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7일 월요일

박근혜는 꾀병을 멈추고 당당하게 나서라

[논평] 박근혜는 꾀병을 멈추고 당당하게 나서라
뉴욕타임스, 이완구 총리 사임과 박 대통령의 반복되는 인사 실패
뉴스프로 | 2015-04-28 11:30:58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논평] 박근혜는 꾀병을 멈추고 당당하게 나서라
– 꾀병 부릴 만큼 상황 한가하지 않아
– 국가 원수가 얄팍한 꾀병 부리는 광경은 참담
Wycliff Luke 기자
국가 지도자의 건강 상태는 일급비밀이다. 전시는 말할 것도 없고, 지금 같이 국가의 기능이 고도화되고, 또 관료적 위계질서가 확고한 한국 상황에서 국가 원수가 외국 순방 일정 동안 병을 얻어 국정 수행에 차질이 생겼다는 소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병명까지 구체적으로 밝히며 1~2일 동안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정보를 언론을 통해 흘렸다. 친정부를 넘어 아예 사실상의 정부 기관지 노릇을 하고 있는 대다수 언론들은 이를 아무 논평 없이 속보로 띠웠다.
옐친 집권기 러시아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공산주의 붕괴 이후 마피아가 창궐하면서 사회는 온통 아수라장이 됐다. 경제는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부도지경까지 갔다. 이 시기 한국의 나이트클럽엔 교육 수준이 높은 젊은 러시아 여성들이 반라의 의상을 입고 춤추는 광경이 흔하게 목격됐다. 경제난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었다.
그러나 옐친은 보드카에 취해 비틀거렸다. 집무실에서 아무도 모르게 즐겼다면 모르겠다. 그는 미국 방문 중엔 보드카에 취해 거리를 배회했으며 독일에선 술에 취해 예정에도 없는 연설을 했다. 보드카에 취해 비틀거리는 옐친의 모습은 세계 언론을 통해 생중계됐고, 국제사회는 옐친을 주정뱅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지도자의 무능으로 인해 러시아 여성들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성매매 산업에 뛰어들어야 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보자. 루즈벨트는 1921년 소아마비를 앓아 늘 휠체어 신세를 져야했다. 그는 강력한 의지로 소아마비를 극복했고, 미 헌정 사상 초유의 4선 대통령으로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그럼에도 그의 건강을 우려하는 시각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그는 종전이 임박한 시점에 뇌일혈로 서거했다. 역사에서 만약이란 가정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굳이 가정을 해 본다면 그가 승기를 잡기 위해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던 시점에 서거했다면 전쟁의 물줄기가 어디로 흘렀을지는 예측 불허였다.
윈스턴 처칠은 더하다. 그는 전쟁 수행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느껴 항우울제인 암페타민을 자주 복용했다. 그의 암페타민 복용은 주치의도 우려할만한 수준이었고, 이에 보좌진들은 늘 그의 건강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만에 하나 처칠이 암페타민 과다복용 부작용으로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전쟁정책에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면, 그 결과는 상상만 해도 소름끼친다.
병가 낼 만큼 상황이 한가한가?
지금은 국가 원수가 한가하게 병가를 즐길 시기가 아니다. 먼저 이완구 국무총리의 낙마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부동산 투기, 병역기피 의혹에 과거 삼청교육대 전력까지 이완구는 인사청문회에서 이미 부적격 판정이 났다. 그럼에도 박근혜는 이완구 카드를 밀어붙였고, 이렇게 총리가 된 이완구는 사정의 칼날을 뽑았다가 ‘성완종 리스트’라는 스캔들을 불러왔다.
게다가 외교 상황도 급박하다. 박근혜가 남미 순방에 나선 사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일본 총리는 22일(수)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만나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했다. 과거사와 영토분쟁으로 긴장 관계에 놓인 양국 정상이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 자체만으로도 빅뉴스다.
그러나 더 큰 뉴스가 기다리고 있다. 정문태 국제분쟁 전문기자는 25일(토) <한겨레> 기고에서 이번 회의의 의의에 대해 “미국에 맞서 국제질서를 재편해보겠다는 중국에다, 아시아의 최대 투자국인 일본에다, 올해 말 경제통합을 앞둔 아세안 10개국이 뒤섞여 서로 이문을 따지는 양자회담과 다자회담을 벌이는 현장”이라고 적었다. 풀이하자면, 중국과 일본은 이 자리에서 겉으로는 환하게 웃으면서 물밑에선 치열한 외교전을 벌인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는 이 순간 K팝 동호회 회원과 만나 사진 찍고, 패션쇼에 참석하는 등 정상외교라고 하기에도 낯 뜨거운 행사에 참석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그런 그가 병을 얻어 국정 수행을 못하는 지경이라니, 그저 안쓰러울 뿐이다.
박근혜의 이번 남미 순방은 처음부터 끝까지 얄팍한 속내가 보인다. 세월호 1주기와 성완종 리스트로 국내가 어수선한 시기 도망치듯 빠져 나가더니 순방 기간 동안 총리가 사임해 입장표명이 불가피한 처지가 됐다. 더구나 같은 시기 굵직한 국제회의가 있었기에 외유성 순방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까지 감수해야 할 신세다.
그런데 돌아와서 1~2일 동안 쉬어야 한다니, 그 시기가 묘하게 29일 재보선과 겹친다. 만약 새누리당이 재보선에서 승리하면, 예의 그 환한 미소로 국민들 앞에서 건재를 과시할 것인가? 역으로 새누리가 패배하면, 병가를 빌미로 또 다시 외국 순방에 나설 심산인가?
국가원수에 자리에 앉았다면 그에 따르는 책임은 응당 짊어져야 한다. 그 일이 싫다면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 대통령이란 자리가 꾀병이나 부리라고 있는 자리가 아니고, 꾀병을 순순히 용납해줄 만큼 국내외 상황이 한가하지 않다. 무엇보다 국민 앞에서 꾀병을 핑계로 산적한 현안을 피해가려는 얄팍한 처세를 멈춰주기 바란다. 국민 앞에서 창피하지도 않은가?


