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9일 금요일

노란색 신호등의 여유와 더불어 사는 삶


2015. 01.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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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부터 몇 십년전 독일의 북부 도시 브레멘에서 유학할 때의 일이다일요일 오전 집에서 좀 멀리 떨어진 교회를 가는 길이었다조금 늦게 출발한 지라 조급한 마음이 일었다가는 도중에는 여러 신호등을 만나게 된다빨간색 신호등에서 파란불을 기다리다 노란색 신호가 들어오자마자 출발했다다섯살 딸이 화급히 목소리를 높였다. “아빠 노란색에서 출발하면 안 돼그러면 사고나.” “응 아빠가 바빠서···” “그래도 안돼,노란색은 다른 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호해 주는 신호야그건 약속이야.” 딸아이는 아빠가 지켜야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속상해서인지 울기 시작했다가까스로 달랬다.
  
  남과 더불어 사는 것을 가르치는 곳

  그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유치원으로 딸아이를 데리러 갔다학교 강의가 끝나 집으로 가기 전에 내가 아이를 데리러 가기로 약속했던 것이다점심시간이 지나 아이들이 오수를 즐기고 있는 시간 캐톨릭 교회 소속인 유치원을 들어섰다인사를 하는 나를 유치원 선생이 알아보고 반갑게 맞는다아이를 기다리는 사이 유치원 선생님의 입에서 뜻밖의 이야기가 나왔다지난 일요일 노란색 신호등에서 차를 출발시켰다는 이야기를 딸아이가 했다는 것이다그냥 그 때 그랬었느냐?”는 정도로 아이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차에 묻는 물음이려니 생각했다별 부담없이 그랬었다고 했는데그 것 때문에 딸이 울었다는 이야기도 자기가 알고 있다고 한다나는 딸아이가 어떻게 그런 것을 대단하게 여기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그 때 그 유치원 선생님의 말은 참으로 멋진 것이었다지금까지도 잊지않고 나를 흔든다. “유치원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더불어 사는 것인지를 가장 먼저 배우는 곳이죠교통 신호를 지키는 것은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먼저 지켜야 할 중요한 약속이니까요.” 나는 순간 멍했다그 선생님은 노란색 신호등에는 약속을 지켜야 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여유가 포함되어 있다는 말까지 곁들인다.

신호예측 출발금지라는 팻말    

 이 이야기를 생각할 때마다 지금도 나는 우리 사회와 많이 비교하게 된다우리에겐 그런 여유가 없는 것 같다모르긴 몰라도 신호등이 있는 곳에 심심찮게 신호예측 출발금지라는 팻말이 붙은 곳은 아마 한국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그만큼 다들 급하다여유가 없으니 남을 위한 배려가 존재하지 않는다어릴 때 배워야 할 더불어 사는 삶은 우리에겐 존재하지 않는다우리 유치원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삶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남을 제치고 경쟁에 이기기 위해 처절한 싸움이 시작되는 곳이 되어버렸다온갖 학습지를 해야 하고초등학교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한글을 깨우쳐야 하는 필수코스다다들 그러니 모두들 그럴 수밖에 없다유치원에서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을 대견하게 보는 사회가 우리 사회다학원이나 마찬가지다유치원이 공교육이 되었으나각종 명목의 부담을 준다독일 가정은 부모의 아이들에 대한 소위 밥상머리 교육이 의외로 엄격하고 철저하다집에서 엄마 아빠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내용을 한마디로 말하면 더불어 사는 방법과 약속의 지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너 혼자만 잘나야 한다는 것은 없다식당에서 아이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녀도 아이 기죽인다고 아무 말도 못하는 사회가 한국이다미안하지만 독일에서는 생각조차할 수 없는 일이다우리 사회의 민낯을 여지없이 전 세계에 드러냈던 조현아의 땅콩 회항” 사건도 구태여 말하자면 어릴 때 배워야 했던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우지 못한 탓이다내가 존재하고,내가 가진 지위는 상대와 주위가 있기 때문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가정도 학교도 제대로 가르쳐 주지 못했다아니 그럴 시간이 없었다모두들 너무 바쁘게 살 수밖에 없으니까윤일병 사건도 이와 전혀 다를 바 없다나와 다른 생각은 바로 틀린 생각으로 받아들이다그래서 인정하지도 묵과하지도 않는다우리 사회의 많은 청소년들이 본데없이 과격하고 버릇없는 것은 어릴 때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않고 지식만을 강요했기 때문이 아닐까그들이 여유를 갖게 하지 못한 잘못이 우리 기성세대에 있다.

