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4일 금요일

"명심해라. 윤석열과 화해를 주선하는 자, 그가 바로 배신자다"

 [박세열 칼럼] 용서도 구하지 않는 자에게 용서라니


윤석열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당연한 일이지만, 중공군이 일어나 대한민국을 침공하거나 간첩떼가 나타나 국가기관을 공격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윤석열은 아마 곧 내란 수괴 혐의로 다시 구속될 것이고 무기징역 이상의 형을 받게 될 것이다. 성공한 쿠데타도 처벌했는데, 실패한 쿠데타를 처벌하지 못하면 이 나라의 시스템은 존재할 의미가 없다.

영화 <대부>의 명대사가 있다. "명심해라. 누구든 화해를 주선하는 자, 그가 바로 배신자다.(원래 'Listen, whoever comes to you with this Barzini meeting, he's the traitor'라는 대사인데, 패밀리의 적인 바지니와의 '미팅'을 피하라는 의미다. 스토리의 맥락을 제거하고 보편적 표현으로 윤색하면 이렇다.)"

슬슬 '화해'니, '용서'니 하는 소리들이 나온다. 서울대 총장을 지낸 성낙인의 <한국일보> 2일자 칼럼 제목은 "국민들도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용서하자" 였다. 성낙인은 윤석열의 불법 위헌적 내란 사태와 야당의 "30번의 탄핵소추 발의, 10번의 탄핵심판 기각, 국무총리 해임 건의"와 같은 적법적 의정활동을 등치시키며 "국가를 나락으로 내몬 정치인들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일갈한다. 그리고 "더 이상 국론분열은 안 된다. 국민들도 갈라치기를 일삼는 SNS에 현혹되지 말고, 이제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용서하고 아량을 베풀자. 대통합의 신기원이 전개될 수 있도록 위대한 대한민국을 위해 다 같이 기도하자"고 말한다.

하해는 강과 바다를 말한다. 하지만 "백성은 물, 임금은 배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 있다."(군주민수, 君舟民水) 성낙인의 간절한 바람과 달리 지금 '백성'은 용서와 화해의 '하해'가 아니라, 시커먼 심연으로 배를 집어 삼키는 '하해'다. 윤석열은 대한민국을 공격하고 유린했다. 법의 단죄도 받기 전인데 베풀 아량이 어디에 있겠는가.

독립기구 국가인권위원장 직책을 맡고 있는 안창호는 뜬금없이 성명을 내고 "이번 선고를 계기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드러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화해와 통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창호는 내란 수괴 혐의자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자들의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해 온 사람이다. 그는 과거에 이런 주장도 했다. "진화론에 대한 과학적 증명이 없다고 생각한다. 진화론과 창조론은 과학적 근거보다는 믿음의 문제다. 학교에서 둘을 같이 가르치면 좋겠다", "동성애는 공산주의 혁명의 중요한, 핵심적 수단이다'라는 말도 있다." 지구의 나이를 6000살로 추정할 수 있고, 레즈비언과 게이들이 국가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존중한다는 사람의 주장을 우리가 진지하게 들을 필요가 있는지부터 의문이다.

'액팅 프레지던트' 한덕수는 "제주 4.3 정신은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화합과 상생의 가르침을 주고 있다"며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다시 일어선 4.3의 숨결로 대한민국을 하나로 모으자"고 말했다. 현재 진행형인 내란에 대한 단죄의 '단'자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용서'를 말하는 것이 4.3정신이라고 한다면 그건 정신 나간 일이다. 대통령 놀이에 지나치게 몰입한 것 같아 걱정이다.

전두환의 내란도 아직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나라가 이 나라다. 김영삼과 김대중이 그를 사면했지만 그는 자신이 저지른 내란과 살인에 대해 단 한번도 반성하지 않은 채 천수를 누리고 죽었다. 내란 수괴 전두환 아들 전재국은 '윤석열 탄핵을 반대하는 교수 모임' 토론회에서 탄핵 반대 집회 참석자들을 '의병'에 빗대고 "피를 흘릴 각오가 우리는 과연 돼 있을까"라고 말했다. 전두환이 급조한 6개월 짜리 군복무를 마친 전재국이 '피를 흘릴 각오' 운운하는 것도 가소로운 일이지만, 내란에 대한 '용서와 화해'의 결과가 이런 식이란 건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어 준다. 고맙다고 해야 할까.

