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영식에 이어 당일 오후 7시부터 2시간가량 열린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는 전 세계 150여개국에서 모인 4만여명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겼다. 콘서트가 열리는 동안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관중석과 그라운드에 마련한 좌석까지 4만3000석을 가득 메운 잼버리 참가자들의 환호와 갈채로 떠나갈 듯했다.

지난 1일 개영식 때부터 폭염에다 조직위원회의 부실 대응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편의시설 부족과 위생 문제 등으로 잼버리가 파행된 걸 감안하면 K팝이 정부와 국가의 체면을 어느 정도 세워준 셈이다. 앞서 정부가 이번 K팝 공연이 안전하고 성황리에 열릴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인 이유이기도 하다. 같은 맥락에서 K팝 공연 준비 상황과 관련한 보도자료도 잇따라 내놓으며 국민들에게 새만금 야영지와 다르게 공연은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 하지만 보도자료에 외국어를 남발한 건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정부는 K팝 공연 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K-팝 콘서트가 잼버리 피날레를 감동적으로 장식할 것”이라며 “콘서트에 함께하는 스카우트 대원 전원에게 K-팝의 감동과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기념품 ‘콘서트 리멤버 키트’를 전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콘서트 리멤버 키트’ 기념품은 대한민국과 K-컬처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굿즈들로 구성했다”며 ‘2023-2024 한국방문의 해’ 기념 에코백에 K-팝 콘서트 응원봉,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상품,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포토카드 등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카카오와 하이브가 ‘자발적으로’ 협조해 관련 상품을 무료로 지원했다는 설명과 함께.
분량이 많지 않은 보도자료였지만 ‘피날레’, ‘콘서트 리멤버 키트’, ‘굿즈’, ‘에코백’ 등 외국어가 줄줄이 달렸다. 피날레는 ‘마무리’, 콘서트 리멤버 키트는 ‘기념품 꾸러미’, 굿즈는 ‘팬 상품’, 에코백은 ‘친환경 가방’이라고 각각 썼으면 많은 국민이 훨씬 쉽게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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