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26일 월요일

우주선 지구 생존은 '기후변화 산수'에 달렸다


조홍섭 2015.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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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의 마크 와트니처럼 지구 위기의 진단과 해결책은 산수로 계산 가능
파리 기후변화 당사국총회 앞두고 개도국까지 저탄소 경제 대열에 나서는데
05414017_R_0.jpg» 영화 <마션>은 지구가 인류에게 공짜로 제공해 주는 물, 공기, 식량 등 생태계 서비스가 전혀 없는 곳에서 생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나게 보여준다. 홀로 남겨진 화성인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은 끊임없이 생존을 위해 무엇이 얼마나 필요하고 어떻게 조달할지를 계산해야 했다. 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마션>에서 화성에 홀로 남겨진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의 생존 비결은 불굴의 의지, 뜨거운 동료애, 그리고 첨단과학에 앞서 산수의 힘이다. 앤디 위어의 원작 소설을 보면, 기지에 돌아온 와트니는 상처를 처치한 뒤 바로 계산에 들어간다.
 
1425일 뒤에 다음 화성 착륙선이 오는데 식량, 물, 공기가 그때까지 버틸지 따져본다. 기지에는 6명의 식량이 50일분 비축돼 있는데 혼자이니 300일, 식사량을 4분의 1 줄이면 400일을 버틴다는 식이다.

부족한 식량을 감자로 메우려면 기지 안에 얼마나 넓은 감자밭을 조성할지 또 계산한다. “내 목숨은 산수에 달렸다. 더하기 빼기를 착각하거나 덧셈을 틀리기만 해도 끝이다”라고 하면서.

Bill Anders-NASA-Apollo8-Dec24-Earthrise.jpg» 미국 달탐사선 아폴로 8호가 달 표면에서 촬영한 지구의 모습. 우주 공간에 떠있는 우주선처럼 보인다. 사진=Bill Anders,NASA
 
세계적 경제 호황기였던 1960년대부터 한정된 지구가 무한정 성장할 수 있는지 걱정하던 이들은 ‘우주선 지구’라는 표현을 썼다. 지구는 우주에 떠 있는 한 척의 우주선이고 우리는 모두 그것을 조종하는 우주인이란 관점이다.

지구 차원의 환경재앙인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는 요즘 이 비유가 새삼 다가온다. 화성에서 생존전략을 짜는 마크 와트니와 우리는 크게 다를 바 없다.
 
유엔과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재앙이 언제 어떤 형태로 올 것이며, 이를 막기 위해 언제까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상세한 수치로 내놓고 있다. ‘기후변화 산수’는 요컨대 이렇다.

금세기 말까지 지구의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상승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4도 오르는데, 그것이 초래할 위험은 매일 전 세계에서 비행기 1만대가 추락하는 정도이다.

2도 상승을 달성하려면 대기 속에 배출된 이산화탄소 양을 3000기가 톤(1기가 톤은 10억 톤)으로 억제해야 하는데, 이미 2000기가 톤을 배출했으니 남은 것은 1000기가 톤이다. 이를 위해선 알려진 화석연료 자원의 4분의 3은 땅속에 그대로 둬야 하고 2050년까지는 세계가 탄소 제로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

White House Photo by Pete Souza_Obama_COP15_Jiabao.jpg»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양자협의를 하고 있다. 이 총회는 새로운 기후체제에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났다. 양대국이 전형적으로 바뀐 올해 파리 총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사진=Pete Souza, 미국 백악관
 
2020년 이후 적용될 새로운 기후체제를 수립하기 위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이 1000기가톤의 배출량을 각국에 어떻게 공평하게 나눌까를 논의하는 자리다. 이미 우리나라를 포함한 149개국이 협상테이블 위에 2020년 이후 어떻게 감축할 것인지를 담은 ‘기여방안’(INDC)를 제출해 놓고 있다.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인 중국과 미국이 이제까지와 달리 적극적인 감축의사를 밝히는 등 실패로 끝난 2009년 코펜하겐 총회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각국의 기여방안을 봐도 새로운 기후체제 수립을 계기로 저탄소 경제로 체질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1위 배출국인 중국은 2030년부터 배출량이 감소세로 접어들도록 에너지 소비의 20%를 비화석에너지로 충당하고 탄소집약도(국내총생산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를 65% 줄이기로 했다. 저탄소 경제로 방향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2030년까지 확보할 재생에너지 발전용량만 봐도 풍력 2억킬로와트, 태양광 1억킬로와트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현재 발전용량이 각각 55만킬로와트, 155만킬로와트인 것과 비교해도 얼마나 야심적인지 알 수 있다.

05314257_R_0.jpg» 중국은 2030년까지 1억킬로와트 용량의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예정이다. 사진은 저장성 통샹 지역의 태양광 발전소. 사진=로이터 연합

배출량 2위인 미국은 2025년까지 26~28% 감축 계획을, 28개국이 합쳐 세계 3번째 배출국인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40% 감축을 약속했다. 전기 없는 인구가 3억에 이르는 인도는 환경이 아직 경제 다음이지만 2030년까지 전기의 40%를 재생에너지로 만들고 탄소집약도를 35% 낮추겠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개도국 가운데는 유일하게 배출전망치(BAU) 대비 감축이 아닌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37%를 줄이는 절대 감축안을 내놓았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 대비 37%를 줄이는 방안을 제출했다. 절대량을 줄이는 게 아니라 증가추세를 누그러뜨리겠다는 것이다. 브라질이나 한국이나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 노릇을 자임하지만 자세는 사뭇 다르다.
 
세계 5위 배출국인 일본은 선진국 가운데 가장 소극적이다. 2030년까지 2013년 대비 26%를 줄이겠다는 건데, 2013년은 역사상 2번째로 높은 배출량을 기록한 해였다.

일본 그린피스는 이 감축안에 대해 “세계가 재생에너지 미래를 향해 빠르게 나아가는데 아베 정권은 멈춰 서 있다. 에너지 정책의 실패로 온실가스 대량 방출, 에너지 불안, 20세기형 화석연료 의존에 고착될 것이다”고 비판했다. 아베를 박근혜로 바꾸면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얘기다.

