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15일 목요일

사태 파악 못한 윤 대통령...세계 10위 기업이 순위에서 사라졌다

 

[대통령을 위한 반도체 특별과외] DB하이텍의 65% 영업이익 감소가 말하는 것

24.02.16 06:46최종 업데이트 24.02.16 06:46

이제껏 반도체 특강을 진행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한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회사로 소개했습니다. 두 회사가 한국 반도체를 대표하긴 하지만 웨이퍼 팹을 가지고 있는 반도체 회사는 더 있습니다. 파운드리 사업을 주로 하는 DB하이텍, 전력반도체를 생산하는 온세미 코리아 등도 웨이퍼 팹을 운영하며 각사의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반도체 회사입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DB하이텍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그 전에 괜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제가 싱가포르로 이민을 오기 전에 이 회사에서 10년 가까이 일을 했다는 걸 미리 밝힙니다.

세계 10위 파운드리 회사, DB하이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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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B하이텍의 사업현황. 파운드리 톱10, BCD분야 세계 1위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DB하이텍 2023년 2분기 실적보고서 중 한 페이지) ⓒ DB하이텍

DB하이텍을 이야기하려면 아남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합니다. 1970년, 국내 최초로 반도체 조립 산업에 착수하면서 한국 반도체 역사의 시작이 된 아남산업은 1996년 웨이퍼 팹 분야에 진출을 했습니다. 동부전자는 그 다음 해인 1997년에 시작됐구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어려움에 처한 두 회사가 합병해 탄생한 회사가 지금의 DB하이텍입니다. 부천에 있는 1공장이 아남산업, 음성에 있는 2공장이 동부전자였습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종합반도체 회사로서 주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것에 반해 DB하이텍은 파운드리 사업이 핵심입니다.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업체로부터 주문받아 반도체를 생산해주는 회사죠. 한국의 LX세미콘, 미국의 아날로그 디바이스, 중국의 스마트센스, 일본의 소니, 독일의 인피니온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3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회사지만 설립 후 오랜 기간 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반도체 산업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를 낮추는 게 중요한데 초기에는 그게 쉽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이후 꾸준한 투자를 통해 2015년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고, 지금까지 흑자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매출 1조 6753억 원, 영업이익 7687억 원이라는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습니다. 덕분에 2022년 4분기와 2023년 1분기에는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파운드리 기업 중 10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분야 1위는 TSMC, 2위는 삼성전자이고 10위 안에 한국 회사는 삼성전자와 DB하이텍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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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DB하이텍은 200mm 반도체의 고도화와 300mm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DB하이텍 2023년 2분기 실적보고서 중 한 페이지) ⓒ DB하이텍

DB하이텍의 주력 제품은 BCD 공정입니다. BCD란 Bipolar(아날로그 신호제어), CMOS(디지털 신호제어), DMOS(고전압 관리)의 앞 글자를 딴 약자인데 이 3가지 구조를 하나의 프로세스에 집적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DB하이텍은 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DB하이텍은 현재 200mm 팹 두 개를 운영하고 있는데, 실리콘 카바이드(SiC) 웨이퍼를 이용한 200mm 공정 고도화와 2025년 이후 300mm 팹 사업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습니다.

DB하이텍의 계획대로 진행이 된다면 파운드리 업계에서 순위가 더 올라갈 수 있을 테고, 3%에 불과한 우리나라 시스템반도체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끌어 올릴 수 있을 겁니다. 대통령님이 공언한 세계 최대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 DB하이텍이 들어가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잘 나가던 DB하이텍의 실적 하락

2022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던 DB하이텍이 얼마 전 2023년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 줄어든 1조1578억 원, 영업이익은 65% 감소한 2448억 원입니다. 2022년 46%였던 영업이익율은 2023년 21%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작년 한 해 전반적으로 파운드리 시장이 안 좋기는 했지만 DB하이텍은 다른 나라 회사들과 비교하더라도 더 안 좋아졌습니다. 2023년 실적을 발표한 파운드리 회사를 보면 TSMC는 매출이 4.5% 줄었고, UMC는 20%, SMIC는 13.1%, 화홍 반도체는 6.7% 줄었습니다. 이에 반해 DB하이텍은 매출이 30% 줄었고, 2023년 2분기부터는 세계 10대 파운드리 회사 순위에서도 이름이 사라졌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 역시 32% 줄어 우리나라 회사 둘이 나란히 30%대 매출 하락이 발생했습니다.