 상대의 삶을 인정하는 것이 더불어 삶   

더불어 삶은 상대의 삶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인정은 이해가 그 바탕이다이해하지 않으면 인정도 없다이해는 나의 입장이 아닌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다시각(視角)을 바꾸는 것이다바뀌어지는 것이 아닌 의도적인 바꿈이다무엇을 이해한다는 것은 한 가지 표현 방식에서 다른 표현 방식으로의 변환이다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인정이 가능하다인정이야말로 인간의 공동적상호적 존재를 특징짓는 개념이다헤겔은 인정을 "타자에게 있으면서 자기에게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칸트는 그것을 '도덕적 인격의 존중'이라고까지 했다얼마나 고상한 말인가남북한이 서로를 바라보는 입장도 마찬가지가 되어야 한다우월적 입장이 아닌 북한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 인정이다역지사지의 입장이 되어야 남북관계의 개선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2015년은 우리 모두 노란색 신호등의 여유와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의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이 칼럼은 남북 물류포럼과 공동으로 게재합니다.

좌파를 ‘박물관’에만 모셔두면 세상은 삭막하다


[서평] <The left> 유럽좌파의 역사
耽讀  | 등록:2015-01-10 09:21:42 | 최종:2015-01-10 09:38:55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대한민국은 과연 진보시대를 경험했던 적이 있는가? 보수세력은 김대중 · 노무현 정부를   ‘좌파정권’이라 몰아붙였다. ‘잃어버린 10년’으로 이름붙인 김대중 · 노무현 정부가 정말 좌파정권인가?
두 정부가 추진한 경제정책을 살펴보면 ‘좌파’라 명명한 것은 실로 좌파를 모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두 정부는 자유주의정부에 가까웠고, 개혁주의를 더 시행했을 뿐이다. 이제 개혁주의 정부가 끝나고 보수정권이 들어섰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지방의회뿐만 아니라 국회까지 보수정권이 들어서게 되었다.

보수주의 시대에 ‘좌파’를 떠올린다는 것은 무의미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민주주의는 다양성 사회다. 사상과 이념이 획일화된 민주주의는 진보할 수 없다. 정치지형이 보수주의로 획일화될 때 사회진영과 시민진영은 더욱 더 보수와 반대되는 좌파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이 진보진영 몰락과 좌파종식을 외치는 이 때에 제프 일리가 쓴 <The left>는 우리 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던져준다. 방대한 분량(1010쪽), 엄청난 책값(50,000원)이라는 무게 때문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특히 인민, 사회학이 힘을 잃어버린 이때 단순하고, 표피적인 책 읽기가 유행 하는 이때 이런 두깨와 책값은 1980년대 치열한 사상 싸움과 정치투쟁을 경험했던 이들도 접하기 버거운 책이다.
하지만 진정 민주주의와 인민주권, 다양성이 지배하는 사회구성을 원한다면 긴 호흡을 가지고 <The left>를 한 장씩 음미하면서 읽어보자. 이 책을 통해 1848년 혁명 실패 이후부터 2003년에 이르는 유럽 좌파를 만남으로써 좌파라는 이유만으로 정죄받는 우리 사회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에릭 홉스봄 <The left>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역사가의 학식과 분석을 1968년 학생 급진파의 참여의식과 결합하면서 제프 일리는 민주주의 희망 선언이자, 150년 동안 민주주의에 현실성을 부여해온 좌파운동을 상대로 기나긴 애도의 작별인사를 했다. 1848년 이후 유럽의 역사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숙고와 열정을 두루 담아 집필한, 여러 나라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이 개괄서를 읽는 것으로 충분하다.”(<The left> - 추천평)
사상서 중에 이토록 오랜 시기와 광범위한 분량, 여러 나라를 두루 아우른 책은 별로 없다. 그래도 좌파를 정치지형 안에 뿌리내리게 한 지역은 유럽 외에는 별로 없다.
150년 유럽 사상과 정치 지형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말이다. <The left>는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1848년 혁명이 패배한 직후인 1860년대부터 1차대전이 발발하는 1914년까지로 산업자본주의가 유럽 경제에 뿌리 내리고 팽창하는 가운데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여 정치조직을 만들어가는 좌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2부는 1914~23년이다. 역사 이래 가장 참혹한 전쟁 중 하나인 1차 대전은 새로운 공산주의 운동의 등장을 요구한다. 3부는 1920년대 중반부터 1956년까지로 대공황과 파시즘 및 레지스탕스가 남긴 유산을 통하여 의회민주주의와 복지국가를 세워 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4부는 좌파의 새로운 정치를 만들고자 했던 신사회운동을 다루는데 이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저자의 바람이기도 하다. 저자는 책에 대하여 이렇게 평한다.

