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1일 토요일

‘안대희 길’과 ‘이인규 길’ 사이…윤석열의 길은?

‘안대희 길’과 ‘이인규 길’ 사이…윤석열의 길은?

등록 :2017-11-11 15:44수정 :2017-11-11 22:01

[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과 조은석 서울고검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앞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앞서 감사위원들을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과 조은석 서울고검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앞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앞서 감사위원들을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검찰의 ‘적폐 수사’를 이끌고 있는 이는 누가 뭐래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다. 실력있는 특수·공안 검사들이 모인 전국 최대 검찰청이 최근엔 ‘수사 좀 한다’는 검사들까지 대거 파견을 받았다. 과거 ‘특별수사 1번지’였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수사를 평생의 업으로 삼았던 이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정점’에, 그가 서 있는 셈이다.
온 나라의 이목이 쏠린 ‘역대급’ 수사팀을 꾸린 만큼, 이제 윤 지검장에게 ‘퇴로’는 없어 보인다. 결과를 내놓고, 평가를 받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윤석열 사단’의 핵심 참모인 1~3차장 모두 같은 운명이다.
지난 9년 동안 묻어뒀던 불법행위가 동시다발로 떠오르면서, 검찰 수사는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수위도 점차 올라가고 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검찰 내부를 포함해 ‘과거’에 기댔던 이들, 과거가 들춰지는 게 불편한 이들, 그리고 판이 크게 흔들리길 바라지 않는 기득권의 반격도 거세지고 있다. 이들의 타격 지점은 세가지. ‘장기전의 피로감’, ‘정치 보복’, ‘정권의 하명’을 파고든다.
지난달 18일 문무일 검찰총장은 “수사를 길게 끌면 피로감이 커질 것 같아, 최대한 빨리 마치는 것을 목표로 수사팀 증원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반격을 하는 이들은 앞뒤 자르고 ‘피로감’에 주목했다. 빨리하려고 수사팀을 증원했는데 수사팀이 많다고 비판하고, 한편으론 빨리 안 끝낸다고 트집을 잡는 식이다. 앞으로도 이들은 ‘자신의 피로감’을 ‘국민의 피로감’으로 치환하는 데 집요할 것이다.
정권과 수사팀에 ‘정치 보복’과 ‘하명 수사’ 딱지를 붙이고 싶어하는 보수 정치세력의 공세도 거세다. “기획·표적 수사로 몇명을 죽이고, 몇십명을 구속해야 수사가 끝나는가.”(정우택 원내대표), “청부 검찰의 섬뜩한 칼춤에 피비린내가 진동한다.”(장제원 의원), “청와대와 민주당이 원하기 때문에 수사가 지방선거 직전까지 갈 것으로 본다.”(권성동 의원) 수사의 성격과 의도를 미리 불순한 것으로 규정해, 그 결과에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박근혜식 어법’이다.
하지만 국민의 뜻에 따라 정권이 바뀌고, 또 바뀐 정권의 국정기조에 따라 검찰이 ‘큰 수사’에 나서는 일은 매번 반복돼왔다. 이번 수사도 그렇다. 제대로 된 검사라면 ‘하명 수사’ 딱지가 두려워 수사를 피하진 않는다. 관건은 ‘명분’과 ‘정당성’이다.
대검 중수부의 2003년 대선자금 수사와,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이를 극명하게 대비해 보여준다. 안대희 중수부장이 이끌었던 대선자금 수사는 그 시작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국민의 박수를 받고 끝났다. 당시 민주당의 상처에 비하면 한나라당은 ‘초토화’ 수준이었다. 그래도 국민 대부분은 이를 ‘하명 보복 수사’라고 하지 않았다. 안 전 부장은 나중에 대법관이 됐고, 수사팀 핵심이었던 문효남 수사기획관, 남기춘 1과장, 유재만 2과장 등도 뚜렷한 오점 없이 모두 ‘당대의 칼잡이’로 이름을 남겼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으로 이어진 박연차 게이트 수사는 달랐다. 이인규 중수부장이 이끈 당시 수사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로 벼랑에 몰렸던 이명박 정부의 ‘반전 카드’였다. 불순한 의도로 빼돌려진 국세청 자료 등 ‘독이 든’ 정보가 활용됐고, 노골적인 ‘망신 주기’도 이어졌다. 이 전 부장은 새 정부 출범 뒤 해외로 떠났고, 당시 수사팀 핵심이었던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뒷돈’을 받은 혐의로 현재 수감 중이다. 우병우 1과장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유명인사’가 됐다. 당시 2과장이던 이석환 청주지검장은 최근 ‘제주지검 영장 몰래 회수’ 사건으로 검찰총장 경고 조처를 받았다.
윤석열 사단은 검찰이 겪어왔던 이런 부침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봤던 이들이다. 그래서 수사의 정당성과 명분이 갈라놓는 확연한 차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평가의 기준은 이러쿵저러쿵 검찰 내부 반응이 아니라, 국민 눈높이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최근 수사를 받던 국정원 직원(변호사)과 현직 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은 윤석열 사단으로선 뼈아픈 일일 수밖에 없다. 수사 전반을 점검하고 되돌아보라는 징조인 듯하다. ‘칼에는 눈이 없다’는 말처럼, 잘못 쓰면 자신뿐 아니라 뜻하지 않은 사람들이 베이고, 정당성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안대희’와 ‘이인규’의 길 중의 하나를 택하는 건 쉽다. 하지만 그 길의 끝에 닿는 일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 모를 만큼 아득하다.
석진환 사회에디터석 법조팀장 soulfat@hani.co.kr