DB하이텍은 2023년 1분기에만 해도 "300mm 사업은 회사 가치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진출을 선언했는데, 지난 9월 기관투자자 대상 투자설명회에서는 "300mm 파운드리 시장에 무리하게 진출하지 않겠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연간 7600억 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계속 이룰 수 있었다면 최소 1조 원에서 최대 2조5000억 원 정도를 투자해 300mm 팹을 짓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을 텐데, 2023년에 영업이익이 65%나 줄었으니 이제는 "무리"라고 느껴지는 겁니다.

삼성전자가 초미세공정을 위한 팹을 하나 만드는데 필요한 돈은 약 30조 원 수준입니다. 하지만 DB하이텍이 레거시 공정의 팹을 하나 만들기 위해서 예상한 금액은 최대 2조 5000억 원 정도입니다. 금액은 열 배 이상 차이나지만 실제 거기서 일하는 인원은 1000명 남짓으로 비슷합니다. 양질의 일자리 차원에서만 생각하면 DB하이텍의 팹 10개가 생기는 것이 삼성전자의 팹 1개가 생기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2023년 들어 매출이 줄어든 DB하이텍이 300mm 팹을 포기 혹은 연기한 것이 아쉬운 이유입니다.

DB하이텍의 고객이 한국,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여러나라에 있기는 하지만 2024년 4분기 기준으로 매출의 57%는 중국에서 나옵니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줄어 들어 전체 매출이 줄어든 겁니다.

우리 반도체 수출의 핵심은 아직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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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보고서에서 정리한 국내 반도체 산업의 수출구조. 반도체 수출의 55%가 중국으로 향합니다. ⓒ 한국은행

DB하이텍만 중국 비중이 높은 건 아닙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55%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베트남(12%), 대만(9%), 미국(7%)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텔레비전이나 휴대폰처럼 최종소비재가 아니라 그런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중간재이기 때문에 중국이나 베트남 같이 제조업이 왕성한 나라로 수출이 많이 되는 겁니다.

지난 2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수출입 통계를 발표하면서 수출 4개월 연속 플러스, 반도체 수출은 3개월 연속 플러스, 무역수지는 8개월 연속 흑자라면서, 이런 수치가 나오게 된 이유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입을 빌려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24년을 시작하며 ①대(對)중국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②수출 플러스, ③무역수지 흑자, ④반도체 수출 플러스 등 수출 회복의 네가지 퍼즐이 완벽히 맞추어졌다."

취임 두 달도 안 되는 산업부 장관도 우리 수출의 열쇠가 중국임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취임 직후부터 반도체를 강조해 온 대통령님은 아직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19.3%를 차지하는 반도체, 그 반도체의 55%를 중국이 수입하고 있으니 중국과의 관계는 우리 수출과 산업에 아주 중요합니다. 중국이 우리나라 반도체 사용을 줄이고 자급률을 높이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어떻게 되는지 지난 한 해 뼈저리게 체험했습니다.

대만 TSMC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4.5%, 6.9% 감소하는 동안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매출은 32% 줄었고, 23조 원 넘던 영업이익은 아예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DB하이텍도 이미 설명한 대로 계획했던 300mm 팹 투자 계획마저 보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대통령님에게 중국에 굴종적 자세를 취해서라도 우리 이익을 도모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로 상대를 자극하여 관계를 나쁘게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탈중국 선언이나 중국과 대만과의 관계를 언급하는 게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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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중 한중관계에 대해 윤대통령이 답변하는 장면. "특별히 문제 되는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 KBS

지난 주 대통령님의 KBS 신년대담을 봤습니다. 반도체 산업과 중국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발언이 나올 수 있을 지 기대가 컸습니다. "중국과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 윤석열 정부의 어려운 숙제"라는 KBS 앵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죠?

"한중관계 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크게 우려할 거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아직도 사태파악이 되지 않고 있는 대통령님의 모습을 보면서 전 크게 낙담했습니다.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는 것이 대통령님이 해야 할 일인데, 한중관계를 또다시 국민의 걱정거리, 반도체 산업의 걱정거리로 남겨 놓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지금이야 떠나왔지만 한 때 저의 청춘을 바친 DB하이텍이 앞으로 계속 잘 되기를 바랐는데, 아무래도 대통령님 임기 중에는 힘들 것 같네요. 지금의 한중관계를 우려하지 않는 대통령님의 인식이 가장 우려됩니다.

