 범죄가 발생한다. 올해 주한미군이 저지른 범죄가 440건이나 된다고 한다. 이는 하루의 한 건 이상인 꼴이다. 주한미군기지는 범죄 집합소와 같다. 이런 미군이 우리 땅을 자유롭게 들락날락 할 수 있게 가만히 놔둬서 되겠는가”라며 주한미군 범죄의 심각성을 짚었다

 

이어 이진아 회원은 “모두가 입을 모아 이번 미군 장갑차 추돌 사건은 이미 예견된 사고라고 말한다.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될 때까지 사고를 일으킨 미2사단, 당연히 폐쇄해야 한다. 제대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못 한다면 또 다른 장갑차 추돌사건, 주한미군 범죄가 발생할 것이다. 피해자는 바로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다.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미 2사단 당장 폐쇄하라”라고 주장했다.

 


▲ 전쟁기념관에서 한미연합사까지 행진, 풍물패가 앞장섰다.   © 김영란 기자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들은 한미연합사 입구까지 풍물패를 앞세우고 “포쳔장갑차 사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하라”, “진상규명될 때까지 미2사단 폐쇄하라”, “주한미군은 훈련안전조치 합의서 이행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 녹사평역에서 용산 미군기지 6번 게이트까지    

 

▲ 국민대회 참가자들  © 김나현 통신원

 

▲ 김은주 진보당 강북구위원회 위원장  © 박한균 기자

 

▲ 대학생들의 노래공연  © 김나현 통신원

 

김은주 진보당 강북구위원회 위원장은 “1992년 윤금이 씨 살인사건, 2002년 효순이 미선이 미군장갑차 압사사건, 2005년 김명자 씨 트럭 압사사건, 2014년 택시기사 폭행, 술 취해 캐리비언 여직원 성추행 2020년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바로 미 2사단이 저지른 만행이다”라며 미 2사단의 범죄행위를 짚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더 이상 우리 국민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될 때까지 미2사단을 폐쇄해야 한다. 주한미군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함께 싸우겠다”라고 투쟁 의지를 피력했다. 

 

장미란 대구경북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은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의 내용으로 발언했다. 

 

장미란 회원은 “주한미군은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건 이후 훈련안전조치 합의서를 합의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주한미군은 장갑차 등 전술 차량이 이동할 때 한 번도 호송 차량을 요청한 기록이 없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예견된 사건이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이 사건뿐만 아니라 그동안 주한미군의 범죄에 대해 명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국민이 주한미군에게 속수무책으로 맞고, 죽어갔던 우리 사회 악순환을 끊어내자”라고 호소했다. 

 

이상미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은 “미 2사단은 그동안 수많은 범죄를 저질렀다. 우리가 입에도 담기 힘든 잔인한 범죄 모두 미 2사단이 저질렀다. 미군이, 미 2사단이 우리 땅에 있는 한 우리 국민은 계속 죽어 나갈 것이다. 이번 장갑차 사건을 계기로 미 2사단을 폐쇄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라며 미 2사단 폐쇄를 요구했다. 

 

▲ 결의문 낭독  © 박한균 기자

 

▲ 녹사평역에서 용산 미군기지 6번게이트까지 행진하는 참가자들  © 박한균 기자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녹사평역에서 용산 미군기지 6번 게이트까지 거리연설과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아래는 이날 집회에서 낭독한 결의문이다.

 

-------------아래----------------------

 

지난 8월 30일, 미2사단의 안전조치 미이행이 소중한 우리 국민 네 분의 목숨을 앗아갔다. 어두운 밤 국방색으로 칠해진 미군 장갑차가 호위 차량도 동원하지 않은 채로 일반국도를 활보하고 있었던 것이다.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건 이후 2003년 한미 당국이 공식적으로 체결한 ‘훈련안전조치 합의서’의 내용이 버젓이 존재함에도 미2사단은 이를 전혀 지키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참변이 발생하고 말았다. 

 

이번 사건 이후, 가해자인 미2사단은 수사 당국으로부터 제대로 된 조사 하나 받지 않았고 오히려 주민들의 반대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지 못하다며 적반하장 식 태도를 보였다. 

 

이처럼 우리 국민의 생명을 파리 목숨만도 못하게 여기고 있는 자들이 바로 주한미군이다. 두 여중생이 장갑차에 무참히 짓밟혀 죽어도, 본인들의 안전조치 미이행으로 우리 국민 네 분이 돌아가셔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파렴치한 이들이 바로 주한미군이다. 

