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17일 수요일

"한반도에 세균탄 투하" 670쪽에 담긴 미군의 과거


15.06.18 11:07l최종 업데이트 15.06.18 12:06l


오산 미군기지에 '살아있는' 탄저균이 배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5월의 일이다. 치사율 95%에 달하는 전쟁용 살상무기 탄저균은 '페덱스' 택배로 국내에 유입됐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에 묻혀 조명 받지 못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현장조사 한 번 못했다. "모두 폐기했다"라는 미국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릴 뿐이다. 

주한미군이 탄저균 뿐 아니라 보툴리눔(탄저균 독성의 10만 배)도 들여와 대한민국 영토에서 실험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주한미군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제대로 된 항의도 하지 못한 채 입을 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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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한반도에서 세균전을 벌였다는 조사 결과를 담은 '한국과 중국에서의 세균전에 관한 국제과학위원회의 사실조사 보고서'(일명 니덤보고서, 임종태 감독 공개).
ⓒ 권우성

국민의 건강권이 위협당하는 이때,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한반도에서 세균전을 벌였다는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 전문이 60여 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과 중국에서의 세균전에 관한 국제과학위원회의 사실조사 보고서', 일명 니덤 보고서다. 보고서 안에는 '세균전'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들이 가득하다. 60여 년에 걸쳐, 한반도가 미국의 '세균' 실험장이 됐다는 단서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니덤 보고서는 무엇?
일명, 니덤 보고서는 영국의 생화학자이자 영국황실학회 회원인 조지프 니덤 박사를 포함한 7명의 국제과학자협회 조사단이 1952년 작성한 것이다. 1952년 조사단은 2개월 동안 중국과 북한을 직접 방문해 조사를 벌였다. 결론은 '미국이 중국과 북한에 세균전을 벌였다'는 것이다.

니덤은 "한국전 당시 새의 깃털과 벼룩을 이용한 세균전이 수행됐는데, 그 방법이 731부대와 비슷하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 공군이 일제 강점기 당시 생체실험을 자행한 731부대장 이시이 시로에게 기술을 이전 받아, 한국전쟁 당시 북한과 중국에 세균전을 치른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작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던 보고서는 올 초 미국 심리학자 제프리 카이가 블로그 '디센터'에 64쪽짜리 요약본을 공개해 주목을 끌었다. 지난 9일 공개된 보고서는 요약본이 아닌 전문으로 총 670쪽에 달한다. 보고서 소장자는 영화감독 임종태씨다. 임 감독이 차기작 제작비 마련을 위해 보고서를 경매에 내놓기로 하며 이 보고서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보고서 원본 및 전문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군, 아직도 한국에 세균전 수행"... 미 공군 진술서 최초 공개 

"나는 (미국의) 세균전 사용을 고발한다. 민간인들에게 소름끼치는 대량 살상 무기를 사용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러나) 세균전은 아직도 미군에 의해 한국과 중국 동북부에서 수행되고 있다. 이런 참혹한 전쟁이 지속되면 더 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이 사라질 것이다."

니덤 보고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 플로이드 오닐 미 공군 중위의 진술서다. 북한 상공에서 격추돼 포로가 된 그는 1952년 국제과학위원회 조사 당시, 본인이 세균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오닐 중위를 비롯한 세 명의 공군 중위와 한 명의 항법사는 세균전에 대한 끔찍한 경험을 토로했다. 

<오마이뉴스>는 니덤 보고서를 소장한 영화감독 임종태씨를 통해 오닐 중위의 진술서 전문을 확보했다. 오닐 중위는 대한민국 상공을 비행하는 미 공군에게 "세균전 명령을 거부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세균전을 중단해야 고향의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보고서에는 미국이 한국전쟁 당시 세균전을 벌였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담겨있다. 전쟁 당시 중국과 북한 일대에 뿌려진 벼룩 사진과 해당 지역 주민 사진, 미군이 떨어트렸다는 세균 폭탄 사진 등도 보고서에 게재돼 있다. 

또한 미군이 세균탄 배포를 어느 지역에서, 언제, 어떤 경로로 진행했는지 지도로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증거 사진만 수백 장에 달한다. 

미국 '세균전' 전면 부인... 그러나 보고서에 담긴 '구체적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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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명 '니덤 보고서'에 담긴 미군 비행경로 사진. 1952년 3월 26일, 세균탄을 실은 미국 비행기가 중국 창 파이와 조선 경계 지역을 거쳐갔음을 알 수 있다.
ⓒ 임종태

그러나 미국은 현재까지 "공산주의자의 흑색선전"이라며 세균전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물론, 해당 보고서가 전쟁 당사자인 중국에서 발행됐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세균전 참여를 고백했던 오닐 중위는 한국전쟁 휴전 후 미국으로 돌아가 "중국 공산당에 억압된 상태에서 강제된 진술"이라며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허위진술'이라는 주장에 대해 임 감독은 "보고서에 실린 네 명의 포로 진술서를 보면, 폭탄이 어떻게 투하되고 어떤 모양인지 다 언급돼 있다"라며 "만일 단순히 공군 포로였다면 저고도 비행을 통해 세균폭탄을 투하했고 몇 마일의 속도를 유지했다 등 매우 전문적인 부분을 어떻게 알 수 있었겠나, 이런 건 주입식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실제, 니덤 보고서에 수록된 '4인 포로 인터뷰 노트'에는 세균전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이 나열돼 있다. 

