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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뉴욕타임스, '한국은 사라지고 있나' 칼럼 실어 |
한국이 세계적인 저출생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2050년부터 역성장이 시작될 거라는 우려가 4일 주요 신문 지면을 채웠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로스 다우서트가 ‘한국은 사라지고 있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흑사병 창궐 이후 인구가 급감했던 14세기 중세 유럽 시기보다 더 빠르게 한국인구가 감소할 수 있다”라고 주장한 대목이 다수 기사의 제목으로 인용됐다.
[관련기사: NYT “Is South Korea Disappearing?”]
저출생에 따른 경제 역성장 우려의 근거는 지난 3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행한 ‘초저출산 및 초고령 사회 : 극단적 인구 구조의 원인 영향 대책’ 보고서에서 인용된 내용들이다. 보고서는 저출산에 대한 효과적인 정책 대응이 없다면 한국의 추세성장률이 2050년대에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은 68%라고 밝혔다. 추세성장률이 0% 이하를 나타낼 가능성은 2050년 50.4%에서 2059년 79.0%, 2060년 이후에는 80%가 넘을 것으로 나타났다.

▲12월4일 주요신문 1면모음
한국에서 여성 1인이 가임기(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 즉 ‘합계출산율’은 지난 3분기 역대 최저치인 0.7명을 기록했다. 이 추세가 유지되면 한국은 2025년에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3%인 초고령 사회로 진입, 2046년 OECD에서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70년엔 인구 감소율이 연 1% 이상을 기록할 거라 전망된다.
보고서는 “초저출산 문제는 결국 ‘청년’들이 체감하는 높은 ‘경쟁압력’과 ‘불안’(고용, 주거, 양육에 대한 불안)과 관련 있으며 이것이 결혼과 출산의 연기와 포기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경쟁이 심화되고 소득 여건이 악화되며, 경쟁압력 체감도가 높은 그룹일수록 평균 희망자녀수가 낮고, 취업 여부나 고용안정성도 결혼의향을 통해 출산율(출생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등이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주요 과제로는 수도권 집중 완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완화, 주택가격과 가계부채의 하향 안정화, 교육과정 경쟁 압력 완화 등”이 제시됐다. 경향신문은 “도시인구집중도, 청년(15~39세) 고용률, 혼외출산 비중, 육아휴직 실이용기간, 가족관련 정부 지출, 실질 주택가격지수 등 6개 지표를 모두 OECD 평균 수준으로 올리면 합계 출산율을 최대 0.845명까지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출산율을 0.2명 높이면 잠재성장률은 2040년대에 0.1%포인트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바로가기: 한국은행 보고서]
중앙일보 사설(‘나라 소멸’ 세계의 걱정거리 된 한국 저출산)은 “(보고서는) 경쟁 압력을 낮추기 위한 제대로 된 지원책을 내놓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높은 주택 가격과 같은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혁을 동시에 한다면 출산율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부모와 법률혼 중심의 정상 가정을 전제로 하는 지원체계를 넘어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아이 중심의 지원 체계로 나아갈 것을 권유했다”며 “하루 빨리 지속 가능한 구조개혁에 나서는 동시에 혼외자 차별 같은 고루한 인식을 바꿔야 나라가 유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도시 집중 낮추고 다양한 가족형태 수용땐 초저출생 극복”> 기사는 보고서가 ‘신생아 특별 공급’ 등 아이중심의 지원 체계, 다양한 가정 형태 수용, 노동시장 이중구조개선, 주택가격 하향 안정화, 가족 관련 지원 예산 확대, 육아휴직 이용률 제고 등을 들었다고 짚었다. 이런 요소들을 OECD 평균 수준으로 올리면 합계 출생률은 0.272명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남성과 중소기업 근로자 등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높여야 한다며 직장 문화의 변화를 촉구했다.
세계일보는 이날 <내년 초등 입학 첫 30만명대 ‘초저출생 쇼크’ 교실 덮친다> 기사에서 “교육당국이 이달 20일까지 2024학년도 초등학교 취학 통지서를 송부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초교 1학년생이 사상 처음 30만명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7년 이후 가속화한 저출생· 고령화 여파로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학령인구 절벽’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출산율 南 0.7 vs 北 1.8 … 안보까지 흔들린다> 기사는 NYT 칼럼 일부를 들어 안보 위기를 제기했다. “(로스 다우서트 칼럼에 따르면) ‘출산율 1.8명인 북한이 어느 시점에서 남침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했다”는 대목이다. 이 신문은 “인구 감소와 줄어든 복무 기간(18개월)을 변수로 넣으면 우리 병력은 2033년 45만 9000명, 2043년엔 33만 5000명까지 떨어진다. 반면 북한군은 120만명에 달한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총선 앞둔 중폭 개각 임박

▲12월4일 한겨레 기사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일부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에 나선다. 이번 인사에선 많게는 10여곳의 부처 장관이 바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신문 <이르면 오늘 개각… 총선 출마자 빈자리 관료·전문가로 채울 듯> 기사는 “개각 대상으로는 정치인 출신 인사들이 장관을 맡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국가보훈부,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해 해양수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며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 전에 7개 안팎 부처에서 개각이 이뤄지고, 순방 복귀 후 추가 개각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언론인 출신으로는 홍상표·최금락 전 청와대 홍보수석,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등이, 법률가 출신으로는 이상인 현 방통위 부위원장 등이 거론된다”고 덧붙였다.
