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15일 월요일

[단독] 법무부만이 아니었다…부천·안산·제주서도 얼굴 정보로 AI 개발

 등록 :2021-11-16 04:59수정 :2021-11-16 08:30

 

정보인권 단체, “본인 동의 없이 수집 공공데이터 개방 적법한가”…“감시 사회된다”

서울시내 한 구청의 도시관제센터에서 관제요원들이 실시간으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구청의 도시관제센터에서 관제요원들이 실시간으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출입국 과정에서 확보한 시민들의 얼굴 사진을 본인 동의 없이 ‘인공지능 식별추적 시스템’ 구축에 활용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국의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업을 우후죽순 벌이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공공이 확보한 데이터로 학습한 인공지능을 치안·방역 등 공적인 목적에 쓴다는 명분을 내건 사업들이다. 민감한 개인정보인 생체정보를 민간에 개방한 데 따른 개인정보 오·남용 문제와 함께 실시간 원격감시 시스템 구축에 따른 사생활 침해 우려가 제기된다. 공공 데이터를 확보한 민간 개발 업체가 해당 정보를 빼내갈 위험도 숨어 있다.


민감한 개인정보인 생체정보를 민간에 개방한 데 따른 개인정보 오남용 문제가 곳곳에 잠복해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실시간 ‘원격 감시’ 체제 구축에서 필연적으로 불거지는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다. 공공 데이터를 확보한 민간 개발 업체가 해당 정보를 빼나갈 위험도 숨어 있다.


■지자체들, 너도나도 ‘인공지능 얼굴인식’


 15일 <한겨레> 취재 결과, 경기 부천시는 내년 1월 시내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활용한 ‘지능형 역학시스템’을 도입한다. 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진자가 나오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CCTV 관제센터에 모인 영상들을 분석해, 확진자의 이동경로·마스크 착용 여부·밀접 접촉자 등을 추적한다. 여기에는 관내의 방범용 CCTV 1만여대가 활용된다. 이 곳은 다른 지자체보다 확보한 CCTV가 많아 수집하거나 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다. 부천시는 올해 초 작성한 자료에서 “2020년 6월 기준 부천시의 1㎢ 당 CCTV 대수는 123대로 국내 어느 도시도 따라올 수 없는 사업 수행조건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부천시 관계자는 <한겨레>에 “데이터셋 구축 전문 (민간) 업체가 최근 학습 영상 촬영을 마치고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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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사업은 진행 중이다. 한 예로 경기 안산시는 관내 어린이집 CCTV를 활용해 아동학대를 실시간 탐지하는 시스템을 내년 시범 도입한다. 학대 신호가 되는 아동의 부정적 감정표현이나 학대 장면 등이 CCTV에 찍히면, 알고리즘이 이를 감지해 시청과 어린이집 원장에 통보한다는 구상이다. 안산시는 지난달 보도자료를 내어 “올 연말까지 관내 시립 어린이집 원장·교사·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진 뒤 내년 초 시스템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며 “내년 시범운영을 거쳐 2023년 하반기(7∼12월)에는 관내 모든 어린이집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제주 경찰은 ‘신변보호용 인공지능 CCTV’를 시범운영 하고 있다. 안면인식·침입감지 기능을 갖춘 CCTV를 신변보호 대상자 집 주변에 설치해 특정 인물이 주변을 배회하면 대상자와 112 상황실에 실시간으로 얼굴 사진을 전송하는 구조다. 경찰청은 내년부터는 이 시스템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빅브러더 감시사회 되나” 커지는 우려

이들 사업은 ‘공공데이터’를 민간 업체 등에 공개하는 게 기본 전제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유능함은 학습에 쓰인 데이터가 얼마만큼 실제 상황에 가깝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정보주체 허락을 얻어 민간 데이터를 얻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문제는 불특정 다수의 개인정보가 불식 간에 민간에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부천시는 사업제안 요청서에서 “다양한 에이아이(AI) 알고리즘이 개발되고 있으나 많은 경우 알고리즘 검증을 위한 데이터 부족으로 현장에서 사용하기에 부적절하다”며 “실제 CCTV 영상 데이터 기반의 AI 알고리즘 고도화를 위해 (학습의 재료가 되는) 데이터셋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상에 등장하는 시민들 동의는 구하지 않은 채 데이터를 민간업체에 넘긴다는 뜻이다. 다만 올해 말까지는 ‘연출 영상’만으로 알고리즘을 개발한 뒤 내년부터 실제 CCTV 촬영 영상을 통해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다.


