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8일 수요일

[속보] 대법원,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불법파견 인정 “직접 고용하라”


이소희 기자 lsh04@vop.co.kr
발행 2019-08-29 10:42:28
수정 2019-08-29 10: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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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한국노총 톨게이트 노조가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367명에 대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성 대법원 선고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불법파견 인정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8.28.
민주노총·한국노총 톨게이트 노조가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367명에 대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성 대법원 선고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불법파견 인정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8.28.ⓒ뉴시스
대법원이 한국도로공사에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을 "직접 고용하라"는 취지의 최종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노정희 대법관)는 29일 오전 10시 대법원 1호 법정에서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 368명이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2013년 한국도로공사 외주용역업체 소속 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들은 한국도로공사(이하, 공사)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2013년 한국도로공사 외주용역업체 소속 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들은 한국도로공사(이하, 공사)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도로공사와 외주 용역 업체 사이에 체결된 용역계약은 사실상의 근로자 파견계약이며 '불법 파견'으로, 파견법에 따라 2년의 파견 기간이 만료된 날로부터 공사 측이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측은 "외주용역업체가 독자적으로 노동자를 채용하고 그들이 운영하는 사업체 역시 독자적인 조직체계를 갖추고 있으므로 근로자파견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해왔다. 
요금수납노동자들은 앞선 1,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1,2심 법원은 한국도로공사가 수납원들을 '불법파견'해 직접 고용의무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1,2심 재판부와 같이 한국도로공사와 외주용역업체 사이의 계약을 "근로자 파견계약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소송을 제기한 요금수납노동자 2명에 대해서는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면서 파기환송해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17년 항소심 판결이 있은 후로 2년이 지났다. 그 사이 한국도로공사는 요금수납노동자들의 자회사(한국도로공사서비스) 소속 전환을 추진해왔다. 전체 6,500여명의 노동자들 중 5,000여명은 자회사로 갔지만, 나머지 1,500여명은 자회사 소속 전환을 반대해왔다. 이들은 지난 달 1일 용역업체와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사실상의 해고상태에 빠졌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해고된 요금수납노동자들이 한국도로공사 소속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현재 해고된 노동자들은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케노피 위와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하며 한국도로공사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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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종업원 기획탈북 의혹 조사 끝내고도 입 다문 인권위

[단독]북한 여종업원 기획탈북 의혹 조사 끝내고도 입 다문 인권위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보고서 발표 비정상적 지연
남북관계 우려, 정치적 이유”
지난 2016년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탈북해 입국하는 모습. 통일부 제공
지난 2016년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탈북해 입국하는 모습. 통일부 제공
국가인권위원회가 박근혜 정부 시절 발생한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최종보고서까지 작성하고도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가 국제사회의 비판, 남북관계 등 정치적 이유로 보고서 공개를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법률가들로 구성된 ‘북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제진상조사단’ 소속 니루퍼 바그왓 변호사(인도)는 28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권위가 이 사안에 대해 조사를 다 마치고도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며 “보고서 공개가 비정상적으로 지연되고 있는데, 인권위도 지난 26일 진상조사단과의 면담에서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준 사사모토 변호사(일본)도 “이 사건이 발생한 지 3년 이상 지났고 여러 단체에서 인권위에 조사결과를 빨리 공개하라고 촉구해왔음에도 이렇게 부자연스럽게 계속 지연되는 건 남북관계 등을 고려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1972년 (중앙정보부에 의해 이뤄진) ‘김대중 납치 사건’ 때 국제사회의 비판이 높았다”며 “이번에도 한국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을 것을 우려해 공표를 지연시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25일 방한한 진상조사단은 통일부, 경찰청, 국가정보원에 면담을 요청했으나 해당 기관들은 모두 “인권위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면담을 거부했다. 경찰청은 공문을 통해 “탈북 종업원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진상조사단의 탈북 종업원 면담 주선 요청도 거부했다.
북한 종업원 탈북은 총선을 닷새 앞둔 2016년 4월8일 통일부가 13명의 탈북 사실을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신변 문제 등으로 탈북자 관련 사실을 공표하지 않는 관례를 깬 것으로, 통일부는 이들의 사진까지 공개했다.
당시 북한은 “국정원이 조작한 집단적 유인 납치행위”라고 반발했고, 식당 지배인이던 ㄱ씨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국정원 직원의 협박과 회유에 따라 집단입국을 했다”고 주장했다.
진상조사단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평양에서 탈북 종업원 가족, 당시 식당에서 탈북하지 않고 북으로 돌아갔던 종업원 등을 만날 계획이다. 이들은 방북 조사활동 등을 토대로 진상조사결과 보고서를 작성해 유엔인권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세계 시민 김복동