북, “트럼프, 핵전쟁 구걸” 공식 비난

북, “트럼프, 핵전쟁 구걸” 공식 비난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7/11/12 [03:0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조선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아사아 순방은 핵 전쟁 구걸이라고 비난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조선이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아시아순방 기간 비난을 자재해 왔으나, 지난 1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공식 비난했다.

조선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아시아 행각에 나선 트럼프가, 지난 5일부터 우리 주변을 돌아치고 있다.”며, 트럼프의 이번 우리 주변행각은, 우리 공화국의 자위적 핵억제력을 빼앗아내려는 호전광의 대결행각이며, 손아래 동맹국들의 돈주머니를 털어내, 미국 군수독점체들의 배를 채워주기 위한 전쟁상인의 장사행각에 불과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트럼프는 이번 행각기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의 파괴자로서의 진면모를 낱낱이 드러내놓았으며, 조선반도에서의 핵전쟁을 구걸하였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트럼프가 지난 9월 유엔총회마당에서 우리 공화국의 절멸이라는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댄 데 이어, 이번에는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전면 거부하는 망발을 늘어놓으면서, 우리 국가를 악마화하여 우리 정부와 인민을 갈라놓고, 조선과 국제사회를 대치시켜보려고 꾀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대변인 담화는 트럼프가 미국의 압도적인 힘의 우위요미국은 힘으로 평화를 지키겠다고 떠들어댔는데, 미국과 실제적인 힘의 균형을 이루어,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발전권을 지키려는 것이 우리 공화국의 입장이라고 역설했다.

담화는 “1950년대 전쟁과 무장간첩선 푸에블로호사건, EC-121 대형간첩비행기사건 등 연대와 연대를 이어오는 조미대결의 역사적 교훈은, 누가 누구를 과소평가하거나 시험해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명백히 가르쳐 주고 있다.”고 피력했다.

, “우리가 핵을 보유한 것은, 미국의 가증되는 핵위협공갈과 대조선적대시 책동으로부터, 우리 국가의 자주권과 존엄인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지키기 위한, 정정당당하고 불가피한 자위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이 핵으로 우리를 위협 공갈하던 시대는 영원히 지나갔다.”며 트럼프와 같은 늙다리미치광이의 망발은 결코 우리를 놀래거나 멈춰 세우지 못하며, 반대로 우리가 선택한 병진의 길이 천만 번 옳다는 것을 확인해주고, 우리로 하여금 핵무력건설대업 완성에로 더 빨리 질주해 나가도록 떠밀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담화는 끝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두리에 굳게 뭉친 천만군민의 일심단결과 무진막강한 군력이 있기에, 우리는 배심 든든하며 악의 제국 미국과의 대결에서 반드시 최후승리를 이룩하고야 말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틸러슨 보좌관은, 조선과 체널이 3개 정도 가동되고 있다고 밝혀, 그 진위 여부와, 만일 사실이라면 어떤 결과를 가져 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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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광장서 ‘국민 주도 개헌’ 공론장 열렸다