각국의 감축계획을 보면, 대다수 선진국과 개도국이 다음 10년 동안 돈과 일자리가 저탄소 경제에서 나올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 원인 제공과는 거리가 먼 에디오피아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없이 경제규모를 2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을 정도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원자력과 석탄을 중심으로 한 화석연료 경제를 고집하면서 그런 대세를 거스르는 독특한 나라이다.

문제는 감축계획을 모두 합쳐도 2도 목표 달성을 위한 감축량의 절반에 지나지 않으며 3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약속을 다 지켜도 환경재앙이 불가피하다.

martian-gallery9-gallery-image.jpg» 영화 <마션>에서 마크 와트니가 이륙 우주선까지 이동한 로버. 한정된 발전용량에 생존 필수품을 적재하기 위해 대대적인 감량이 필요했다. 사진=20세기폭스 코리아
 
화성인 마크 와트니는 구조대와 만나기 위해 로버를 타고 이륙용 우주선까지 3200㎞를 이동한다. 그는 모든 준비물을 점검한 뒤 부족한 동력을 얻기 위해 로버에서 불필요한 의자를 뜯어내고 에너지 낭비 장치를 고친다. 심지어 이륙용 우주선에선 무게를 줄이기 위해 우주선 앞부분을 아예 떼어내고 천막으로 대체하기도 한다.

살아나려면 몸집을 가볍게 해야 한다. 위기에 처한 우주인이 기억할 교훈인데, 지구의 우주인들이 이를 실천할 수 있을까.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ecothink@hani.co.kr

시리아에서 미군패배와 한반도 운명

시리아에서 미군패배와 한반도 운명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10/27 [11:5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승리를 확신한 듯 21일 전격적으로 러시아를 방문하여 푸틴과 뜨거운 악수를 나누었다. 알 아사드는 벌서 시리아 내전 마무리 단계인 선거에 대해서도 언급하기 시작했다.     © 자주시보

정치포털 서프라이즈 국제방에 ‘오마니나’라는 번역가가 국제정세분석가 ‘田中 宇(다나카 사카이)’라는 일본 언론인의 글을 계속 번역해서 올리는데 수년전에 예측했던 색다르고 냉철한 판단이 지금에 와서 사실로 하나 둘 증명되고 있다.

“미국을 배신하고 중국과 연합한 영국”-2013年10月22日, 田中 宇(다나카 사카이), 번 역: 오마니나
“적과 아군이 뒤바뀌고 있는 중동” - 2013年12月16日, 田中 宇(다나카 사카이), 번 역 오마니나

2년여 전에 쓴 이런 제목의 기사만 봐도 그것을 잘 알 수 있다. 이미 영국은 유럽에서 선참으로 중국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가입함으로써 미국 달러 패권에 심대한 타격을 가했다. 그리고 미국이 키우고 육성해온 IS를 미국과 그 연합세력이 인류 공동의 적으로 선포하고 공격하는 것도 모자라 러시아와 이란까지 나서서 공격하고 있는 현 상황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다. 중동에서 적과 아군이 완전히 뒤바뀌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미국은 온건파 반군에 대한 지원은 계속 하고 있고 그 온건파 반군에게 넘긴 수백대의 도요타 트럭과 무기 등이 그대로 IS로 넘어가고 있는 등 실질적으로는 IS를 여전히 지원하고 있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지만 내놓고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IS에 대한 공중폭격을 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이렇듯 예리하고 정확한 중동정세 전망을 밝혀온 다나카 사카이가 이번엔 푸틴의 러시아군이 시리아 내전에서 IS와 반군을 격퇴하고 승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그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로 날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환한 미소로 악수를 나누며 거니는 사진을 공개했는데 이는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드미트리 사블린 러시아 상원 의원이 리아노보스티에 전한 소식에 따르면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국민들의 지지에 확신이 있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 조기선거를 추진할 방침이고 한다. 아사드 대통령은 군사적 승리만이 아니라 정치적 승리에 대한 확신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 1500km 떨어진 카스피해에서 이란과 이라크 영공을 지나 시리아 반군 거점을 정밀하격한 러시아군 순항미사일 발사 장면, 첨단 무기가 미군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 자주시보


승리의 요인

22일 다나카 사카이는 “승리가 보이는 러시아의 시리아 진출과 한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 내부의 분열 때문에 이런 전에 없는 이상한 중동정세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시리아 러시아 이란이 ISIS와 누스라를 정리하면, 중동의 정치 정세는 크게 달라지고, 중동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크게 저하된다. 원래 러시아를 시리아로 불러들인 것은 켈리 국무장관을 몇 번이나 러시아에 파견해 푸틴을 설득시킨 오바마 대통령이다. 미국 핵심부에서 국방성(군산 복합체)는 비밀리에 ISIS를 지원해 왔지만, 오바마가 그에 맞서 은밀하게 푸틴과 이란을 선동(분노하게 만들어 부추키는 것을 포함)해왔다. 미국은 전체적으로 러시아가 중동 정치에서의 주도력을 쥐는 것을 용인하는 경향을 더해 가고 있다. 이러한 전환은 국제 정치의 전체에 장기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쳐, 미국 패권의 몰락과 다극화를 가속시킨다.]-22일 “승리가 보이는 러시아의 시리아 진출과 한국” 중에서, 다나카 사카이, 번역 오마니나

다나카 사카이는 자세한 근거까지 들어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무기판매로 막대한 이득을 얻는 미 군산복합체는 중동에서 계속 전쟁을 하고 싶어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중동 전선에서 하루 빨리 빠져나오고 싶어서 러시아를 끌어들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미국의 내분이 중동에서의 미군의 패권 추락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와 같은 민주당 정권이라고 해도 미 군산복합체 지배세력들의 자금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전, 베트남전 등 세계적인 전쟁을 시작하고 확대한 세력도 미국 민주당이었다. 오히려 공화당 정권이 전쟁을 마무리짓는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오바마의 행동이 겉으로는 미 군산복합체 지배세력과 차이가 있을 수는 있어도 내용적으로는 협의 속에서 나온 것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미국 내분의 문제라기보다는 미 정부의 재정이 더는 세계 1극 군사패권을 유지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사실 미국이 비우량주택담보대출 파문으로 심각한 경제위기에 빠지자 막대한 달러를 찍어 내어 겨우겨우 버텨가는 중인데다가 중동에서 사용한 전비 때문에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리다 못해 미군 규모를 축소하고 첨단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도 너무 많은 달러발행으로 이제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달러패권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달러금리 인상을 못 박아 강조해왔지만 미국 경제가 나아지지 않고 있어 아직까지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초에는 꼭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미국의 국력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중동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IS거점에 수호이 24 전폭기가 포탄을 무더기로 쏟아붓고 있다.     © 자주시보
▲ 수호이24전폭기의 맹폭     © 자주시보


향후 전망

이번 시리아 내전의 개입으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인기가 거의 90%까지 육박해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대 러시아 봉쇄가 무색하다. 혹자는 러시아가 많은 전비를 사용하여 미국처럼 경제위기에 빠질 것을 우려하지만 오히려 사용한 전비보다 이번 공습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수호이 전투기 등의 판매가 대폭 늘어나 그것을 만회하고도 남을 가능성이 높다.

