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29일 토요일

있는 그대로 보고 말한다

  • [글] 있는 그대로 보고 말한다[조덕원]



  • 언어는 의식의 물질적 외피. 세상은 사람이 움직이고 그 사람은 사상이 움직인다. 사람은 그 뜻과 수준에 따라 움직이고 그에 맞게 세상은 바뀐다. 그 사람의 그 뜻을 어떻게 아는가. 그 말을 통해 안다. 그 말이 본질의 왜곡된 반영으로서의 가상이든 그 진실된 반영으로서의 진상이든 그 배경과 맥락을 짚으면 그 속내가 보이고 거기에 그 뜻과 수준이 있다. 

    최근 온 세계가 코리아반도에서 전쟁이 터지지않나 크게 긴장했다. 전례없는 남북고위당국자간에 43시간 마라톤접촉도 있었다. 이에 남의 통일진보단체 코리아연대 성원들은 전쟁을 반대하며 광화문미대사관앞에서 5일간이나 철야1인시위를 벌였고 미대사관앞에서 강력한 항의시위를 벌이다 전원연행되기도 했다. 다행히 잘 수습됐다. 그리고 이 과정과 결과에 대해 남의 <대통령>·청와대안보실장·통일부장관, 북의 총정치국장·당중앙비서·최고리더의 순으로 한 발언들이 있었다. 

    먼저 남은 북의 <사과>에 집착하다 <유감>으로 끝났는데, 그 <유감>이 <사과>가 아니란데 대한 과학적, 사전적 의미가 널리 퍼지며 사실상 논란은 정리됐다. 그래선지 부자 몸조심 하듯 이에 대해 북은 아무 발언도 하지않았다. 모든걸 다 알고 있고 이 경우 침묵이 금이라고 확신하는 매우 세련된 대처다. 다음으로 당국회담의 다음단계로의 수뇌회담에 대해선 남도 북도 그 성사여부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이 없지만, 김관진이 지금 얘기할 단계가 아니라 하고 홍용표는 현재 검토하는게 없다고 했다. 김관진이 한 발언과 북의 발언들을 감안하면 홍용표의 <현재 정상회담에 대해 전혀 검토되고 있는게 없다>는 말은 <향후 정상회담에 대해 전면 검토되는게 있을거다>로 읽힌다. 말장난 같지만 오늘 없다는 얘기지 내일 없다는 얘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남의 수구꼴통들을 의식하지않을수 없는 수구정권으로선 반통일정책을 통일지향정책으로 전환하는, 말그대로 <대전환>을 해야 하는 판이니, 모든게 수박 쪼개듯 드러나기 전까진 아닌보살하는게 상책일수 있다. 그렇게 보면 홍용표의 <정상회담은 지금 섣불리 말하기보다는 우선 남북간에 합의된 부분을 잘 이행하면서 그러한 조건을 만드는게 중요하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는게 전혀 어려울게 없다. 또 그런 의미에서 홍용표의 카운터파트를 맡은 김양건이 <북남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건설적인 방향으로 전진시켜나가야... 올해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일으켜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려는 우리의 입장은 일관 ... 당국사이의 대화와 협상을 발전시켜 서로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며 여러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해 나가야 ... 북남관계의 급속한 발전을 바라지않는 세력들이 존재할 수 있으며 그에 대해 각성있게 대하여야>고 한 의미도 명백하게 다가온다. 도대체 <북남관계의 대전환>, 심지어 <대변혁>으로까지 불리울 사건이 뭐겠는가. 그게 당국회담이겠는가 그 정도선에서 논의될 사안이겠는가. 그 <대전환>·<대변혁>을 올 1.1신년사에 자신의 이름과 권위를 걸고 선언한 김정은최고리더가 당중앙군사위확대회의를 다시 열고 <북남관계를 화해와 신뢰의 길로 돌려세운 중대한 전환적 계기 ... 이번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꾸어가야>고 말한 의도도 그런 의미에서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다. 한마디로 수뇌회담은 그 여부와 과정이 이번 고위급접촉에서 충분히 논의됐고 전반적인 흐름상 올해 가기전에 성사된다고 보는게 순리적이다 하겠다.

