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13일 수요일

전쟁반대 노래로 포문을 연 민족위의 ‘전쟁반대 매일 행동’

 하기연 통신원 | 기사입력 2022/04/1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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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위가 전쟁반대! 평화수호! 한미연합군사훈련중단! 매일 행동을 13일부터 시작했다 첫날은 '노래로 외치는 전쟁반대'로 진행했다. 노래패 '우리나라'의 백자 가수가 행동전에 나섰다.   © 하기연 통신원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이하 민족위)가 전쟁반대! 평화수호! 한미연합군사훈련중단! 매일 행동을 시작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된 12일 다음 날인 13일부터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미대사관 앞에서 매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앞서 한미 당국은 3월 12일부터 나흘간 한반도의 전시상황을 가정한 본훈련의 사전 연습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을, 18일부터 28일까지 본훈련에 해당하는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 일정을 결정하고 12일부터 훈련에 돌입하였다. 실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위해 미 해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CVN-72·10만t급)가 12일 동해 공해상에 진입했다. 지금 한반도는 전쟁이 발발하여도 하나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다.

 

민족위는 한반도의 상황을 긴급하게 보고 우크라이나에서와 같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국민과 함께 벌이기로 하였다.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7가지 이유 연설, 노래로 외치는 전쟁반대, 춤으로 외치는 평화, 미국에 고한다! 영어 1인 연설, 보이는 라디오 현장방송 평화수다, 격파대회,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웅변대회, 한미연합군사훈련 강요 미국 혼내주기 대회, 항의서한문 전달, 남북공동선언 이행 전시, 평화통일 한반도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13일에는 노래패 ‘우리나라’의 백자 가수가 13일 노래로 전쟁반대 행동전의 포문을 열었다. 

 

현장 분위기는 사뭇 진지했고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시간이었다. 백자 가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사실상 전쟁훈련이고 전쟁을 부르는 훈련’이라며 그 위험성을 경고하며 노래를 시작했다. Blowing in the Wind [밥 딜런], Imagine [존 레논] 으로 시작한 노래는 ‘얼마나 더 죽어야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얼마나 더 많은 포탄이 날아들어야 평화를 알게 될까?’ 가사와 함께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전하기도 하였다. 

 

▲ 노래를 하면서 미대사관에 일침을 날리는 백자 가수.  © 하기연 통신원

 

노래하는 중간에 미대사관을 향해 침략을 멈추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하고 평화로운 전쟁은 없다면서 남의 피로 자신들이 배를 채우려는 미국의 침략적 본성을 노래와 함께 폭로하기도 했다.

 

그동안 남북이 함께 만든 공동선언들의 작동정지를 불러온 미국의 전쟁 행보에 이어 전쟁광 윤석열까지 등장한 한반도의 앞날에 걱정을 전하기도 하였다. 전쟁 망언들을 서슴없이 내뱉고 쿼드 가입을 서두르는 윤석열의 행보에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전쟁반대 평화협정 체결좋아’ 노래를 이어갔다.

 

이날 매일 행동에 참여한 대학생은 미국이 역사적으로도 세계 곳곳에서 어떻게 평화를 위협하고 깨뜨려왔는지 이야기하는 규탄 발언으로 함께 하였다. 규탄 발언에 이어 노래 ‘지긋지긋 지긋해’를 이어가며 가수 백자는 풍자송을 통해 분노의 목소릴 높였다.

 

13일 노래로 외치는 전쟁반대!!에 이어 14일에는 전쟁반대 평화수다 보이는 라디오!, 15일에는 한미연합군사훈련 강요 미국 혼내주기 대회로 전쟁반대 평화수호 매일 행동을 이어갈 거라면서 참가자들은 ‘우리가 바라는 것은 하나, 전쟁을 부르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영구 중단하라!!’ 며 이날 매일 행동을 마쳤다.

 

매일 행동은 매일 오전 11시 미대사관 앞에서 진행되며 유튜브 민족위tv로 생중계된다. 

