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8일 일요일

내홍에 빠진 백악관, 시들어가는 발광전략, 막바지에 이른 조미핵대결

[개벽예감269] 내홍에 빠진 백악관, 시들어가는 발광전략, 막바지에 이른 조미핵대결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7/10/09 [12:50]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닉슨의 미치광이전략 능가하는 트럼프의 발광전략
2. 내홍에 빠진 백악관, 심각해진 파벌대립
3. 트럼프가 말한 ‘폭풍 전의 정적’은 무슨 뜻인가?
4. 발광전략을 파탄시켜 조미핵대결 끝내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

1. 닉슨의 미치광이전략 능가하는 트럼프의 발광전략

나는 2017년 9월 25일 <자주시보>에 실린 글 ‘닉슨의 미치광이전략 따라가는 트럼프의 미치광이전략’에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이 40여 년 전에 파산된 리처드 닉슨(Richard M. Nixon)의 미치광이전략을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5794). 나는 그 글에서 언론매체들이 사용하는 미치광이전략(madman strategy)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작강도와 발작범위가 닉슨 대통령의 발작강도와 발작범위를 능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트럼프의 미치광이전략을 닉슨의 미치광이전략과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미치광이전략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래서 발광전략(derangement strategy)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쓰기로 했다.    

요즈음 백악관의 소란스러운 행태가 보여주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익을 극대화하려는 대외활동을 자기의 발광전략과 결부시키고 있다. 그가 발광전략을 들이대는 여러 가지 국제현안들을 열거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이 발광전략을 들이대는 국제군사현안들은 대조선 핵대결, 대러시아 무력대치, 대중국 해양주도권 갈등, 아프가니스탄전쟁 무력증파 등이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이 발광전략을 들이대는 국제정치현안들은 대이란 핵합의 파기위협, 대쿠바 외교압박, 베네수엘라 내정간섭, 북대서양조약기구 가맹국들의 부담금 증액요구 등이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이 발광전략을 들이대는 국제통상현안들은 한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대중국 무역전쟁,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등이다. 

▲ <사진 1> 지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착하고 있는 발광전략은 발작강도와 발작범위에서 리처드 닉슨의 미치광이전략을 능가한다. 발광전략은 국제사회를 불안과 공포, 대립과 충돌로 몰아가는 재앙거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그가 2017년 9월 19일에 진행한 유엔총회 연설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것처럼, 그의 조악한 협박은 조선과의 핵대결에서 가장 난폭하게 자행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와 기자회견을 통해 자기의 적대세력들을 향한 난폭한 협박발언을 계속 늘어놓고 있지만, 그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도는 땅바닥에 떨어졌으며, 국제사회도 그의 발광전략을 위험하게 보면서 외면하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은 국제사회를 불안과 공포, 대립과 충돌로 몰아가는 재앙거리가 아닐 수 없다. <사진 1>  

트럼프 대통령이 발광전략을 밀고 나가는 추진방법은 2017년 10월 1일 미국의 온라인매체 <액시오스(Axios)>에 실린 보도기사에서 그 실체가 드러났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9월 초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국방장관, 쏘니 퍼두(George Ervin Sonny Perdue) 농무장관, 로벗 라잇하이저(Robert E. Lighthizer) 무역대표부 통상교섭대표를 참석시킨 가운데 한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 관한 회의를 주재하였는데, 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라잇하이저 통상교섭대표 사이에 이런 말이 오갔다고 한다. 

트럼프 - (라잇하이저에게) “당신에게 30일 기간이 주어졌는데, 만일 당신이 (한국측으로부터) 양보를 받아내지 못하면 나는 (미국을 한미자유무역협정에서) 탈퇴시킬 것이오.”
라잇하이저 - “알았습니다. 우리는 한국측 협상대표들에게 30일 기간이 주어졌다고 말하겠습니다.”
트럼프 - “아니, 아니, 그런 게 아니오. 협상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오. 그들에게 30일 기간이 주어졌다고 말하지 마시오. ‘이 사람이 아주 미쳐버려서 아무 때라도 탈퇴할 수 있다(this guy's so crazy he could pull out any minute)’고 그들에게 말해주시오. 그들에게 아무 때라고 말해주시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난 그렇게 할 수도 있지 뭐. 당신들 모두는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오. 하지만 그들에게 30일 기간이 주어졌다는 건 말하지 마시오. 만일 그들이 30일 기간을 갖게 되면, (협상에서) 그걸 이용할 것이오.” 

미치광이처럼 발광하면서 임의의 시각에 한미자유무역협정을 파기해버릴 것처럼 한국측 협상대표들을 협박하여 재협상을 미국에게 유리하게 끌어가라는 것, 바로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교섭대표에게 가르쳐준 협상방법이다. 
2017년 8월 22일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자유무역협정 제1차 공동위원회 회의에서 미국 통상교섭대표단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하였으나, 한국 통상교섭대표단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자 미국 무역대표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라잇하이저 통상교섭대표에게 가르쳐준 각본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게 발광전략을 들이대며 압박하기 시작했는데, 그 추진방법이 제법 교묘하였다. 이를테면, 그 추진방법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문제를 논의하지 않으려는 문재인 정부에게 격노하여 한미자유무역협정에서 탈퇴해버리겠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미쳐 날뛰었다는 식으로 조작된 ‘정보’를 미국 언론매체에 흘려준 것이다. 2017년 9월 2일 <워싱턴포스트>가 그 ‘정보’를 기사화하였다. 문재인 정부의 방어선은 미국의 말을 듣지 않으면 한미자유무역협정을 깨버리겠다는 발광전략공세 앞에서 불과 며칠밖에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0월 4일 한미자유무역협정 제2차 공동위원회 회의에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재협상을 시작하자는 트럼프 행정부에게 결국 굴복하고 말았던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10월 4일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장면이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라잇하이저 통상교섭대표에게 가르쳐준 각본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게 발광전략을 들이대며 강하게 압박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문제를 논의하지 않으려는 문재인 정부에게 격노하여 한미자유무역협정에서 탈퇴해버리겠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미쳐 날뛰었다는 식으로 조작된 '정보'를 미국 언론매체에 흘려주면서 압박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방어선은 그런 발광전략 앞에서 불과 며칠밖에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에 인용한 대화록을 읽어보면, 오두발광으로 협상상대를 윽박질러 협상목적을 달성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은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여 돈을 뜯어내는 조직폭력배 두목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착하는 발광전략의 실체는 상대에게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조악한 협박 이외에 다른 게 아니며, 지금 전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악한 협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가 9월 19일에 진행한 유엔총회 연설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것처럼, 그의 조악한 협박은 조선과의 핵대결에서 가장 난폭하게 자행되고 있다.  
하지만 방어력이 약한 약소국들에게 통할지 모르는 협박으로 조미핵대결에 대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무지와 오판에 빠진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대처해도 패할 수밖에 없는 조미핵대결을 그처럼 무지와 오판으로 대처하고 있으니 미국의 참담한 패배를 앞당기는 것 이외에 다른 결말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그 결말이 예상한 것보다 일찍 다가오고 있음을 말해주는 사실들을 서술하면 아래와 같다. 


2. 내홍에 빠진 백악관, 심각해진 파벌대립

2017년 9월 30일 중국을 방문 중이던 틸러슨 국무장관이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그가 베이징을 방문한 목적은 오는 11월 초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방문을 예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요즈음 언론매체들의 관심은 극도로 격화된 조미관계에 집중되었으므로, 취재기자들은 기자회견장에 나온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과 대화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지 캐물었다. 그는 이 민감한 질문을 받고 뜻밖의 답변을 꺼내놓았다.  

“우리는 탐색하는 중이며, 그런 태도를 유지할 것이다. 우리는 (조선에게) 대화하겠는지를 묻고 있다. 우리에게는 평양과 소통하는 연락통로들이 있다. 현 상황은 어둡거나 캄캄하지 않다. 우리는 평양과 직접 소통하는 몇 개의 통로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과 소통할 수 있고, 소통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우리의 통로를 통하여...” 

원래 취재기자의 질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과 대화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지를 물어본 것이었는데, 틸러슨 국무장관은 한 술 더 떠서 미국이 조선과의 연락통로를 차단하지 않았으며, 그 연락통로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답변하였다. 조선이 비핵화를 위한 ‘전향적인 태도’를 먼저 보이기 전에는 조선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고집하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입장인데, 틸러슨 국무장관의 기자회견 발언은 그런 공식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뜻밖의 답변을 들은 취재기자들은 그러면 트럼프 행정부가 현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려고 하는지를 물었다. 틸러슨 국무장관의 답변이 이어졌다. 

