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6일 화요일

전문가 10명 중 5명 “민주당 과반 의석” 전망…투표율이 최대 변수

 

이종섭·황상무·대파 논란 등 ‘윤 정권 심판론’

“조국혁신당 등장 뒤 치고 올라오면서 붐업”
“투표율 55% 미만 땐 야당이 이길 방법 없어”

  • 수정 2024-03-27 09:04
  • 등록 2024-03-27 05:00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 개시를 이틀 앞둔 26일 오후 경기 김포시의 한 차량 개조 업체에 선거 유세 차량이 만들어져 있다. 선거운동 기간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로, 후보자는 자동차나 확성장치를 이용해 공개 장소에서 연설할 수 있으며 선거구 내 읍·면·동 수의 2배 이내 개수로 거리 펼침막을 게시할 수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 개시를 이틀 앞둔 26일 오후 경기 김포시의 한 차량 개조 업체에 선거 유세 차량이 만들어져 있다. 선거운동 기간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로, 후보자는 자동차나 확성장치를 이용해 공개 장소에서 연설할 수 있으며 선거구 내 읍·면·동 수의 2배 이내 개수로 거리 펼침막을 게시할 수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4·10 총선을 보름 앞둔 26일, 한겨레가 선거 전망을 물어본 여론조사 전문가와 정치평론가, 정치학과 교수 등 전문가 10명 가운데 9명은 더불어민주당이 1당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자초한 ‘이종섭-황상무 사태’와 고물가 상황, 조국혁신당 등장 등으로 정권 심판론이 견고해졌다고 했다. 그러나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실언 가능성과 의대 정원 확대 관련 의정 갈등 향방, 투표율 등 변수는 많다고 했다.

한겨레가 자문을 구한 전문가 10명 가운데 김봉신 메타보이스 이사,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 이준한 인천대 교수,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등 5명은 민주당이 지역구와 비례대표(더불어민주연합)를 합해 151석 이상의 단독 과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들은 대체로 민주당이 158∼165석가량을 얻을 것으로 봤다. 장성철 소장은 “국민의힘에 정권심판론을 뒤집을 호재가 없다”며 “민주당은 165석 안팎, 조국혁신당은 10∼11석, 국민의힘을 포함한 범여권은 130석을 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2020년 총선 때는 민주당은 총 180석(지역구 163, 비례17석),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103석(지역구 84, 비례 19석)을 얻었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 이종훈 정치평론가,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등 4명은 민주당이 137∼145석 사이를 얻을 것으로 봤다. 다만,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민의힘이 165석, 민주당이 115석을 얻을 것으로 봤다. 엄 소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드러내지 못하는 샤이보수가 많다”며 “다수의 격전지에서 국민의힘이 이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병천 소장은 “천장에 있는 민주당 지지율과 바닥인 국민의힘 지지율이 조정기를 거칠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조국혁신당은 10∼14석을 얻을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민주당 우세 예측 이유로 윤석열 리스크와 조국혁신당을 꼽았다.

이강윤 소장은 “민주당이 자력 득점한 것이 아니라 이종섭 주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 임명·출국·재귀국 파문과 ‘비판 언론 회칼 테러’ 발언을 한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사태가 터지고, 조국혁신당이 선명하게 치고 올라오면서 정권 심판론이 붐업됐다”고 말했다. 장성철 소장은 “‘윤 대통령의 대파 가격 875원’ 사건이 나오면서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분위기가 달아올랐다”고 말했다. 김봉신 이사는 “정권 응징 투표 흐름이 세지면 말리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어투나 어법이 별로 대중적이지 못했다. 한 위원장 효과가 끝났다”며 ‘원톱 체제’가 한계에 이르렀다고 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1당을 차지하더라도 국민의힘 의석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얻은 103석(지역구 84석, 비례 19석)보다 많은 120~130석 사이를 얻을 것이라고 봤다.

