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민주세력 총단결로 탄핵국회 건설하자’를 주제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77차 촛불대행진’이 열렸다. 이번 집회는 2월 전국 집중으로 진행됐다.
본대회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노래패 ‘우리나라’의 가수 백자 씨가 윤석열 대통령이 출연한 KBS 대담을 비판·풍자한 개사곡 영상 「탄핵이 필요한 거죠」를 유튜브에 올렸다가 강제로 삭제됐는데, 대통령실에서 입김을 넣은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영상을 다시 올렸으니 시청해 달라”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 경호원이 최근 윤 대통령의 카이스트 연설 도중 과학기술 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항의한 카이스트 졸업생을 끌고 나간 사례를 언급하며 “윤석열의 공안탄압이 도를 넘고 있다. 이렇게 하면 국민이 두려워할 줄 아나 본데 오히려 윤석열 몰락까지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느껴진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을 끝장내는 총선이 돼야 한다”라고 했다.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시민들이 구호를 외쳤다.
“민주세력 총단결로 탄핵국회 건설하자!”
“민주세력 똘똘 뭉쳐 윤석열을 탄핵하자!”
“전쟁선동 이념선동 윤석열, 한동훈 일당 몰아내자!”
“학살자 독재자 이승만 찬양하는 친일 매국노 몰아내자!”
“이태원 참사 특별법 거부한 윤석열을 탄핵하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기만한 국힘당을 해체하자!”
“뇌물수수 특급 범죄자 김건희를 특검하라!”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권을 “검찰 쿠데타 세력”, “민생파괴, 국익파괴, 민주파괴, 평화파괴 정권”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22대 총선은 누가 뭐래도 윤석열 탄핵을 추진할 탄핵국회를 건설하는 총선이다. 탄핵을 추진할 세력, 탄핵에 동참할 세력들은 모두 뭉쳐야 한다. 지역구와 비례투표에서 윤석열 정권에 그 어떤 어부지리도 주지 말아야 하고 사표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라며 “그러나 이재명 체포 영장 가결을 결정한 정의당과 촛불의 명령인 적폐청산을 거부하고도 적폐청산을 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자랑한 자는 단결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촛불행동은 윤석열 탄핵안 발의에 동의하는 ‘촛불후보’를 모집 중이다. 이날 촛불행동은 17일 기준 국회의원 예비후보 53명이 촛불후보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3월부터 거리와 인터넷 공간에서 탄핵국회 건설을 위한 국회의원 지지-낙선 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류성 극단 ‘경험과상상’ 대표는 격문을 낭독하며 “국민의 머슴으로 국민에게 보고하고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공직자 윤석열, 당신은 국민의 소리에는 귀 막고, 대통령 공보실로 전락한 KBS와 대본 읽기 쇼로 국민의 눈과 귀를 우롱했다”라면서 “민주공화국 법치국가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자, 모두 나서 윤석열을 끌어내리자”라고 외쳤다.
유형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부위원장은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한다면서 정작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은 거부하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행태에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라면서 “국민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국회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정권을 심판하고 159명의 청년이 서울 한복판에서 황망하게 떠난 이유를 반드시 밝혀야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한 놈이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긴 놈이 강한 놈이라는 말이 있다. 저는 단언한다. 악의 무리와 싸우는 우리는 끝까지 버텨서 결국 강한 사람들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검사판 하나회가 몰락하고 이 정권의 폭주가 멈추는 날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 끝까지 함께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시민들을 향해 “4월에 열릴 정치 한일전, 역사 한일전에서 승리할 자신 있나?”라면서 “내년 2025년이 되면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이승만이 탄핵당한 지 100년째다. 광복 80주년이기도 한데, 우리에게는 이승만 탄핵 100년을 힘차게 맞이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은) 친일 정권이기 때문에 우리가 (총선에서) 진다면 (아직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도, 독도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부의 적, 윤석열 같은 토착왜구에게서 독도를 지키기 위해 4월 한일전을 반드시 (승리로) 완수하자”라고 당부했다.
전남 진도에서 온 정미정 씨, 전북 전주에서 온 김춘열 씨는 윤석열 탄핵을 이뤄내자고 힘주어 발언했다.
앞서 본대회 직전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진행한 현장인터뷰가 진행됐다.
경기 양평에서 온 초등학교 5학년 학생 ㄱ 양은 인터뷰에서 선전물을 직접 만들어 할머니, 동생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ㄱ 양은 “(선전물에) 국민 열받게 하는 데 뭐 있는 윤석열이라고 썼는데 모두 동의하실 말 같다. 12살인 제가 봐도 (윤석열은) 너무 답답하다”라고 했다.
