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8일 월요일

[민족위 정론] 곧 뿌려질 운명의 윤석열

 


신은섭 통신원 | 기사입력 2023/12/18 [22:18]

<순서>

1. 나경원 사퇴와 김기현 사퇴의 차이

2. 작두 타는 이준석과 미국의 입김

3. 김건희 리스크, 윤석열 리스크

4. 진퇴양난 윤석열과 미국

5. 단물 빠진 껌

6. 패권 포기 없다는 미국

7. 안간힘

8. 큰 걸음

 

 

 

1. 나경원 사퇴와 김기현 사퇴의 차이

 

국힘당 인요한 혁신위의 ‘불출마 내지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하고 버티던 장제원이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운명이다”, “버려짐이 아니라 뿌려짐이라 생각한다”, “저를 밟고 총선 승리하시라”라는 한이 서린 듯한 말이 의미심장합니다. 다음날 김기현도 당 대표직에서 사퇴했습니다. 

 

올해 초 나경원이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사퇴하고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런데 그때와는 다른 게 있습니다. 당시에는 나경원이 출마를 저울질하자 대통령실이 즉각 전면에 나서 공격하며 전방위적으로 압박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장제원, 김기현이 혁신위의 요구에 저항하며 버티기 시작한 시점과, 윤석열이 둘을 거꾸러뜨리려 움직이기 시작한 시점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 차이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2. 작두 타는 이준석과 미국의 입김

 

인요한 혁신위가 시작되고 소위 ‘윤핵관’의 불출마 내지 험지 출마를 종용하였습니다. 윤석열이 스스로 ‘윤핵관’들을 잘라낼 만큼 영리하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인요한 혁신위 활동 기간 언론은 ‘반윤석열’ 행보를 본격화한 이준석과 정치인의 행보를 시작한 한동훈을 엄청나게 띄워주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주관할 수 있는, 윤석열보다 큰손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보수 적폐 언론까지 포함한 한국 내 적폐 세력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큰손은 미국 말고는 없습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직후 이준석이 뭔가 알고 있다는 듯 던진 “김기현 길어야 2주 간다”라던 말이 심상치 않게 돌아봐집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김기현이 이준석을 만나고 5시간 만에 당 대표직을 던진 것도 이상합니다. 윤석열과 이준석, 윤석열과 국힘당, 윤석열과 김기현이 분열하는 데에 미국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3. 김건희 리스크, 윤석열 리스크

 

‘사과하고 사가로 돌아가라’라며 김건희를 향해 거친 말을 쏟아내기 시작한 보수지들이 윤석열을 향해서도 비판의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장제원 불출마, 김기현 사퇴 가지고 안 된다며 “‘용핵관’은 총선 출마 말아야 한다”, “윤석열부터 엄중한 성찰이 필요하다”라고 합니다. ‘김기현 대표 사퇴는 시작일 뿐 다 안 바뀌면 미래가 없다’라는 조선일보 사설 제목은 마치 윤석열의 운명까지 거론하는 듯합니다.

 

이런 움직임은 우선, ‘김건희 리스크’를 차단하려는 것에 더해 윤석열의 국정 개입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자체가 보수세력의 ‘리스크’로 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윤석열 탄핵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 내지 윤석열을 더 끌어안고 있다가는 보수세력의 기득권 유지 자체가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4. 진퇴양난 윤석열과 미국

 

김건희 특검법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습니다. 윤석열이 이번에도 거부권을 행사할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합니다. 윤석열 입장에서는 행사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입니다. 거부권 행사에 반대하는 여론이 윤석열 부정 평가보다 높습니다. 그렇다고 특검을 가자니 김건희 일가와 연계된 자기 잘못까지 다 드러날 판입니다. 이러나저러나 궁지에 몰리게 생겼습니다. 진퇴양난의 윤석열입니다. 이런 상황을 한국 정치의 막후에서 보이지 않는 큰 손 역할을 해 온 미국이 모를 리 없으며, 그냥 두고 볼 리 또한 없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윤석열을 버리고 새판을 짜는 것이 최선일 겁니다. 

 

 

5. 단물 빠진 껌

 

미국이 보기에 윤석열은 단물 빠진 껌입니다. 미국은 이제까지는 말 잘 듣는 윤석열이 좋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미국은 윤석열에게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윤석열은 박근혜도 국민 눈치를 보느라 속도를 조절하던 한일 관계 개선, 한·미·일 동맹 강화에 거침없이 나섰습니다. 지지율 1%가 돼도 할 일은 한다면서 말입니다. 전범기를 단 자위대 함정이 부산항에 들어오는가 싶더니, 이제는 한·미·일 연합훈련은 다반사가 되었고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 체계 구축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로 전쟁 돌격대 역할에 충실합니다. 윤석열은 미국 전기차·배터리 분야에 74조를 일방적으로 퍼주기까지 했습니다. 빼먹을 단물을 다 빼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외교·안보 영역에서 취해진 조치들은 다음 개혁 정부가 들어서도 쉽게 되돌릴 수 없습니다. 단물이 빠진 껌은 뱉기 마련입니다. 