다나카 사카이는 시리아에서 IS가 밀려나면 결국 이라크 집중될 것인데 그에 대비해서 이라크 정부가 미군이 아닌 러시아군에게 IS격퇴를 요청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의 국제적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는 중국이 급성장하고 있고 군사력에 있어서는 러시아가 미국을 압도하고 있다. 그렇다고 유럽이 과거처럼 혈맹국으로 미국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도 아니다. 유럽도 경제위기 때문에 돈많은 중국이나 자원많은 러시아로 자꾸 기울어가고 있다.

이렇게 위기에 몰린 미국이 놓칠 수 없는 마지막 보루 태평양을 지키기 위해 군사력과 경제력을 총집중시키고 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며 미 태평양함대를 대대적으로 강화하는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미군 태평양 무력 확대만으로도 양이 차지 않아 일본을 재무장시키고 한미일과 호주, 필리핀 등의 군사적 협조체제까지 강화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 주변에 유례없는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북의 대응이 심상치 않다. 이번 당창건 70돌 기념열병식에서 공개한 무시무시한 화성 14호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에서도 공개한 적이 없는 최첨단 미사일이었다.


이제 세계의 이목은 한반도로 집중되고 있다. 한반도에서 북미대결전은 세계사적 흐름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세기의 대결전이다. 여기서 누가 대결전에 종지부를 찍고 승리하느냐에 따라 세계의 선도국이 갈릴 것이다.