케네스 에노크 항법사는 세균전에 대해 강의를 받았음을 진술했다. 그는 해당 강의에서 "대기 속에서 터지는 '가변 시한 신관'(표적에 접근하면 자동 폭파. VT fuse) 폭탄과 곤충과 쥐 살포를 위한 낙하산 용기" 등에 대해 들었다고 서술했다. 또 다른 포로 존 퀸 공군 중위는 "세균탄 투하 당시 200피트까지 저공비행했다, 프로펠러 날개 플랩을 사용하지 않았다, B26 폭격기는 (세균탄 투하 당시) 200마일을 초과했다"라고 말했다. 오닐 중위는 "강의에서 세균전 사용이 언급됐다, 뇌염은 언급되지 않았고 장티푸스, 콜레라 등 전염병만 언급됐다"라고 밝혔다. 

민간인 수백 명 사망 보고에도 60년간 침묵한 정부

미국이 세균전을 벌였다는 정황은 니덤 보고서 외에도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아랍 방송 <알자리자>는 지난 2010년 미군이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 세균전을 시행할 것을 명령한 문서를 발견해 공개했다. 해당 문서는 1951년 9월에 작성된 것이다. 

중국에서 <중국월보>라는 신문을 발행한 존 파월은 "갑자기 수많은 파리와 쥐가 나타났다, 내가 직접 봤다"라며 세균전 관련 기사를 실었다. 그는 미국에 귀국한 후 반역죄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미 정부는 존 파월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공식자료를 끝내 내놓지 않았고 6년 만에 정부는 기소를 취하했다. 

결국 '세균전'에 대한 파월의 기사가 거짓임을 입증하지 못한 것이다. 

60년 전, '우리 정부'는 미국의 세균전 시행에 대해 우리 손으로 진상조사를 하지 못했다. '북한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모른 체 했다. 하지만 2001년, 한국전 당시 미군이 무등산(광주에 위치)에 T-2 진독균을 살포했다는 국제 조사단의 조사가 발표됐다. 

이로 인해 남측 민간인 수백 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침묵했고, 진상을 밝혀내지 못한 우리 정부는 적절한 항의를 하지 못했다. 60년이 흐른 지금, 탄저균 사태를 대하는 현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인터뷰] 니덤 보고서 소장자 임종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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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한반도에서 세균전을 벌였다는 조사 결과를 담은 '한국과 중국에서의 세균전에 관한 국제과학위원회의 사실조사 보고서'(일명 니덤보고서)를 공개한 임종태 감독.
ⓒ 권우성

<오마이뉴스>는 지난 11일 보고서 소장자 임종태 감독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이다.

- 니덤 보고서를 어떻게 입수하게 됐나.
"니덤 보고서는 미군의 세균전을 입증할 유일한 문건이다. 우리가 피해 당사자임에도 미국 말을 더 우선시하는 것을 보고 니덤 보고서를 꼭 구하고 싶었다. 1999년 이후 보고서의 행방을 찾고 있었는데, 아마존에 니덤 보고서가 올라온 것을 확인했다. 보고서는 영국의 고문서 희귀본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영국의 한 서점에 있었다. 무조건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해, 영국에 거주 중인 지인에게 부탁해 매입하게 됐다. 그게 2013년 가을 께다."

- 보고서를 판 사람은 누구인가.
"서점 주인이, 판매자가 신분을 밝히길 원하지 않았다고 전해 주었다."

- 진본임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
"이 보고서를 보는 순간 알 수 있다. 보고서 맨 뒤에 있는 직인은 진본에만 존재할 수 있다."

- 미국은 여전히 한국전 당시 세균전 실시를 부정하고 있다. 포로들이 강압에 의해 진술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보고서에 실린 네 명의 포로 진술서를 보면, 폭탄이 어떻게 투하되고 어떤 모양인지 다 언급돼 있다. 만일 세균전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면, 단순히 공군 포로였다면 저고도 비행을 통해 폭탄을 투하했고 몇 마일의 속도를 유지했다 등 매우 전문적인 부분을 어떻게 알 수 있었겠나. 이런 건 주입식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우륵교향악단, 남북 노래 부르며 눈물의 공연


유엔 대표부 이태리.영국. 러시아. 독일. 아일랜드. 한국 성원 참여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5/06/18 [07:3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우륵교향악단 리준무 단장은 이날 열린공연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합의한 6.15공동선언 15주년을 기념하고 8천만 겨레의 조국통일염원을 기원하기 위해서 였다고 설명했다.     © 이정섭 기자



6.15선언 15주년을 기념한 우륵교향악단 제109회 정기연주회가 재미동포들은 물론 UN주재 외국대표부 성원들이 함께해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는 감동을 주었다.

재미동포신문인 민족통신은 지난 16일(현지시각) 우륵교향악단 리준무 선생의 지휘로 시내(뉴욕) 카푸만 뮤직센터(Kaufman Music Center)에서 개막,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공연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연을 지휘한 우륵교향악단 리준무 단장은  "이날 열린 음악회는 6.15선언 미국위원회'주관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회 위원장이 합의하고 선언한 6.15선언 15주년을 기념 하고 8천만 겨레가 다함께 잘 살 수 있는 조국통일을 염원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공연의미를 설명했다.