광화문광장서 ‘민주주의UP 2017 정치페스티벌’ 열려
옥기원 기자 ok@vop.co.kr
발행 2017-11-11 18:57:28
수정 2017-11-11 21: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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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나면서 정치개혁·선거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11일에는 촛불항쟁이 발생한 광화문광장에서 국민들이 직접 ‘국민 주도 개헌’과 정치개혁 등을 논의하는 공론장이 열렸다.
5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 공동행동’과 ‘국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민주주의UP 2017 정치페스티벌’을 열고 “국민의 힘으로 선거제도 개혁과 개헌논의를 만들어내자”고 요구했다.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정치개혁 공동행동 등이 주최한 민주주의UP! 2017 정치페스티벌에서는 시민이 바라는 정치개혁과 개헌 방향을 직접 담아내자는 취지에서 40여개의 부스를 설치해 운영했다.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정치개혁 공동행동 등이 주최한 민주주의UP! 2017 정치페스티벌에서는 시민이 바라는 정치개혁과 개헌 방향을 직접 담아내자는 취지에서 40여개의 부스를 설치해 운영했다.ⓒ민중의소리
이들은 “촛불은 대통령 한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부패한 기득권 정치를 개혁하고, 시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정치가 이뤄지길 바라는 열망이었다”면서 “하지만 국회에서의 정치개혁, 개헌 논의는 당리당략에 발목 잡혀서 진척이 없다. 정치 페스티벌을 통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정치개혁과 국민주도개헌에 대한 공론장을 열려 한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광화문광장에 환경, 먹거리, 선거정치제도, 성평등 등 주제별로 40여개의 부스를 설치해 페스티벌 참가자들이 다양한 체험, 논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행사 중간 방송인 김제동의 ‘만민공동회’와 4·16합창단과 이한철 밴드의 공연도 열렸다. (관련기사:“너가 뭘 안다고 헌법 얘기하냐” 묻는 이에게 보내는 김제동의 일침)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 UP 2017 정치페스티벌에서 방송인 김제동이 시민들과 함께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 UP 2017 정치페스티벌에서 방송인 김제동이 시민들과 함께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민중당, 노동당, 녹색당으로 구성된 ‘정치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제정당 연석회의’도 이날 오후 4시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선거구제 폐지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23개 정치개혁 과제를 발표했다.
이들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또 다른 불평등선거 제도일 뿐”이라며 “전국을 하나의 선거구 단위로 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당에 배분되는 국고보조금을 정당 지지율, 당원과 시민 후원금 액수에 비례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과 돈 없는 정당과 후보자의 출마를 원천 봉쇄하는 선거기탁금제도, 선거비용 보전제도의 개혁 등을 요구했다.
오후 4시30분에는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청소년YMCA연합회가 주최한 ‘청소년 참정권 보장이 민주주의의 시작이다’ 사전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청소년들은 지난 촛불항쟁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시민항쟁의 순간마다 앞장 서 행동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청소년은 오랫동안 정치를 통해 삶을 바꿀 기회를 박탈당했다. 참정권 보장이 청소년 인권 보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11일 오후 6시 정치개혁 공동행동 등이 주최한 민주주의UP! 2017 정치페스티벌 본대회가 열렸다.
11일 오후 6시 정치개혁 공동행동 등이 주최한 민주주의UP! 2017 정치페스티벌 본대회가 열렸다.ⓒ민중의소리
오후 6시에는 ‘정치개혁과 국민주도개헌을 위한 주권자 전국대회’가 열렸다. 주말 오후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국민의 힘으로 정치개혁과 선거제도 개선을 이뤄내자”는 목소리를 냈다.
이충재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무대에 올라 “정치개혁의 주요과제는 국민 기본권 모두를 아우르는 개헌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촛불혁명을 이뤄낸 국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정치권의 개헌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의원, 민중당 장지화 공동대표 등이 함께했다.