또다시 다양성 없는 인사가 반복될 거란 우려도 나온다. 한겨레 <이르면 오늘 ‘총선용 개각’ … 또다시 ‘서오남’으로 채우나> 기사는 “대통령실은 이번 개각을 앞두고 꾸준히 ‘40대 여성’ 등 다양성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도 ‘서오남’(서울대 · 50대 · 남성) 중심의 인사들이 주로 발탁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인사청문회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관료형을 선호하면서 ‘다양성’은 또 다시 뒷전으로 밀리는 분위기”라고 했다. 경향신문도 이와 관련해 “여성가족부나 농식품부 장관 등에서 50대 여성 발탁이 유력하게 거론된다”면서도 “기존의 검증된 인사 관료 중심 인사를 펴온 윤 대통령 스타일상 파격 쇄신 인사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고 내다봤다.
동아일보 윤완준 정치부장은 <尹, 왜 투표 날까지 엑스포 대패 몰랐나> 칼럼에서 이번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관련 “근본적인 문제는 국정원이나 외교부 등 실무 부처에서 진작 열세라는 정보와 판단이 있었는데도 이런 보고들이 대통령 귀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실상 대신 ‘장밋빛 보고’가 반복되고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해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대통령실 개편과 개각은 새 국정 동력을 얻기 위한 쇄신보다 내년 4월 총선에 장관과 참모들이 대거 출마하면서 이뤄진 총선용이다. 집권 3년 차에 접어들며 근본적 인 적쇄신을 생각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라고 지적했다.
방통위 비정상 체제 유지되나

▲12월 4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기사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본인에 대한 국회에서의 탄핵소추안 처리를 앞두고 사임하면서 후임 인사에 대한 관심이 모인다.
조선일보는 차기 방통위원장으로 이상인 현 부위원장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이동관 전 위원장 사퇴로 공석이 된 방송통신위원장에는 판사 출신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방통위원)이 유력 검토되며 이번 개각 때 발표될 수 있다고 여권 관계자는 전했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일보, 중앙일보 등은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차기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됐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김 위원장에 대해 “충남 예산 출신의 김 위원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재임 당시 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진두지휘했으며 지난 7월권익위원장에 취임했다”며 “강직한 성품으로 당초 법무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방송 정상화라는 현 정부 국정 기조에 맞춰 방통위원장 자리로 방향을 틀었다”고 했다.
5인 합의제 기구로 운영되어야 할 방통위는 그간 이동관 위원장, 이상인 부위원장 2인체제로 운영되다 부위원장 1인만 남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겨레 <윤 대통령 독단·꼼수가 ‘방통위 불능화’ 1인체제 불렀다> 기사는 “방통위가 사실상 불능화 단계에 접어든 직접적 원인은 이 전 위원장의 ‘탄핵 전 사퇴’이지만, 근본적으로는 5인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를 대통령 몫의 상임위원 2인 체제로 운영해 온 윤석열 대통령 한테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언론계 안팎에서 나온다”며 “이 전 위원장이 헌법재판소의 심판까지 길게는 180일이 걸리는 국회의 탄핵을 앞두고 자진 사퇴라는 형식을 취해 물러난 만큼, 후임이 언제 누구로 임명되느냐에 따라 방통위 발 언론 장악 논란은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는 지적”을 전했다.
노지민 기자jmnoh@mediatoday.co.kr
교육부 '학교구성원 조례'에 시민단체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서이초 대책?" 반발
한예섭 기자 | 기사입력 2023.12.03. 18:30:37
서이초 사건 이후 교육부가 교사 보호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학교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 예시안을 두고 "학생인권만 후퇴시키고 교사 인권에도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생·청소년 인권 운동 연대체 '청소년-시민전국행동'은 2일 성명을 내고 지난달 29일 교육부가 내놓은 '학교구성원의 권리와 책임 관한 조례' 예시안에 대해 "노골적으로 전국의 학생인권조례를 무력하는 시도"라는 평을 내놨다.