부천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추진 중인 ‘지능형 역학시스템’ 구축 사업의 개요. 시내 CCTV 1만여개의 영상을 ‘AI 모델 고도화’에 활용한다. 부천시, 과기부.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부천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추진 중인 ‘지능형 역학시스템’ 구축 사업의 개요. 시내 CCTV 1만여개의 영상을 ‘AI 모델 고도화’에 활용한다. 부천시, 과기부.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부천시는 CCTV 이미지가 개인에 대한 ‘비식별화’를 거쳐 활용되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천시 관계자는 <한겨레>에 “(영상에 포함될 인물이) 불특정 다수이기는 하지만, 영상이 분석존으로 들어올 때는 얼굴 부위가 모자이크된다”며 “인공지능으로 도출된 동선도 철저히 역학조사관만 볼 수 있게끔 할 것”이라고 했다.


얼굴 등 생체정보의 비식별화 조처 가능 여부는 정부 내에서도 논란이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9월 낸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에서 “생체인식정보의 가명처리 가능 여부에 대해 (판단을) 유보한다. (생체인식정보는) 본인 동의 기반으로만 사용 가능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별개로 ‘원격 감시’ 자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원격 신원 식별’ 기능을 탑재한 CCTV들이 개인 사생활 감시·추적 등의 용도로 쓰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장여경 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는 “불특정 다수의 접촉자를 추적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이 개인 감시 용도로 전용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부천시는 사업계획서에서 이 사업으로 구축된 데이터셋을 방역 뿐 아니라 ‘AI 기술개발 전반’을 위해 활용하려 한다는 목적도 담겨 있다.


“실데이터 기반의 AI 데이터셋 구축·개방 및 AI 학습 알고리즘 고도화, AI 데이터 분석 시스템의 지속적인 고도화 기반을 조성·확산한다.” 촘촘한 방역망 구축을 넘어선 목적이 있다는 얘기다.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it/1019444.html?_fr=mt1#csidxf9a9f34b0a4f0c589ec55ea66f77f93 

한겨레 “윤석열, 집부자들만 위한 대통령 되겠다는 건가”

 

  • 기자명 김예리 기자
  •  입력 2021.11.16 07:54
  •  댓글 2
    

민주당 양도소득세 완화 개정안-윤석열 ‘종부세 통합’ 안
한겨레 윤석열안 “사실상 폐지” 비판, “민주당, 지금 완화해야 하나”


여야가 대선을 앞두고 돌입한 부동산 감세 경쟁에 신문들 우려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양도소득세 감면안을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종합부동산세 전면 재검토를 언급했고, 윤석열 후보는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는 ‘사실상 폐지안’을 언급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7일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실거래가 9억원 초과에서 12억원 초과로 올리는 소득세법 개정안(유동수 민주당 의원안)을 논의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도 15일 SNS에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하는데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적었다. 경향신문은 이를 양도소득세 완화엔 저항하지 않는단 얘기라고 풀이했다.

▲16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16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전날 SNS에 “종부세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거나 1주택자에 대해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집값이 많이 올라 종부세 납부 대상자에 새로 포함될 수 있는 고가의 1주택 소유자를 겨냥한 것이다. 현재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 기준은 공시가격 11억원이다.

경향신문은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추가 세금을 내야 하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조세 형평성에 어긋나고 부동산 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했다.

사설에선 “하나같이 부자들의 세금만 덜어주자는 것이어서 문제가 크다”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고 부의 불평등이 깊어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부자 증세에 나서고 있다”며 “글로벌 흐름마저 거스르는 부자 감세 방안을 접어야 한다”고 했다.