 

이 같은 주한미군의 막무가내식 만행이 계속되어도 목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외교부와 국방부 등 우리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할 대한민국 정부는 미군의 범죄 사실을 묵인하고 방조할 뿐이었다. 미2사단이 약속을 어겼지만 처벌할 수 없다는 포천경찰서의 말은 어불성설이며 절대 정상적인 사회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 이러한 모순된 현실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 

 

우리 국민은 언제까지 이토록 허탈하게 죽어야 하나. 미군은 우리 국민을 죽여놓고도 왜 처벌 하나 제대로 받지 않아야 하나. 언제든지 내 가족이, 내 친구가 이토록 허탈하게 미군에 의해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참변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사건을 결코 모른 체하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손바닥으로 결코 하늘을 가릴 수 없듯, 수십 년간 불평등한 SOFA협정의 그늘에서 자행됐던 수많은 주한미군의 죄행들을 우리는 더 이상 묵인하지 않을 것이다. 

 

주한미군이 군홧발로 이 땅에 들어온 지 어느덧 7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여 우리 국민의 목숨을 짓밟는 외세의 그림자를 이제는 반드시 걷어내야만 한다. 

 

국민이 평화의 품 안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주한미군 범죄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위해 우리는 계속해서 행동하며 목소리 낼 것이다.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의 진상이 철저히 밝혀지고 책임자가 처벌받는 그 날까지 우리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이 땅에서 우리 국민이 미군에 의해 무참히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 파렴치한 주한미군을 일벌백계할 것이다.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라!

진상규명 · 책임자처벌 이뤄질 때까지 미2사단 폐쇄하라!

책임자처벌 및 재발방지책 마련 시까지 모든 장갑차 기동 금지하라! 

 

2020년 10월 31일

국민대회 참가자 일동


김종철 "검찰개혁을 알리바이로?…양심적 검사들 등돌린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 인터뷰] "文정부 개혁 흐지부지…불평등 바로잡겠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의 긴 이야기는 이렇게 요약된다. '문재인 정부가 잘못하는 것'으로는 검찰개혁, 노동, 성평등 문제 등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검찰개혁이 집권세력의 개혁성을 증명하는 알리바이냐"며 "검찰개혁이 '검찰 길들이기'로 가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검찰개혁은 공수처가 핵심이고, 정의당은 공수처 출범을 방해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고 싸울 것"이라면서도 "정권 연루 사안을 수사하면 '적폐'라는 식의 얘기는 말도 안 되는 것이고 수사는 성역 없이 해야 한다. 검찰개혁의 목표가 '여당은 건드리지 말라'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 감찰 지시 등에 대해서도 "추 장관이 진중하지 않다"며 "검찰개혁을 '추미애-윤석열 파워게임'으로 전락시키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 역시 "국정감사에 작심하고 싸우러 나왔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노동·부동산 등 의제에 대해서는 "개혁이 흐지부지되고 있는 문제가 가장 크다"며 플랫폼 노동 등 환경 변화에 대한 정부·여당의 침묵, 주 52시간제 도입 1년 6개월 유예 등을 매섭게 비판했다. '부동산 문제에 정부는 손을 떼라'는 보수진영의 목소리를 정면 반박하면서도, 오히려 종부세 축소 주장이 여권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도 비판했다.


성평등 문제에 대해서도 "서울·부산시장 선거 원인이 된 성 비위 사건에 책임지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고, 정의당이 낙태죄 폐지 이슈에 당력을 집중해 싸울 것임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정의당의 전략적 목표가 "진보가 세상을 바꾼다"는 명제를 널리 알리는 것에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특히 '조국 사태' 이후 사회 정의에 대한 요구가 공정으로 축소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공정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정치는 불평등을 바로잡는 게 주된 의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30일 국회 정의당 당 대표실에서 가진 김 대표와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김종철 정의당 대표. ⓒ프레시안(최형락)

"문재인 정부, 문제는 '개혁 흐지부지'…검찰개혁이 '개혁성 알리바이'냐"


 

프레시안 : 취임을 축하드린다. 김 대표는 취임 후 문재인 정부에 대해 '비판할 것은 하겠다'는 자세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정부·여당의 국정운영 가운데 무엇이 가장 문제라고 보나?