이들은 특히 해당 예시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학교구성원에 대한 세밀한 고려도, 인권의 보장도 없는 책임만 가득하다"며 교육부를 겨냥 "(교사 문제에 있어) 개인적 차원의 책임만 논하면서 학교구성원들의 고통을 만들어내고 방치한 시스템에 대한 논의는 사라지고, 정작 책임을 져야 할 교육 당국은 진짜 책임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달 29일 ‘상호 존중하는 학교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교육 3주체의 권리와 책임을 규정’한다는 취지로 학생, 교원, 보호자의 권리·의무와 학생(보호자)-교원 간 민원·갈등 발생 시의 처리·중재 절차 등을 담은 '학교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 예시안을 발표했다.
예시안엔 지난 7월 서이초 사태 이후 논란이 됐던 △공식적인 창구 이외의 개인 휴대전화를 통한 민원 응대 △근무시간 외·업무범위 외 부당한 간섭이나 지시 등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교사에게 부여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그러나 학생들의 '차별받지 않을 권리', '휴식을 취할 권리', '사생활의 자유' 등 지역 학생인권조례들이 명시하고 있는 학생인권 관련 사안은 내용에 들어있지 않은데다, 교육부는 ‘학교 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해 다른 조례와 이 규정이 충돌할 경우, 조례 예시안을 우선 적용한다’고 밝혀 사실상 학생인권조례 무력화를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교육부는 서이초 사태 이후 이어진 교권보호 관련 공청회 및 토론회 등에서 '현행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의 권리만 지나치게 강조해 교권 침해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지난 9월 대정부질문 당시 '서이초 사태'로 촉발된 교사 인권 문제를 두고 "학생인권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교권이 보호되지 못했다"고 문제의 원인을 학생인권조례로 꼽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국연대는 이날 성명에서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의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서울학생인권조례의 제4조를 보면 이미 자기 자신을 존중할 책임,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을 책임, 정당한 학교 규범을 존중할 책임이 포함되어 있다. 다른 지역의 조례도 마찬가지"라고 교육부 등의 학생인권조례 관련 기조를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번 책임조례 예시안의 내용을 두고 "협력과 존중이라는 자발적 책임의 언어를 금지와 준수라는 명령의 언어로 바꾸고, 기계적으로 각 구성원에게 6개의 권리와 6개의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며 "책임조례안과 교육부야말로 인권이 말하는 책임을 가장 경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학생인권조례안 속 내용들이 해당 예시안엔 명시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학생이 학교에서 동등한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위한 '차별받지 않을 권리, 사생활의 자유, 개성을 실현할 권리,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와 같은 최소한의 권리마저도 삭제한 이 조례안이 어떻게 학교구성원의 권리를 균형적으로 담았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부가 학생, 교원, 보호자 간의 균형적 권리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교육감, 학교장, 교원이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장할 책임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단체는 또 "현재 경기도와 전라북도는 기존의 학생인권조례를 개정하거나 별도의 조례를 통해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고, 서울과 충청남도는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교육부의 '책임조례안' 발표가 후퇴의 명분을 제공할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까지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번 예시안의 목적이 지역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서이초 사태 이후 보수교육계를 중심으로 불거진 '학생인권 강화로인한 교권약화' 주장 자체에 대해서는 "사회적 지위가 다른 구성원들을 기계적으로 묶어 실재하는 권력 차이로부터 비롯되는 불평등을 가리고 있을 뿐"이라며 "(이번 예시안과) 유사한 조례들이 학생인권만 후퇴시키고 교사 인권에도 실익이 없다는 점은 이미 인천, 전북의 사례에서 입증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인천, 전북 등 지역은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교권침해 사례가 오히려 감소한 지역이다.
한편 교육부의 예시안 발표에 모든 지역의 교육계가 동감을 표하고 있지는 않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예시안이 발표된 지난달 29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정될 학생인권조례에는) 권리조항과 책무성 조항이 있다. 그 중 권리 조항을 후퇴시키는 것은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책무성은 저희가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개정안에서) 상당 부분 보완했는데, 교육부 안에도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적극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차례>
1. 7대 위성 강국의 반열에 올라선 조선 2. 위성개발사업에서 일어난 방향 전환 3. 정찰위성을 개발하기 위한 조선의 노력 4. 만리경-1호는 합성개구레이더 정찰위성 5. 정찰위성운용실, 익명의 상설집행부서, 전술핵전투단
1. 7대 위성 강국의 반열에 올라선 조선
2023년 11월 21일 밤 10시 42분 28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서해위성 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신형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을 발사하였다. 천리마-1형이 대지를 박차고 우주로 날아오른 발사 시각으로부터 11분 45초 뒤, 만리경-1호는 예정된 궤도에 정확히 진입, 안착하였다.
2023년 8월 24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만리경-1호 정찰위성이 두 번째로 발사되었을 때 “1계단과 2계단은 모두 정상 비행하였으나 3계단 비행 중 비상 폭발체계에 오류가 발생하여 실패하였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비상 폭발체계는 위성운반로켓 3단계 추진체에서 분리된 위성 탑재부에서 정찰위성을 분리시키기 위해 소형 폭약을 사용하는 폭발체계를 뜻한다. 위성 탑재부와 정찰위성을 분리시키는 폭발체계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정찰위성이 궤도에 정확히 진입할 수 없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만리경-1호 정찰위성 발사가 두 번째 실패하였을 때, 국가우주개발국(당시 명칭)은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별 발동기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한 후 오는 10월에 제3차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발표내용을 보면, 조선로동당 창건 78주년이 되는 2023년 10월 10일 직전에 정찰위성이 발사될 것으로 예견되었다.