 

 

6. 패권 포기 없다는 미국

 

이런 와중에도 패권 유지를 위한 미국의 작전은 계속됩니다. 15일(현지 시각)에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핵협의그룹’ 회의가 열렸습니다. 여기에서 한미는 ‘북한 정권의 종말’을 이야기하고, 한미연합훈련에 핵전쟁 상황을 포함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는 핵전쟁까지 불사하며 북한과의 전면 대결에 나서겠다는 뜻입니다. 

 

지난 9일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서 3국이 가짜뉴스 대응에 공조하기로 한 것이 무척 특이합니다. 한반도 안보 상황 관련하여 진짜 뉴스는 가짜로 만들고 가짜를 진짜라고 퍼뜨리는 공작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서방 언론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진상을 가리고 우크라이나가 이기고 있는 것처럼 가짜뉴스를 퍼뜨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7. 안간힘

 

국힘당은 혁신위 구성으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펼쳐진 어려운 국면을 돌파해 보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혁신위 활동이 성과 없이 끝나고 윤석열 탄핵 위기가 더욱 커지면서, 시간이 없어서 어렵다던 비대위 구성이 기정사실로 되어버렸습니다. 이제는 누가 위원장을 할 것인가가 화두입니다. 주말을 거치면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설이 유력해졌습니다. 

 

한동훈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김건희 특검 찬성’ 등으로 윤석열 공격에 동참하고, 이미 적폐 세력 내에서 ‘반윤석열’의 선봉에 선 이준석과 야합해 정권 재창출을 획책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한동훈을 향해 “당에 개혁적 목소리를 내면 동지가 될 수 있다”라던 이준석의 말이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었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신당 창당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이낙연, 이미 제 3지대 창당을 선언한 금태섭, 류호정 등과의 연합도 예상됩니다. 그런데 이게 크게 묘수란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보수지들도 한동훈의 검사 이미지를 우려합니다. 이낙연의 행보는 친이낙연계 인사들에게마저 외면받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안간힘일 뿐입니다. 

 

 

8. 큰 걸음

 

지난 몇 년 사이 촛불국민의 힘은 비할 바 없이 성장하였습니다. 매주 토요일 1년이 훌쩍 넘는 동안 윤석열 탄핵 촛불이 광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종교계, 노동계, 시민사회 할 것 없이 나서서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촛불국민의 투쟁이 윤석열 탄핵 국면을 이끌고 있습니다. 탄핵은 이미 대세입니다. 탄핵을 더욱 다그치며 탄핵 이후를 준비해야 합니다.

 

박근혜 탄핵 이후 촛불국민의 힘이 충분히 결집 되지 않아 적폐청산, 사회대개혁이라는 시대의 과제를 이루지 못한 것입니다. 윤석열과 적폐언론이 야합해 ‘검-언 쿠데타’로 집권에 성공하기까지 수년 동안, 개혁과제들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하고 그나마 이룬 성과마저 후퇴하고 유실되는 사태를 보며 얼마나 답답하고 안타까웠습니까.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몸에 불을 당긴 전태일 열사에게 대학생 친구 하나가 절실했던 것처럼 윤석열을 끌어내려 달라며 산화해 간 양회동 열사에게는 윤석열 탄핵에 나서 앞뒤 가리지 않고 싸울 정치인 한 명이 절실했던 것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제 더는 바라만 보며 안타까워하거나 촛불을 들고 목소리를 내는 것에서 한 발 더 크게 내디뎌야 합니다. 촛불국민이 정치의 주인으로 전면에 나서 친일·친미 적폐세력을 완전히 청산하고 당당한 나라, 하나된 겨레, 민주적인 사회를 향해 발걸음을 다그쳐 갑시다. 

 

 

🔸 ‘민족위 정론’은 당당한 나라, 하나된 겨레, 민주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약칭 민족위)에서 한 주에 한 번 발표하는 논평 형식의 글입니다. 민족위 소식지 ‘피움’에 실리며 자주시보에도 기고 형태로 싣고 있습니다. 

🔸 민족위 회원가입 : bit.ly/민족위원회가입

🔸 후원 : 우리은행 1005-604-265463(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 민족위 블로그 : https://blog.naver.com/oneminjok


자멸하는 바이든, 트럼프의 귀환을 돕고 있다

 


2023년 6월의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년 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열세가 굳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월까지 여론조사에서 1~2% 포인트 차로 엎치락뒤치락하며 박빙을 유지했다. 그러다가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이면서 격차가 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중순 CBS뉴스와 CNN, 퀴니피액대, 로이터통신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바이든을 2~4% 포인트 차로 앞서 나갔다. 하버드대미국정치연구소(CAPS)·해리스폴이 지난달 20일 발표한 조사에선 트럼프가 바이든에 7% 포인트 차로 우위에 섰다.
이런 양상은 12월에도 계속 이어져 여러 권위 있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우세가 커지고 있다. 그 원인이 다름 아닌 바이든에게 있다는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The Most Powerful Anti-Trump Argument in the GOP Has Evaporated

조 바이든이 우리 눈앞에서 무너짐으로써 도널드 트럼프에게 엄청난 호의를 베풀었다. 2024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의 첫 예비 선거가 가까이 다가오는 가운데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줌으로써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주고 당내 라이벌들을 약화시켰다.