천안아산촛불행동에서 활동하는 시민 ㄴ 씨는 “매주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3월 10일 일요일에도 촛불집회를 계획하고 있다”라면서 “우리가 여기서 절대 포기할 순 없다. 우리 아이에게 다수의 국민이 마음을 먹었을 때 평화적, 합법적으로 최대 권력자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꼭 보여주고 말겠다”라고 외쳤다.
‘김복동의 희망’에서 활동하는 시민 ㄷ 씨는 “일본에 있는 탄압받는 조선학교 아이들을 꼭 챙겨달라는 (김복동 할머니의) 유지를 받아서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줘 왔는데 (윤석열 정권 때문에) 지금 막혀 있다. 아이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일본에도) 못 가고 있다”라면서 “여러분들이 관심을 주시면 김복동 할머니가 살아생전 계셨던 공간을 살리고, 일본의 배상과 사죄를 받을 때까지 힘차게 투쟁하겠다”라고 했다.
촛불합창단과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예술단 ‘빛나는청춘’은 윤석열 탄핵의 소망을 담아 노래 공연을 펼쳤다.
본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숭례문, 을지로입구역, 종각역, 안국동 사거리를 거쳐 세종대로 사거리로 행진했다. 도착지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정리집회가 열렸다.
구산하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선전위원장은 정리집회 발언에서 총선을 앞두고 미국과 서방 각국의 항공모함 7~8척이 한반도에 모여드는 소식을 전하면서 “그동안 수많은 전쟁 위기가 있었지만, 이렇게 핵추진 항공모함이 총집결하는 일은 있어 본 적이 없는 일”이라고 분노를 토했다.
그러면서 “수개월째 전쟁 중인 중동에도 단 한 척의 미국 항공모함만 배치돼 있다. 한 나라의 국방력과도 맞먹는 항공모함이 (한반도에) 몰려드는 것,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며 “전쟁하자고 북한을 대놓고 자극하고 압박하는 것 아닌가? 김건희 특검 위기, 총선 패배 위기, 탄핵 위기를 전쟁으로 돌파하려는 윤석열을 미국 형님이 적극 지지해 주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유미선 과천촛불행동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진보세력이 똘똘 뭉쳐서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도록 전국 각지에서 총력을 기울여달라. 윤석열 탄핵, 검찰독재 종식을 위해 싸우는 우리 촛불 후보들을 22대 국회로 반드시 진입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뒤늦은 얘기지만 넷플릭스 드라마 <경성크리처>는 다소 위험한 역사관을 지녔다는 점에서 요즘 국내 극우주의자들의 환호를 받는다는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의 노선을 닮아 있다. 그래서라도 늦게나마 다루고 언급할 필요를 느낀다. 물론 <건국전쟁>마냥 그렇게까지 노골적이지는 않다. 의도적으로 역사를 왜곡하려는 심사보다는 공부가 게을리 된 까닭에, 자신들이 역사를 비뚜로 다루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치기로 가득하다. 그래서 오히려 안타까워진다. 그러나 그 때문에 또 한편으로는 더욱 더 교묘한 면이 있다고도 느껴진다. 안 그런 척, 독립운동가들을 우회적으로 '까고' 민중의 힘이나 의지보다는 한 개인의 활약이 커뮤니티와 더 나아가 대중과 나라를 구한다는 미몽을 보여 주려 애쓴다. 무엇보다 역사란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데에만 골몰해 역사적 사실을 선택적으로만 나열하면서 한낱 유희의 도구로 전락시킨다는 느낌을 준다. 긴 러닝타임의 10부작을 보고 있으면 드라마 속 크리처의 탄생이 갖는 개연성에 자꾸 의구심이 생긴다. 웬 괴물일까? 그것도 알고 보면 일본의 괴수 영화 '고지라' 에서 가져 온 것 아닐까.
시간대 배경도 그렇다. 1945년 벚꽃이 피기 시작하기 직전에 시작해 벚꽃이 질 때까지이다. 주인공 장태상(박서준)과 윤채옥(한서희)은 극 중간중간 이렇게 중얼거린다. "사쿠라가 후루마데." 벚꽃은 3말4초에 잠깐 확 폈다가 금방 떨어지는 나무 꽃이다. 일주일 정도밖에 가지 못한다. 그러니 '사쿠라가 후루마데'라면 시간이 없다는 메타포이다.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이야기라는 것을 암시한다. 벚꽃이 피고 질 때이니까 드라마 속의 정확한 시간대는 1945년 3월말이 된다. 일본이 패망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라는 애기가 된다. 독일은 5월에 항복했으니 이제 세계 전쟁은 거의 끝으로 가고 있는 시점이다. 그런데도 경성 바닥에 괴수가 등장해 사람들을 죽인다? 일본 제국주의가 보여주는 단말마의 비명이라 해도 너무 황당한 설정이다. 차라리 1937년 즈음이 더 설득력이 있었을 법 해 보인다. 생체 실험을 위해 관동군이 설립한 731부대는 1936년에 만들어졌고 이듬 해인 1937년에 중일전쟁이 터졌으니까. 그러니 1945년의 일본이 조선에서 생체실험을 한다는 건 고증을 통한 상상력이 나가도 너무 나간 셈이 된다.