국정화와 ‘金田龍周(가네다 류슈)’ 그리고 역사

전쟁의 기술, 야당은 지금이 동숭동에서 나올 시기다
임두만 | 2015-10-27 10:27:3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뉴스타파>는 2015년 10월 25일 오후 9시 “정부, 국정화 TF팀 비밀 운영…청와대에 일일보고”라는 제목의 특종기사를 보도했다. 이어서 자정 무렵 “국정화 비밀 TF팀 컴퓨터에 ‘BH’ 글자 선명”이라는 제목의 후속 기사를 3분 7초짜리 동영상과 함께 올렸다. 첨부된 동영상은 정부가 극구 부인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교육부의 ‘중고교 역사교과서 추진 테스크포스(TF)’임을 부정할 수 없는 증거다.
▲뉴스타파의 보도화면
당시 동영상은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정의당 정진후 의원 등 야당의 교문위 소속 의원들이 교육부의 비밀 TF라고 의심되는 건물 안으로 진입, 현장확인을 하겠다면서 문을 열라고 요구했지만 교육부 측은 경찰을 동원, 입구를 봉쇄하면서 야당 의원들 출입을 막는 모습이 찍혔다. 그리고 이 같은 대치상황은 결국 출동한 경찰에 의해 건물이 봉쇄되는 과정도 담겼다.
이후 이 사건은 여야 간, 여당과 교육부 간 팽팽한 진실게임 양상이 되면서 서로가 쌍방을 극단의 언어를 사용 비난하는 과정에 이르면서 26일 하루 종인 정국의 핵으로 작용했다.
▲도종환 의원 등 국회 교문위 의원들이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메이져 방송에서 철저히 외면 받고 있다. 25일 밤 야당 의원들이 밤샘농성을 하고 있는데 공중파 3사나 보도전문채널, 종편 4사 어디에서도 카메라가 등장하거나, 이를 속보로라도 방송한 매체는 없었다. 인터넷 매체인 오마이뉴스의 오마이TV가 자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중계했을 뿐이다. 그리고 이 사건은 정부에 불리한 사건은 무조건 외면하고 보는 방송 언론의 현실을 웅변적으로 증명한다. 이 같은 열악한 야당의 언론환경 때문에 이런 현장에도 야당 국회의원이 뉴스타파라는 독립언론사 카메라를 동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시시비비에 대해 공정하게 대해야 할 경찰이 야당의원들의 문을 열라는 요구는 막은 채 교육부의 요구대로 건물 정문을 봉쇄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시키면서 안에서 증거를 인멸할 수 있도록 하는 모습도 비쳐진다. 교육부가 떳떳한 공무집행이면 문을 걸어 잠그고 경찰을 불러서 출입을 막게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말로는 정당한 업무라고 하면서 정당한 업무인 것은 보여주지 않은 채 스스로 걸어 잠근 문을 두고 ‘감금’이란 적반하장을 말해도 이를 쌍방주장을 ‘균일하게’ 써주는 ‘기계적 중립’이 저널리즘에 충실한 양 포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 상황은 지난 2012년 12월11~13일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 방문을 두고 안과 밖이 대치하면서 결국은 ‘국정원 여직원 감금사건’이 되어버린 것과 유사하다.
당시는 대통령 선거를 1주일 앞두고 있는 대선막판… 여야는 사활을 걸고 표몰이에 열중이었다. 이 와중에 국가정보원 등 정부기관이 공권력을 동원, 인터넷 댓글공작을 하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았다. 그리고 급기야 야당은 그 현장으로 의심되는 오피스텔을 알아내고 그곳을 방문, 문을 열라고 요구했으나 국정원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문을 걸어 잠근 채, 열어주지 않았다. 이에 야당은 불법 선거운동 현장이라며 경찰에 신고, 강제 개문을 요구했다. 하지만 경찰은 안에서 불응한다는 이유로 강제 개문을 시도하지 않았다. 결국 야당 측은 문을 열 때까지 철수하지 않겠다며 문밖 농성에 들어갔으며 이런 대치상태는 이틀 동안 이어졌다.
▲당시 MBC뉴스 화면자료
국정원 측과 여당은 야당이 불법과는 전혀 상과없는 직원의 집을 막고 나올 수 없도록 한다면서 강제감금으로 몰고 갔다. 그리고 안에 있는 사람이 여성임을 말하면서 ‘여성이 무서워서 문을 열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 사건은 대선이 끝난 뒤 ‘국정원 여직원 감금사건’이 되어 검찰이 수사에 나섰으며 검찰은 강기정 의원 등 야당 의원 4명을 약식기소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 국정원의 대선개입은 사실로 드러났다. 국정원만이 아니라 군 정보사 등도 댓글공작 부대를 운영했음이 드러났다. 이후 당시 국정원장이던 원세훈씨와 군관계자 등은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1,2심에서 유죄를 받았으며 대법원에서도 국정원법 위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한다는 일부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럼에도 당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보도한 언론, 수사한 검찰 등은 공명정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언론은 양비론과 함께 검찰발표를 위주로 한 경마 중계식 보도 수준을 넘지 못했다. 검찰은 당시 채동욱 총장이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의지를 보였으나 뜬금없는 ‘혼외자’ 의혹이 터지면서 낙마했고, 수사팀장인 윤석렬 전 여주지청장 이하 수사팀은 한직 발령 등의 정치보복으로 고초를 겪었다. 때문에 무성한 의혹만 쏟아 낸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은 유야무야 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 당시 불법의 핵심인사로 지목된 ‘좌익효수’라는 이름을 쓴 국정원 직원은 원대복귀 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사건의 종결이 현 권력층이 원하는 대로 된 것이다.
이를 보면서 우리는 1974년 8월 9일 대통령직을 사퇴한 미국의 닉슨 대통령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닉슨의 사퇴를 이끌어 낸 혁혁한 전과를 올린 워싱턴포스트의 젊은 기자 밥 우드워드와 그의 동료 칼 번스타인이라는 언론인, 콕스 특별검사와 그를 해임하라는 닉슨의 요구를 거부하고 스스로 사임한 엘리엇 리처드슨 법무장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닉슨의 도청 사실을 폭로한 워터게이트 보도의 주역인 칼 번스타인(왼쪽)과 밥 우드워드(오른쪽)
닉슨의 낙마를 가져 온 워터게이트 사건은 원싱턴 DC 워터게이트 호텔 경비원이 발견한 테이프 하나 때문에 시작되었다. 이 호텔 경비원은 묶인 테이프가 이상한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당시 호텔 내에서 민주당 대선본부 불법침입이 의심되는 5명을 한다.
체포된 이들은 자신들이 설치한 도청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서 재설치를 위해 침입했다가 발각된 것이다. 도청기 재설치 도중 기 도청된 테이프를 화수하여 잠시 방치한 실수였다. 하지만 더 치명적인 실수는 그 중 1명이 자신들에게 일을 지시한 백악관 담당자 연락처를 기록해둔 수첩을 지닌 채로 경찰에 체포되었다는 것이다.
FBI는 수사에 들어갔으며, 사건 내용이 보도되자 닉슨 대통령 측의 지글러 보도담당관은 “3류 절도에 불과하다.”라고 주장, 백악관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은 백악관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FBI는 수사에 박차를 가했으며 닉슨 캠프가 깊숙이 가담한 정황을 계속 밝혀나갔다. 그러나 백악관은 CIA를 통해 FBI를 견제하면서 사건을 축소하거나 덮으려고 갖은 노력을 했다. 그때 워싱턴포스트의 젊은 기자 밥 우드워드는 동료 칼 번스타인과 함께 독자적으로 조사를 시작해, 사건에 관련된 여러 가지 사실을 심층적으로 취재 신문에 발표했다. 여론은 일파만파로 커졌으며 닉슨과 캠프는 궁지에 빠졌다. 그리고 끝내 공작의 실체가 모두 폭로되면서 닉슨의 사임까지 이르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미 도청은 성공했으며, 그로 인해 민주당 맥거번 대선후보 측의 모든 전략은 닉슨 측의 대항 전략에 요긴하게 쓰였다. 그런데 다 끝난 일이 관계자의 아주 작은 실수 하나로 발각되었다. 하지만 발각된 뒤 이를 덮으려는 무리한 시도는 닉슨과 그 캠프, 그리고 백악관과 행정부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주었다. 대선 상대였던 조지 맥거번이 여러 모로 닉슨의 상대가 되지 못하여 닉슨이 일방적 승리를 거둔 선거가 1972년 미국 대선이다.
미국 대선 역사상 최대의 표차라고 말할 수 있는 선거가 당시 선거였다. 재선을 노리는 현역 대통령 닉슨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고, 맥거번은 급집 좌파로 몰리면서 자신이 주지사를 지낸 매샤추세츠주와 수도 워싱턴에서만 이기고 나머지 49개 주를 모조리 잃었다. 득표율을 38%였으나 선거인단은 단 17명만 확보했다. 반면 닉슨은 52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완승을 거뒀다. 이처럼 완승을 거둔 닉슨은 재선 대통령이며 모든 정보와 권력을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이 사건의 실체를 끈질기게 추적한 한 저널리스트의 저널리즘 정신, 사건의 실세를 밝히라는 요구에 의해 임명된 특별검사의 책임완수, 그를 해임하라면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한 법무부 장관 등의 ‘자기 신념’은 거짓을 감추려는 닉슨을 좌에서 내렸다.
2015년 대한민국, 현직 저널리스트는 사직한 지 이틀 만에 청와대 대변인이란 직을 받았다. 그는 이제 권력자의 입을 자처하면서 언론을 쥐락펴락할 것이다. 앞서 거론했으나 경찰은 건물봉쇄가 임무인양 그 일에만 충실하다. 그리고 교육부 작원들은 자신들이 부른 경찰이 막고 있는 건물 안에서 ‘감금’운운하며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의 현역 의원들을 범죄자로 몰아가고 있다.
▲경찰이 봉쇄한 건물…
이상돈 교수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들 TF요원들의 작전은 이미 성공한 작전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론수렴기간이 끝나는 11월 2일은 근무일수로 사흘여 남았으므로 이미 그 조직 요원들은 임무를 완수하고도 남을 시간이란 것이다. 앞서 거론한 국정원 댓글 공작원도 대선 일주일을 앞두고 발각되었다. 이미 공작은 끝난 상태였으며 그들의 공작은 앞서 수개월 동안 진행되었었다. 따라서 저들은 문을 열고 나와도 목적한 일은 완수했으므로 교육부의 행정고시는 절차대로 시행될 것이다. 즉 야당이 막아낼 수 없는 말이다.
그러나 도청을 알아내지도 막아내지도 못하고 완패했던 맥거번이 닉슨을 낙마시킨 것이 아니라 한 저널리스트의 집념과 특별검사의 신념이 닉슨을 끝내 견디지 못하게 했다.
마찬가지다. 야당은 막아내지 못하고 주류언론은 애써 외면하지만 독립언론 뉴스타파 소속 저널리스트들은 집념과 신념으로 사건의 실체를 쫓았다. 그 연장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부친의 일본식 이름이 ‘가네다 류슈’라는 것까지 밝혀냈다. 그 ‘가내다 류슈’가 ‘숙적 미영(美英)’을 쳐부수기 위해 반도의 젊은이들이 나서야 한다고 선동하는 광고를 낸 사실도 밝혀냈다.
부친에겐 숙적이었던 미국이 아들 김무성에겐 “미국은 유일하고도 대체 불가한 동맹국”이다. 아버지는 일본 천황이 神이었고 아들 김무성에겐 미국이 ‘은인의 나라’다. 부친 가네다 류슈는 숙적 미영을 쳐부시기 위해 일본에 비행기를 사서 보내자고 하고 행동했으며, 아들 김무성은 미국에서 “F-22기 전투기를 얼마든지 사겠다”고 호언, 비행기 고객을 자임했다. 그가 지금 교과서를 국가가 만들어야 된다고 앙앙블락이다. 따라서 그의 내면은 그냥 밖으로 보인다.
이런 자들이 권력을 갖고 있으니 이 전쟁을 지금 이긴다고 이긴 것이 아니고 힘에서 밀렸다고 진 것이 아니다. 이 전쟁인 이미 이겨 있으며 질 수 없는 전쟁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폭스 같은 특별검사이지만 나타나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다. TF요원 21명 중에나 그 주변 누구라도 내부고발자가 다시 나타나 폭스가 나타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들지도 모른다.
거짓은 수명이 짧다. 오죽하면 2년짜리 교과서를 만들려고 이처럼 국론을 분열 시키는가?라는 전직 국사편찬위원장 말이 나왔겠는가? 지금 졌다고 진 것이 아니므로, 이제 야당은 동숭동에서 나와도 된다. 더 있다가 덤테기를 써서 총선이란 큰 게임을 망치면 아니함만 못하다.