▲ 북녘 음악가의 노래 산으로가자와 남녘 작곡가가 만든 그리운금강산을 열창하는 출연자     ©

공연장에는 재미동포들은 물론 러시아, 중국, 이태리, 영국. 독일. 아일랜드, 한국 등 여러나라 UN대표부의 성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중국대사는 공연후“참으로 감명 깊은 공연이었다."고 감동을 표시했다.

뉴욕 우륵교향악단의 공연 첫 순서로 관현악 북의 음악인 “청춘들아 받들자”로 시작했다.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로 호응했다.

이어진 여성-2중창에서는 프랭크의 ‘생명의 양식’을 조국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절절하게 불러 청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 조선의 개량악기인 소해금으로 아리랑을 연주하고 있는 연주자. 아리랑을 들은 청중들은 깊은 민족적 정서에 매료되었다.     ©

김희련은 조선의 개량악기인 소해금 협주곡을 농현을 더해 “아리랑”을 연주함으로써 민족적 정서가 공연장을 가득 차 넘치게해 관중들을 매료시켰다.

이날 공연에 출연한 브라질 출신 트럼패트 연주자 아더자신 연주가는 북녘의 노래, ”수령님을 위하여 한목숨 바치리.”를 애절한 마음을 담아 연주 한 후 “연주를 통해 코리언의 이런 애달픈 사연을 알게 되었다”고 연주소감을 밝혔다. 

테너 가수 김학수는 모차르트의 아리아와 함께  북녘의 리면상의 작품 ”산으로 가자 바다로 가자’와 남녘 음악가가 만든 최영섭의 ”그리운 금강산”을 불러 6.15경축공연의 의미를 부각시켰다.

민족통신은 특히 이날 공연 중 정렬적인 연주로 관중을 매료시킨 작품은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이었다고 섰다.


통신은 “조국의 자주적인 통일은 이제 운명적으로 결정되었고 우리민족에게 말할 수 없는 불행을 들씌워 줬던 저주스런 외국군대는 물러설 수 밖에 없는 시대에 돌입하였다는 시대적 경고가 운명 4악장 연주에서 강하게 분출 되었다.”고 공연 상황을 그렸다.

신문은 마지막 곡이 끝나서도 청중들의 요청이 잇달았다고 인지한 지휘자 리준무 선생은 뜨겁게 환영해 준 청중들을 위해 출연자들과 다시나와 6.15의 통일노래, ”다시 만납시다.”를 같이 부를 것을 제안해 청중들은 출연자들의 합창에 맞춰 함께 불렀다고 게재했다.

특히 노래 마지막 대목인 ”목메어 소리칩니다.” 부분에서는 모두가 눈시울을 적시며 목메인 목소리로 합창했다.“며 공연상황과 조국통일 염원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한편 리준무 단장은 “유엔 한국대표부 인사가 공연장 온 것을 공연이 끝난 다음에야 알았다"며 함께 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본지에 알려왔다.