이 책은 묘비명이 아니며 지난 과거를 그리워하는 향수의 몸짓도 아니다. 이 책은 몇 가지 중요한 이야기들이 잘못 전달될 때일수록 역사가 중요하다는 확신의 소산이다. 망각에 맞선 기억의 투쟁이라는 말은 요즘 글쟁이들의 상투적인 표현이 되어버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말의 힘이 약해지지는 않는다. 1990년대 동안 새로운 기억상실증들로 인해 몇 가지 없어서는 안 될 역사가 지워져버렸다. 모름지기 좌파의 역사는 인간의 잠재력을 제한하고 왜곡하며, 공격하고 억압하고, 때로는 심지어 완전히 없애버리려고 하는 불평등의 체제에 맞서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싸움이었다. 그리고 이 역사는 분명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본문 14-15쪽)
그는 좌파의 종식과 몰락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맞는 좌파 탄생을 원하고 있으며 화석화된 좌파가 아니라 인민과 인간을 위한 진정한 좌파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좌파는 국왕 거부권 폐지, 단원제 입법부, 선출에 의한 사법부 구성, 권력분립을 주장했다. 행정부보다 입법부가 우위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그 실현을 위하여 1인 1표의 민주적 참정권 등을 채택하는 강력한 민주주의적 입장을 쟁취하기를 원했다. 한 인민이 민주질서 중심에 자리 잡기를 원했다.

하지만 좌파는 현실사회주의 몰락에서 보여주듯이 스스로 권력집단이 되었고, 인민을 그 계급대상에서 제외시킴으로써 사회주의의 종언을 고한다. 특히 '여성문제'에 관한 사회주의는 민주주의 자체의 핵심인 참정권과 관련하여 최악의 모습을 드러냈다. 노동계급 남성들은 투표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사회주의 정당들은 여성의 투표권에는 관심이 없었다.
1968년이 남긴 다른 두 가지 유산은 좌파의 미래에 대해 훨씬 더 중요했다. 하나는 의회 외부 정치의 부활이다 ― 직접행동, 공동체 조직화, 참여의 이상, 소규모 비관료적 형태들, 풀뿌리에 대한 강조, 일상생활과 정치의 일치. 다른 하나는 1970년대 동안 가장 창조적인 의회 외부 저항이었던 페미니즘과 새로운 여성운동의 부상이다.(본문 661)
대한민국 정치지형에도 보수시대가 열렸다. 아직도 보수주의자들은 모든 영역에서 보수화를 꿈꾸고 있다. 아니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진보와 좌파라는 정치지형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잃어버린 10년은 결코 진보와 좌파시대가 아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좌파정권'이라는 단 하나의 말로 좌파가 꿈꾸는 직접행동, 공동체성 회복, 참여정치, 여성주의, 분배를 통한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가기를 거부한다.
평등 자유 연대라는 이상을 완전히 실현하기는 어렵겠지만 우리는 이를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특히 획일화된 사상을 강요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좌파는 몰락했다고 박물관 안에 갇혀 있어야 하는 사상이 아니다. 신자유주의와 보수주의가 담지 못하는 영역을 새롭게 발견하고, 그 문제점을 해결하는 중요한 사상이다.
<THE left> 이런 의미에서 좌파에 대한 심층서는 아니지만 화석화 위기에 빠져버린 우리 사회의 사상에 새로운 도전을 안겨주는 책임은 분명하다. 좌파를 박물관에만 존재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그 순간 우리 사회는 삭막함을 넘어 호흡할 수 없기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런 사회는 결국 죽은 사회가 아닌가?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3589&table=byple_news 

김영한은 누구? 검사시절 맥주병으로 기자 머리 쳐 구설

등록 : 2015.01.09 21:05수정 : 2015.01.10 09:13
김영한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 2010년 7월 15일 수원지검장 시절. 한겨레 자료사진