윤석열 당선인의 '친구 내각'과 아베 신조의 '도모다찌 내각'

 [기자의 눈] 윤석열 당선인의 '친구 내각'이 위태해 보이는 이유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2.04.14. 00:29:01 최종수정 2022.04.14. 09:25:06


일본의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06년 9월 총리에 올랐다가 2007년 9월 물러났다. 이후 일본 민주당의 후쿠시마 참사 대응 실패,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등의 이슈 여파로 2012년 12월 두번째 집권에 성공한 아베는 '전후 최장기 집권 총리'의 영예를 얻었지만, 아베의 첫 성적표는 초라했다. 1차 아베 내각의 실패 요인은 인사 참사다.

1차 아베 내각의 별칭은 '도모다치(友達·친구) 내각'이었다. '논공행상 내각'이라고도 불렸다. 한국으로 치면 국무총리 역할을 하는, 일본 정부의 '입'으로 불리는 관방장관에 임명된 시오자키 야스히사는 아베의 절친으로 정계에서 유명했다. 각료들 역시 모두 아베의 '친분 모임'에서 발탁된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일본 언론은 "아베 패밀리 일색"(도쿄신분), "단짝 내각에 대해 불안의 목소리"(마이니치신분), "논공행상이 지나칠 정도"(아사히신분) 등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정치 인맥이 넓지 않은 '3세 도련님 정치인' 아베는 유독 '패밀리 인사'에 집착했다. 그 인맥의 뿌리도 아베가 활동해 온 '일본인 납치', '평화헌법 개정', '과거사 왜곡' 등과 관련된 정치인, 학자, 논객 등 이 참여하던 극우 성향의 모임들이었다. '아베의 친구들'은 집권 후 정부 곳곳에 진출했고, 당의 여론을 좌지우지했다. 전문성보다는 친분과 성향, 의리로 뭉쳤던 아베 1차 내각은 각종 '망언'으로 구설에 오르기 일쑤였고, 결국 처절한 실패로 귀결됐다. 이런 모습은 일본에서 첫 정권교체의 씨앗이 된다. 2012년 재집권한 아베는 1차 집권기의 '친구 내각' 실패를 반추하며 내각을 꾸렸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조각이 베일을 벗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스스로 윤석열 당선인과 "40년 절친"이라 '인증'한 바 있고, 원희룡 국토부장관 후보자는 윤 당선인의 '정적'인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대장동 저격수'로 활동했다. 그의 별명은 '대장동 1타 강사'다. 스스로 지은 별명이다. 캠프 출신 기용도 두드러진다. 여성가족부 폐지에 '총대'를 멘 김현숙 여가부장관 후보자 역시 윤석열 후보의 대선 캠프 출신으로 "캠프 내에서 정책 파트를 맡아 윤석열 정부의 밑그림을 함께 그린 인물"이라고 한다. 중앙일보 기자 출신인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역시 대선 캠프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 인사를 '캠코더(캠프, 코드, 더민주) 인사"라 비난한 국민의힘은 여기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13일 한동훈 검사장의 지명은 '친구 내각'의 절정이었다.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 라인'으로 자타공인 윤석열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검찰을 관장하는 법무부장관, 경찰을 관장하는 행안부장관 등 양대 '권력 부서'에 자신의 '측근'과 '친구'를 지명했다는 점이다. 이상민 행안부장관 후보자는 윤석열 후보의 '충암고-서울대 법대' 4년 후배다. 윤 당선인 대선 캠프 때부터 지근거리에서 그를 보좌해 왔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선거 사무를 담당하는 행안부장관에 고교-대학 후배를 낙점한 것도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통일부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권영세 의원은 본인이 스스로 "윤 후보와는 대학 때부터 아주 가깝게 지낸 선후배 사이로 형사정책연구회라는 모임에서도 함께 활동했다"라고 소개한다. 