“우리는 회담을 통하여 이 문제(조미핵대결을 뜻함-옮긴이)를 해결하기 바란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우리에게 요구되는 가장 시급한 행동은 현 상황을 진정시키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 상황은 좀 과열되었는데, 나는 우리가 상황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 <사진 3> 이 사진은 2017년 9월 30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이던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조선과 대화하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조미핵대결의 위험한 상황을 진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하였다. 이것은 조선이 비핵화를 위한 '전향적인 태도'를 먼저 보이기 전에는 조선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고집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이며, 군사적 선택방안을 포함한 모든 선택방안들이 대통령의 백악관 집무실 탁자 위에 놓였다는 대조선 협박발언을 입버릇처럼 늘어놓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틸러슨 국무장관과 취재기자들 사이에 질의응답이 계속되었다. 취재기자가 상황을 진정시킨다는 말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을 향해 쏟아내는 극단적인 발언들을 삼간다는 뜻도 들어있는가 하는 질문을 제기하였을 때,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렇게 답변하였다. <사진 3>

“현재 상황은 좀 과열되었다. 나는 모두들 상황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본다. 명백하게도, 북조선이 미사일발사를 중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은 현 상황을 크게 진정시킬 것이다.”   

지금 대통령의 백악관 집무실 탁자 위에 군사적 선택방안을 포함한 모든 선택방안들이 놓여있다는 대조선 협박발언을 입버릇처럼 늘어놓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입장과 배치되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답변,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이 조미핵대결에서 더 이상 통할 수 없음을 인정한 솔직한 답변이었다.  

틸러슨 국무장관이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었던 2017년 10월 1일 일요일 새벽(미국 동부시간), 여느 주말처럼 골프를 즐기려고 뉴저지주 벳민스터(Bedminster)에 있는 골프클럽에 전날 밤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나 틸러슨 국무장관의 베이징 기자회견소식을 들었다. 그 순간, 그는 뒤통수를 한 방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국무장관이 자기의 발광전략과 배치되는 발언을 거침없이 꺼내놓았으니 어찌 그렇지 않았겠는가. 화가 치민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국무장관을 노골적으로 면박하였다. 바로 이것이 그가 당일 오전 7시 30분에 아래와 같은 글을 트위터로 날려보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연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국무장관을 노골적으로 면박한 트위터 전문은 아래와 같다. 

“나는 우리의 훌륭한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에게 로켓 쏘는 사람(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모욕하는 말-옮긴이)과 협상하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말해주었다. 렉스, 당신의 정력을 좀 아끼시오.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그런 면박을 준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골프를 친 뒤 점심식사를 하기 직전 또 다시 아래와 같은 문장을 트위터로 날려보냈다.

“지난 25년 동안 로켓 쏘는 사람을 친절하게 대해주었으나 실패하였는데, 이제 왜 그 일을 다시 하려는가? 클린턴도 실패했고, 부쉬도 실패했고, 오바마도 실패했다.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지난 25년 동안 미국의 역대 행정부들이 조선의 최고영도자를 친절하게 대했다고 착각하는 그의 인식능력은 미국의 고질적인 대조선적대정책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어린애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저급한 인식능력밖에 없는 사람이 전임 대통령들은 조미핵대결에서 패했으나 자신은 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으니, 벳민스터 골프장 옆을 지나는 젖소가 듣고 웃음보를 터뜨릴 노릇이다.   

국무장관은 조선과 대화하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였으나, 대통령은 그런 그를 노골적으로 면박하면서 그의 대화의지를 완전히 부정해버린 괴이한 장면은 미국을 발칵 뒤집어놓았고,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이 괴이한 장면의 뒤에 과연 어떤 내막이 깔려있는가 하는 문제를 두고 미국 언론계에서는 여러 가지 해석들이 꼬리를 물고 나왔다. 이를테면, 트럼프와 틸러슨의 불화가 격화되었다는 불화격화설, 트럼프가 틸러슨을 곧 쫓아낼 것이라는 경질임박설, 틸러슨을 마익 팜페오(Mike R. Pompeo) 중앙정보국장으로 교체할 것이라는 국무장관 교체설 등이다.  
그런데 2017년 10월 3일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뜻밖의 사건이 또 한 차례 벌어졌다. 청문회에 출석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미국 국방부는 “외교적 해결책을 찾으려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지속적인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언명한 것이다. 이 발언은 매티스 국방장관이 틸러슨 국무장관과 손잡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에 반기를 든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주었다. 매티스 국방장관이 그런 발언을 꺼내놓은 다음날, 그가 틸러슨 국무장관과 손잡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에 반기를 든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이 정말 사실이라는 점을 알려주는 충격적인 언론보도가 나왔다. 백악관 고위관리 세 사람의 말을 인용한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 2017년 10월 4일 보도에 따르면, 2017년 7월 20일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아프가니스탄전쟁과 관련한 고위관리들의 회의가 진행된 뒤 틸러슨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moron)”라고 부르며 그를 비난하였고, 7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소년단(Boy Scout) 전국대회 연설에서 자기 정적들인 미국 언론,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를 싸잡아 조롱하는 막말을 쏟아냈을 때 그의 한심한 작태에 절망한 나머지 국무장관직을 내놓으려고 하였다는 것이다. 
이 폭로기사로 사태가 일파만파 번져가자,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국무장관은 각각 수습발언을 꺼내놓으며 사태를 진정시키려고 애썼다. 그러나 그런 수습발언으로는 이미 심각한 지경에 이른 백악관의 내부균열을 덮을 수 없었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미국 언론매체가 폭로한 바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 7월 하순 아프가니스탄전쟁에 대해 오판하여 무력증파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부르며 비난하였다고 한다. 어떤 다른 미국 언론매체들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우라질놈의 멍청이"라고 부르며 비난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 사실을 알았다고 보도하였다. 미국 언론매체들의 분석에 따르면, 백악관 3인방인 틸러슨, 매티스, 그리고 대통령 비서실장 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을 따르지 않는 반대파로 분류되고, 국가안보보좌관 맥매스터와 중앙정보국장 팜페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을 따르는 지지파로 분류된다고 한다. 지금 내홍에 빠진 백악관은 발광전략을 둘러싸고 지지파와 반대파 사이에서 심각한 파벌대립이 벌어지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 폭로기사는 백악관의 내부균열이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아래와 같이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내주었다. 폭로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에 실망하여 국무장관직을 사임하려던 틸러슨을 설득하여 다시 눌러앉게 만든 사람은 매티스 국방장관과 존 켈리(John F. Kelly) 대통령 비서실장인데, 그 두 사람은 틸러슨을 지지하는 “가장 강력한 동맹자들(strongest allies)”이라고 한다. 이것은 사태가 트럼프와 틸러슨의 개인적 불화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파벌대립으로 확대, 심화되었음을 말해준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백악관의 내부균열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을 따르는 지지파와 그것을 따르지 않는 반대파로 갈라진 파벌대립으로 번진 것이다. 백악관의 파벌대립과 관련한 미국 언론보도내용을 살펴보면,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국가안보보좌관과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은 발광전략을 따르는 지지파로 분류되고, 틸러슨 국무장관, 매티스 국방장관, 켈리 비서실장은 발광전략을 따르지 않는 반대파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거리에서 자신을 보좌하는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을 늘 끼고돌면서 발광전략에 계속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3. 트럼프가 말한 ‘폭풍 전의 정적’은 무슨 뜻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0월 5일에도 적국들을 향해 조악한 협박발언을 늘어놓았는데, 이번에는 미국군 수뇌부와 그 아내들을 백악관에 초청하여 만찬을 베풀면서 조선과 이란을 상대로 상투적인 협박발언을 또 다시 늘어놓았다. 만찬을 시작하기에 앞서 제1부인 멜라니아를 대동하고 취재진 앞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은 아내를 동반한 군수뇌부 성원들과 함께 취재기자들에게 사진촬영을 하라고 하면서 아래와 같이 알쏭달쏭한 소리를 꺼내놓았다. 