지역별로 보면 민주당은 서울 48개 지역구 가운데 36석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민주당은 4년 전 총선에서 서울에서 41석(당시 총 49석)을 석권했다. 국민의힘은 8석만 얻었다. 이강윤 소장은 “국민의힘이 (강남 지역 외에) 서울에서 더 얻을 수 있는 곳은 동작갑·을, 강동갑 등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총선의 또 다른 승부처인 부산·경남의 ‘낙동강 벨트’도 민주당이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봉신 이사는 “국민의힘의 중진 재배치가 패착이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태호(경남 양산을)·서병수(부산 북갑)·조해진(경남 김해을) 의원 등을 원래 지역구에서 이동해 재배치했다.

각 당 자체 분석도 전문가들의 예측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 분위기다.

김민석 민주당 총선상황실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한 선거대책본부장단 회의에서 “(정권) 심판 민심이 우세해지고, 그에 따라 우리 당 후보 판세가 상승 추세에 있는 것 자체는 분명하다”며 “254개 지역구 중 확실하게 우세한 곳은 현 시점에서 110개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말을 아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주말 사이에 그리고 전날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홍석준 상황실 부실장도 “여전히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주부터 분위기는 확실히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보름 동안 실언, 물가, 의-정 갈등 향방 등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준한 교수는 “(지도부나 후보들의) 막말이나 물가가 남은 변수”라고 말했다. 김대진 대표는 “의-정 갈등의 향방”을, 장성철 소장은 “이재명 대표의 입”을 변수로 꼽았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변수는 투표율이었다. 지난 총선 투표율은 66.2%였다. 김대진 대표는 “모든 결론은 투표율에 달려 있다”며 “60∼65%가량이면 야당이 이기겠지만, 55% 미만이면 이길 방법이 없다”고 했다.

△자문에 응해주신 분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
김봉신 메타보이스 이사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
이종훈 정치평론가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사과값을 잡으려면 외국 오렌지를 수입해야 하나?

 

윤석열 정부, 특단의 물가대책이란?

농산물 가격 잡는다고 농민만 때려잡는 농산물 수입 정책

농민은 외면하고 유통자본의 배만 불리는 정부지원 정책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열린 '윤석열이 폭탄이다 수입농산물이 폭탄이다' 수입농산물 철폐 전국농민대표자대회에서 하원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상임대표가 대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 한승호 기자

지난 25일 정부세종청사 앞에 비옷을 입은 500여명의 농민들이 모였다. 농민들은 “윤석열이 폭탄이다”, “수입농산물이 폭탄이다”라고 외쳤다. 윤석열 정부의 물가정책과 농민들의 요구 사이에 심각한 엇박자가 있어 보인다.

최근 ‘사과값 1만원’으로 상징되는 농산물 가격 폭등으로 국민 장바구니에 주름살이 잔뜩 끼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파 875원은 합리적 가격”이라고 했다가 융탄폭격을 맞았다. 총선을 앞두고 다급해진 정부는 다양한 긴급조치로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윤석열 정부, 특단의 물가대책이란?

먼저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 1500억원을 신속하게 투입하는 것이다. 이 돈으로 △농산물 납품단가 지원 확대 △농축산물 할인예산 확대 △관세 인하 수입 과일류 품목·물량 확대 등을 즉시 시행하기로 하였다.

구체적으로 농산물 납품단가를 지원해주는데, 기존 204억원에서 959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또 농축산물 할인예산을 23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렸다. 대형마트 등 전국 1만6000개 유통업체에서 농축산물 구입 시 최대 1~2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었는데, 그 지원규모를 늘린다는 것이다.

뭐니뭐니 해도 농산물 가격안정 정책의 핵심은 농산물 수입확대이다.