#반도체 #한중관계 #DB하이텍

프리미엄 대통령을 위한 반도체 특별과외



이재명 돈봉투 통화 논란… 한국일보 “ 李 사당화 논란 부채질”

 

[아침신문 솎아보기] 더불어민주당, 공천 둘러싸고 당내 갈등 격화

서울신문, 통화 논란에 “불출마 타진 의도”

한국-쿠바 수교, 적대적 대북관으로 사안 바라보는 서울·국민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4.02.16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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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설 연휴 기간 ‘돈봉투’ 사건에 연루된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화해 상황을 물었고, 이는 불출마를 타진하는 의도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두고 한국일보는 이 대표가 ‘사당화’ 논란만 부채질하고 있으며, 친명계가 공천 과정에서 희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돈봉투 의혹 의원들과 명절에 전화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은 공천 문제로 연일 내홍 중이다. 이재명 대표는 13일 밤 국회에서 비공개 지도부회의를 열고 노웅래·기동민 등 사법 리스크가 있는 현역의원들의 공천 배제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보도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명계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또 16일 일간신문을 통해 이 대표가 설 연휴에 돈봉투 수수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과 통화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월16일 서울신문 1면.

서울신문은 1면 <이재명, 돈봉투 의혹 의원들에 불출마 타진> 보도에서 “연일 인적 쇄신을 강조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설 연휴에 소위 ‘돈봉투 수수 의혹’에 연루된 여러 의원과 통화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민주당 공천에서 최대 뇌관으로 평가되는 돈봉투 의혹의 당사자들에게 불출마를 타진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읽힌다”고 했다. 중앙일보 역시 5면 <돈봉투 의혹 의원들에게도 전화 돌린 이재명>에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중앙일보 기사의 부제목은 “사법리스크 후보들 정리하나 주목”이다.

▲2월16일 한국일보 사설.

민주당이 공천을 두고 연일 갈등을 빚자 한국일보는 사설 <친명과 심야 공천 논의한 이재명... 이게 시스템 공천인가>를 내고 이재명 대표를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이 대표가 13일 지도부 심야회동을 진행한 것에 대해 “이 대표와 측근 의원들의 컷오프 논의는 공천관리위원회를 형해화하는 행위”라며 “이 대표가 일부 전현직 중진 의원들에게 직접 불출마를 권유하면서 공천 잡음이 불거진 가운데 측근들과의 공천 논의로 '이재명 사당화' 논란만 부채질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당대표가 가까운 의원에게 공천 관련 조언을 구하거나 용퇴 대상자와 물밑대화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공식 절차를 건너뛴 채 불출마를 권고하거나 그 자리를 측근으로 채우려 한다면 누가 납득하겠나”라며 “비명계 현역의원을 친명계 후보로, 전대협 출신 전현직 의원을 한총련 출신 후보로 바꾸는 쇄신이라면 곤란하다. 공식 논의를 거치면서 본인을 포함한 친명계의 희생이 선행되어야 사당화 우려를 불식시키고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2월16일 서울신문 사설.

서울신문은 사설 <‘尹心’ ‘李心’ 앞 갈라지는 여야 공천>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민주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서울신문은 “주목할 대목은 시스템 공천을 내세운 국민의힘이 처음 발표한 단수 공천에 ‘윤심’을 업은 인물이 한 명도 들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주당은 온갖 잡음 속에 첫 단추부터 제대로 못 꿰고 있는 모양새다. 친위부대를 꽂으려고 친명 비선 조직이 여론 수치를 조작했다느니 뒷말이 무성한 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7가지 사건의 10가지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는 당대표가 ‘내로남불’ 컷오프를 하겠다니 누가 승복하겠나”라고 했다.

한국-쿠바 수교, 냉전적 관점에서만 볼 일인가

한국과 쿠바가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한반도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북한의 형제국을 자처하던 쿠바인 만큼, 이번 외교관계 수립은 한국의 대북정책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두고 신문사들의 논조 차이가 부각된다. 북한에 적대감을 드러내는 신문사가 있는가 하면, 냉전적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2월16일 서울신문 사설.