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벌어진 ‘항명 사퇴’의 주인공인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은 경북 의성이 고향으로, 경북고를 나온 정통 티케이(TK) 출신이다. 또 연세대를 나와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지검 공안1부장과 대검 공안 1·3과장 등을 지낸 전형적인 ‘공안통’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말 ‘정윤회씨 국정개입’ 문건 파문이 불거진 이후, 청와대는 김 실장의 총괄 아래 공안검사 출신의 김 수석이 상황 관리를 맡고 특수통인 우병우 민정비서관이 직접 특별감찰 등을 이끄는 방식으로 대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춘-김영한-우병우 등의 라인 3명이 모두 검찰 출신이어서, 박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발언 등 검찰 수사에 대한 직간접적 영향력 행사에 이들이 개입한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문건 유출 파문의 한 당사자인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지난달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에 문서 유출 관련 보고서를 전한 뒤 김영한 수석에게도 문서 수거가 시급하다고 전했는데, 김 수석이 ‘무고죄가 될 수 있다’는 반응만 보였다”며 분통을 터뜨린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야당은 김 수석의 사퇴 배경에 대해 ‘민정수석실이 문건 유출자 중 한 명인 한아무개 경위를 회유했다는 의혹 등을 숨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김 수석이 출석해 부인하면 될 일이고, 김기춘 실장도 그의 출석을 지시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의 사퇴가 여야 합의를 무시해 대통령을 위기에 몰아넣고, 김 실장의 진퇴마저 위협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사전 각본으로 보기도 어렵다.
법조계에선 자기주장이 매우 뚜렷하고 개성이 강한 그의 성격이 이번 ‘항명 사퇴’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민정수석 임명 직후 김 수석은 1990년대 초 검사 시절 술자리를 함께한 검찰 출입기자의 머리를 맥주병으로 내리친 전력이 공개되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김정은의 7일 전쟁계획? 그 아찔한 기사 ‘재탕·신뢰성’ 논란

중앙일보 1면 머리기사 “지난 9월 기사 내용과 유사”, 북한군 고위 탈북자 신뢰성 여부도 논란…군 당국 부인· 국방부 출입기자들 보도 안해· 중앙 기자 “노코멘트”
입력 : 2015-01-09  14:38:56   노출 : 2015.01.10  08:41:12

윤성한 논설위원 | gayajun@mediatoday.co.kr   
중앙일보가 8일 1면 머리기사로 단독 보도한 「김정은 7일 전쟁 작계(작전계획) 만들었다」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기사의 내용이 중앙일보의 주말판 신문인 중앙선데이 작년 9월 기사 내용과 유사한 점이 있는데다, 기사 핵심 내용의 정보출처로 거론된 “최근 탈북한 북한군 고위관계자”의 존재여부도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군 당국과 국방부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또한 군 당국은 해당 기사에서 우리 군이 입수한 것으로 거론된 북한군의 ‘신작전계획’의 입수를 공식 부인했다.
중앙일보는 군 정보 당국자와 또다른 정부 당국자 등 복수의 군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사안이라며, 북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7일 안에 끝내는 속전속결식 작전계획을 세웠으며 우리 군이 탈북군인을 통해 입수, 이를 반영해 우리 군사작전계획을 수정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012년 8월 25일 북한 중앙군사위원회 간부 전원과 군단장급 이상이 참석한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이 같은 신작전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가 보도한 신작전계획의 골자는 북한군이 기습남침하거나 국지전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핵과 비사일 등 비대칭 전력을 초반에 사용, 미군이 본격 개입하기 전인 7일 안에 남한을 점령한다는 내용이다. 
  
중앙일보 2014년 1월 8일 머리기사
 
이 보도에 앞서 지난해 9월 20일 중앙 선데이는 「북 무인기 남침 루트 따라 내려온 건 김정은의 2015 통일대전 위한 정찰」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안보당국이 파악한 북한의 2015 통일대전 요강에 따르면, 북한군은 전면전 3~5일내 한반도 완전장악을 목표로 한다”면서 “미군의 증원은 핵미사일로 차단한다는 게 북한군의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중앙선데이는 당시 북한군 침투 루트를 그린 지도 등과 함께 북한이 “서해기습상륙, 문산광덕산 루트로 수도권 3각 공격”할 것이라는 등의 내용을 포함 전면 2면을 할애, 북한군의 기습공격 계획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중앙일보의 8일자 보도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8일 오전 기자 브리핑에서 “북한의 작전계획을 입수한 바는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또한 “북한은 과거부터 단기 속결전 위주로 작전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중앙일보의 보도가 새로운 소식이 아니라는 뜻을 표명했다. 
다른 군 고위 관계자도 중앙일보의 해당 보도에 대해 “새로운 내용도 없고, 정보원의 신뢰도도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속전속결’작전이란 건 인터넷만 검색해보면 쏟아져 나올 정도로 전혀 새롭지 않은 소식”이라며 “7일 전쟁이 아니라 북한이 3일전쟁 계획 등 각종 속전속결 계획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기사에서 정보원으로 등장하는 최근 탈북한 북한군 고위인사에 대해 “‘최근’이 현시점에서 어느 정도의 과거를 뜻하는 지 모르겠으나, ‘신군사계획’이 승인됐다는 2012년 8월 15일 이후 당 중앙군사위원회에 참석할 정도의 고위 북한군 인사가 탈북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며 “그 정도급의 고위급 군인사가 탈북했다면 이미 알려지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중앙선데이 2014년 9월 20일 기사
 
