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6일 토요일

김정은 위원장 왜 뿔났나?

문재인 정부를 바라보는 북의 시선, 바보야 문제는 ‘태도변화’야
김광수  |  no-ultar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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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6  01: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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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 정치학 박사(북한정치 전공)·<수령국가>저자·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최근 북이 남과 미국을 다루는 태도는 확실히 다르다.
스톡홀름 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향한 북의 메시지는 비록 연내 시한이라는 조건이 있기는 하지만, 매우 유화적이다.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10월 24일 개인 담화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우리는 미국이 어떻게 이번 년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 싶다.”

반면, 대한민국 문재인 정부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영 180° 다르다. 그것도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선다. 그는 금강산 관광 지구를 현지지도 한 자리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쓸어내도록 하고...”에서 확실하게 확인된다. 문재인 정부에게 화가 나도 엄청 화가 나 있음을 알 수 있다.
왜 이런 상반된 인식이 발생했을까? 
정말 이 상황을 정부와 청와대는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소망적 접근이 아닌, 내재적 접근을 통해 북의 정확한 의도를 분석해내는 것이 그 여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그런데도... 친(親)여권은 정권의 눈치 때문에, 전문가들은 실력이 부족하거나 정권 눈 밖에 나기 싫어서, 그리고 보수야권은 아예 ‘북(김정은) 생각읽기’에는 애당초 관심 없고 오직 문재인 정부만을 공격하기에 바쁘다(평화번영정책에 대해). 그렇게 지금 대한민국은 민족이 처해진 운명보다는 각자 각자도생(各自圖生)하면서 총선을 향해 무한질주 한다. 
백번 양보해 보수야권과 그 추종 지식인들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그러하지 말아야 할 자칭 친여 대북전문가들조차도 북의 생각읽기를 본질에서 찾으려고 하지 않고, 정부와 집권여당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예의 그 희망적 사고에 맞는 맞춤형 ‘북 생각읽기’에 여념 없다.
정말 이 시점에서 한반도 번영과 평화, 통일을 위해 전문가로서, 해당 관료로서, 청와대 참모로서 해야 될 일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성찰적으로 고민하고 제언하기보다는 온통 기회주의자들뿐이다. 배는 가라앉으려고 하고 있는데 아랑곳없이 탑승하고자만 하는 이들로 넘쳐난다.   
이름하여 남북교류협력의 상징이고, 국민들 속에는 평화와 통일의 절실함을 심어줬던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게 생겼는데도 정부는 정부대로 상황 관리만 하려하고, 전문가들은 전문가대로 이 문제가 북미 고래 싸움에서 파생된 새우 등 터진 꼴로 시간이 좀 지나면 해결될 수 있다는 등 그렇게 진단해 낸다.
해서 이 글은 이런 상황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상황의 심각성과,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적폐정부가 물러나면 적어도 남북관계는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재개·개성공단 재가동 등 민족 내부문제 정도는 ‘순풍에 돛단 듯 잘 풀릴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그런 기대와는 정반대로 최악의 상황까지 직면한 남북관계가 잘 풀려지기 위해서는 현재의 남북관계 경색국면을 본질로 잘 읽고, 경색국면을 타개할 방도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는데 (조그마한 도움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쓰여 진다. 그것도 아무도 접근하려 하지 않는 본질로서 말이다.
우선은 ‘금강산 남측 시설물 철거’ 지시배경에 대한 팩트 체크이다. 
① 김정은 위원장의 ‘선임자들’의 정책을 비판한데 대해 일각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을 지칭했다는 보도가 여과 없이 막 나오고 있는데, 엉터리 해석도 이런 해석이 없다. 북에서는 ‘영생’하는 ‘영원한’ 수령들을 지칭할 때 쓰는 용어는 선대(先代)라는 표현을 쓰지 선임자라고 지칭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 ‘선임자들’은 금강산 관광 지구를 정책적으로 책임진 관계부분의 책임일꾼을 말한다. 이름하여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유관부서의 수장들을 일컫는다. 
② ‘선임자들’의 정책을 비판했다하여 금강산관광 개발 그 (정책)자체가 잘못되었다로 오독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의 비판 문장을 맥락적으로 이해해보면 ▲남측의존 정책 ▲과도한 남북관계 발전과 연계 ▲‘우리식’ 건축물 양식 배제이다. 즉, 세계적인 명산답게 너무 남북관계에만 얽매이지 말고 ‘우리식 건설’ 작풍을 최대한 발휘하여 세계적인 관광시설, 인민의 휴양시설로 탈바꿈시키라는 것이다.
③ 둘째(②)와 마찬가지로 김정은 위원장의 비판을 맥락적으로 이해해 본다면 남측 정부-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이 엄청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양공동선언 2조 2항에서는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에 합의했고, 이를 해결하는 방도로서는 4.27판문점선언에서 “민족자주와 자결의 원칙”에 합의, 이것도 모자라 미국의 대북제재가 작동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본인이 직접 나서 올 신년사에서 ‘조건 없는’ 재개까지 언급했으나, 이를 함께 풀고자 하는 이행의지가 없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강한 유감과 실망감의 표현이 그렇게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니 ‘금강산 남측 시설물 철거’ 지시는 다름 아닌, 문재인 정부가 그 원인제공자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석을 해야만 문제의 본질이 정확하게 보이는 것이고, 그렇게 해석하면 또 문재인 정부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개성공단(강조, 필자) 또한 그 운명이 금강산 관광과의 운명과도 하등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 정부(통일부와 청와대)는 사태의 심각성을 그렇게 이해하려하기보다는 상황관리 차원에서 ‘남북관계가 완전히 문 닫힌 것은 아니며’, ‘협의’가 아니라 ‘합의’ 발언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며 이것은 보기에 따라 대화 모멘텀이 살아있다는 증명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낸다. 참으로 ‘편안한’ 해석이다.   
‘태도변화’ 없이는 금강산 관광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재가동 운명도 간단치가 않건만, 생각이 어쩌면 그렇게 나이브할 수 있을까?
(그런 인식과는) 상관없이 촛불정부가 처해진 남북문제는 이렇게 바람 앞에 선 등불과 같다. 미국에게 그렇게까지 과잉충성 하지 않아도 되었건만, 친미관료들과 참모들로 인해 명(明)대신 미국(美)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현대판 신(新)재조지은(再造之恩)이 완벽하게 부활했다. 비례해 대한민국은 미국 스스로가 그렇게 말하고 있듯이 ‘대한민국은 자신들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그런 나라(트럼프의 정확한 워딩은 "그들(한국)은 우리 승인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가 아니라, 미국이 NO할 것이 두려워 ‘알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뼛속까지 숭미사상 DNA가 내재되어 있는 현 정부이다.
과한 비유라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미국의 대북제재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그런 사업이었다.
이는 멀리 갈 것도 없이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발언만으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개인 北관광, 제재대상 아냐.. 통일부 허락할지의 문제"(2019.10.24., 기자간담회 중에서) 발언이 그것이다.
사실 위 발언은 통일부 장관이 해야 될 워딩이지만, 오히려 외교부 장관의 입에서 나온 답변이라 그것이 더 아이러니할 판이다. 정상적이라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개인 北관광, 제재대상 아냐... 외교부가 허락할지의 문제’그렇게 해야 했고, 그러면서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외교부와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뭐 그 정도는 해야 되는 것이었다.
그래야 통일부의 존재이유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발언이 통일부장관 대신, 외교부장관이 했다? 참으로 자기 역할이 뭔지도, 되게 못난 통일부이다. 정말 통일부가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상황은 이렇다. 다음으로 우리가 한번 본질적으로 상황체크를 해야 할 부분은 북의 남에 대한 태도가 확연하게 바뀐 시점이 언제인지 한번 체크해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그래야만 본질적인 의미에서의 정확한 해법을 찾아낼 수 있으니까.
모르긴 몰라도 문재인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면서 이뤄진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난 이후부터가 분명한듯하다.
이때부터 북은 남에 대해 선미후남(先美後南)으로 돌아섰고, 지금은 점차적으로 통미봉남(通美封南)으로까지 이동시켜 나가고 있다.
비례해 북이 문재인 정부와 대통령에 대해서도 지난 적폐정부와 하등 다를 바 없는 비난을 쏟아낸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약칭, 조평통)가 8월 16일에 발표한 성명이 그 정점이다.
“아래 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남조선 당국자가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인 것만은 분명하다(강조, 필자. 여기서 ‘남조선 당국자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칭하고 있음). 애써 의연함을 연출하며 북조선이 핵이 아닌 경제와 번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역설하는 모습을 보면 겁에 잔뜩 질린 것이 역력하다. 두고 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앉을 생각도 없다(강조, 필자).”
그렇다면 북이 왜 이런 망발을 쏟아냈고, 위에서와 같이 ‘금강산 남측 시설물 철거’ 지시와 같은 그런 극단적 조치가 이뤄졌을까하는 문제인데, 여기에는 적어도 3가지 이유는 분명하다.
그 전에 우선 단초를 한번 찾아보자. 북의 김성 UN대사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9월 30일)은 그 단초를 분명하게 찾아준다.
"불과 한 해 전 북과 남, 온 겨레와 국제사회를 크게 격동시킨 역사적인 북남선언들은 오늘 이행단계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사는 "북남선언들의 이행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고 돌아앉아서는 우리를 겨냥한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 군사연습을 강행한 남조선 당국의 이중적 행태에서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우리를 겨냥한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미국과 남조선의 합동 군사연습은 상대방에 대한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며, 무력증강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며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데 대한 불만이다. 이름하여 민족자주와 자결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고, 이의 핵심은 국제적인 대북제제의 틀은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금강산 관광 등 민족내부의 문제만큼은 당사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전혀 그렇게 하지 않으려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이다.   
둘째는, 4.27판문점선언에 따라 남북 간에 조성되어 있는 군사적 긴장과 군비확산문제에 대해 군사적 긴장완화와 군축문제를 그 핵심으로 하는 남북부속합의서까지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F-35A 등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을 하는 등 그 역행에 대한 불만이다.
셋째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간의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한 그 사전약속으로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전략자산무기 반입 등을 중지하기로 약속했음에도 이 약속이 지켜지고 있지 않은데 대한 불만인데, 이 불만이 문재인 정부를 향하는 지점은 미국이 이 약속을 지키려 하지 않을 때는 대한민국 문재인 정부가 이 약속이행을 미국에게 상기시키면서 미국에 대해 북과 한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선제적으로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불필요성을 미국에게 설득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고 있지 못하는 점(백번 양보하여 정부의 논리대로 작전권 이양으로 인한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정말로 최소한 꼭 필요하다면 이 문제는 북과 충분히 협의하여 북이 오해하지 않도록 사전 조치 후 시행하는 것이 맞지, 그냥 한미동맹의 논리에 포획돼 주권국가로서의 당연한 권리운운하면서 밀어붙이는 것은 아무래도 남북문제를 풀어가야 할 한 해당국가로서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 또 지난 9월 한미 정상회담에서와 같이 향후 3년간 무기구매계획을 발표하는 등 군사 분야에서의 부속합의서가 전혀 지켜지지 않는데 대한 불만이 극도로 달한 것이다. 
북이 문재인 정부에게 가지는 불만은 이렇듯 명확한 3가지이다. 그러면서 북은 또 향후 남북관계가 복원되고 진전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해법도 내놓는다. 
김성 대사의 같은 날 발언인데, 거기서 그는 남북관계 개선문제와 관련해 "남조선 당국의 사대적 본성과 민족공동의 이익을 침해하는 외세 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북남선언의 성실한 이행으로 민족 앞에 지닌 자기 책임을 다할 때에만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바로 위 사실로부터 향후 남북관계가 복원되고 정상화되려면 적어도 2가지 입장이 or적이 아니라, and적으로 결합되어져야만 이제까지 드리워진 남북관계 먹구름이 걷어치워짐을 알 수 있다.
첫째는, ‘외세 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에서 확인받듯이 민족공조에 나서라는 말이다. 이를 현재 처해진 북미 간, 남북 간의 상황과 조건을 고려하여 정치적 의미로 재해석해내면 한반도 비핵화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한미동맹에 근거해 자리매김 된 중재자 역할 대신, 때로는 판문점선언에서 확인되어진 민족자주와 자결의 원칙에 선 당사자 역할로 되돌아오라는 말이고, 특히 금강산 관광 재개문제나 개성공단 재개문제와 같은 그런 민족내부의 문제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당사자 역할에 충실하라는 말이다.   
둘째는, ‘북남선언의 성실한 이행’에서 확인받듯이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제발 이행하라는 말이다. 구체적으로는 김성 대사가 UN발언으로 확인되어진 ‘첫째, 둘째, 셋째’ 문제의식을 수용하는 것이다. 그 전제하에 이를 이번 금강산 관광 지구에 대해 ‘남측 시설물을 싹 들어내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내용을 대입시켜보면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민족자주와 자결의 원칙으로 되돌아와야 하고, 정상간 합의된 남북선언에 대해서는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몸짓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예하면 금강산 관광의 경우 대북제재 사항이 아님으로 ‘조건 없이’ 즉시 이행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마련을 위한 남북이 함께 가칭 TF(강조, 필자. 명칭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협상전략팀)를 꾸려 해법을 모색해보는 것이다. 