▲16일 경향신문 5면
▲16일 경향신문 5면

여러 신문이 두 후보의 부동산세 공약을 비교했다. 동아일보는 “여야 대선 후보가 부동산 보유세 정책을 두고 전면전을 선언하면서 보유세 개편 방향이 대선 판도를 가를 핵심 쟁점으로 떠올렸다”고 했다. 이 후보의 부동산 공약의 핵심인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와 윤 후보는 대대적인 ‘보유세 완화 드라이브’를 각각 언급했다.

서울신문은 두 후보가 ‘극과 극’의 해법을 내놓았다며 양 측의 정책을 설명한 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보유세 완화 입장)와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보유세 완화 반대)의 말을 각각 전했다. 또다른 기사 “윤·이 돈풀기 이어 감세 경쟁…현실화 땐 재정부담 2조원 육박”에선 “양 후보가 20대 소득세 비과세, 종부세 전면 재검토, 양도소득세율 인하 같은 ‘감세 카드’를 내세웠는데, 실효성이 떨어지고 사회 갈등 부작용만 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16일 서울신문 1면 머리기사
▲16일 서울신문 1면 머리기사
▲16일 서울신문 3면
▲16일 서울신문 3면

서울신문은 “20대 소득세 비과세는 취업난에 허덕이는 대다수 청년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다른 연령대와의 위화감만 조성할 수 있다”며 “종부세 개편이나 감면도 지방재정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 지방자치단체가 반발하는 등 혼란이 우려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전날 1면 ‘윤석열 ‘종부세 무력화’ 공약 논란‘에 이어 사설을 냈다. 한겨레는 “윤 후보가 밝힌 ‘재산세에 통합’하는 방안은 사실상 종부세를 폐지하겠다는 얘기”라며 “국민의힘 후보 경선 과정에서 밝힌 종부세 재검토 방침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당선되면 ‘집부자들만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양도소득세 면제 기준을 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려고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에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굳이 지금 법 개정을 추진해야 하는가”라고 했다.

▲16일 한겨레 사설
▲16일 한겨레 사설

조선일보는 ‘이재명 “국민 90%는 토지세로 이득, 반대하면 바보짓”’ 기사에서 이 후보의 국토보유세를 분석 대상에 올렸다. 조선일보는 이를 윤 후보의 부동산 감세 공약에 대한 “맞불 성격”이라며 “여당 내부에서도 ‘증세’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새로운 세금을 신설한다는 점에서 윤 후보의 ‘감세’ 공약과는 대비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선은 “부동산 세제 완화 안을 준비 중이던 민주당으로선 윤 후보의 종부세 완화 공약을 무턱대로 비판하기 어렵다는 면도 있다”고 했다.

▲16일 조선일보 4면
▲16일 조선일보 4면
▲16일 한국일보 4면
▲16일 한국일보 4면

한국일보는 ‘윤 종부세 무력화 공약, ‘똘똘한 한 표’로 돌아올까’에서 “‘똘똘한 한 채’ 보유자의 종부세는 작년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뛰었다”며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반포자이, 상도더샵 등 아파트 보유세 증가폭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보유세 폭탄에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다수 전문가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국, ‘가계빚 최고’ 이어 증가속도마저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가계 빚 증가 속도가 세계 주요 약 40개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규모도 국가 경제 규모와 비교했을 때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세계 37개국(유럽은 단일 통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한국이 104.2%로 가장 높았다. 가계부채 규모가 GDP를 넘어선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다음으로 홍콩(92.0%), 영국(89.4%), 미국(79.2%), 태국(77.5%), 말레이시아(73.4%), 일본(63.9%), 유로지역(61.5%), 중국(60.5%) 순으로 가계부채 비율이 높았다.

▲16일 세계일보 1면 머리기사
▲16일 세계일보 1면 머리기사
▲16일 서울신문 1면
▲16일 서울신문 1면

한국은 가계부채 증가폭에서도 6.0%포인트로 홍콩(5.9%포인트)이나 태국(4.8%), 러시아(2.9%)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전 세계적으로는 2분기 기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65.5%로 1년 전에 비해 1.5%포인트 증가했다.