그러나 10월 10일이 지나고 11월도 거의 다 지나도록 정찰위성은 발사되지 않았다.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데일리 NK 2023년 11월 27일 보도에 의하면,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제3차 정찰위성 발사 이전에 위성 발사에 관한 컴퓨터 모의시험을 반복적으로 시행했는데, 컴퓨터 모의시험에서 오차가 계속 나오는 바람에 발사 시기가 뒤로 늦춰졌다고 한다. 그 보도에 의하면, 컴퓨터 모의시험에서 발생한 오차는 정찰위성이 궤도에 진입할 때 촬영기가 장착된 위성체 상단부가 지구 쪽을 향해 정확히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그런 정확한 자세로 진입하지 못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정찰위성이 들어있는 위성 탑재부는 지표면으로부터 약 500km 떨어진 우주공간에서 초당 약 7.6km(마하 22.15)에 이르는, 상상을 초월한 고극초음속(high-hypersonic speed)으로 날아간다. 그런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위성 탑재부에서 정해진 시각에 위성체를 분리시켜 0.1mm의 미세한 편차도 없이 궤도에 정확히 올려놓는 궤도진입기술은 자세조종기술 중에서도 실로 묘기에 가까운 고난도 기술이다.
위성 발사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미 제국도 위성체를 궤도에 진입시킬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미 제국은 위성체를 일단 궤도에 진입시킨 뒤에 자세조종장치를 가동시켜 촬영기가 장착된 위성체 상단부를 지구 쪽을 향해 돌려놓는다. 그래서 미 제국이 발사한 위성들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기까지 4~6개월이 걸린다.
2023년 8월 24일 정찰위성 발사에서 두 번째 실패를 경험한 이후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컴퓨터 모의시험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정찰위성의 궤도 진입 과정에서 오차가 발생하는 원인을 마침내 찾아냈다.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그 원인을 바로잡고, 정찰위성이 궤도에 진입할 때 위성체가 지구를 향한 방향으로 정확히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하였다.
2023년 11월 22일에 발사된 만리경-1호 정찰위성은 12월 2일부터 정상적으로 운용되기 시작했다. 미 제국이 발사한 정찰위성은 4~6개월 동안 운용 시험 기간을 거쳐야 정상 운용을 시작할 수 있는데, 조선은 만리경-1호 운용시험을 단 10일 만에 끝내버렸다. 조선은 세상이 놀랄 만한 경이로운 기술력을 과시하였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첩보위성(spy satellite)이나 지구관측위성(earth observation satellite)을 쏘아 올리는 나라들이 꽤 있지만, 정찰위성(reconnaissance satellite)을 자력으로 쏘아 올리는 위성 강국은 6개국밖에 없다. 미 제국, 로씨야, 중국, 프랑스, 영국, 이스라엘이다. 그런데 이번에 조선은 만리경-1호 정찰위성을 자력으로 쏘아 올림으로써 7대 위성 강국의 반열에 당당히 올라섰다.
정찰위성을 자체로 만들었어도 위성 발사 기술을 갖지 못하면, 미 제국이나 중국이나 로씨야의 위성운반로켓에 자기의 정찰위성을 실어 쏘아 올리는 고육책을 쓰는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2023년 12월 2일 한국의 정찰위성 1호기는 미 제국의 위성운반로켓 팰콘(Falcon)-9에 실려 캘리포니아주 쌘타 바바라(Santa Barbara)에 있는 밴든벅 우주군기지(Vandenberg Space Force Base)에서 발사되었다. 그런데 팰콘-9 위성운반로켓에 정찰위성을 위탁해 발사하는 비용은 상승고도 1km당 평균 20,000달러다. 한국이 정찰위성 1호기를 500km 고도에 있는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1,000만 달러(약 130억 원)를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주머니에 넣어주어야 한다. 일론 머스크는 이번에 한국이 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위탁한 민간기업 스페이스 엑스(Space X)의 소유주다.
2. 위성개발사업에서 일어난 방향 전환
조선의 정찰위성 만리경-1호는 지구의 남극과 북극을 통과하면서 1시간 34분 40초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돌고 있다. 다시 말해서, 만리경-1호는 지구를 북극 쪽에서 남극 쪽으로 하루에 15번씩 계속 돌고 있는 것이다.