김광수 약력
 

  
 
저서로는 『수령국가』(2015)외에도 『사상강국: 북한의 선군사상』(2012),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2008)가 있다.
강의경력으로는 인제대 통일학부 겸임교수와 부산가톨릭대 교양학부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그리고 현재는 부경대 기초교양교육원 외래교수로 출강한다.
주요활동으로는 전 한총련(2기) 정책위원장/전 부산연합 정책국장/전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상임이사/전 민주공원 관장/전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전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전 6.15부산본부 정책위원장·공동집행위원장·공동대표/전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포럼’위원/현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부산지역본부 운영위원(재가)/현 사)청춘멘토 자문위원/6.15부산본부 자문위원/현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외 다수가 있다.



[홍콩시위 연대기] ②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 공동행동, 홍콩과 함께 저항하다

한국에 사는 한국인이 홍콩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재개발과 철거,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 청년세대의 경제적 어려움과 문화적 척박함 등은 국경을 가리지 않고 벌어지는 공통 현상이다. '송환법'으로 시작된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는 그런 맥락 위에 있다. 홍콩 시위는 한국사회에, 그리고 한국 청년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나. 이를 살펴보는 '홍콩시위 연대기'를 연재를 진행한다. 지난 7월 1일 열린 홍콩시위에 직접 참여한 상현 활동가가 총 3회의 글을 보내왔다. 

입법회 점거는 필자에게도 큰 사건이었다. 많은 장면이 겹쳐졌다. 우리는 종종 불신하고 욕하면서도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민주주의 국가가 나에게 적극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내 삶을 파괴하거나 권리를 제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정당한 권리 요구가 국가에 의해 '폭도 행위'로 낙인찍히고 규제 없는 공권력의 폭력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섬뜩한 경험이 우리에게도 있다. 도망치던 홍콩의 시위대가 지하철 역사 안에서 경찰에게 붙잡혀 곤봉으로 두들겨 맞는 것을 보며, 필자는 2011년 한진중공업 해고사태에 항의하기 위해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 영도로 갔던 때와 2014년 세월호 집회 진압, 2016년의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의 최전선이 떠올랐다. 손에 아무것도 들려 있지 않은 필자와 친구들은 경찰의 방패에 찍혀 멍이 들었고 최루액에 맞아 울었다. 비어 있는 총리 공관 앞에서 세월호 참사의 규명을 요청하던 필자와 시위대는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복했다는 이유로 연행돼 벌금형을 받았다. 

폭력을 겪고 이에 저항해본 사람이 타인이 겪는 폭력에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걸까. 한국의 국가폭력에 저항해온 필자에게 홍콩의 국가폭력은 모른 척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홍콩 역시 7월 1일 입법회 점거 시위 이후 민주화의 열망이 더욱 끓어올랐다. 청년 중심이었던 홍콩 시위는 '엄마 집회', '노인 시위' 등으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시위 스킬도 늘어가고 있었다. 7월 말 쯤에는 경찰의 채증을 방해하는 레이저빔이 등장했다.

동시에 진영 간 갈등도 심해졌다. 친중파에 의한 '백색 테러'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시위대를 진압하는 경찰의 폭력은 점점 수위가 높아졌다. 극심한 폭력 속에서 민주화를 외치는 홍콩 시민을 위해,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인 필자가 어떻게 힘을 보탤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홍콩 시민에게 필요한 것, 첫째도 둘째도 '외부의 관심' 

고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가 80년 광주의 진실을 처음 세계에 알렸듯, 그래서 국제사회가 한국의 민주화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군부 독재 세력의 폭력에 비판의 목소리를 키웠듯, 국가폭력의 주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외부의 관심이다. 홍콩에 가장 필요한 것은 외부의 관심일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인들은 대체로 홍콩에 큰 관심이 없다. 자신의 생활과 당장 접점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필자의 지인들만 보아도 홍콩 시위에 대해 이야기하면 "안타깝다"면서도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야"하는 반응이 돌아오곤 한다. 홍콩에 관한 언론 보도도 외신에 비해 많지 않은 편인데 그마저도 시위대의 폭력행위와 친중파의 테러와 같이 '폭력성'에 한정돼 있다. 