먼저 바나나·망고·파인애플 등의 수입과일류 31만톤을 관세를 인하하여 신속히 도입한다. 현재 농산물 관세인하 품목은 24종인데, 여기에 체리·키위·망고스틴 등을 추가한다. 적용물량은 ‘무제한’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직수입하는 품목도 기존 바나나·오렌지 2종에서 파인애플·망고·체리를 추가한 5종으로 확대하고, 3월 중 이들 물량이 공급되도록 신속히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당국은 이런 방법을 통해 폭등하던 농산물 가격이 이제 안정추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왜 농민들은 반발하고 국민들은 불안한가.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열린 '윤석열이 폭탄이다 수입농산물이 폭탄이다' 수입농산물 철폐 전국농민대표자대회에서 비옷을 입은 한 여성농민이 대파를 들고 윤 대통령의 대파 한 단 875원이 합리적이라는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 한승호 기자

농산물 가격 잡는다고 농민만 때려잡는 농산물 수입 정책

사과값이 올라서 ‘금사과’라고 하는데 사과농가 중 돈 벌었다는 사람은 없다.

배도 금이고, 대파도 금이라고 하는데 농가 중 부자가 됐다는 사람은 없다. 최근 한 알에 1만원 한다는 사과도 지난해 농민 손을 떠날 때는 1,500원, 2,000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농민 한 사람도 아니고 대한민국 한 농가가 1년 동안 피땀 흘려 농사지어 벌 수 있는 돈이 고작 1천만원도 되지 않는다.

농민단체는 ‘정부 재정을 투입해 유통업체 지원 및 수입확대에 나서면서 정작 국내 생산 및 공급대책은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 ‘농축산물 생산안정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정부가 매번 당장의 물가관리 측면에서만 접근’하고 있다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실제로 사과, 대파 등 농산물가격의 상승 원인은 냉해·폭염·집중호우·병충해 등에 따른 작황부진인데, 이에 대한 근본 대책은 없다. 대신 잦은 농축산물 할인과 수입확대 정책은 농가소득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생산기반 축소와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올해 냉해 예방 정부예산은 20억원에 불과한데, 농산물 가격을 잡겠다고 납품단가 지원과 할인지원 예산 등에는 1500억원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사례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농산물 수입으로 농산물 가격을 잡으려는 정부정책이다.

하원오 농민의길 상임대표는 “윤석열정부는 가격이 오를 기미만 보여도 수입농산물을 들여오고 있다. 물가를 핑계로 들여오는 저율관세할당물량(TRQ) 마늘·양파 역시 농민들이 자식 같이 키운 농산물을 갈아엎게 만드는 이유다. 우리 농업이 겪고 있는 수많은 문제의 원흉은 바로 수입농산물인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저율관세할당물량(TRQ)이란, 일정량의 수입농산물에는 저율의 관세를 매기고, 그 정해진 양이 초과하면 고율 관세를 매겨 국내농산물을 보호한다는 취지의 정책이다. 그런데 오히려 윤석열 정부는 물가를 잡는다며 저율관세할당물량을 계속 늘려서 국내 농산물 생산기반을 파괴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 3월 7일 기자회견에서 김창수 전국마늘생산자협회장은 “지난 2022년 마늘 가격이 오르자마자 정부는 TRQ 수입을 강행했다. 농가 손에서 5,000원에 떠난 마늘이 소비자 손에 건네질 땐 1만5,000원이 되는 기막힌 현실을 타개하려는 노력은 전혀 보이질 않은 채 당장 손쉬운 TRQ 수입으로 소비자 물가만 낮추려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TRQ 수입으로도 정부는 소비자 물가조차 낮추지 못했고 이때 도입된 TRQ 마늘이 재고로 남은 탓에 지난해 마늘 가격이 40% 가까이 폭락해 TRQ가 농민을 죽이는 하나의 사례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이 지난 3월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무차별 농산물 수입정책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수입 중심 농산물 수급 정책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정권 심판을 예고했다.@한국농정신문