만리경-1호는 이처럼 지구를 북쪽에서 남쪽으로 15번 도는데, 지구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한 번 자전한다. 만리경-1호의 회전주기와 지구의 자전주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만리경-1호가 지상의 어느 특정 지역을 촬영하는 횟수와 촬영 시각은 일정하지 않고 가변적이다. 이를테면, 만리경-1호가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면서 지상을 촬영한 횟수는 2023년 11월 24일에 3회, 11월 25일에 2회, 11월 26일에 3회, 11월 27일에 4회였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만리경-1호가 지상의 어느 특정 지역을 하루에 2~4회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리경-1호의 1일 촬영 주기는 6시간 또는 8시간 또는 12시간인데, 앞으로 조선이 정찰위성을 4기 더 쏘아 올려 모두 5기를 운용하게 되면, 1일 촬영 주기를 2~3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촬영 주기가 2~3시간으로 단축되면, 지상의 감시대상을 더 정밀하게 감시할 수 있다. 만일 조선이 정찰위성 10기를 운용하게 되면, 지상의 감시대상을 거의 실시간으로 추적, 감시, 식별할 수 있다.
조선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제1차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였다. 그 기간에 이룩한 주요 성과는 다음과 같다.
1) 광명성 계열의 지구관측위성을 두 차례 저지구궤도(Low Earth Orbit)에 진입시켰다. 2) 위성운반로켓에 장착되는 대출력 로켓엔진 백두산-1을 개발, 완성하였다. 3) 정지궤도통신위성(geo-synchronous communication satellite) 개발사업에 착수하였다.
조선이 제1차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면서 정지궤도통신위성 개발을 중요한 목표로 설정한 것은, 정지궤도통신위성을 보유하는 것이 김정일 총비서의 소원이었기 때문이다. 국가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당시 명칭) 혁명사적 교양실에는 김정일 총비서의 말씀이 적힌 명제판이 있는데, 거기에는 “정지위성을 쏘아 올려 통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나의 소원입니다”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2015년 9월 14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의하면, 국가우주개발국 국장은 국가우주개발국이 “위성 개발의 새로운 높은 단계인 정지위성에 대한 연구사업에서도 커다란 진전을 이룩하였다”라고 밝힌 바 있다. 2016년 9월 20일 조선은 정지궤도통신위성을 탑재할 신형 위성운반로켓 엔진 분사 시험을 실시하였다. 2017년 11월 19일 로씨야 언론인 흐루스탈레브 울라지미르(Khrustalev Vladimir)는 평양을 방문하여 국가우주개발국 소속 우주과학자들인 김정오, 김철과 대담하였는데, 당시 국가우주개발국은 무게가 1,000kg 이상인 정지궤도통신위성을 제작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은 2018년에 정지궤도통신위성 개발사업을 중지하고 군사정찰위성 개발사업에 착수하였다. 2021년 12월 2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조선의 군사정찰위성 개발사업은 2018년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조선이 정지궤도통신위성 개발에서 군사정찰위성 개발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된다. 그 사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2017년 말, 조선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은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를 장착”하고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 체계를 보유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 제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초강력한 전쟁 억제 수단이다.
그런데 미 제국이 다른 나라를 침공할 때는 반드시 항모타격단을 동원해야 하므로, 조선이 미 제국의 전쟁 도발 야욕을 억제하려면, 미 제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전략핵무기를 보유하는 것과 함께 미 제국 항모타격단의 동향을 감시할 전략 정찰 수단도 보유해야 한다. 조선은 2018년에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하면서, 미 제국 항모타격단의 동향을 감시할 전략 정찰 수단을 보유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그래서 조선은 2018년에 정지궤도통신위성 개발사업을 중지하고 군사정찰위성 개발사업에 착수한 것이다.
2016년부터 제1차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해온 조선은 2018년에 정찰위성 개발을 새로운 목표로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총력을 집중하였다. 데일리 NK 2021년 12월 2일 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최고 수준의 과학자, 기술자들을 정찰위성 개발사업에 인입시킬 데 대한 지시를 직접 내렸고, 당자금을 정찰위성 개발사업에 “아낌없이” 투자하였다고 한다.
3. 정찰위성을 개발하기 위한 조선의 노력
2018년에 시작된 조선의 정찰위성 개발사업은 빠른 속도로 진척되었다. 그리하여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군사정찰위성을 운용해 정찰 정보 수집 능력을 확보하겠다”라고 언명하였다.
2022년 2월 27일 조선은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제1차 시험을 진행하였다. 그날 오전 7시 52분경 평양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에서 시험용 정찰위성이 탑재된 위성운반로켓이 발사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제1차 시험에서는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기들로 지상특정지역에 대한 수직 및 경사촬영을 진행하여 고분해능 촬영체계와 자료전송체계, 자세조종장치들의 특성 및 동작 정확성을 확증하였다”라고 한다.