[진실의길. 기고 글&기사제보 dolce42@naver.com]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413 

‘군사작전’ 펴듯 국정화 공작…“사실상 청와대가 진두지휘”

[국정교과서 ‘비밀 TF’ 파문]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심혜리 기자 grace@kyunghyang.com
입력 : 2015-10-26 23:05:38수정 : 2015-10-27 00:04:40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비밀 태스크포스(TF)’ 파문이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여권발 ‘역사 비틀기’ 논란 한가운데 정부 내 공조직과 별개 ‘비밀 조직’ 변수가 돌출한 것이다. 야당은 정부·여당이 ‘군사작전’하듯 치밀하게 추진한 국정화 증거이자 ‘밀실정치공작팀’이라고 총공세를 폈다. 특히 일일점검회의 등 청와대와의 관련성도 드러나고 있다. 인사발령도 내지 않은 비선조직 운영을 두고 ‘위법’ 의혹도 제기된다.

◆ 청 “TF 존재 알았다” 뒤늦게 시인

‘국정교과서 비밀 태스크포스(TF)’ 조직 발각과 함께 청와대와의 연계성을 드러내는 증거들도 속속 돌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에 지침을 내린 적이 없다’(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고 했던 청와대 해명이 거짓임을 보여주는 정황증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이 공개한 ‘TF 구성 운영계획(안)’은 TF 소관업무에 ‘BH(청와대) 일일점검회의 지원’이라고 적시했다. 일부 언론이 촬영한 TF 컴퓨터 화면에는 ‘09-BH’ 폴더가 발견됐다.

“청와대서 일일 점검 회의 지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의당 정진후(오른쪽),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 등이 26일 서울 종로구 국제교육원 앞에서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비밀 태스크포스(TF)’ 운영 실태를 설명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26일 “국립국제교육원에 있는 TF 비밀 사무실에서 교육부 및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제보를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새정치연합을 찾아와 해명하면서 청와대와의 일일점검회의에 대해 “(청와대에) 가서 보고하기도 하고 내부 전산망으로 보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야권은 청와대가 TF와 정보를 주고받는 수준을 넘어, 사실상 국정화를 진두지휘했다면서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청와대는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TF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TF에 대해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게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교육부에서 일상적 활동이라고 밝히고 있고 우리도 그렇게 안다”고 했다. ‘TF=비밀조직’이라는 주장엔 “누가 비밀이라고 하느냐. 교육부에서도 어젯밤 반박자료가 나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TF 존재는 인정하되 “일상적 활동을 했다”고 강변함으로써 파문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 행정예고 보름 전에 TF 사무실 입주

‘국정교과서 비밀 태스크포스(TF)’ 존재와 함께 정부의 대국회·대국민 위증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정부가 여론수렴을 위한 행정예고 이전부터 비밀 TF를 꾸려 국정화를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26일 비밀 TF 사무실이 입주한 국립국제교육원에 확인한 결과 지난 추석(9월27일) 직후부터 TF가 사무실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부가 지난 12일 ‘2017학년도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 전환’을 행정예고하기 보름 전이다. 특히 교육부가 이 건물 사용의견을 통보한 시점이 “추석 전”이라고 교육원 측이 증언함에 따라 TF는 훨씬 일찍 구성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행정절차법 시행령 위반이라고 야당은 주장한다. 시행령 24조 4항을 보면 행정기관은 행정절차에 돌입하기 전 ‘행정예고 결과 제출된 의견을 검토해 반영 여부를 결정하고, 처리 결과 및 이유를 의견 제출자에게 통지해야 한다’고 돼 있다. 교육부는 “해당 근무인력은 별도 TF가 아니라 업무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역사교육지원팀’에 보강한 인력”이라며 “직원 보강은 (9월 말이 아닌) 10월5일부터 순차적으로 실시됐다”고 해명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국정화 추진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힌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위증으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 직제도 안 바꾸고 공무원 21명 동원

교육부는 비밀리에 운영한 ‘국정교과서 비밀 태스크포스(TF)’를 직제에 반영하지 않았고, 파견 공무원 21명에 대해선 공식 인사발령을 내지도 않았다.