7개 신문이 이 기사를 지면에 보도했다. 서울신문과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이 기사를 1면에, 세계일보는 1면 머리에 올렸다. 신문들은 이 같은 빚 규모와 증가속도가 가계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일보는 “다른 나라보다 비율과 증가 속도가 현저히 높은 만큼 향후 금리가 인상될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경향신문도 “가계부채가 빠르게 불어나면서 한국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계가 이자 및 원금 상환을 위해 소비를 줄이면 내수가 타격을 입기 때문”이라고 했다.

▲16일 경향신문 17면
▲16일 경향신문 17면

세계일보는 “올해 상반기 전체 대상국의 3분의 1에서 GDP 대비 가계부채가 증가했으며, 특히 한국과 스위스, 러시아의 증가세가 높았다는 IIF의 지적은 의미심장하다”며 “여러 국가 중에서도 한국의 ‘빚 내서 투자’ 열기는 유독 뜨거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계일보에 “우리는 정책 기조가 ‘빚내서 버텨라’라는 기조라서 재정 지원보다는 금융지원 중심으로 갔던 측면이 있다”고 했다.

'발광한 사람처럼 키들키들 웃기만'... 한국 언론의 광기

 

[기획 - 바로잡습니다] 이수근 사건

21.11.16 07:20l최종 업데이트 21.11.16 07:20l변상철(knung072)

언론 불신의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권력으로의 편향된 시각과 부당한 공권력으로부터 진실의 편에 서지 않은 언론의 과거가 큰 이유 중 하나이지 않을까 합니다. 국가폭력피해자들의 과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언론이 진실을 추구하고 공정한 보도를 위해 노력했는지 돌아보고자 합니다. [편집자말]

"피고인(이수근)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국가에 의해 위장간첩으로 낙인 찍혀 생명권을 박탈당했다."

2018년 10월 11일 서울중앙지법 재심 법정은 '이수근'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바꿔말하면 이수근은 전날까지 간첩이었다는 말이다. 자유를 찾아 북한에서 한국으로 탈출했던 이수근은 어떻게 간첩이 되었고 또 간첩 혐의를 벗었을까?

1967년 3월 23일 판문점에서 북한중앙통신 부사장이었던 이수근이 탈출했다. 북한 고위직의 탈출 소식에 한국 사회는 일순간 환영 일색의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정치권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대대적인 환영대회가 열렸고, 이수근의 반생기(半生記) 영화(고발)가 제작되기도 하는 등 이수근은 그야말로 '영웅'으로 대접받았다.
 

큰사진보기1967. 3. 23. 경향신문. 이수근의 판문점 탈출 기사가 사진과 함께 크게 실렸다.
▲  1967. 3. 23. 경향신문. 이수근의 판문점 탈출 기사가 사진과 함께 크게 실렸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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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진보기1967. 3. 23 조선일보 1면. 판문점에서 탈출해 한국사회로 귀순한 이수근의 탈출 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전했다.
▲  1967. 3. 23 조선일보 1면. 판문점에서 탈출해 한국사회로 귀순한 이수근의 탈출 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전했다.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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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근은 새 배우자와 결혼하고 수많은 반공 강연을 하며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수근에 대한 한국 사회의 따뜻한 관심은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정반대의 분위기로 바뀌었다. 그는 평소 중앙정보부의 일상적 감시와 이념 선전에 동원되는 한국사회 생활에 염증을 느껴 제3국으로 탈출을 감행했다.

그러나 그의 탈출은 홍콩에서 덜미를 잡혔다. 그가 압송되면서 한국 사회의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급반전 분위기를 주도한 것은 언론이었다. 언론은 이수근을 '자유를 찾아 목숨 걸고 북한을 탈출' 했던 영웅에서 '북한의 지령을 받고 이중 간첩으로 내려온 북한 괴뢰의 악마'로 표현했다.
 