▲ 공연출연자들을 소개하는 선전물     © 이정섭 기자

[분석] 속 빈 강정보다 못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의 실체


외교부, “미국 측의 추후 동의와 서면동의 있어야 한다” 인정…‘성과 과장’ 논란일 듯
김원식 | 2015-06-18 10:02:15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각) 한미 양국 간에 타결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안 내용이 애초 정부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선진적 위상을 반영한 새로운 협정으로 대체되었다”라는 발표와는 달리 그 실질 내용에 있어서는 아무런 자율권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외교부는 한미 양국 간에 정식 서명이 이루어진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금일 개정 협정에 대한 정식 서명이 이루어짐으로써, 40여 년 전 체결된 현행 협정이 우리나라의 선진적 위상을 반영한 새로운 협정으로 대체되게 되었다”고 자평했다.
또한, 서명식에 참가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번 협정 개정을 통해 사용후핵연료의 효율적 관리, 원전연료의 안정적 공급, 원전수출 증진 등을 중심으로 한미 양국 간 선진적·호혜적 협력이 확대됐다”며 “새 협정은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식으로 한미 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한 성공사례”라면서 “한미상호방위조약,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이어 한미동맹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핵심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수의 국내 언론은 “2010년 시작된 개정 협상이 타결됨으로써 국내 원전에서 쓰인 사용 후 핵연료를 관리하는 방안이 마련되는 등 종전보다 상당히 ‘진전된’ 내용들이 포함됐다”며 “향후 중간저장, 재처리, 파이로 프로세싱(사용후 핵연료에서 우라늄 등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방법), 영구처분, 외국 위탁재처리 등 방안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나아가 일부 언론은 “특히 핵연료(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이른바 ‘골드 스탠더드’가 포함되지 않았다”며 “그동안 미국의 사전동의 규정 등에 따라 완전히 묶여 있던 우라늄 저농축과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처리)을 통한 사용후핵연료 재활용(재처리) 가능성의 문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이날 외교부가 공개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전문(아래 11조 참조)에 따르면, 우리 정부와 일부 언론의 이러한 주장은 협정의 구체적인 내용을 반영하지 않은 자화자찬식의 평가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되고 있는 원자력의 ‘농축, 재처리 및 그 밖의 형상 또는 내용 변경’ 규정을 명기한 협정 11조를 요약하면, 우리 정부가 농축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밝힌 20% 미만의 저농축 우라늄 관련이든 이른바 ‘파이로프로세싱’ 등 재처리, 재활용 방식 등에 관해서는 오히려 양자 간에 고위급 위원회 등을 통하여 수행되는 협의에 따라 적용 가능한 조약, 법령, 인허가 요건에 합치되어야 하며, 역시 양자 간의 서면 합의를 명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기자의 질의에 외교부는 “농축 관련 조항 또한 ‘원전연료의 안정적 공급 확보’의 일환으로, 장래에 미국산 우라늄을 이용한 20% 미만의 저농축이 필요하게 되면 한미 간 협의를 통해 합의하여 실시할 수 있는 추진경로를 마련했다”고 답해 사실상 저농축 우라늄도 향후 한미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외교부는 또한,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처리) 등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미국의 사전 동의(서면 합의)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라는 질의에 “미래 우리가 추진할 가능성 있는 활동에 대해서는, 한미 공동연구('11-'20) 결과 등을 바탕으로 고위급위원회를 통해 구체 협의하여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한다”라고 밝혀 사실상 추후 미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임을 인정했다.
외교부는 또한, “개정 협정문 어디를 보아도 명시적으로 한국 측의 자율권이나 실질적인 권한 강화가 명기된 부분이 없다”는 지적에 “NPT 당사국으로서의 평화적 원자력 이용 권리”나 “상대방의 원자력 프로그램을 존중하고 부당한 방해나 간섭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무규정도 포함됐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현존시설에서 미국산 사용후핵연료 이용 시 기존 건별 또는 5년 단위로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던 체제를 전면 허용(장기 동의) 체제로 전환하는 등 원자력 연구개발의 자율성을 확보하고, 사용후핵연료 재활용(파이로프로세싱) 등에 있어서도 우리의 장래 필요와 여건에 따라 고위급위원회를 통해 합의하여 실시할 수 있는 추진경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결국 고위급 위원회를 통해 미국 측의 사전 동의와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아닌가”라고 재차 묻자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전화 인터뷰에서 “당연히 그것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사용후핵연료의 관리를 위해 필요한 ‘조사 후 시험(사용후핵연료의 특성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과 ‘전해환원(파이로 프로세싱 전반부 공정으로서 사용후 핵연료 안에서 높은 열을 발생시키는 원소를 제거하는 작업)’ 등 앞 단계의 일부(연구활동)는 국내 시설에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 측이 농축을 할지 말지를 명시적으로 밝힌 바가 없다”며 “향후 그러한 필요성이 있을 때, 상호 협의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시민단체, “서면 합의 명시는 협상 후퇴 결과”… 오바마, “미국 법 맞게 협상했다” 강조
한편, 외교부는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에 개정문에서 이른바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골드 스탠더드’ 규정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러한 규정은 실제 효력이 없는 아랍에미리트(UAE, 2003년)나 대만(2014년) 두 국가 이외에는 어느 나라도 미국과의 원자력협정에 명기되지 않았다”는 질의에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외교부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미 의회가 그러한 조항을 넣으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고 보도한 적은 있으나, 그 문제(골드 스탠더드 미포함)를 우리(외교부)가 집착하거나 성과로 말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하여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처장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특히, 외교관계에 있어서 (정부가) 이렇게 부풀려 발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양이 처장은 이어 “외교부 입장에서는 그동안 일방적으로 진행되어 온 양국 간의 원자력 문제에 있어 이제는 우리의 지위가 협상에 올려질 수 있는데 까지 올라가는 일정한 진전이 있었다고 할지 모르나, 공개된 협정 전문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양이 처장은 특히, “과거 재농축에 관해 상호 합의한다는 일부 협상안이 알려졌을 때는 ‘우리가 저농축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다’고까지 오보가 있었으나, 이번에 공개된 협정문에는 ‘서면 합의’라는 조항까지 분명히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앞으로 서면으로 된다, 안된다를 미국이 통보한다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으로 최종 협상 결론은 사실상 더 후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민중의소리
한편,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이번에 서명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안을 의회로 송부한 직후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협정안은 미국 원자력법의 요구 조건을 규정한 법령이나 여타 법령을 모두 충족시키며 협상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이어 “한국은 비확산 측면에서 강력한 이력(track)을 갖고 있고 지속적으로 비확산 의무를 다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비확산과 다른 외교정책의 이해(interests)도 증진시키고 있다”도 강조했다.
한 마디로 이번 한미원자력협정은 미국이 정한 법 규정 내에서 이루어졌으며, 한국은 앞으로도 비확산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핵 관련 주권이나 자율성에 있어 “우리나라의 선진적 위상이 반영된 새로운 협정으로 대체됐다”며 여러 진전이 있었다는 우리 외교부의 평가와는 대조를 이룬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외교부가 성과 부풀리기에 급급해 핵심 협정 내용은 뒤로하고 대국민용의 이른바 ‘뻥튀기’ 발표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고 있다.
제11조: 농축, 재처리 및 그 밖의 형상 또는 내용 변경
1. 이 협정에 따라 이전된 원료물질 또는 특수핵분열성물질의 재처리 또는 그 밖의 형상 또는 내용의 변경 또는 이 협정에 따라 이전된 모든 원료물질, 특수핵분열성물질, 감속재 물질, 또는 장비에 이용되었거나 이러한 물질 또는 장비의 이용을 통하여 생산된 원료물질 또는 특수핵분열성물질의 재처리 또는 그 밖의 형상 또는 내용의 변경은, 그러한 활동이 수행될 수 있는 시설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여 당사자들이 서면으로 합의하는 경우에만 이루어질 수 있다.
2. 이 협정에 따라 이전된 우라늄, 그리고 이 협정에 따라 이전된 장비에 이용되었거나 이러한 장비의 이용을 통하여 생산된 우라늄은 가. 이 협정의 제18조제2항에 따라 설립될 양자 고위급 위원회를 통하여 양자 간에 수행되는 협의에 따라 그리고 당사자들의 적용가능한 조약, 국내 법령 및 인허가 요건에 합치되게 농축을 하기 위한 약정에 서면으로 합의하고, 나. 그 농축이 우라늄 235 동위원소가 오직 20퍼센트 미만인 경우에 한하여 농축될 수 있다.
3. 형상 또는 내용의 변경은 원자로 연료의 조사 또는 재조사, 또는 조사되지 아니한 원료물질이나 조사되지 아니한 저농축우라늄에 대한 변환, 재변환, 또는 성형가공은 포함하지 아니한다.