 

김종철 : '흐지부지'가 가장 크다. 노동 문제에서 주 52시간제 문제가 있는데, 가장 절실한 사람들은 오히려 중소·영세기업 노동자들인데 52시간제 적용을 1년6개월 유예시켜 버렸다. 사실상 올 연말이 지나야 50인 이상 사업장에 확대적용되고, 50인 이하는 내년 연말까지 가야 한다. 그나마 계속 유예시키면 할 수가 없다. 차라리 애초에 '52시간'을 못박지 말고, 첫 해에는 58시간으로 하되 대신 예외를 두지 않고 중소기업까지 적용했어야 했다. 그리고 다음해부터 56시간, 54시간으로 줄이다가 마지막에 52시간으로 하면 됐지 않나. 처음에는 기세등등하게 '하겠다'고 했다가 유야무야되는 게 너무 많다.


택배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으로 거론되는 생활물류서비스법도 이번에 민주당이 낸 법안은 뭐가 살짝 빠졌더라. 예를 들어 여객운수노동자들은 근무 후 11시간 연속 휴게 시간을 갖게 하는 게 (사용자의) 의무인데, 택배노동자들에게도 그 조항을 준용해서 7시간 연속 휴식을 보장하는 등 실질적 과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 다만 이 부분은 소득과 연관돼 있어 택배노조 측과 얘기해 봐야 할 것이다. 이스타항공 문제도 노동자들을 만나보면 본인들 생존 문제가 해결될지 걱정이 많고 그게 단식투쟁의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가 지원을 해 주면 기업이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


 

부동산 문제도 그렇다. 다주택 종부세는 올해 7월에서야 정상화된 것이고, 이어 공시지가 정상화로 가야 하는데 다시 고가주택 기준이 9억이냐 6억이냐 하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러다 또 흐지부지된다. '우리 정권에서 논란은 없다'는 태도다. 자신들의 개혁성은 검찰개혁만으로 '알리바이'를 삼고 있는 것 같다.


 

프레시안 : 보수진영에서는 부동산 문제를 놓고 '시장에서 손을 떼라'고 하고 있다.


 

김종철 : (한숨) 부동산은 아무리 싼 부동산이라 해도 비싼 재화다. 가장 비싼 재화이면서 필수 생활수단이다. 국가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 시장에만 맡기라? 더 난리가 난다. 보수진영은 그런 얘기를 할 자격이 없다. 이명박 정부 때 보금자리 150만 호 공급하겠다고 하고 (공공주택 확대 방향을 잡았으나) 박근혜 정부 때 사실상 폐기시켰다. 건설사 이윤이 안 남는다고 다 뭉개버리고, 공공주택 공급을 날려버린 것이다. 그런 그들이 말하는 주거정책은 말도 안 되는 것이다.


프레시안 : 부동산 문제는 '공정'이라는 화두와도 연결된다. 시민들은 자신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고통받는데 고위공직자나 힘 있는 사람들은 다주택을 보유한 것을 보고 배신감을 느낀다.


 

김종철 : 정권 참여 세력들이 사실은 자신들도 기득권 연합에 동참하고 있으면서 그렇지 않은 척 하는 것이 문제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방패막이 삼아서 '우리가 그래도 국민의힘보다는 낫지 않느냐'고 포장하면 안 된다.


프레시안 : 부동산 문제도 있지만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로 현 집권세력에 대한 비판하는 집단들이 가장 앞세우고 있는 구호가 '공정'이 됐다. 사회 정의에 대한 요구가 단지 절차적 공정으로 축소 제기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이에 대한 정의당의 입장은?


 

김종철 : 불공정 이슈는 당연히 제기될 수밖에 없다. 모든 국민은 태어날 때부터 불공정하다. 어느 지역에서 태어났느냐, 남성이냐 여성이냐, 이런 차이가 불공정을 낳는다. 그 결과로 발생하는 불평등을 어떻게 결과적으로 공평하게 만드느냐가 정부의 역할이고 정치의 역할이다.


 

불공정 문제는 그 자체로는 쉽게 개선될 수 없다. 어떤 시험 하나가 공정하게 치러지느냐 아니냐, 여기에 포커스가 갇히면 안 된다. 인천공항공사 사례를 보면, 입사 루트 하나하나가 불공정하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보다 그 시험을 봐서 공기업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게 중요하다. 0.1%의 쟁점을 가지고 '이것이 해결되면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 하면 안 된다.