    하여튼 남과 북의 발언들을 분석해보면, 그 내용이든 표현이든 남은 수세적이고 소심하며 대결지향적인데 북은 공세적이고 대범하며 통일지향적이다. 그렇지않은가. 있는그대로, 보이는대로 말할뿐이다. 어려울거도, 분석이랄거도 없는 말이다. 혹 누군가 목에 칼을 들이대며 이 말을, 생각을 바꾸라 한다면 바꿔야겠는가. 난 바꿀 생각이 없다.

    조덕원

한강 신곡보 철거하면…여름엔 강수욕, 겨울엔 썰매?

등록 :2015-08-28 19:57수정 :2015-08-29 10:17

1956년 서울 한강 인도교(현 한강대교) 부근의 백사장 모습. 시민들이 강수욕을 즐기고 있다. 서울역사편찬원 제공
1956년 서울 한강 인도교(현 한강대교) 부근의 백사장 모습. 시민들이 강수욕을 즐기고 있다. 서울역사편찬원 제공
[토요판] 커버스토리
서울 한강의 신곡 수중보(신곡보)를 철거하면 어떻게 될까? 신곡 수중보를 철거한 뒤의 결과에 대해서는 지난 2월 대한하천학회의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팀이 완성한 <신곡 수중보 영향 분석> 보고서에 자세하다. 이 보고서는 신곡보 철거 이후의 한강 상황에 대한 첫 시뮬레이션 결과다.
신곡보를 철거했을 때 가장 명확하게 나타날 결과는 신곡보에서 잠실보 사이 32㎞의 한강 수위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높이 4m 고정보, 5m 가동보로 이뤄진 신곡보를 없애면 상류는 수위가 내려가고 하류는 수위가 올라간다. 이 보고서는 저수기(물이 적은 시기)에 신곡보 상류의 평균 수위가 0.93~1.06m가량 내려가고, 하류 장항습지는 0.14m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갈수기(물이 아주 적은 시기)엔 신곡보 상류의 수위가 1.7~1.9m가량 낮아지고, 하류 장항습지에서는 0.45~0.6m가량 높아진다. 이에 따라 수위의 최대 변동 폭도 1.3m에서 2.8m로 2배 이상 커진다.
이렇게 수위가 낮아지면 물길은 좁아지고 백사장은 넓어진다. 이것은 수면(물길)의 너비에서 잘 나타난다. 이 보고서는 서강대교 부근의 물길 너비가 현재의 888m(최소)~1159m(최대)에서 789~944m로 99~215m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류의 장항습지도 물길 너비가 119~194m 줄어든다. 그러나 행주대교, 한강대교, 영동대교 등 나머지 예측 지점들은 1~56m 사이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수위가 저수기에 1m나 내려가는데, 서강대교를 제외한 한강의 다른 지점에서 물길 너비가 최대 56m만 줄어든다는 것은 예상보다 상당히 작은 변동이다. 왜냐하면 1960년대 박정희의 1차 한강 개발, 1980년대 전두환의 2차 한강 개발 전 서울 한강의 물길 너비는 지금보다 훨씬 좁았기 때문이다. 1960년대만 해도 평상시 서울 한강의 물길 너비는 200~300m 정도에 불과했다. 나머지 500~1000m는 온통 백사장이었다.
예를 들어 현재 밤섬은 남북으로 모두 물이 흐르지만, 한강 개발 이전에는 밤섬~서강 사이에만 물이 흘렀다. 이곳 한강의 물길 너비는 200~300m 정도였다. 지금 500m 너비의 물이 흐르는 밤섬~여의도 사이는 거대한 백사장이었다. 마찬가지로 한강대교 부근 노들섬~이촌동 사이는 그 유명한 ‘한강 백사장’이었고, 물은 노들섬~노량진 사이에만 흘렀다. 여기도 너비가 300m 정도였다.
그런데 왜 신곡보를 철거하는데도 물길 너비가 크게 줄어들지 않을까? 이 연구의 책임자인 박창근 교수는 “당장에 백사장들이 다 살아나지는 못할 것이다. 한강 개발 이후 서울시가 매년 물길을 준설해왔고, 상류의 모래도 팔당댐과 잠실보에 막혀 하류로 많이 흘러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게 보면, 결국 백사장의 상당 부분이 복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근 교수팀이 완성한
‘신곡수중보 영향 분석’에 따르면
한강 수위 낮아지고 물길 좁아져
새로 생겨날 백사장 면적 162만㎡
1960년대처럼 수영을 할 정도로
수질이 좋아질지는 조사 필요
겨울에 얼음판 두꺼워지겠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이 변수일 듯