국방부 출입 기자들도 관련 보도를 하지 않는 분위기로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소속 언론사들은 대부분 중앙일보의 해당 단독 기사를 받지 않았다. 9일자 조간신문에서도 중앙일보의 관련 후속기사 이외, 다른 종합일간신문들이 해당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한 일간지 출입기자는 “중앙일보가 어떻게 취재했는지 모르겠지만, 군내에서는 신작전계획을 입수한 바도 없고, 그것으로 인해 작전을 변경한 일은 더욱 없다고 확인했다”며 “속전속결계획과 비대칭무기전술을 북한군이 구사할 계획이란 기사 내용의 골자는 지난 9월 중앙선데이의 보도를 재탕한 것이나 다름없는 보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언론사의 출입기자도 “6.25때도 3일 만에 서울이 함락됐다. 북한군의 ‘속전속결’계획은 전혀 새로운 이야기라며, 군 내부 등 여러 군데 확인취재를 해보았지만, 북한의 신작전계획을 입증하는 문서를 입수한 바도 없고, 그 이유로 작전계획을 변경한 바도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중앙일보 기사에 언급된 최근 탈북한 북한군 고위 인사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연변에 가면 자신이 북한군 장성출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수백 명이 넘는다고 한다”면서 “그들에게 핵실험 도면이나 최소한 실험 장소의 흙이라도 가져와 보라고 했지만 관련 증거를 가져온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고 한다”면서 “중앙일보가 취재한 내용이니 뭐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신작전계획을 전달한 탈북한 북한군 고위 인사라고 표현된 존재가 정말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일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방부를 출입했던 한 방송기자도 “한미연합훈련의 주된 목적만 보더라도, 북한군의 ‘속전속결’계획을 대비한 RSOI 즉 한미연합전시증원 훈련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며 “그래서 속전속결계획 그 자체로는 사실 뉴스거리가 못 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대북 관련 정보는 기본적으로 그 진위여부의 판단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정부 당국이 어떤 사실을 알고 있다는 자체가 상대방에게는 중요한 정보가 되기때문에 군 당국이 북한의 ‘신작전계획’을 공식 부인했다고 해서 해당기사의 관련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해당기사를 작성한 중앙일보 정용수 기자는 해당 논란에 대해 “노코멘트”라며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대남위협을 부각하는 ‘전언성’ 기사가 분단 70주기를 맞이해 제기되고 있는 남북 당국 대화 움직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 이런 류의 기사는 오히려 북한 입장에서 나쁘지 않은 기사”라며 “남측여론이 자신들의 군사력을 ‘과대평가’하는 분위기를 만들면, 북한의 협상력을 높이는 기제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정 대표는 “이런 기사가 국내에선 대북강경여론을 자극하고, 한미연합훈련을 앞둔 군 당국에 부담을 줘서, 훈련 수위를 높히거나 훈련내용을 과도하게 공개할 경우, 남북대화 움직임을 꼬이게 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1995년 평화통일과 남북 화해 협력을 위한 보도 제작 준칙 제정 작업에 참여했던 6.15공동선언 남측위원회 언론본부 공동상임대표인 정일용 연합뉴스 국제뉴스 기획위원은 “우리언론의 대북보도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사실을 확인해서 그대로 쓰는 것”이라며 “MB정권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돼, 교류나 대북 직접 취재가 어려운 현실이기에 기자들이 오히려 더욱 신중하게 정보원과 관련정보의 사실여부를 점검·확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화통일과 남북 화해 협력을 위한 보도 제작 준칙
ㅁ 전 문 (前 文)
분단된 조국의 통일은 온 겨레의 염원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언론은 남북관계 및 통일문제 보도·제작에서 화해와 신뢰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기보다는 불신과 대결의식을 조장함으로써 반통일적 언론이라는 오명을 씻어내지 못했다. 이같은 반성 위에서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및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등 언론 3단체는 해방과 분단 50주년을 맞아 우리 언론이 통일언론으로 거듭나기 위한 다짐으로 공동의 보도·제작 규범을 제시한다. 우리는 '7·4 남북공동성명'과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 정신에 따라 먼저 남과 북의 평화공존과 민족동질성 회복에 힘쓰며, 민족공동의 이익을 증진하고 궁극적으로 남과 북이 단결하여 자주적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루도록 노력한다.
ㅁ 총강
1. 우리는 대한민국(약칭:한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약칭:조선)으로 나누어진 남과 북의 현실을 인정하며, 상호존중과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상대방의 국명과 호칭을 있는 그대로 사용함을 원칙으로 한다.
2. 우리는 냉전시대에 형성된 선입견과 편견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보도·제작함으로써 남북 사이의 공감대를 넓혀 나간다.
3. 우리는 남북관계 보도·제작에서 언론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가로막는 법적·제도적 장애를 타파한다.
4. 우리는 남과 북의 우수한 민족문화 유산을 공유하고 민족의 공동번영을 추구할 수 있는 기사 및 프로그램 개발에 힘쓴다.
5. 우리는 통일문제에 관한 사회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공정하게 반영하여 민주적인 여론형성에 기여한다.
ㅁ 보도실천요강
