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공격 때 가속도는 전투기 조종사 실신 수준의 4배
‘살모사 공격속도 최고’는 잘못, 구렁이도 못지않게 빨라
0.05초 만에 28G 가속도 내, 사람은 3G에서 일어서지도 못해
» 중력가속도의 28배 가속도로 상대를 공격하는 것으로 밝혀진 북미산 방울뱀. 사람이 이런 가속도를 내면 대부분 의식을 잃는다. 사진=Mike Keeling, Flickr
뱀이 먹이를 공격하거나 포식자를 겁줄 때 입을 벌리고 상대를 타격하는 속도는 매우 빠르다. 최근 고속촬영으로 뱀이 목표물을 타격하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정량적으로 연구한 결과가 나왔다.
데이비드 페닝 미국 루이지애나대 라파예트 캠퍼스 박사과정생 등 이 대학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바이올로지 레터스> 23일치에 실린 논문에서 그 결과를 보고했다.
흔히 가장 빠른 속도로 상대를 타격하는 동물로 살모사가 꼽힌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구렁이도 살모사 못지않은 가속도로 상대를 공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북미산 구렁이. 가장 빠른 공격자로 알려진 살모사 못지않은 가속력을 보였다. 사진=Loperco, 위키미디어 코먼스
뱀은 매복한 뒤 짧은 거리에서 순식간에 상대를 공격하기 때문에 중요한 건 속력이 아니라 정지 상태에서 얼마나 빨리 목표에 도달하는가를 보여주는 가속도이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북미 지역에 서식하는 구렁이, 살모사, 방울뱀28마리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그 결과 가장 빠른 공격속도를 보인 뱀은 방울뱀으로 28G(중력 가속도의 28배)의 가속도를 기록했다.
텍사스 구렁이도 이에 못지않은 27G의 가속도로 상대를 타격했다. 독사가 아닌 뱀들도 종종 독사보다 빠른 가속도로 공격하는 행동을 보였다.
연구책임자인 페닝은 “일반인 사이의 속설이나 대중적 다큐멘터리, 그리고 과학적 문헌에서도 살모사가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공격하는 동물이란 잘못된 믿음이 있어 왔다. 이번 연구로 그것이 사실이 아님이 분명해졌다.”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연구자들은 애초 뱀이 길이에 따라 공격 속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연구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실험을 해 보니 구렁이의 공격속도가 너무나 빨라 실험에 착오가 있는 줄 알았다. “몇 번이고 실험해서 같은 수치가 나온 뒤에야 결과를 믿을 수 있었다.”라고 페닝은 말했다.
» 구렁이(위)와 방울뱀이 목표를 공격하는데 걸리는 시간. ms는 밀리초로 1000분의 1초를 가리킨다. 사진=페닝, <바이올로지 레터스>
뱀의 공격은 그야말로 눈 깜빡할 사이에 이뤄졌다. 독뱀이든 아니든 정지 상태에서 공격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0.05~0.09초가 걸렸다. 사람이 눈을 한 번 깜빡이는 데는 0.2초가 걸린다. 이런 빠른 공격 속도는 포유류가 뱀을 감지하고 몸을 움직여 피하는 반응속도보다 훨씩 빠르다고 논문은 밝혔다.
연구자들은 논문에서 뱀이 공격할 때의 가속도가 얼마나 가공할 수준인지 제트 전투기 조종사의 사례와 견줘 설명했다. 항공모함에서 급작스런 이륙을 할 때 전투기 조종사는 중력의 3~5배 힘을 받는다.
중력을 이기는 특수복을 입지 않는다면 3G의 가속도에서 조종사는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8G에선 손발도 움직이지 못한다. 또 뱀이 내는 가속도의 4~5분의 1수준에서 정신을 잃는 사람이 나타난다고 논문은 밝혔다.
» 북미산 살모사. 지구에서 가장 빠른 공격자라는 별명은 사라지게 됐다. 사진=TimVickers, 위키미디어 코먼스
뱀은 심장에서 멀리 떨어진 머리로 상대를 타격한다. 이때 뇌로 향하는 혈류가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연구자들은 이에 대해 “매우 짧은 공격 시간이 이런 생리적 파탄 상태를 피하게 해 주는 것 같다.”라고 논문에서 밝혔다.