뉴욕타임스, 이완구 총리 사임과 박 대통령의 반복되는 인사 실패– 이완구 총리, 뇌물 수수 혐의로 최단명이라는 불명예 안고 사퇴
– 자질 못 갖춘 충성파만 곁에 두려 하는 박 대통령에 대한 비난 일어
뉴욕타임스는 27일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임과 박 대통령이 이를 수리했다는 소식을 보도하고 과거에 총리 지목을 세 번이나 실패한 전적이 있는 박 대통령이 또 후임자를 선택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구속을 앞둔 한 사업가가 자살하기 전에 메모를 남겼고 그 안에는 그동안 그가 이 총리를 포함하여 대통령 전 비서실장 등 박 대통령의 최측근들에게 현금을 건넸다는 사실이 기록돼 있었으며 이 (前) 국무총리가 처음에는 이 사업가와의 친분 관계를 부인했으나 사퇴 요구는 점차 가중됐다고 전했다.
기사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고 후 전임 총리가 사임했으며 박 대통령의 지지율 또한 저조한 상태로 세월호에 대한 구조 실패와 최근 스캔들로 국민들이 정부에 실망스러워한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과거에 박 대통령은 총리 지명을 세 번이나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들이 도덕성 결여 또는 과거의 잘못된 행위 등을 이유로 청문회조차 통과하지 못하거나 도중에 사퇴했으며 이를 두고 박 대통령은 자질이 모자란 충성파들만 곁에 두려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뉴스프로가 번역한 뉴욕타임스 기사 전문이다.
번역 감수 : 임옥
기사 바로가기 ☞ http://nyti.ms/1JKA6Fz
South Korea’s Premier Resigns After Claims He Took an Illegal Cash Gift
한국 국무총리, 불법 자금 수수 의혹으로 사임
By CHOE SANG-HUN, APRIL 27, 2015
At a departing ceremony on Monday, Prime Minister Lee Wan-koo of South Korea apologized over a scandal that led to his resignation, saying he hoped “the truth will eventually reveal itself.”By Associated Press on Publish DateApril 27, 2015. Photo by Kim Hong-Ji/Reuters.
월요일 이임식에서 한국 이완구 총리는 자신의 사퇴를 빚게 된 스캔들에 대해 사과하며 “진실이 결국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SEOUL, South Korea — Prime Minister Lee Wan-koo of South Korea formally stepped down on Monday, apologizing over a scandal in which he was accused of taking an illegal cash gift from a businessman.
한국, 서울 – 한국의 이완구 총리는 한 기업가로부터 불법 자금을 건네받은 혐의의 스캔들에 대해 사과하며 지난 월요일에 사임했다.
Mr. Lee was the second prime minister to resign under President Park Geun-hye. In South Korea, the prime minister’s post is largely a ceremonial job, with the administrative power concentrated in the president. But the minister is the No. 2 official in the government hierarchy, and his stepping down in disgrace reflects poorly on the president.
이 총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사임한 두 번째 총리였다. 한국에서 총리직은 대체로 의전적인 직책이며 행정적 권력은 대통령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총리는 정부서열에서 제2인자 관료이며 이총리의 불명예 사퇴는 박 대통령에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긴다.
“I am deeply sorry to the people for causing trouble over the current situation,” Mr. Lee said in a brief farewell speech to his staff on Monday.
“현 상황으로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다”고 이 총리는 월요일 직원들에게 짧은 이임 인사를 하며 말했다.
Mr. Lee, who took office on Feb. 17, was one of the shortest-serving prime ministers in South Korean history. He now faces a possible summons from prosecutors who want to question him over a bribery allegation.
2월 17일 취임한 이 총리는 한국 역사상 가장 단명한 총리 중 한 명이었다. 지금 그는 뇌물 혐의에 대한 조사를 위해 검사로부터 소환을 당할 수도 있다.
Mr. Lee offered to step down last Tuesday after an allegation emerged that he took 30 million won, or almost $28,000, in illegal cash donations from a South Korean businessman in 2013. Mr. Lee denied that he received that illegal cash and that he had ties to the businessman, Sung Wan-jong, but calls mounted for his resignation.