우선 서울신문은 사설 <한·쿠바 수교… 北, 형제국도 등 돌린 현실 직시해야>를 통해 “물밑에선 한국과의 수교라는 대격변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은 북한으로선 대단한 충격일 것”이라며 “남한을 ‘제1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한 북한은 러시아, 중국과의 밀착을 가속화하는 한편 신형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형제국마저 등을 돌리는 엄중한 현실을 그들만 보지 못한다”고 했다.

▲2월16일 국민일보 사설.

국민일보도 사설 <쿠바가 국민 위해 南과 수교할 때 NLL 도발 위협한 北>을 내고 “굶어죽는 주민이 속출하고, 억압 속에서도 한류를 갈망하는 주민이 늘고 있는 건 북한도 마찬가지인데, 왜 그들만 남한과 벽을 쌓고 고립을 자초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지도자가 그렇게 허구한 날 미사일만 쏘고 도발만 꾀해서야 어떻게 주민들 살림살이가 나아지겠는가. 김 위원장도 이제는 나라밖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직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2월16일 경향신문 사설.

하지만 경향신문은 사설 <한·쿠바 수교, 양국 교류·국익 외교 넓히는 전기로>에서 북한이 외교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이번 일을 너무 냉전적인 관점에서 해석할 필요는 없다. 북한이 최근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가 아닌 국가 대 국가 관계로 규정했기 때문에 쿠바 공산당으로선 더 이상 ‘하나의 조선만 있을 뿐’이라는 식의 의리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했다.

▲2월16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사설 <외교지평 넓힌 쿠바 수교, 남북관계 복원 가교로 이어지길>에서 쿠바가 남북관계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일보는 “쿠바가 남북접촉 재개의 중재역이 되도록 우리가 주도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크다”며 “한-쿠바 수교가 ‘북한 외톨이 만들기’나 대북압박 효과를 넘어 한반도 상황에 돌파구로 작용할지는 우리가 ‘기회’를 어떻게 살리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2월16일 동아일보 칼럼.

조선·동아도 예외 없는 윤석열 대통령 비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언론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한 해결능력 부족, 낙하산 인사 등 비판 이유는 다양하다. 경향신문 뿐 아니라 조선일보·동아일보 등 보수성향 신문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기홍 동아일보 대기자는 칼럼 <‘공정-상식의 아이콘’ 훈장 포기한 尹… 국민 신뢰 되찾으려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KBS와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논란에 진솔한 사과를 하지 않은 점을 문제로 꼽았다. 이 대기자는 “진솔하게 사과했으면 일회성 전시품처럼 사라질 사소하고 별 함의 없는 사건을, 끝내 사과 없이 봉합해버리는 바람에 전시장 구석의 영구 전시 박제처럼 고형물이 돼 버렸다”며 “윤석열 검사를 정치 입문 1년도 안 돼 대통령으로 등극시킨 최대의 자산인 ‘공정과 상식, 법치주의의 상징’이라는 훈장을 스스로 떼어버린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기홍 대기자는 “대통령실과 여당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사과하면 그때부터 2막이 시작돼 더 물고 늘어졌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략적 마인드의 기본조차 결여된 주장”이라며 “평소엔 중도층과 지지층을 중심에 두고 정책을 결정하면서 왜 이럴 때는 오로지 극좌파만 염두에 두고 대책을 결정하나”라고 했다. 이 대기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가족 관련 문제를 법무부에 맡기고, 대규모 개각을 통해 ‘검사 군단’의 흔적을 지워야 한다고 했다.

▲2월16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전 정권에서 있었던 낙하산 인사를 반복하고 있는 점을 문제로 봤다. 윤진식 전 산업부 장관이 차기 무역협회장으로 낙점됐는데, 그는 윤석열 캠프에서 상임고문을 맡았다. 조선일보는 사설 <경력 끝난 지 14년 된 비전문가가 무역협회장, 이유는 ‘캠프’ 출신>에서 “ 2003년 산업부 장관을 지냈지만 무역·통상의 전문성을 갖추었다고 보기는 힘든 인물”이라며 “임기 내에 팔순에 접어드는 그가 무역협회장에게 요구되는 왕성한 활동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이른바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로 불리는 낙하산 인사가 극심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집권하면 사장을 지명하고 캠프 인사를 시키고, 그런 거 안 한다’고 했다”며 “하지만 윤 정부에서도 캠프 특별고문 출신 김동철 전 의원이 한전 사장, 캠프 정무특보 출신 이학재 전 의원이 인천공항공사 사장 자리를 차지하는 등 비전문가를 내려 꽂는 인사가 꼬리를 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2월16일 경향신문 칼럼.