문재인 정부는 창의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문재인 정부는 창의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곽태환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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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11  12: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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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환 (미국 이스턴 켄터키 대 명예교수/전 통일연구원 원장)

서울에서 개최된 제3차 한미 정상회담(11.7-8)에서 한미동맹을 더욱 더 공고화하였고 그동안 한미 간 매끄럽지 못한 현안들에 대해 합의한 것을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그러나 북한 핵문제를 풀어가는 데는 별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김정은 위원장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그동안 거의 2개월간 동결 상태인 핵.미사일 활동을 재개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제19대 대통령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벌써 5개월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정책 원칙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북정책의 로드맵은 보이지 않아 대단히 유감스럽다. 문 정부가 남북관계 복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별 진전이 없어 필자는 향후 대북정책의 추진 방향에 대해 한 말씀 드리고 싶다.
문재인 정부는 국내적으로 정치적 불안정과 국제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풀어야 할 많은 난제를 앉고 출범했다. 첫째, 국내정치적으로 보수와 진보가 대북정책의 접근방법을 놓고 대결 구조 속에서 국민적 합의 도출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국제적으로 한반도 주변의 4강대국의 상반된 국익으로 강대국 간의 이익 갈등과 대결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활동 범위를 제한하게 되었다.
특히 문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가 가장 고민 중의 고민이었다고 생각한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선 남북관계의 복원을 해야 했고 남북관계 정상화를 통해 정전체제를 전환하는 평화체제 구축을 구상해야 했다.
북한은 자기 생존전략으로 핵을 포기 하지 않겠다는 김정은 정권과의 협상을 한다는 것은 더욱 더 어려운 난제였다. 북핵 해법의 첫 단추는 남북 간 대화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그것도 북한의 부정적인 태도로 남북 간 대화는 꽁꽁 얼어붙은 상태이다.
둘째, 한미동맹의 관리와 공고화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북핵 해법의 조율 문제와 미국의 압력으로 인한 사드 한국배치 강행의 정당성과 운영비용 문제들과 전작권의 전환문제와 한미 FTA 재협상 문제 등 특히 미국의 대북 무력사용에 대한 한미 간 조율 문제는 한미동맹을 약화하는 큰 변수로 작용했다. 그러나 제3차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더욱 더 공고화하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셋째,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으로 한중 관계는 최악의 사태로 번지게 되었다. 중국의 보복조치로 경제적 손실을 당한 중국에 투자한 대기업까지도 도산의 위기까지 제기되기도 했고 중국의 보복 사태 중단과 북핵 해결을 위한 공조 등 한중 관계 개선을 통해 풀어야 할 난제를 가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문재인 정부의 3불 정책으로 한중 관계가 개선될 조짐이 보인다. 문 정부의 3불 정책은 (1)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에 불가입, (2)사드 추가 불배치, (3) 한미일 3국동맹에 불가입인데, 중국정부는 3불 정책을 지지하여 베트남 아시아태평양 경제회의(APEC)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하여 그동안 불편한 한중관계가 정상적인 한중관계로 복원될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일본과는 독도 문제부터 위안부 문제 합의 이후 악화된 한일관계의 재조정과 재협상 등이 조만간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새 정부의 한반도 평화 비전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건설이다. 새 정부는 ‘통일’보다는 한반도 평화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바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신베를린성명(7.6)에서, 8.15 기념사와 국회시정연설 등에서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체제 구축을 강조하였다.