2022년 3월 5일 조선은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제2차 시험을 진행하였다. 그날 오전 8시 48분경 평양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에서 시험용 정찰위성이 탑재된 위성운반로켓이 발사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제2차 시험에서는 “위성 자료 송수신 및 조종지령체계와 여러 가지 지상위성관제체계들”의 동작 정확성이 확증되었다고 한다.
2022년 12월 18일 조선은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제3차 시험을 진행하였다. 그날 오전 11시 13분경, 오후 12시 5분경에 시험용 정찰위성이 탑재된 위성운반로켓이 각각 발사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제3차 시험에서는 “위성촬영 및 자료전송계통과 지상관제체계”의 동작 정확성이 확증되었다고 한다.
조선은 시험용 정찰위성을 쏘아 올려 성능을 확증하기 전에 정찰위성 종합심사를 먼저 진행하였다. 2021년 12월 2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2021년 11월 22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국방과학원,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국방성 병기심사국에서 각각 파견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합동종합심사위원회가 정찰위성 종합심사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보도에 의하면, 그날 합동종합심사위원회는 “촬영기 품질”부터 먼저 심사하였다고 한다. 정찰위성의 성능은 촬영기(camera)의 성능에 의해 결정된다. 정찰위성에 고성능 촬영기를 장착해야 고해상도(high resolution)를 가진 선명한 영상자료를 촬영할 수 있다. 조선에서는 해상도라는 용어 대신에 분해능이라는 용어를 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조선은 2022년 2월 27일에 진행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제1차 시험에서 “고분해능 촬영체계의 동작 정확성을 확증하였다”라고 한다. 이것은 분해능이 1m 이하인 선명한 화질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고분해능 촬영기가 정찰위성에 장착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분해능이 1m 이상인 영상을 흐릿한 화질의 영상을 촬영하는 위성은 군사정찰위성이 아니라 지구관측위성이다. 2021년 11월 22일에 진행된 합동종합심사에서 정찰위성 촬영기가 합격점을 받은 것은 분해능이 1m 이하인 고분해능 촬영기가 정찰위성에 장착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그날 합동종합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은 “최신형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송수신 방식”을 “집중적으로” 심사하였다고 한다. 그 소식을 데일리 NK에 전해준 조선 내부의 소식통은 정찰위성에 관한 기본상식을 몰라서 ‘탐지’라는 어색한 용어를 썼지만, 정찰위성은 지상을 탐지하는 것이 아니라 지상을 촬영한다. 그러므로 위의 인용구를 적확한 용어로 다시 서술하면, 정찰위성에 장착된 최신형 레이더가 영상을 촬영하여 지상관제소로 보내는 자료전송체계(data-transmission system)에 대한 심사가 진행되었고, 정찰위성에 장착된 적외선 촬영기가 영상을 촬영하여 지상관제소로 보내는 자료전송체계에 대한 심사가 진행된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정찰위성에는 전자광학 촬영기(electro-optical camera)와 적외선 촬영기(infra-red camera)가 함께 장착된다. 그래서 전자광학-적외선(EO/IR) 정찰위성이라고 부른다. 2023년 12월 2일 미 제국의 위성운반로켓 팰콘-9에 실려 발사된 한국의 정찰위성 1호기가 전자광학-적외선 정찰위성이다.
전자광학 촬영기는 낮에 가시광선을 이용하여 지상을 촬영하고, 적외선 촬영기는 가시광선이 비치지 않는 밤에 적외선을 이용하여 지상을 촬영한다. 그런데 전자광학-적외선 촬영기는 구름이 낀 날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지상을 촬영하지 못한다. 그래서 구름이 낀 날이나 비가 오는 날에도 지상을 촬영할 수 있는 또 다른 종류의 정찰위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지상을 촬영할 수 있는 기기가 바로 합성개구레이더(synthetic aperture radar)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2021년 11월 22일 합동종합심사위원회가 심사한 “최신형 레이더”가 바로 합성개구레이더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합성개구레이더를 장착한 정찰위성이 신호전파를 지상으로 쏘면, 신호전파가 지상의 굴곡면에 반사되어 위성으로 되돌아간다. 그러면 정찰위성에 설치된, 오목거울처럼 생긴 포물면 안테나(parabolic antenna)는 반사되어 되돌아온 신호전파를 수신하고, 미세한 반사 시간 차를 계측해 지상의 물체를 숫자식 영상(digital image)으로 형상한다. 이처럼 합성개구레이더는 가시광선이나 적외선을 사용하지 않고 레이더파를 사용하므로, 낮이나 밤이나, 맑은 날이나 흐린 날이나 비 오는 날이나 그 어떤 기상 조건에서도 작동한다. 하지만 합성개구레이더가 형상한 영상은 전자광학-적외선 촬영기로 촬영한 영상에 비해 분해능이 약간 떨어진다.
4. 만리경-1호는 합성개구레이더 정찰위성
그렇다면, 조선이 2023년 11월 22일에 쏘아 올린 만리경-1호는 전자광학-적외선 정찰위성인가 아니면 합성개구레이더 정찰위성인가?