대선 막바지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단일화에 합의하며 "종이 쪼가리 말고 날 믿어달라"고 '공동 정부'의 포부를 밝혔던 윤 당선인의 약속도 '허언'이 됐다. 윤석열 당선인의 인사에서 안철수 위원장의 배격 현상은,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에 '친구 내각'의 레테르를 붙이는데 망설임을 없애준다. 안철수 위원장은 '공동 정부'라는 수사 아래에서 인사 제언도 할 수 없는 처지라는 게 드러났다. 이건 안 위원장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어떠한가. 그가 사인했다며 언론에 공개한 '국무위원 후보자 추천서'에 윤 당선인의 '40년 지기'라는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이름이 적혀 있다. 한덕수 후보자가 복지부장관 후보자를 추천했는데 그가 하필 윤 당선인의 '40년 지기' 친구일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사람들이 이걸 보며 '책임 총리'라 불러주고 '총리 후보자가 인사 제청권을 행사했다'고 믿어주길 바라는 걸까. "국무총리 임면권을 대통령이 갖는 대통령제에서 '책임 총리'는 허상"(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라는 말이 틀린 게 없다. 세간에는 윤석열 식 '공정과 상식'은 '굥정과 상식'이 됐다는 평이 떠돈다. '굥'은 윤석열 당선인의 '윤'을 물구나무 세운 것이다. 

▲원일희 대통령직인수위 수석대변인이 지난 10일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한덕수 총리 후보자가 서명한 국무위원후보자 추천서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벌써부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자녀 의대 편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출산은 애국"이라는 그의 과거 칼럼도 도마에 올랐다. 아베의 측근이었던 1차 아베 내각의 야나기사와 하쿠오 후생노동상이 "여성은 아이를 낳는 기계다. 한 사람 한 사람 분발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던 일이 생각난다. 1차 아베 내각의 스캔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몇 가지만 예를 들면 규마 후미오 방위상은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 발언해 일본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아베 대세론'을 앞장서서 밀었던 마쓰오카 도시카쓰 농림수산상은 정치자금 비리 의혹을 받던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결국 '도모다치 내각', '논공행사 내각'이라는 오명을 얻은 1차 아베 내각은 실패로 귀결됐다. NHK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자민당 의원 보좌관을 지내는 등 현실 정치에도 몸 담은 바 있는 프리랜스 언론인 우에스기 다카시는 <관저붕괴>(한국어 번역본 제목은 <아마추어 정부의 몰락>)라는 책을 통해 1차 아베 내각의 몰락 원인을 '측근 정치'에서 찾았다. 부실 검증으로 측근 추천을 받아 임명된 관료들이 계속해 사고를 쳤고, 측근들 사이에 '충성 경쟁'이 벌어지며 내각이 한 몸처럼 움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1차 아베 내각의 실패는 전후 최초 일본 민주당의 정권 교체로 이어진다. 

실패로 귀결된 정권을, 이제 막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 빗댄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당선인의 '친구 내각'은 위험해 보인다. 당장 한동훈 검사장의 법무부장관 기용으로 '검수완박'을 밀어붙이고 있는 민주당에 '명분'을 쥐어 준 셈이 됐다. 울고 싶은 아이 뺨을 때린 것이다. '정치'가 보이지 않는다. '합리적 조언자'도 보이지 않는다. '2달 안에 청와대 이전'과 같은 정치판 '돌관 공사'와 같은 모습이 인사에서도 엿보인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인사 파트를 담당했던 한 정치권 인사는 '인사의 사유화'라는 표현을 썼다. 인사의 사유화는 국정의 사유화로 이어질 수 있다. 초보 정치인 윤석열의 '새정치'가 위태해 보이는 이유다.  

통일-권영세, 외교-박진, 법무-한동훈

 

  • 기자명 이광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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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1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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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04.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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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당선자가 13일 오후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사진갈무리-윤석열 유튜브]
    윤석열 당선자가 13일 오후 2차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사진갈무리-윤석열 유튜브]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3일 오후 통일부 장관으로 권영세(63) 의원, 외교부 장관으로 박진(66)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4선 의원인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3월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 때 총괄선거대책본부장, 당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윤석열 당선자의 핵심 측근이다. 2012년 ‘국정원대선개입사건’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사건’ 등에 관여됐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 윤 당선자는 “중도실용노선을 견지해온 권영세 의원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 국회 정보위원장과 주중 대사를 역임했다”면서 “통일외교분야 전문성과 풍부한 경륜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는 물론이고 원칙에 기반한 남북관계 정상화로 진정한 한반도 시대를 열어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근 한미정책협의대표단 단장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PCR검사 결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 중이다.