물론 공화당 유권자를 장악하고 있는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 경쟁에서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어쨌든 두 가지 외부 사건 때문에 그가 더 탄력받은 것은 분명하다. 첫째, 민주당 정권의 법무부와 검찰이 트럼프를 기소해 트럼프 지지자를 결집시키면서 트럼프가 한 단계 높은 궤도로 올라섰고, 둘째, 엉망진창인 바이든의 여론조사 결과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대한 모든 의심을 잠재워 트럼프 경쟁자들의 강력한 무기 하나를 완전히 제거했다.

지금까지 공화당의 대선후보 경쟁에서 부동층이 트럼프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은 것은 그의 핵심 정책도, 국정운영 능력도, 2020년 대선 이후의 행보도 아니었다. 그것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었다.

2022년 중간선거에서 트럼프가 밀었던 후보들의 패배로 공화당의 성적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트럼프의 당내 입지가 흔들렸다. 반면 트럼프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는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와 함께하다가 패배할 것인가, 아니면 젊고 참신한 주지사를 지지하고 승리할 것인가’라는 직관적인 논리가 확산됐다.

트럼프의 경쟁자들이 당선가능성을 큰 이슈로 삼은 또 다른 이유는 그렇게 하면 트럼프의 다른 문제점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트럼프로는 이길 수 없다는 주장은 트럼프 개인에 대한 비난도, 그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비판도 아니다. 그것은 도덕적인 주장이 아니라 현실적인 주장이다. 그리고 분노하는 어조가 아닌 슬픈 어조로 말할 수 있는 얘기다.

문제는 바이든의 하락세 때문에 여론조사가 협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6년 대선 때는 트럼프가 ‘샤이 지지자’를 운운하며 주류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의 신뢰성을 문제 삼았지만, 이번에는 가장 평판이 좋은 여론 조사를 인용할 수 있게 됐다.

바이든의 몰락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는 트럼프와의 양자 대결에서 지고 있고, 지지율도 최하 수준이다. 그는 거의 모든 주요 이슈에서 과반의 지지를 못 받고 있는 반면, 그가 다시 대통령이 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과반이 넘는다. 바이든은 지미 카터나 조지 H.W. 부시 이후로 가장 약한 현직 대통령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양자 대결에서 바이든에 4% 포인트, 다자대결에서 6% 포인트 앞서고 있다. 바이든의 국정 수행에 대해 37%만 긍정적이고 61%는 부정적이다. ‘바이드노믹스’에 찬성하는 유권자는 30%도 안 된다.

트럼프는 경제, 인플레이션, 범죄, 우크라이나 및 가자지구 전쟁, 국경 문제 모두에서 두 자릿수 차이로 바이든에 앞서고 있다. 또 체력에서는 34% 포인트, 정신상태에서는 16% 포인트 앞서고 있다. 트럼프의 정책이 개인적으로 도움이 됐다는 유권자는 49%, 피해를 줬다는 유권자는 25%에 불과하지만, 바이든의 정책이 개인적으로 도움이 됐다는 유권자는 37%에 불과하고 오히려 피해를 줬다는 유권자가 53%에 이른다.

물론 대선 후보 경선이 마무리되려면 많은 시간 필요하다.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과연 지속될까? 그럴 수도 있다. 어쨌든 2020년 대선 때와는 달리 트럼프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대선 선두 주자 논의에 마침표를 찍기라도 하듯 CNN은 트럼프가 경합주인 조지아에서 5% 포인트, 미시간에서는 무려 10% 포인트 앞선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이미 트럼프의 능력을 믿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 중 상당수가 내년에 어떤 후보를 내세워도 이길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대선 승리가 따놓은 당상이니 트럼프의 과거 선거 성적표나 진행 중인 소송 결과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말이다.

그래도 공화당 지지 유권자는 오랫동안 트럼프가 공화당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라고 생각해 왔다. 게다가 그런 믿음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몬마우스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 유권자 중에서 트럼프가 가장 강력한 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7월의 45%와 9월의 48%보다 높은 54%에 이르렀고,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다른 출마자를 지지하는 사람의 41%마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첫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아이오와에서도 형사 기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당선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커지고 있다. 10월에 65%에서 증가해 최근에는 공화당원의 거의 4분의 3이 트럼프가 승리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여전히 자신은 이길 것이고, 특히 유죄 판결을 받으면 트럼프는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디샌티스가 전국적으로 트럼프에게 거의 50% 포인트 가까이 뒤지고 있고, 바이든과의 양자 대결에서도 트럼프보다 성적이 나쁘다. 그러니 드산티스의 말이 설사 옳다고 해도 트럼프에 적대적인 주류 언론 매체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계속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당선 가능성을 가지고 공화당원들을 설득할 방법이 없다.