[창비 주간 논평] 평화와 상생의 촛불정신

2019.08.29 07:56:39
이번 여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송원근 연출)은 일본군 '위안부'(성노예제) 피해자인 김복동(1926~2019)의 생애를 다룬다. 이 영화는 위안부 피해의 증언자에서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로 확장되는 한 인물의 여정을 차분하고 서늘하게 보여준다. 군복공장에 일하러 간다는 말에 속아 만 14세에 강제로 위안부가 된 김복동은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으로 끌려다니다가 8년이 지난 1948년에야 고향으로 돌아왔다. 1991년 김학순이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이듬해 김복동은 62세의 나이로 본격적 증언 활동에 나섰다. 아시아 연대회의, 유엔 인권위원회에 참석하면서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남긴 그는 자신의 재산을 기부하여 분쟁지역 아동과 전쟁 피해 여성을 돕는 활동에 앞장섰다. 국내외를 순회하는 김복동의 인권평화운동은 27년간 지속되었다. 
▲ 다큐멘터리 <김복동> 스틸컷.

올해 초 김복동은 소원하던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받지 못하고 영면하였다. 영화를 보면 "우리가 다 죽기 전에 하루빨리 사과하라!"는 그의 목소리가 유독 크게 들려온다. 더불어 관객들의 깊은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은 2015년 12월 박근혜-아베 정부가 공식적 사죄를 원하는 피해자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발표한 직후의 모습이다. 당사자 없는 졸속 합의와 위로금 지급, 화해치유재단의 설립을 두고 거센 비판이 일었음에도 일본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는 말로 문제제기를 묵살하고 박근혜 정부 역시 이에 호응하였다. 영화의 후반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를 규탄하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촉구하는 김복동과 그의 활동에 연대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숨 가쁘게 쫓아간다. 다큐에서는 압축적으로 제시되어 있지만 위안부 피해 문제와 강제징용 배상이라는 역사적 쟁점은 이후 서서히 타오르기 시작한 촛불 혁명의 중요한 불씨가 되었다. 