국토교통부는 백사장 복원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상철 하천계획과장은 “신곡보를 철거해도 백사장이 복원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밀물의 속도가 썰물보다 빨라서 모래가 아니라 뻘흙이 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서울의 4개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물로 인해 한강변에 모래가 아니라, 오니(더러운 진흙)가 쌓일 수도 있다. 60년대 한강으로 돌아가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어쨌든 백사장은 현재보다 꽤 넓어진다. 이 보고서는 신곡보 철거로 새로 생겨나는 백사장의 넓이를 162만㎡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한강의 섬들은 모두 커진다. 밤섬은 둘레에 79.5~170m 정도의 간조대가 생겨나 썰물 때 기존보다 58%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밤섬의 넓이는 27만9531㎡였는데, 신곡보가 철거되면 44만2324㎡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간조대란 밀물 때 잠기고, 썰물 때 드러나는 육지를 말하는데, 통상 습지가 형성돼 다양한 생물들이 산다.
또 과거 백사장이었던 노들섬 주변, 선유도 주변에도 모래가 쌓이고 탄천과 중랑천, 안양천 합류부에도 역시 모래가 쌓일 가능성이 크다고 이 보고서는 내다봤다. 과거 탄천 합류부에는 잠실섬과 부리도, 중랑천 합류부에는 저자도라는 모래섬이 있었다. 잠실섬과 부리도는 성토를 거쳐 육지가 됐고, 저자도는 모두 골재로 사용돼 사라졌다. 신곡보 철거가 과거 서울 한강의 섬들을 되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신곡보가 철거된 한강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즐거운 일은 여름에 헤엄치고, 겨울에 얼음판에서 썰매를 타는 일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이것은 서울 시민들의 일상이었으나, 한강 개발로 인해 이런 즐거움은 사라졌다. 신곡보를 철거하면 이런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일단 수질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김포 전류리, 일산, 행주, 노량진, 성수 등지 한강의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은 0.9~4.2%가량 개선되고, 녹조 등 조류는 4.9~19.1%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이렇게 수질이 개선돼도 행주대교와 그 하류에서는 2등급을 충족하지 못해 물놀이에는 여전히 적합하지 않다.
더욱이 물놀이할 때는 수질뿐 아니라, 물속에 들어 있는 세균의 수도 매우 중요하다. 수질 전문가인 구본경 하이드로코어 대표는 “강에서 물놀이를 하려면 대장균군 수를 일정한 수준 이하로 통제해야 하는데, 현재 서울의 하수처리장에서는 대장균 등 세균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 신곡보를 철거해도 이 문제가 그냥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오염 원천을 제거하는 별도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겨울에 한강에서 썰매 타는 것은 어떨까? 일단 한강의 수위가 내려가고 수심이 얕아지는 것은 긍정적이다. 물은 열 전도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겨울에 수심이 깊을수록 덜 차갑고, 수심이 얕을수록 더 차갑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곡보를 철거해 수심이 얕아지면 얼음판이 더 넓고 더 두껍게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서울 한강은 한겨울에도 두께 10㎝ 이하로 군데군데 얼지만, 신곡보를 철거하면 1960년대 이전처럼 두께 30㎝ 이상으로 물길 전체가 얼어붙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후 변화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1년 중 한강이 얼어붙는 기간은 1900년대 80일이었다가 1960년대 42일, 1970년대 29일, 1980년대 21일, 1990년대 17일, 2000년대 15일로 꾸준히 줄어들었다. 한강이 잘 얼지 않는 것을 한강 개발과 신곡보만의 영향이라고 말하기 어렵게 만드는 대목이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신곡보 하나를 철거한다고 한강의 모든 문제가 일시에 해결되지 않는다. 신곡보 철거는 헤엄치고 썰매 탈 수 있는 건강한 한강으로 가는 첫걸음일 뿐이다. 신곡보를 철거하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논평] 홍용표 통일부 장관·청와대 기류 심상찮다