화해가 가능하려면 가해자의 처절한 자기 반성과 진정어린 사죄, 그리고 피해자의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 윤석열은 탄핵 결정이 난 후 입장문에서 '개사과' 조차도 하지 않았다. 윤석열은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했는데, 이건 김용현이 내란 실패 후에 했다는 말, '중과부적'(衆寡不敵, 수가 적으니 맞설 수 없다)의 의미에 가까워 보인다. 내란 성공의 '기대'를 저버린 데 대한 반성인가? 사회, 경제, 외교를 망치고 시민을 충격에 몰아넣은 것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다.

용서와 화해의 첫째 요건은 윤석열과 그 공범들에 대한 단죄다. 둘째 요건은 그들이 진정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셋째 요건은 윤석열과 그 공범들의 쿠데타로 인해 물적,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의 시급한 일상 회복이다. 어느 것도 전제된 게 없다. 이런 상황에서 화해와 용서를 강요하는 건 선량한 사람들의 양심 속 모종의 죄책감을 자극해보려는 고약한 심보다. '용서 안하면 나쁜놈' 프레임을 작동시키려는 시도에 다름 아니다.

베른하르트 슐링크는 나치 정권의 범죄와 법적 책임에 대해 다룬 책 <과거의 죄>에서 "범죄자가 용서를 구하는 데 다른 사람이 중재하고 간청할 수는 있지만 대신 용서를 구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용서한다면, 성낙인이나 안창호, 한덕수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용서받기 위한 태도를 먼저 보여야 한다고 일갈해야 맞다. 윤석열이라는 범죄자는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헌법 기관을 무시하고 국가 기관을 비난하며 지지자들의 폭력을 선동하고 부추겨 왔다. 내란 수괴가 용서를 구하고 있지 않은데 무슨 화해와 용서가 가능할 것인가. 저들은 이제 '화해'와 '용서'라는 아름다운 언어마저 도둑질 해가고 있다. 제발, 스탑 더 스틸!

▲전직 대통령 윤석열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하나 ‘위헌·위법’ 아닌 게 없던 비상계엄, 윤석열 거짓말도 안 통했다

 


헌재 “헌법 수호 관점서 용납할 수 없어, 재판관 전원 일치된 의견으로 파면 결정”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4.04. ⓒ뉴시스

헌법재판소(헌재)의 판단은 단호했다. 12.3 비상계엄은 요건과 절차, 내용 모두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는 게 헌법재판관 8명이 내린 만장일치 결론이었다.

헌재는 윤 전 대통령 측이 각종 법 논리를 동원해 주장해 온 절차상 문제 제기를 하나도 인정하지 않았다. 변론 내내 국민을 우롱하듯 쏟아냈던 윤 전 대통령의 궤변도 콕 집어 바로잡았다.

이날 헌재의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대통령의 책무를 위반”하고, “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한” 대통령으로 헌정사에 남게 됐다.

탄핵심판 5가지 쟁점 모두 ‘위헌·위법’ 판단
윤석열 극구 부인하던 ‘의원 끌어내라’ 지시도 인정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에 참석해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결정문 낭독을 듣고 있다. 2025.04.04. ⓒ뉴시스