    윤 당선자는 “박진 의원은 외교관 출신의 4선 의원으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한영협회와 한미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외교안보 분야의 최고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분”이라며 “특히 2008년에는 한미의원외교협회 단장을 지내면서 바이든 당시 미 상원 외교위원장과 단독 환담을 가질 정도로 대미외교의 전략통으로 인정받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외교현장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우리 외교를 정상화하고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연대를 다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 거듭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또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김인철 전 한국외대 총장, 법무부 장관에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한동훈 사법연수연 부원장을 지명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이상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환경부 장관 한화진 한국환경연구원 명예연구위원, 해양수산부 장관 조승환 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영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엔 김대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명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맡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김성한 전 외교부 2차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국방부 장관으로는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이 지난 10일 지명된 바 있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제외한 국무위원들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윤석열 정부’ 출범(5.10) 이후 공식 임명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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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일보 "한동훈 파격인사, 내로남불 프레임 자초"

     

  • 기자명 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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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1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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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04.1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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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신문 솎아보기] 민주당 ‘검수완박’ 다음날 한동훈 법무부장관 지목
    “신구세력 갈등 증폭” 우려와 “‘공정’ 약속 흔들려” 비판도
    두 번째 인사도 ‘서육남’ 코드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3일 새정부 첫 법무부 장관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내정했다. 이날 발표한 총 8개 부처 장관 인선 발표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인물이었다. 한 내정자는 윤 당선자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며 윤 당선자가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 최연소 검사장으로 승진하고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서도 함께 일했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언론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항할 인물로 한동훈 부원장이 내정된 것이라 봤다. 이 인사로 인해 윤 당선자와 민주당이 정면충돌할 것이 예고되면서 신구세력의 갈등이 계속될 것이라 봤고 이를 우려하는 언론이 대부분이었다. 정권교체의 동력이었던 공정이 흔들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국일보는 “윤석열표 공정 뒤흔든 파격인사, 내로남불을 자초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주요 종합일간지 1면 톱기사는 모두 한동훈 부원장의 법무부 장관 내정에 관한 기사였다. 다음은 주요 종합일간지 1면 톱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윤석열, 법무장관에 ‘복심’ 한동훈 내정”
    국민일보 “尹 최측근 한동훈 법무 지명…민주 ‘검찰 쿠데타’”
    동아일보 “법무에 ‘尹 최측근’ 한동훈 ‘검수완박 꼭 저지’”
    서울신문 “법무장관에 ‘尹의 남자’ 검수완박 정국 때렸다”
    세계일보 “법무장관에 한동훈…‘검수완박 반드시 저지’”
    조선일보 “민주 ‘검수완박’ 다음날 법무장관에 한동훈”
    중앙일보 “검수완박 정국에 한동훈”
    한겨레 “법무 한동훈, 윤 ‘검찰 직할’ 노골화”
    한국일보 “이번엔 ‘한동훈’만 보였다”

    ▲4월14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4월14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인사에 대해 “윤석열의 검찰 쿠데타”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언론은 윤 당선자가 한 후보자를 법무부 수장으로 기용해 민주당의 ‘검수완박’ 움직임에 맞불을 놓은 것이라 해석했다.

    조선일보의 1면 톱기사 제목은 “민주 ‘검수완박’ 다음날 법무장관에 한동훈”이었고 중앙일보 1면 톱기사 제목도 “검수완박 정국에 한동훈”이었다. 한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검수완박에 대해 “이 법안이 통과되면 국민들이 크게 고통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조선일보 1면.
    ▲14일 조선일보 1면.

    서울신문은 1면 기사 제목을 “법무장관에 ‘尹의 남자’ 검수완박 정국 때렸다”이라고 뽑고 “한 후보자의 발탁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파격이어서 충격파를 던졌다”며 “현직 검사가 바로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되는 것은 이례적인 데다 지검장이나 검찰총장을 지내지 않은 검사 출신이 법무부 장관이 된 것은 전례가 없다”고 썼다.