우리 정부, 8.24 남북합의 이행 의지 있나?
[논평] 홍용표 통일부 장관·청와대 기류 심상찮다
뉴스프로 | 2015-08-29 10:37:16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논평] 우리 정부, 8.24 남북합의 이행 의지 있나?– 홍용표 통일부 장관·청와대 기류 심상찮다
Wycliff Luke 기자
북한은 8.24남북합의에 대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까지 나서서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문제는 우리 정부의 태도다. [JTBC뉴스룸 화면 갈무리]
훈풍이 일던 한반도에 다시 찬바람이 부는가?
남북 고위급 회담 합의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남북 간에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남북이 무박 4일, 43시간 동안의 회담을 통해 합의문을 도출했을 때만 해도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모습이다. 우리 측 협상대표로 나섰던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8월 27일(목) 국회 현안 보고를 통해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를 강조했다. 즉, 북한이 먼저 목함지뢰-포탄발사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관련자 문책 등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한 걸음 더 나가 핵 문제까지 건드리겠다는 기세다. 이와 관련, <JTBC뉴스룸>은 “크게는 북핵 문제부터 작게는 민간교류까지 광범위하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언급을 전하면서 “북한이 5.24조치 해제를 최우선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최대 과제로 삼고 협상을 주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홍 장관과 청와대의 태도는 8.24남북합의 이후 고개를 들고 있는 5.24조치 해제 목소리에 대해 선을 긋는 포석으로 보인다. 8.24남북합의는 1항에서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명시해 놓고 있다. 따라서 합의 이행을 위해선 대북교류를 동결한 5.24 조치에 어떤 식으로든 손질을 가해야 한다. 8.24남북합의 이후 5.24 조치 해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와중에 한미 양국이 지난 6월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해 새로이 ‘작전계획(작계) 5015’을 마련했다는 언론보도가 흘러 나왔다. ‘작계 5015’의 뼈대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도발 징후가 뚜렷해지면 선제공격을 가한다는 것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월) 실시된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은 ‘작계5015’이 처음 적용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북한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28일(금) 논평을 통해 “공동보도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상대방의 수뇌부를 노린 전쟁 각본을 버젓이 언론에 공개한 것은 북남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배신이며, 겨레의 통일 열망을 짓밟는 참을 수 없는 모독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핵에 앞서 5.24조치 해제 돼야
단도직입적으로, 우리 정부는 모처럼 마련된 화해 무드를 달가워하지 않아 보인다. 남북이 합의에 이르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 정부는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총대는 대통령이 맸다.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 간 마라톤협상이 한창이던 24일(월)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회담은 무엇보다도 현 사태를 야기한 북한의 지뢰 도발을 비롯한 도발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매번 반복돼 왔던 이런 도발과 불안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북한의) 확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 정권 들어 대통령의 한 마디에 국정이 좌지우지돼왔기에 이번 발언 역시 남한 협상단에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8.24남북합의문 어디에도 대통령이 ‘하달한’ 가이드라인은 반영돼 있지 않았다. 따라서 합의문 발표 직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명시한 사과와 재발방지는 없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언론은 ‘박 대통령의 원칙이 통했다’며 찬사를 쏟아냈다.
청와대가 ‘핵’을 거론한 건 우리 정부의 의중을 더욱 의심하게 한다. 핵은 북한이 남한과 미국을 향해 행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선택지다. 사실 북한이 핵 무장을 택한 건 한미 양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책략의 발로다. 이 지점에서 한반도 문제의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는 셀릭 해리슨의 분석에 주목해야 한다. 셀릭 해리슨은 한반도 문제와 미국 정책의 딜레마를 분석한 역작 『코리안 엔드게임』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이유를 아래 네 가지로 들었다.
“첫째, 워싱턴은 이른바 북한의 재래식 전력에 의한 침략을 격퇴하기 위해 핵무기 선제 사용권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핵 선제 불사용 정책을 오랫동안 유지해 오고 있으며 러시아는 선제 사용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그것을 사용하겠다고 위협한 적이 없다. 둘째, 미국은 한국에 재래식 전력을 계속 주둔시키고 있으며 북한은 그것을 생존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한다. 셋째, 핵무기는 첨단 재래식 전력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넷째, 가장 중요한 것으로 미국이 1994년 핵동결 합의의 핵심 조항들을 존중하는 데 늦장을 부려 왔다는 점이다.”
북한 핵은 한반도-동북아 안보를 불안에 빠뜨리는 최대 위험 요인이다. 게다가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 회담은 좀처럼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따라서 어느 면에서 8.24남북합의는 북한을 핵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현재 한반도 상황에서 최우선 순위는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이다. 막힌 물꼬를 트려면 가장 먼저 5.24조치 해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5.24조치는 남북 민간교류와 직결되기에 이참에 민간교류 활성화 방안까지 포괄해 논의한다면 더욱 바람직하다. 이 모든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된다면 남북 화해무드는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남북 교류가 상당 수준까지 올라가면 남북 정부수준에서 핵 의제를 꺼내기가 보다 수월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5.24조치 해제에 대해선 선을 긋고, 핵을 공공연히 입에 올리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모처럼 조성된 화해 무드에 찬물을 끼얹을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북한은 8.24합의 이후 유화적인 입장이다. 북측 협상대표였던 김양건 북한 조선노동당 비서는 27일(목) 조선중앙통신과의 질의응답에서 “우리는 이번 북남 고위급 긴급접촉의 합의정신에 기초해 온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맞게 북남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나섰다. 조선중앙TV는 28일(금) “우리는 운명적인 시각에 화를 복으로 전환시킨 이번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꿔가야 한다고 했다”는 김 제1위원장의 뜻을 전했다.
문제는 박 대통령의 대북인식이다. 영국 리즈 대학교 사회학 및 현대한국학 명예 선임연구원인 에이단 포스터 카터는 24일(월) 영국 <가디언>지에 기고한 글에서 박 대통령의 대북관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박 대통령은 ‘신뢰의 정치(trustpolitik)’를 모색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임기 내내 (북한에) 강경 일변도였고, 상상력 부족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의 관심은 통일에 기울었다. 그러나 그의 통일론은 평양과의 협력 보다는 우발적 사태를 뜻했다. 늘 신경질적 반응을 보여 왔던 북한은 박 대통령의 진짜 의제가 체제변화(regime change)에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8.24남북합의는 남북관계가 경색기로 접어들었던 2008년 이전으로 돌아갔다는데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사실 남북이 이 정도까지 합의하는 데에도 엄청난 역량이 소진됐다. 안타깝게도 이 모처럼의 기회마저도 우리 정부는 달가워하지 않아 보인다.
북한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대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지금 이대로 8.24남북합의 이행에 달갑지 않은 태도를 고수한다면,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는 얼마든지 예측이 가능하다. 부디 모처럼의 기회를 잘 살려 박 대통령이 공언한대로 ‘대박’을 터뜨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진실의길. 기고 글&기사제보 dolce42@naver.com]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9&table=c_sangchu&uid=622 