*17일 자 ‘민중의소리’에 게재된 필자의 기사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1&table=newyork&uid=113 

“고기 없는 월요일로 지구 살리기 동참해요”


김정수 2015. 0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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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기 없는 월요일' 이현주 대표
폴 매카트니 제안 계기로 운동 시작, 칸쿤 기후회의까지 나가 홍보 열성
 “지구환경 악화 빈민 고통 연결 끊기, 일주일 하루 고기 덜 먹기서 시작을”
메인1.JPG» ‘한국 고기 없는 월요일’의 이현주 대표가 15일 오후 자신이 운영하는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채식한방 전문 기린한약국에서 ‘고기 없는 월요일’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들고 카메라 앞에 섰다. 사진=김정수 선임기자   
 
2009년 12월 덴마크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 개막 나흘 전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에서 열린 지구온난화 토론회장에서 비틀스 멤버인 폴 매카트니가 세계를 상대로 ‘고기 없는 월요일’을 제안했다.

그는 이미 6개월 전 자신의 두 딸과 함께 공식 웹사이트를 열고 캠페인을 시작한 터였다. 반드시 월요일이 아니라도 일주일에 한 번은 고기를 먹는 대신 채식을 통해 지구 환경을 지키는 데 참여하자는 것이 이 캠페인의 취지다. 

고기 육식이 지구 환경에 끼치는 부작용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온실가스 배출에 의한 기후변화 가속화, 산림을 목초지와 사료 생산 농지로 전용하는 데 따른 숲 파괴, 식량과 물 부족, 수질 오염 등이 대표적이다.

과학자들은 쇠고기 생산에는 같은 칼로리의 곡물을 생산하는 것에 비해 10배 이상 많은 온실가스가 나오고 160배 넓은 토지가 필요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축산 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한다.

paul.jpg» 폴 매카트니가 두 딸과 함께 채식 식단이 차려진 식탁 앞에서 "일주에 하루의 실천으로 어떻게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는지 와서 보아요"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폴매카트니 고기 없는 월요일' 누리집
 
인천 부평에서 채식한방 한약국을 운영하면서 채식을 확산시킬 새로운 운동 방법을 고민하던 이현주(47·기린한약국 대표) 한약사는 매카트니의 이런 제안에 무릎을 쳤다.

“채식을 알리려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강의도 많이 했는데, 공장식 축산 동영상 같은 것을 보고 채식에 공감했던 사람들도 1~2년 있다 보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있는 거예요. 본능인 먹는 문제를 운동으로 푼다는 게 참 어렵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폴 매카트니의 기사를 보았죠. 아, 저런 식으로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느낌이 오더군요.”

그렇게 그가 한국에서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을 시작한 지 올해로 6년째다. 매카트니가 이끄는 영국의 고기 없는 월요일 그룹과 연락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재작년까지는 각 나라에서 모두 독자적으로 했어요. 전세계 고기 없는 월요일 그룹의 연결은 작년에 처음으로 이뤄졌어요. 그전까지는 서로 어떤 나라에서 어떻게 하는지 모르고 있다가 지난해 확인해보고 세계 36개 나라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됐던 거죠.”

이 한약사는 ‘한국 고기 없는 월요일’ 대표로 불리고 있지만 고기 없는 월요일은 조직을 갖춘 단체라기보다 하나의 운동에 가깝다. 일반 환경단체와 달리 회원을 관리하지도 않고 회비도 없다.

가끔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 함께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을 뿐이다. 채식을 주제로 한 강연장에서 안내 자료를 나눠주는 일뿐 아니라 운동을 홍보하는 웹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관리 등은 모두 그의 몫이다.

homepage.jpg» 한국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 누리집 첫 화면.
 