    이어 “법무부 장관 직권으로 상설특검이 가능한 점을 고려해 그를 지명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며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장관 직권 특검으로 ‘대장동 의혹’ 등 현 여권을 겨냥한 수사의 활로를 뚫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14일 서울신문 2면. 
    ▲14일 서울신문 2면. 

    언론은 이번 인사를 통해 민주당과 윤석열 당선자와의 갈등이 격화되고 계속 지속돼온 신구세력의 권력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일보는 1면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공공기관 인사권 충돌에 이어 검수완박 법안으로 신·구 권력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며 “정권 교체기에 정국이 급랭하고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도 1면에서 “민주당의 ‘검수완박’ 당론 채택에 윤 당선인의 한 후보자 지명으로 정국의 격랑이 예고되고 있다”고 썼다.

    ▲14일 한겨레 3면. 
    ▲14일 한겨레 3면. 

    한겨레 1면 기사 제목은 “법무 한동훈, 윤 ‘검찰 직할’ 노골화”였는데 기사에서 “청와대에 민정수석을 두지 않겠다고 밝힌 윤 당선자가 한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지명한 것은 그를 통해 법무·검찰 조직을 직할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고 썼다. 3면에서도 검찰 조직에 대한 중립성이 흔들리는 인사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한동훈 지명에 언론이 보인 우려…
    “‘공정’ 약속 흔들려, ‘내로남불’ 자초”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 지목에 언론은 기사와 사설 등으로 우려를 보였는데 윤석열표 ‘공정’을 뒤흔들었다는 비판적 평가도 나왔다.

    한국일보는 1면 기사에서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가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에 최측근 정치인을 기용해 법치주의를 유린했다면서 스스로 다른 행보를 보이겠다고 공언했다”며 “그러나 한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또 다른 법조계 최측근인 이상민 변호사를 행안부 장관에 낙점함으로써 ‘내로남불’ 프레임을 자초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기사는 이번 인사에 대해 “정권 교체의 원동력이 된 ‘법치’와 ‘공정’에의 약속이 흔들리게 된 것”이라고 썼다.

    ▲14일 한국일보 1면.
    ▲14일 한국일보 1면.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 “한동훈의 법무부 장관 직행, 가당치도 않다”에서 “윤 당선인은 검찰 예산의 독립편성 등 검찰권 강화 공약까지 내놓은 터”라며 “이런 마당에 측근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한다는 건 검찰권력을 사유화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도 이날 사설 “새 정부, 마음 열고 널리 인재 구했는지 의문”에서 “한 후보자 지명은 윤 당선인이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며 밝힌 취지와 거리가 있다”며 “인사권에 민정수석실 역할까지 더해진 막강한 자리에 최측근을 앉힘으로써 공정성 시비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14일 중앙일보 사설.
    ▲14일 중앙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오는 한동훈 법무 장관 지명”에서 “한 후보자는 수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와 함께 먼지털이식 무리한 수사를 한다는 비판도 들었다. 증거를 통해 죄를 입증하는 것과 죄를 만들기 위해 증거를 억지로 얽어 붙이는 것은 다르다”며 “역대 법무장관은 검찰 수사와 인사에 개입하지 않고 법무 행정에 주력해왔다. 그래서 국민 사이에선 존재감도 크지 않았다. 한 후보자가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문 정권에서 망가진 법무 행정의 정상화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썼다.

    두 번째 인사도 ‘서육남’ 코드 여전히

    윤 당선자는 이날 대통령비서실장에 김대기 전 대통령정책실장을 내정하고 한 후보자를 비롯해 8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추가로 지명했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는 김인철 전 한국외국어대 총장이 지명됐다. 외교부와 통일부 장관에는 4선의 국민의힘 박진 의원과 권영세 의원을 기용, 행정안전부 장관에는 이상민 법무법인 김장리 대표, 환경부 장관에는 한화진 한국환경연구원 명예연구위원, 해양수산부 장관에는 조승환 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는 국민의힘 이영 의원을 지명했다.

    ▲14일 동아일보 1면.
    ▲14일 동아일보 1면.

