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16일 목요일

대선판은 지금 ‘나쁜 남자’ 전성시대

 등록 :2021-09-17 04:59수정 :2021-09-17 07:14

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396
정국 기상도ㅣ3·9 대선 분석 전망

이재명, 형수 욕설 사건 등 약점에도 선두
이낙연, 25~26일 호남경선 ‘운명의 날’

막말 전력 홍준표-고발사주 의혹 윤석열 ‘양강’
엘리트거나 점잖은 유승민·원희룡·최재형 약세
하재욱 작가
하재욱 작가
1987년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는 ‘보통사람의 시대’라는 구호를 앞세워 대통령에 당선됐다. 1992년 김영삼 민주자유당 후보는 ‘변화와 개혁’을, 1997년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는 ‘정권교체와 외환위기 극복’을 내세웠다.노태우 대통령은 1980년 전두환 쿠데타 세력의 일원이었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은 그에 맞서 싸운 대중 정치인들이었다. 그때는 그런 사람들이 대통령이 됐다. 어떤 면에서는 낭만의 시대였다.21세기가 시작되자 전혀 다른 유형으로 개성이 강한 인물들이 대통령에 줄줄이 당선됐다. 2002년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정치판의 ‘아웃사이더’였다. 지역주의를 깨기 위해 온몸을 던졌다.2007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월급쟁이 출세 신화’, 2012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박정희 신화’의 상징이었다. 2017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구호는 ‘적폐청산’이었다.
어쨌든 역대 대통령들은 이처럼 뭔가를 내세우거나 상징하는 사람들이었다.
2022년 3월9일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를 향해 대선주자들이 질주하고 있다. 전과 다른 두 가지 특징이 있다.첫째, 이른바 ‘나쁜 남자’들이 잘나간다. 도덕적인 엘리트 출신들은 맥을 추지 못한다.둘째, 서로 헐뜯기에 바쁘다. 이른바 네거티브 캠페인만 난무한다. 가치와 노선과 정책 경쟁은 찾아볼 수 없다.끝까지 이럴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참 특이한 양상이다. 왜 이럴까?더불어민주당 경선은 9월25일 광주·전남, 26일 전북 대의원·권리당원 개표 결과가 2차 고비다. 호남에서도 이재명 경기지사가 과반 득표를 하면 민주당 경선은 사실상 끝이라고 볼 수 있다.반대로 이낙연 전 대표가 약진하면 10월3일 2차 슈퍼위크, 10월10일 3차 슈퍼위크 결과를 봐야 한다. 결선 투표로 가면 역전할 수 있을까? 표차가 크면 뒤집기 어렵다. 하지만 정치는 알 수 없다. 끝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다.어쨌든 호남 민심이 민주당 경선을 좌우하는 상황이다. 역시 호남은 민주당의 성지다. 역대 대선에서 호남이 선택한 후보가 민주당 후보가 됐다.민주당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는 배경에는 지역주의 원리와 확증편향 원리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지역주의 원리는 ‘호남이 지지하는 영남 후보’ 모델이다. 영남보다 인구가 절대적으로 적은 호남 유권자들의 전략적 선택이다.2002년 노무현 후보, 2017년 문재인 후보가 그랬다, 피케이(부산·경남)가 티케이(대구·경북)로 달라졌을 뿐이다. 이재명 지사는 경북 안동 출신이다. 호남 후보들에게는 서글픈 현실이다.확증편향 원리는 “통합형 정치인보다 분열을 조장하는 포퓰리스트가 더 잘나간다”는 가설이다. 21세기 정보화 혁명으로 유권자들이 진실보다 믿음을 중시하면서 정치판의 스핀 닥터들은 분노를 조직화해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고 있다.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어느 나라든 ‘이성보다 감성’에 따라 ‘경력보다 매력’을 보고 투표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 2000년 미국 대선에서 텍사스 카우보이 스타일의 아들 부시가 정치 엘리트 앨 고어를 꺾은 것이 신호탄이었다. 2016년 장사꾼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이긴 것도 같은 현상이다.이재명 지사의 형수 욕설 사건, 여배우와의 불륜 의혹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제기됐다. 당시 이재명 지사를 찍은 민주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 중에는 “경기지사까지는 시켜주겠지만, 대통령은 안 된다”고 다짐한 사람들이 많았다.그런데 3년 만에 그런 다짐이 깨졌다. 왜 그랬을까? 첫째, 보수 야당에 맞서 대통령 선거에서 이길 후보가 필요했다. 둘째, 도덕적 후보보다는 매력 있는 후보가 더 필요했다.이낙연 전 대표로서는 기가 찰 것이다.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의문의 1패’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쓴다. 그는 광주일고, 서울대 법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의 엘리트다. 그런데 그게 바로 그의 약점이다.중도 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마찬가지다. 그는 장관·국회의장·국무총리까지 했으니 대한민국 최고의 ‘스펙’이다. 한때 직업이 당대표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또 점잖은 사람이다. 욕을 할 줄 모른다. 그런데 그게 바로 그의 약점이다. 안타깝지만 현실이다.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일단 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석열·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 8명으로 압축됐다.(가나다순)10월8일 발표되는 2차 컷오프에서 또다시 4명으로 압축된다. 