1. 남북 긴장해소 노력 : 남북간의 평화를 저해할 수 있는 군비증강 등 제반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며, 남북간 긴장 및 불의의 사고 발생시 신속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이끌어 내는 데 초점을 맞춰 보도한다.
2. 인물 호칭·직책 존중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인물에 대한 호칭은 대한민국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성명 다음에 직책을 붙여 호칭한다.
3. 관급자료 보도 유의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관급 보도자료의 무절제한 인용·전재를 피하고 최대한 확인절차를 거쳐서 보도한다.
4. 내외통신 인용 책임 : 내외통신 자료는 관급 보도자료 가운데 하나이므로 내외통신 자료를 전적으로 인용한 보도라 할 지라도 그 책임은 이를 보도한 기자에게 있다는 점에 유의한다.
*국정원이 운영하던 내외통신은 연합뉴스로 흡수 폐지되었다
5. 외신보도 신중 인용 : 외신을 활용한 특정세력의 목적성 여론조성을 경계하며, 제3국이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포하는 외신보도는 인용하지 않는다.
6. 1차 자료 적극 활용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신문·방송·통신 보도와 잡지 등 1차자료에서 보도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것은 적극 활용한다.
7. 각종 추측보도 지양 : 국내외 관계자들이 무책임하게 유포하는 각종 설은 보도하지 않는다. 다만 취재원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8. 사진·화면 사용 절제 : 해당기사와 무관한 자극적인 화면이나 사진을 사용하지 않으며, 냉전과 대결의 시각보다 남북간 화해와 협력을 이끌어 내는 데 노력한다.
9. 희화적인 소재 지양 : 남북간 언어, 문화, 생활의 차이와 상호 이질감을 우리의 잣대로 평가하거나 보도에 희화적 소재로 삼지 않는다.
10. 망명자의 증언 취사 : 망명자의 증언은 그로부터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기사화하도록 한다. 전언이나 추정 등을 기사화해야 할 경우는 '전언', '추정' 등을 명기한다.
ㅁ 제작실천요강
1. 정보제공 적극 편성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관련 프로그램 편성시 형식적·소극적 편성에서 벗어나 다큐멘터리·드라마·오락물 등 각 장르별로 적극 편성하며, 남북 관련 긴급 혹은 특집프로그램 편성시 정치적 의도가 없는지 특히 유의한다.
2. 통일지향 가치 추구 : 기획, 출연자 선정, 편집 등의 제작과정에서 민족동질성 회복, 화해·공존공영의 증진, 통일의 촉진이 구현되도록 적극성을 갖고 제작에 임한다. 프로그램 제작시 여러 가치가 충돌할 경우 인간 존엄성 존중, 민족이익 수호, 민족화해 증진 등의 가치를 판단의 우선가치로 삼는다.
3. 냉전시대 관행 탈피 : 냉전시대에 형성된 내면적 자기검열, 습관화된 분단의식, 누적된 선입견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또 냉전의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요·가곡·드라마·영화 등의 방송을 피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불필요한 화면을 사용하지 않는다.
4. 상업·선정주의 경계 : 상업주의와 선정주의를 경계하며, 안일하고 편의적인 제작태도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나아가 현재의 모든 방송행위가 미래의 통일민족문화와 직결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프로그램 제작에 임한다.
5. 다원주의 가치반영 : 사회적 가치나 의견 등의 메시지를 시청취자에게 전달할 때는 제작진이 단정적 결론을 내리기보다 시청취자가 듣고 보며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서 통일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가능한 한 가감없이 프로그램에 반영하도록 노력한다.
6. 보도활용 제작 신중 : 국내외 매체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관련 보도를 근거로 가십·꽁트 프로그램을 제작할 경우 보도의 정확성, 취재원의 신뢰도, 보도 이면에 게재되어 있을 수 있는 정치적 의도 등을 충분히 검증한 뒤 방송하며, 무분별하게 인용하여 민족화합을 저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프로그램화하지 않는다.
7. 생활문화 적극 소개 : 정치적 통합을 넘어서는 남북 주민간의 사회·문화적 통합이 진정한 최종적 통일임을 인식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주민들의 생활과 문화를 프로그램 소재로 적극 채택한다.
8. 능동적인 자료 접근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프로그램 제작시 정보의 편중성·부족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제작진 스스로 노력한다. 1차자료를 적극 활용하고, 각 분야 연구자 등 폭넓은 인적자원 확보에 각자가 능동적으로 힘쓴다.
9. 남북차이 이해 노력 : 언어·문화·생활·관습·가치관 등에서의 남북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기 위해 노력하며, 가능한 한 이 차이들을 희화적 소재로 삼지 않도록 한다.
10. 남북 동질성의 부각 : 남북의 차이점보다는 같은 점을, 과거보다는 미래를 부각시킴으로써 미래지향적·통일지향적 방향으로 프로그램 제작에 힘쓴다.
1995. 8. 15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한국기자협회·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이 메시지 받으면...' '만평 테러' 프랑스, 추모문자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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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간지 <오주르디 엉 프랑스(Aujourd’hui en France)> 8일자 전면. "그들이 자유를 죽일 수는 없을 것이다"라는 제목 아래, 사람들이 "Je suis Charlie(내가 샤를리이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사진이 실렸다.
ⓒ 오주르디엉프랑스