이 총리는 2013년에 한국의 한 기업가로부터 3천만 원(또는 약 28만 달러)의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이 드러난 후 지난 화요일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이 총리는 불법 자금 수수와 기업가 성완종과의 친분 관계를 부인했으나, 사퇴 요구는 증대되었다.
Ms. Park accepted his resignation on Monday, shortly after returning from a trip to South America.
박대통령은 남아메리카로 순방으로부터 돌아온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월요일 사직서를 수리했다.
Mr. Sung, who faced arrest on corruption charges, hanged himself from a tree on April 9. But hours before he killed himself, he gave a telephone interview to a South Korean newspaper. In the interview and in a handwritten memo found with his body, Mr. Sung detailed illegal cash gifts that he said he had given to Mr. Lee and other important political allies of Ms. Park’s, including both of her former chiefs of staff.
뇌물혐의로 구속을 앞두고 있던 성 회장은 4월 9일 나무에 목을 매 자살했다. 그러나 자살하기 몇 시간 전에 그는 한국의 한 신문사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와 사체에서 발견된 자필 메모에서 성 씨는 자신이 이 총리에게, 그리고 대통령 전 비서실장 두 명을 포함한 박 대통령의 주요 정치 측근들에게 불법 자금을 제공한 것을 자세히 기술했다.
Prosecutors began an investigation, even as the rival political parties campaigned for the election on Wednesday for four vacant parliamentary seats.
검찰은 공석인 국회의원 4석에 대한 수요일의 선거를 위해 여야가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이긴 하지만 조사를 시작했다.
Ms. Park’s approval ratings suffered heavily from a ferry sinking that killed more than 300 people a year ago. Mr. Lee’s predecessor, Chung Hong-won, had resigned after the ferry disaster.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1년 전 300여 명이 사망한 세월호 침몰로 인해 아주 저조했다. 이완구의 전임 정홍원은 세월호 참사 후 사임했다.
But even if South Koreans are disappointed by the Park government’s failure to rescue the ferry passengers and with its recent scandals, they are also skeptical of her party’s main opposition, the New Politics Alliance for Democracy.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승객 구조 실패와 최근의 스캔들로 한국인들이 실망을 하긴 했지만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Approval ratings for Saenuri, Ms. Park’s party, dropped in the wake of the Lee scandal but were still higher than those of the rival party, according to published survey results.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소속당인 새누리의 지지율은 이완구 스캔들의 결과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상대 당인 야당의 지지율보다 높았다.
Ms. Park now faces a grueling task in selecting Mr. Lee’s successor.
박 대통령은 이완구 총리의 후임자를 선택해야 하는 정말 힘든 일을 앞에 두고 있다.
Three people she had previously designated as prime minister failed to pass parliamentary hearings or withdrew from the process as allegations of ethical lapses or past wrongdoing surfaced. The repeated failures led her political opponents in Parliament to charge that she was selecting candidates from an extremely small pool of loyal but badly qualified people.
과거에 총리 후보로 박 대통령이 지명했던 3명은 도덕성의 결여, 혹은 과거의 잘못된 행위 등에 대한 혐의들이 드러나며 국회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거나 도중에 사퇴했다. 이러한 반복된 실패로 인해 국회 내의 정치적 정적들은 박 대통령이 충성파이긴 하나 자질은 갖추지 못한 극소수의 사람들로부터 후보자를 선택한다는 비난을 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9&table=c_sangchu&uid=557 