    이번 인사에 대해 언론은 또 다시 ‘서육남’(서울대 출신 60대 남성) 코드였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1면 기사는 “1차 인선에서 지적됐던 ‘서육남’(서울대 출신 60대 남성)이라는 코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 이번 인선에서도 세대와 성별, 지역의 다양성을 보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썼다.

    2차 인선에 이름을 올린 후보자 8명의 평균 연령은 59살로, 60대 4명, 50대 3명, 40대 1명이었으로 40대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49세)다. 전체 16명의 장관 후보자 가운데 여성은 3명에 불과했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7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 4명, 경북대 2명 등 차례였다. 출생지로는 영남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강원·대전·제주·충북이 각 1명씩이었다. 호남 출신은 이상민 후보자(전북)이 있다.

    ▲14일 경향신문 사설.
    ▲14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 “통합·균형 무색하게 영남·60대·서울대·남성 치우친 내각”에서 “윤 당선인이 표방한 ‘통합 내각’은 첫발부터 무색해졌다”며 “시대가 요구하는 공직 인선 기준은 통합과 균형”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석과 맞짱토론 나선 박경석의 긴 하루 "사실 무섭다"

     [동행취재] '썰전 라이브' 출연 전장연 대표 지하철 타고 이동..."장애인 이동권, 문명사회에서 생존권이자 기본권"

    22.04.13 22:52l최종 업데이트 22.04.14 01:21l

     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에서 일대일 토론을앞두고 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오른쪽)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에서 일대일 토론을앞두고 있다. ⓒ 이희훈</jtbc>

    "도살장 가는 기분이다. 토론 이후 이준석을 따르는 혐오 세력이 나를 얼마나 갈가리 찢어낼지 걱정이다."

    13일, 박경석(62)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상임공동대표의 전화기가 내내 울렸다. "토론회 잘하고 오라"는 지인들의 응원 전화에 그는 '도살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20여 년 넘게 장애인 이동권을 요구하며 활동을 벌인 그는 "이준석 덕분에 방송국에서 토론회도 한다.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저쪽(이준석)에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라며 다소 긴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토론회 이후 혐오세력이 결집할 빌미를 제공하는 건 아닐까 싶어 새벽 1시까지 전장연 관계자들과 토론을 준비했다"는 그는 백발을 질끈 묶은 채 활동 지원가와 함께 혜화역으로 향했다. 

    이날, 박 대표와 이 대표는 JTBC <썰전 라이브>에서 장애인 이동권 등을 주제로 토론을 했다. 앞서 전장연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MBC에서 조건 없는 100분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일정과 형식 등에 이견이 생겨 결렬된 바 있다.    

    박 대표는 "이준석을 딱 두 번 봤다"라면서 "지난해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가 혜화역에 왔을 때 기습시위를 하며 2~3분여 봤고, 국회에서 한 번 봤다. 이렇게 길게 대화하는 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사무실로 걸려 오는 협박 전화 
     
    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 일대일 토론 출연준비를 하고 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 대기실)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 일대일 토론 출연준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 일대일 토론 출연준비를 하고 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 대기실)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 일대일 토론 출연준비를 하고 있다. ⓒ 이희훈</jtbc>
     
    오후 3시 10분 토론을 위해 박 대표는 낮 12시 30분,  전장연 사무실이 있는 혜화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렸다. 승강장 6-2 앞에서 그는 잠시 벽을 가리켰다. 이곳은 전장연이 2021년 3월 16일부터 장애인 콜택시 같은 특별교통수단을 운영하거나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등 권리예산을 확보해달라고 요구하며 시위했던 장소다. 

    "21년간 장애인 인권, 이동권 등 시위를 했지만 혐오가 이렇게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표출된 적은 처음이다. 지금도 하루에 몇 차례씩 전장연 사무실로 협박 전화가 걸려 온다. 장애인들은 아직도 목숨을 걸고 지하철을 타는데, 시위도 집회도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럼 도대체 우리는 어떻게 목소리를 내야 하나."