농민은 외면하고 유통자본의 배만 불리는 정부지원 정책

농식품부는 지난 2월 농산물 수입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 대형유통업체(마트)에 할당관세 수입·판매 자격을 부여했다. 할당관세 수입 물량은 보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실수요자 배정 방식으로 유통되는데, 이 경우에는 수입·유통업체를 거쳐 대형마트 등으로 할당관세 물량이 흘러들어 간다. 그런데 할당관세 수입·판매 자격을 대형마트에 직접 부여하면 대형마트가 수요자 배정에 직접 참여하여 “유통단계를 축소시켜 수입 과일의 마트 판매가격을 낮추고 마트 등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수입 과일 판매를 보다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정책의 촛점이 국산 농산물 생산의 안정화에 맞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수입농산물 가격 경쟁력 제고와 판매 활성화에 맞추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가락동을 비롯한 전국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농민들은 피멍이 들고 독점 도매 법인들만 배를 불리는 왜곡된 농산물 유통구조가 문제된 게 하루이틀이 아니다. 여기에 농산물 수입판매권한마저 대형마트에 넘기면 유통자본만 살찌게 된다.

권혁정 전국사과생산자협회 정책실장은 “국내 과일 생산량이 부족해 가격이 비쌀 경우 수입 과일을, 그것도 단가를 낮춰 대체품으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인 것 같다. 이게 일시적인 대책이 될 순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과수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수입산이 국내 과수 시장을 잠식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권 정책실장은 “3~4월이면 사과 등의 과수가 냉해 또는 동해를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방지해 수정과 결실이 잘되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올해 냉해 방지 시설 관련 농식품부 예산이 20억원 밖에 안 되는데 사실 택도 없다. 지난해와 올해 과일값 폭등했다고 할인쿠폰 지원 등으로 쓴 예산이 500억~600억원은 족히 될 것 같은데 그중 100억원, 200억원만 생산기반 조성에 써도 공급이 안정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기후위기에 대비해 국내 공급망 안정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 눈을 계속 외국으로 돌려선 안 된다. 국내 생산기반시설은 지원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수입으로 농산물 수급을 안정시키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농민들은 농식품부의 이번 대형마트 수입과일 직수입·판매 허용 조치가 추후 과수 이외 다른 품목으로도 확대 적용될 여지가 크다고 보고,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농민들은 “사실 정부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냥 막 나가기로 작정을 한 것 같다”라며 “이번 대형마트 과일 직수입·판매 허용 조치가 고질적인 수급·수입 문제를 겪고 있는 마늘·양파 등의 채소 품목으로도 확대될까 걱정이 크다. 정부가 앞장서 대형마트 등 대기업의 농산물 수입 물꼬를 터버린 것인데, 이 경우 더욱 싼 가격에 수입농산물이 국내로 반입될 것이고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내 생산기반은 무너질 게 뻔하다. 농산물 전체의 문제로 번질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수입농산물은 정말 싼가. 그렇지도 않다.

지난 2월 29일 사과 소매가격은 10개당 2만9,467원으로 전월 대비 8.45% 상승했다. 그런데 사과 가격이 높다고 수입한 오렌지 가격은 10개에 1만7,082원으로 전년 1만5,320원 대비 11.5%나 올랐다. 수입 통해 국산 과일 가격 낮춰 물가 잡겠다고 하더니 수입 오렌지값 상승률이 사과값 상승률을 훨씬 웃도는 실정이다. 결국 정부가 수입 유통업체만 살찌우고 생산자인 농민과 소비자인 국민을 멍들게 한다는 주장이 입증되고 있다.