 

프레시안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은 이른바 2030 세대의 요구를 '결과의 평등은 바라지도 않는다. 시험만이라도 공정하게 보게 해달라'는 것으로 요약 진단해 제시하기도 했다.


 

김종철 : 그런 문제의식이 나쁜 것은 아니다. '내가 노력해서 잘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문제의식은 긍정적이다. 다만 구조적으로 그게 불가능한 사회가 됐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시험의 공정성을 얘기하지만, 아무리 입시를 공정하게 해도 사교육의 힘, '부모 찬스', 기득권 네트워크의 힘이 자연스럽게 작용하는 것을 극복할 수는 없기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나 정치는 불평등 문제를 제대로 바로잡는 게 주된 의무여야 한다.  


 

ⓒ프레시안(최형락)

"검찰개혁이 '검찰 길들이기'로 비쳐…추미애 진중하지 못하다"


 

프레시안 : 정부·여당이 과감한 개혁을 주저하면서 자신들의 개혁성을 입증할 '알리바이'로 검찰개혁을 내세우고 있다고 조금 전에 김 대표가 말했는데, 정부·여당의 검찰개혁 방향 자체는 어떻게 평가하나?


 

김종철 : 검찰개혁 핵심은 공수처다. 저희는 공수처 출범을 방해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고 같이 싸울 것이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이헌 변호사 등이 공수처장 추천을 지연시키거나 한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예를 들어 정권이 조금이라도 연루된 것을 검찰이 조사하려 하면 '(검찰이) 적폐다'라고 하는 건 맞지 않다. 대표적으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말 한 마디, 편지 한 장으로 우리나라 집권당, 제1야당, 법무장관까지 들썩들썩 하는 게 맞나? 희대의 사기 피의자에 부화뇌동하는 것으로 검찰개혁 필요성을 얘기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그런 검찰개혁을 알리바이로 정권의 개혁성을 입증하려고 하지 말라.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성역 없는 수사를 해야지, (이 사건 수사를 두고) '윤석열 물러나라', '이쯤 되면 물러날 때가 됐는데 윤석열이 참 질기다' 이런 뉘앙스를 주는 게 국민들 보기에 얼마나 한심한가.


 

프레시안 :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 감찰 지시를 놓고는 검찰 안팎에서 '검찰 중립성·독립성을 흔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추 장관의 최근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김종철 : 검찰개혁의 목표가 '여당은 건드리지 말라'는 것으로 비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 추 장관 수사지휘권 행사에 문제제기를 하면 다 나쁜 검사냐? 그렇지 않다. 이복현 부장검사를 예로 들면, 이 부장검사는 한때 이명박·박근혜 수사하다가 좌천되기도 했고 박 전 대통령이 감옥을 가게 한 일등공신이다. 또 삼성 문제를 끈질기게 파서 재판에 넘긴 검사다. 이런 검사마저도 '너희들도 검찰이니까 용납할 수 없다', '여당에 대드는 검사는 용납하지 않겠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결과가 어떻게 되겠나?


 

제가 당 대변인일 때 한 번 논평을 하기도 했지만, 추 장관 행동이 진중하지 않다. 검찰개혁 와중이라고 해서 추 장관을 비판하는 것이 마치 검찰 편을 드는 것처럼 봐서는 안 된다. 검찰개혁이라는 과제를 '추미애-윤석열 파워게임'으로 전락시키면 안 된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나름 개혁적인 검사들, 나름 양심적으로 해왔던 검사들마저 등을 돌리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금 보여주고 있는 추 장관의 모습, 정권의 모습이 (자칫) '검찰 길들이기'로 가서는 안 된다. 그렇게 보이는 게 대단히 우려스럽다.


 

프레시안 : 윤석열 총장의 국정감사 발언을 놓고도 정치와 완전히 선을 긋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있다. 대검 국정감사를 어떻게 봤나?


 

김종철 : 윤 총장이 작심하고 싸우러 나왔더라. 자기가 맺힌 게 있으니까 그랬을 것 같다. 다만 정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자기 자유라고 하지만 권력기관장, 특히 검찰총장이 그렇게 한 데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사실 윤 총장이 정치를 한다고 해도 정치적·정책적으로 보면 잘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저런 식으로 정치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프레시안 : 윤 총장이 검찰개혁의 주체에서 대상이 된 것은 시기적으로 보면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다. 비단 '추미애-윤석열 갈등'뿐 아니라 그때 이후로 시민사회, 진보진영 내부도 분열·갈등을 되풀이하고 있다. 공개적 논쟁을 통한 갈등의 치유도 정치의 역할인데, 해법이 뭘까? 