문 정부의 대북정책은 대북제재와 압박, 대화와 협상을 병행 주진하는 투 트랙 병행전략이다. 현시점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대북제재와 압박에 방점을 두고 있으나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의 복원을 하겠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필자는 남북 간 협력과 국제적 협력이 병행추진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국제적 협력은 한 목소리로 한.미간 공조체제 유지와 6자회담의 참여국인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한국 등 5자간 북핵 해법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9.19 공동성명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규정하고 있으며 9. 19 공동성명과 6자회담틀을 무시하는 북한에 대해 5자가 북핵 해법에 합의하고 동시에 5자의 역할 분담에 합의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접근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축은 남북한이어야 하고 남북 간 협력이 필수적이다. 핵문제의 당사자들은 북미간의 문제가 아니라 6자 회담의 회원국이라고 주장한다. 그 중에 직접적 당사자들은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서명한 남북한이 되어야 하고 협상당사자는 남북한과 미국 3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북핵 해법의 첫 단계인 입구론에서 3자간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입구론에서 3자가 북핵, 미사일 동결 문제와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 문제를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3자간 합의가 필요하다. 북한은 북핵 문제는 북미 간 문제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인식의 결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11.8)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반응이 궁금하다. 핵이나 미사일로 군사적 도발 행위를 이어갈지 그리고 지속적으로 동결로 이어갈지는 판단하기 이르다. 그러나 한미 당국이 김정은 위원장의 인내를 시험하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의 거의 2개월 동안 핵.미사일 시험 동결에 이어 내년도 한미 합동군사연습의 잠정중단으로 이어진다면 북한이 내년 2월 평창올림픽대회에 참석하지 않을까? 이런 계기로 북미 대화가 이어지게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 한.미.북 3자대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젠 북미 간 막말전쟁에서 벗어나 북미 간 대화 모드로 전환하여 핵.미사일 동결과 한미 합동군사연습 잠정 중단을 제시한 중국의 쌍잠정 중단으로 진행되길 바란다. 그리고 입구론이 확인되면 출구론으로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과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 실현으로 북핵 해법의 방정식으로 추진되길 기대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속적으로 핵.미사일 동결을 자발적으로 실행해야 할 것이다. 절대로 핵.미사일 개발을 재개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방해하는 세력들이 있음은 대단히 유감이다. 이 세력들이 자제하길 동시에 촉구한다.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대화 제의(7.17)에 대해 북한은 부정적 태도로 일관하였고 사실상 거절한 상태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국들 간의 진솔한 대화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 관련국간의 건설적인 대화가 없는데 어떻게 관련 현안을 갖고 협상을 기대하는가?
문재인 정부는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교량 역할(bridge-building role)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한 바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남북관계의 복원이 필요하다. 환언하면 어떻게 하면 김정은 위원장에게 인센티브를 주어서 대화와 협상 테이블로 유인하는가이다. 창의적으로 초당적이고 초이념적인 구상을 디자인해야 한다.
북한이 내년 2월 평창 올림픽대회에 참가하면 남북관계 복원의 획기적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계기를 만들기 위해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제안(yes able proposition)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남한이 대북대화를 제의했을 때 북한이 예스(yes)라고 말할 수 있는 로드맵을 만들어 선제 제안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그러면 북한이 거절할 수 없는 로드맵은 과연 무엇일까? 이런 로드맵을 갖고 반드시 비공개로 대북 특사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바람직할 것이다.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전제조건은 건설적인 남북대화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향후 문재인 정부가 창의적이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조속히 디자인하여 새 대북정책을 추진하길 기대해 본다.
곽태환 (미 이스턴 켄터키대 명예교수/전 통일연구원 원장)
  