장태상은 일본 경무국에 끌려가 고문 당한 후 경무대장 이시카와(김도현)로부터 춘월관 기생 명자(지우)를 찾아 내라는 지시를 받는다. 명자는 이시카와의 애첩이고 그의 아이를 가진 상태로 실종됐다. 장태상은 경성 최고의 전당포이자 금은방인 금옥당의 주인이다. 그는 모르는 사람이 없고 그를 모르는 사람도 없다. 그를 통하면 못 찾는 물건이 없으니 못 찾을 사람도 없다. 그는 오로지 돈의 이익으로만, 생존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사람이다. 이시카와는 장태상이 명자를 찾아 내지 않으면 그의 금옥당을 몰수하겠다고 협박한다. 여러 일이 귀찮아질 것 같다는 예감 때문에라도 장태상은 명자를 찾아 나선다. 그의 수하에는 손발 격인 나월댁(김해숙)과 구갑평(박지환)이 있다.
▲<경성크리처> ⓒ넷플릭스
당시 경성에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는데 부녀자들이 납치돼 살해당한 후 버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장태상은 명자를 찾아 돌고 돌아 그녀가 이치카와의 부인마에다 유키코(수현)의 부름을 받고 옹성병원의 원장 이치로(현봉식)에게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돌아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장태상은 옹성병원을 뒤질 생각을 한다. 한편 경성 바닥에 웬 이상한 남녀가 거리를 기웃대고 다니기 시작한다. 윤중원(조한철)과 윤채옥 부녀인데 만주에서 내려 온 토두꾼들이다. 일종의 바운티 헌터(현상금 사냥꾼)를 말하는 것으로 부녀라는 설정이 특이해 보인다. 아버지가 너무 젊고 모던하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것도 1940년대가 아니라 2020년대 식이다. 부녀는 아무도, 그리고 아무 것도 믿지 않는 아나키스트들로 보인다. 이들은 10년 전부터 사라진 아내이자 엄마인 최성심(강말금)의 흔적을 이 잡듯이 뒤지고 다니는 중이다. 이들의 귀착지 역시 옹성병원이다. 장태상과 윤채옥은 운명적으로 만나, 운명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고 다니며, 운명적으로 사랑하게 되지만 결과는 운명적으로 그리 순탄하지 못하다.
얘기의 시작은 그럴 듯해 보이지만 드라마 내내 인물들의 행동 동기가 불분명한 것을 넘어 억지 춘향 격으로 꿰어 맞추기 시작하기가 다반사다. 무엇보다 행동의 이념적 근거가 매우 비역사적이거나 심지어 반역사적이다. 예컨대 앙드레 말로의 <인간의 조건> 속 등장인물인 첸(陳)은 국공(國共)간 합작(合作)하라는 코민테른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국민당 지도부를 향한 테러를 멈추지 않는다. 그가 믿는 것은 '행동'이고, 행동을 통한 실존의 입증이며, 인간의 (생의) 조건을 만들어 나가는 실천이다. 첸은 공산주의자나 사회주의자라기 보다는 무정부주의자에 가깝다. 그는 특정한 집단이나 민중 스스로가 역사를 바꾼다고 믿지 않는다. 첸이 갖고 있는 역사적 허무주의는 숱하게 봐 온 비극적인 사건으로 다져진 것이다. 그는 역사의 동인을 개인의 행동에서 찾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는 테러리스트이지만 철학적이다.
<경성 크리처>의 주인공 장태상에게 첸과 같은 철학적 역사관을 기대하기란 요즘 세태를 놓고 볼 때 비난과 비아냥을 '바가지로' 들을 일이다. 그러나 장태상이 왜 배금주의에 빠져 있는(척 하는)지, 그가 목도한 독립운동이나 저항운동의 이중성 그 위선은 무엇인지 드라마 내내 속 시원하게 밝혀지는 적이 없다. 그냥 저런 저항, 이런 투쟁은 사실 다 개인의 이기와 권력에의 욕망 때문에 빚어진 것이라는 식의 무작정한 혐오 만을 노출한다. 친구 준택(위하준)은 독립운동을 한다며 껍죽대기 일쑤이고 이북에서 온 무장투쟁가 이인혁(연제욱)은 옹성병원 감옥에서 저 혼자 먼저 살겠다고 나대다가 장태상의 도움으로 살아 남는다. 이후 이인력은 장태상의 생각과 행동에 존경을 표한다. 거사를 위해 숨겨 놓은 다이너마이트를 기꺼이 그에게 양도할 정도다. 옹성병원을 폭파하기 위해 떠나는 장태상에게 이인혁은 존경심과 애정이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 드라마는 훨씬 이전부터 기꺼이 손발을 오그라뜨리는 방향으로 노선을 잡는다. 그럼에도 대부분 이 대목에 이르러서야 진정으로 시청을 중단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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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이랍시고 하는 사람들은 기껏해야 위스키 하우스인 월광 바에 모여 마담 나영춘(옥자연)의 서빙을 받으면서 희희낙락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이 전부이다. 이들은 명분만을 내세우며 매명 욕구에 가득 차 있다. 독립은 무슨 독립. 독립은 운동이 아니라 놀이일 뿐이다. 광복단이라는 표시로 안중근의 단지(斷指) 시늉을 하는 것도 그냥 멋부리기 정도로 보일 뿐 감흥을 주지 못한다. 도무지 긴장감이 없다.