김종철 : 지금도 무슨 '조국이냐 아니냐' 이런 것으로 싸우는 건 아닌 것 같고, 다만 당시 시민들이 조국 사태에 분노한 이유 중의 하나는 '아무리 공직자이고 정치인이지만 한 사람을 저렇게 털 수도 있구나', '한꺼번에 수십 군데를 압수수색하고 박살낼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본 것이다. 그런 면에서 검찰개혁 과제가 있다. 제 주변의 아주 괜찮은 사람들도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며 검찰에 이를 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저렇게 한 사람을 완전히 끝장내겠다는 생각으로 국가 권력을 동원할 수 있느냐' 하는 데 분노한 것이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그때 어떻게 했어야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공수처를 중심으로 검찰개혁이 추진돼야 하고, 그러면서도 '여당을 압박하는 검찰은 가만두지 않겠다'는 행태 역시 버려야 한다.


 

프레시안 : 큰 원칙을 지키면 자연스레 문제가 풀리리라는 주장으로 이해된다. '조국 사태'와 관련해 불거진 또 하나의 현상은, 진보진영 내에서도 금태섭 전 의원, 진중권 전 교수 등이 정부·여당을 본격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이들의 문제 제기는 크게 보면 정치적 자유주의의 범주 안에 있다. 진보진영의 문재인 정부 비판이 흡사 자유주의적 목소리에 독점되고 있는 상황인데, 진보정당인 정의당의 입장에서 이 현상을 어떻게 보는지.


김종철 : 자유와 인권은 가장 중요한 가치다. 그게 제일 먼저다. 물론 재산권적 자유주의 같은 주장은 제한돼야 한다고 보지만, (정치적 자유주의의 측면에서) '내로남불은 안 된다' 이런 주장은 모두가 동의하는 것이다. 다만 자유주의적 문제제기가 여론을 독점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금 전 의원의 문제제기는 일정 정도 타당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반성이지 않나? 조국 인사청문회 때 '이건 잘못된 것이다'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 '왜 우리 진영에 서지 않느냐'고 하는 건 'O 아니면 X' 둘 중에 하나만 고르라는 것 아니냐. 그것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히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어떤 측면에서는 정의당의 존재 이유와도 연결된다고 본다. 'A당 아니면 B당 중에 고르라'고 하면 'C당'인 정의당은 존재 가치가 없지 않나.


 

프레시안 : 금태섭·진중권 등 진보진영 내의 비판적 목소리가 조명되는 배경으로,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팬덤 정치' 문화가 지적되기도 한다.


 

김종철 : 제가 볼 때 여당 지지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런 비판이)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이 재집권하는 데 기여하고 그로 인해 '이명박근혜' 시대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건 저희도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을 무작정 지지하자'라는 것은 현실에 안주하는 것에 불과하다. 현실에 안주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비판은) 그래서 앞으로 나가려는 것이다. 지난한 과제다.  


 

ⓒ프레시안(최형락)

"당헌개정하면 끝? 민주당, 성평등 생각 있나"


 

프레시안 : 정부·여당에 대한 시민사회, 특히 진보진영의 비판 지점 가운데 하나는 페미니즘(여성주의)에 대한 소극적 태도다. 특히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고 이후,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 연대 문제를 두고 정의당이 여권 지지자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정의당 내에서도 이전 지도부 때 넥슨 성우 문제를 놓고 탈당 등 내홍이 있었다.


 

김종철 : 페미니즘·성평등 사안에서 성평등주의는 우리가 계속 가져가야 할 가치다. 그런데 이게 논란이 되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다른 정당들이 그 문제에 아무 책임을 지지 않고 말도 안 하기 때문이다. (편집자 : 넥슨 사태 때 논평을 낸 원내정당은 정의당이 유일했다.) 아주 중요한 사건이 벌어졌고 문제가 있는데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원인이 (자당 소속 단체장의) 성 비위 사건인데도 '당헌당규 개정하면 끝'이라는 식이다. 책임지지 않는 태도다.