2023년 11월 23일 평양에 있는 국가연회장 목란관에서 만리경-1호 발사 성공을 경축하는 성대한 연회가 진행되었다. 그 소식을 보도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총비서가 연회석 상에서 류상훈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장으로부터 만리경-1호가 촬영한 영상자료를 보고받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였다. 그 보도사진을 확대하면, 보고서의 제목은 “《만리경-1》호 (식별할 수 없음) 사진 자료”라고 되어 있고, “- 보고 내역”이라고 쓴 소제목 아래 “2023년 11월 22일 ?시 ?분”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정은 총비서가 연회석 상에서 받아본 보고서는 만리경-1호가 2023년 11월 22일에 촬영한 영상을 분석한 보고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원래 보고서에는 촬영 시각이 몇 시, 몇 분까지 기록되었으나, 보도사진을 확대해도 몇 시, 몇 분에 해당한 숫자는 너무 흐려서 식별되지 않는다.
2023년 11월 21일 밤 10시 42분에 발사된 만리경-1호는 11월 22일 오전 9시 21분부터 12분 동안 괌(Guam)의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항을 촬영하였다. 일반적으로, 전자광학-적외선 정찰위성은 전자광학 촬영기를 작동시키고 렌즈의 초점을 맞춘 뒤에야 촬영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런 준비공정을 마치기까지 며칠이 걸린다. 그런데 만리경-1호는 궤도에 진입한 시각으로부터 불과 10시간 39분 만에 괌의 군사 기지들을 촬영하였다. 합성개구레이더가 아니면, 정찰위성이 궤도에 진입한 직후 그처럼 곧바로 촬영을 시작할 수 없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만리경-1호에 합성개구레이더가 장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3년 11월 22일부터 11월 29일까지 만리경-1호가 시험적으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보고서를 받아보고 정찰위성 시험 운용 정형을 구체적으로 요해하였다고 한다. 당시 만리경-1호가 시험적으로 촬영한 영상은 다음과 같다.
11월 22일 괌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항 등을 촬영한 영상
11월 24일 서울, 평택, 오산, 군산, 목포 등을 촬영한 영상
11월 25일 부산, 진해, 울산, 포항, 대구, 강릉 들을 촬영한 영상 하와이주 진주항에 있는 해군기지와 호놀룰루에 있는 히컴 공군기지를 촬영한 영상 이딸리아 수도 로마를 촬영한 영상
11월 27일 백악관을 촬영한 영상 미 제국 국방부 청사를 촬영한 영상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촬영한 영상 미 제국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를 촬영한 영상 미 제국 커네티컷주 뉴포트 뉴스 조선소를 촬영한 영상 미 제국 본토 동부지역 공군 기지들을 촬영한 영상
11월 29일 미 제국 캘리포니아주 쌘디에고 해군 기지를 촬영한 영상 일본 오끼나와현 가데나 공군기지를 촬영한 영상 에짚트 수에즈운하를 촬영한 영상
위의 보고내역 중에서 주목되는 것은 만리경-1호가 2023년 11월 24일 오전 10시 15분부터 12분 동안 서울, 오산, 평택, 군산, 목포를 촬영하였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2023년 11월 24일 오전 서울에서부터 목포에 이르는 지역의 날씨는 다음과 같았다.
서울 – 맑음 오산 – 약한 구름 평택 – 약한 구름 군산 – 흐림 목포 – 흐림
위에 열거한 날씨를 보면, 만리경-1호가 지나갈 때 오산, 평택, 군산, 목포 상공에는 구름이 끼어 있어서 전자광학-적외선 촬영기로는 그 도시들을 촬영할 수 없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는 구름이 낀 오산, 평택, 군산, 목포를 촬영한 영상자료를 받아보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료해하였다.” 이런 사정은 기상조건에 구애되지 않고 지상을 촬영하는 합성개구레이더가 만리경-1호에 장착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5. 정찰위성운용실, 익명의 상설집행부서, 전술핵전투단
만리경-1호에 장착된 합성개구레이더가 촬영한 영상의 분해능은 어느 정도인가? 정찰위성이 촬영한 영상은 군사기밀이므로 그것을 외부에 공개하는 나라는 없다. 조선도 만리경-1호가 촬영한 영상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만리경-1호에 장착된 합성개구레이더가 촬영한 영상의 분해능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몇 가지 방증을 가지고 추론하는 수밖에 없다.
1) 2023년 5월 17일 조선은 언론보도를 통해 만리경-1호 실물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였다. 보도사진에 나타난 만리경-1호의 외형은 육각형이며, 위성체 상단에 태양빛 전지판 4개가 달렸다. 도이췰란드의 항공우주공학 전문가 마커스 쉴러(Markus Schiller)는 2023년 5월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기사에서 조선이 2023년 5월 17일 보도사진을 통해 세상에 공개한 정찰위성의 형태와 크기를 보면, 서브미터(sub-meter)급 고해상도(1m 이하의 고해상도를 뜻함-옮긴이)로 지상을 촬영할 수 있는 고성능 촬영기가 장착된 것 같다고 말했다.