장태상은 그런 그들에게 스스로를 의도적으로 희화화하면서 그들과 그들 자체를 폄하한다. 장태상에게는 조선이니 일본이니가 없다. 그 구분이 중요하지가 않다. 없거나 중요하지 않은 건 좋은데, 그리고 그건 장태상의 마음이지만, 당시 조선이니 일본이니가 중요했던 사람들 전체를 마치 역사적 위선자였던 것처럼 묘사하는 건 선을 넘었다. '윤색의 윤리학'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작금에 유행하고 있는 이른바 '운동권 청산론'과 이론적 바탕을 같이 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게 된다. 장태상이 투쟁 아닌 투쟁에 뛰어 들게 된 것은 오로지 윤채옥을 향한 사랑 때문일 수도 있는 노릇이지만 그 과정에서 그의 행동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도록 김원봉 같은 캐릭터, 의열단의 항거같은 모멘텀이 있었어야 했다. 인간은 돈만 좇는 이기적 존재에 불과하다고 철석같이 믿으며 고문으로 죽은 생모가 남긴 유언, "살아라, 살아 내야만 한다"를 신조어로 삼고 있는 남자가 아무리 사랑에 눈이 먼다 한들 강고한 투쟁가로 변신하기까지는 그 과정에서도 몇 번을 망설이고 몇 번을 배신하든지 아니면 누군 가에게 큰 감화와 지도를 받는 인간적 행태가 뒷받침돼야 했었다.
그럼에도 장태상은 갑자기, 그리고 단호하게 싸우기 시작한다. 역사의 사명을 믿지 않던 자가 단호하고 용감해지며 희생적이 되어 간다. 이건 거꾸로 역사의 정의를 내세우지 않는 사람들, 거기서 비껴 서 있었던 비운동권 사람들이 오히려 더 용감하고 더 희생적일 수 있다는 논리를 지니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럴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그것이야 말로 역사의 진정한 이중성이다. 드라마는 그 양면을 다 보여 줄 수 있을 때 풍부해진다. 그러지 못하면 드라마의 서사는 급격하게 경박해진다. 바로 <경성 크리처>가 천박함과 경박함의 줄기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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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상의 주변 인물은 일경의 잔혹한 고문에 못 이겨 모두가 그를 배신하는 것으로 나온다. 나월댁은 장태상이 생모 심순덕(우정원)을 불어 죽게 한 장본인이었고 구갑평 역시 고문을 못 이겨 장태상이 애국단의 핵심 멤버라고 허위 자백한다. 친구 준택은 약간의 고문에도 벌벌 떨며 장태상이 독립운동의 라인이라고 진술한다. 장태상은 모두가 고문 때문에 자신을 배신했다는 걸 알며 모두가 다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 들인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배신'이 아니라 '모두'라는 것에 있다. 우리들 중에 누군 가는 배신할 수 있다. 모두가 다 그럴 수도 있지만 모두가 아닐 수도 있다. 모두가 다 그렇다는 체념론에 근거하게 되면 역사청산이나 반민특위는 불필요한 일이 된다. 이광수의 배신이나 최남선의 배신도 친일인명사전에 기록할 필요가 없는 일이 된다. 결국 '우리 모두'는 다 배신하게 되는 존재이니까. 이런 체념론을 두고 흔히들 뉴라이트 역사관이라 부른다.