 

낙태죄 문제도 마찬가지다. 과연 헌재 결정이 없었으면 민주당이 낙태죄를 건드리기라도 했겠나? 여전히 임신중지를 선택하는 여성들은 고통받고 있고, 불법으로 내몰리고 있고, 그런데도 드러내놓고 싸우기도 힘들다. 당사자들도 고통스럽고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종교계 눈치만 보면서 아무 얘기를 안 하고 있다가, 헌재 결정이 나니까 하긴 하는데 정부도 여당도 '그래도 여전히 낙태는 죄다'라고 하고 있다. 12월까지 정의당이 세게 싸울 것이다.


박원순 시장 조문 때 있었던 일은 죽음에 대한 감정적 문제고, 류호정·장혜영 의원을 비판하는 당원들도 두 의원이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거나 피해자 편에서 발언한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고 본다. 탈당한 사람들도 피해자 보호를 반대한 게 아니라 '조문은 그냥 안 가면 되지 꼭 안 간다고 공개적으로 말을 했어야 하느냐' 이런 거였다. 당 내에서는,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성평등으로 가야 한다'는 것에 대부분 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자연스럽게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문제와도 연결되는데, 당 대표 취임하자마자 일성으로 '보선은 지도부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보선 선거전략은?


 

김종철 :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이다. 서울시장 선거 TF를 만들 것이고, 아직 구성이 다 안 됐지만 제 책임 하에 끌고가려고 한다. 정책부터 준비할 것이고 특히 서울의 주거 문제에 대해 강력한 대책을 낼 것이다. 후보로 나설 인물도 많다.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 출신인 권수정 서울시의원, 정재민 서울시당 위원장, 이동영 전 관악구의원 등이 있어 서울시 선거는 자신이 있다.


 

부산은 '기후위기 공동정부'를 만들자고 (민주당·국민의힘이 아닌) 다른 정당들과 함께하려 한다.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출신인 김영진 부산시당위원장이 있고, 박주미 전 부산시의원도 있다. 서울, 부산 모두 단일화 없이 완주한다.


 

ⓒ프레시안(최형락)

"선명한 진보로 세상 바꾸겠다…노동 유연화? 검토할 수 있다" 


프레시안 : 보궐선거에 이어 내후년 대선이 있다.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의당 내 대선주자로 본인도 있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는데, 대선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그리고 '대선주자 김종철'을 상징하는 말이 있다면?


김종철 : 목표는 물론 당선이고(웃음), '진보가 세상을 바꾼다'는 게 저의 슬로건이다. 제가 당 대표로 당선된 이유도 '김종철이 되면 뭔가 바뀌겠다'는 것, 제가 상대 후보보다 더 과감하게 선명한 진보를 얘기했다는 것이다. 국민들도 세상을 바꾸기 원한다. 더 진보적인 것이 세상을 더 잘 바꿀 수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높은 지지율이 나오고 있는 게 그래서 아니겠나.


 

프레시안 : 이낙연 대표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김종철 : (이 대표 개인에 대한 평가보다도) 솔직히 말하면 큰 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할 때가 돼서 힘이 빠졌을 때의 민주당이 걱정이다. 과연 뭘 하려고 할지. 전반적으로 문 대통령이 갖고 있는 개혁적 이미지가 있는데, 거기서 '개혁'이 탈각되면 진중함만 남지 않겠나. 그러면, 진중하기만 하면 세상은 안 바뀌는 것 아니냐.


프레시안 : 대표 취임 후 '진보의 금기에 도전하겠다'고 하면서 연금개혁, 노동개혁 등 의제를 제안했다. 노동시장 개편에 대한 구체적 의견은?


 

김종철 : 구체적인 것은 말을 좀 아끼려고 한다. 지금 노동시장에는, 이전 구조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노동자들이 굉장히 많다. 자영업자-노동자가 구분이 안 되고, 사용자가 누구인지 애매한 플랫폼 노동, 프리랜서, 특수고용직이 늘어났다. 이런 분들을 포괄하기 위한 노동개혁이 필요한 것은 맞다. 기존의 정규직화만으로는 개혁 목표가 달성될 수 없기 때문에 '노동의 유연화'라는 것을 검토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드시 관철돼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 노동이사제가 대표적이다. 또 실업이 많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실업급여 기간 확대와 액수 상향, 국가의 재취업 교육과 재고용 알선, 산별협약 전국 적용 등도 전제돼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이런 얘기를 나눌 의사가 있느냐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대위원장 혼자서 떠드는 느낌이고 그 당 내부에서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민주당은 예전에는 그런 얘기를 하고 싶어하긴 했으나 집권 이후에는 '절대로 논란을 만들지 않겠다'는 태도만 보인다. '우리 정권에서 논란은 검찰개혁뿐'이라는 식이다. 그런데 자칫 우리가 이 얘기를 앞장서 주도하다보면 갑자기 우리가 노동계와 티격태격하는 양상이 된다.