‘행정기관 조직과 정원에 관한 통칙’(대통령령) 17조 3항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이 한시 조직을 설치할 때는 관련서류를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하고, 장관은 타당성 여부를 검토해 직제에 반영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돼 있다. 야당은 교육부가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공무원이 인사발령을 받지 않고 다른 곳에서 일하면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 의무)와 제58조(직장이탈 금지) 위반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야당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단순 업무지원 성격이라 인사발령이나 직제구성이 필요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TF 인원 21명 중 (교육부) 역사교육지원팀은 5명에 불과하다”며 “인력보강이 아니라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에 국정교과서 전담국을 각각 1개씩 확대·설치하려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부가 하는 모든 일을 국민에게 알리는 투명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대선 공약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대한 통곡의 바다'..짧은 만남 뒤 기약없는 이별

(추가) 2차 작별상봉 끝나..6박7일간 남 643명·북 329명 상봉
금강산=공동취재단/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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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26  12: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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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약없는 이별에 남으로 돌아가는 어머니나 남아있는 북의 아들 모두 억장이 무너진다. 저 유리창이 분계선이로구나.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6일 오전 9시(현지시간, 서울시간 9시30분)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 마지막 날 작별상봉 행사가 오전 11시 끝났다.
금강산호텔 상봉장은 이날 찰나와도 같은 짧은 만남 뒤에 찾아온 기약없는 이별에, 참을 수 없는 가족들의 울음으로 거대한 통곡의 바다였다.
이날 날씨는 아주 맑아서 멀리 금강산이 또렷하게 보였으며, 새 소리, 개 짖는 소리 등이 호텔까지 들렸다.
아침 6시 30분이 넘어 남측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외금강호텔 1층 식당에는 약 100 여명의 가족들이 자리를 채웠으나 작별상봉을 앞두고 입맛을 잃은 듯 가족들이 떠난 자리엔 많은 음식들이 남겨졌다.
호텔 안에서 일하던 한 북측 접대원은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여러 번 치렀는데 점점 연세가 많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돌아가시기 전에 어서 이런 행사가 많이 열려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작별상봉 중 리충복 북측 상봉단장이 김선향 남측 방문단장과 함께 테이블을 돌면서 가족들의 사연을 듣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리 단장은 북측 여동생 한영원(여, 66)씨를 만나러 온 한영진(남, 70)씨에게 “마음에 맺힌 한이 한결 풀렸죠”라며 묻고는 “사실 다니면서 형제들이 식사도 같이 하고 대사 있을 때 모여야 하는데, 그런 날 오겠죠”라고 말했다.
영진씨가 “아쉽습니다. 무슨 말 했는지 모르겠고...”라고 하자 리 단장은 “마음 후련하게 해서 돌아가십시오. 또 만난다는 희망갖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십시오”라고 덕담을 했다.
작별상봉을 마친 남측 이산가족 90명과 동반가족 164명 등 254명의 2차 방문단은 곧바로 여장을 꾸려 오후 1시에 금강산을 출발, 고성 CIQ을 거쳐 오후 5시 20분(서울시간)께 속초 한화리조트에 도착한 뒤 해산할 예정이다.
2차 방문단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2박3일동안 단체상봉 2차례, 공동중식과 환영만찬 각 1차례, 개별상봉과 작별상봉을 포함 총 6차례에 걸쳐 각 2시간씩 12시간의 상봉행사를 가졌다.
이로써 제20차 이산가족상봉행사는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2박3일 동안 북측 방문단 141명을 남측 상봉단 389명이 만나고 23일 하루 쉰뒤 24일부터 26일까지 남측 방문단 254명이 북측 상봉단 188명을 만나고 최종 마무리됐다.
입고 왔던 코트 건네주며 “부자지간의 정이다”
  