    곁에 있던 김필순 전장연 기획실장이 "어제도 '거기 X신 단체 맞냐. 언제까지 시위 할거냐'라며 조롱섞인 전화가 걸려 왔다"라면서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중단했는데도 시위 하지말라며 욕설이 섞인 전화가 많이 온다"라고 덧붙였다.

    김 실장이 "협박 전화가 잦아진 건 지난 3월 이후"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장연은 2021년 12월 3일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보건복지부나 국토교통부에서 장애인 관련 정책을 추진하려고 해도 기획재정부가 예산 편성하지 않는다"라며 기획재정부에 예산 책정을 요구했다. 

    전장연이 대선을 앞두고 한달 여 중단했던 출근길 시위를 재개 한 건 지난 3월 24일이다. 다음 날(3월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장연의 시위 관련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 장애인 이동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오세훈 시장이 들어선 뒤에 지속적으로 시위한다 ▲국민의힘은 전장연의 요구를 대선 공약에 반영하고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다는 게 요지였다. 

    이후 이 대표는 20여 차례 "전장연이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 잡는다"는 등 전장연의 시위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아래 인수위)는 3월 28일 전장연과 만나 이들의 요구를 청취했고 전장연은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까지 인수위의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하며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일시 중단했다. 현재 전장연은 3호선 경복궁역에서 매일 삭발식을 하며 인수위의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36분 거리, 71분 만에 도착
     
    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에 출연해 일대일 이준석 국민의 대표와 토론을 하기 위해 지하철로 이동하고 있다."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에 출연해 일대일 이준석 국민의 대표와 토론을 하기 위해 지하철로 이동하고 있다. ⓒ 이희훈</jtbc>
    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에 출연해 일대일 이준석 국민의 대표와 토론을 하기 위해 지하철로 이동하고 있다."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에 출연해 일대일 이준석 국민의 대표와 토론을 하기 위해 지하철로 이동하고 있다. ⓒ 이희훈
    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에 출연해 일대일 이준석 국민의 대표와 토론을 하기 위해 지하철로 이동하고 있다."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에 출연해 일대일 이준석 국민의 대표와 토론을 하기 위해 지하철로 이동하고 있다. ⓒ 이희훈
     
    토론회를 위해 준비한 자료를 훑어보던 박 대표가 서울역에서 하차했다. 비장애인이라면 4호선 혜화역에서 출발해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로 환승, JTBC가 있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 36분(최단거리 기준) 정도면 도착하는 거리. 박 대표는 "혜화역에서 서울역 4호선에서 공항철도로 환승하는 구간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기 쉽지 않아 서울역 KTX 타는 곳을 지나 돌아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역 공항철도로 가는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많아 두 차례 순서를 기다린 그가 디지털미디어시티역 방향의 공항철도를 탄 시간은 출발한지 40여분이 지난 오후 1시 1분이었다. 

    "장애인에게 지하철은 그나마 이동이 편리한 공간이다. 그런데도 장애인들은 지하철을 타다 죽는다. 리프트를 타다 죽고 열차와 승강장 사이 폭이 넓어 이 사이에 바퀴가 끼어 넘어져 다치기도 한다. 며칠 전에도 지하철을 타던 장애인이 또 죽었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다"

    박 대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 7일 서울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에서 전동휠체어를 탑승한 50대 지체장애인 염아무개씨가 에스컬레이터를 타다 뒤로 넘어져 숨졌다.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지하철 1호선에서 8호선 구간에는 에스컬레이터 앞에 휠체어 진입을 막는 차단봉이 설치돼 있지만, 사고가 난 9호선의 경우 차단봉 설치가 법적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으로 돼 있다. 박 대표는 "서울시는 이번 사고를 개인의 부주의함으로 보는 거 같다. 하지만 이번 참사는 서울시의 관리책임 소홀로 발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에서 일대일 토론 출연을 앞두고 흡연장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에서 일대일 토론 출연을 앞두고 흡연장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 이희훈
     
    "이준석이 장애인 문제에 대해 얼마나 깊게 생각하고 토론회에 나오는지 모르겠다. 자기만의 공정·정의의 기준으로 말을 할 텐데, 20년을 넘게 수십명이 죽어가며 싸워온 우리의 투쟁을 가볍게 여길까 사실 무섭다."