조홍민 경향신문 사회에디터는 칼럼 <이번에도 부끄러움은 우리 몫인가>에서 “명품가방 수수 사실이 드러난 이후 대통령실과 여당의 대응도 문제였다. 국민감정은 들끓었지만 어떤 사과도, 유감표명도 하지 않았다”며 “외신들까지 나서 ‘디올백이 한국 정치를 뒤흔든다’는 기사들을 내보내는 걸 보면서 부끄러움을 넘어 참담함까지 들었다. 문제는 늘 그랬듯이 부끄러움의 주체는 오롯이 국민들이란 점”이라고 지적했다.

▲2월16일 한겨레 6면.

내우외환 KBS에 한국일보 “박민의 방송”

박민 체제 KBS를 두고 신문사들의 비판이 거세다. KBS가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박민의 방송’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지적(한국일보)도 나온다. 경향신문은 11면에서 KBS가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4·16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 불방을 요구했다는 논란을 보도하면서 “박민 사장 부임 이후 대통령 대담 등 ‘친정부’ 비판이 커졌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 소식을 1면에서 전했다. 한겨레는 <KBS, 세월호 10주기 다큐 “총선 영향, 4월 방송 불가”> 보도에서 “박민 사장이 문재인 정부 시기에 한국방송이 내보낸 현 여권 인사 의혹 보도 등을 두고 특별감사를 벌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고 했다. KBS 야권 추천 이사는 한겨레에 “박민 사장 취임 이후 KBS의 편향 보도와 불공정 방송에 대한 안팎의 문제제기가 거세게 일고 있는 상황에서 박 사장이 해야 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KBS의 편향적이고 불공정한 보도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했다.

▲2월16일 한국일보 칼럼.

강지원 한국일보 이슈365팀장은 칼럼 <KBS, 국민 아닌 박민의 방송인가>에서 “박민 사장 취임 이후 KBS의 공정성과 신뢰도는 추락하고 있다. KBS는 박 사장 취임 당일 주요 진행자를 일방적으로 교체하고 일부 프로그램을 폐지했다”며 “지난해 말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다 숨진 배우 이선균에 대한 자극적 보도도 KBS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강지원 팀장은 “브레이크 없는 KBS의 추락을 막을 내부 감사마저 위태롭다”며 “정부가 언론을 장악해 입맛대로 여론을 통제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박민의 방송이 아닌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 KBS가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2월16일 동아일보 B3면

태영건설 채권단, SBS 지분 담보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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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채권단이 TY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을 담보로 잡기로 했다는 것이 동아일보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대주주 경영악화로 언론사 지분이 담보로 잡히는 초유의 사태가 불거진 것.

동아일보는 경제 3면 <태영건설 채권단 “SBS 지분 담보로 4000억 신규자금 지원”> 보도를 내고 “태영건설에 40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조건이다. 이밖에 윤석민 TY홀딩스 회장의 개인 보유 지분(TY홀딩스)도 담보로 잡는다”고 했다. TY홀딩스가 소유한 SBS 지분은 36.92%에 달한다. 동아일보는 “산업은행이 우선 4000억 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은행이 손실 부담 확약을 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즉, 산은이 돈을 지원하고 지원 후 발생한 손실을 나머지 시중은행들이 분담해 메꾸는 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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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애의 법원삼거리] 중대재해법 적용, 빵집·식당 사장님 진짜 처벌받나

 