트럼프 - “여러분은 폭풍 전의 정적(calm before the storm)이 뭔지 아시오?”  
취재기자 - “폭풍이라니 그건 무슨 뜻입니까?”
트럼프 - “그건...정적일 거요, 폭풍 전의 정적 말이요.”
취재기자 - “대통령님, 폭풍이라면 이란입니까? 이슬람국가(ISIS)입니까?”
트럼프 - “내가 당신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군인들이 지금 여기에 와 있다는 것이오. 그리고 우리는 멋들어진 저녁시간을 보낼 것이오. 참석해준 분들에게 감사하오.”
취재기자 - “대통령님, 무슨 폭풍입니까?”
트럼프 - “곧 알게 될 거요.”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뜻인지 모를 알쏭달쏭한 말을 취재진에게 던져놓고 만찬장으로 훌쩍 들어가 버렸는데, 이 장면은 협박의 창끝이 누구를 겨냥하는지 알 수 없게 만들어놓고 협박효과를 증폭시켜보려는 즉흥적인 정치촌극을 직접 연출한 것이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7년 10월 5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군 수뇌부 성원들과 그 아내들을 백악관에 초청하여 성대한 만찬을 베풀기 직전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이다. 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폭풍 전의 정적'이 뭔지 아느냐고 취재기자들에게 묻는 알쏭달쏭한 소리를 늘어놓았다. 이것은 발광전략의 창끝이 누구를 겨냥하는지 알 수 없게 만들어 협박효과를 증폭시켜보려는 즉흥적인 정치촌극을 직접 연출한 것이다. 그로부터 이틀 뒤에도 그는 역대 미국 행정부들은 대조선정책에서 실패하였으나 자신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한 가지만은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는 알쏭달쏭한 글을 트위터로 날려보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만찬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군수뇌부 성원들만 데리고 각료실로 자리를 옮겼다. <로이터통신> 2017년 10월 5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북조선에게 있어서 우리의 목표는 비핵화다. 우리는 이 독재정권이 우리나라와 동맹국들을 상상을 초월한 인명손실로 위협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 우리는 그런 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다. 만일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니, 나를 믿어라”고 군수뇌부에게 말했다고 한다. 수다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은 군수뇌부를 자기 앞에 앉혀놓고 그들의 말은 들으려 하지 않고 자기만 떠들어댔는데, 익명의 백악관 고위관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낸 수많은 말들 중에서 유독 조선에 대한 협박발언만 채집하여 미국 언론에 흘려준 것은 전형적인 발광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0월 7일에도 트위터에서 조선을 향한 협박발언을 늘어놓았는데, 그 전문을 번역하면 아래와 같다. 

“전임 대통령들과 역대 행정부들은 지난 25년 동안 북조선과 대화하였고, 합의에 도달하였으며, 많은 돈을 지불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조선은) 합의문 잉크가 채 마르기 전에 위반하여, 미국측 협상대표들을 우롱하였다. 그러나 미안하지만, 한 가지만은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Sorry, but only one thing will work!)”

위의 인용문에 나온 “한 가지만은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는 문장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들이 미국 언론보도에 나돌았지만, 그가 그런 알쏭달쏭한 협박발언을 너무 자주 꺼내놓는 바람에 이제 사람들은 “저 늙은이가 입만 열면 또 저런 소리를 하네”라고 하면서 시큰둥하게 여기기 시작하였다. 자기들 입맛에 맞춰 정보를 가공처리하는 한국의 친미언론매체들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 협박발언이 유통기간을 넘긴 폐기처분대상이라는 사실을 은폐하면서 크게 보도해주는 어리석은 짓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로 심각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협박발언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위에 인용한 <로이터통신> 보도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군 수뇌부를 앞에 앉혀놓고 “이란은 강대국들이 그 나라의 핵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해 만들어놓은 합의정신을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협박발언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보도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합의를 깨버리는 파기결정을 곧 발표할 것이라는 백악관 고위관리의 발언을 인용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위반이라는 생트집을 잡아 이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깨버리면, 미국과 이란의 적대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될 것이고, 그에 따라 무력충돌위험이 극도로 고조될 것이다. ‘폭풍 전의 정적’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알쏭달쏭한 어법은 그가 이란 핵합의를 깨버리고 중동정세를 고의적으로 격화시켜 이란을 공격하려는 흉심을 품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발광전략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몇 가지 움직임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진 6> 

▲ <사진 6> 이 사진은 2017년 9월 22일 테헤란에서 진행된 열병식에 등장한 이란의 코람샤흐르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 주석단 앞을 지나는 장면이다. 만일 이란이 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중동지역에 전진배치된 미국의 군사전략거점들과 이스라엘의 군사전략거점들을 타격할 수 있다. 만일 이란이 그 중거리탄도미사일에 장착할 핵탄두까지 만들어내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억제력에 걸려 더 이상 이란을 공격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런 사정을 간파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들을 기습공격으로 파괴할 작전계획을 이미 만들어놓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려고 한다. 이란에 대한 공격위험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이란은 사거리가 2,000km이며, 각개발사식 재돌입체(MIRVs)를 장착할 수 있는 코람샤흐르(호람샤르, Khoramshahr) 중거리탄도미사일을 2017년 9월 22일 테헤란에서 진행된 열병식에서 공개하였고, 그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장면을 텔레비전방송을 통해 세상에 공개하였다. 이것은 바레인(Bahrain)에 주둔하는 미국 해군 중부사령부와 미국 해군 제5함대는 말할 것도 없고, 터키 남부지역 인씨를릭공군기지(Incirlik AFB)에 주둔하는 미국 제3공군 산하 제39공군기지비행단, 그리고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Tel Aviv)와 이스라엘군 전략기지들이 모조리 코람샤흐르 탄도미사일 사정권 안으로 들어왔음을 의미한다. 만일 이란이 그 중거리탄도미사일에 장착할 핵탄두까지 만들어내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억제력에 걸려 더 이상 이란을 공격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둘째, 핵강국인 미국과 비공인 핵보유국인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격위험에 처한 이란은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핵억제력을 갖기 위한 노력을 멈출 수 없다. 이란의 핵무기개발을 저지하려고 온갖 술책과 협박을 동원해온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개발사업이 완성단계에 들어섰다고 판단하면, 이란의 핵시설들을 기습공격으로 파괴할 것으로 예견된다. 서방언론보도에 따르면, 미국군과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핵시설들을 공습으로 파괴할 기습타격계획을 이미 만들어놓았다고 한다. 2015년 7월 14일 오스트리아 비에너(Vienna)에서 채택된 ‘통합적 포괄행동계획(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이라는 이름의 이란 핵합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타격시각을 뒤로 늦춰놓았을 뿐, 공격위험을 해소시킨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란이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하였으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깨버리고 미국-이스라엘 합동작전으로 이란의 핵시설들을 기습타격하려고 할 것으로 예견된다. 위에 인용한 <로이터통신> 보도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각료실에서 군수뇌부 성원들과 담화하는 중에 그들에게 이렇게 당부하였다고 한다. 

“더 나아가서, 폭넓은 군사적 선택방안들이 요구될 때, 아주 신속하게 그것을 나에게 제출해주기를 나는 바라고 있소. 나는 정부기구의 관료체제가 느리게 움직인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런 관료체제의 장애를 넘어서는 문제는 귀관들에게 달려 있소.”

익명의 백악관 고위관리가 <로이터통신> 취재기자에게 전해준 위의 인용문에서는 생략되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담화 중에 군수뇌부에게 이란을 공격하는 군사적 선택방안을 임의의 시각에 사용할 수 있게 미리 준비해놓으라고 지시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무력침공위험에 대비하여 핵억제력을 선택할 수밖에 없으나, 아직 핵억제력을 갖지 못한 이란에게 전쟁위험이 다가오고 있다. 


4. 발광전략을 파탄시켜 조미핵대결 끝내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

2017년 9월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성명을 발표하였다. 조선의 최고영도자가 직접 성명을 발표한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면서 그의 발광전략을 격멸하려는 단호한 의지를 천명하였다. 아래와 같은 문장을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력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다.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제할 소리만 하는 늙다리에게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다. 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명예 그리고 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우리 공화국의 절멸을 줴친 미국 통수권자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다....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미국의 늙다리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다.” 

위의 인용문에서 주목되는 내용은,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을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확언한 문장이다. 2017년 9월 25일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에 머물고 있었던 리용호 조선 외무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성명에서 언급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물어본 취재기자의 질문에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답변하였다. 리용호 외무상의 답변은 즉흥적인 답변이 아니라, 그런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견하고 준비한 답변이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아래와 같다. <사진 7>

▲ <사진 7> 이 사진은 2017년 9월 25일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에 머물고 있었던 리용호 조선 외무상이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성명에서 언급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물어본 취재기자의 질문에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답변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첫째, 2017년 9월 3일 조선은 열핵탄두기폭시험에 성공하였다. 그러므로 조선은 앞으로 핵탄두기폭시험은 더 이상 하지 않고, 열핵탄두기폭시험만 하면 된다. 리용호 외무상은 답변에서 그런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둘째, 지난 9월 3일 조선의 열핵탄두기폭시험의 폭발위력은 1메가톤에 이르렀는데, 이에 대해 나는 2017년 9월 11일 <자주시보>에 실린 글 ‘해발고 2,205m 화강암산 통째로 뒤흔든 거대한 폭발진동(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5583)’에서 자세히 논하였으므로, 여기서 재론하지 않는다. 그런데 리용호 외무상이 언급한 ‘역대급 수소탄 시험’이라는 말은 폭발위력이 역사상 가장 큰 수소탄을 기폭시키는 시험이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폭발위력이 가장 큰 수소탄은 1961년 10월 30일 소련이 기폭시킨 ‘짜르 밤바(Tsar Bomba)’라고 부르는 수소탄이었는데, 그 폭발위력은 50메가톤이었다. 자료에 따르면, 그 수소탄이 터졌을 때 하늘로 솟구쳐 오른 거대한 버섯구름은 56km 고도에 이르렀다고 한다. 