프레시안 : 취임 인사차 김종인 위원장을 찾아가서 나눈 대화에서 산별교섭 도입 등 북유럽식 노동시장 모델을 언급한 점이 인상깊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플랫폼 노동 등 환경 변화와 1930년대식 산별노조 체계가 잘 조화될지 의문이 있다.


김종철 : 그런 부분은 산별노조 협약으로는 안 된다. 새로운 노동자들의 어려움은 소득이 안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택배 노동자 문제도 그렇고, 과로·장시간노동 등이 전제가 돼야 한다. 이것에 대처하려면 전국민 고용보험을 확대해야 한다. 저희는 고용보험도 '전국민 소득보험' 등으로 이름을 바꾸려고 하는데, 실업보험 체계 개편을 해야 한다.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플랫폼 노동자, 나아가 자영업자까지 2700만 취업자 모두를 포괄할 수 있는 새로운 보험제도가 들어와야 산별협약(이 메우지 못하는 부분)이나 소득 감소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프레시안 : 군인·사학연금의 국민연금 통합 의제도 제기했는데, 고령자 대상 기초연금이나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기본소득제 도입 문제와 연계된 구상인지?


 

김종철 : 우선 우리 당은 기본소득을 도입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 정신, 누구에게나 기본적 소득이 있어야 한다는 정신은 공감한다. 전국민에게 일정 수준 소득을 유지하게 하는 '소득보험' 등이 하나의 방편이고, 기초노령연금도 지켜가면서 액수를 상향해야 한다.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의 국민연금 통합과 함께 국민연금 자체 개혁도 필요하다. 당에 '연금개혁 본부'를 만들어 총체적 안을 내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프레시안 : 총선에서 사상 초유의 '위성 정당'이 등장한 것에 대해 정의당은 민주당·국민의힘 양당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그런데 총선 후 나오는 얘기는 '이게 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이다. 그걸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김종철 : 취임하자마자 선거법 개정하겠다고 하면 '정의당은 맨날 선거법 얘기만 하느냐'고 할 것 같아 시간을 좀 두려고 하는데, 큰 틀에서 보면 연동형이 문제가 아니다. 위성정당이 연동형 비례제의 취지를 없애버린 게 문제다. 연동형 비례제를 헌법에 못박는 개헌, 의석 수를 늘려 비례대표 의석을 100석 확보하는 것, 아니면 의석 수는 유지하되 위성정당이 발붙일 수 없게 하는 조항을 현행법에 삽입하는 문제 등 여러 층위의 대안이 있고, 이를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 민주당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없애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하면 희대의 야합이 되지 않겠나.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03015524512579#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단독인터뷰] 한진택배 유족 “지병으로 사망? 숨지기 전날 검진 이상 없었다”

 “사망원인은 심야 노동에 의한 과로사”

강석영 기자 getout@vop.co.kr
발행 2020-10-31 18:28:36
수정 2020-10-31 18: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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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택배 ‘운송 노동자’가 지난 27일 심야 노동 중 사망한 데 대해 한진택배 측이 지병을 문제 삼자 유족 측은 “사망 전일 정기검진에서 아무 이상이 없었다”라고 반박했다. 심야 노동에 의한 과로사로 사망했다는 유족 측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진택배 협력업체인 Y 물류 소속 트레일러 운전사인 김 모(59) 씨는 27일 오후 11시 24분경 한진택배 대전터미널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구급차가 도착해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안타깝게도 이송되던 중에 사망했다.
한진택배 협력업체인 Y 물류 소속 트레일러 운전사인 김 모(59) 씨는 27일 오후 11시 24분경 한진택배 대전터미널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구급차가 도착해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안타깝게도 이송되던 중에 사망했다.ⓒ유족

한진택배 협력업체인 Y 물류 소속 트레일러 운전사인 김 모(59) 씨는 27일 오후 11시 24분경 한진택배 대전터미널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 이송 중 사망했다. 김 씨는 약 3개월 전부터 대전~부산 구간 화물 운송을 했다. 그는 매일 밤 10시에 출근해 다음 날 아침 10시에나 퇴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기사:한진택배 운송 노동자 심야노동 중 또 사망, 올해 15번째)

