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땅] 머그샷

지인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인상적이다. 머그잔으로 살짝 얼굴을 가린 게 얼굴 전체가 드러난 것보다 더 궁금증을 자극한다. ‘(손잡이가 있는 큰) 잔’을 의미하는 머그잔을 들고 찍은 사진이라 그게 ‘머그샷’인줄 알았다.
알고 보니 머그샷은 그게 아니었다. ‘mug[mʌg]’의 사전적 의미는 잔 이외에도 얼굴을 속되게 이르는 우리말 ‘상판대기·낯짝’의 영어식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18세기에 유행한 얼굴(face)의 속어 머그(mug)에서 유래했다. 즉, 머그와 찍는다는 뜻의 샷(shot)이 결합 돼 ‘얼굴 사진을 찍는다’는 의미를 갖게 됐다.
따라서 머그샷(mugshot)은 ‘범인을 식별하기 위해 구금 과정에서 촬영하는 얼굴 사진(police photograph)’ ‘(경찰의)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을 가리키는 은어다. 범죄 용의자의 얼굴을 목격자나 피해자에게서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경찰서 유치장이나 구치소·교도소에 구금하는 과정에서 이름표나 수인번호를 들고 정면·측면을 촬영하는 게 원칙이다.
예전에는 키를 알 수 있는 눈금이 표시된 배경 앞에서 사진을 찍었지만 입감자가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현재는 무색 배경에서 찍는다. 물론 촬영된 머그샷은 수용기록부에 올라간다.
미국에서는 범죄의 종류나 피의자 국적과 관계없이 경찰에 체포되면 무조건 머그샷을 촬영하고 공개한다. 정보자유법에 따라 머그샷도 ‘공개정보’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세계 제일의 부자 반열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 기술고문도 1977년 미국 뉴멕시코에서 교통법규 위반으로 체포돼 머그샷을 찍었다.
최근엔 미국 대통령을 한 번 역임했고, 차기 대통령으로도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가 기소되며 찍은 머그샷이 공개돼 화제다. 더욱이 그는 자신의 머그샷과 함께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Never Surrender)!’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와 포스터·범퍼 스티커·음료수 쿨러 등 머그샷 구즈를 판매해 이틀 새 710만 달러(약 94억2000만 원)를 챙겼다. 사업가 출신이라 역시 수완이 다르긴 다르다.
범죄인의 인상착의를 담은 낯짝 사진으로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세상 요지경이다. 일제시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팔아 치부도 하고 출세도 한 모 시민운동가의 상판대기를 보는 듯하다. 조정진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