 
한국외국어대 학사, 미국Clark대학원 석사, 미국 Claremont Graduate University국제관계학 박사. 미국Eastern Kentucky대학교국제정치학교수; 전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소장/교수; 전통일연구원원장. 현재 미국 이스턴 켄터키대 명예교수, 한반도미래전략연구원이사장, 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이사장, 통일전략 연구협의회(LA) 회장 등, 글로벌평화재단이 수여하는혁신학술연구 분야 평화상 수상(2012). 31권의저서,공저및편저; 칼럼, 시론, 학술논문 등 250편 이상 출판; 주요 저서: 『국제정치속의한반도: 평화와통일 구상』 공저: 『한반도평화체제의모색』 등; 영문 책 Editor/Co-editor: One Korea: Visions of Korean Unification (Routledge, 2017); North Korea and Security Cooperation in Northeast Asia (Ashgate, 2014); Peace-Regime Building on the Korean Peninsula and Northeast Asian Security Cooperation (Ashgate, 2010) 등.

'아가야, 한국군이 우리를 쏴 죽였단다. 꼭 기억하거라'

[작은책] 베트남전 '기념'하는 한국, 증오비로 '기억'하는 베트남


베트남 대사관 앞에 얼마 전부터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국인들이 베트남에 대한 사죄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매일 아침 한 시간씩 릴레이를 한다. 출근길의 대사관 직원과 민원 때문에 대사관을 찾은 베트남 사람들이 유심히 쳐다본다. 호기심 어린 눈초리이지만 전단을 건네면 거부감 없이 받아 준다.

"베트남 정부와 베트남 인민에게 한국 국민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무슨 내용인지 자세히 보니 이렇다. 

"한국 국민으로서 미국의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한국 군인들에 의해 피해를 입은 베트남 민간인 학살 피해자, 성폭력 피해자, 그 외 모든 전쟁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지난 9월 13일, 1300회 수요집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가 베트남에 사죄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 그 뜻을 이어 다음 날부터 바로 시작된 것이 베트남 대사관 앞에서의 사죄 릴레이다. 10월 말을 끝으로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 대책 협의회)의 릴레이가 끝나면 바통을 이어 한베평화재단이 베트남전 종전일인 2018년 4월 30일까지 사죄를 이어 간다.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은 베트남 전쟁을 교과서에서 배우지 않는다. 정확하게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참전'과 '경제 발전'의 공식 너머를 가르치지 않는 거다. 그것은 베트남 전쟁에 대한 현재 우리의 인식도 여전히 그 수준에 머무르고 있음을 말해 준다. 때문에 민간인 학살과 같은 전쟁 이면에 대한 역사가 그야말로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더구나 늘 피해의 역사에 익숙한 우리로선 가해자의 입장에 선다는 것이 무척 생경하고 낯선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전쟁으로 말미암은 온갖 반인륜적 결과들을 우리가 베트남 전쟁에서 미처 살피지 못한 셈이다. 어떤 총알이 아이와 여자와 노인을 비껴가던가. 모든 전쟁에는 군인보다 민간인의 희생이 앞선다. 1964년 미국이 통킹만 사건을 빌미로 베트남에서 전면전을 벌이고, 한국도 그 시기부터 파병을 시작해 총 32만 명의 한국군을 베트남에 보냈다. 한국 청년들이 무려 8년 5개월의 기간 동안 총을 들고 베트남 땅을 밟았다. 그것은 우리 역사에 있었던 가장 긴 전쟁 중 하나이다. 언제까지나 그 역사적 과오를 숨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베평화재단

증오비의 마을, 빈호아 

한국 사회는 참전 기념탑과 전쟁기념관으로 베트남 전쟁을 '기념'하고 있지만, 베트남은 위령비와 증오비로 '기억'한다. 한국군이 주둔했던 베트남 중부 지역 마을 곳곳에 서 있는 위령비와 증오비가 한국군에 의한 학살을 증언하고 있다. 

빈호아 마을은 학살을 자장가로 불러 기억하는 마을이다.

'아가야, 이 말을 기억하거라. 한국군이 우리를 폭탄 구덩이에 몰아넣고 다 쏘아 죽였단다, 다 쏘아 죽였단다. 아가야, 너는 커서도 이 말을 꼭 기억하거라.' 

이곳의 아이들은 젖먹이 때부터 이 노래를 들으며 자란다.

빈호아 학살은 1966년 12월 한국군 청룡부대에 의해 이 일대 주민 430명이 집단 학살된 사건이다. 마을 초입에는 위령비와 증오비가 나란히 서 있다. 위령비로 학살 희생자의 사망 당시 나이와 이름을 적어 추모하고, 증오비로 그날의 학살을 증언한다. 증오비 내용을 보면 학살된 피해자의 대부분이 여성, 노인, 어린아이다. 