주목되는 것은, 리용호 외무상이 조선이 50메가톤급 수소탄보다 폭발위력이 더 강한 수소탄을 시험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하였다는 점이다. 수소탄을 소형화, 경량화하는 고도의 기술을 가진 조선이 수소탄 폭발위력을 50배 이상 증폭시키는 것은 핵공학기술적으로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9월 2일 조선핵무기연구소의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면서 “분렬 및 열핵장약을 비롯한 수소탄의 모든 구성요소들이 100% 국산화되고 무기급 핵물질생산공정으로부터 부분품정밀가공 및 조립에 이르기까지 핵무기제작에 필요한 모든 공정들이 주체화됨으로써 우리는 앞으로 강위력한 핵무기들을 마음 먹은대로 꽝꽝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폭발위력이 50메가톤 이상인 초강력 수소탄을 터뜨리는 기폭시험은 조선 영토 안에서 진행할 수 없다. 엄청난 인공지진으로 조선의 북부지대와 중국의 동북지역이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초강력 수소탄은 태평양 한복판에서만 할 수 있다.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하였던 리용호 외무상의 답변은 그런 사정을 반영한 것이다. 
셋째, 조선이 사상 최강의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에서 하려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그것을 장착하여 태평양 상공으로 날려보낼 수 없다. 비행 중 안전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조선이 사상 최강의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에서 할 수 있는 방도는 수소탄을 실은 전략잠수함을 태평양으로 보내는 것이다. 선박들이 오가는 북태평양 해상교통로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외딴 해상으로 나간 조선의 전략잠수함이 수소탄을 해수면에 띄워놓고 안전수역으로 빠져나온 뒤에 원격조종으로 기폭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은 장거리작전능력을 가진 3,000톤급 전략잠수함들을 보유하였으므로, 운반수단도 이미 준비된 셈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성명에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언명하였는데, 위에 서술한 리용호 외무상의 기자회견 발언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구상하는 대미보복조치와 일치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조선이 미국 서부 해안 앞바다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위협발사할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러시아 통신사 <리아 노보스찌(RIA Novosti)> 2017년 10월 6일부에 주목할 만한 보도기사가 실렸다. 2017년 10월 2일부터 6일까지 러시아 자유민주당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 연방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소속 성원인 안똔 모로조브(Anton Morozov)의 발언이 실린 러시아와 미국의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그가 전한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사진 8>

▲ <사진 8> 이 사진은 2017년 10월 2일부터 6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 자유민주당 고위급 대표단을 촬영한 것이다. 왼쪽부터 알렉싼드르 마쩨고라 주조러시아대사, 한성렬 조선 외무성 부상, 안똔 모로조브 자유민주당 조선방문대표단 단장의 모습이 보인다. 조선방문을 마치고 모스크바로 돌아간 모로조브는 러시아와 미국 언론에 조선이 미국 서부 해안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2,000km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위협발사하려고 준비하고 있으며, 곧 발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을 격멸하고 조미핵대결을 끝내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략구상에 따른 전략적 핵압박공세의 종결판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들(러시아 자유민주당 고위급 대표담이 평양에서 만난 조선의 고위인사들-옮긴이)은 우리들에게 그들이 미국 서부 해안을 타격할 수 있는 더욱 강력한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그 미사일이 구체적으로 어떤 미사일인지는 말하지 않았으나, 곧 발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미국과의) 대결을 진지하게 준비하였음을 보여주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하였다. 조선의 관리들은 그 미사일의 사거리가 12,000km라고 말했다. 그들은 그 미사일이 미국 서부 해안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수학적 계산까지 우리에게 말해주었다. 그 미사일이 미국에 도달하려면, 러시아 상공을 지나가게 될 것인데, 만일 미국이 그 미사일을 요격하면 러시아에 위험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지금 조선에는 전반적으로 호전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그들은 단호한 결의와 호전적인 언사를 보여주었다.” 

한국 정보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동아일보> 2017년 9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찰위성은 9월 14일 오전부터 평양 인근과 평안북도 어느 지역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를 실은 발사대차와 군용차량이 이동을 준비하는 모습을 포착하였다고 한다. 이런 정황은, 2017년 9월 19일 유엔총회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중에 조선을 전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는 극악한 폭언을 토해내어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기 며칠 전부터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위협발사준비가 진행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동시다발로 쏘는 대미위협발사를 단행하려는 것일까? 

트럼프의 발광전략을 파탄시켜 조미핵대결을 끝내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은 확고하고, 그 결심을 실행에 옮기려는 조선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으니,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쓰는 어법을 빌리면, “곧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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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불개미는 지구의 경고,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붉은불개미는 지구의 경고,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이강운 2017. 10. 08
조회수 308 추천수 1
생물학자 이강운의 24절기 생물 노트-한로
기후변화로 6년 새 20일이나 일러진 호랑나비 우화 시기
식상한 경제논리가 위기 불러…생태와 환경이 경제

h1.jpg»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의 작은 논에서도 벼를 수확했다.

어설피 내린 가을비 한 번에 기온이 뚝뚝 떨어지고 바람 한 번 휙 불면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진다. 가을 바람 소리 스산하고 공기가 차다. 한 뼘 한 뼘 하늘이 높아져 하늘 끝까지 간 것 같고,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서 가을 첫서리가 살짝 내린다는 오늘은 한로(寒露). 그러나 아직 한낮 햇빛은 쨍쨍하고 온도도 높아 벼가 잘 익었다. 올 초봄에 조성한 ‘논’에서 가뭄과 장마를 잘 버틴 황금빛 벼를 수확했다. 

꽃만큼 아름다운 노랗고 빨간 단풍이 짙어지기 시작하고 마른 낙엽이 숲 바닥을 뒹굴며 서걱거릴 이때쯤 양지바른 곳에 샛노란 꽃망울을 터뜨린 산국과 산비탈의 희고 연한 보랏빛의 구절초, 길가에 보라 꽃 무리 지어 흔들리는 쑥부쟁이에서 가장 깊은 가을 정취를 느낀다. 계절이 바뀌고 있다. 

h2.jpg» 산국 꽃에 앉은 중국별뚱보기생파리.

한가위로 연구원이 뭉텅 빠져나가 연구소가 텅 비었다. 어릴 적 살던 집 앞마당과 장독대 근처 돌 화단에 피워있던 꽃과 아버지! 명절이 되면 이상하게 나 살던 데, 고향으로 가고 싶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 싶은데... 뵙지도 못하고 가보지도 못한 채 가장 긴 추석이 지나간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모든 생물이 움츠러들지만 이제 막 번데기에서 우화한 큰멋쟁이나비, 작은멋쟁이나비 날갯짓은 사그라지는 계절과는 반대로 오히려 힘차다. 얼마나 힘이 넘치는지 손으로 잡고 있어도 날개를 격하게 퍼덕여 혼자 힘으로 빠져나갈 수 있을 만큼 강하고 가만히 가슴을 만져보면 힘찬 심장 소리가 전해오는 듯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이 정도의 힘이 있어야 겨울을 날 수 있겠지.

h3.jpg» 쑥부쟁이 꽃에 앉은 큰멋쟁이나비.

이처럼 어른벌레로 겨울을 나는 큰멋쟁이나비, 작은멋쟁이나비는 가을에 날개를 달고 나와 그 상태로 겨울을 보내고 이듬해 봄까지 버티다 알을 낳고 죽으니 어른벌레 수명이 약 여섯 달은 되는 셈이다. 자주 받는 질문 중 빠지지 않는 것이 “나비는 얼마나 살아요?”인데, 종류마다, 또 같은 종 안에서도 어느 계절에 나오느냐에 따라 수명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간단하게 답할 수는 없다. 

h5.jpg» 작은멋쟁이나비.

이제 가을이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았으므로 대부분 곤충도 서둘러 겨울 준비를 한다. 몸을 홀가분하게 털어버리고 단단한 고치를 만드는 노랑쐐기나방도 있고, 애벌레 몸 색깔을 바꿔 팽나무 줄기에 스며들 준비를 하는 왕오색나비와 수노랑나비도 있고 산호랑나비 애벌레들은 이미 마지막 껍질을 벗고 튼튼한 실로 몸을 묶어 번데기를 만들어 겨울 날 준비를 마쳤다. 곤충의 월동은 알, 애벌레, 번데기, 어른벌레처럼 형태적 차이도 있고 낙엽 밑, 돌 아래, 땅속, 나무껍질 속 혹은 자기 스스로 안식처로 만든 고치까지 장소도 다양하다. 

h4.jpg» 왕오색나비애벌레.