    오후 1시 30분, JTBC 앞에 도착한 그는 토론 전 담배 한대를 피며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JTBC <썰전 라이브> 대기실, 옆방에 미리 도착한 이준석 대표가 있었다. 박 대표가 이 대표의 대기실 앞에 섰다. 유리문 너머로 이 대표가 가볍게 거수경례했다. 

    이준석 "전장연 사무실에 내 동판 세워야"
     
    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 일대일 토론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 일대일 토론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 이희훈</jtbc>
     
    이준석 : "오랜만에 뵙습니다."
    박경석 : "저는 생방송 토론이 처음이라...이 대표님이 많이 말씀해주세요."
    이준석 : "박 대표님이 많이 말씀하셔야죠. 저는 맞장구 쳐 드릴게요. 아, 다 해드린다는 건 아니고요, 말 되는 거에 한해서 입니다. 박 대표님, 사실상 제가 전장연 도와드린거 아닙니까. 전장연 사무실 앞에 제 동판 좀 세워주셔야 해요. (웃음)"


    토론이 시작되기 전 10분여 박 대표와 이 대표가 대화를 나눴다. 이 대표는 "당 대표가 되기 전 여의도 가는 길에 동대문역사공원역에서 시위하시는 거 많이 봤다"라면서 전장연의 시위·요구안을 잘 알고 있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박 대표는 "감사하다"라며 "잘 아시는 분이 왜 우리(장애인)를 그렇게 대하시냐"라고 답했다. 이어 이 대표가 "(박 대표님처럼) 박력있는 활동가가 있어 참 많이 당황스럽다. 왜 하필 출근길 시위를 하셔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에 출연해 일대일 토론을 하고 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오른쪽)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에 출연해 일대일 토론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오후 3시 10분, 토론회가 시작되자 박 대표는 시민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는 "이 토론회 자리를 빌려 시민들에게 먼저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리고 싶다. 시민 여러분, 장애인들이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서 많은 불편을 끼쳐서 죄송하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 부탁드린다"라며 "전장연은 감히 공기처럼 자연스러운 서민들의 일상의 바쁜 출근길을 방해했다. 전장연은 혐오적인 욕설도 감수하면서 장애인 이동권은 문명사회에서 생존권이자 기본적인 시민의 권리라고 21년을 외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에 출연해 일대일 토론을 앞두고 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오른쪽)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jtbc>에서 시사프로 ‘썰전라이브’에 출연해 일대일 토론을 앞두고 있다. ⓒ 이희훈
     
    이어 "이준석 당 대표는 전장연의 외침을 정파적이고 특정 부분만 편집해서 갈라치고 왜곡하고 계시지만 전장연의 투쟁이 정당하다고, 정당한 권리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시민 여러분 21년의 외침,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시민의 권리를 부여해 달라. 이제 믿을 수 있는 것은 시민의 힘밖에 없다. 시민여러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준석 당 대표님. 집권 여당이 된 걸 축하드린다. 그렇지만 이번에 갈라치기에 대한 문제는 꼭 사과를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와 이 대표는 이날 JTBC의 유튜브 채널 생중계를 포함해 총 160여 분간 토론을 진행했다. 박 대표는 "이 대표가 장애인을 혐오하는 발언을 반복했다"라고 주장했지만 이 대표는 "단 한번도 장애인을 혐오한 적 없다"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토론 내내 의견 차이를 보였지만, 이들은 장애인 정책과 예산을 주제로 "5월 초 다시 만나 토론하자"라고 약속했다. 토론이 끝난 후, 박 대표가 이 대표에게 "전장연이 인수위에게 전달한 요구안을 꼭 검토하고 의견을 달라"라고 말했다.

    박경석 대표가 '도살장에 가는 기분'이라고 말했던 토론회는 이날 오후 6시에 끝났다. 

    토론회를 본 장애인단체 활동가는 박 대표의 SNS에 이런 소감을 남겼다. 


    박경석 대표 : "지금 같이 살자"

    이준석 대표 : "기다려라, 시간이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