#사과값 #금사과 #농산물수입 #농산물가격

‘대파’로 분출되는 정권 심판론, 밑바닥엔 경제실정 분노

 


대통령 부정평가 상승...‘경제·물가’ 이유 가장 많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대파 등 채소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2024.03.18.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손에 들어 보였던 '대파 875원'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시세보다 크게 할인된 대파 가격만을 두고 '합리적'이라고 표현한 윤 대통령이 물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윤 대통령의 부정 평가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심의 '대파 분노'가 윤석열 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한 반감이 표출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대파 판매대 앞에서 "나도 시장을 많이 가 봐서 그래도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날 대파 한단(1kg)에 875원이란 가격은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할인가였다. 윤 대통령이 방문한 하나로마트 양재점은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대파를 현재 가격의 3배 넘는 가격에 판매했다. 해당 매장은 지난 11~13일 할인 행사를 통해 대파를 한단에 2,760원에 팔았다. 당시 매장은 농식품부 지원 20% 할인 가격이라고 광고했다. 이후 1,250원에서 250원을 할인한 1,000원에 판매하다 윤 대통령이 방문한 지난 18일부터는 대파 한단 가격을 875원까지 낮췄다. 이마저도 20일까지, 하루 1,000단에 한정해 판매됐다.

하나로마트 측은 농림축산식품부의 30% 할인 지원에 자체 할인까지 더해져 875원이라는 가격이 나왔다고 설명한다. 농산물을 주로 취급하는 유통업체 특성이나, 정부 할인 지원을 받은 것을 고려해도 다른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낮은 가격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875원짜리 대파를 보고 "다른 데는 그렇게 싸게 사기 어려울 거 아니냐"라고 묻자 옆에 있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관료들은 "5대 대형마트 다 (할인)을 한다", "재래시장까지 정부 할인쿠폰을 적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875원의 대파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대형마트도 정부 할인을 적용하고는 있지만, 대부분 대형마트와 시장의 대파 한단의 가격은 2배가 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8일 기준 전국 대파 한단의 주요 시장·대형마트의 평균 소매가격은 3,018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경동시장은 4,500원, 복조리시장은 3,660원으로 집계됐다. 대형마트들은 대부분 1,980원에서 3,690원 사이의 가격을 보였다. 최고가는 7,300원으로, 하나로마트 양재점의 가격보다 무려 7배를 넘었다. 최저가격인 875원이 실재하기는 했으나, 800원대 가격은 'B유통' 한 곳이 유일했다.

'대파 한단 875원'이 '합리적'이라고 표현한 윤 대통령이 물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서민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오른 신선식품 가격으로 무거워진 장바구니 물가를 체감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월 채소류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2.2% 올랐다. 지난해 3월(13.8%)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소류 물가는 지난해 10월(5.9%)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파는 지난 2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가격이 50.1% 급등했다. 파 물가상승률은 작년 10월(24.7%)부터 11월(39.7%), 12월(45.6%), 올해 1월(60.8%) 등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상황이다.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은 "대파 한단이 875원이라니 시장에 가면 말이 안 되는 가격인데 대통령이 합리적이라고 하니 사실은 물가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실망을 소비자들이 느끼는 것 같다"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다."라고 말한지 5일이 지난 22일 서울 한 마트에서 쪽파가 4,990원에 판매되고 있다. 2024.03.22 ⓒ민중의소리

윤 대통령 부정 평가 상승...'경제·민생·물가' 이유 가장 많아


윤 대통령의 물가 점검 자리에서 물가 현실 파악보다는 정부의 성과 치적을 내세우는 모습에 민심은 반감을 보이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이 나온 후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부정 평가는 전주 대비 1%P(포인트) 올라, 58%를 기록했다. 3주째 상승세다. 긍정 평가는 2%P 내린 34%로, 2주째 하락세를 보였다.