한편 11월부터 지지율을 끌어올려 디샌티스를 바짝 쫓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바이든과의 양자 대결에서 가장 강한 모습을 보이지만, 공화당원에게 중요한 것은 트럼프가 이길 수 있느냐 없느냐는 것이다. 트럼프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 다른 후보에게 몇 점의 가산점을 준다고 해서 공화당원들이 그쪽으로 기울지는 않을 것이다.

민주당에게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최근 여론조사의 신빙성에 문제가 있는데, 공화당은 그 결과를 믿고 트럼프를 무턱대고 지명했다가 내년 11월에 개표를 하면서 트럼프가 바이든에게 예상만큼 강하지 않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 것이다.

이것은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하지만 반대로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만큼 바이든의 정치적 입지가 나빠서 바이든이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백악관에 귀환하는 것을 돕고 있울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트럼프의 대진운이 참 좋다는 것이 공화당원 사이에서는 진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가장 좋은 증거는 바이든이 아닐까 싶다. 

“ 정혜연 기자 ” 응원하기

[아침신문 솎아보기] 중앙일보 “한동훈, 김건희 리스크 제어할 복안 제시해야”

 

  •  장슬기 기자 
  •  

  •  입력 2023.12.19 07:31
  •  

  •  수정 2023.12.19 10:18
  •  

  •  댓글 0
  • 경찰국 반대 류삼영, 민주당 영입인재 3호에 조선 “총경회의 이용만 당해”

    이태원 참사 특별법 통과 요구하며 오체투지 행진…한겨레 “유족을 한파에 맨땅에 엎드리게 하나”

    영화 ‘서울의 봄’ 흥행 이후 쿠데타 신군부의 2인자 노태우를 현 정부의 2인자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빗댄 칼럼들이 나오고 있다. 19일, 중앙일보는 한 장관이 제2의 6·29 선언을 각오해야 ‘한동훈 비대위’가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한겨레에는 <전두환 노태우 윤석열 한동훈>이란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3호 인재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총경 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 전 총경을 영입했다. 조선일보는 류 전 총경이 경찰의 중립성이 훼손되면 신뢰가 무너져 경찰 조직이 무너진다고 주장했는데 야당행으로 본인이 경찰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 사람이 됐다고 비판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4대종교계가 지난 18일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켜달라며 오체투지 행진에 나섰다. 경향신문은 이 소식을 1면에서 사진기사와 함께 전했고 한겨레는 사설에서 이 소식을 다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법무부-국제형사재판소(ICC) 고위급 공동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한동훈, 전두환-노태우

    국민의힘이 지난 18일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등 200여명이 참여하는 연석회의에서 한 장관이 내년 총선에서 역할을 해야한다는데 공감대는 이뤘지만 ‘비상대책위원장 추대’엔 합의하지 못했다. 당내 이렇다할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한동훈 비대위’설은 당분간 계속 나올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중앙일보는 <한동훈식 6·29 선언은 가능한가>라는 최민우 정치부장 칼럼에서 “한동훈 장관을 향한 ‘윤석열 아바타’라는 비판에 동의하기 힘들다. 윤 대통령이 보스형이라면 한 장관은 지독하리만큼 깔끔한 관리형이고 정의당 류호정 의원과 비동의 강간죄 공방에서 보듯 젠더 이슈에 대한 이해가 높고, 단체사진을 찍을 때면 가장자리에 서는 등 탈권위적 연출도 능하다”라며 “오십을 갓 넘었지만 ‘꼰대’보다는 ‘젊은 오빠’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 19일자 서울신문 만평

    최 부장은 “이 시점, 정작 중요한 건 잡음 없이 한동훈을 추대하느냐가 아니라 한동훈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라며 “큰형님처럼 자신을 품어 주었던 윤 대통령에게 때론 쓴소리하고, 설득할 수 있는지”라고 했다. 그동안 대통령실과 여당의 관계가 수직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는데 이를 한 장관이 깰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그는 “특히 여권엔 금기어가 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입장 표명이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디올 백 논란에 대해 예전처럼 ‘잘 알지 못한다’고 꽁무니를 뺐다가는 그날로 ‘한동훈 비대위’는 휘청거릴 게 뻔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리스크’를 제어할 복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제2의 6·29 선언을 하겠다는 각오가 없다면 서둘러 접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6·29선언은 전두환 정권이 1987년 6월 항쟁 결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받아들인 것을 말하는데 당시 정권 2인자였던 노태우 민정당 총재가 이를 발표했다. 6·29선언 발표는 노태우로선 차기 대선에서 중요한 발판이 됐다.

    ▲1996년 8월26일 12·12 및 5·18사건 선고공판에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재판 시작에 앞서 서있는 모습. 사진=대한민국정부기록사진집

    성한용 한겨레 정치부 선임기자의 칼럼에서 쿠데타로 집권한 ‘신군부’와 군부 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김영삼 대통령이 숙청하면서 그 권력의 공백을 검사들이 채워나갔다면서 신군부와 하나회를 특수부 검사들과 ‘윤석열 사단’에 비유했다.