헌재는 4일 대심판정에서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며 “피청구인의 법 위반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한다”며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의 쟁점은 크게 ▲비상계엄 선포 행위 ▲국회 봉쇄 및 침입 행위 ▲포고령 1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침입 행위 ▲법관 체포, 구금 지시 등 5가지였다. 이 중 하나라도 중대한 위헌, 위법 판단이 나오면 탄핵이 인용되지만, 헌재는 5가지 쟁점을 모두 위헌, 위법 행위로 인정했다.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헌법상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 다수당인 야당의 횡포, 부정선거 의혹 등이 비상계엄 선포 배경으로 주장해 왔는데, 헌재는 “피청구인이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피청구인의 판단을 객관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위기 상황이 이 사건 계엄 선포 당시 존재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청구인이 주장하는 국회의 권한 행사로 인한 국정 마비 상태나 부정선거 의혹은 정치적·제도적·사법적 수단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병력을 동원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사건 계엄 선포는 비상계엄 선포의 실체적 요건을 위반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국무회의 등 절차 역시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점도 인정됐다. 헌재는 “피청구인은 계엄사령관 등 이 사건 계엄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고 다른 구성원들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계엄 선포에 관한 심의가 이뤄졌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그 외에도 피청구인은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비상계엄 선포문에 부서하지 않았음에도 이 사건 계엄을 선포했고, 그 시행 일시, 시행 지역 및 계엄사령관을 공고하지 않았으며,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하지도 않았으므로 헌법 빛 계엄법이 정한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요건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이 극구 부인해 온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나 ‘주요 정치인 및 법조인’에 대한 체포 명단의 실체도 인정했다. 변론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은 이 같은 증언을 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진술의 신빙성을 공격하는 데 집중했지만, 헌재는 윤 전 대통령보다 이들의 증언을 신뢰했다. 군·경의 국회 투입은 질서유지 목적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피청구인인 군경을 투입해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이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함으로써 국회의 권한 행사를 방해했으므로 국회에 계엄해제요구권을 부여한 헌법 조항을 위반했고,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 불체포 특권을 침해했다”며 “또한 각 정당의 대표 등에 대한 위치 확인 시도에 관여함으로써 정당 활동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은 국회의 권한 행사를 막는 등 정치적 목적으로 병력을 투입함으로써 국가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사명으로 해 나라를 위해 봉사해 온 군인들이 일반 시민들과 대치하도록 만들었다”며 “피청구인은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고 헌법에 따른 국군통수의무를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포고령에 대해서도 “비상계엄하에서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한 요건을 정한 헌법 및 계엄법 조항, 영장주의를 위반해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 단체행동권,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했다”고 적시했다.

선관위 압수·수색 역시 “영장없이 압수수색을 하도록 해 영장주의를 위반한 것이자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법조인에 대한 위치 확인 행위에 대해서도 “현직 법관들로 하여금 언제든지 행정부에 의한 체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압력을 받게 하므로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민주·독단적’ 윤석열 향한 질타로 빼곡한 결정문
“야당 지지한 국민 의사 배제하려 해선 안 돼
사회공동체 통합해야 할 대통령 책무 위반”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 도로에서 진보단체 회원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헌재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 소식에 기뻐하고 있다. 2025.4.4 ⓒ뉴스1

헌법재판관들은 이러한 윤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 행위들이 대통령직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하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헌재는 “대통령의 권한은 어디까지나 헌법에 의해 부여받은 것”이라며 “피청구인은 가장 신중히 행사돼야 할 권한인 국가긴급권을 헌법에서 정한 한계를 벗어나 행사해 대통령으로서의 권한 행사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고 짚었다.

나아가 “국회의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고 판단했더라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며 “피청구인은 취임한 때로부터 약 2년 후에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피청구인이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 그 결과가 피청구인의 의도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해서는 안 됐다”고 질타했다.

헌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이 사건 계엄을 선포함으로써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해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경제·정치·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을 초월해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직격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고 직전까지 비상계엄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변론 과정에서는 비상계엄이 짧은 시간 해제됐다는 점을 들어 “경고성 계엄”, “호소형 계엄”이라는 말장난식 주장도 이어갔다. 하지만 헌재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헌재는 “피청구인은 계엄 선포에 그치지 아니하고 군경을 동원해 국회의 권한 행사를 방해하는 등의 헌법 및 법률 위반 행위로 나아갔으므로 경고성 또는 호소형 계엄이라는 피청구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업무 수행 덕분이었으므로, 이는 피청구인의 법 위반에 대한 중대성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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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석열 파면시킨 위대한 힘! 이 기세와 힘으로 내란 세력을 뿌리째 뽑아내자

 

기자명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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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5.04.0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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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결과 연대가 만들어 낸 위대한 승리

만장일치 윤석열 파면! 너무 당연한 결과이지만 그 발표를 가슴 졸이며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간절함 때문이었다. 

그 간절함은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눴던 윤석열을 수괴로 한 내란 세력에 대한 격분, 내란의 주범 윤석열을 석방한 대한민국 사법부와 검찰, 그리고 여전히 행정부를 장악한 채 내란을 연장하고 있는 한덕수, 최상목 등 윤석열 잔당들에 대한 분노, 평의가 끝난 지 한 달이 넘었음에도 선고를 미루고 있는 8명의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깊은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또한 그 간절함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파면하지 않고서는 민주주의가 가능하지 않다는 절박함, 내란을 청산하고 사회 대개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 그리고 다시는 내란과 쿠데타가 일어나지 않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고야 말겠다는 다짐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12·3 내란 이후 123일 동안,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하루하루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갔다. 12월 3일, 모두가 잡혀가거나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위급한 상황 속에서도 시민들은 국회로 달려가 군인과 장갑차에 맞서 싸웠고, 끝내 ‘비상계엄’을 해제시켰다. 한겨울 여의도의 매서운 칼바람을 맞으며, 11일 만에 윤석열 탄핵소추를 이끌어냈다.