큰사진보기1969. 2. 13 경향신문 1면. '이수근은 간첩이었다'라는 제목의 1면 기사. 이수근의 압송 순간과 변장 모습 등의 사진을 게시했다.
▲  1969. 2. 13 경향신문 1면. "이수근은 간첩이었다"라는 제목의 1면 기사. 이수근의 압송 순간과 변장 모습 등의 사진을 게시했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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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진보기1969. 2. 13 경향신문 3면 '음흉한 수법...북괴 스파이'. 기사 내용에 따르면 이미 이수근은 북한의 지령을 받아 암약한 간첩으로 단정됐다.
▲  1969. 2. 13 경향신문 3면 "음흉한 수법...북괴 스파이". 기사 내용에 따르면 이미 이수근은 북한의 지령을 받아 암약한 간첩으로 단정됐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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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신문들은 이수근이 체포·압송되어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중앙정보부의 발표 등을 인용해 '김일성 지령을 받고 위장귀순'한 간첩이라는 보도를 앞다투어 보도했다. 체포된 때로부터 몇 개월간 신문은 이수근을 간첩뿐만 아니라 파렴치한 인간으로 묘사했다.
 

'음흉한 수법... 북괴 스파이'<br />'발광한 사람처럼 키들키들 웃기만'<br />'내려올 때부터 수군수군했어'<br />- 1969. 2. 13. 경향신문 3면

 

큰사진보기1969. 2. 14 경향신문. '저주받을 이수근'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띈다.
▲  1969. 2. 14 경향신문. "저주받을 이수근"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띈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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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기사는 검증되지 않은 사생활 기사를 쏟아내며 이수근을 파렴치한 범죄자로 덧칠했다. 
 

순정의 여심도 갈가리 짓밟은 붉은 간첩 이수근<br />치사한 여자관계<br />황해도 서흥군 구보면당의 평당원이 57년에 개성신문 주필로 뛰어오른래 '모스크바', '폴란드' '몽고' 등지에 특파되어 중앙통신 부사장직에 이르기까지 그는 김일성의 주구언론인에 속했다는 사실도 중요시 됐고, 일곱째 탈출 후 서울생활을 통해 공산세계에서는 할 수 없었던 사생활, 예로 대여성관계 등에서 밀 훈련 받은 사람처럼 능숙히 해냈다는 점 등등 수사진은 "이(李)는 간첩이다"...<br />-1969. 2. 14 경향신문 2면<br /><br />삼양동에 단층양옥 내부 장식 호화롭게<br />이수근이 양 1년간 살다 도망친 서울 삼양동 233의 3 단층 양옥집에는 문패도 번지수도 적혀있지 않은 채 13일 상오 '이'와 얼마 전 결혼한 이강월 시의 모친 김봉만 씨(50세)와 40세가량된 식모, 이강월 씨의 친척이라는 30대 청년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이강월 씨는 이날 아침 일찍 집을 나가고 없었다. 대지 70평의 마당에는 탁구대가 놓여있었다. 차고는 텅 비어있었다. 집 내부에는 냉장고 더블베드 등 호화로운 가구가 놓여있었으며 응접실에는 조니 워커 등 빈 양주병 11개, 뒤 창고에는 빈 양주병이 1백여개나 쌓여 있었다.<br />- 1969. 2. 13 경향신문 3면


이에 더해 이수근의 탈출을 돕다가 체포된 배경옥(전 처의 조카) 역시 범죄 사실 이외에 이전의 개인사에 관한 자극적인 기사가 쏟아졌다. 
  

큰사진보기1969. 4. 11 조선일보 7면. 이중간첩 혐의로 재판 받는 이수근의 공판정 모습
▲  1969. 4. 11 조선일보 7면. 이중간첩 혐의로 재판 받는 이수근의 공판정 모습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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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근을 도운 배경옥의 정체<br />월남에 갔다온 여권 위조 상습자...<br />탈영병에 전과자며 트럭운전사...<br />- 1969. 2. 15 경향신문 7면


이수근, 배경옥 등에 대한 수사 과정과 재판 과정은 실시간 모니터 되듯 기사화 되었고 법정을 찍은 사진 역시 실렸다. 
 