<경성 크리처>의 작가 강은경이 의도적으로 이런 극본을 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출을 맡은 정동윤 감독도 그렇게까지 못돼 보이지는 않는다. 배우들 박서준 한소희 등도 이 드라마 전체가 풍기는 이상한 냄새를 맡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진다. 어쩌면 그냥 무지와 순진함의 소산일 수 있다. 사회가 비판의 예각이 둔해졌을 때 만들어질 수 있는 이야기일 뿐일 것이다. 그러나 무지가 사람을 죽인다. 순진한 척 사회를 망가뜨린다. 그걸 다 떠나서 주변의 사랑하고 애정하는 사람들을 해치게 한다. 사람이 역사적으로 무식하면 안되는 이유이다. 순진 무식이 <경성 크리처> 스스로를 괴수로 만든 요인이다. 이 드라마의 시즌2를 걱정 어린 시선으로 기다리는 이유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오동진은 신문,통신,방송사 문화부 기자로 경력을 시작했다.영화전문지 FILM2.0과 씨네버스의 창간멤버와 편집장을 지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과 부산국제영화제 마켓 운영위원장이었다. 현재 영화 글만 쓰고 산다. 들꽃영화상 운영위원장이기는 하다.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카이스트 동문들이 'R&D 예산 삭감·졸업생 강제 연행 윤석열 정부 규탄 카이스트 동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2.17. ⓒ뉴시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졸업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 도중 졸업생이 강제로 끌려 나간 사건에 대해 카이스트 동문들은 "쫓겨난 졸업생과 전체 카이스트 구성원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카이스트 동문들은 17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으로 불투명한 미래를 마주하는 카이스트 졸업생들 앞에서 미안함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공허한 연설을 늘어놓고서는 행사의 주인공인 졸업생의 입을 가차 없이 틀어막고 쫓아낸 윤 대통령의 만행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인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95학번)를 비롯해 10학번 졸업생까지 다양한 학번의 카이스트 졸업생들이 참석했다.
황 박사는 "졸업식날 가장 축하 받아야 할 주인공인 학생이 입을 틀어막히고 사지가 들려나가는 경악할 사건이 벌어졌다"면서 "그 학생이 R&D 예산 복원이라는 그 한마디를 끝맺지 못하고 끌려나갔다. 이런 일이 백주대낮 남의 잔칫집에서 일어난 데 대해 참담한 금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그는 "R&D 예산 삭감의 여파가 가장 먼저 도착한 게 대학원 학생들이다. 박사후연구원의 신규 채용이 막힌 것"이라며 "졸업생들에게 얼마나 큰일인지 알기에 그 학생의 외침은 혼자만의 목소리가 아님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16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졸업식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항의하자 경호원들로부터 제지를 당하고 있다. (대전충남공동취재단) 2024.2.16 ⓒ뉴스1
카이스트 동문들은 정부의 R&D 예산 삭감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이들은 "연구비가 삭감돼 많은 교수들과 박사후 연구원이 연구장비를 구입하지 못하거나 수년간의 연구를 축소, 폐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고, 대학원생들은 연구를 할 시간에 당장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태를 발생시킨 '1등 책임자' 윤 대통령은 졸업생들이 당장의 예산 삭감에 갈 곳을 잃어 불안한 마음을 갖고 참석한 이 졸업식에서 파렴치하게 허무맹랑한 연설을 했다"면서 "어찌 졸업생들이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카이스트 동문들은 "우리는 정부의 R&D 예산 삭감 이후 연구과제의 존폐가 달려 수개월 동안 무언의 ‘입틀막’을 강요당해 왔다"면서 "더 이상 두고볼 수만은 없다. 수십만 카이스트 동문과 대학원생, 학생들, 교수들이 모두 나서서 이제는 국가의 미래를 걸고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고 요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에게 ▲R&D 예산 원상 복원 ▲쫓겨난 졸업생에게 공식 사과 ▲카이스트 구성원 및 대한민국 과학기술자에게 대국민 사과 등을 촉구했다. 카이스트 동문들은 기자회견 후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이 같은 요구가 담긴 의견서를 전달했다. “ 김백겸 기자 ” 응원하기
범민련 남측본부가 17일 낮 12시 해산총회와 새로운 전국적 반제자주운동연합체 건설 결의대회를 갖고 35년만에 닻을 내렸다. 남측본부는 가칭 한국자주화운동연합을 결성해 반제자주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가 17일 오후 해산을 결정하고 새로운 전국적 반제자주운동연합체(가칭 한국자주화운동연합, 약칭 자주연합) 건설을 결의했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17일 낮 12시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해산총회와 새로운 전국적 반제자주운동연합체 건설 결의대회'를 갖고 1990년 11월 출범 이후 햇수로 35년만에 공식 해산을 결정했다.