또, 공격 목표가 부드러운 생물체인 점도 급격한 감속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해 준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Penning DA, Sawvel B, Moon BR. 2016 Debunking the viper’s strike: harmless snakes kill a common assumption. Biol. Lett. 12: 20160011. http://dx.doi.org/10.1098/rsbl.2016.0011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0.05초 만에 28G 가속도 내, 사람은 3G에서 일어서지도 못해
» 중력가속도의 28배 가속도로 상대를 공격하는 것으로 밝혀진 북미산 방울뱀. 사람이 이런 가속도를 내면 대부분 의식을 잃는다. 사진=Mike Keeling, Flickr뱀이 먹이를 공격하거나 포식자를 겁줄 때 입을 벌리고 상대를 타격하는 속도는 매우 빠르다. 최근 고속촬영으로 뱀이 목표물을 타격하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정량적으로 연구한 결과가 나왔다.
데이비드 페닝 미국 루이지애나대 라파예트 캠퍼스 박사과정생 등 이 대학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바이올로지 레터스> 23일치에 실린 논문에서 그 결과를 보고했다.
흔히 가장 빠른 속도로 상대를 타격하는 동물로 살모사가 꼽힌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구렁이도 살모사 못지않은 가속도로 상대를 공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북미산 구렁이. 가장 빠른 공격자로 알려진 살모사 못지않은 가속력을 보였다. 사진=Loperco, 위키미디어 코먼스뱀은 매복한 뒤 짧은 거리에서 순식간에 상대를 공격하기 때문에 중요한 건 속력이 아니라 정지 상태에서 얼마나 빨리 목표에 도달하는가를 보여주는 가속도이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북미 지역에 서식하는 구렁이, 살모사, 방울뱀28마리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그 결과 가장 빠른 공격속도를 보인 뱀은 방울뱀으로 28G(중력 가속도의 28배)의 가속도를 기록했다.
텍사스 구렁이도 이에 못지않은 27G의 가속도로 상대를 타격했다. 독사가 아닌 뱀들도 종종 독사보다 빠른 가속도로 공격하는 행동을 보였다.
연구책임자인 페닝은 “일반인 사이의 속설이나 대중적 다큐멘터리, 그리고 과학적 문헌에서도 살모사가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공격하는 동물이란 잘못된 믿음이 있어 왔다. 이번 연구로 그것이 사실이 아님이 분명해졌다.”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연구자들은 애초 뱀이 길이에 따라 공격 속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연구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실험을 해 보니 구렁이의 공격속도가 너무나 빨라 실험에 착오가 있는 줄 알았다. “몇 번이고 실험해서 같은 수치가 나온 뒤에야 결과를 믿을 수 있었다.”라고 페닝은 말했다.
» 구렁이(위)와 방울뱀이 목표를 공격하는데 걸리는 시간. ms는 밀리초로 1000분의 1초를 가리킨다. 사진=페닝, <바이올로지 레터스>뱀의 공격은 그야말로 눈 깜빡할 사이에 이뤄졌다. 독뱀이든 아니든 정지 상태에서 공격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0.05~0.09초가 걸렸다. 사람이 눈을 한 번 깜빡이는 데는 0.2초가 걸린다. 이런 빠른 공격 속도는 포유류가 뱀을 감지하고 몸을 움직여 피하는 반응속도보다 훨씩 빠르다고 논문은 밝혔다.
연구자들은 논문에서 뱀이 공격할 때의 가속도가 얼마나 가공할 수준인지 제트 전투기 조종사의 사례와 견줘 설명했다. 항공모함에서 급작스런 이륙을 할 때 전투기 조종사는 중력의 3~5배 힘을 받는다.
중력을 이기는 특수복을 입지 않는다면 3G의 가속도에서 조종사는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8G에선 손발도 움직이지 못한다. 또 뱀이 내는 가속도의 4~5분의 1수준에서 정신을 잃는 사람이 나타난다고 논문은 밝혔다.
» 북미산 살모사. 지구에서 가장 빠른 공격자라는 별명은 사라지게 됐다. 사진=TimVickers, 위키미디어 코먼스뱀은 심장에서 멀리 떨어진 머리로 상대를 타격한다. 이때 뇌로 향하는 혈류가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연구자들은 이에 대해 “매우 짧은 공격 시간이 이런 생리적 파탄 상태를 피하게 해 주는 것 같다.”라고 논문에서 밝혔다.
또, 공격 목표가 부드러운 생물체인 점도 급격한 감속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해 준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Penning DA, Sawvel B, Moon BR. 2016 Debunking the viper’s strike: harmless snakes kill a common assumption. Biol. Lett. 12: 20160011. http://dx.doi.org/10.1098/rsbl.2016.0011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