홍콩의 현재 상황을 알리는 게 먼저였다. 홍콩에 다녀온 7월, 한국에 오자마자 당장 아시아 각지의 시민사회·커뮤니티·활동가들이 참여하는 토크 이벤트를 열었다. 이를 시작으로 홍콩의 활동가들과 소통하며 홍콩의 현 상황을 알리는 연대 행사를 계속 진행했다.

그러던 중 8월 11일, 홍콩 경찰의 빈백탄 살포로 시위대 한 사람의 안구가 파열되어 실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분노한 홍콩의 시위대는 13일 홍콩 공항을 점령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는 '한쪽 눈 가리기'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필자 또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한국에서 함께 연대하는 활동가들과 함께 본격적인 연대체 구성과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그렇게 탄생한 연대체가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 공동 행동'이다. 영어로는 A.C.A.B(Asian Companions Against Brutality)인데, 경찰을 조롱하는 'All Cops Are Bastard'라는 의미를 연상케하는 일종의 언어유희였다. 홍콩에서 번역가로 일하는 친구가 만들어줬다.

'아시아 공동행동', 동북아시아가 아닌 '아시아'가 된 이유를 좀 더 설명하자면 홍콩에서 본 동남아시아 출신 이주노동자들의 모습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은 홍콩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홍콩 내에서 이들의 열악한 지위는 매우 열악한데, 빈부격차가 큰 홍콩에서도 가장 낮은 곳에 있는 것이 이들이다. 홍콩의 주말에는 지하철이나 쇼핑센터 등지에서 돗자리를 펴고 있는 동남아시아계 입주 가사노동자들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입주 가사노동자들은 주말에 가족끼리 있고 싶어하는 고용주를 위해 주말에는 집 밖으로 나간다. 그러나 특별히 갈 곳이 없으니 주말동안 노숙을 하는 것이다. 

동남아시아의 여성들이 홍콩으로 오게 된 데에는 동남아시아의 경제구조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제조업이나 수출이 부진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주 사업은 바로 인력 송출 사업이다. 산업 기반이 약한 필리핀은 올해 적자상태인 한진중공업 수빅 공장을 인수할 계획이다. 군함을 만들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생각이다. 그 한진중공업 수빅 공장은 또 과거 불법파견과 부당해고 논란을 일으켰던 곳이기도 하다. 계속된 노동 분쟁으로 필리핀 정부는 노동자들의 소요사태에 대비해 현지의 경찰과 군인들까지 투입시키기도 했다. 

아시아 지역 내, 국경을 넘은 자본 이동과 그로인해 발생한 폭력에 국가의 책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연결돼 있고 한 국가, 한 지역의 일들은 나비의 날갯짓처럼 우리 모두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시아 국제연대, '아시아 공동행동'이 필요한 이유다. 

이름도 만들었겠다, 성명문을 작성하고 서명을 받았다. 성명문은 아시아의 여러 활동가들에게 피드백을 받아 완성했다. 제목은 '홍콩 시위대에 대한 살인적인 국가폭력을 규탄한다'였다. 내용을 짤막하게 소개하자면, '80년 광주가 그랬듯, 민중의 도도한 저항과 국경을 넘은 연대가 이 폭력의 연쇄고리를 끊을 하나의 방법이며 아시아를 뒤흔들고 있는 역사의 역동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이 단지 목격자로서가 아니라 함께 싸우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서로를 연결하기를 제안한다' 

급하게 만든 것 치고는 꽤나 마음에 들었다. 광주를 굳이 언급한 것은 한국인들의 공감을 호소하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더 크게는 아시아 각지의 활동가 친구들 때문이다. 아시아 각지의 많은 활동가들이 자국의 민주화 항쟁을 우리나라의 광주항쟁과 연관시켜 설명하곤 한다. 아시아의 민주화 역사에서 한국의 광주민주화운동이 큰 획을 그은 사건임은 틀림없다.

성명문은 연대하는 친구들에 의해 영어와 일본어로 번역됐다. 그리고 다시 중국어로 번역되었다. 집단 지성의 힘이었다. 온라인 서명 운동에는 사흘도 채 되지 않아 27개 단체 및 커뮤니티를 비롯해 280명이 넘는 개인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8월 16-28 홍콩 연대 행동 주간 

▲홍콩 연대 행동 주간 홍보 포스터. 활동가 안악희(가명)이 제작했다. ⓒ상현
8월에는 홍콩의 사태가 더욱 급박하게 흘러갔다. 업종 파업이 일어났다. 우리나라의 민주노총에 해당하는 '직공맹'이 주도했다. 홍콩 역시 중국 당국의 영향으로 노동운동이 많이 위축돼 있고 노조가 있어도 중국에 친화적인 어용노조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해 만든 직공맹이 파업에 나섰다는 것은 큰 의의를 지니는 일이다.

8월 11일 실명 사건을 기점으로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중학생(우리나라의 중·고등학생)이 시위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홍콩 당국은 조슈아 웡을 체포했다. 경찰이 지하철에 진입해 시민을 마구잡이로 때려잡은 것도 8월 말에 일어난 사건이다.

한국에서도 연대 활동이 바쁘게 이뤄졌다.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 공동 행동'은 16일부터 28일을 홍콩 연대 행동주간으로 정하고 홍콩 사태를 알리고 관심을 촉구하며 중국정부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키웠다. 

1) 8월 16일, '기자 없는 기자회견 

"대한민국정부 대통령 문재인 귀하께, 홍콩의 국가폭력에 대한 입장표명을 요청합니다"

▲기자 없는 기자회견은 녹색당 서울시당의 이상희 공동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녹색당은 전국당 차원에서 본 성명에 연명한 터였다. 공동행동을 제안한 필자를 비롯, 신지예 전국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박상덕 경의선 공유지 활동가, 뮤지션 야마가타 트윅스터가 연대 발언을 했다. 기자회견 참여를 자원한 시민 한 분도 선언문을 함께 읽었다. ⓒ상현
성명문을 청와대에 전달하기에 앞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실명사건 후 그 주 금요일에 연 기자회견이었는데 날짜가 너무 촉박했는지 기자는 단 한명도 오지 않았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필자와 다른 활동가들이 함께 종로경찰서의 경찰차를 타고 청와대 안으로 들어갔다. 연풍문 건물 안에서 시민수석 행정관이 요청서를 수리했다. 실제로 대통령에게 전달되었을지 궁금하다. 대한민국 정부는 아직 홍콩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지 않았다.

2) 8월 23일, 국경과 언어를 넘어 연대의 마음을 전하는 예술 행동

연대행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뮤지션들의 공연도 있었다. 단언컨대 문화예술은 국경과 언어를 넘어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기에 빠르고 강력한 방법이다.

▲대구의 뮤지션 영교 씨가 조직한 프로젝트 그룹 '교수형'의 무대가 진행되고 있다. 영교 씨는 여성으로서 일상에서 느끼는 다양한 억압과 폭력에 대한 열렬한 저항정신을 노래하는 뮤지션이다. 이날 공연이 끝난 후 그는 필자의 집에서 묵고 다음날 데모 준비에 차출되어 헬멧을 날랐다. ⓒ상현
이날 참여한 뮤지션들 중 일부는 필자가 도쿄에 방문해 참여한 2020 도쿄 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만난 친구들이다. 외에도 우리동네나무그늘, 동대문옥상낙원, 경의선공유지의 활동가들이 공연에 함께 해주었다. 

▲공덕역 경의선 공유지에 세워진 홍콩에 연대하는 메시지를 부착하는 '레넌 월'. 설치 이후 많은 포스트 잇이 붙었다. 대체로 홍콩을 지지하는 메세지였으나 후에 친중국 성향의 욕설 포스트 잇도 붙었다. ⓒ상현
이날 우리는 공덕역 경의선 공유지에 작은 레넌 얼을 세웠다. 香港加油(홍콩화이팅)이라고 아주 크게 쓰인 벽 앞에서 우리는 작은 연대 선포식을 열었다.