이날 해산총회는 지난 1월 12일 북측이 범민련 북측본부와 6.15북측위원회, 민화협 등 대남 연대기구를 정리하는 결정을 발표한 뒤 내부논의(각 두 차례의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와 의장단 회의)를 통해 결정한 2월 3일 남측본부 17기 10차 의장단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총회 사회를 맡은 원진욱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은 지난 3일 의장단회의에서 △범민련 남측본부 해산과 새로운 전국적 반제자주운동연합체 건설 △범민련 남측본부의 모든 인적·물적 자산 및 지역·부문조직 승계 △범민련 남측본부의 모든 사업 승계(새 조직에서 논의) △범민련 남측본부는 청산인을 두고 새조직 건설을 위한 수임기구로 4명의 준비위원 위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전국적 반제자주운동연합체의 성격과 역할에 대해서는 △반제자주를 중심으로 연합적 형태의 운동을 펼치는 전국적 조직 △민중중심성을 지향하며 각계각층과의 조직적 연대사업 전개 △한국사회 자주화를 위한 반미투쟁을 각계층과 함께하는 전선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적극 노력 △한국사회 자주화를 위한 해외 단체, 인사들과 연대 연합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활동으로는 △국가보안법 철폐 △한미일동맹 해체 △주한미군 철수 △미국에 의한 전쟁반대를 비롯한 당면과제를 중심으로 '한국사회의 자주화를 위한 실천'을 앞세우고 윤석열 퇴진투쟁과 자주·변혁 관련 사안에 대해 적극 참가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새조직 건설을 위한 수임기구를 구성하고 각계 단체와 개별인사에 제안을 거쳐 앞으로 강령·규약·인선·재정소위원회와 집행부 등을 구성한 뒤 본 조직 출범을 위한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국진보연대, 전국민중행동 등 진보단체들과 공동실천의 영역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고 대중단체들과도 토론과 간담회를 비롯한 다양한 공동실천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새 조직의 명칭은 우선 (가칭) 한국자주화운동연합(약칭 자주연합)으로 하되, 준비위원회가 만들어지면 다시 결정할 문제로 미루었다. '자주연합'은 반미·반윤에 동의하는 제 단체·인사들과 적극 연대하고 지역연합과 단체, 개인회원과 후원회원으로 이루어지는 연합적 형태로 구성하며, 내부 기구로 의장단회의와 중앙집행위원회, 상임집행위원회, 사무처, 특별위원회, 과제별 부문별 위원회를 두는 것으로 제안했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성원 일동 명의로 이날 발표한 '총화글'에서 "열흘 붉은 꽃이 없다고 하지만 범민련은 진정 35년을 빛나게 살았던 조국통일의 맥박이며 심장이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또 "범민련의 길은 아무도 가 보지 못한 가시밭길이었고, 고난과 역경이 겹쌓인 투쟁의 길이었지만 보람도 행복도, 긍지도, 결의도 언제나 넘쳐 났던 참다운 애국애족의 길이었다"며 "범민련이 걸어 온 길은 민족자주통일대행진으로도 기념되고, 조국통일대진군으로도 기억되며, 반미반제투쟁의 장정으로도 총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6.15공동선언 이후 반미자주의 기치아래 힘있는 자주역량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조미핵담판이라는 격변기에서 반제자주전선을 거세게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을 반성적으로 평가하면서 범민련운동의 막을 내려야 하는 시점에 서게 되었다"고 하면서 "우리의 이름이 그 무엇으로 바뀌든 반제자주의 숙원을 풀어야 한다는 결심과 본분을 잃지 않고 언제나 각계층 동지들과 더불어 단결과 투쟁의 함성을 높이며 자주변혁의 앞장에서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새조직 건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이날 발표한 '결의문'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 민주민권과 민중생존권, 역사바로세우기, 호혜평등한 국제관계 등 모든 분야의 정의와 상식을 실현하는 근본방법이자 지름길은 '반제 자주'에 있음을 확인한다"고 하면서 "우리는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을 억압 유린하는 '제국주의'와 이에 의한 지배와 간섭, 전쟁을 규탄 배격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변화된 정세와 환경에 맞게 이 땅의 진보적 민중을 중심으로 애국민주세력과 함께 (가칭) 『한국자주화운동연합(자주연합)』을 힘차게 건설할 것을 결의한다"고 하면서 자주연합을 통해 진보민중진영의 단결과 상설적이며 전국적인 반미자주투쟁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총회장에는 범민련 남측본부의 35년 활동을 정리하는 아쉬움과 새로운 조직건설에 대한 기대가 뒤섞여 뜨거운 열기로 가득찼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태형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은 인사말에서 "범민련 남측본부는 근본적으로 변한 환경에 따라 해산하지만, 우리의 갈 길은 더욱 선명해졌다"고 하면서 "새 조직은 그간 활동에 대한 성찰과 반성에 기초하고 새로운 정세가 요구하는 단결에 복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반미자주로 단결하여 대중적인 반미항쟁을 준비하고 투쟁의 파고를 높여내 미국의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야 한다"며 "범민련과 동고동락했던 모든 분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그리고 앞으로 걸어갈 새로운 운동단체에 응원의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범민련 남측본부 결성준비위원회 위원장 문익환 목사님으로부터 시작해서 이종린 선생님, 강희남 목사님, 나창순 선생님, 이규재 명예의장님, 이태형 의장, 노수희 선생님, 그리고 여기 계시는 모든 분들, 투쟁하다 우리의 곁을 떠난 많은 선생님들이 생각나는 날"이라며 "여러분들 너무도 눈물겨운 수고하셨다"고 남측본부 해산을 맞는 감회를 밝혔다.