두 대통령 이야기

[정동칼럼]두 대통령 이야기
이진석 | 서울대 의대 교수
입력 : 2015-04-26 21:02:53수정 : 2015-04-26 21:22:06
두 대통령이 만났다. 두 대통령이 모두 여성이라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두 대통령의 인생 여정이 닮은꼴이라며, 유수 언론들이 경쟁적으로 보도했다. 두 대통령이 다정하게 머리를 모은 사진도 곁들여졌다.

한 대통령은 전직 소아과 의사였다. 두 번 이혼했고, 세 자녀 중 한 명은 미혼모 상태에서 낳았던 싱글맘이다. 젊은 시절, 군사독재정권에 저항하다 국외로 추방돼 망명 생활을 했다. 공군 장성 출신인 그녀의 아버지는 군사 쿠데타에 반대하다가 형무소에서 고문을 받아 사망했다. 다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의 딸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18년 동안 대통령 관저가 자신의 집이었고, 몇 년 동안 ‘영부인’ 역할을 대신했다.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그녀의 아버지는 안가에서 파티를 하던 중에 심복 부하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한 대통령은 집권한 뒤, 남녀 동수로 내각을 구성했다. 자신과 그녀의 아버지가 군사독재정권의 피해자였지만, “증오를 거꾸로 돌리는 데 내 삶을 바치겠다”며 국민의 상처를 보듬고, 가해자를 용서했다. 다른 대통령은 집권한 뒤, 권력기관의 수장과 정부 요직을 특정 지역과 계파 출신으로 채웠다. 그녀의 아버지가 일으킨 군사 쿠데타는 구국의 혁명이었고, 헌법을 부정한 인권 유린은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자신의 상처를 보듬고, 아버지를 용서했다.

한 대통령은 그녀의 첫 번째 임기 동안 무려 3500개의 국립 보육시설을 만들었다. 하루에 2.5개꼴이었다. 그 덕분에 여성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미혼모는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출산율도 가파르게 올랐다. 그 당시 이 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9400달러였다. 다른 대통령은 아이 키우는 것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임기 첫해부터 보육비용을 지방정부의 부담으로 떠넘겨 소란을 일으키더니, 그 후에는 아이들 점심밥을 먹이는 것과 아이들 돌보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국민을 몰아세웠다. 그녀의 임기 2년 동안 290여개의 공립 보육시설이 늘어났다. 그러나 이조차도 대부분은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녀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첫해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4000달러였다.

한 대통령은 무상교육과 공교육 강화를 위해 법인세를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선거기간 내내 재계의 반발이 계속됐지만, 그녀는 취임 20일 만에 이를 위한 법안을 발표했다. 몇 달 후 이 법안은 의회를 통과했다. 다른 대통령은 고교 무상교육과 대학 반값 등록금을 공약했다. 이것을 증세 없이 실현하겠다고 장담했다. 취임 3년차에 접어든 지금, 고교 무상교육 공약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반값 등록금 공약도 사실상 폐기됐다. 그리고 ‘증세 없는 복지’는 ‘복지 없는 증세’로 둔갑했다.

한 대통령은 최근 아들 부부의 비리 의혹으로 곤경에 처했다. 어머니가 현직 대통령이었지만, 아들 부부는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그녀 자신은 아들 부부의 비리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녀는 국민 앞에서 공개 사과했다. 다른 대통령도 동생의 비리 의혹으로 곤경에 처했었다. 그녀는 “동생이 아니라면, 아닌 것”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최근에는 그녀의 측근들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불법 정치자금의 일부가 자신의 선거비용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녀는 남의 일 이야기하듯 사임 의사를 밝힌 측근의 고뇌를 이해한다고만 했다. 

한 대통령은 두 차례의 임기 동안 두 번의 지진을 겪었다. 수백명의 국민이 사망했고, 수십만채의 주택이 파손된 대형 재난이었다. 그녀는 지진이 발생한 새벽 시간에 본인이 직접 나서서 국민에게 상황 설명을 했고, 날이 밝자마자 여진이 계속되는 피해지역으로 달려가 복구 활동을 이끌었다. 그 와중에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되어서 주민들과 함께 대피하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감수했다. 위기 상황에서 그녀의 리더십은 빛을 발했고, 국민은 안정을 되찾았다. 다른 대통령도 수백명의 학생이 억울하게 수장되는 국가 재난을 겪었다. 그러나 촌각을 다투던 사고 발생 초기에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정부는 컨트롤타워 없이 우왕좌왕했고, 관계 부처와 기관은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 자식이 죽은 진상을 밝혀달라는 유가족의 호소는 지금껏 외면당하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정권의 민낯이 드러났고, 국민은 국가가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잃었다. 

이 두 대통령이 닮은꼴이라고 하는 이유를 나는 알 수가 없다. 두 대통령 중의 한 명은 칠레의 바첼레트 대통령이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12일간의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오늘 귀국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