    성 기자는 “한동훈 비대위가 총선에서 이길 수도 있다. 선거는 전쟁이다. ‘손님 실수’로 이기는 경우도 있다. 민주당이 분열하거나 제풀에 주저 앉으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반사이익을 거둔다”면서 “한동훈 비대위가 성공하면 윤 대통령에게 좋은 일일까? 그렇지도 않다고 본다. 지금 윤 대통령이 가진 절대 권력이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이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임덕이 빨리질 수 있다는 뜻이다.

    성 기자는 “정치인의 가장 큰 덕목은 국민에게 져주는 것”이라며 “민심은 검사 출신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쿠데타로 헌정을 중단시킨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군인 출신 대통령 시대를 오랫동안 살았다. 잘못하면 윤석열-한동훈 검사 출신 대통령 시대를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상상만해도 눈앞이 캄캄하다”고 했다.

    조선 “이용당한 총경회의”

    조선일보는 사회부 기자의 칼럼 <이용당한 ‘총경회의’>에서 “류 전 총경은 이른바 ‘총경 회의’를 주도하며 경찰국이 경찰 조직을 망가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경찰국 출범 1년 반이 지난 지금, 류 전 총경이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그사이 급격하게 변한 건 류 전 총경의 신상”이라고 했다. 그가 지난 7월 좌천 인사를 당했다며 사직서를 낸 후 ‘정치권에 진출하려는 게 아니냐’는 말에 “경찰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방향으로 유튜브 활동을 하거나 책을 쓰겠다”고 했고 “경찰의 근간은 정치적 중립, 한쪽 정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쪽을 바라보면 중립이 훼손되고 국민의 신뢰가 무너진다”고 한 발언을 인용했다.

    조선일보는 황운하 민주당 의원의 사례도 언급했다. 황 의원은 울산경찰청장 재직 때인 지난 2018년 ‘청와대 하명’으로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측을 수사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최근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는데 황 의원이 지난 2020년 민주당 공천을 받게 된 것은 ‘하명 수사’에 대한 보은이라는 지적이다.

    조선일보는 “경찰 간부도 정치를 할 역량을 갖고 있지만 수사권을 남용하고, 행정권에 반기를 드는 방식으로 한쪽 진영에 잘 보인 뒤 거기서 공천받아 국회 입성을 노리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류 전 총경은 중립성이 훼손되면 국민의 신뢰가 무너지고, 경찰 조직이 무너진다고 했지만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린 이는 그 자신이었다”고 비판했다.

    ▲ 19일자 경향신문 만평

    이태원 참사 유족, 특별법 통과 요구 오체투지

    이태원 참사 유족 등은 오체투지 행진을 국회 담장을 따라 이어갔다.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통과시키라는 요구다. 오체투지는 두 무릎과 두 팔꿈치, 이마 등 신체 5곳을 땅에 대며 온몸으로 절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

    경향신문은 1면 <온몸으로 묻는다, 아이들은 왜 죽었나>에서 “유가족 10여명을 포함한 30여명의 종교계 관계자 및 시민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담장을 따라 2.5km를 오체투지하며 나아갔다”며 “10·29를 의미하는 오전 10시29분 기자회견을 시작한 후 국회 앞 농성장에서 출발한 이들이 다시 농성장으로 되돌아오기까지는 꼬박 2시간30분이 걸렸다”고 전했다.

    ▲ 19일자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골자는 참사 발생 원인, 수습과정, 후속조치 등에 대해 독립적으로 진상조사를 벌이는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이다. 특별법은 지난 6월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4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고 지난 8월31일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로 갔지만 국민의힘 반발로 법사위에선 90일간 논의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진상조사를 빼는 대신 피해자 보상에 초점을 맞춘 독자적인 특별법안을 발의했지만 유족들은 이에 반대했다.

    한겨레는 2면 <이번엔 국회 응답할까, 온몸으로 외치는 “이태원 진상규명”> 기사에서 유족들의 오체투지 소식을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14일부터 ‘159시간 비상행동’에 들어가 국회 앞 천막에서 농성중인데 오는 20일까지 매일 오체투지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겨레는 사설 <이태원 유족을 이 한파에 맨땅에 엎드리게까지 하나>에서 “피해자와 유가족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국민의힘은) 이제와서 생색내기용 특별법을 발의할 게 아니라 본회의에 부의돼 있는 특별법을 통과시키는데 협조해야 한다”며 “여야는 오는 20일 이태원 특별법을 제정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회의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더보기

    •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일보 “여당 대표까지 검사 출신 맡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 조선일보 “‘서울의 봄’에 왜 떠나” 주문에 국민의힘 전두환과 선 긋기

    • 서울의봄 전두환·노태우 단죄…검찰 봐주기-노태우 비자금 결정타?