부정 평가 이유에는 '경제/민생/물가'가 22%로, 가장 많이 꼽혔다. 전주 대비 6%P 오른 수준이다. 채소, 과일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해 추석 이후 '경제/민생/물가' 항목은 부정 평가 이유 1위로 계속 꼽히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그동안 내세웠던 '운동권 척결' 총선 기조를 '민생'으로 돌렸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23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유일호 전 의원과 추경호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민생경제특위를 구성했다. 그러나 야당이 '875원 대파'를 기점으로 강조하고 있는 '경제 심판론'을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각 대형마트에서 대파 한단 가격의 사진을 찍어 '875원 대파'를 꼬집는 동안, 국민의힘 민생경제특위에서는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거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등을 내놓았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 2년 동안보인 경제 실책에 대한 분노가 이번 '875원 대파'를 통해 분출됐다고 보고 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 교수는 "이번 정부의 경제 정책이라는 게 사실 감세 말고는 없다"면서 "그러니까 집권 2년이 되면서 제대로된 경제 정책이 없었기 때문에 경제에 대한 책임이 이번 정부에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 2년 차인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4%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0.7%)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도 1%대 성장률을 보인다면 1954년 경제성장률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1%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저성장의 대표격인 일본(2.0%)의 경제성장률보다도 낮다. 한국이 일본보다 경제성장률이 낮은 것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로는 처음이다.

경제성장률 저조에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실패에 따른 수출여건 악화가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정권 초기부터 미국의 대중국 견제 외교에 적극 동참한 윤석열 정부의 외교는 가장 큰 수출대상국인 중국과 갈등을 빚었다. 한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1,248억달러로 전년(2022년) 대비 20% 감소해 사상 최대의 감소 폭을 기록했다.

내수는 축소되고 있다. KOSIS의 경제활동별 GDP를 보면 지난해 4분기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음식점 등 중소상인을 비롯한 국민들의 경제활동이 위축된 것이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가처분 소득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6%로, 미국(3.4%)과 일본(2.8%)에 비해 높았다. 두 나라의 경제성장률이 한국보다 높았던 것을 생각하면, 경제는 더 나빴고, 물가는 더 오른 상황이다.

정부는 세계적인 불황에 따른 영향이라는 입장이지만, 이 같은 경제 위기 상황에 정부 대응은 미비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윤석열 정부는 오히려 R&D(연구개발) 예산 삭감 등 재정 역할을 축소했다. 더구나 공격적인 부자감세로 세수가 부족해지면서 복지 등 써야할 분야에 돈을 쓰지 않아 재정이 제대로 역할을 못 했다.

박상인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미국을 제외하고는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인 건 맞지만, 그럼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 정책이 없었기 때문에 국민들이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면서 "정부가 경제 상황에 대한 대응 정책 없이 감세만 한 것에 대해 국민들이 실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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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여정 “일본측과 그 어떤 접촉도 거부할 것”

 

“조일 수뇌회담은 우리에게 있어서 관심사가 아니다”

  • 기자명 이계환 기자 
  •  
  •  입력 2024.03.26 23:44
  •  
  •  수정 2024.03.26 23: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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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6일 담화를 통해 “일본측과의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021년 6월 2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연설하는 김 부부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6일 담화를 통해 “일본측과의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021년 6월 2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연설하는 김 부부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일본측과의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6일 이같이 밝히고는 “조일(북일) 수뇌회담은 우리에게 있어서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일본은 역사를 바꾸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며 새로운 조일관계의 첫발을 내디딜 용기가 전혀 없다”고 꾸짖었다.

김 부부장은 구체적으로 일본 하야시 관방장관이 일본인 납치 문제와 핵 문제를 거론한 하루 전인 25일 기자회견을 문제 삼으며 “해결될래야 될 수도 없고 또 해결할 것도 없는 불가극복의 문제들을 붙잡고 있는 일본의 태도가 이를 말해 준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김 부부장은 “최근에 여러차 주위의 이목을 끈 기시다 수상의 조일 수뇌회담 관련발언은 자기의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비난했다.

특히 김 부부장은 “사상 최저 수준의 지지율을 의식하고 있는 일본수상의 정략적인 타산에 조일관계가 이용 당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표하고는 “‘전제조건 없는 일조 수뇌회담’을 요청하면서 먼저 문을 두드린 것은 일본측이며 다만 우리는 일본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새 출발을 할 자세가 되어있다면 환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 정부는 일본의 태도를 다시 한 번 명백히 파악하였”다고 확인했다.