[기사 수정 : 9일 오후 8시 24분]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있는 시사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편집국이 테러를 당해 직원과 경찰 등 12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은 1961년 6월 18일 28명의 사망자를 낸 스트라스부르그-파리 기차 폭발 테러 사건 이후 최근 50년 사이에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테러로 기록됐다. 이 살벌한 테러가 일어난 지 하루가 지난 8일 오전 10시 30분, 거리의 신문 가판대에는 이미 모든 일간지가 동이 난 상태였다. 겨우 몇 개 남아 있는 일간지 <오주르디엉프랑스(Aujourd'hui en France)>만 살 수 있었다.

8일 아침에 열어본 메일 상자에서는 누군가가 검정색 바탕에 흰색의 커다란 글자로 "Je suis Charlie(나는 샤를리다)"라고 쓴 메일을 보내왔다. 그 아래에는 "Please send on, and on, and on…(다른 사람에게 전송해주세요)"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나는 샤를리다"는 7일 저녁 프랑스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열린 추모집회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던 글귀였다. 파리 레퓌블릭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한 50대의 한 중년 여성은 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샤를리 에브도>를 공격한 것은 우리 모두를 공격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8일 오전에 파리 근교로 나갈 약속이 있어서 지하철에서 고속지하철을 환승하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구내 방송이 나왔다.

"어제 테러로 숨진 희상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오늘 12시에 모든 지하철이 운행을 중단하고 1분 묵념을 하겠습니다."

정오에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노트르담 대성당 앞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성당의 종소리에 맞춰 1분 묵념을 했고, 프랑스의 모든 공공장소에서도 같은 묵념이 이루어졌다. 오후 다시 파리로 들어오는 지하철 안에서 핸드폰이 울린다. 친하게 지내는 프랑스 친구가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 테러는 도무지 인정할 수 없습니다. 12명의 희생자를 기념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가장 커다란 체인망을 형성합시다. 이 문자 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1분 동안 묵념한 후 본인의 이름을 기입한 후 지인들에게 보냅시다."

이어서 43명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나도 맨 끝에 이름을 쓴 후 지인들에게 전송했다. 여지껏 25년간 프랑스에 살면서 이런 식으로 자발적인 행동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는 것은 처음이다. 

'80세 노장' 볼렝스키 등 유명 만평가 4명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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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간지 <오주르디 엉 프랑스(Aujourd’hui en France)> 8일자에 실린 캬뷰의 사진과 만화
ⓒ 오주르디엉프랑스

이번 테러로 희생된 12명 중에 4명은 프랑스인들에게 친숙한 유명 만평가들이다. 75세의 노령에도 단발머리에 항상 소년 같은 미소를 머금었던 캬뷔(Cabu)는 반(反)군사주의자, 반인종주의자, 반종교주의자, 반보수주의자였다. 캬뷔는 1973년에 '보프(Beauf, beau-frere, 처남·처형이라는 뜻의 축약어)라는 캐릭터를 창조하는데, 이 인물은 지극한 애국주의자이며 알코올중독자, 마초, 인종주의자인 프랑스 중산층을 신랄하게 비판하기 위해서이다.

이 신조어는 1985년에 사전에도 실릴 만큼 유명해졌고, 아직까지도 많은 프랑스인들이 즐겨 쓰는 용어다. 보프가 유명하게 된 이유를 캬뷔는 "바보 짓은 보편적인 것이고 모든 이들은 보프가 갖고 있는 단점을 일부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전혀 보프가 아니고 오직 타인만이 보프라고 생각하고 즐기기 때문이다. 내 그림의 목적은 사람들을 웃게 하는 것이기에 그것으로 만족한다"라고 설명했다.