▲ 이석주 할아버지 가족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작별상봉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공동 중식과 단체상봉에 나오지 않고 쉬었던 최고령 이석주(98) 할아버지는 북의 아들 동욱(70)씨에게 “코트 주고 싶어”라며 자신이 입고 있던 코트를 힘겹게 벗어서 아들에게 입혔다.
아버지는 코트 안쪽에 두르고 있던 체크무늬 목도리도 아들에게 건네주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딸 경숙(57)씨가 “아버지 옷 주니까 좋아?”라고 묻자 아버지는 환하게 웃으면서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부자지간의 정이다”라고 말했다.
모든 걸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알아서 일까? 상봉 전 아들과 큰손자 몫으로 양복과 와이셔츠, 넥타이 일습을 자신의 체형에 맞추어 준비 해온 아버지가 마지막 작별의 순간에 벗어준 코트도 아들에게 딱 맞았다.
아들이 “아버지 130세까지 살아야지, 나는 100살까지 살게”라고 말하자 아버지는 “말은 고맙지만 그렇게까지 될지 모르겠다. 하하하”라며 웃음을 짓는다.
“자식들이 봉양 잘하면 130세까지 충분히 살아”라며 재차 말하고 곁에 있던 딸이 “아버지가 자꾸 죽는다고 소리하면 오빠가 속상해 해”라고 하자 아버지는 “으응(끄덕) 오래오래 살아야지”라고 대답했다.
딸 경숙씨는 전날 하루 종일 의사가 바로 옆에 붙어 있어야 할 정도로 기력이 떨어졌던 아버지가 “아들을 만났는데 세월이 흘러서 많이 다르다고 느끼신 것 같다. 그래서 시간이 흘러서 그런 거라고 제가 이해를 시켰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네 말이 맞다”며 금방 이해하셨다고...
헤어지는 순간 북의 형 동욱씨는 남의 동생 동진씨에게 큰 소리로 "동생아 아버지 잘 모시고, 어버지! 부디 부디 건강하세요. 130살까지 사세요"라고 말하며 끝내 동생을 껴안고 계속 울었다. 손자 용진씨도 "통일되면 다시 만납시다"라며 고모와 얼싸안고 울기 시작했다.
치매 노모 작별상봉에서 북측 아들 알아봐
치매를 앓고 있는 김월순(93) 할머니는 함경남도 갑산에서 피난 내려오면서 손을 놓친 큰 아들 주재은(72)씨를 65년만에 만났지만 온전히 알아보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전날 아들 재은씨가 선물로 드린 갈색 꽃무늬 스카프를 목에 걸고 상봉장에 나온 김 할머니는 재은씨가 자신의 부부증명사진을 꺼내 보여주자 “(아버지랑) 똑 닮았구나. 마누라는 어디 있니”라고 대답하며, 중간 중간 정신이 돌아온 모습을 보였다.
이때부터 아들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어머니, 헤어진지 70년 만이에요. 벌써 강산이 바뀌었어요”라고 말했다.
동행한 남측 딸 혜경(62)씨가 사진을 보며 “(72살에 돌아가신 아버지와) 정말 똑같지 엄마?”라고 묻자 치매에 걸린 어머니는 “바꿔나도 모르겠네”라고 똑바로 말했다.
북측 손녀 영란(46)씨가 “통일되면 우리 집에 와서 살아요. 할머니. 우리는 할머니 고향에서 살아요”라고 말하자 할머니는 손녀를 바라보면서 ‘고향에서 왔냐’고 묻고는 “기가 막히는 구나...”라고 대꾸했다.
어머니는 정신이 들었는지 자신의 왼쪽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 2개 중 붉은색 알이 박힌 금반지 하나를 꺼내 며느리에게 주려고 끼고 있던 것이라며 아들에게 주었으나 아들이 극구 안 받으려고 하자 “안 필요해도 내가 주고 싶어. 갖다 버리더라도 갖고 가라”고 기어코 아들 손에 반지를 쥐어주었다.
아들에게 계속 “이이는 누구야”라고 묻던 전날과 달리 김 할머니는 작별상봉장에서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고 볼에 뽀뽀를 하기도 했다. 또 “내가 죽어도 소원이 없어”라며, “고마운 세상이야, 우리 재은이를 만나고...”라고 말했다.
어머니를 팔로 껴안아 어깨에 손을 얹고 있던 아들 재은씨는 이 소리를 듣더니 이내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아들은 자기 이름을 말해 준 어머니가 고다웠는지 “우리 어머니 이제 정상이시네”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가 다시 남측에서부터 동행해 온 재은씨의 동생 재희(71)씨에게 “얘가 아들이야?”라고 묻자 재희씨가 “어머니가 놓고 온 아들이야. 상병이 이모가 키워서 대학도 보내고 장가도 보냈다잖아요”라고 알려주었다. 여동생의 이름이 나오자 김 할머니는 “상병이는 살았어”라고 물었고 재은씨가 “죽었어요”라고 대답하자 “상병이는 죽었어...”라고 눈물을 흘렸다.
헤어지야 하는 순간 형 재은씨는 동생을 껴안으며 "건강하게 살아라"는 한마디를 하고 동생을 부둥켜 안았다. 동생 재희씨는 한참을 껴앉고 있다가 "형, 마지막이 아니야. 이제부터 시작이야, 형이 어머니 모셔야 해"라고 울면서 말했다.
동생이 울면서 "형, 왜 내가 어머니를 모셔. 장남이 형이 모셔야지. 나 이제 안모실거야"라면서 투정부리듯 작별의 아쉬움을 표시하자 형은 계속 "알았다"며 동생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달랬다.
재희씨는 휠체어로 어머니를 모셔다 드리는 작별의 순간 엘리베이터 앞에서 어머니가 "같이 안가?라고 묻자 "통일되면 만납시다. 어머니"라고 눈물을 뚝 떨구었다.
동생은 작별의 순간을 멈추기라고 하겠다는 듯 어머니를 부둥켜 안고 "핏덩이 버리고 왔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잖아...엄마"라며 오열했고 치매 걸린 할머니는 멍한 표정으로 "나 데리고 집에 갈거지"라고 말했다.
‘납북 아니야’ 부인..‘이렇게 아들 하고 만나려고 오래 살았구나’
  
▲ 이복순 할머니는 43년만에 만난 아들 정건목씨와 다시 헤어져야 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오대양호 선원으로 조업하다 북으로 간 정건목(64)씨는 작별상봉장에서 어머니 이복순(88) 할머니와 정매(66), 정향(54) 두 누이를 만나서는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도착하자마자 울기 시작하는 정매 누이의 안경을 살짝 들고 손수건으로 닦아 주었다. 휠체어로 이동하는 어머니가 조금 늦게 도착하자 며느리 박미옥(58)씨가 옆으로 다가가 끌어안고 볼에 볼을 대고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건목씨의 눈가에 눈물이 가득하더니 어머니가 울음을 터뜨리자 두 손으로 가슴을 치며 큰 목소리로 “아들이 이렇게 건강해요”라고 외쳤다.
정매, 정향씨는 기자들과 만나 오빠가 ‘납북’이라는 표현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거 아니야”라고 부인하고 있고 올케도 자신들을 찍는 카메라을 싫어한다고 전하면서 “잠깐 왔다 가는데 괜히 싫어하는 일 하기도 싫고 해서...”라고 말을 흐렸다.
건목씨는 부모형제의 정확한 생일과 주소를 다 적어갔으며, 예전에 살던 그집에 그대로 살고 있는데 주소를 그대로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동생 정향씨는 상봉장에 들어서면서 “(전날) 서로 어릴 때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어머니께서 어제 ‘이렇게 아들 만나려고 오래 살았구나’하셨다. 이제 곧 작별 상봉이라는 것을 알고 계시고 많이 아쉬워하신다”고 말했다.
이복순 할머니는 이날 너무 울어서 의료진이 건강상태를 점검하기도 했다.
“엄마에게 전하라. 내가 미안하다고..꼭”
아버지를 기다리는 북측 딸도 작별이 믿어지지 않아 상봉장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북측 양강도 북측 혜산 출신으로 1.4후퇴 때 피난 내려오면서 데리고 나오지 못한 두 살배기 작은 딸 동선(66)씨를 만나러 온 최형진(95) 할아버지. 늙은 아버지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딸이 평안북도 선천에 살고 있는 듯 부녀는 한반도 지도를 그려놓고 평양, 서울, 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부산의 위치를 표시하고는 기후며, 사는 형편이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북의 외손자 전봉준(43)씨는 옆에서 말없이 외할아버지에게 물도 따르고 사과도 깎아 냈다.
최형진 할아버지는 갑자기 메모지를 꺼내더니 “어머니한테 내가 왔다 가고 또 미안하다고...꼬”하고 쓰더니 멈추었다. 그리고는 소리도 없이 흐느끼며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꼭’이라고 쓰려다 못 쓴 것 같다.
할아버지는 딸에게 메모지를 잘 챙기라고 당부하고는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다가도 다시 눈물을 흘리기를 반복했다. 딸이 사과를 깍아 아버지에게 드렸으나 아버지는 먹을 수가 없었다.
“굳세어라 딸아”
북의 딸을 만나 꿈같은 2박3일을 보낸 아버지는 딸을 염려해 기운을 내기도 했다.
석병준(94) 할아버지는 손수건만 만지작거리며 계속 울고 있는 북의 딸 보나(75)씨에게 “하여간 건강하거라”며 기운을 북돋웠다.
딸이 울면서 “아버지 사과드세요”라고 말하자 아버지는 “울지 말라. 절대 울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다.
아버지를 모시고 온 남쪽 이복동생 순용(여, 49)씨가 “아버지, 백수하시면 또 언니 만날 수 있어요”라고 하자 아버지는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면서 “가능해!, 난 가능해!”라고 큰 소리를 쳤다.
보나씨가 웃으면서 “하룻밤 자고 내일 고모한테 가서 (우리 만난 거)전달할게요”라고 말하고 순용씨는 “저희도 부산 가서 작은 아버지한테 소식 전할게요. 작은 아버지가 여기 오고 싶어 하셨는데 오시기 전에 몸이 편찮으셨어요”라고 말했다.
꽃신 신은 두 딸이 아버지께 바친 '고향의 봄'
  