지금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추리면 홍준표·윤석열·유승민 세 사람은 들어가고,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원희룡·최재형 두 사람이 다툴 것으로 보인다.11월5일 발표되는 본경선의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선두를 달리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고발 사주 의혹 사건에 휘말려 추락하기 시작했고, 홍준표 의원은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흥미로운 것은 국민의힘 경선에서도 ‘나쁜 남자’ 이미지를 가진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총장이 선두 다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홍준표 의원은 막말 전력과 돼지흥분제 사건 논란을 이미 넘어선 것 같다. 그가 본래 가진 마초 이미지 때문에 그런 정도 약점은 큰 흠결로 보이지 않는다.윤석열 전 총장은 건들거리며 걷는 모습이 매우 거만해 보인다. ‘도리도리 윤’, ‘쩍벌남’이라는 비난도 쏟아진다. 그런데 바로 그런 모습 때문에 그를 좋아한다는 유권자들이 꽤 있다. 이유를 물었더니 “문재인 정부 사람들을 제대로 혼내줄 것 같아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고전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너무 엘리트거나 점잖다는 것이다. 당사자들로서는 기가 막히는 일이다.여야의 선두권 주자들 사이에 비방전이 가열되는 것은 ‘나쁜 남자들의 대결’이라는 구도의 필연적 결과물인지도 모른다. 최근 정치 뉴스의 대부분을 ‘이재명 대 홍준표’, ‘홍준표 대 윤석열’, ‘윤석열 대 이재명’의 격돌이 차지하고 있다. 물고 물리는 접전이다.언론도 싸움을 자꾸 부추긴다. 하지만 이제 자제시켜야 한다. 대통령 선거는 싸움꾼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5년 동안 대한민국 국정을 잘 이끌어 갈 정치 지도자를 뽑는 선거다.정의당은 공직 후보자를 당원 총투표로 선출한다. 10월1일부터 5일까지 온라인 투표, 6일 자동응답전화 투표로 후보를 확정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바로 결선 투표를 한다. 심상정·이정미 전 대표와 김윤기 전 부대표, 황순식 경기도당위원장이 나섰다.2017년 대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6.17%를 득표했다. 이번에는 정의당이 득표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까? 진보정당 집권의 길은 요원하다.제3지대에서 뛰는 주자들도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싸움이 격화하면서 중간 지대가 거의 사라졌다. 이들의 생존 공간도 좁기만 하다. 두 사람은 내년 2월13~14일 후보자 등록 직전까지 상황을 보다가 여야 어느 한쪽과 막판 ‘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추석 연휴 이후 대선 국면을 좌우할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이다. 지난해 4월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김웅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고발장을 보냈다는 것은 이제 거의 ‘팩트’로 굳어져 가고 있다. 손준성 검사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핵심 참모였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그렇다고 윤석열 전 총장이 고발을 사주했다고 자동으로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열쇠는 손준성 검사의 입이 될 것 같다. 그의 진술에 따라 2022년 3월9일 대통령 선거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 손준성 검사가 침묵을 지킬 경우 고발 사주 의혹은 미제 사건으로 남을 수도 있다.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총장의 싸움에서 누가 승자가 될까? 최근 여론조사 흐름은 홍준표 의원이 확실히 유리해 보인다. 그러나 윤석열 전 총장 뒤에는 이른바 보수 신문의 논객들이 있다. 그에게 이미 줄을 선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도 있다. 승부를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정작 중요한 것은 홍준표와 윤석열의 대결이 아닐지도 모른다. 국민의힘 후보가 된다고 내년 3월9일 대선에서 무조건 이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실무 관계자가 얼마 전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조국 사태’, ‘인국공 사태’, ‘엘에이치 사태’ 등 부정-불공정 사례 등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정권에 대한 직접적인 부정적 이미지로 바로 치환되지는 않는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적폐’ 등에 대한 정서적 반감과 이미지를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야권이 ‘수구-기득권’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대중의 기본 인식이 현재의 여권에 비해 야권이 ‘도덕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나 국민의힘이 확고한 ‘중도-개혁적’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하는 한 윤석열 전 총장과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는 당연히 흔들릴 수밖에 없다.”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전략 참모들이나 정치 분석가들도 내년 3월 대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당선될 가능성이 조금 더 크다고 본다. 2002년 김대중-노무현, 2012년 이명박-박근혜 경우와 마찬가지로 여당 후보가 현직 대통령과 차별화된 정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권교체 여론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 근거다.그러나 선거는 알 수 없는 것이다. 1997년 12월 대통령 선거가 1주일만 늦게 치러졌어도 당선자는 김대중이 아니라 이회창이었을 것이다. 선거 결과는 우연적 요소에 의해 상당히 좌우되지만, 선거 결과는 국가와 국민의 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2022년 3월9일 대선은 6개월 가까이 남았다.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bar/1012105.html?_fr=mt1#csidxa14d49cda1de4ff84dcb70b362dc1aa 