위령비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베트남 곳곳에 서 있는 위령비는 학살 당시 희생자의 나이와 이름을 함께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 여성들은 이름 중간에 Thi라는 미들네임(중간이름)을 갖고 있으므로, 위령비만 유심히 보아도 학살의 희생자가 어떤 이들이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보자인'이라는 이름도 반복되는데, 이는 '무명'이란 뜻으로, 한 살 전후의 이름도 갖지 못한 아기들이다. 또 다른 위령비에는 희생자 명단이 가족 단위로 정리되어 있다. 몰살된 가족이 부지기수다. 이 모든 것이 한국 군대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해 벌인 일이다.

베트남은 과거를 닫지 않았다 

베트남이 '과거를 닫고 미래로 가자'고 한다지만, 이처럼 베트남 곳곳은 치열하게 전쟁을 기억하고 있다. 1992년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한 이래 한국 정부도 위와 같은 원칙에 따라 베트남과의 관계를 이어 오고 있는데, 양국의 교류가 활발해질수록 해결하지 못한 과거사 문제가 종종 뜨거운 감자로 등장한다.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 논란이 좋은 예이다. 당시 "베트남 참전 용사들의 희생으로 한국 경제가 살아났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발언에 베트남 언론과 지식인이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일로 베트남 외교부도 "베트남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양국의 우호 협력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발언과 행동을 삼가 줄 것을 요청한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물론 지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기에 양국 간의 불행했던 과거를 언급하며 유감 표명과 피해 지역에 대한 간접적인 지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거사에 대한 인정도 사과도 없이 애매한 외교적 협력만을 추구하는 양국 관계는 여전히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다.

베트남 사회의 과거사에 대한 반응은 뜨거운 지지로도 다가온다. 지난 4월 말 한베평화재단은 평화의 섬 제주에 사죄와 평화의 뜻을 담아 '베트남 피에타'를 세웠다. 베트남 피에타는 위령비에 등장하는 수많은 어머니와 이름도 없이 죽어 간 무명 아기를 위로하는 마음으로 제작한 것이다. 동상 설립 소식에 베트남 언론과 국민은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역사적 과오를 사죄하는 한국의 양심에 박수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이 동상을 소재로 만들어진 <마지막 자장가>라는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베트남 국영방송 VTV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과연 베트남이 과거를 닫았다고 할 수 있을까. 

ⓒ한베평화재단

베트남과 함께 여는 평화, 만만만 캠페인 

베트남 전쟁에 대한 진실이 한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9년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에 대한 <한겨레21> 보도 이후다. 이때부터 2003년까지 '미안해요, 베트남' 캠페인과 베트남전 진실위원회 활동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2000년을 전후로 제기된 베트남전 진실 규명 활동은 이 문제를 한국 사회에 지속적으로 의제화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진상 규명 활동 또한 위축되었다. 물론 캠페인 결과 한베평화공원 준공과 베트남 관련 평화 교류 활동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 등은 큰 의미라 할 것이다.

20여 년 전 '미안해요, 베트남' 이후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과제와 고민 속에 한베평화재단이 출범했다. 정식 인가를 받고 활동을 본격화한 지 6개월 남짓밖에 되지 않았지만 20여 년 전부터 제기되어 왔던 이 문제를 어떻게 알리고 풀어 나아가야 할지 고민이 크다. 그 고민 속에서 만만만 캠페인을 시작했다. '만만만'의 첫 번째 '만'은 베트남 전쟁이 30년 동안 일어난 1만 일의 전쟁이라는 것, 두 번째 '만'은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 희생자 수, 세 번째 '만'은 평화로 함께 나아가기 위한 평화의 연대를 뜻한다. 캠페인 모금을 통해 희생자에 대한 추도 사업을 지원하고 베트남 피해 마을을 도울 예정이다.

'한국의' 베트남 전쟁, 우리는 이 전쟁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베트남 전쟁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은 과거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더 많은 진실과 정의를 회복하려는 것이다. 베트남 전쟁을 통해 우리 스스로를 들여다보려는 것이다. 자신을 가해자 위치에 세울 수 있을 때, 그리고 기꺼이 그 역사적 책임을 받아들일 때만이 평화가 가능하다. 평화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 내어 우리는 오늘도 사죄의 릴레이를 이어 간다.

☞ 만만만 캠페인 : http://kovietpeace.org/c/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