그가 이끄는 한국 고기 없는 월요일은 국내에서는 환경단체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지만 멀리 영국에까지 소문이 났다. 그는 올해 초 영국 옥스퍼드에서 열린 한 녹색경제 관련 콘퍼런스에 초청 강연자로 나서기도 했다.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의 원조 나라인 영국에서 그를 부른 것은 우연만은 아니었다. 2010년 말 이 한약사는 환경단체 녹색연합 회원들과 함께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나가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을 알리는 홍보 부스를 설치해 운영했다. 그때 칸쿤에서 알게 된 영국 친구가 옥스퍼드 토론회를 준비하게 되면서 그를 강연자로 불렀던 것이다.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장에 홍보 부스까지 설치하고 참가자들에게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을 홍보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 영국과 미국의 같은 운동 그룹에서 홍보 방법에 대해 자문할 정도였다.

“이 운동은 대중적으로 호소력이 있으니 꼭 해야 된다. 그래서 유엔 회의에 가서 얘기를 해봐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나갔죠. 그때는 정말 제가 미친 것처럼 무슨 사명감 같은 것에 불타올랐던 것 같아요.” 

5년째 ‘고기 없는 월요일’을 전도한 그의 노력에 힘입어 동참하는 기관들도 하나둘 늘어났다. 광주교육청 관내에는 90% 이상이 주1회 채식 급식을 하고, 전북교육청에서는 올해 88개 학교에서 채식 급식을 시범 실시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13년부터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에 동참한 서울시청에서는 지난해까지 매주 금요일 시청과 시청 산하 141개 기관에서 채식을 제공했는데, 올해 말까지 이 숫자는 300곳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보조.jpg» ‘한국 고기 없는 월요일’ 자원봉사자들이 지난달 2일 오후 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 내한 공연이 열린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 마련된 홍보 부스 앞에서 공연 관람객들을 상대로 ‘고기 없는 월요일’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사진=‘한국 고기 없는 월요일’
 
고기를 덜 먹자는 것은 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서양에 적합한 이야기일 뿐 곡물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에는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가 아닐까? 그는 고개를 저었다.

“학교 급식현장에 가보면 거의 매 끼니 학생들에게 고기가, 그것도 친환경적이지 않은 저가의 질 나쁜 고기가 제공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우리는 고기를 많이 먹고 있지요.”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명신여고 앞 기린한약국에서 그를 만난 15일은 마침 영국을 포함한 세계의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 그룹이 올해 처음 제안한 ‘세계 고기 없는 날’이었다.  

“온실가스 배출과 물 부족만이 문제가 아니죠. 동물 사육을 위해 열대 우림과 농경지가 파괴돼 황폐해지고, 농경지를 잃어버린 원주민들은 도시 상업지역으로, 아이들은 매춘으로 내몰리는 원인이 되기도 하지요. 고기를 덜 먹는 것은 이런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는 대안입니다.”

■ 1주일에 하루! 고기를 안 먹으면?(연간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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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사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보다 고기 소비를 반으로 줄이는게 지구 온난화를 막는데 더 효과적! 채식식단은 비프스테이크 한 접시에서 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5분의"1!? (2007 노벨평화상 수상 라젠드라 파차우리)

이 한약사는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채식을 하는 게 개인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면서 지구를 살릴 수 있는 가장 손쉬운 환경운동”이라며 좀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기를 희망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제 2, 3의 세월호·메르스 막으려면 황교안 총리 거부해야

대통령의 '기이한' 지지율... 이게 다 황교안 덕분이다

15.06.17 20:16l최종 업데이트 15.06.17 20:16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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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13만명이 응시한 서울시공무원 임용시험이 13일 오전 서울시내 155개 학교에서 치뤄졌다. 서울 강서구 한 학교에서는 보건소 직원들이 정문에서 비접촉제온측정기로 수험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나눠줬다. 시험이 끝난 뒤에는 교실과 학교 건물 곳곳에서 소독작업이 이뤄졌다.
ⓒ 권우성

내일 대통령 선거가 있다 치자. 여기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후보로 출마한다. 유권자들은 그의 국가운영 능력을 이미 충분히 경험한 터이고, 이 시간에도 '넘치게' 경험하는 중이다. 과연 '박 후보'는 승리의 영광을 안을 수 있을까?  

많은 독자들이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지난해 세월호에서 올해 메르스로 이어진 위기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보여준 것은 '무능' 정도가 아니라 '무존재'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를 다시 대통령으로 뽑는다고?

글쎄,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충분히 당선될 수 있다고 믿는다. 잘 하면 '압승'까지도 바라볼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다. 생각해 보라. 지난해 6월 "세월호 후폭풍"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고, 새누리당 후보가 "전멸"하리라는 예상 속에서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가 어땠는지 말이다.

당시 새누리당은 꽤 '창의적'이고 '신선한' 전략을 짰다. 안전한 나라를 만들 방안을 제시하며 유권자를 설득한 게 아니라, 길에서 넙죽 절을 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주세요"라고 읍소한 것이다. 국민들이 물에 빠진 상황에서 '대통령을 지켜달라'는 기막힌 요구를 한 셈인데, 놀랍게도 이 전략은 먹혀들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도 '메르스'라는 병명을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불과 두 주 만에 병원은 물론, 학교, 학원, 극장, 식당, 공연장, 대중교통 이용은 물론, 집 밖을 나서는 데도 용기를 내야 할 정도로 이 병은 '삶의 일부'가 되었다. 현실이 이런데, 가상의 대선에서 박 대통령이 이길 수 있을 거라고?