남태령에서 보여준 연대의 힘, 키세스 시위에서 확인된 불굴의 투쟁 의지는 결국 윤석열을 구속시키는 데 성공했고, 내란을 연장하며 내전으로 몰고 가려 했던 파쇼 세력의 시도는 끝내 좌절되었다.

단결과 연대가 오늘의 승리를 만들었다.

민주주의 새 역사를 창조한 위대한 항쟁

계엄은 군대와 경찰이라는 가공할 공권력을 앞세운 폭력 행위다. 시민들이 이를 맨몸으로 막아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의 모든 계엄이 결국 파쇼 독재 세력의 승리로 귀결된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확대 조치를 포함하면, 대한민국 역사에서 계엄은 총 18차례 선포되었다. 이 중 비상계엄이 15번, 경비계엄이 3번이었다. 12·3 ‘비상계엄’을 제외하면, 모든 계엄은 결국 파쇼 독재 세력의 승리로 끝났다.

이들은 17차례에 걸친 비상계엄과 경비계엄을 통해 4·3 항쟁을 진압하고, 경찰 독재 체제를 구축했으며, 군사 정권을 수립하고, 굴욕적인 한일 협정을 체결했다. 이어 유신 장기 독재 체제를 형성하고, 민주화의 봄을 짓밟았으며, 끝내 광주 시민들을 학살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그러나 18번째로 자행된 12·3 내란은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국민이 승리했고, 내란 수괴 윤석열은 마침내 파면당했다.

헌법재판소 판결문에서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결의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 덕분”이라고 명시한 것에서도 드러나듯, 12·3 내란을 좌절시킨 것은 바로 민주 시민이었다. 대한민국 국민은 파쇼의 시도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주권재민 원칙이 현실 속에서 완벽히 구현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12월 3일부터 오늘까지의 투쟁은 반파쇼 민주항쟁이었다. 오늘 우리는 반파쇼 민주항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쟁취했다. 오늘의 승리는 17번의 좌절과 절망 끝에 이룩한 승리이기에 더욱 값지다. 오늘의 승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열사들의 희생과, 이름 없이 사라져간 선열들의 뜨거운 헌신 위에 피어난 역사적 결실이다.

오늘 우리는 그들의 꿈이자, 우리가 지켜야 할 미래를 현실로 만들었다.

그래서 오늘의 승리는 단순한 정치적 성과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새롭게 쓴 위대한 전환점으로 기록된다. 계엄이라는 이름 아래 반복되던 공포와 억압의 악순환을 끝장내고, 주권자의 힘으로 내란을 막아낸 최초의 기록이다. 오늘의 승리는 과거를 넘어서 미래로 나아가는, 민주공화국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선언이기도 하다.

모든 힘을 내란 세력 청산에로

12·3 내란은 단순한 정치적 충돌이 아니었다. 그것은 헌법 질서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국민 주권을 유린한 조직적 반역 행위였다. 우리는 그 반역을 멈췄고, 내란의 수괴 윤석열을 파면시켰다. 그러나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윤석열은 파면 후에도 자신의 범죄에 대해 일말의 책임도 인정하지 않았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입장문만을 남긴 채,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대한 승복 의사도, 국민에 대한 사과도 없었다.

국민의힘 또한 마찬가지다. 비상대책위원장 권영세는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지만, 12·3 내란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그들이 12·3 내란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결국 헌재 결정을 불복하고, 제2의 내란을 획책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윤석열과 국민의힘에 대한 단죄는 12.3 내란 종식의 시작이다.

윤석열은 내란 수괴로서 즉각 구속되어야 하며, 법이 정한 최고형에 처해져야 한다.

국민의힘은 12·3 내란을 정치적으로 뒷받침한 정당으로서, 해체되어야 할 대상이다. 그 존재 자체가 민주주의에 대한 항구적인 위협이다.