여자들의 나체 그림으로 유명한 볼렝스키(Wolinski)는 80세의 노장이다. 캬뷔와 함께 영원한 소년의 이미지를 주는 그는 캬뷔와 마찬가지로 표현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유력한 바보보다는 현명한 낙오자가 되는 게 낫다"라고 주장한 볼렝스키는 주간지 <마치(Match)>에도 글과 만평을 게재했는데, 좌파 성향을 주장하는 그는 우파 신문인 <피가로>와는 인연 맺기를 거절했다. 그는 2005년에 앙굴렘 BD 페스티발에서 그랑프리를 받았고 2012년에 프랑스에서 '볼렝스키, 50년의 데셍'이라는 전시회를 가진 노장 만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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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나체에 자신의 서명이 들어간 그림을 들고 있는 볼렝스키(1월 9일자 <르몽드>)
ⓒ 르몽드

올해 47세의 샤르브(Charb)는 2009년부터 <샤를리 에브도>의 출판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만평가이다. 확실한 무종교주의자를 주장하는 그는 모든 종교에 비난의 화살을 던졌고, 마호메트를 비판하는 만평 때문에 이슬람 단체로부터 살해위협을 받고 있어 2012년부터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그는 당시 이렇게 말했다.

"난 보복이 두렵지 않다. 난 아이들도 없고, 아내도 없으며, 차도 없고, 빚도 없다. 잘난 척하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난 무릎 끓고 사느니 차라리 서서 죽는 것을 선택하겠다."

그는 테러가 일어난 날 발행된 신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만평을 실었다. 마치 다가올 테러를 예견이라도 한 것처럼. 

"프랑스에 아직도 테러가 일어나지 않고 있네." 
"기다려봐. 새해 인사는 1월 말까지 하도록 되어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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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간지 <오주르디 엉 프랑스(Aujourd’hui en France)> 8일자에 실린 샤르브의 사진과 만화
ⓒ 오주르디엉프랑스

"풍자 만화는 민주화의 증언이다"라고 한 티뉴스(Tignous)는 57세로 자본주의자들을 혐오하고 사르코지를 신랄하게 풍자하는가 하면, 극단적인 종교인들에게 혹심한 비평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최고의 데셍에 대해 "독자를 웃게 하고 생각하게 하는 데셍이 최고의 데셍이고, 이 데셍 앞에서 독자들은 일종의 수치심을 느낀다. 어려운 상황 앞에서 웃었다는 수치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세계의 자유를 위해 형성된 만평가들의 협회인 '카투닝포피스(Cartooning for Peace)'의 멤버였던 티뉴스는 "납치를 예방하는" 혹은 "살해를 방해하는" 그림을 그리기를 원했다. "만약에 내게 이런 힘이 있다면 난 잠자지 않고 쉬지 않고 그림을 그릴 것이다"라고 말한 그는 결국 자신의 그림으로 인해 이번 테러의 희생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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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간지 <오주르디 엉 프랑스(Aujourd’hui en France)> 8일자에 실린 티뉴스의 사진과 만화
ⓒ 오주르디엉프랑스

<샤를리 에브도> 특별호 100만 부 발행 예정 

많은 프랑스인들에게 가족과 같이 익숙한 이들 만화가들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프랑스인들에게 마치 가족을 잃어버린 것과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테러리스트들은 <샤를리 에브도> 다음 호 준비를 위해 주간회의를 열고 있던 사무실에 갑자기 들이닥쳐 12명의 희생자를 내었다.

신문의 주요 멤버들이 사라진 현재, 당장 다음 주 수요일에 신문이 발간될 수 있을까. 많은 프랑스인들은 신문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언론의 자유 없는 사회는 죽은 사회이고 언론의 자유를 겨냥한 테러리스트에게 굴복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신문을 지속적으로 발간하는 것이다.

결국 다음 주 수요일에도 <샤를리 에브도>가 발행될 예정으로 밝혀졌다. 일간지 <리베라시옹> 사무실에서 모든 기자들이 참가하여 발행될 다음 주 특별호는 100만 부가 발행될 예정인데, 평소에 발행되는 6만 부의 17배에 이르는 숫자이다. 7일 테러가 난 이후 <샤를리 에브도>는 순식간에 모두 판매됐다. 

8일 저녁에도 파리의 레퓌블릭 광장에서 다시 추모집회가 열렸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은 촛불을 켜고 "나는 샤를리다" 피켓을 들었다. 오후 8시를 기해서 에펠탑의 조명도 꺼짐으로써 추모집회에 합세하였다. 파리에서 에펠탑의 조명이 꺼지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덧붙이는 글 | 한경미 시민기자는 프랑스에 있는 오마이뉴스 해외통신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