'민폐 대통령'의 기이한 지지율

박근혜 대통령이 '메르스'를 처음 언급한 것은 첫 환자가 발생한 지 13일이 지나서다. 확인된 환자가 18명에 달하고, 이미 2명이 사망한 뒤였다. 이처럼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한 말을 들어보자.

"더이상 확산이 안 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

지난해 세월호 사건 때는 어떤 말을 했을까?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해야"였다. 자, 이제 올해 초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는 어떤 대책을 지시했는지 맞혀보라. 짐작하신 그대로다. "구제역 전국 확산 안 되게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지당한 말씀이긴 하다. '확산되도록 만전을 기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역할은 (몇 년 치를 미리 녹음해 둔 듯) 뻔하고 알맹이 없는 말을 되뇌는 게 아니라, '확산이 안 되게 할'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각계의 전문가들을 뽑아 대통령 곁에 두고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까닭이 여기 있다.

하지만 별로 문제될 게 없었다. 메르스가 한 달째 전국으로 퍼져가는 상황에서도 대통령 지지율은 30% 중반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자신만만한 약속과 달리, 확산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폭락했다'는 지지율이 이 정도다. 아무 것도 안 한 것으로는 성에 안 찼는지, 감염 확산에 대한 지자체의 자체적 대응 노력을 훼방하기까지 하는 정부를 1/3 이상의 국민이 '지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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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게다가 내일 선거가 있다면 정부가 그냥 있겠는가. 오늘 길거리에 '메르스 때문에 속상한 대통령을 지켜주세요' 따위 표어가 등장할지 모른다. 여당 의원과 당국자들은 '대통령 지킴이'가 되어 대로변에서 큰절을 하고, 보수언론은 대통령이 '25시간 실시간 보고'를 받느라 얼마나 고단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집중조명할 것이다.

공권력도 가만 있을 리 없다. 검찰과 경찰은 '메르스 괴담 유포자'를 체포하는 데 열을 올리고, 국정원은 '메르스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의 '배후'를 캐기 시작할 것이다. 올 봄에 치러진 재보궐선거가 그랬다. 하필이면 세월호 1주기를 맞는 4월에 선거가 있던 탓에, 청와대와 여당은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여기에 여권 핵심인물 다수가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수억 원 대의 뇌물을 받았다는 '성완종 추문'까지 터져나온 터였다.

전에도 그랬듯, '새누리당 전멸론'이 나왔다. 세월호 직후 선거 때처럼 말이다. 하지만 '전멸'한 쪽은 야당후보들이었다. 국회의원 선거구 4개 가운데 3개를 새누리당이 차지했고, 나머지 하나는 무소속 후보에게 돌아갔다. '국가의 실종'에서 '이게 나라냐'는 한탄까지 낳았던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오히려 늘어난 의석으로 보상받은 것이다.

'정권'과 '국가', '박근혜 사랑'과 '애국'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물론 ('대통령을 구해주세요'의 새 버전인) '대통령이 아파요' 전략이 괴력을 발휘하기는 했다. 야당이 견제·대안세력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더 결정적인 요인은 '신 반공주의'라 할 만한 공안정국의 도래였다.

이 공안통치는 '종북척결' 같은 험악한 구호에서 시작해, '태극기 달기 나라사랑'이나 '대통령을 지켜주세요'같은 '애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다. 하지만 '착각'과 '공포'를 토대로 작동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다. '정권'은 '나라'가 아니며, 태극기는 '국가의 상징'이지, '정권의 상징'이 아니다. 5년마다 정권이 바뀔 수는 있지만, 그때마다 나라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매번 국기 공모전을 열지도 않는다.

애국이 '박근혜 사랑'이나 '새누리당 사랑'일 수 없는 까닭은, 현 집권세력에게 애국이 '노무현 사랑'이나 '열린우리당 사랑'이 아니었다는 점을 봐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현 정부는 '박근혜 팬덤'을 '애국'으로, 그의 실정을 비판하는 국민들을 '종북'으로 만들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주세요'는 애처로운 부탁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거부할 권리 없는 명령이며 위협이다. '대통령을 지켜줄' 마음이 없는 이에게 어떤 호칭과 대접이 돌아갈지 뻔하지 않는가?    

공안정국의 시작을 알린 신호탄은 2014년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이었다.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추가로 늘린 3개의 국회의원 의석은 바로 여기서 떨어져 나온 것이었다. 현 정부를 맹렬히 비판하던 (다시 말해 '대통령을 지켜주지 않던') 반대파도 제거하고, 거기서 굴러나온 의석도 챙기고, 이런 '꿩먹고 알먹고'가 없었다.

문제는 정당 해산 과정이 민주국가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몰상식 그 자체였다는 점이다. 억지와 모순으로 채워진 헌재의 판결은 이미 세계적 조롱거리가 되었다(참고기사: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하"). 국제민주법률가협회는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는 통진당 강제해산 판결을 심각히 우려한다'는 성명까지 발표했지만, '종북' 딱지가 붙은 채 조리돌림 당하던 정당을 감쌀만큼 간 큰 이는 많지 않았다.