아베 정부가 퇴행적 군국 논리의 부활로 역사를 거스르는 행보를 시작한 가운데, 이 영화는 우리가 대면해야 할 중요한 현실로서 식민지 역사를 환기한다. 올해 7월, 아베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표명한 후, '백색국가' 제외 조처를 발표하였다. 강제징용배상 판결을 경제적 문제로 바꾸는 일본 정부의 대응 방식은 전쟁범죄의 책임을 부정하고 은폐하는 데 그 핵심이 있다. 일제의 식민지배가 합법적이고 그로 인해 조선이 근대화되었으며, 일본군 '위안부'도 자발적 선택이었다는 제국주의의 논리가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 다큐멘터리 <김복동> 스틸컷.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동시에, 자국에도 이로울 리 없는 경제전쟁을 시작한 아베 정권의 의도는 명확하다. 한일 양국의 국민들이 적대 상태에 빠져드는 것이야말로 아베 극우정권과 기득권 집단이 기도하는 정치적 프레임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한국의 경제력과 국력의 부상을 경계하는 극우정권의 '신정한론(新征韓論)' 이면에는 남북관계 변화에 따른 일본의 영향력 감소에 대한 불안과, 중국이 부상하면서 달라진 동아시아 질서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촛불혁명의 동력을 바탕으로 평화체제로 나아가려는 한반도의 움직임을 견제하고 무력화하려는 국내외 우익 기득권 세력이 이러한 일본의 정치 논리와 연결되는 맥락도 뚜렷하다. 그런 점에서 아베 정권이 일으킨 경제전쟁은 촛불혁명이 주축이 된 한반도 평화체제의 세계적 영향력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3.1운동 이후 우리 시민들이 오랜 기간 실천하고 심화해온 민주·평화 혁명의 정신이 남기는 메시지를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와 평화를 수호하며 새 시대를 열어온 촛불의 정신은 남북화해와 한반도 통일 및 세계평화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자원이다. 실제로 한일 갈등과 무역 보복에 대응하는 시민들의 자발적 행동은 그동안 단련되어온 촛불시민혁명의 저력을 실감케 한다. 시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소비실천과 역사교육을 통해 창의적 발상의 시민 참여를 보여주는 동시에 정치인들의 시민운동 편승을 배격하며 아베 정부가 아닌 일본 자체를 적대시하는 태도를 경계하고 있다. 이러한 실천적 행동은 일본 내에 존재할 다수의 시민들과 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더불어 촛불정신이 현재의 상황을 헤쳐나가는 데 진정한 동력이 되려면 불평등과 적폐를 개선하려는 사회정치 개혁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경제전쟁에서 실질적 타격을 받는 다수 시민들을 위해서 민생을 압박하는 사회 제반의 불평등 현실에 구체적으로 대응하는 정부의 체계적 정책 제안과 노력이 필요하다.
▲ 다큐멘터리 <김복동> 스틸컷.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포함하여 그동안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고 있던 역사 인식과 교육의 문제는 한반도 분단체제의 극복과 평화통일이 세계평화에서도 왜 중요한 쟁점인지를 알려준다. 영화가 포착한 김복동의 삶 역시 가혹한 식민지 현실을 거쳐 오랜 기간 투쟁해온 한반도 민중이자 세계시민의 생애와 겹쳐 보인다. 그의 증언과 평화운동은 전쟁폭력의 참상을 고발하고 치유를 도모하는 세계적 차원의 여성 연대로 나아갈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기습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에 맞서 시민들이 거리와 광장에 선 그 시점은 각계각층의 적폐와 불법에 항거하는 촛불혁명의 시발점과 얽혀 있다. 국내외 기득권 세력에 맞서는 촛불의 힘은 남북의 상생과 평화를 기도하며, 지역적·세계적 냉전 세력에 대한 저항과 타격이 되었다.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 거리와 광장에 선 김복동과 정의기억연대, 평화나비네트워크 및 여러 시민들이 간곡하게 호소했던 것 역시 이러한 평화적 저항운동의 전통을 기반으로 한 집단지성의 메시지였다. 지금 우리에게는 평화와 상생을 기도하는 촛불의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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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재용 '운명의 날', 제대로 잠을 잤을까

19.08.29 07:33l최종 업데이트 19.08.29 07:33l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전경
▲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전경
ⓒ 이희훈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국정농단' 사건의 최종 결론이 드디어 나온다.

오늘(29일) 오후 2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고심 판결을 선고한다. 국정농단이 불거진 지 약 3년 만이다.

2016년 12월 꾸려진 국정농단 특별검사팀(특검 박영수)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대통령의 직무권한을 남용, 기업들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과 한국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을 받고, 자신들을 비판하는 공무원이나 문화예술단체에 불이익을 준 사실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을 지원하는 등 뇌물을 건넨 혐의도 밝혀졌다.

그런데 지난 3년 동안 박근혜-이재용 뇌물사건의 디테일을 두고 재판부마다 조금씩 다른 결론을 내놨다.

재판부마다 달랐던 디테일
 
 박근혜·이재용 재판 주요 쟁점

특검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작업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 '유령회사' 코어스포츠와 용역계약을 맺는 형태로 정유라씨의 승마훈련을 지원했고(계약금 약 213억 원, 실지급 36억 3484억 원) ▲ 정씨에게 말 세 마리와 차량 등을 제공했으며(41억 6251만 원) ▲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세운 미르(125억 원)·K스포츠재단(79억 원)과 영재센터(16억 2800만 원)에 돈을 줬다고 봤다. 그리고 승마 쪽엔 단순뇌물죄(77억 9735만 원), 재단과 영재센터 지원부분에는 제3자뇌물죄를 적용했다.