미 제국의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쎈터(Harvard & Smithsonian Center for Astrophysics)에서 근무하는 천체물리학자 조너던 맥도웰(Jonathan C. McDowell)은 2023년 11월 28일 미국의소리(VOA) 보도기사에서 만리경-1호가 촬영한 영상의 분해능은 미 제국 상업위성이 촬영한 영상자료의 화질(분해능이라는 뜻-옮긴이)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제국 맥사 테크놀로지스(Maxar Technologies)가 운용하는 상업위성의 분해능은 46cm이고, 플래닛(Planet)이 운용하는 상업위성의 분해능은 50~80cm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을 종합하면, 만리경-1호에 장착된 합성개구레이더가 촬영한 영상의 분해능은 50~80cm인 것으로 추정된다.
만리경-1호 정찰위성이 2023년 12월 2일부터 정상 운용을 시작했다는 조선의 언론보도를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중요한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1) 위성관제종합지휘소가 평양종합관제소로 명칭을 바꿨다. 위성관제소의 명칭에 ‘평양종합’이라는 용어가 들어간 것을 보면, 평양에 종합관제소가 있고,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에도 지상관제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구 표면이 둥글기 때문에 만리경-1호가 유럽 상공을 지나면서 촬영한 영상은 평양종합관제소로 직접 보낼 수 없다. 유럽 상공에서 만리경-1호가 발신하는 전파는 지구 곡면에 가려져 평양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평양종합관제소는 만리경-1호가 한반도 상공을 지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영상을 내려받아야 한다. 이것은 위성 정찰 시간이 상당히 지체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정찰 시간이 지체되면 불리하다. 이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 제국은 자기 영토에서 멀리 떨어진 친미 동맹국들의 영토에 지상관제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는데, 해외 지상관제소마저 정찰위성의 전파를 수신하지 못하는 외진 지역에는 중계 위성을 띄워 놓고 전파를 중계한다. 하지만 조선은 자기 영토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나라 영토에 지상관제소를 설치할 형편이 아니고, 중계 위성을 쏘아 올릴 형편도 아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로씨야가 유럽대륙에서 시작하여 북미대륙 인근까지 곳곳에서 운용하는 지상관제소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조선은 위성 정찰 시간을 지체시키지 않을 수 있다. 조선과 로씨야의 항공우주 분야 상호협력은 지상관제소 공동 운영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2) 평양종합관제소 산하에 정찰위성운용실이 설치되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정찰위성운용실을 “독립적인 군사 정보 조직”이라고 했다. 독립적인 조직이라는 말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의 지시를 받지 않고,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를 받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3) 정찰위성운용실은 만리경-1호가 촬영한 영상을 정밀 분석하여 정찰보고서를 작성한다. 만리경-1호는 매일 같이 엄청난 양의 영상을 촬영하여 평양종합관제소로 계속 보내준다. 정찰위성운용실에서 근무하는 영상분석전문가들이 그처럼 엄청난 양의 영상을 육안으로 일일이 검토하고 분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찰위성운용실이 인공지능기술을 이용하여 영상 분석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4) 정찰위성운용실에서 분석한 정찰보고서를 상시적으로 받아보는 상설집행부서가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에 조직되었다. 상설집행부서의 공식 명칭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익명의 상설집행부서는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인 김정은 총비서의 직속 부서인 것으로 생각된다.
5)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정찰위성운용실이 당중앙군사위원회 상설집행부서로 상신한 정찰보고서는 “지시에 따라 국가의 전쟁억제력으로 간주되는 중요부대와 조선인민군 정찰총국에 제공된다”라고 한다. 이 인용구에 나오는 “지시에 따라”라는 말은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에 따른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상설집행부서는 정찰보고서 중에서 긴급히 대처해야 할 중요한 정찰보고서를 “국가의 전쟁억제력으로 간주되는 중요부대”들과 정찰총국에 각각 보내주는 것이다. 이 인용구에 나오는 “국가의 전쟁억제력으로 간주되는 중요부대”는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단이다.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상설집행부서는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긴급히 대처해야 할 중요한 정찰보고서를 전술핵전투단들에 보내줄 것이다. 그러면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단은 한미연합군 타격 대상들 중에서 어느 것부터 먼저 타격할 것인지를 파악하여 타격 순차를 정할 것이고, 전술핵 타격을 단행할 타격 시각도 택할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과 한미연합군에 대한 치명적인 위협이 만리경-1호의 정상 운용으로 극대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이 정찰위성체계를 운용하는 목적은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과 한미연합군에 대한 치명적인 위협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2023년 12월 조선은 마침내 그 목적을 달성하였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