3) 8월 24일, 광화문에서 DDP로 - 노란 헬멧을 쓴 시위행렬

예술 행동 다음 날,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연대 시위를 진행했다. 홍콩 시민들과 연대의 의미로 '검은티셔츠, 노란헬멧, 안대'를 착용했다. 홍콩 시민들의 5대 요구안을 한국어로 담은 손피켓도 준비했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안'을 한국어로 옮겨 적은 손피켓 ⓒ상현

▲시위 참석자는 많지 않았지만 시위대의 구성은 다양했다. 대만, 일본의 나고야·오사카, 홍콩 등 아시아의 여러 곳에서 온 시민들이 동참해 말 그대로 '아시아 공동 행동'이 됐다. 중국 베이징 근교의 대학을 다니다가 한국의 대학에 유학 온 중국인 친구도 시위에 참여했다. 중국에서 VPN을 우회해 홍콩의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은 나머지 유학을 와서 직접 연대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먼 타국의 땅이었지만 그는 마스크로 시위 내내 얼굴을 꽁꽁 감싼 채였다. ⓒ상현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시위는 동대문 DDP를 향한 행진으로 이어졌다. DDP는 홍콩 유학생들이 모여 한국인들에게 연대를 촉구하며 서명운동을 진행하던 곳이다. 쇼핑몰 앞에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우리를 향해 응원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몇몇 관광객들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우리를 주시하기도 했다. DDP에서 추모대를 만들어 국화를 헌화하는 퍼포먼스를 끝으로 시위는 마무리됐다. 이날 쓰고 행진했던 헬멧에는 각자의 연대 문구를 적어 다음달 홍콩의 시위대에게 전달됐다. 

▲'香港加油(홍콩화이팅)'이라고 쓰여진 현수막을 들고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부터 동대문 DDP까지 행진이 이어졌다. 몹시 길고 지루한 행진 루트였다.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 공동행동'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뮤지션 야마가타 트윅스터와 그의 시그니처 데모 장비인 '구루부 구루마'가 함께했다. 구루부 구루마는 영어의 ‘그루브groove’와 일본어로 차를 뜻하는 ‘구루마車’의 합성어다. ⓒ상현
 
▲DDP에 도착해 홍콩시위 희생자 추모제를 마치고 행진 때 착용했던 헬멧에 연대 메시지를 적고 있다. 이 헬멧들은 그 다음 달 필자가 홍콩에 전달했다. DDP는 재한홍콩인들의 연대서명 등 연대행사가 개최되고 레넌월이 만들어져 있는 장소다. 외국인 쇼핑객들이 많은 만큼 이목이 집중된다. ⓒ상현
4) 반송시위 '우산혁명 리부트' 상영회 개최 

일요일이었던 8월 25일에는 동대문 옥상낙원에서 홍콩 찬 체운 감독의 우산혁명 다큐멘터리 <Yellowing-우리들의 우산운동> 상영회를 개최했다. 서구 언론에서는 '우산혁명'이라 이름 붙였지만 홍콩에서는 '우산운동'이라 부른다. 일본에서 상영회가 열렸다는 소식을 접하고 직접 감독에게 연락해 상영 허락을 받았다. 상영료를 무료로 하는 대신에 우리가 한국어 자막을 제작하는 것이 조건이었다.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의 맥락을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완전한 참정권 쟁취'라는 맥락에서 다시 보기 위한 상영회였다. 영화 상영 후 또 중국 노동운동을 연구하면서 국제연대활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의 강의도 이어졌다. 그는 중국의 노동운동과 여성운동에 홍콩 시민단체들이 큰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에 홍콩에 대한 탄압이 중국 전체의 시민운동 탄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의 관계 속에서 홍콩의 상황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갈 수 있었던 자리였다. ⓒ상현
5) 중국 대사관 항의 방문 

다음날에는 중국대사관에 항의 방문을 갔다. 홍콩에 대한 탄압과 폭력을 중단하고 홍콩 시민들의 요구를 들어줄 것을 촉구하는 요청서를 전달했다. 요청서 서류 봉투에는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시진핑 귀하'라고 적었다. 시진핑 주석이 이 요청서를 받아 읽을 가능성은 0에 가까웠지만 홍콩도 중국도 아닌 다른 곳에서 홍콩의 사태를 심각하게 주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중국 당국 관계자 한 사람이라도 더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이 자리에는 일본 도쿄에서 교류 차 서울에 온 활동가가 동행했다. 

▲요청서 전달 직전 홍콩 경찰이 자행한 성폭력을 규탄하는 긴급 행동을 열었는데, 여행 차 한국에 온 홍콩인 관광객들이 마침 근처를 지나가다 레넌 월에 붙은 포스트잇 연대 메시지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상현
참 바쁜 주간이었다.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 공동 행동>의 활동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었다. 재한홍콩인 유학생 집회 개최자가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내 홍콩 연대 집회 협력을 요청했다. 심지어 프랑스의 노란 조끼 운동가들이 우리가 발표한 선언문을 프랑스어로 번역해 연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조금씩이지만 분명 점점 관계가 확장되어 가고 있었다.

한국의 민중가요가 홍콩 시위현장에서 불렸다는 것보다 현재진행 중인 아시아 풀뿌리의 자율적인 문화·학술교류 활동에 주목해보자 

한국 언론 보도를 보면 종종 홍콩의 시위 현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등 한국의 민중가요가 불렸다든가, <택시운전사>와 같은 영화가 상영됐다든가, 조슈아 웡이 "촛불시위에서 배웠다"고 말했다든가 하는 점을 부각하는 경향이 있다. 홍콩의 상황과 한국과의 연관점을 찾아 관심을 촉구하고자 하는 의도일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가 그저 소위 말하는 '국뽕'을 자극하는 것에서 끝나버려 아쉬울 때가 많다.  

풀뿌리 활동가들의 자율적인 문화·학술교류에 주목하는 것은 어떨까. 필자가 만났던 광저우의 한 예술가는 중국에서는 출간이 되지 않는 일본의 사상가 기라타니 고진의 책을 해적판으로 돌려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만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청년 연구자는 "지금 중국의 진보적 학계 또는 노동계에서는 한국학자가 제시한 '민중' 개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내용을 들어보니 이남희의 <민중만들기>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런던에서 유학중인 한 홍콩인 친구는 내게 2006년 홍콩에서 열린 FTA 반대 국제연대 투쟁 당시 한국 농민들의 현란한 투쟁 방식이 홍콩 반FTA 투쟁가들에게 엄청난 인상을 남겼다고 말한 적 있다.  

중요한 점은 홍콩 사람들이 한국으로부터 보고 배웠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유사점이 있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으니 서로의 운동에 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홍콩 시민들이 요구하는 민주화의 내용과 저항 방식도 한국의 사회 운동에 시사점을 줄 수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 현재 우리가 겪는 많은 일들은 이미 한 국가, 한 지역 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국경을 넘는 자본의 이동과 이윤 추구, 금융자본의 먹튀, 약한 고리에서 이루어지는 강력한 노동권 탄압, FTA와 전쟁, 테러 등의 문제는 한 국가 차원이 아닌 세계 전체가 연결된 문제다. 국제연대로 풀어나가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지지를 보내야 한다. 

국제연대행동은 사회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경험이다

국제연대행동은 해외여행을 가는 것과 비슷하다. 그 사회의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에 함께 깊숙이 들어가 함께 고민하고 재해석하며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다. 주입식 제도교육을 받으며 포기하거나 질려버린 외국어에 대한 의지를 다시 불태우게 되는 것은 덤이다. 외국어 공부에 학을 뗐던 필자도 최근 광둥어 교재를 샀다. 대단한 언어능력을 가질 필요도 없다. 요즘엔 온라인 자동번역기의 수준이 꽤 높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국제연대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사진이나 영상이 가능하면 그것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글로, 가서 행동을 보태고 싶은 사람들에게 방법은 항상 열려있다. 

무엇보다 개인에게 국경이든 무엇이는 '넘어서는' 경험은 매우 소중하다. 내 삶을 규제하는 어떤 조건들을 넘어서는 경험, 그리고 그 속에서 같이 고민하고 행동하는 동료를 발견하는 경험. 하다못해 놀러 갔을 때 가난한 나를 공짜로 재워주고 밥을 사 주는 해외의 친구가 한 명 느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물론 개인이 이런 활동에 활발하게 매진하기에는 우리 모두는 너무 바쁘다. 필자 또한 본업이 있는 사람인지라, 연말까지 처리할 업무가 밀려 죽을 지경이다. 한 가지 더 바람은 누군가는 과로하고 누군가는 실업상태인 한국 사회의 불합리한 노동구조도 바뀌었으면 한다. 홍콩 시위의 배경 중 하나도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 살인적인 노동시간, 극심한 사회적 불평등이다. 이건 한국사회도 마찬가지다. 한국사회의 젊은이들이 불평등 타파를 외치며 홍콩과 같이 들고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민주주의는 근원적으로 민중과 특권층·엘리트층·지배계층 간 긴장과 투쟁이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진행된 홍콩 국가폭력 규탄 집회에서 필자 상현이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홍콩 국가폭력 규탄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상현


‘조국사태’ 전후한 정세 동력과 변혁진영의 과제(1)