국민의힘 첫 대선 토론, ‘극우 구호’ 난무했고 ‘고발 사주’ 의혹은 묻어뒀다

 강경훈 기자 

TV조선이 주관한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1차 토론회.ⓒ뉴시스

 8명의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이 모인 16일 첫 토론회(TV조선 주관)에서는 ‘노동조합을 때려잡아야 한다’는 식의 극우 구호가 난무했고, 유력 주자인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연루설이 확산되고 있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토론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홍준표 후보와 안상수 후보는 ‘노조탄압’을 당연시 여기는 듯한 발언을 주고받으며 남다른 호흡을 자랑했다.

주도권 토론에서 안 후보는 “민주노총은 우리나라의 ‘암’이다. 경제는 물론이고 사회·정치적으로 아무 때나 나서 국가를 혼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국정농단’ 사태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유를 ‘민주노총이 주도한 촛불집회 때문’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우기도 했다. 그는 “광화문 사태 때 민주노총이 주도해서 촛불시위를 하면서 대통령이 탄핵되고 국정이 정지되는 상황까지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에게 “진주의료원 폐쇄 등 강력한 조치를 하고, 민주노총에 대해 강하게 말씀을 하던데, 앞으로 대책을 간략하게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홍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강성노조의 패악을 뿌리 뽑겠다”며 “지금 국회 입법으로 뿌리 뽑을 수가 없어서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권 제도를 활용해서라도 민주노총의 못된 작태를 뿌리 뽑겠다”고 답했다.

‘긴급재정명령권’이라는 대통령 고유 권한을 이용해 파업을 비롯한 노동자들의 권리행사를 저지하겠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같은 당 유승민 후보와 최재형 후보도 우려를 표명했다.