    •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일보 “문재인 정권 탄압 거세질수록 한동훈 유명해져”

    • 조선 독자위 “조선일보 보면 대통령 홍보, 야당 비판 기사의 과잉”

    •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일보 “어떤 희생할 수 있을지 윤석열 대통령 답할 차례”


    장슬기 기자wit@mediatoday.co.kr

    #오체투지#한동훈#윤석열#2인자#노태우#전두환#신군부#윤석열사단#한겨레#아솎#아침신문솎아보기#이태원참사#특별법#국회#본회의#농성#국민의힘#6.29선언#김건희#류삼영

    윤석열 정부 들어 188계단 하락... 최악의 상황

     [진단] 무능한 관치에 추락하는 한국 경제, 내수·수출 동반 부진... 무역수지 적자 심각

    23.12.19 07:17l최종 업데이트 23.12.19 07:17l

    송두한(dhsong0412)

    ▲ 기자들 질문 듣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후보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2월 5일 오전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 대교육장에서 지명 소감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얼마 전 최상목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족보도 없는 '역동경제론'을 들고나와 마치 정부의 국정 기조인양 포장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자유시장경제가 주도하는 강력한 구조개혁을 통해 한국경제의 역동성을 복원하겠다 하니, 듣기만 해도 가슴마저 웅장해지는 느낌이다. 흡사 이명박 정부의 '747'이나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생환한 듯한 착각이 든다. 금융위기에 준하는 비상경제 상황에서 시장 실패를 경험하는 경제 주체가 급증하고 있는데, 정부는 빠지고 모든 걸 시장에 맡기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글을 쓰다 보면 가끔 얼굴이 화끈거릴 때가 있는데, 관치(官治) 수장의 무능함과 뻔뻔함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이 그렇다.

    선험적으로, 관치의 검증된 무능과 철 지난 신념이 만나면 경제가 역주행하는 역동(逆動)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기재부·금융위·한국은행으로 이어지는 경제권력의 본질은 검증된 무능이다. 자영업 위기, 부동산PF 사태 등 코로나 부채에 짓눌린 내수경제는 이미 부실 뇌관이 제거된 상태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내수 공백을 수출로 메우는 것도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특히, 중국발 수출 충격이 현실화되면서 세계 10대 경제 강국에서 순식간에 13위까지 밀려난 상태다. 그마저도 14위인 호주에게 꼬리를 밟힌 형국이다.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 순위는 세계 208개국 중 200위를 기록할 정도로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이제는 불황형 흑자를 넘어 불황형 적자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설상가상으로, 경제권력의 원천인 기재부는 역대급 초과세수 파동에 이어 역대급 세수펑크를 내고도 '긴축을 통한 경기 부양'(건전재정 중독)이라는 황당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의 경제 운영은 정책 수단에 불과한 '건전재정'을 국정 기조라고 우길 정도로 총체적 난국임을 보여준다. 금융위는 그동안 팬데믹 이자폭리를 방치하다가 갑자기 나타나 은행의 '상생금융'에 선처를 호소하는 '착한 사마리안'을 자처하고 있다. 한편, 가계부채의 진짜 주범인 한국은행은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해결사 행세를 하고 있다. 민간부채의 불길을 조기에 진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2015~2018년)을 다 날려버려 부채가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났는데, 뒷북 금리충격으로 국민에게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안긴 장본인이다. 철 지난 신념이 경제권력의 검증된 무능과 결합하면, 불가능해 보이는 이 모든 일들이 가능해진다.

    윤석열 정부의 2기 경제팀이 들어서면서 권한만 있고 절대 책임지지 않는 관치카르텔이 만개하고 있다. 부채발 민생위기, 부동산발 경기 침체 등 민생경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데, 철 지난 시장주의 신념에 올라탄 무능한 경제관료에게 또다시 나라의 운명을 맡겨야 할 처지다.

    무능한 관치에 날개 꺾인 한국경제

    한국경제는 내수·수출 동반 부진으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저성장 함정에 빠진 상태다. 그동안 내수 공백을 수출로 메워 3% 내외의 성장률을 유지하며 저성장을 방어해 왔지만,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차이나 리스크가 발현하면서 1%대 성장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수출경제의 버팀목인 대중국 수출은 반(反)중국 정서가 확산되면서 2021년 25.3%에서 2022년 22.9%로 하락했다가 올해 10월 다시 18.2%로 쪼그라들었다. 핵심 경제지표가 코스닥 잡주처럼 추락하는 경우는 금융위기 때가 아니고서는 경험하기 어렵다. 윤석열 경제팀은 대외 변수 탓으로 돌리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수출경제가 코로나 이전의 균형으로 돌아가는 길이 막혀버린 상태다.