이어 "오늘 이자리에서 범민련 남측본부는 해산하지만 새로운 시작임을 밝히고 반제 자주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는 것을 결심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며 "한국진보연대 역시 여러분들과 함께 반미자주 전민항쟁을 통해 민주자주정부 수립하겠다, 연방통일정부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남경남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도 "범민련이 발전적으로 해산하고 새로운 조직을 건설해 더 큰 투쟁, 더 강한 투쟁을 하겠다고 한다. 이 통일투쟁의 길에 빈민해방실천연대,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전국철거민연합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해산 총회에서는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단과 고문, 통일원로 등에게 공로패와 감사패를 드리는 순서가 마련됐다. 이규재 명예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총회에서는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명예의장과 노수희 부의장, 김영옥, 박중기, 박희성, 황금수 선생을 비롯한 20명의 통일원로인사에게 공로패가,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와 임방규 전 대표, 안학섭·양희철 선생 등 원로 등 6명에게 감사패가 전달됐다.
이규재 명예의장은 "막상 범민련을 발전적으로 해산한다고 하니까 어딘지 모르게 참 서운하다"며, "이번 해산을 계기로 우리 스스로 뼈를 깎는 심정으로 민족의 자주와 대단결을 지향하는 범민련의 정신에 얼마나 충실했고 제 몫을 다 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대에 맞는 통일운동은 어떤 것인지, 과연 민족의 자주를 위해 미국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를 이어서 고민하고 다시 신발끈을 졸라매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고 말했다.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는 "범민련은 온갖 고통과 감옥살이, 돌아가신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온 찬란한 전통을 가진 '위대성'이 있는 유일한 조직"이라며, "더욱 발전적으로 계승하려는 결정을 한 오늘은 아쉬워만 할 것이 아니라 아주 기쁘고 좋은 자리"라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민변을 대표해 감사패를 받은 채희준 변호사는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된다"는 한용운의 시를 인용해 "오늘 범민련 남측본부가 역사속에 그 닻을 내리면서 재가되고 그것이 다시 남쪽의 자주역량을 총집결하는 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인사를 전했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35년의 역사와 노고를 자주와 변혁의 한 길에 선 남북해외 모든 애국자들과 함께 긍지높게 총화한다. (전문)
조국통일범민족연합은 전민족의 힘과 지혜가 만들어 낸 역사적이며 거족적인 통일운동연합체입니다.
범민련은 반외세 항쟁의 자랑찬 역사를 계승하고, 평화번영과 강국의 위용을 떨치는 자주통일국가건설을 목표로 투쟁해 왔습니다.
범민련의 결성! 그것은 민족자주를 생명으로 <우리민족끼리> 힘을 모으면 조국을 자주적으로 통일할 수 있다는 민족의 기상을 내외에 선포하는 역사적인 조국통일의 시작이었습니다. 민족대단결이 조국통일이듯이 범민련의 3자연대는 곧 조국통일이었습니다.
범민련의 길은 아무도 가 보지 못한 가시밭길이었고, 고난과 역경이 겹쌓인 투쟁의 길이었지만 보람도 행복도, 긍지도, 결의도 언제나 넘쳐 났던 참다운 애국애족의 길이었습니다. 범민련이 걸어 온 길은 민족자주통일대행진으로도 기념되고, 조국통일대진군으로도 기억되며, 반미반제투쟁의 장정으로도 총화될 것입니다.
범민련의 길은 언제나 민족의 총의를 맨 앞장에서 받드는 민족우선, 민족중시의 길이었습니다. 민족의 자주와 대단결을 위한 범민족대회는 범민족적 축전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통일운동의 대중화를 이루고, 수많은 일꾼들이 탄생하였으며, 값진 투쟁의 경험들이 창조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6.15공동선언 이후 반미자주의 기치아래 힘있는 자주역량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조미핵담판이라는 격변기에서 반제자주전선을 거세게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을 반성적으로 평가하면서 범민련운동의 막을 내려야 하는 시점에 서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이름이 그 무엇으로 바뀌든 반제자주의 숙원을 풀어야 한다는 결심과 본분을 잃지 않고 언제나 각계층 동지들과 더불어 단결과 투쟁의 함성을 높이며 자주변혁의 앞장에서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
범민련과 함께 동고동락하고, 뜻과 마음을 보태며 저마다의 삶의 현장에서 통일애국을 실천하기 위해 헌신분투해 오신 모든 애국인사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뜻과 뜨거운 동지적 인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민족자주와 대단결의 대행진에서 불면불휴 간고분투해 오신 범민련 북측본부, 범민련 해외본부 그리고 범민련 공동사무국 모든 성원들께도 혈연적 인사를 드립니다.