앞서 김 부부장은 25일 담화를 통해 “최근에도 기시다 수상은 또 다른 경로를 통해 가능한 빠른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우리에게 전해왔다”고 밝혀, 북일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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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분석] 언론사 대표 '휴대전화 정보' 위법 보관 의혹, 대법원 판례 정반대로 해석해 공개
24.03.27 07:10l최종 업데이트 24.03.27 07:10l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이 허용한 범위를 넘어서 전자정보를 수집하고 보관해왔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대검은 적법한 절차라고 반박하며 법원의 판례를 제시했지만, 전체 판결문은 대검의 해명 취지와 달랐다. 사진은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과 서울고등검찰청사 모습이다.
▲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이 허용한 범위를 넘어서 전자정보를 수집하고 보관해왔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대검은 적법한 절차라고 반박하며 법원의 판례를 제시했지만, 전체 판결문은 대검의 해명 취지와 달랐다. 사진은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과 서울고등검찰청사 모습이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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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급했던 걸까? 압수수색 영장이 허용한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검찰이 수년간 내부 예규를 통해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보관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대검찰청은 적법한 절차라고 반박하며 법원의 판례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 판례는 대검의 주장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검찰의 위법 수사를 질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1일 이진동 <뉴스버스> 대표의 폭로 이후, 검찰이 범죄혐의와 무관한 전자정보를 위법하게 보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야당은 앞다퉈 검찰 관계자들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는 한편, 국정조사도 예고했다.

검찰은 이 대표의 휴대전화 전자정보 전체를 대검의 디넷(D-NET) 서버에 저장한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디지털 증거의 동일성과 무결성, 진정성 등을 법정에서 다툴 경우를 대비한 적법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특히 검찰은 대법원이 이런 목적을 위한 보관을 인정했다고 해명하면서 관련 판례를 제시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판결문 전문을 입수해 검토한 결과, 검찰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검찰이 범죄혐의와 무관한 전자정보를 무단으로 보관하고 있었고, 여기에 더해 별건 사건의 증거로 사용한 것이 재판부에 의해 제지된 판결이었다.

"법원도 이 방식 인정하고 있다"며 대검이 제시한 판례
 
큰사진보기이진동 <뉴스버스> 대표가 촬영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목록에 없는 전자정보에 대한 지휘> 공문.
▲  이진동 <뉴스버스> 대표가 촬영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목록에 없는 전자정보에 대한 지휘> 공문.
ⓒ <뉴스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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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은 25일 4페이지짜리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대검의 전자정보 이미지 보관은 법률과 판례에 따른 적법한 형사 절차"라면서 "사건당사자의 일방적이고 잘못된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대검의 해명을 정리하면 ① 범죄혐의와 무관한 전자정보를 임의 보관하다가 별건 증거로 사용하고 있지 않고 ② 대법원이 전자정보의 전체 보관을 부득이한 사유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검은 2022년 선고된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판례(이후 대법원에서 확정)를 제시했다. 대검이 직접인용한 판결문 내용은 아래와 같다(볼드체 강조는 대검).
 
수사기관이 동일성, 무결성 입증 및 공소사실과 직접적으로 관련성 있는 전자정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해당 재판의 확정 전에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체 전자정보에 대한 이미지 파일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압수목록이나 전자정보 상세목록에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 부분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위와 같이 파일 전체를 보관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을 부기하며, 위 상세목록에 기재되지 않은 무관정보는 '본래 압수수색 영장의 취지에 따라 삭제·폐기되어야 하지만 유관정보의 증거가치 유지를 위하여 부득이하게 보관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무관정보에 대하여 새롭게 압수·수색하지 않는 등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이 판결 내용 전체를 살펴보면, 검찰의 주장과는 전혀 다른 전개로 이어진다.