    큰사진보기

    ⓒ 송두한

    관련사진보기

    무역수지가 보내는 메시지는 더 충격적이다. 작년 무역수지는 -472억 달러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는데, 올해에도 -300억 달러 안팎의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 무역수지 흑자로 글로벌 순위를 매기면 더욱 참담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세계 208개 국가 중에서 200위를 차지할 정도로 적자 폭이 실로 어마어마하다. 구체적으로, 2020년 8위→2021년 18위→2022년 197위→올해 상반기 200위라는 참담한 성적을 거뒀다. 윤 정부 들어 188계단이나 하락한 것이다. 이 정도면 추락하는 수출경제에 날개가 없는 형국이다. 그나마 유지해 오던 불황형 '흑자'(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발생하는 흑자) 수지구조가 '불황형 적자'로 바뀔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내수의 근간인 고용시장 성적표는 고용양극화 충격으로 압축된다. 관치에 깃든 친기업 편향이 노동개혁으로 형질이 변질되면서, 헐값에 노동을 공급하는 비정규직 시장이 성수기를 맞았다.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으로 비정규직(시간제 및 특수형태 근로자 제외) 세계 1위를 차지하며 비정규직 선도 국가의 반열에 올랐다. 2021년 기준, OECD 국가 비정규직 순위를 보면, 2018년 7위(20.6%) ⟶ 2019년 4위(24.4%) ⟶ 2020년 2위(26.1%) ⟶ 2021년 1위(28.3%)에 등극했다. 올해 8월 기준, 비정규직은 812만 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37%를 차지한다. 10명 중 4명이 비정규직이고 이들 평균임금은 196만 원으로 정규직 평균의 54% 수준에 불과하다. 있으나 마나 한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원칙을 차치하더라도 비정규직의 노동생산성에 50% 할인율을 적용하는 기울어진 시장을 참으로 용인하기 어렵다. 정부가 노동개혁의 본질을 비정규직·정규직 임금격차 해소에 두어야 하는 이유다.

    이처럼 처참한 성적표는 윤 정부의 철 지난 시장주의 신념과 경제관료의 검증된 무능이 결합해 만들어 낸 합작품이다. 민생과 경제가 아무리 엉망이라 해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기재부의 나라에선 이러한 정책 실패가 오히려 영전의 발판으로 작용한다. 초대 무능인 추경호 전 경제부총리는 명예로운 퇴진과 함께 정계 입문을 준비한다고 한다. 역동경제론을 주창하는 최상목 전 경제수석은 신임 부총리로 영전해 2기 경제팀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책임지지 않는 경제권력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건전재정 중독... 경기불황에 긴축으로 대응하는 정부

    ▲ 국무회의 입장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1월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정부의 재정운영 정책은 코로나 사태에 비견할 만한 참사에 가깝다. 국민경제는 이전 정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쏘아 올린 의도적인 과소추계 의혹, 즉, '20조 원+a' 충격에서 채 벗어나지도 못했다. 팬데믹 위기의 한복판에서 2년 연속 50조 원이 넘는 역대급 세수추계(2021년 61.3조 원, 2022년 53.3조 원) 오류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필요한 곳에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투입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쳐 코로나발 매출 충격 등 민생경제 위기를 조기에 진화하지 못했다. 경질만으로도 부족한 대형 사고를 치고도 단 한 명의 경제관료도 처벌받지 않았다.

    이번에는 윤 정부의 경제라인이 맥락도 없는 건전재정 중독에 걸려 올해 60조 원 안팎의 역대급 세수펑크를 냈다. 정책 수단에 불과한 건전재정이 국정 목표로 변질되면서 민생경제는 긴축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물가·고금리 충격을 맨몸으로 견뎌야 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정부가 건전재정을 강조하면 할수록 재정건전성은 더 악화되고, 민생경제는 더 깊은 내수 불황의 늪에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건전재정에 스며든 윤 정부의 친자본·친기업 편향이 세수펑크 참사를 일으켜, 이제는 확장적 민생재정의 꿈마저 사라져 버렸다. 세수펑크의 주범은 '법인세만 빼고 긴축' 재정이다. 올해 세수펑크 중 법인세 감소분만 무려 25.4조 원(전체의 43%)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건전재정 중독에 걸려 민생곳간을 털어 나라 곳간도 못 채우는 무능한 정부가 되어 버린 것이다.

    '가짜' 건전재정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허리띠를 졸라매고 나라 곳간만 지키는 긴축 중독을 의미한다. 긴축해서 경기 부양이 가능하다는 것도, 물가 때문에 서민이 죽는다며 확장적 민생재정을 거부한 것도, 건전재정으로 민생경기를 살리겠다는 것도 이에 속한다. 재정운영도 엉망진창이기는 마찬가지다. 죽어도 국채 발행은 안 된다면서 한국은행에서 단기차입 급전을 융통해 돌려막기 일쑤다. 더욱 한심한 것은 세수펑크 공백을 메우기 위해 환율 방어선인 외평기금(외국환평형기금)까지 끌어다 쓰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했다. 기재부의 건전재정 중독은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총체적 난국에 빠진 상태다.

    '진짜' 건전재정은 재정의 경기 대응력을 높이는 전문 역량을 보이는 것이다. 경제가 좋을 때는 긴축을 통해 경기 과열을 미연에 방지하고, 경제가 어려울 땐 확장 재정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과 같은 비상경제 상황에서는 확장적 민생재정을 통해 민생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려내 다시 곳간을 채우는 전문 역량을 보여야 한다.

    가계부채 주범은 한국은행, 공범은 무능한 금융관료

    ▲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 하는 이창용 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월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최근 기재부, 한국은행, 금융위가 갑자기 나타나 가계부채 해결사를 자처하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단언컨대, 가계부채를 키운 주체는 한국은행이고, 공범은 팬데믹 이자폭리를 방치한 금융관료들이다. 이 중에서도 가계부채의 7할은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실패에 기인한다.