열흘 붉은 꽃이 없다고 하지만 범민련은 진정 35년을 빛나게 살았던 조국통일의 맥박이며 심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2월 17일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성원 일동
새로운 전국적 반제자주운동연합체 건설 결의문 (전문)
오늘 한반도는 불의의 시각에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엄중하고 비상한 시국에 놓여 있다. 조미핵담판이 최종단계에 들어 선 지금, 남북관계는 적대적인 두 개의 교전국가관계로 되어 버렸다.
‘북 붕괴’를 목표로 한 미국의 지속적인 적대행위와 온갖 제재로부터 비롯된 한반도 전쟁위기는 다국적 연합전쟁기구인 유엔사령부의 부활, 아시아판 나토 결성 추진, 오는 8월 미국주도 ‘핵협의그룹’이 주관하는 대북 핵전쟁연습, 미국의 전략자산의 한반도 수시출입과 한미일 전쟁훈련 강행,미국의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서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
북의 핵보유가 미국의 ‘북 붕괴전략’과 ‘제재 압살’에 맞서 체제와 안전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은 자신들의 국익과 세계 헌병이라는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자주권과 평화를 무참히 짓밟고 전쟁과 침략을 일삼아 온 일극패권주의국가다. 결국, 일방주의 전횡과 개입을 일삼아 온 미국은 세계 도처에서 저항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신냉전이라는 새로운 국제대결구도를 구축하였다. 조미핵대결은 미국의 자멸을 재촉하고, 신냉전은 제국주의의 종말을 고하는 무덤으로 되고 있다. 이제, 국제사회는 국익과 주권 존중, 호혜평등을 추구하는 다극화와 자주화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이는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확고한 대세로 자리잡았다.
우리 민족의 통일문제는 우리민족 스스로가 결정할 일이다. 분단된지 70년이 넘는 세월에 한반도 평화와 통일문제에 관한 남북간의 합의는 일관되게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이라는 원칙속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상호 존중과 화해 정신에 바탕을 두며 민족자주와 민족공조에 입각할 때에만 진정한 민족자주통일의 좌표로서 기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역대정권은 대규모 경제지원을 미끼로 이북사회의 개방개혁을 요구하며,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흡수통일을 고집해 왔다. 나아가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 동참은 물론 독자적인 제재까지 서슴치 않았으며, 급기야 9.19남북군사합의마저 폐기하여 남북관계를 교전상태의 적대적인 국경 관계로 몰아 넣음으로써, 남북은 첨예한 적대 관계에 놓이게 되었다.
자주권과 생존권을 위한 지난한 민중의 투쟁 과정은 한국사회의 자주권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그 어떤 초보적인 민주민권도, 생존권도 해결할 수 없음을 실증해주고 있다.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과 차별은 심화되고, 온 사회는 투기바람에 휘청거리고 있다. 미군의 이남 강점과 분단에서 오늘의 한미일 동맹 주도의 핵전쟁위기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는 미국의 부당한 지배와 간섭으로 얼룩진 식민지 속국의 역사였다.
단결하는 민중에게는 오직 승리만이 있으며, 미국의 지배와 분단과 독재가 사라진 이 땅에는 자주와 평등, 평화가 새로이 꽃 필 것이다.
1. 한반도 평화와 통일, 민주민권과 민중생존권, 역사바로세우기, 호혜평등한 국제관계 등 모든 분야의 정의와 상식을 실현하는 근본방법이자 지름길은 ‘반제 자주’에 있음을 확인한다.
2. 우리는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을 억압 유린하는 ‘제국주의’와 이에 의한 지배와 간섭, 전쟁을 규탄 배격한다.
3. 우리는 한국사회의 독재정치와 불평등 심화, 특혜와 특권이 판치는 사회, 독도마저 내주려는 매국적 주권포기 작태, 평화 포기 등은 외세와의 결탁과 분단 지속에 있음을 확인하며 이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길이 진정한 ‘독립국가로서의 자주권 회복’에 있음을 확신한다.
4. 우리는 변화된 정세와 환경에 맞게 이 땅의 진보적 민중을 중심으로 애국민주세력과 함께 (가칭)『한국자주화운동연합(자주연합)』’을 힘차게 건설할 것을 결의한다.
5. 우리는 ‘자주연합’(가칭)’을 통해 진보민중진영의 힘있는 단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6. 우리는 ‘자주연합’(가칭)’을 통해 상설적이며 전국적인 반미자주투쟁을 펼쳐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