  • 김정호 북경대 박사
  • 승인 2019.10.2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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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고는 조국사태에 작용하고 본질적 정세는 한국자본축적체제의 위기라고 진단하는 필자의 견해가 돋보인다. 또한 이를 해결하는 근본은 재벌체제개혁이며, 이를 위한 변혁진영의 과제에 대해서도 매우 적극적인 제안을 던지고 있어 일독을 권한다. 분량이 많이 2회에 걸쳐 연속으로 연재한다[편집자]
‘조국사태’ 전후한 정세 동력과 변혁진영의 과제
1. 현 정세의 특징
2. 현 정국의 동력은 한국경제 축적체제의 위기로부터 온다
3. 관건은 재벌개혁

4. 재벌개혁에 대한 각 정치세력의 태도
5. 한국 변혁진영의 과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적격성 여부를 따지는 얼핏 사소한 쟁점이, 끈질기게 두 달 넘게 계속되었다. 한 쟁점이 이토록 오래도록 지속될 경우 대중들은 대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 같은 피로감은 자칫 정치에 대한 대중의 전반적인 무관심을 낳거나, 아니면 지나치게 집중도를 높여 강한 스트레스를 자아낸다. 만일 후자일 경우, 이 같은 스트레스는 사회적 긴장도를 너무 팽창시킨 나머지 자칫 한꺼번에 폭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평소엔 어떤 정치세력이나 언론들도 이렇듯 한 쟁점을 지나치게 파고드는 일을 터부시한다. 이러한 관례에 비추어 본다면 금번 조국사태는 매우 보기 드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투쟁양상 역시도 매우 비타협적이다. 상대에 대한 일격필살의 ‘치명타’를 노리면서 각자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역량과 카드를 동원하여 전력투구(올인)하고 있다. 한쪽은 마치 놓칠 수 없는 좋은 ‘먹이감’을 발견한 듯 여기서 끝장을 보겠다는 태도이며, 이 때문에 다른 쪽도 쉽게 발을 빼지 못하고 함께 맞설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한 마디로, 정치세력들이 서로 배수진을 쳤다는 것은 이번 조국사태를 보는 사람들의 공통된 느낌일 것이다.
이 같은 정국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지금 한국사회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으며, 과연 현 정세를 밀어붙이는 진정한 ‘동력’은 무엇일까? 일련의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1. 현 정세의 특징
정치권에서 이렇듯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는 이유에 대해, 어떤 이는 내년 총선 혹은 더 나아가 내후년 대선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그렇다면 매번 선거 때마다 정치세력들은 지금과 같이 격렬한 공방전을 벌였던 것일까?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매번 선거를 앞둔 공방전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강도와 양상은 각기 달랐으며 그 목적 또한 똑같을 수는 없다.
현 정세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 특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 정국의 가장 두드러진 점은 국가권력 내부의 다툼이라 할 수 있다. 즉 하급기관인 검찰 권력이 상급기관인 청와대 권력에 노골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과거 노무현정부 시절에도 한 차례 나타난 적이 있었다. 사실 조국사태가 예상치 않게 이렇듯 커지고 완강하게 지속되는 것은, 검찰 권력의 저항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좀 더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
얼핏 검찰의 반항은 ‘부처 이기주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대통령이 검찰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을 강력히 주장하는 조국을 굳이 법무장관에 앉힌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것이다. 여기에 때마침 그간 ‘적폐청산’이라는 대의명분에 밀려 내내 수세에 몰리면서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던 한국당과 검찰이 죽이 맞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수언론이 이에 가세하였다. 이리하여 검찰은 조국과 가족에 대한 혐의사실을 계속해서 흘리고, 이를 보수언론이 대대적으로 받아쓰고, 한국당은 국회에서 강력한 정치 공세를 폄으로써 지금의 조국정국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이 틀린 것은 아니며, 실제 사태는 그런 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는 표면상으로 드러난 것 이상의 좀 더 내면적인 것에 천착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검찰개혁’ 사안 자체가 갖는 중요성이다. 만약 그것이 진보세력이 수구세력과 맞붙는 수많은 적폐청산 과제 중의 하나가 아니라, 현 한국사회의 보수연합세력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결정적’ 사안이라고 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그럴 경우 검찰개혁은 개혁세력 입장에서나 보수세력 입장에서나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일종의 ‘전략 고지’의 성격을 지니며, 이 때문에 정치세력 간에 일전이 불가피해진다.

실제로 조국사태가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검찰개혁과 관련하여 그동안 몰랐던 사실들이 언론과 SNS를 통해 알려지게 되었다. 대체로 모아지는 결론은 다음과 같다. 검찰은 한국사회에서 특별한 지위와 역할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처럼 노골적 폭력에 의존하기가 어렵게 된 지배세력이, 오늘날의 형식 민주주의 진전에 발맞추어 자신들의 보호막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검찰 권력이라는 것이다. 한국 검찰은 국제적으로도 드물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한 몸에 지니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치중립’이라는 명목 하에 그 수장인 검찰총장의 임기는 보장된다. 이리하여 검찰은 사실상 국민의 감시통제로부터 벗어나게 되었으며, 심지어 경우에 따라서는 대통령의 지휘통제권마저 미칠 수 없는 권력기관으로 변했다. 재벌과 보수언론 등 기득권세력들은 이러한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의 속성을 파악한 후, 대기업 사외이사, 전관예우, 김&장 같은 법률로펌에의 영입과 같은 갖가지 매수와 특혜 수단을 통해 이들 소수정예 집단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였다. 이리하여 검찰 권력은 재벌총수와 언론사주, 그리고 고위 권력층이 법을 위반할 때마다 축소수사, 불기소 등으로 그들을 보호해주는 방패막이 되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정적을 쓰러뜨리는데 있어서는, ‘피의사실 유포’를 통해 언론과 공조함으로써 그 무엇보다도 예리한 공격무기가 되었다.
여기서 검찰-언론의 밀착 사례는 해외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일본인데, 이의엽 민중교육연구소 소장이 자신의 칼럼에서 소개한 책 『미국은 동아시아를 어떻게 지배했나: 일본의 사례, 1945-2012년』(마코사키 우케루 저)의 내용에 따르면, 일본의 자민당 내 친미파와 자주파 간의 대립에서 미국은 자주파를 견제하고 관리하는 수단으로 일본의 검찰 권력과 언론을 종종 이용한다는 것이다. 다음을 보자.
“정치인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피의자가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기 전까지 수많은 언론 보도가 쏟아진다. ‘단독’이라는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는 대부분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또는 ‘익명을 요구한 검찰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이라고 정보의 출처를 댄다. 검찰 쪽에서 누군가가 흘려줬고, 언론이 그대로 받아쓴다는 의미다. 검찰이 ‘유포’하고, 언론이 ‘추정’한 혐의들은 독자들에게 유죄의 ‘심증’을 갖게 만드는 효과를 낳는다. 피의자는 재판을 받기도 전에 이미 여론재판을 통해 범죄자로 낙인찍히는 마녀사냥을 당하는 셈이다.”(이의엽, “정치검찰을 물리쳐야 한다”)
작금의 조국사태의 진행과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 또 브라질의 온라인 저널 ‘디 인터셉트(The Intercept)’의 보도에 따르면, 얼마 전 브라질의 노동자당 권력이 몰락하고 룰라가 구속된 최대의 부패 스캔들 ‘페트로브라스 사건’(일명 ‘세차작전’,Operation Car Wash)에서도 현지 검찰-언론의 콤비가 큰 역할을 하였다고 전한다.
이 같은 국내외 사례들을 보노라면, 우리는 왜 그동안 삼성 이재용 등 재벌총수와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의 사주들이 그토록 많은 범법행위들을 저지르고서도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한 마디로 검찰 권력은 1987년 이후 파쇼권력이 사라지고 형식적 민주화를 이룬 한국사회에서 재벌을 비롯한 지배세력들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보호장치가 되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검찰개혁과 긴밀한 연관을 갖고 있는 조국사태를 단순한 보수세력이 만난 우연한 ‘호재’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개혁과 수구세력 간에 ‘전략 고지’를 놓고 벌이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라고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여진다. 그런 면에서 일찍이 노무현정부 시절의 개혁 추진과정에서 검찰 권력에 막혀 일차 패배의 쓰라린 경험을 겪었던 것은 개혁세력 모두에게 있어선 소중한 교훈이었다. 지금 이 ‘전략 고지’를 둘러싼 전투의 승패가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이후 정국의 양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문재인정권은 왜 이렇듯 보수세력의 강력한 반발을 무릅쓰고 조국 임명을 강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 적당한 타협의 길은 없었던 것일까?
그것은 문재인정권으로서도 그 정도 강도의 ‘적폐청산’을 수행해야지만 촛불혁명을 통해 자신에게 권력을 맡긴 대중의 분노를 잠시나마 누그러뜨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사회적 모순이 격화할수록, 그리고 이 때문에 대중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이 강할수록, 그것을 대변하는 ‘개혁정부’ 역시도 급진적일 수밖에 없게 된다. 물론 개혁세력의 공세가 거칠어짐에 따라 보수세력의 저항 역시도 필사적이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개혁-반개혁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정세를 한 발짝씩 고양시켜가는 변증법이다. 지금은 이 같은 변증법이 작동하는 정세인 것 같다.