유 후보는 “민주노총이나 전교조, 한국노총 등 모든 노동조합 조직들이 대화의 상대라고 생각한다. 홍 후보처럼 무조건 뿌리 뽑겠다거나 긴급재정명령권까지 동원하겠다는 것에 동의를 못 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보수 지지층을 염두에 둔 듯 ‘강성노조’ ‘귀족노조’ 등 노조 흠집내기용 표현을 쓰며 노조에 대한 양비론을 내세웠다. 그는 “강성귀족노조, 기득권 노조에 대해서는 그 사람들이 불법 행위를 저지를 때 엄정하게 처리하려고 한다”며 “제대로 법 집행을 하려는 정부가 들어서면 민주노총이든 전교조든 그분들의 불법행위를 엄단하겠다”고 했다.

최재형 후보는 홍 후보의 ‘긴급재정명령권’ 발동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최 후보는 “강성귀족노조에 대한 긴급재정명령권이 과연 요건을 충족하는지, 법의 범위 내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초법적인 의견을 갖고 접근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최 후보는 그러나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를 노조의 저항 때문이라고 하는 등 사측의 이윤 극대화라는 구조적 문제의 원인을 회피하는 식의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유승민 후보에게 질문을 하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의 가장 큰 문제는 여기에 저항하는 강성노조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언급한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뿐 아니라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국가폭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정부 시절 ‘통합진보당 해산’을 치적으로 내세운 후보들도 있었다.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 청구를 했던 황교안 후보는 “저는 겉으로 부드럽고 온화해 보이지만 내면은 강인하다. 통진당 해산 심판도 했다”며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모든 세력을 잘라내겠다”고 말했다. 마치 공안탄압 국가로 되돌려놓겠다는 듯한 발상이다. 하태경 후보 역시 “좌파 통진당 해산에 앞장섰다”며 반민주적 정당 해산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데 앞장섰던 자신의 과거 행보를 추켜세웠다.

윤석열-국민의힘 동반 악재인 ‘고발 사주’ 의혹 본질 묻어두고 지엽적 공방만

유력 주자인 윤 후보와 국민의힘 전체에 불리한 이슈인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서는 본질에 근거한 토론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윗선’으로 지목되는 윤 후보는 도리어 ‘정치공작’ 운운했고, 홍 후보는 자신의 캠프 인사가 ‘정치공작’에 연루됐다는 취지의 윤 후보 측 대응을 문제 삼았다.

윤 후보는 “이 정권은 저 하나만 꺾으면 집권연장이 가능하다고 모든 권력기관을 동원해 정치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증거가 계속 나와서 손준성 검사와 검찰총장의 최측근 간부들이 (고발장을) 만들어서 전달한 게 사실이라면 후보 사퇴 용의가 있냐”는 유승민 후보의 질문에는 “제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고발 사주’ 의혹 제보 과정에 자신의 선거 캠프 관계자가 관여했다는 취지의 윤 후보 측 주장을 물고 늘어졌다.

윤 후보 측은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씨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식사 자리에 홍 후보 측 관계자가 동석했다는 의심에 기초해, 지난 13일 조 씨와 박 원장, ‘성명 불상자’ 1명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이와 관련해 홍 후보가 “윤 후보 캠프에서 고발을 할 때 분명히 특정 캠프(홍준표 캠프) 소속원이라고 특정을 했다. 그 특정 캠프가 어디냐”고 묻자, 윤 후보는 “나는 고발 절차에 관여 안 했다. 특정 캠프 소속이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진 “캠프 대변인이 고발할 때 ‘특정 캠프’라고 발표를 했다”는 홍 후보의 질문에 윤 후보는 “그건 금시초문이다”고 잡아뗐다. 홍 후보의 추궁이 계속되자 윤 후보는 “언론계에 널리 퍼져 있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추가 수사해 달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지원이 미국에게도 이롭다

 [김재명의 '월드 포커스'] 강대국들이 아프간에 진 빚 갚을 때

오늘의 아프간 참상에 강대국들은 책임이 없는가. 특히 미국은 전후 지원을 외면할 것인가. 아래는 창작과 비평사의 <창비 주간논평> 최근호(9월15일 발행)에 실린 글을 옮긴 것이다.(편집자 주)


'전쟁의 신(神)'이 있다면, 아프가니스탄은 바로 그 전쟁의 신에게 저주받은 땅이 아닐까 싶다. 무려 40년 넘게 그곳에서 전쟁이 벌어졌다. 올해 나이 마흔 살인 아프간 사람이라면, 태어날 때부터 전란 속에서 지내온 셈이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아프간은 세계 최빈국 상태이다. 지금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급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아프간에서의 미군 철수 직후인 8월 31일 "아프간에 인도주의적 재앙이 다가오고 있다"며 경고음을 울렸다.