내란 세력과는 어떤 관용도, 어떤 타협도 있어서는 안 된다. 관용은 또 다른 기회를 허용하는 것이고, 타협은 또 다른 반역을 부추기는 것이다. 이들을 방치한다는 것은 다시 내란을 허용하는 것이며, 민주주의를 배신하는 길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모든 힘은 내란 세력 청산에 집중되어야 한다. 내란에 가담하고, 내란에 부화수행하고, 내란에 동조하고, 내란을 선동했던 모든 세력을 발본하고 뿌리째 뽑아내야 한다.

이들에 대한 정치적·법적 책임이 분명히 정리되지 않는 한, 내란의 위협은 계속될 것이며, 민주주의는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다.

우리는 오늘의 승리를 시작으로, 민주공화국의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한다. 헌법을 지키고 국민 주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에 반하는 세력을 단호히 청산해야 한다. 

관용과 타협 없는 단호한 청산만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내란 세력 청산에 모든 힘을 집중하자!

 편집국 

[영상] “탄핵 기각” 확신하더니 욕설과 고성 쏟아낸 尹 지지자들

 

파면 선고 발표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 모습

▲ 4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 발표 직후 서울 한남동 일대에서 오열하고 있는 윤 대통령 극렬 지지자의 모습. 사진=금준경 기자
▲ 4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 발표 직후 서울 한남동 일대에서 오열하고 있는 윤 대통령 극렬 지지자의 모습. 사진=금준경 기자

4일 오전 서울 한남동 인근에 집결한 윤석열 전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은 끝내 현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주최측은 탄핵선고 이전에 열린 집회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 기각을 확신하며 윤 대통령이 업무 복귀하면 집회 연단에 올라 발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광훈 목사는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가 시작될 때만 해도 상황을 설명해주며 여유를 보였지만 이윽고 눈을 감았다. 극렬 지지자들은 ‘인용’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분위기였다. 윤 전 대통령 측 입장이 하나 하나 반박될 때마다 당혹스러움을 드러냈고, ‘파면’ 발표 직후엔 고성과 욕설이 쏟아지다시피 했다. 이들은 끝내 현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영상에 담았다.

 # 해시태그

결국 국민이 옳았다...국힘과 내란 세력도 그냥 둘 수 없다

 [이게 이슈] 헌법재판소 판결로 기준 확립... 남은 세 가지 과제

25.04.04 19:02최종 업데이트 25.04.04 19:02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고 있다. 탄핵심판이 인용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11시 22분 파면되었다.사진공동취재단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마침내, 이 당연한 말이 판결문에 실리기까지, 122일의 시간이 흘렀다. 지루하게 선고를 미루던 헌법재판소는 단호하고 분명한 어조의 전원일치 판결로 체면을 지켰다.

상식과 법의 테두리를 훌쩍 벗어난 행동이 어이없는 왜곡과 조작으로 부인될 때, 불법과 폭력의 정당성을 떳떳하게 옹호하며 나라를 여기저기 쪼개고 다닐 때, 기만과 거짓이 마치 의견의 차이인 것처럼 포장되어 펼쳐질 때 스멀스멀 올라왔던 초조함과 불안함은, 이제 1차 마침표를 찍었다.

마침내, 드디어! 상식이 승리했다. 거짓과 기만이 패배했다!

국민의힘이 벌인 가장 큰 패악

내란 세력과 단호한 결별에 실패한, 아니 내란의 배에 기꺼이 올라탄 국민의힘은 이제 난파선이 됐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헌재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사과했지만, 만시지탄이다. 위헌적이며 불법적인 윤석열의 행동을 자제시키고 정국을 수습하는 대신, 그동안 일관되게 퇴행적 행태를 벌여 왔던 극우의 힘을 빌려 정권 연장을 꾀했다.

덕분에 극우의 힘은 비약적으로 팽창했지만, 보수의 목소리는 초토화됐다. 그들은 자신의 영향력을 극우 집단에 온전히 쏟아 넣고, 한국 보수의 종말을 택한 꼴이 됐다. 최근 보궐선거에서 보듯, 극우에 자리를 내준 보수는 대다수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전원일치의 헌재 판결은 그들의 몽상과 권력에 대한 미련을 산산 조각냈다.