2. 현 정국의 동력은 한국경제 축적체제의 위기로부터 온다
여기서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사회적 긴장도가 고조됨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과 같은 강도 높은 개혁을 계속해서 밀고 나갈 수밖에 없게 하는 대중의 불만의 강도에 주목해야 한다. 그 같은 대중적 뒷받침이 없었다면 검찰-언론-한국당 보수세력이 조성하는 입체적인 여론전에 밀려 아마 조국카드를 진작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다. 사실 9월28일 서초동집회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집권 민주당 내부의 동요는 상당하였다. 따라서 다시금 시작된 ‘촛불집회’의 진정한 원인을 규명하는 일이 필요하다.
먼저 우리가 유념할 것은, ‘촛불집회’라는 형식은 동일할 지라도 군중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항상 동원이 가능한 ‘상비군’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록 그 핵심부대는 일정하다 할지라도, 집회 군중은 매 시기 갖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문재인정부를 탄생시킬 때의 촛불집회의 군중과 이명박정부의 수입 쇠고기 파동 때의 그것은 서로 다를 것이다. 마찬가지로 3년 전 박근혜 탄핵을 몰고 왔던 촛불집회의 군중 역시도 이번 조국사태의 그것과 완전히 동일할 수는 없다. 따라서 촛불집회 ‘형식’이나 누가 표면상 주최했느냐는 측면보다도, 우선 금번 대규모 촛불집회가 성립하게 된 사회적 요인에 더 주목해 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 ‘축적양식’이 근본적으로 한계에 부딪칠수록, 정치적으로는 그 변화와 개혁에 대한 요구의 폭과 강도는 높아진다. 지금의 대중의 불만과 고통은 1990년대 이래 한국사회에 정착된 축적양식의 위기를 반영한다. 그 근거는 앞서 언급한 대로, 개혁세력과 보수세력 간에 검찰개혁이라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전략 고지’를 놓고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1987년 이후 파쇼권력이 사라지고 형식적 민주화를 이룬 한국 정치사회 현실에서, 검찰 권력은 재벌을 비롯한 지배세력들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보호장치이다. 이것이 제거되면 통치세력은 큰 타격을 받게 되며 이 때문에 결사저항을 하고 있는데, 문재인정부는 그 저항을 기필코 돌파하기 위하여 군중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정면충돌이야말로 한 사회의 대변혁기에나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한국경제는 1990년대 들어 외주화, 고용 유연화, 비정규직 확대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소위 ‘신경영’ 정책을 추진하였다. 1990년대 후반의 IMF 외환위기를 넘긴 후 이 같은 신경영에 기반한 새로운 축적체제는 한국사회에 정착되었다. 때마침 확장기를 맞이한 세계경제와 거대한 이웃나라 중국의 고도성장은 이 같은 한국경제의 신축적체제의 발전을 위한 우호적인 외부환경을 제공하였다.
2000년대 초 이후 비정규직을 적극 활용하고 여기에 일정 수준의 응용기술을 결합시킨 한국경제는 세계시장에서 상당한 위력을 떨쳤다. 2008년 말 금융위기가 도래한 이후에도, 아직 세계 각국이 기존의 금융 중심 패러다임에서 제조업으로의 전환을 미처 이루지 못한 2014년까지만 해도 이러한 새로운 축적모델은 여전히 유효하였다. 철강, 조선, 자동차, 전자, 반도체 등 한국경제를 대표하는 주력산업은 이 시기에도 계속해서 호황을 누렸다. 비록 사회 전반으로는 비정규직이 꾸준히 증가하고 사회적 빈부격차 역시도 확대됨으로써 사회적 불안요인이 누적되어 갔지만, 그 대신 대공장 정규직노동자들은 상대적 고임금과 안정된 직장을 보장받아 자본에 포섭됨으로써 전체적으로 노사관계는 큰 무리 없이 안정되었다. 우리는 이 시기까지를 (비정규직에 기초한) 새로운 축적양식의 상대적 안정기라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상대적 안정은 세계 각국이 금융위기의 충격으로부터 점차 회복되기 시작하면서부터 동요되기 시작했다. 한편으로 각국은 ‘제조업’에 다시 주목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러한 경향은 마침 앞으로 기존 경제에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몰고 올 ‘4차 산업혁명’이 접목되면서 가속화되었다. 다른 한편, 이 무렵부터 중국이 산업화 과정을 일차 마무리함으로써, 이제 중국은 한국의 거대한 수출시장이 아닌 무서운 경쟁상대로 돌변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이후 정착되어 온 한국의 ‘비정규직(저임금) + 중간수준 응용기술’ 모델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왜냐하면 중국의 노동력은 한국의 비정규직보다도 아직까지 훨씬 저렴하고, 그러면서도 기술수준은 거의 한국을 추격하고 일부 분야에선 앞서나가기까지 하였던 것이다. 특히 튼튼한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친환경에너지, 양자통신,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서는 기초과학이 취약한 한국을 크게 앞서고 있다. 이제 한국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동안 황금알을 안겨주던 중국시장에서 밀려나고 있으며, 다른 세계시장에서도 중국에 밀려 국제시장 점유율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까지의 축적방식으로는 더 이상 한국경제의 존립이 어렵게 되었다는 점이 이제 시간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전통산업 분야에서는 중국에 밀리고, 그렇다고 해서 미래 산업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렇듯 기존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생존을 유지할 수 없으면서도, 새로운 대안을 찾지 못한다는 것은 한 사회 ‘위기상황’의 전형적인 규정이다. 현재 대중들이 겪고 있는 불안과 고통, 예컨대 날로 증가하는 실업자와 고용에 대한 불안감, 자영업자의 파산, 가계부채의 끝없는 증가, 젊은 청년세대들의 좌절감, 입시지옥 등은 바로 이처럼 갈수록 생명력을 다해 가고 있는 한국경제의 자화상에 다름 아니다. 대중은 지금 이 같은 절망적 상황에 처해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하라고 정치권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며, 그를 위한 대대적인 사회 전반의 개혁을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되돌아보면 1990년대 이후 정착되어 온 비정규직에 기초한 새로운 축적양식은, 과거 ‘개발독재하의 축적양식’(1960~1987)이 그러하였듯, 대략 ‘30년 주기’의 자기 생명을 마쳐가고 있으며 그 본격적인 해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가 신경영 전략의 도입과 정착기였다라고 한다면, 2000-2014년은 그 발전기라 볼 수 있으며, 조선업종 불황과 4차 산업혁명 및 중국경제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한 2015년 이후는 쇠퇴기에 해당된다. 이제 2020년 이후에는 해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정세를 밀어부치고 있는 동력은 바로 이 같은 축적양식의 위기가 불러일으키는 광범위한 대중의 불안과 고통이라 할 수 있다.
3. 관건은 재벌개혁
위에서 거론한 1990년대 이후의 한국 축적체제는 ‘재벌체제’로 상징되며, 따라서 당연히 재벌개혁이 초점이 된다. 그동안 문재인정부가 걸어온 2년 반의 기간을 되돌아보면, 이 핵심문제를 건드리지 않은 채 주변만 맴돌면서 우회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정치 분야에서는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시키는 등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다른 분야 특히 경제 분야의 성과는 미진하였다. 예컨대 경제분야의 대표적 정책이라 할 수 있는 최저임금제와 52시간 노동시간단축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갖가지 장애에 부딪쳐 그것을 주도하던 청와대 경제수석 장하성의 교체에서 보듯 거의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공공기관 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약속 역시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대표적인 문재인정부의 야심작인 북방정책 역시도 북미 간 핵협상의 부진함으로 별반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내외적인 각종 악재에 휩싸인 한국경제는 나날이 악화되어 가고 있으며, 경제문제는 문재인정부의 그간의 개혁성과를 모조리 빼앗아갈 만큼 최대의 우환이 되고 있다. 이처럼 문재인정부의 지금까지의 개혁이 보여주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재벌문제를 비켜가고서는 어떠한 성과도 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30대 재벌 매출액이 GDP의 80%에 이르는 한국적 상황이 말해주듯, 사회적 부의 대부분을 재벌이 장악한 상황에서 그 점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1980년대 후반까지는 많은 문제가 주요하게는 '민주화' 문제로 귀결되었다. 그 점은 노동자, 재야지식인, 청년학생, 종교계, 농민 등 누구의 눈에도 분명하게 보였다. 왜냐하면 이들이 무슨 일을 할라치면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군사독재가 나서 탄압하고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각 부문의 주체들은 민주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한 발짝도 나갈 수가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였다. 예컨대 노동자들이 자본가에 대항해 자신들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한 기본 조직인 노조를 하나 만들고 싶을 때도 그러하였는데, 이 시기엔 이 같은 노조결성 조차도 '반공'의 이름 아래 군사독재정권으로부터 극심한 탄압을 받았다. 이처럼 언론, 결사, 사상의 자유가 심각하게 억압받는 상황 속에서 노동운동은 제대로 성장하기가 힘들었다. 또 농민이 추곡수매가 인상과 농가부채 탕감을 요구할 때도, 학생들이 자치조직으로서의 학생회 부활과 학내 민주화를 요구할 때도 그러한 탄압에 직면하여야만 하였다. 문인과 언론인과 예술인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들의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심각한 제약을 받았다. 그러기에 이들은 민주화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그 투쟁 대상을 '군사독재'로 설정하고 그것의 타도를 위해 자신들의 부문운동의 고유한 영역을 넘어 반독재투쟁에 나서게 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오늘날 재벌문제는 한국사회 곳곳에 침투되지 않은 곳이 없다. 한국의 재벌들은 '글로벌 경영'이라는 화려한 외형과는 달리, 여전히 기본적으로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기반함으로써 비정규직을 양산시킨다. 한국의 재벌문제는 또한 이 같은 비정규직문제를 매개로 해서 기타 사회문제를 한층 증폭시킨다. 예컨대 교육과 청년실업 문제가 그러하며, 남녀 성차별 문제 역시 그러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는 청년실업의 주요한 원인이며, 그것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를 매개로 하여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 또 이 같은 비정규직의 비참한 삶을 피하기 위해 학생들은 일찍부터 입시준비에 매달려야 하는데, 이는 복잡한 교육문제를 야기시킨다. 최근의 '미투'로 명명되는 성폭력 문제 역시도 비정규직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예컨대, 직장 내 성폭력은 상 하급 간의 신분상 차이를 매개로 발생하는데, 정규직 상사와 비정규직 하급자 간의 심각한 격차는 그 같은 성폭력이 매우 손쉽게 발생할 수 있게끔 만든다.