마지막 번데기를 만들어야 하는 때인 지금, 발육할 시간도 없는데 산제비나비가 알을 낳고 있다. 개나리도 꽃을 피우고. 어떻게 이런 희한한 일들이 벌어지는 거지? 이런 나비도 있고 저런 나무도 있어, 살아가고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이 제각각이지만 그래도 때는 맞춰야 하는데 철모르는 놈들이 있다. 사람으로 붐비면서 더 많은 개발 욕구가 팽창하고 그래서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를 걱정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끊임없는 걱정과 이때까지의 절기와 맞지 않는 돌발적 변수로 지구가 더워짐을 실감하고 있다. 따뜻한 겨울 그리고 어정쩡한 봄과 가을. 세상이 아프고 힘들다.

h6.jpg» 산제비나비 산란(2017.10.4)

h7.jpg» 개나리 개화(2017.10.3).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생태계가 작동하고 있으므로 자연의 시간보다 빨리 혹은 늦게 가는 현상이 우리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얼마나 세상이 바뀔지 곤충을 재료로 실험하였다. 그 땅에 사는 식물은, 곤충은, 인간은 모두 땅을 닮게 되어 있으므로 기후변화에 따라 변화할 나비 이야기가 사실은 우리 이야기다. 

변온동물인 곤충은 기후변화, 특히 온도에 민감하며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의 구조 변화의 영향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분류군이다. 특히 번데기로 월동하는 호랑나비과 곤충은 크기도 크고 움직임을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어 분석과 예측이 가능한 가장 좋은 재료다. 

2008년부터 호랑나비과의 산호랑나비, 호랑나비, 꼬리명주나비 월동형 번데기를 대상으로 인큐베이터를 이용한 실내 온도 발육 실험과 야외에서 실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관찰 비교하는 기후변화 연구를 수행했다. 온도 발육 실험을 근거로 우화 실험을 시작한 이래 10년 차. 산호랑나비, 호랑나비, 꼬리명주나비 3 종 모두 2014년 이후 2008년보다 무려 평균 20일이나 빨리 날개를 달고 나오고 있다. 따뜻해지면서 봄이 조금씩 빨라지고 점점 더 우화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아마 이런 식이면 3종 나비들은 일 년에 한 번씩 더 발생할(Voltinism: 화성)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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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를 연차별로 원주지방환경청, 국립생물자원관과 함께 3권의 보고서를 냈고, 실험 시작 8년 만인 2014년에 1차 결과를 에스시아이(Sci) 논문인 <아시아 태평양 곤충학 저널>(JAPE)에 논문으로 게재했다.1) 벌써 10년에 걸친 자료가 누적되고 있으므로 계속 좋은 논문으로 쓰일 것이라는 자부심을 가져본다. 

이러한 환경적 변화를 나비에 국한하지 않고 곤충의 범위를 확대하면 심각한 사태를 가늠할 수 있다. 사람에게 말라리아, 지카 바이러스, 뎅기열 등 다양한 병원체를 옮길 수 있는 위생 해충인 모기가 더 빨리 번식을 시작하고 겨울 초까지 더 많이 번식함으로써 우리의 삶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과수를 포함한 농작물의 병해충도 직접적이고 파괴적으로 연관돼 이들을 없애기 위한 살충제를 과다하게 사용할 것이고 살충제 잔류 농산물은 또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

추석 연휴에 국무조정실장 주재 긴급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하면서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한 주인공은 침입 외래종 붉은불개미(Red Imported Fire Ant)였다. 경계색인 붉은색과 시뻘건 불을 합쳐 만든 붉은불개미니 얼마나 두려운 존재인가? 외래종이 우리의 삶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전역에서 생산된 꿀 4분의 3 이상에 살충제 및 농약 잔류량이 검출 돼 안전하지 않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살충제 달걀에 이어 꿀까지 더는 해결을 위해 손을 써볼 틈도 없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데도 식상한 경제논리만 주장하고 있다. 이미 생태나 환경이 가장 큰 경제인데. 

지금 있는 모든 것을 다 써도 부족해 늘 경제 살리기를 외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고단한 삶을 사는 다른 생명을 고려하여 ‘조금 단순하고 소박하게 살자’ 라고 이야기하면 한가로이 생태환경 운운하느냐고 비아냥대거나 혀를 차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같이 살자고 ‘벌’을 통해서, ‘개미’를 빗대어 자꾸 말하는데 듣지 않고 있다. 

하늘을 이기는 식물도, 곤충도, 사람도 없다. 

글·사진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




1) ‘Temperature-dependent development of overwintering Sericinus montela Gray (Lepidoptera: Papilionidae) pupae and its validation’

이란, 미국이 새 제재 가하면 사실상 선전포고

이란, 미국이 새 제재 가하면 사실상 선전포고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10/09 [01:2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이란혁명수비대 장병들이 걸프 해역에서 취역한 고속 쌍동선을 지켜보고 있다.

9일 미국의소리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이란에 새 제재를 가하면 중동에 주둔하는 미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이란 혁명수비대가 밝혔다.

이란 관영 언론은 모함마드 알리 자파리 총사령관을 인용해 “대이란 제재 법안이 미 의회에서 통과된다며, 중동 내 미군 기지를 이란의 탄도미사일 사거리인 2천km 밖으로 옮겨야 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미국의소리는 이를 공격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사실 미사일 공격을 가하지 않고서는 현재 이란 국경 500KM 안에 있는 바레인과 이라크, 오만,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미군기지를 축출할 방법이 없기는 하다.

▲ 이란혁명수비대  모함마드 알리 자파리 총사령관 

특히 이란혁명수비대 모함마드 알리 자파리 사령관이 지역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협상을 거부하고, 만약 미국이 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로 규정하면, 이란도 미군을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인 ISIS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새 제재는 미국과 이란 간 관여나 협상의 기회를 없애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새 제재를 사실상 선전포고, 전쟁선언으로 해석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5일까지 이란과의 협정 준수에 대한 인증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그동안 지난 2015년 체결된 이란 핵 합의를 최악의 합의라며 비판해왔기에 인증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은 상황이다.
이란 핵 협상은 이란이 핵 개발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 등 국제사회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며 유럽은 이미 이란에 대한 제재를 풀고 경제협력사업과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이란 핵 합의에 따라 미국 정부도 이란의 합의 준수 여부를 90일마다 점검해 의회에 보고하게 돼 있어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 합의 준수를 인증하지 않을 경우, 의회는 60일 안에 제재를 다시 부과할지 결정하게 된다. 이란 핵합의서가 휴지장이 되는 것이다.
이란은 그런 최악의 상황으로 가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 준수 인증을 해야한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미국 대이란 제재 재개에 대해 이란이 이렇게 미사일 공격까지 경고하고 나선 것은 의외다. 국제정세전문가들 속에서도 정말 그렇게 하겠는가라는 의문의 여지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이란의 경고는 외교적 수가가 아니라 현 국제정세를 치밀하게 분석한 데 기초해서 나온 실전 경고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북과 전쟁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란은 아직 핵개발까지는 하지 않고 있으며 미사일도 신형을 끊임없이 개발을 하면서도 사거리를 2,000KM는 넘기지 않고 있다.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미국과 유럽을 자극하지 않고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동지역의 전쟁의 불길을 확장시키지 않으려는 정치적 결단 측면이 크다.
따라서 미국에게는 이미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착착 성공시켜가고 있는 북이 더욱 더 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 2017년 9월 22일 이란이 시험발사에 성공한 코람샤흐르(호람샤르) 신형 다탄두 미사일, 북의 화성-12형이나 화성-14형과 같은 최근 북이 개발한 3.18엔진을 사용하는 미사일로 추정된다. 즉, 사거리를 북처럼 얼마든지 늘릴 수 있느데 굳이 2,000KM까지만 쏜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에게 북과 이란 두 곳에서 동시에 전쟁을 할 수 있는 여력도 없다. 따라서 이란이 초강경으로 나가더라도 미국은 감히 이란과의 전쟁에 선뜻 나설 수 없을 것이라는 치밀한 판단에서 나온 경고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특히 미국이 북과의 대결전 때문에 핵심 군사력을 태평양으로 집중시키고 있으며 쌍둥이 적자 즉, 재정적자, 무역적자의 심화로 전쟁 군비 충당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이란 입장에서는 미국과 전쟁이 결코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있다.