500일 맞은 세월호 유족 "돈 주는데도 왜 안받냐고?"


15.08.29 18:59l최종 업데이트 15.08.29 23:19l




29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세월호참사 500일 추모 국민대회'가 유가족과 시민 수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참가자들은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미수습자 9명을 가족품으로" "세월호특조위 탄압중단" 등의 구호를 외치며 광화문광장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권우성
세월호참사 미수습자 9명의 얼굴그림과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광화문네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권우성
29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참사 500일 추모합창문화제'가 유가족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평화의나무합창단, 세월호가족합창단, 성미산마을합창단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권우성
[기사 대체: 29일 오후 10시 10분]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고창석, 양승진, 권혁규, 권재근, 이영숙. 
세월호 안에 여전히 단원고 학생 4명과 3명의 선생님, 일반인 희생자 3명이 있습니다.
이들이 아직 여행 중이라면, 500일 수학여행을 마치고 돌아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세월호 참사 실종자(미수습자) 9명을 찾지 못한 채로 500일이 지났다. 여객선 세월호를 타고 제주도를 향해 가던 304명이 희생된 지는 501일 째다. 29일 오후 서울역 광장과 광화문 광장에서는 이들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촛불 수백 개가 피어올랐다. 추모객들이 손에 든 전자 촛불 안에는 희생자 한 명 한 명의 생전 사진이 담겨 있었다.