한국의 재벌체제는 또한 우리사회의 각종 비리의 온상이자 공적체계를 무너뜨리고 비선조직의 번성을 낳게 하는 비옥한 토양이기도 하다. 얼마 전 탄핵정국의 직접적 계기가 되었던 '최순실 사건' 역시도 좀 더 근원을 캐보면, 외환위기 이후 출현한 한국경제의 소수 ‘상위’ 재벌에의 경제력집중 문제가 놓여 있다. 외환위기 이후 살아남은 삼성, 현대, SK, LG 등 상위 재벌들은 자신들의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정치계는 물론 사법·관료·언론·문화계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 전반에 '재벌장학생'을 키울 정도로 무소불위한 힘을 갖게 되었다. 이 같은 재벌체제야말로 불법상속, 비자금조성, 탈세, 뇌물공여, 회계조작, 정경유착 등 갖가지 부정부패와 범죄의 온상이 된다.

이렇듯 한국의 중대한 사회문제는 그 어느 것 하나 재벌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다. 1970-1980년대에 반독재 민주화 투쟁을 통해 군사독재를 타도하지 않고서는 사회진보가 불가능하였듯이, 지금은 재벌체제의 근본적 개혁을 통하지 않고서는 한국사회의 발전은 꿈꿀 수가 없다.
이러한 상황을 문재인정부도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 현 정부가 그동안 재벌개혁에 소극적이었다고 해서 아예 그것을 포기했다고 속단할 수는 없다. 문재인정부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인데, 지금 웬만한 반대를 무릅쓰고 검찰개혁을 강하게 밀어부쳐야 하는 이유를 우리는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즉 검찰개혁은 재벌개혁이라는 한 단계 높은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 경제가 줄곧 하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의 생활고에 대한 불만을 달래 줄 다른 마땅한 방책이 없다.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검찰개혁을 통해 문재인정권은 자신의 개혁 이미지를 쇄신하여야만 한다. 그와 함께 다음 단계의 더 지난한 개혁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볼 때 지금은 현 정권이 사활을 건 승부수를 던질 때인 것이다.

여기서 잠시 문재인정권의 검찰개혁이 성공할 경우를 상정해 보자. 이 경우 재벌개혁의 본격화로 인해 한국사회는 1990년대 들어 성립된 신 축적모델 (필자는 이를 ‘후기 신식국독자’ 체제라고 부른다)의 해체과정이 보다 가시화될 것이다. 그리하여 누구의 눈에도 한국사회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이 명확해질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지금의 검찰개혁을 둘러싼 공방은 1987년 민주화 대투쟁과 마찬가지로, 한 축적체제를 마감키 위한 ‘선행적인 상부구조 변화’의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지금 주도세력인 자유주의자들이 애초 의도하는 바대로 그것이 좀 더 발전적인 축적제제가 될 것인지는 별도의 문제이다. (계속)
김정호 북경대 박사  webmaster@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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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미수뇌친선관계를 믿고 올 해 말을 넘기려한다면 망상이다

미국은 이 해말을 무난히 넘겨볼 것이라 여긴다면 그는 망상이다

고덕인 기자 | 기사입력 2019/10/27 [08:47]
미국 조미수뇌친선관계를 믿고 올 해 말을 넘기려한다면 망상이다

▲ 오늘(10월 27일)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담화를 발표하여 “미국이 자기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과의 개인적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끌기를 하면서 이해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다.”라며 미국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담은 담화를 발표하였다.  © 고덕인 기자


오늘(10월 27일)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담화를 발표하여 “미국이 자기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과의 개인적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끌기를 하면서 이해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다.”라며 미국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담은 담화를 발표하였다.

김영철 위원장은 “최근 미국이 우리의 인내심과 아량을 오판하면서 대조선적대시정책에 더욱 발광적으로 매달리고있다.”고 서두를 때면서 미국이 현 조미관계를 자의적으로 판단하면서 오판을 하고 있는데 대해 비판을 하였다.

담화는 “얼마전 유엔총회 제74차회의 1위원회회의에서 미국대표는 우리의 자위적국방력강화조치를 걸고들면서 미조대화에 눈을 감고 들어가지 않을것이라느니,북조선이 FFVD를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해야 한다느니 하는 자극적인 망발을 늘어놓았다.”라면서 미국이 유엔총회 제74차 회의 제 1위원회에서 조선에 대해 터무니없이 한 말을 <망발>이라고 비판하였다.

김영철 위원장은 담화에서 미국이 다른 나라들을 동원하여 유엔 제재결의》리행을 집요하게 강박하고있으며 추종국가들을 내세워 유엔총회에서 반공화국결의안들을 통과시키기 위해 각방으로 책동하고있다고 비난하였다. 더 나아가 김영철 위원장은 미 상원에서 조선을 《불량배국가》로 지칭한 미전략군사령관 지명자의 증언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비난을 하면서 미국 군부가 “조선의 겨냥한 핵 타격훈련까지 계획하고 있다.”는데 대해 밝히면서 미국이 대 조선 적대시정책을 여전히 지속하고 있음을 비판하였다.

이어서 담화에서 김영철 위원장은 “제반 상황은 미국이 셈법전환과 관련한 우리의 요구에 부응하기는커녕 이전보다 더 교활하고 악랄한 방법으로 우리를 고립압살하려 하고있다는것을 보여준다.”라면서 그러나 “미국의 이러한 적대행위들과 잘못된 관행들로 하여 몇번이나 탈선되고 뒤틀릴번 했던 조미관계가 그나마 지금까지 유지되고있는것은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트럼프대통령사이에 형성된 친분관계의 덕분이라고 해야 할것이다.”라고 하여 조미관계가 그나마 급격한 긴장상태에 빠져들지 않고 이 정도로 유지되는 것은 조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의 우호적인 관계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데 대해 밝히었다.

그렇지만 세상사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라면서 담화는 조미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를 결코 민심(民心)을 외면할 수 없으며 조미관계 악화를 방지하거나 보상하기 위한 담보가 아니라고 규정하여 조미수뇌분들의 우호관계가 언제까지 조선에 대한 미국의 적대시적정책을 조선이 좌시하고 지나칠 수 있게 할 수 없다면서 간접적으로 강력히 경고를 하였다.