어쨌든 이란 혁명수비대의 이런 초강경 경고는 패권국 미국의 힘이 그만큼 약화되었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수뇌부에게 또하나 고심거리가 생긴 것이다. 추종국을 총동원하여 북을 봉쇄 압박하려던 미국이 되려 이란과 북 양쪽에서 협공을 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합의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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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 비하 공작 배후도 MB국정원


[아침신문 솎아보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취소 청원에도 개입… 보수단체 논평에도 개입 정황

손가영 기자 ya@mediatoday.co.kr  2017년 10월 09일 월요일
연휴가 마무리되는 오는 10일부터 ‘이명박 정부 국정원 적폐 수사’가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MB의 총애를 받으며 국정원의 수장을 지낸 원세훈 전 원장이 지난달 26일부터 다시 피의자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며 “거기서 딱 '한 칸'만 올라가면 MB”라고 지적했다. 국정원장은 대통령에게 배석자 없이 ‘독대 보고’를 한다.
9일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면엔 MB 국정원의 정치 공작 행위가 추가로 확인된 사실이 실렸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검찰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하하는 논평을 내도록 보수단체에 청부한 정황”을 포착했다. 2009년 4월 경 국정원 심리전단이 보수단체 ‘대한민국 선진화개혁추진회의’ ‘뉴라이트 전국연합’ 간부들과 상의해 노 전 대통령 및 민주당을 폄훼하는 논평을 내게 했다는 것이다.
▲ 9일 한국일보 1면
▲ 9일 한국일보 1면


논의 시점은 대검 중수부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노 전 대통령 측의 금품수수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권양숙 여사와 노 전 대통령의 장남 노건호씨를 소환할 무렵이었다. ‘뉴라이트 전국연합’은 당시 “노무현이라는 ‘불량 대통령’을 배출한 민주당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를 해야 한다”며 “무능하고 독선적이고 부패하고 치사하기까지 한 ‘불량 대통령’을 내놓아 5년 내내 국민들을 고통 받게 하더니, 이제는 부패스캔들로 국민들이 외국인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없게 만들었다”고 논평했다.
한국일보는 “이 단체들 배후에는 국정원이 있었다”며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은 이들 단체와 국정원 심리전단 측이 해당 내용을 논의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 등을 확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MB 국정원은 보수단체를 앞세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을 취소해달라는 청원을 모의하기도 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ㄱ씨와 보수단체 간부 ㄴ씨가 주고받은 e메일을 압수해 분석한 결과 이들이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노벨상 취소를 위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청원서를 보내는 방안을 상의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보수단체는 김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논평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역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반헌법적 6·15공동선언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2010년 3월 김 전 대통령 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로 사단법인 ‘행동하는 양심’이 출범했을 때 “김 전 대통령은 6·15공동선언을 통해 헌법 정신에 반하는 연방제 통일에 합의했던 사람”이라며 “노벨 평화상을 받기 위해 부정한 공작과 거래를 자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람”이라고 매도했다.
한편 검찰은 우파단체를 동원해 선거·정치에 개입한 국정원의 ‘오프라인 여론조작’과 관련해 구체적인 활동비 내역 자료를 국정원에 요청했다. 한겨레는 검찰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2011년 국정원이 우파 단체를 움직여 중앙 일간지에 여당과 정부를 지지하고 야당을 비판하는 광고를 내고 관련 집회를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최근 국정원에 총 자금집행 규모 관련 자료 등을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국정원이 2010년 11월부터 두 달여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해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문화일보 △국민일보 등 5개 신문사에 우파단체 명의로 시국광고를 게재하며 쓴 돈이 5600만원이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검찰 내부적으로는 이는 일부일 뿐 국정원이 온라인 활동보다 오프라인에 투입한 활동비 규모가 더 클 것으로 보고 국정원에 관련 자료 전부를 요청한 것”이라 평가했다.  
▲ 9일 삼계탕
▲ 9일 경향신문 1면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은 지난 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및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민 전 단장은 2010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지시를 받아 ‘민간인 댓글부대’로 알려진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하면서 불법 선거운동과 정치관여 활동을 하도록 하고 수백 차례 모두 52억5600만원을 지급해 국고에 손실을 입힌 혐의를 사고 있다. 2013년 9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외곽팀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한 것에 대해선 위증 혐의가 적용됐다.  
경향신문은 “30년 ‘국정원맨’ 민병주의 몰락”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민 전 단장의 기소 사실을 다뤘다. 민 전 단장은 1984년 1월 안전기획부(현 국정원) 소속 특정직 7급 공무원으로 임용돼 30년 넘게 국정원에서 일했다.  
한미 FTA 개정 국면에 “한국, 독자적 통상 모델 구축” 목소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개정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언론은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한국 측 통상교섭본부와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한·미 FTA 2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고 FTA 개정 절차를 밟기로 합의했다. 본격적인 협상은 이르면 올해 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당장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개정 국면을 맞으면서 자동차와 철강 업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추후 개정 협상의 ‘1차 타깃’이 될 것으로 알려지자 난감한 표정”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협상 테이블에서 ‘관세 부과’와 ‘비관세 장벽 폐지’라는 두 가지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무관세가 적용된 자동차 분야에게 “관세 부활은 그만큼 가격 경쟁력을 잃는 것”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겨레는 “철강 산업은 이미 미국의 강도 높은 수입 규제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후판에 반덤핑 관세와 상계관세 11.7%, 한 달 뒤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최대 24.9%의 관세를 물렸다”며 “철강 업계는 개정 협상에서 미국의 적자를 이유로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 9일 중앙일보 3면
▲ 9일 중앙일보 3면


중앙일보는 ‘세이프가드(긴급무역제한) 절차’ 돌입 등을 종합해 “트럼프 행정부의 ‘코리안 배싱(bashing: 때리기)’”을 지적했다. 미국은 1월 한국산 가소제(플라스틱 첨가물)에, 2월에는 합성고무에 반덤핑 관세를 예비 판정했다. 한국 제품이 헐값에 수출됐다고 보고 징벌적 관세를 매기겠다는 취지다.  
4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국 등 수입 철강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 명령을, 5월에는 태양전지, 6월에는 폴리에스테르 단섬유에 대한 반덤핑 조사 명령을 내리는 등 매달 새로운 무역 제재 이슈가 나왔다. 이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LG전자 등 한국 세탁기 수입으로 미국 세탁기 업계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하며 세이프가드(긴급무역제한) 절차를 밟기 시작한 것이다.
중앙일보는 “통상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면서 “늦었지만 수세를 공세로 전환할 카드를 면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을 전했다. 안세영 교수는 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차피 전자상거래 등 바뀐 무역 여건을 반영하기 위해 협정 개정은 필요했다”며 “개정을 두려워하기보다 협상에서 우리의 요구사항을 미국에 역제안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8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보에 편승하는 한 통상의 독자적 논리 전개는 어렵다”며 “트럼프 탓만 하지 말고 경제민주화를 뒷받침할 통상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여정 초고속 승진, 北 노동당 세대교체 명확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7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인사 발표를 두고 ‘세대교체’ ‘김정은 당으로의 개편’ 등의 평가가 제기된다.
▲ 9일 조선일보 4면
▲ 9일 조선일보 4면


김 위원장은 자신의 여동생이자 ‘백두혈통 2인자’인 김여정을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파격 발탁했다. 최룡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으로 재선출되며 8개의 보직을 꿰차 당·정·군 전반에 막강한 권한을 가진 실세로 부상했다. 북한은 이어 노동당 최고 정책결정기관인 정치국 위원 5명과 후보위원 4명을 새로 뽑았고, 이전에 노동당 비서 역할을 한 당 중앙위 부위원장에 6명을 새로 선출했다.
김여정은 2016년 5월 7차 당대회에서 당 중앙위원이 된 지 1년 5개월 만에 정치국 후보위원이 됐다. 한겨레는 “김여정은 7차 당대회 때 김정은 곁에서 축하 꽃다발을 직접 받아 챙기는 등 김정은이 참석하는 주요 행사에 등장해 존재감을 과시해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대적 인사와 함께 경제·핵개발 병진노선 추진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이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노선을 틀어쥐고 주체의 사회주의 한길을 따라 힘차게 전진하여 온 것이 천만번 옳았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는 “자신의 핵 폭주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견디기 위해 내부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노동당을 명실공히 ‘김정은 당’으로 개편하기 위한 체제 정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아래는 9일 조간 전국단위 주요종합일간지 1면 머릿기사다.
경향신문 “[트럼프발 통상압력]미 통상전략에 밀려 ‘한·미 FTA’ 수술”
국민일보 “수입 늘어난 개인, 해외서 펑펑… ‘소득주도 성장’ 복병되나”
동아일보 “일제가 왜곡한 한글 맞춤법” 
서울신문 “[단독] 공문서 외국어 범벅…한글 홀대하는 정부”
세계일보 “사드 이어 통상쓰나미…한국 경제 ‘사면초가’” 
조선일보 “트럼프 "北엔 단 한가지 수단뿐" 
중앙일보 “[단독] 93세 카터 방북 추진 … 김정은과 면담 희망”한겨레 “간첩 누명이 갈라놓은 50년 꿈에 그리던 첫사랑을 만나다” 
한국일보 “[단독] MB국정원 '노무현 비하' 공작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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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창제·반포 과정은 영화보다도 더 극적"


17.10.09 11:17l최종 업데이트 17.10.09 11:17l



서울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왼손에는 책이 한 권 들려 있다. 어떤 책일까. 바로 <훈민정음> 해례본이다. 국보 70호이고 1997년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마침 올해는 세계기록유산 등재 20돌이기도 하다.