큰사진보기1969. 5. 2 동아일보 3면. 이수근 사건 공범 배경옥씨에게 사형이 구형되자 함께 재판받던 여동생이 실신해 쓰러졌다. 이렇듯 재판 과정이 실시간 보도됐다.
▲  1969. 5. 2 동아일보 3면. 이수근 사건 공범 배경옥씨에게 사형이 구형되자 함께 재판받던 여동생이 실신해 쓰러졌다. 이렇듯 재판 과정이 실시간 보도됐다.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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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인 배경옥에게 사형이 구형되자 '아이고 오빠!'하고 실신하며 쓰러진 배00 피고...<br />- 1969. 5. 2 동아일보 3면


다행히도 이수근과 배경옥 등은 지난 2018년 10월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로부터 1969년 과거 중앙정보부가 간첩 혐의를 조작한 것이 인정되어 재심에서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수근이 한국을 탈출하면서 여권을 위조하거나 신고없이 미화를 환전한 혐의만이 유죄로 인정되어 징역 2년을 선고받아 사실상 무죄 선고를 받은 것이다. 

이수근과 배경옥 등이 간첩혐의로 조사받고 재판받는 기간 경향·동아·조선·매일경제는 수십 건의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수사 진행에 대한 보도 기사뿐만 아니라 칼럼과 사설 역시 적지 않게 나왔다.

이런 보도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이수근과 더불어 배경옥씨는 은밀한 개인사까지 모두 드러나 일평생 주홍글씨를 안고 살아야 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 이들의 억울함이 재심을 통해 밝혀졌지만, 신문사들은 판결 결과에 대한 짧은 보도기사만을 냈을 뿐이다.

이수근 만큼이나 수사기관과 언론기사로 인해 인생이 뒤틀린 피해자가 또 있다.  1972년 9월 춘천 역전파출소장의 딸(당시 9세)을 강간한 뒤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고 정원섭 목사다. 

당시 춘천시 우두동에서 만화방을 하던 정원섭씨는 함께 일하던 직원의 허위 증언과 정원섭씨 아들에 대한 수사관들의 기망·위협 등으로 증거가 조작되어 범죄자가 되었다.  
 

1972. 10. 10 동아일보 7면. 만화가게 직원의 증언으로 정원섭 씨를 체포하게 되었다는 내용
▲  1972. 10. 10 동아일보 7면. 만화가게 직원의 증언으로 정원섭 씨를 체포하게 되었다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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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게주인 검거<br />경찰 "경위 딸 살해 자백 받았다"<br />- 1972. 10. 10 경향신문 7면

 

큰사진보기1972. 10. 11 동아알보 7면. 춘천 역전파출소 경위의 딸을 살해한 혐의로 정원섭씨가 체포되었다는 내용
▲  1972. 10. 11 동아알보 7면. 춘천 역전파출소 경위의 딸을 살해한 혐의로 정원섭씨가 체포되었다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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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진보기1972. 10. 11 조선일보 7면. 파출소장 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정원섭씨.
▲  1972. 10. 11 조선일보 7면. 파출소장 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정원섭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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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7번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이기도 한 고 정원섭 목사는 15년 옥살이를 한 뒤 출소했지만 그의 삶은 완전히 망가졌다. 정원섭씨는 오랜 시간 강간치사 전과자로 살다가 재심을 통해 2011년 10월 27일 무죄가 선고되어 진실이 규명되었다. 배경옥 역시 21년간의 옥살이를 통해 모든 삶이 망가졌음은 부연하지 않아도 미루어 짐작된다. 

이들은 언론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고 정원섭 목사는 생전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신학교를 나온 사람이 '강간살인범'이라니, 사실 여부를 떠나 이미 언론에는 그렇게 보도되었다. 그는 한국신학대학의 명예와 기독교인들을 수치스럽게 했다는 것 때문에  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수차례 자살시도를 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고 했다(관련기사: "무죄판결문 들고 아들 묘에 갈 겁니다" http://bit.ly/2fyuWb).


배경옥씨는 지난 9월말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수근의 위장 귀순으로 전 국민적 규탄 대상이 되었다. 국민들이 사형시켜라, 화형시켜라 하는데 어떻게 대한민국에 얼굴을 들고 살겠나? 출소해서도 아들이 결국 자살한 것도 내가 대한민국을 배신한 무서운 전과자니까 아들이 어떤 희망을 갖고 살 수 있었겠나?"라며 언론의 보도 행태에 여전히 분노했다. 실제 배경옥씨의 아들은 배씨가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친의 혐의에 비관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재심 과정에서 언론은 똑같은 지면에 똑같은 기사 크기로 보도하지 않았다. 배경옥씨의 경우 "내가 재심을 하는 동안 재심에 관심을 가지고 보도한 언론이 거의 없었다. 내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아도 '무죄 받았다' 정도의 짧은 글이었다. 나와 이수근이 악마처럼 묘사된 것을 기사를 작성한 언론이 해명 정도는 하고 미안하다고 해야하지 않느냐"며 하소연 했다. 