제시한 판례 전체를 찾아보니

이 판결문에서 따지고 있는 수사는 2020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검찰 수사팀은 사건관계인 A씨의 휴대전화 전자정보(이미징 파일) 전체가 이미 대검 디지털 포렌식 서버에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이를 다시 압수했다. 검찰이 과거 다른 사건(별건 사건)과 관련해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필요한 정보를 추출해놓고도 전체 전자정보를 삭제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압수 대상과 무관한 전자정보는 삭제·폐기 또는 반환하고 그 취지를 통지하여야 한다'는 법원의 압수수색영장에 반한다.

검찰은 이런 방식으로 재압수한 휴대폰 전자정보에서 추출한 증거를 법정에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법정에서 한 피고인이 이를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1심의 판단은 수사 과정에 문제가 없다며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인천지법 2020고합628). 하지만 2심에서 뒤집혔다(서울고법 2022노594). 검찰이 위법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이 판단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대법원 2022도10452). 대검이 이번에 제시한 판례는 이중 2심 판결이다.

재판부는 우선 검찰이 과거사건에서 압수한 증거를 보관한 것 자체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별건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 있는 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그와 관련이 없는 나머지 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보관한 것은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이 없는 부분에 대하여는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다"라고 판시했다.

물론 이 판결문엔 검찰이 위에서 제시한 문구도 나온다. 문제는 해당 내용이 재판부가 검찰의 위법을 강조하기 위해 적시했다는 점이다. 검찰이 부득이하게 범죄와 무관한 전자정보를 보관하더라도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을 지키기 위한 철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이 사건에서 검찰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즉, 이 판결의 핵심은 검찰이 강조한 부분이 아니라 강조하지 않은 부분이다. 이는 판결문에서 대검이 인용했던 부분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아래 내용으로 명확히 알 수 있다.
 
그런데 별건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A에게 압수한 전자정보 상세목록을 교부하였다거나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성 없는 정보를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등 조치를 취하였다는 자료가 없다. 오히려 A는 이 사건 압수수색절차와 같은 날 진행된 검찰 조사에서 '별건 사건의 압수수색영장이 집행된 후 압수된 전자정보 동일성 등을 확인하기 위하여 재판 종결시까지 위 전자정보가 대검찰청 디지털 서버에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범죄혐의와 무관한 전자정보에 대한 삭제·폐기·반환의무를 강조하며 검찰의 위법행위를 질타했다.
 
휴대전화 전자정보의 경우 하나의 파일에서 피의사실과 직접 관련이 있는 전자정보만을 분리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렵고, 휴대전화 대신 이미 보관 중인 전자정보를 압수하는 것이 압수당사자의 사생활 보장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사정을 들어 위와 같은 절차로 취득한 증거 및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한다면, 이는 범죄혐의와 관련 있는 압수 정보에 대한 상세목록 작성·교부의무와 범죄혐의와 관련 없는 정보에 대한 삭제·폐기·반환의무를 사실상 형해화하는 결과가 되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절차 조항을 마련한 취지에도 반한다.

판례가 진짜 말하는 것들
  
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 겸 대표기자
▲  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 겸 대표기자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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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대검이 '적법한 과정이었다'고 주장하며 제시한 판례의 전체 판결문을 검토하면, 오히려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첫째, 이 판결문에 적시된 2020년에도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한 증거물 수집이 완료된 후에도 사건 관계자의 휴대전화 전자정보 전체를 대검 서버에 보관했다. 즉, 이런 행태는 최소한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둘째, 이 판례를 이번 이진동 대표 사건에 적용하면 검찰의 행위는 위법 가능성이 크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압수수색 절차가 끝난 후 휴대전화 전자정보 전체를 D-NET에 업로드 하면서 이 대표에게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성 없는 정보를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정보 전부를 삭제-폐기했다는 '삭제-폐기 확인서'를 교부했다. 이번 사례는 그런 확인서에도 불구하고 전체를 보관하려다가 현장에서 걸린 경우다.

셋째, 대검이 제시한 판례에 따르더라도, 최소한 2020년에 이미 법원에 의해 인정되지 않는 방식을 2024년에도 관례 또는 예규라는 명목으로 계속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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