추모 행사는 오후 3시 서울역 광장에서 한 번, 이어 오후 7시 서울 중구 광화문 광장에서 잇달아 열렸다. 여기에는 부산과 전남, 대전과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 10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오후 서울역의 체감 온도는 32도.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탓에 참가자들 얼굴에는 땀이 흘러내렸지만, 이들은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내며 행사에 참여했다.
단원고 2학년 3반 부모님들이 미수습자 9명이 가족품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카드섹션을 하고 있다.ⓒ 권우성
세월호참사 유가족이 남대문시장앞을 행진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권우성
"새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외치는 가족들.ⓒ 권우성
이날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 100여 명도 참석했다. 이들은 "참사 이후 폭풍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고백했다. 무대에 선 단원고 2학년 3반 고 최윤민양 어머니 박혜영씨는 "아이들이 지금도 '우리를 잊지 말아달라'고 얘기한다, 너무 미안해서 이 싸움을 멈출 수가 없다"며 "지금까지 함께 울어주시고 싸워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고 이창현군 아버지 이남석씨는 "야속하리만치 빠르게 500일이 흘렀다"며 "세월호가 인양될 때까지 힘을 보태달라"고 부탁했다. 유족들이 입은 노란 옷에는 '세월호 인양이란 배가 온전히 뭍으로 올라오는 것, 미수습자 9명을 찾는 것'이라는 문구와 함께 실종자 9명 이름이 쓰여있었다. 지난해, 삭발식에 참여했던 유족 어머니들 머리카락도 많이 자라 있었다.

참사 후 특별법이 제정되고 특별조사위가 꾸려졌지만, 가족들이 원하는 진상규명은 여전히 요원하다. 고 유예은양의 아버지 유경근씨는 "딱 1년 전인 지난해 8월, 광화문과 국회에서 단식·점거 농성을 하면서 600만 명 국민이 서명으로 힘을 보태줬다"며 "그땐 1년만 지나면 모든 억울함을 풀 수 있으리라 믿었지만 지금도 진실이 밝혀진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씨는 "주변에서 가족들에게 '왜 돈(보상금)을 주는데도 안 받겠다고 하냐'고 묻곤 한다"며 "(돈을 받지 않고) 이렇게 싸우며 밝혀달라는 게 바로 아이들을 위한 것, 억울한 원혼을 잘 달래 보내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최성호군 아버지 최경덕씨도 "보상금을 받으면 정부를 용서한다는 뜻이라는데, 우리는 그럴 수 없지 않냐"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정부 특조위 무력화 시도, 진상 규명은 공허한 외침 아닌 간절한 요구"

이날 추모행사에는 특히 고려대·이화여대·인하대·한국외대 등 대학생들이 다수 참여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인하인 모임'을 만든 오선희(인하대 한국어문학 4학년)씨는 "희생자들 다수가 우리 또래인 고등학생들, 꿈도 펼쳐보지 못한 아이들이라 더 마음이 간다"며 "진실이 밝혀지는 날까지 잊지 않고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대학생들' 모임 소속 박혜신(한국외대 중문과 4학년)씨는 무대에 올라 "세미나와 토론회를 하면서 '진상을 규명하라'는 요구가 결코 공허한 외침이 아니라는 걸, 매우 필요하고 간절한 요구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제2·제3의 세월호를 막겠다면서도, 특조위를 무력화하고 사람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구로구 고척동 주민인 양영희(34)·안병모(37) 부부는 아이들과 함께 참석했다. 참사 당시 50일 젖먹이였던 딸은 어느새 자라 18개월이 됐다. 양씨는 "그때 배가 침몰하는 모습을 지켜본 게 트라우마로 남아 여객선도 못 탈 정도"라며 "이건 유족들 일만이 아닌 것 같다, 정부가 왜 아직도 해결을 못 하는지 우리도 계속 질문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물었다.

서울 광화문과 약 575Km 거리인 제주 서귀포시에서 온 사람도 있었다. 제주 강정마을에 사는 고권일씨(53, 제주해군 기지 반대 대책위원장)는 추모 행사에 참석하려 귀가 비행기 편을 미뤘다. 고씨는 "아이들이 제가 사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오려다 사고를 당했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세월호는 명백히 어른들이 만들어 낸 참사"라고 덧붙였다.
숭례문앞을 행진하는 세월호 가족들 "감추는 자가 범인이다!"ⓒ 권우성
세월호참사 500일 추모 거리행진에는 전국각지에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활동을 벌이는 시민들도 참석했다.ⓒ 권우성
"엄마를 찾아야 아들 가슴에 여한이 없죠" "영인아, 배 올리자! 보고싶어 미치겠다" "현철아, 엄마아빠는 숨 쉬는 것도 미안해"ⓒ 권우성
"이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을 단원고 형, 누나들. 왜 원하지 않는 세상으로 가야만 했는지. 그 진실이 꼭. 부디 꼭. 밝혀졌으면 좋겠어. 세상엔 말야 끝까지 지켜지는 비밀은 없어. 정부가 아무리 숨길려고 해도 결국 밝혀질거야."ⓒ 권우성
일부 참가자들은 추모 대회 2시간 전부터 서울역 등 시내 곳곳에서 500일 국민대회 홍보 피켓을 나눠 주는 등 사전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또 실종자 수습을 기원하는 유족들 카드섹션과 '볍씨학교' 학생들의 추모 공연 등 2시간가량 추모 대회를 여는 동안, 한쪽에서는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김초원/이지혜 교사의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서명도 진행됐다.