아프간 인구의 절반에 이르는 1800만 명이 굶주리기에,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한국과 아프간, '지정학적 희생자'란 공통점


 

국제사회의 지원과 관련, 생각해볼 부분은 아프간의 참상에 얽힌 책임론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약소국의 불행은 강대국들 탓이 크다.


 

흔히 국제정치는 '힘의 정치'(power politics)라 일컫는다. 국제정치사는 강대국이 이해관계에 따라 약소국을 희생시켜 온 '냉혹한 역사'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한국도 강대국들의 '힘의 논리'에 희생양이 됐다. 1945년 일본군의 무장해제를 명분 삼아 미국과 소련이 한반도를 절반씩 차지한 끝에 남북분단이 굳어졌다. 아프가니스탄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소 냉전 대결구도에 휘말려 엄청난 재앙을 겪었다.


 

아프간 현지 취재 때 만났던 카불대 교수 아지즈 파니시리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전공이 지정학인 그는 "아프간의 지정학적 특징이 오늘의 비극을 불렀다"고 진단했다.


 

"아프간은 오래 전부터 옛 소련(러시아)에게는 인도양으로 통하는 회랑(回廊)으로 여겨졌다. 러시아의 진출을 막으려는 미국, 그리고 이웃 국가 파키스탄과 이란 사이에서 각축전의 대상이 돼왔다. 아프간을 지배하려는 주변 열강들의 야심이 이 땅을 전란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희생시켰다"


 

▲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은 오랜 전쟁으로 철저히 파괴됐다. 전후 재건을 위해선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 ⓒ김재명

대리전쟁의 도구로 이용하고 버렸다


 

아프간의 불행에 가장 책임이 큰 강대국은 누가 뭐래도 미국이다. 아프간을 동서냉전의 각축장으로 여겼고, 무자헤딘(이슬람 반군)을 미국이 소련을 상대로 벌이는 '대리전쟁'(proxy war)의 도구로 썼다.


 

아프간에서 소련군에 맞서 싸우던 오사마 빈 라덴도 미제 군수물자를 받아썼던 인물 가운데 하나다. 그 무렵 빈 라덴은 미국의 동맹자였다. "국제관계에선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는 말은 이 경우를 보면 꼭 들어맞는다.


 

미국이 대준 스팅어 미사일은 소련군 헬기를 잇달아 격추시켰다. 그러나 미국에게 아프간은 딱 거기까지였다. 소련군이 1989년 철수하자, 미국은 동서냉전 구도 아래에서의 전략적 이용가치가 없어진 아프간을 버렸다. 미국은 아프간 전후 복구를 위한 재정지원조차 하지 않았다.


 

한정된 자원을 차지하려고 아프간 군벌들끼리 살벌한 내전이 벌어졌다. 1990년대 전반기에 수도 카불이 철저히 파괴된 것도 그런 과정을 거쳐서였다. 따라서 아프간을 대리전쟁 터로만 여긴 미국은 아프간의 참극에 책임이 크다.


소련이 물러난 뒤 아프간 재건에 힘썼더라면, 내전이 멈추었을 것이다. 어쩌면 9.11테러조차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아프간 초토화한 러시아도 책임 크다


 

10년 동안(1979~1989년) 아프가니스탄 내전에 무력 개입했던 옛소련도 아프간에 큰 빚을 졌다. 당시 카불의 사회주의 정권이 무자헤딘(이슬람 반군)의 공세로 힘이 부치자, 무력 개입했다.


 

이를 두고 '소련군의 아프간 침공'이라 말하는 것은 반대편의 시각이다. 소련의 입장에선 친소 카불 정부의 요청에 따른 '평화유지군' 성격의 파병이었다.