훈민정음 연구가 김슬옹 박사(56, 한글학회 연구위원, 연세대 외래교수)는 "한글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면 좋겠다"면서 "훈민정음 창제과정은 영화처럼 극적이기 때문에 영화로 각색해도 훌륭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대왕이 비밀리에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2년 6개월만에 해례본이 나오고, 이것이 역사에서 사라졌다 다시 등장하는 과정이 극적입니다. 비밀리에 연구하게 한 것도 극적이고, 15세기에 하층민인 노비 집단이 이 글자를 배울 수 있게 된 것도 기적이고, 해설한 책을 펴낸 것도 기적입니다. 1천만 관객이 아니라 남북한 한겨레 7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영화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훈민정음 언해본 목걸이를 착용한 김슬옹 박사.
▲  훈민정음 언해본 목걸이를 착용한 김슬옹 박사.
ⓒ 신향식

김슬옹 박사는 "훈민정음 28자만 배우면 누구나 지식과 정보를 나누고 지혜를 발휘할 수 있고, 특히 해례본에는 엄청나게 많이 중요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 사람들이 잘 모른다"면서 "훈민정음 창제와 반포 과정을 영화로 만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새 문자 훈민정음을 알기 쉽게 풀이한 책이다. 세종대왕은 비밀리에 연구하여 1443년에 훈민정음 28자를 만들어 신하들에게만 알렸다. 이후 실험과 연구를 거듭한 끝에 1446년 음력 9월 상순에 <훈민정음> 해례본을 만들어 백성들에게 새 문자 훈민정음과 그것을 만든 원리, 운용 방법을 알렸다. 이 책에는 창제의 취지와 원리, 역사적 의미 등을 비롯하여 문자의 다양한 예시 등이 실려 있다.

김슬옹 박사는 "한글을 배우면 성리학이든 어떤 학문이든 풀어낼 수 있으니 한문으로 지식과 정보를 독점하던 양반들은 훈민정음을 무서워했을 것"이라며 "기득권이 사라지므로 한글을 2류 문자로 취급한 걸로 추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인근 전통찻집에서 훈민정음 연구가 김슬옹 박사를 만나 구술 대담을 했다. 김 박사는 2016년 3월부터 2017년 10월 현재까지 훈민정음 해례본 특강을 한글문화연대에서 8주 과정으로 진행 중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별’ 글자가 있는 정음해례 26ㄴ(간송본) ‘별’ 글자가 있는 정음해례 26ㄴ(간송본).
▲ ‘별’ 글자가 있는 정음해례 26ㄴ(간송본) ‘별’ 글자가 있는 정음해례 26ㄴ(간송본).
ⓒ 신향식

- '<훈민정음> 해례본'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요?
"인류 최고의 문자 해설서답게 당대 최고의 철학, 수준 높은 언어학, 문자학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더욱이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지식과 정보를 나누라는 뜻을 담았습니다. 해례본은 모두 66쪽으로, 이 가운데 8쪽까지는 세종대왕이 직접 저술한 '정음편'입니다. 이 정음편의 서문에 '유통(流通)'이란 말이 나오는데, 15세기 말(우리말)과 글(한문)이 유통이 안 되니 한문을 아는 이와 모르는 이가 유통(소통)하지 못하고 그래서 모두 유통할 수 있는 훈민정음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 왜 해례본 교육에 몰입하고 계신지요?
"이런 해례본이 우리 학계와 교육계에서 홀대를 받고 있다면 믿을 수 있겠습니까? 현재 해례본만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니 전문가가 많이 나올 리 없습니다. 이 책은 다양한 학문이 녹아 있는 융복합서이고 한문본이다 보니 학제적 연구와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쉽지는 않지만요." 

-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배워할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지요?
"이 강의를 위해 누구나 쉽게 해례본을 연구하고 배울 수 있게 여러 방식의 교육용 자료를 구성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실 며칠 뒤면 이 자료가 책으로 나옵니다. 누구에게나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과학의 합리성, 지식과 생각의 자유로운 소통의 평등성 등이 담긴 훈민정음 정신을 함께 새겼으면 합니다. 

"훈민정음에는 누구나 평등하게 배울 수 있는 '문자 민주주의' 담겨"
훈민정음 해례본 둘째 장  『훈민정음』 해례본 둘째 장 복원본.
▲ 훈민정음 해례본 둘째 장 『훈민정음』 해례본 둘째 장 복원본.
ⓒ 신향식

- <훈민정음> 해례본은 왜 중요한가요?
"해례본이 중요한 이유를 두 가지로 짚어보겠습니다. 첫째로는 한글 창제 원리가 정확히 기술된 것은 이 책밖에 없습니다. 18세기, 19세기 훈민정음을 연구했거나 언급한 학자들이 꽤 있지만 이들 모두 이 책을 보았다는 증거가 없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책 수집광이었던 이덕무(1741~1793)조차 이렇게 써 놓았을 정도입니다(관련 자료를 갖고 나와 보여 주며). 

'훈민정음에 초성(初聲)·종성(終聲)이 통용되는 8자는 다 고전(古篆)의 형상이다. ㄱ 옛글자의 급(及)자에서 나온 것인데, 물건들이 서로 어울림을 형상한 것이다. ㆍㄴ 익(匿)자에서 나온 것인데, 은(隱)과 같이 읽는다. (가운데 줄임) 세속에 전하기를 '장헌대왕이 일찍이 변소에서 문살을 배열(排列)하다가 문득 깨닫고 성삼문 등에게 명하여 창제하였다'한다.<이덕무, <청장관전서> 54권 양엽기 1, 현대어번역(고전번역원)> 임금은 변소에 가지 않고 변기틀인 '매화틀'을 침소에서 이용했음에도 이런 잘못된 제자 원리가 어지럽게 유포된 것은 해례본을 보지 않고 썼기 때문입니다. 이런 오해가 완전히 풀리게 된 사건이 1940년에 <훈민정음> 원본 발견입니다. 왜냐하면 이 책의 해례 부분, 특히 '제자해'에 창제 원리가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그 다음에 무엇을 들 수 있을까요?
"둘째는 누구나 평등하게 배울 수 있는 문자 보편주의, 문자 민주주의를 담고  있기에 중요합니다. 쉬운 문자, 누구에게나 과학적이고 간결한 문자가 아니고서는 이런 꿈과 이상을 담을 수 없지요."

- '<훈민정음> 해례본'의 인류 보편주의를 설명해 주세요.
"해례본은 하층민을 배려해 새 문자를 만든 세종의 인류 보편의 문자 꿈이 담겨 있어 위대합니다. 훈민정음 창제 동기와 목표, 취지 등이 담긴 세종 서문과 정인지 서를 함께 보면 그 점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어려운 한자 때문에 기본적인 소통조차 못하는 하층민을 배려하여 훈민정음을 만들었습니다. 하층민과 더불어 양반을 포함한 모든 백성들이 편안하게 쓸 수 있는, 하루아침에 배우는 쉬운 문자를 만든 것입니다." 

- 해외 학자들도 한글을 높게 평가하는데….
"영국의 역사가 존맨은 한글을 '인류 문자의 꿈'이라고 했고, 이런 문자를 만든 세종을 기려 일본의 천문학자 와타나베는 자신이 발견한 별 이름을 '7365 Sejong'이라 하여 이른바 '세종별'이라 지었지요. 놀랍게도 해례본에서 예를 든 훈민정음 마지막 글자는 '별'입니다. 누구나 쉬운 문자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나눠 별이 되라는 의미는 아닐까요."

-'<훈민정음> 해례본'의 융합적 가치는 무엇인지요?
"해례본에는 인류 최고 수준의 학문과 사상이 두루 반영되어 있습니다.  지금 수준으로 보아도 최고의 문자로, 과학에다 천지인 삼재 사상, 자음에는 오행 철학과 음악까지, 모음에는 수리철학까지 적용하여 만고불변의 소리 문자를 굳게 세운 것입니다."