한편 담화는 2018년 6월 12일 조미 싱가폴회담의 합의에 따라 미국에 대해 조선이 취한 조치들을 미국은 미국은 자신들의 외교적 성과물로 포장하여 내세우면서 선전선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하지만 미국의 그 같은 선전전에도 불구하고 조미관계에는 실질적으로 진전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미국이 조선이 취하는 조치에 대해 상응하는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음으로서 당장이라도 상빵 간에는 불과 불이 오갈 수 있는 초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김영철 위원장은 “미국이 자기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과의 개인적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끌기를 하면서 이해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다.”라면서 미국이 조미수뇌자들 간의 우호적인 관계가 미국이 조선에 대해 실질적인 그 어떤 대책을 세워도 아무런 문제로 될 수 없으며, 조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경고한 대로 이 해 말을 무사히 넘길 것으로 망상을 하여서는 안 된다고 간략하지만 강력한 경고를 하였다.

담화에서 “나는 영원한 적도,영원한 벗도 없다는 외교적명구가 영원한 적은 있어도 영원한 친구는 없다는 격언으로 바뀌지 않기를 바란다.”며 미국이 조선의 영원한 적으로 남아있지 않도록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와 조선과 협의를 하여 조미관계를 풀어갈 것을 압박하였다.



----- 아래 김영철 위원장을 담화 내용: 조선중앙통신 -----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담화


최근 미국이 우리의 인내심과 아량을 오판하면서 대조선적대시정책에 더욱 발광적으로 매달리고있다.

얼마전 유엔총회 제74차회의 1위원회회의에서 미국대표는 우리의 자위적국방력강화조치를 걸고들면서 미조대화에 눈을 감고 들어가지 않을것이라느니,북조선이 FFVD를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해야 한다느니 하는 자극적인 망발을 늘어놓았다.

한편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 유엔《제재결의》리행을 집요하게 강박하고있으며 추종국가들을 내세워 유엔총회에서 반공화국결의안들을 통과시키기 위해 각방으로 책동하고있다.

지어 미전략군사령관지명자라는 놈은 국회 상원에서 증언하면서 우리 국가를 《불량배국가》로 악의에 차서 헐뜯었으며 미군부호전세력들은 우리를 겨냥한 핵타격훈련까지 계획하고있다고 한다.

제반 상황은 미국이 셈법전환과 관련한 우리의 요구에 부응하기는커녕 이전보다 더 교활하고 악랄한 방법으로 우리를 고립압살하려 하고있다는것을 보여준다.

미국의 이러한 적대행위들과 잘못된 관행들로 하여 몇번이나 탈선되고 뒤틀릴번 했던 조미관계가 그나마 지금까지 유지되고있는것은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트럼프대통령사이에 형성된 친분관계의 덕분이라고 해야 할것이다.

그러나 모든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조미수뇌들사이의 친분관계는 결코 민심을 외면할수 없으며 조미관계악화를 방지하거나 보상하기 위한 담보가 아니다.

미국이 우리가 신뢰구축을 위하여 취한 중대조치들을 저들의 《외교적성과물》로 포장하여 선전하고있지만 조미관계에서는 그 어떤 실제적인 진전이 이룩된것이 없으며 지금 당장이라도 불과 불이 오갈수 있는 교전관계가 그대로 지속되고있다.

미국이 자기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과의 개인적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끌기를 하면서 이해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다.

나는 영원한 적도,영원한 벗도 없다는 외교적명구가 영원한 적은 있어도 영원한 친구는 없다는 격언으로 바뀌지 않기를 바란다.

   
주체108(2019)년 10월 27일

평 양(끝)

"검찰 공포 바이러스, 의원들 정신 차려!" 촛불시민 국회 압박

19.10.26 20:33l최종 업데이트 19.10.26 22:10l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열린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국회앞으로 행진하며 공수처 설치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공수처 가꼬온나 퍼뜩!' 국회 향하는 부산시민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열린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국회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부산지역 참가자들이 '공수처 가꼬온나 퍼뜩! 우리는 이길때까지 싸운다!'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권우성
국회향해 '공수처 설치' 촉구하는 시민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열린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국회앞으로 행진한 뒤 공수처 설치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국회향해 '공수처 설치' 촉구하는 시민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열린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국회앞으로 행진한 뒤 공수처 설치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우성
자유한국당사 향해 야유 보내는 촛불시민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열린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국회를 거쳐, 영등포 자유한국당사까지 행진했다. 자유한국당사를 향해 시민들이 야유를 보내고 있다.
▲ 자유한국당사 향해 야유 보내는 촛불시민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열린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국회를 거쳐, 영등포 자유한국당사까지 행진했다. 자유한국당사를 향해 시민들이 야유를 보내고 있다.ⓒ 권우성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열린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영등포 자유한국당사로 행진하는 가운데, 경찰이 자유한국당사를 향한 달걀 투척 등에 대비해 그물망을 치고 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행진해오는 가운데, 경찰이 자유한국당사를 향한 달걀 투척 등에 대비해 그물망을 치고 있다.ⓒ 권우성
자유한국당사 향해 야유 보내는 촛불시민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열린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국회를 거쳐, 영등포 자유한국당사까지 행진했다. 자유한국당사를 향해 시민들이 야유를 보내고 있다.
▲ 자유한국당 향해 야유 보내는 촛불시민들 자유한국당사를 지나 영등포 경찰서 방향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촛불시민들이 자유한국당사를 향해 야유를 보내고 있다.ⓒ 권우성

 국회가 있는 서울 여의도에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하라"는 촛불시민들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26일 오후 4부터 서울 여의도공원 동쪽 여의대로에서 제11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국회를 향해 '고위공직자범죄(부패)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 검·경수사권 조정을 담은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등 국회 신속처리대상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찰개혁 법안의 국회 처리를 요구했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강조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은 "절대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촛불시민들은 '응답하라 국회'라고 쓰인 노란 풍선을 들고 "공수처를 설치하라", "검찰을 개혁하라"라고 외쳤다. 어둠이 깔리자 LED 촛불이 여의대로를 뒤덮었다. 또한 내란음모 계엄령 문건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는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 김민웅 경희대 교수, 우희종 서울대 교수 등이 발언했고, 가수 한영애·강산에씨 등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가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범국민연대 주최로 열렸다.
26일 저녁 어둠이 깔린 서울 여의도공원 동쪽 여의대로에서 제11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권우성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가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범국민연대 주최로 열렸다.
26일 저녁 어둠이 깔린 서울 여의도공원 동쪽 여의대로에서 제11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권우성
 
"군부독재보다 더 독한 바이러스가 떠돌고 있다"

최민희 전 의원은 "군부독재보다 더 독한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를 떠돌고 있다. 그것은 검찰 공포 바이러스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검찰이 제일 세다"면서 "검찰은 직접수사권, 수사지휘권, 기소독점권, 영장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검찰의 수사·기소의 기준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전 의원은 검찰 권력을 분산하기 위해 공수처가 필요하다며 말을 이었다.

"검찰에 묻는다. 스캔들 검사, 스폰서 검사, 성매매 검사를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응징한 적 있나. 조국 전 장관 때는 온 가족을 탈탈 틀어서 가족 자체를 풍비박산 냈으면서 패스트트랙 국회의원은 왜 제대로 조사하지 않느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아들딸 입시·성적조작 비리는 안진걸 소장이 4~5번 고발해도 왜 수사하지 않는 것인가. 검찰이 내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무서워 살겠나."

우희종 교수는 "2008년 이명박 정권 당시 PD수첩을 억지로 법정에 세웠다. 그러한 무리한 수사를 또 목격했다. 무리한 수사로 검찰 개혁에 앞장선 조국 전 장관을 물러나게 했다"면서 "검찰이 저렇게 자신들의 권력인 수사·기소권을 가지고 제멋대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견제하고자 하는 게 공수처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공수처법을 두고 '내 것이 좋아', '네 것이 좋아'라고 싸우는 정치인들은 정신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교수의 선창으로 촛불시민들은 "국회의원 정신 차려"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가수 강산에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식에서 말한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 "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자체를 위해서가 아닌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민주주의의 상식을 명심해야 한다" 등을 재차 발언해 박수를 받았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오후 7시 35분께 끝났고, 이후 촛불시민들은 영등포 자유한국당 당사로 행진했다.

1시간 뒤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 닿은 시민들은 야유를 보내고 당사를 향해 "토착왜구 물러가라", "공수처를 설치하라", "검찰개혁"이라고 외쳤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가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범국민연대 주최로 열렸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가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범국민연대 주최로 열렸다.ⓒ 권우성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가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범국민연대 주최로 열렸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가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범국민연대 주최로 열렸다.ⓒ 권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