최초 판단은 2017년 8월 25일에 나왔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 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는 개별 현안은 없었으나 포괄적 현안으로서 승계작업이 존재했다며 이 부회장이 대가를 바라고 박 전 대통령 쪽에 뇌물을 건넨 게 맞다고 봤다. 다만 말 수송 차량 구입대금과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금을 제외한 89억 2227만 원만 뇌물로 인정했다. 결론적으로 이미 구속 중이던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 실형을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 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가 지난해 4월 6일 내린 결론은 약간 달랐다. 가장 큰 차이는 '경영권 승계작업은 없었다'는 대목이었다. 재판부는 따라서 제3자 뇌물죄 성립조건인 '부정한 청탁'도 없으니 이 혐의는 전부 무죄라고 판단했다. 다만 승마지원금 중 72억 9427만 원은 단순뇌물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박 전 대통령은 다른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문화계 블랙리스트 실행을 지시한 혐의 등도 있었기 때문에 징역 24년, 벌금 180억 원 선고를 받았다.

항소심에서 두 사건의 온도차는 더욱 커졌다. 2018년 2월 5일 이재용 부회장 2심 재판부(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 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는 경영권 승계작업을 인정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1심이 일부 유죄로 판단한 제3자 뇌물죄도 전부 무죄로 결론내렸다. 뇌물죄가 성립한다고 본 승마 지원금 중에서도 정유라씨가 사용한 말 세 마리의 소유권은 삼성에게 있다며 제외, 총 36억 3484만 원만 인정했다. 이날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 선고가 난 이 부회장은 1년 간의 구치소 생활을 끝냈다.

하지만 박근혜 항소심(서울고법 형사4부, 재판장 김문석 부장판사)은 폭넓은 범위에서 뇌물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8월 24일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작업은 포괄적 현안이었다'는 이재용 1심 판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 외국자본으로부터 삼성의 경영권 방어 ▲ 이 부회장이 적극 추진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 지원 등을 개별 현안으로 인정했다. 또 삼성이 정유라씨를 계속 지원할 의사가 있었다며 '액수 미상의 뇌물 약속'까지 유죄로 봤다. 그러나 단순뇌물죄는 말 보험료 등을 제외, 70억 5281억 원만 인정했다.

대법원이 박근혜 항소심 결론 받아들이면 이재용은 재수감 가능성

대법원은 뇌물을 준 액수와 뇌물을 받은 액수, 제3자 뇌물죄의 법리뿐 아니라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업무수첩의 증거능력도 정리할 전망이다. 이 수첩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가 그대로 담겨 있어 국정농단 사건에서 중요한 증거로 쓰였다. 그런데 이재용 항소심 재판부만 유일하게 이 수첩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어떤 '거래'가 오갔는지를 엿볼 수 있는 강력한 정황 증거가 날아간 덕분에 이 부회장은 사실상 강요로 뇌물을 건넨 피해자가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박근혜 항소심 결론을 받아들이면 이 부회장 사건은 서울고법에서 다시 심리돼야 한다. 2심에서 뇌물 인정범위가 좁아지면서 횡령액까지 줄어 실형을 피했던 이 부회장에게는 부담스러운 결론이다. 또 대법원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을 경영권 승계작업으로 인정하면, 삼성 뇌물사건은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과 이어진다. 어쩌면 이 부회장은 다시 한 번 검찰 포토라인에 서야 할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은 악재에 악재가 겹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을까. 대법원은 이미 결론을 내렸다. 29일 오후 2시, 그 결론이 대법정 현장은 물론 대법원 페이스북와 유튜브 채널, 네이버TV 생중계로 공개된다.
 
 14차 범국민행동 광화문 촛불집회가 열리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 삼거리에서 박근혜퇴진 이재용구속 집중집회 참석자들이 삼성본사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2017년 2월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 삼거리에서 열린 박근혜퇴진 이재용구속 집중집회 참석자들이 삼성본사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이희훈
 