- 해례본에 가치를 매긴다면 얼마나 될까요?
"해례본은 흔히 '무가지보'라고고 부릅니다. 가격으로 매길 수 없을 만큼 비싸고 존귀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실제 공정한 값을 따져 대략의 가격을 추정해볼 수는 있는데, 간송미술문화재단이 동대문디자인센터에서 전시할 때  그 가격이 매겨진 적이 있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 셋째 장 훈민정음 해례본 셋째 장 사진본.
▲ 『훈민정음』 해례본 셋째 장 훈민정음 해례본 셋째 장 사진본.
ⓒ 신향식

- 보험사에서는 어떻게 평가하나요?
"전시를 위해서는 보험에 들어야 하는데 보험사에서 추정한 돈은 최소 1조 원이었습니다. 국제 고가품 사례에 비추어 그렇게 추산한 것인데 세계기록유산인데다가 종이 책으로서의 가치, 인류 최고 문자로서의 가치 등이 고려되었습니다. 간송 전형필 선생이 1940년에 매입한 가격은 정확한 기록도 없고 증언도 남기지 않았지만, 그 당시 일본돈 만 원, 중개료까지 합치면 만천 원으로 서울 최고 비싼 기와집 열 채 값이었다고 합니다."

- 한글은 왜 '과학적인 문자'라고 불리나요?
"한글을 과학적인 문자라고 하는 것은 핵심 제자 원리가 과학적이고 문자를 확장하는 방식이 체계적이기 때문입니다. 15세기에는 기본자가 지금보다 네 자가 더 쓰여 기본자가 28자였는데 이는 상형기본자 8자, 자음자 5자와 모음자 3자를 통해 확장된 것입니다. 그냥 더한 것이 아니라 자음은 획을 더하는 방식으로, 모음은 기본 세 자를 합치는 방식으로 규칙적으로 확장자나 응용자를 만들었습니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자음은 발음 기관 어딘가에 닿아 나는 소리이므로 발음기관을 본뜨고, 모음은 입술, 혀, 목구멍 등 여러 복합적인 작용으로 나므로 발음기관을 본뜨지 않고 하늘(·), 땅(ㅡ), 사람(ㅣ) 등의 삼재를 상형한 뒤, 이를 합성하여 우리말에 담겨 있는 음양의 기운을 살려 'ㅗ ㅏ ㅜ ㅓ /ㅛ ㅑ ㅠ ㅕ' 등의 글자를 만들었습니다. 자음과 모음, 초성자, 중성자, 종성자를 합쳐 만드는 방식도 '호하후허'에서 보듯 간결하고 체계적입니다."

한글날이 '10월 9일'인 이유
『훈민정음』 언해본 첫째 장 교정본 『훈민정음』 언해본 첫째 장 교정본.
▲ 『훈민정음』 언해본 첫째 장 교정본 『훈민정음』 언해본 첫째 장 교정본.
ⓒ 신향식

- 곧 있으면 10월 9일 한글날입니다. 한글날은 왜 '10월 9일'인가요?
"세종은 임금이 된 지 25년째인 47살 때, 1443년 12월(음력)에 훈민정음 창제를 알리고 50살 때인 1446년 9월 상한(음력)에 반포했습니다. 이로부터 4년간 <훈민정음> 보급에 주력한 뒤 1450년에 운명하셨습니다. 그럼 1446년에 실제 훈민정음 반포식을 했을까요? 1446년에 반포했다는 것은 반포식을 열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훈민정음'이란 새 문자를 해설한 책 <訓民正音>을 간행, 출판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상한은 1일부터 10일 사이이므로 정확한 날짜는 모릅니다. 상한의 마지막 날인 음력 9월 10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날이 오늘날 한글날인 10월 9일입니다.

- 기적의 문자 해설서 <훈민정음> 해례본 간행 571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훈민정음 해례본에 얽힌 몇 가지 궁금증을 질문 드리겠습니다. 우선 <훈민정음> 해례본은 왜 '해례본'이라 부르나요?
"<훈민정음> 해례본은 세종대왕을 비롯해 집현전 학사 정인지, 최항, 박팽년, 신숙주, 성삼문, 이개, 이선로, 강희안 등 여덟 명이 함께 지었습니다. 세종대왕이 직접 쓴 부분을 '정음편' 또는 '본문'이라 부르고, 신하들이 풀어 쓴 부분을 '정음해례편' 또는 '해례편'이라고 부릅니다. '정음편'은 세종의 서문과 '예의'로, '정음해례편'은 '정인지 서'와 '해례'로 구성됩니다. 세종 서문을 자세히 풀어쓴 것이 '정인지 서'이고 '예의' 부분을 자세히 풀어쓴 것이 '해례'입니다. '해례'는 "제자해, 초성해, 중성해, 종성해, 합자해" 의 다섯 '-해'와 용자례의 '-례'를 합쳐 이르는 말입니다. 책 제목과 문자 이름이 '훈민정음'으로 같다 보니, 책 제목에는 '훈민정음'에 흔히 '해례본'을 더 보태 '훈민정음 해례본'이라 부릅니다. 

- 해례본은 왜 '간송본'이라 부르고 또 '상주본'은 무엇인가요?
"<훈민정음> 해례본은 글자를 나무판에 붓으로 쓴 것을 새겨 찍어낸 목판본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정교한 활자본이 아닌 목판본으로 찍어낸 것은 빠른 시간에 많은 책을 펴내기 위해서였습니다. 세종대왕이 직접 펴낸 초간본은 오랜 세월 알려지지 않다가, 1940년에 경상북도 안동에서 이용준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그 책을 간송 전형필 선생이 사들여 지금은 간송미술관(서울 성북구 소재)에서 소장하고 있어 '간송본'이라 부릅니다. 다만 간송미술관이 1938년에 건립된 것이라 낡고 협소해 현재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최첨단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한편, 2008년에 경상북도 상주에서 또 다른 원본이 배익기 선생에 의해 발견되었는데, 이 원본을 '상주본'이라고 합니다. 상주본은 소유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소장자가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 간송본의 앞 두 장 네 쪽이 가짜라고 하는 것은 왜 그렇습니까? 지금 있는 것은 어떻게 보사한 것인지요?
"간송본은 발견 당시 세종이 직접 쓴 네 장 가운데 두 장, 총 네 쪽이 없었습니다. 발견자 이용준 선생이 해례본의 조맹부체에 능해 직접 보사한 것으로 추론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복원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부분은 세종실록에 실려 있고 또 정음편만 언해한 이른바 '언해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 간송본은 세상에 어떻게 알려지게 되었나요?
"이용준 선생이 앞표지와 두 장을 보사한 보사 원본을 전형필 선생에게 판 뒤 해방 직전 월북하여, 그 어디에도 관련 기록을 남기지 않아 발견 경위와 정확한 보사 과정 등은 미스터리로 남았습니다. 다행히 간송 전형필 선생은 당시 최고의 서지학자였던 송석하 선생을 통해 모사하게 하였고 그것이 훈민정음 최고 전문가였던 홍기문 선생에게 전달되어 그 가치를 드러나게 했습니다. 그리고 당대 최고의 우리말글 학자였던 외솔 최현배 선생은 1942년에 출판된 <한글갈>에서 이 책이 세종시대 원본임을 입증했고, 해방 후 조선어학회와 통문관에서 영인본을 펴내 연구와 교육으로 널리 알려지게 했습니다. 2015년에는 간송미술재단이 직접 교보문고와 함께 소장본과 똑같은 복간본을 펴내 그 가치를 더욱 빛나게 했습니다."
훈민정음 언해본 세종대왕 서문 『훈민정음』 언해본 세종대왕 서문의 끝부분
▲ 훈민정음 언해본 세종대왕 서문 『훈민정음』 언해본 세종대왕 서문의 끝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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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민정음> 언해본은 무엇인가요?
"<훈민정음> 언해본은 <훈민정음> 해례본 가운데 세종대왕이 직접 쓴 서문과 예의 부분을 한글로 번역하여 간행한 것입니다. 현재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자료로는 세조가 펴낸 것으로 정확한 제목은 <세종어제훈민정음(世宗御製訓民正音)>입니다.

- 언해본을 국어사학회에서 복원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언해본은 1459년 세조 5년에 월인석보라는 불경 책 앞머리에 실려 있는 것인데 이 언해본은 세종 때부터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학계 중론입니다. 그래서 세종 때 것으로 복원해 본 것이죠."
덧붙이는 글 | 서양 고전만 읽지 말고 우리 고전인 '훈민정음 해례본'도 읽어보고, 이것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많이 나타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