    가계부채 팽창을 조기에 진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부동산 열풍의 초입 구간인 '2015년~2018년' 금리 구간이다. 이 기간에 미국은 무려 9번에 걸친 고강도 금리 인상을 통해 가계부채 불길을 조기에 진화한 바 있다. 미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2015년 77%에서 2022년 80%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이유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이 중요한 시기에 저금리 정책(3회 인하, 2회 인상)을 고수해 가계부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이로 인해 GDP 대비 가계부채는 2015년 72%에서 2022년 90%로 대폭 증가했다.

    큰사진보기

    ⓒ 송두한

    관련사진보기

    더욱이 골든타임을 놓쳐 가계부채가 이미 늘어날 대로 늘어났는데 2021년 하반기 들어서야 미친 금리인상에 돌입했다. 뒷북 금리 인상으로 잡으라는 물가는 못 잡고 잠재부실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한은의 실기한 금리정책이 가계부채 불씨가 부동산시장을 타고 들불처럼 번지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최근 이러한 한국은행이 가계부채 해결사를 자처하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여기저기 훈수를 두고 다닌다. 금리를 두고 벌이는 탁상공론보다는 한국은행 차원의 특단의 부채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다.

    코로나 부채 방치한 금융관료도 공범

    2019년 이후 발생한 코로나 부채 증분만 1000조 원에 육박한다. 그중에서도 대출로 임대료를 돌려막는 사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자영업자대출은 2019년 685조 원에서 올해 상반기 1043조 원으로 금리충격에 노출된 코로나 대출 증분만 358조 원이나 된다. 미친 금리 인상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직격탄을 맞는 사이, 금융기관은 코로나 위기에 힘입어 매년 50조 원 이상의 이자폭리를 거둬들였다. 금융위가 내놓은 대책이라고 해 봤자 다섯 차례에 걸쳐 3년간 연장했던 만기연장·이자유예 조치가 사실상 전부다. 그마저도 지난 9월에 종료되었다. 민생경제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부실대책으로 코로나 충격을 견뎌온 것이다.

    팬데믹 이자폭리를 방치한 주범은 금융당국의 무능이다. 금리충격 발현시, '금리의 금융안정' 기능을 강화해 초과이익이 발생하는 구조적 오류를 방지했어야 한다. 일례로, 금리 폭등으로 가산금리의 목표수익률을 초과하는 폭리가 발생하면, 목표수익률을 조정해 가산금리를 낮추고 우대금리를 확대해 금리의 경기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초과이익을 사후적으로 회수하는 '횡재세'와 같은 복잡한 이슈가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가계부채가 이미 시스템 리스크로 진화했는데, 금융위는 여전히 있지도 않는 금융기관의 선의에 의지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금융기관의 팔을 비틀어 만들어 내는 억지 춘향식 '상생금융 패키지'가 바로 그것이다. 분명한 것은 한국은행이 단초를 제공했다면, 무능하기 짝이 없는 금융당국이 그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는 사실이다. 지금의 민생경제를 비상 상황으로 인식하고, 가계의 이자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낼 수 있는 특단에 특단의 코로나 부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검찰권력보다 경제권력 개혁이 더 시급한 이유

    ▲ 8개월 연속 증가, 은행권 가계대출 11월 13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부 앞을 이용객이 지나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천91조9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4천억원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4월부터 8개월 연속 증가 추세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어낸 동력은 산업화과정에서 경쟁 우위 원천으로 작용했던 관치(官治)의 힘이며 그 중심에 경제관료가 있다. 관치 경제학이 만개했던 고도 성장기(1980년대~외환위기 이전)에 노동과 자본 요소를 집중적으로 투입해 제조 기반의 수출 강국을 견인한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혁신마저 관리하는 관치 카르텔이 이제는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는 '무능한 집단'으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경제에 진입하면서 관치의 한계효용이 소진되고 있음에도 관료 의존도가 더 높아지는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전문가 없는 전문가 조직인 관치카르텔이 무서운 이유는 어느 정부든 경제정책을 위탁 경영하게 만드는 생태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물론, 윤석열 정부와도 전략적 협력관계를 성공적으로 복원해 경제정책 전반을 주도할 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와도 수직적 갑을 관계를 견고하게 유지해 노후보장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특히, 모피아(MOFIA)로 불리는 소수의 행정관료 집단이 학연과 지연으로 견고한 진입장벽을 만들어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나회'가 실패한 모델이라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 '모피아'는 성공한 모델이다.

    문제는 자정 능력을 상실한 경제권력이 개혁을 거부하면 그들만의 리그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관치에 깊게 뿌리내린 친기업·친자본 편향과 통제받지 않는 권력독점 문제를 개혁하지 못한다면, 결코 코로나 이전의 성장 균형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민생경제는 소득격차, 고용격차, 주거격차, 지역격차 등 경제양극화·사회불균형 문제에 빠져 지금보다 더 깊은 각자도생의 바다를 표류하게 될 것이다. 국민경제 차원에서 보면, 검찰권력 개혁보다 경제권력 개혁이 더 시급한 이유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송두한은 국민대 특임교수(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입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태그:#경제, #윤석열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