▲ 구상연 할아버지가 65년 동안 잊지 않고 꽃신을 사다 준 북의 두 딸. 두살, 여섯살 어린 자식들이 벌써 주름이 자글자글한 할머니가 되어버리다니 세월이 야속하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전날 개별상봉때 딸들에게 꽃신을 전한 최고령 구상연(98) 할아버지 가족이 모여 있는 테이블에서는 아버지를 모시고 온 남쪽 어린 동생 형서(남, 42), 강서(남, 40)씨가 북의 나이 많은 누이 송옥(71), 선옥(68)씨와 이야기 꽃을 피웠다.
형서: (큰 누이에게) “누나 혈압 조심해야 해”
송옥: 우리는 무상으로 치료받아. 돈 안내도 돼. 근심 걱정없다.
형서: 제가 아버지 혈압도 관리해 드리고 건강 챙겨드리는데, 누님도 남쪽에 계셨으면 제가 다 해드렸을 텐데.
송옥: 우리는 무상치료야. 돈 없어도 치료도 받고 약도 받아.
송옥: (본인 귀를 만지며) 나 아버지 닮았어. 귀 넓은 거 보라. 아버지 귀랑 비슷하지 않나.
형서: 큰 누나가 아버지 귀를 닮아서 오래 사실 거 같아.
형서: (두 누님의 생일을 적어가면서) 오늘이 동생(강서) 생일이야.
북의 두 자매는 아버지 앞에서 똑 같은 모양의 율동에 맞춰 ‘고향의 봄’을 불러드렸다.
그리고 두 딸은 아버지에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건강하게 사세요”라는 축원과 함께 큰절을 올렸다. 남에서 온 형서·강서 형제도 말로만 듣다 이번에 처음 본 북의 누이들에게 큰절을 하고 포옹을 했다.
아버지는 65년 전에 딸들에게 신발을 못 사주었던게 한이 되어서 전날 개별상봉 때 전한 꽃신외에 검은색 신발을 쇼핑백에 하나씩 담아 딸들에게 쥐어 보냈다.
큰딸 송옥씨는 선물을 받은 뒤에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셋째도 건강. 첫째도 조국통일, 둘째도 조국통일, 셋째도 조국통일이다. 반드시 통일되니까 건강하시라요”라고 말했다.
송옥씨는 남의 동생들에게 “늙으신 부모 잘 모셔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다시 한번 아버지에게 ‘고향의 봄’ 노래를 불러 드렸다.
“차라리 안 만나는게 더 좋았을 걸”
작별상봉을 10분 남기고 남편 전규명(86)할아버지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할아버지는 부인 한음전(87) 할머니의 손을 꼭 잡으며 “고마워. 걱정하지 마. 이젠 다신 못 봐”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살아있는 거 알았으니 원 없어. 생일날 미역국 계속 떠놓을게. 걱정말고 잘 가슈”라고 말하면서도 손수건으로 계속 눈물을 닦았다.
휠체어가 떨어질 때까지 손을 꼭 잡고 있던 할머니는 헤어지는 순간 동행한 아들 완석(65)씨에게 “복도까지 아버지 모셔다 드리라”고 했다. 할머니는 휠체어에 앉은 채 몸을 돌려 남편의 뒷 모습을 보려다 바닥으로 넘어졌고 주변에서 부축해 일으키려 하자 “영감 갔어?”라고 물었다.
남편이 버스가 아닌 구급차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본 할머니는 휠체어에서 “일으켜 달라”고 한 뒤 누워있는 남편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울었고 할아버지는 한손으로 다시 못볼 아내의 머리를 쓰다듬고 한손으로는 완석씨의 손을 꼭 잡았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울지마”라며, “차라리 안 만나는 게 더 좋았던 게 아닌가 싶어. 만나질 않았으면 이렇게 금방 헤어지지 않는 건데”라고 말했다.
  
▲ “차라리 안 만나는 게 더 좋았던 게 아닌가 싶어. 만나질 않았으면 이렇게 금방 헤어지지 않는 건데” 상봉후 생기는 이 깊은 회환은 어찌 하나.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김진향 남측 방문단장과 리충복 북측 상봉단장이 북의 아들 한송일씨를 만나러 온 이금석 할머니와 자식들에게 건강과 장수를 축원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이제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나냐.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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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4,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