북이 계속 방사포를 쏘는 이유

북이 쏜 발사체, 방사포일까 미사일일까
한미합동군사훈련은 끝났으나 북한(조선)의 방사포 발사는 멈추지 않는다. 그 까닭을 알아보기에 앞서 북이 쏜 발사체가 미사일인지 방사포인지를 둘러싼 논란부터 해명해 본다.
방사포를 미사일로 오해한 이유는 북이 유도제어가 가능한 발사체를 쏘았기 때문이다.
발사체의 사거리가 400Km에 달하고 탄두 지름이 400mm가 넘는 것 때문에 미사일이 아니냐 하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이는 방사포(MRLS)와 미사일의 차이를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다.
방사포와 미사일을 구분하는 기준은 런칭(발사)장비와 유도제어다.
미사일의 런칭장비는 직선형 레일로 발사대라고 부르고, 방사포의 런칭장비는 나선 모양의 레일로 포신이라고 부른다.
직선 레일을 통과한 미사일은 자체 회전하지 않지만 나선 레일을 통과한 방사포는 회전하며 날아간다.
최근 북이 쏜 발사체에서 자체 회전이 확인됨에 따라 방사포로 분류되었지만, 유도 기능이 있다는 북한(조선)의 발표로 인해 다시 혼란에 빠졌다.
일반적으로 방사포탄은 미사일과 달리 유도제어가 불가능하다.
나선형 홈이 있는 포신을 통과한 방사포탄은 회전 비행하므로 자이로스코프(축 회전)의 균형이 외부제어에 의해 변경되지 않아 유도가 불가능하다.
만약 방사포탄이 유도 제어가 되면 고도의 명중률을 가질 수 있으며, 비행고도가 낮은 데다 여러 발이 동시에 날아오기 때문에 요격이 불가능해진다.
“세상에 없는 또 하나의 주체 무기”라고 자랑하는 북한(조선)의 방사포에 과연 유도 기능이 탑재되었을까.
발사체의 유도제어는 추진엔진이 동작하는 능동구간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방사포탄의 경우 능동구간에 외부제어가 불가능하므로 피동 구간(관성과 중력에 의해 탄도를 따라 비행하는 구간)인 종말 단계에 보조 엔진이 작동해서 궤적을 변경해야 한다.
무기 선진국의 경우 포탄 비행시간이 2분 이상인 대구경 장거리포의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 보조 엔진을 장착, 비행 과정에 공기저항으로 회전량과 속도가 감소하는 종말 단계에 엔진과 날개를 활용해 탄도를 수정하는 유도기능을 도입한다.
북한(조선)이 주장하는 “국방력 강화에서 전례 없는 기적 창조”란 이처럼 유도기능을 갖춘 방사포 개발을 두고 한 표현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북한(조선)은 유도 기능까지 갖춘 최신형 방사포를 왜 자꾸 쏘는 걸까?
그 이유는 지난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통해 이미 밝힌 바 있다.
시정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에 자주정신을 흐리게 하는 사대적 근성과 민족공동의 이익을 침해하는 외세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남북관계 개선에 복종시킬 것을 요구했다.
특히 북미 관계 중재에 쓸데없는 힘을 쓸 대신 남북관계 개선에 미국 눈치 보지 말고 당사자로 나설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9월평양공동선언’에서 채택한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한미 합동군사훈련 실시로 파탄 내고, 한미 워킹그룹의 압력에 밀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마저 재개하지 못함으로써 ‘평화 번영’의 길에 난관을 조성했다.
남북관계를 개선해 ‘통일 전성기’를 열겠다는 결심을 한 북한(조선)으로선 남측 당국에 경종을 울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조선)이 방사포를 쏜 또 다른 이유는 미국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각인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하여 북한(조선)은 지난 2016년 발표된 ‘공화국정부성명’에서 미국이 한반도 주변에 전개한 핵 타격 수단의 제거와 한국에서 핵 사용권을 쥐고 있는 미군 철수를 요구했다.
그 때문에 이번에 쏜 방사포는 한미 합동군사연습 재개에 대한 대응이면서도 미국이 적대시 정책에 계속 고집한다면 자립적 국방산업의 기술 향상 계획이 계속 추진된다는 것을 암시했다.
특히 지금은 주한미군 기지를 사거리로 한 유도제어 방사포를 발사했지만, 연말까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나오지 않으면, 미국 본토에 도달하는 고성능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다시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미국이 북한(조선)의 방사포에 담긴 정치적 메시지를 이해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방사포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데 주저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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