한진택배 측은 사망원인으로 김 씨의 지병을 지목하며 과로사라는 주장에 선을 긋고 있다. 김 씨는 7년 전 폐 수술과 2년 전 폐혈관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김 씨 유족 측은 31일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건강했던 김 씨가 갑작스럽게 죽었다며 황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 씨의 사위 박 모 씨는 “아버지는 사망 전날인 10월 26일 대전 을지병원에서 7년 전 폐 수술과 관련된 정기검진을 받았는데, 일부 항목에서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항목은 2주 뒤에 결과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어 “증상이 악화해서 간 것이 아니다. 원래 큰 수술을 하면 6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29일 경찰의 부검 결과, 김 씨의 사망원인은 심정지였다. 박 씨는 “사망원인인 심장과 수술한 폐는 전혀 상관이 없다”라며 “7년 전 수술은 폐와 연결된 혈관이 터지면서 폐에 피가 고여 썩으면서 폐를 일부 절제했다”라고 말했다. 사망원인을 알 수 있는 조직 채취 결과는 2주 후에 나올 예정이다.

24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주범, 재벌택배사 규탄대회’ 참가자들은 한진택배 본사 건물에 각자 구호가 적힌 피켓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했다.
24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주범, 재벌택배사 규탄대회’ 참가자들은 한진택배 본사 건물에 각자 구호가 적힌 피켓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했다.ⓒ민중의소리

“원인은 심야 노동에 의한 과로사”

유족 측은 김 씨가 심야 노동으로 축적된 과로로 인해 사망했다고 보고 있다. 김 씨는 숨지기 3주 전 딸과 사위에게 “너무 힘들다. 그만두고 다른 일을 알아보고 싶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 김 모 씨는 “어머니 걱정할까 봐 아버지가 저희에게만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평생 운전을 직업으로 삼으셨는데 그동안 스트레스받는다거나 다른 일을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런데 3주 전 밤에 장거리를 오가는 것이 힘들다며 처음으로 그만두고 싶다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생전 시내버스, 고속버스, 탱크로리 등 운송업에 종사했지만, 이번 택배 업무로 밤 고정 운송업무를 처음 맡았다고 박 씨는 말했다.

택배 운송 노동자 대다수가 심야 노동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다고 이복규 택배노조 조직국장은 강조했다. 고객에게 직접 물품을 배송하는 택배 노동자에 비해, 택배 업체의 허브 터미널과 서브 터미널 사이를 오가며 물류를 운송하는 운송 노동자의 심야 노동 실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 조직국장은 “운송업무는 야간작업이 주다. 김 씨처럼 시작한 지 3개월이 됐을 때 (밤낮이 바뀌어) 가장 힘들다. 아침 9~10시에 집에 들어가도 잠이 안 온다. 김 씨도 설 잠을 자다가 출근해서 운전하며 피로와 과로가 계속 쌓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유족이 과로사한 택배노동자 고 김 모씨의 죽음과 관련해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0.19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유족이 과로사한 택배노동자 고 김 모씨의 죽음과 관련해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0.19ⓒ김철수 기자

심야 노동의 원인으로 ‘총알 배송’ 문화가 지목됐다. 이 조직국장은 “24시간 안에 배송한다는 한국의 ‘빨리빨리’ 택배 문화 때문에 운송 노동자들이 야간에 일할 수밖에 없다. 24시간 배송이 아니면 낮에 운송하고 다음 날 분류 작업하면 된다. ‘빨리빨리’가 사람 잡는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Y 물류를 통해 한진택배 일을 받는 ‘개인사업자’라서 산업재해 대상이 아니다. 한진택배 측은 “물류를 Y 물류에 맡겼기 때문에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라고 했고, Y 물류 측은 “김 씨가 4대 보험을 안 들어서 산재가 어렵다”라고 했다고 유족 측은 말했다.

딸 김 씨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겠다. 믿기지 않는다”라며 갑작스러운 김 씨의 죽음에 말을 잇지 못했다. 사위 박 씨는 “아버지는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했다. 아이들과 주말마다 아버지를 찾아뵀는데, 아이들을 너무 좋아하셨다”라며 김 씨를 그리워했다.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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