산재사망 노동자의 작업화에 놓인 국화. 자료사진. ⓒ뉴스1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1월 27일을 기점으로 이미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이 시작되었고, 적용 직후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여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해당 현장을 방문하고 현장 안전에 만전을 꾀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도 국회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의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유예가 여전히 협상의 카드가 되고 있고, 국회에서 다시금 논의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될 당시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3년간 적용을 유예하게 된 것은 협의의 결과였다. 곧바로 법을 적용할 경우, 법이 갖출 것을 요구하는 안전보건 관리체계 등이 마련되지 않았고 마련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비용이 들 수밖에 없는 50인 미만 사업장이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아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일하는 사람의 수가 적다고 해서 노동자 한명의 귀함이 달라질 수 없고, 누구든지 안전한 환경에서 다치거나 죽을 수 있다는 걱정을 하지 않고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아무런 법적 근거도 필요하지 않을 테다. 애초부터 사업장 규모에 따라 법 적용 여부나 법 적용 시점을 달리할 이유도 명분도 없었다. 치열한 논의 끝에 유예조항이 마련됐다. 그런데 유예된 3년이 다 지날 시점이 되자, 중대재해처벌법을 중소사업장에 적용하는 것이 ‘민생경제’를 외면하는 무책임한 행위가 되어버렸다. 사람의 목숨을, 일상의 안전을 도외시하는 ‘민생경제’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빵집 사장님도, 동네음식점 사장님도 처벌받는다?

법을 적용한다고 해서 곧바로 처벌받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목적 자체도 누군가를 처벌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①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중요시하지 않고, 안전을 위한 제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결과로, ② 사망이나 중상의 피해가 발생했고, ③ ①과 ②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법의 요구는 안전을 위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법을 위반해서 피해를 발생시킬 경우 처벌을 감수해야 하니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사회적 약속인 것이지, 무조건 처벌하겠다는 게 아니다. 법이 시행된 후 실형을 선고받아 구속된 대표이사는 1명뿐이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을 이유로 기소돼 판결이 선고된 사건수는 14건에 그친다. 법이 정하고 있는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법 적용으로 중소영세상인들이 어려움에 처하고 처벌받게 될 것이라는 공포를 조장하는 것이야말로 법과 상식을 강조하면서 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중대재해처벌법은 이미 법률과 시행령으로 사업장 규모에 맞게 필요한 조치의무를 달리 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일정 규모 사업장에 안전관리자를 두도록 정하고 있는데, 중대재해처벌법은 위 규정을 인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장 규모에 맞는 조치를 취하면 된다. 법이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고, 중소영세상인들이 이를 따를 수 없어 처벌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식의 논리는 지킬 수 없는 법이기 때문에 지킬 노력을 다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어느 법을 두고 정부와 국회의원이 법을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수 있을까.

“논의 과정에서 원안에 없던 정부의 지원 규정을 신설했는데, 중소기업 등은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고 시스템이 미비하기 때문에 안전보건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이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정부가 예산이라든지 체계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고 그 차원에서 준비기간을 충분히 두기 위해 유예기간을 50인 미만 사업장은 공포 후 3년, 그 이상의 기업은 공포 후 1년 후 시행하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2021. 1. 8. 제383회 국회 본회의 회의록 중 발췌)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2년 유예 법안을 처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5 ⓒ뉴스1


중대재해처벌법은 오랜 시간 제정을 요구해왔던 시민사회, 산재피해 유가족들의 목소리만 담은 것이 아니라 경영계, 소상공인연합회 등 유관기관과의 합의, 국회 법사위에서의 장기간 심사를 통해 마련됐다. 사업장 규모에 따라 적용 여부와 시점을 달리할 수 있다고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 백번 양보하여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법 적용 유예가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지금까지 안전관리체계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왔고, 그럼에도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만큼 역부족이어서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부가 법에 따른 지원을 어떻게 해왔다, 이런 충분한 설명과 설득이 필요할 테다. 하지만 법이 적용되면 발생할 어려움과 두려움을 강조하는 공포마케팅은, 어렵게 제정되고 시행된 법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 이미 1월 27일이 지나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되고 있는 법을 다시 논의할 여지가 있다며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 한다는 점에서 정부와 여당, 야당 모두 다르지 않다. 노동자,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협상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행태를 그만 멈추기를 바랄 뿐이다.

아울러 지금은 적용 유예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지금 시작한다면 너무도 늦었지만) 법에 따라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할 시간이다. 법이 적용되면 동네 빵집 사장님도, 음식점 사장님도 사업장을 닫게 되고 이로 인해 노동자들도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공포는 1월 27일 직전까지 극에 달할 정도로 언론보도를 채웠지만, 법 적용 이후 소상공인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고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연이어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될 뿐이다. 그토록 두려워하는 법의 적용을 피하려면, 법이 적용되지 않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법을 제대로 지킬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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