적어도 이수근이나 정원섭씨를 범죄자로 몰고갔던 보도량만큼은 아니더라도 과거 잘못된 보도에 대한 언론사의 명확한 의견을 내놓아야 한다. 당국의 보도자료를 전달한 보도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들을 '붉은' 간첩으로 묘사하고, 각종 칼럼과 논설을 통해 재단했던 것은 분명 잘못된 보도이기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 사건과 관련없는 사생활 보도로 인한 피해에 대한 책임 역시 적지 않다. 이런 피해에 대해 해당 언론사는 명백하고 이해할 수 있는 해명과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사를 내놓아야 한다. 언론중재위를 거쳐야 한다는 핑계 뒤에 숨지 말,고 언론사 스스로 위에서 말한 책임있는 보도를 내놓는다면, 그것 자체로 언론사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한다고 인정받을 것이며, 그것이 시민들로 하여금 언론을 신뢰하게 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안산 화랑유원지에 평화와 통일의 노래 울려퍼져

 

6.15안산본부, ‘찾아가는 통일콘서트’ 진행

  • 기자명 안산=김현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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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1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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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안산본부는 14일 오후 화랑유원지 경기도미술과 앞에서 '찾아가는 통일콘서트'를 진행하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현주 통신원]
6.15안산본부는 14일 오후 화랑유원지 경기도미술과 앞에서 '찾아가는 통일콘서트'를 진행하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현주 통신원]

휴일인 14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경기도미술관 앞에서 6.15공동선언실천안산본부(이하 6.15안산본부/ 공동대표 강신하, 양성습, 이천환)가 주최하는 <찾아가는 통일콘서트>가 진행되었다.

<찾아가는 통일콘서트>는 시민들이 있는 다양한 공간과 현장에 6.15안산본부가 직접 찾아가서 음악과 전시, 퀴즈, 참여프로그램 등을 통해 평화와 통일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느껴보는 시민참여 행사이다.

지난 6월 13일, 6.15공동선언발표 21주년을 즈음하여 와동 체육공원에서 열린 이후 두 번째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화랑유원지 일대를 산책하는 시민들과 찾아가는 통일콘서트에 찾아온 다양한 시민들이 어우러져 활기찬 분위기속에 진행되었다.

사전행사로 한반도 전통놀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현주 통신원]
사전행사로 한반도 전통놀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현주 통신원]

<찾아가는 통일콘서트> 사전행사로 진행된 한반도 전통놀이 프로그램에는 연날리기, 팽이만들기, 한반도 지도 그리기, 투호 놀이 등 다양한 체험이 진행되어 어린이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참여하였다.

통일콘서트 본 행사에서는 사회적협동조합 아코드와 ‘마로니에 촛불’ 가수 안계섭씨가 함께 평화통일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음악회를 진행하여 시민들의 발길을 끌었다.

사회적협동조합 아코드와 ‘마로니에 촛불’ 가수 안계섭씨가 음악회를 진행하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현주 통신원]
사회적협동조합 아코드와 ‘마로니에 촛불’ 가수 안계섭씨가 음악회를 진행하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현주 통신원]

현장에 참가한 시민 중 한 분은 “지난 2018년에 남북관계가 좋았을 때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지금은 별로 교류가 없다보니 통일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이 곳에 있다보니 ‘통일’이 되어서 평화롭게 살면 좋겠다는 바램이 다시 생각났다”고 행사에 참여한 소감을 밝히기도 하였다.

이 행사를 통해 조금씩은 잊고 지냈던 평화와 통일에 대해서 염원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확인할 수 소중한 자리였다. 이날 ‘찾아가는 통일콘서트’는 코로나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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