유가족들 "사고해역 근처에서 세월호 인양 과정 지켜볼 것"
      
앞서 추모대회 사회를 본 박진 4·16연대 운영위원(다산인권센터 활동가)은 세월호 인양 관련 정부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세월호를 인양한다면서도 미수습자(실종자)들을 제대로 찾을 만한 방법도 미리 마련하지 않았고, 가족들의 참여조차 막고 있다"며 "이러고도 정말 우리 사회가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는 사회인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족들은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며, 사고해역 근처에 가서 인양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최경덕씨는 이날 추모문화제에서 "(바닷속) 세월호 창문이 열려있다, 해양수산부는 시신 유실방지책도 마련하지 않았으면서 '가족들이 인양을 보겠다'는 것도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9월 1일 가족들이 동거차도로 가서 배가 인양될 때까지 직접 감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9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500일 추모합창문화제'에서 평화의나무합창단, 세월호가족합창단, 성미산마을합창단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권우성
29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500일 추모합창문화제'를 지켜보던 한 시민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권우성
29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500일 추모합창문화제'에서 평화의나무합창단원들이 희생자들의 사진이 담긴 촛불을 들고 있다.ⓒ 권우성
29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500일 추모합창문화제'에서 평화의나무합창단과 유가족, 시민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권우성
이른 오후부터 시작된 국민 대회·문화제 등 500일 추모 행사는 이날 오후 9시 40분께야 막을 내렸다. 행사는 세월호 유족들과 평화의 나무 합창단, 성미산 마을 합창단 등이 함께 무대에 올라 추모곡 '화인(火印, 도종환 시)'을 합창하며 마무리됐다. 무대에 선 유족들은 객석을 바라보며 "이제 4월은 내게 옛날의 4월이 아니다… 화인처럼 찍혀 평생 남아 있을 아픔"이라는 노래를 담담하게 불렀다.

북 당창건 열병식 관광상품 판매



미.중 여행사 '10월 10일 특별 관광상품' 내놓아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5/08/30 [08:49]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이정섭 기자


미국과 중국 등 해외의 조선 전문 여행사들이 오는 10월 10일 열리는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 관람 일정을 포함한 관광상품 판매에 나섰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은 미국 뉴저지의 조선 전문 여행사인 우리투어스는 북한 노동당 창건일 기념 여행 상품 3종류를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조선 관광상품은 4박5일(10월8~12일), 7박8일(10월8~15일), 14박15일(10월8~22일) 일정으로 된 3종이다, 가격은 각각 1천650달러(약 200만원), 1천950달러, 3천875달러로 책정되어 있다.
▲     © 이정섭 기자

 
이 상품들은 모두 10월10일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펼쳐질 예정인 당창건 70돐 열병식 참관 일정을 포함하고 있다.

중국의 조선 전문 고려여행사도 조선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로 북한 관광상품을 특별 판매한다고 밝혔다.

여행 기간은 오는 10월 8일부터 7박8일로, 역시 조선인민군 열병식을 볼 수 있다.
이밖에 조선 남녀 대학생들의 집단무도회, 대동강 불꽃놀이 등 평양 시내의 각종 기념행에 참가할 수 있다고 여행사 측은 밝혔다.

▲     © 이정섭 기자

각각 10월 8일과 13일로 예정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조선-필리핀, 조선-예멘 경기도 관람할 수 있다.

평양 시내와 판문점, 묘향산 관광 등이 포함된 이 관광상품의 가격은 1천850 유로(약 250만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