국민의힘이 벌인 가장 큰 패악은 합리적 보수가 종말을 향해 달리더라도 극우는 더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줬다는 점이다. 어떤 논리와 과학적 검증, 공통의 상식적 기반도 죄다 허물어 버리고, 극단적 행동주의 극우 진영에 적개심에 가득 찬 감정만 불어 넣은 결과는, 전원일치의 헌재 판결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고립된 세계관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산불마저 간첩의 난동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자신감과 정당성을 불어넣어 준 국민의힘 탓에 이들은 소규모라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약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결국 12월 3일의 밤 이후 국민의힘이 보여준 전략적 선택의 결과는, 자신을 희생하며 극우에게 정치적 시민권, 제도 권력으로의 접근권을 부여한 셈이다.

세 가지 과제

4월 4일 오전 11시 22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을 선고한 가운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부근에서 광화문앞까지 축하행진을 한 참가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권우성

122일 간의 지루한 대치가 헌재 판결로 1차 마침표를 찍었지만, 이 국면이 온전히 정리된 것은 결코 아니다. 세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무엇보다 내란 정국의 엄정한 수습이 필요하다. 그러나 분명히 하자. 12월 3일 벌어진 일들은 이제 해석의 차이나 입장, 의견 차이의 문제가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이 임명한 헌법재판관마저 그날의 행위가 명백한 불법이자 위헌이라고 결론지었다.

위헌은 맞지만 정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 나올까 봐,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 행위",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하며 해석의 여지가 없게 규정했다.

확립된 기준에 따라 다시는 이런 일이 재현되지 않도록, 원칙에 따라 분명하게 정리해야 한다. 이제 감정을 걷어 내고, 법과 원칙에 따라, 차분하게, 차근차근 내란 세력의 완전한 정리 과정을 밟아야 한다.

둘째, 이미 낡을 대로 낡아버린 87년 체제는 마지막 체면을 챙겼지만, 이 체제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조기 대선은 새로운 체제에 대한 비전 경쟁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는 이 체제를 만든 한 축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성찰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각종 여론조사와 정국 구도는 민주당의 차기 집권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여주고 있다.

윤석열을 지지한 최대 40% 정도의 여론이 온전히 극우적 망상에 포위된 결과만은 아니다. 표출된 불만이 아니라 근원적 불만의 구조를 해체해야 한다. 민주당이 일조하거나 주도한 거대한 불평등과 각자도생, 계층 이동의 단절이 만들어 낸 누적된 불만은 다양한 계기를 타고 지속적으로 폭발해 왔다.

만일 민주당이 내란 세력에 대한 반감을 등에 업고 정권 획득에만 집중한다면, 집권은 가능할지 몰라도 열망이 절망이 되는, 사회적 불만이 극우적 행태로 폭발한 경향의 반복을 막을 수 없다. 민주당만이 아니라 야권 모두가, 합리적 보수가 새로운 체제의 구성을 위해 경쟁할 수 있는 대선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지루한 대치의 결과가 25년체제의 구성이 아니라 87년체제의 연장으로 이어진다면, 내란의 밤은 다양한 모습으로 재현될 것이다.

셋째,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사회적 연대의 구축이 필요하다. 적대적 진영 논리에 기반해 형성된 사회적 연대는 각 진영의 최대 동원을 가능케 하지만, 문제의 근원을 치유할 수 없다. 내란의 편에 선 이들에 대한 조롱과 냉소로, 극우의 싹을 잘라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불만의 근원을 찾아, 공동의 해법을 모색하는 새로운 연대를 구축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퇴행적인 적대 구조를 새로운 연대로 전환하는 빛의 혁명이 근원적 해결책이다. 공론을 형성할 수 있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장이 필요하다. 그것만이 누적된 불만을 먹고 사는 퇴행적 극우의 토양을 제거하는 길이다.

빛은 혁명은 이제 시작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날인 4일 새벽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부근 안국동네거리에서 전날 오후부터 열린 ‘윤석열 8대0 파면을 위한 끝장대회’에 참석한 시민 수천명이 밤샘농성을 벌였다.권우성

이렇듯 전원일치 파면 선고는 이 사태의 마침표가 아니라 하나의 계기일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두 이 결과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자칫 민주주의의 시계를 반세기 전으로 돌려놓을 뻔한 순간을 온몸으로 막아낸 이들, 생업을 뒤로 미루고 국회 앞으로, 광화문으로, 안국동으로 내달린 이들이 없었다면, 거짓과 기만이 상식을 지배하는 지옥도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더라도 매서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눈보라를 뚫고 거리를 지켜준 이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은 전하고 가자.

거짓과 기만을 이겨낸 국민의 승리다. 또 한 번, 국민이 옳았다.

#탄핵심판 #파면 #조기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