대통령의 거듭된 과오 뒤에 황교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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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변호사 시절 수임한 사면 관련 자문건에 관한 야당 의원들의 추궁을 받고 있다.
ⓒ 남소연

이 사상 초유의 사건 뒤에는 '정통 공안통'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있었다. 그의 '성과'는 이것만이 아니다.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특별법은 '민간기구에 수사권을 줄 수 없다'며 힘을 빼고, 참담한 구조실패로 드러난 공직자들의 과실은 해경 123정장 단 한 명만 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하는 것으로 박근혜 정부에게 면죄부를 주었다.

어디 그뿐인가. 황교안은 대선 여론조작사건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끝까지 반대했다. 최근에는 메르스 환자가 나오기 무섭게 '괴담 유포자 처벌'을 선언한 검찰의 든든한 배후이기도 하다. 결국 그는 2013년 대선 여론조작, 2014년 세월호 참사, 그리고 2015년 메르스 재앙까지 매년 계속되어 온 정부의 과오를 은폐하고 무마하는 역할을 해 온 셈이다.

그 결과, 현 정부는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를 잃었고, 황교안 개인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는 '영예'를 얻었다. 그가 총리로서 어떤 역할을 할지 예측하기는 어렵지 않다. 메르스 확산 방지에 참담한 실패에 실패를 거듭해 온 박 대통령에 대해 황 후보는 "대통령께서는 제 때 해야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황 장관이 감독하는 산하기관인 검찰은 '메르스 허위사실 유포'로 박원순 시장을 수사하고 있다. 헌법이 규정하고 있듯, 국무총리로 임명되면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하는 훨씬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된다. 그저 우연이라 믿고 싶지만, 이 시점에서 정부가 난데없이 벌이는 다음카카오에 대한 세무조사는, 국민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의견개진을 해 온 공간에 대한 '손보기'라는 의심을 버릴 수 없다.

황교안 총리 내정자가 살아온 삶의 궤적은 두 가지 면에서 교훈을 준다. 하나는 권력자 눈에 들어 출세하는 비결을 거의 교과서처럼 보여준다는 점이다. '강자 편에 서기'는 그의 삶에서 일관되게 드러나는 특징이다. 예컨대, 2005년 '삼성 X파일' 사건을 맡아 특별수사팀을 지휘할 때, 횡령과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받던 삼성 경영진은 불기소 처분한 채, 관련 정보를 공개한 이상호 기자와 노회찬 의원을 기소했다.

황 총리 내정자의 삶이 주는 또 하나의 교훈이 있다면, 개인의 영예가 사회적으로는 큰 불행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저 강자 편을 들어서가 아니라,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가의 기본 법칙인 헌법을 무시하고 유린해왔기 때문이다.

헌법 무시해 온 법무부 장관, 총리로 '영전'?

황교안은 '독특한' 애국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예컨대 그는 신임 검사 임관식에 참석해 애국가를 4절까지 외워 부르지 못하는 검사들을 꾸짖은 것으로 유명하다. "헌법 가치 수호의 출발은 애국가"라는 것이다.

내가 아는 바로는, "헌법 가치 수호의 출발"은 애국가 가사를 외기보다 헌법을 지키는 데 있다. 예컨대 헌법 38조 납세의 의무, 헌법 제20조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 39조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는 3-4년 안 내고 묵혀둔 종합소득세를 총리 지명 후에 부랴부랴 내는가 하면,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드러나 '전화변론'과 탈세 의혹을 동시에 받고 있다.

그는 공무원 신분으로 "교도소 6만여 명, 주님께 인도해야"한다거나, "주일에 공무원 시험을 치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발언도 했다. 2007년 샘물교회 신도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살해됐을 때는, "최고의 선교는 언제나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 선교에는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놀라운 주장도 했다. "헌법 가치 수호"와 거리가 먼 발언일 뿐 아니라, 비합리적 신앙을 국민 목숨 위에 놓는 위험천만한 사고가 아닐 수 없다.

'박근혜 정부에 그렇게 인재가 없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의외로 간단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일 못하는 상사는 일 잘하는 부하직원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법이다. 일은 안 하면서 주목은 받고 싶어하는 모순적 욕망이 강한 사람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계속되어 온 현 박근혜 정부의 '인사참사'는, 일하는 사람 대신, 지도자를 돋보이게 만들 사람을 쓰려고 했기 때문이다. 황교안 총리 임명이 위험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현 정부의 고질적 무능과 무책임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통령 눈치 보지 않고 할 일을 할 사람을 써야 한다. 물론 불가능할 것이다. 박원순이나 이재명 시장처럼 메르스에 적극 대처한 지자체장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보라.

내일 대선은 없다. 하지만 황교안 총리 내정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이 예정돼 있다. 총리는 유사시 대통령 임무를 대행하는 막중한 자리라는 점에서, 표결은 대통령 선거나 다름없다. 특히 대통령의 존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누가 총리가 되는가는 국민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더 없이 중요하다. 이제 '행복'은 둘째치고 '생존'조차 불확실한 나라에 살게 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 편집ㅣ이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