 

하지만 미국이 무자헤딘들에게 돈과 무기를 대주면서 전투력을 높이자, 소련은 '아프간 수렁'에 빠져들었다. 끝내는 1만 5000명의 전사자를 낸 채 1989년 불명예스럽게 철수해야만 했다. 2400명의 전사자를 낸 미군의 2021년 철수와 닮은꼴이다.


 

10년 전쟁을 벌이면서 소련은 아프간 사람들에게 많은 해악을 끼쳤다. 소련군은 마을 우물이나 샘터에 화학제재를 뿌리고 마을들을 초토화시켰다.


 

아프간 취재 때 만난 그곳 노인들은 그런 사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러시아로선 감추고 싶은 과거사를 털어낼 기회가 이제 다가왔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 7월 모스크바를 방문한 탈레반 대표단에게 아프간 전후 재건을 돕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아프간 지원이 미국에게 이롭다


 

미국은 아프간 재건을 적극 도울 것인가. 아니면 대리전쟁의 도구로서 이용가치가 떨어진 1989년의 아프간처럼 외면할 것인가. 이는 국제사회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미군 철수를 앞둔 지난 7월 미 바이든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아프간에 국가를 건설하러 간 것은 아니다. 미래의 국가 운영방식에 대한 선택은 아프간 사람들의 권리이자 책임이다"


 

말이야 그렇게 했어도 미국이 아프간 재건 지원을 외면하기 어렵다. 여성 인권 보호 등 여러 조건을 달면서도 아프간 전후 재건사업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왜? 그런 쪽이 미국에게 이롭기 때문이다.


 

미국이 지원을 거부하고 탈레반 정권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쪽으로 간다면? 중국이나 러시아 등 다른 강대국들에게 그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내주게 되는 꼴이 된다.


 

아울러 가뜩이나 높은 이슬람권의 반미 정서도 무시하기 어렵다. 그래선 안 되겠지만, 이슬람 지역의 반미 정서가 제2의 9.11테러처럼 폭력적으로 번질지도 모른다.


 

한편으로 미국 안에서도 왜 굳이 인도적 지원을 외면하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이미 아프간 철수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비판을 듣는 바이든이다. 이래저래 집권 초기의 바이든은 아프간이란 정치적 시험대 위에 올라 고심하는 모습이다.


 

'일대일로' 확장 기회로 여기는 중국


 

G2라는 틀 아래 미국과 세계 패권을 다투는 중국은? 아프간에서 미국이 물러난 상황을 하나의 기회로 여긴다.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경제벨트)에 아프간이란 새 공간이 열릴 참이다. 벌써 일부 중국 기업들은 아프간 땅에 풍부하게 묻혀 있는 희토류 광물자원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중국은 아프간 재건 비용을 기꺼이 낼 것이다. 지난 8월 베이징을 방문한 탈레반 대표단에게도 지원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아프간에 가까운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이슬람 분리주의자들 때문에 신경을 쓰면서도, 중국은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고 지원을 빌미로 이런저런 실리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아프간 재건 거들어야 마땅 


우리 한국은? 아프간 재건을 기꺼이 도와야 한다. 지난 2007년 봉사활동을 갔던 샘물교회 분들이 탈레반에게 희생당했던 일이 걸림돌이긴 하다. 희망 사항이지만, 탈레반 정부가 그에 대해 사과를 한다면 관계회복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탈레반과의 직접 교류가 불편하거나 시기상조라면, 유엔과 세계식량계획(WFP)을 비롯한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도 가능하다. 요점은 우리 한국도 아프간의 전후 재건을 거들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과 아프가니스탄은 지정학적인 희생자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아울러 둘 다 전쟁의 진한 아픔을 기억한다는 점에서 남이 아니다.


 

눈을 감으면 오랜 전쟁으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저마다 지닌 아프간 사람들의 어두운 얼굴들이 떠오른다.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그들이 진정한 평화의 봄을 맞이하는 날이 다가오길 바랄 뿐이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91518001455802#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윤석열 고발장 출처 의심에 한겨레 “한마디로 터무니 없어”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1면·사설서 윤석열 측 보도 의혹제기 정면비판

이재명 ‘화천대유’ 수사의뢰, 신문들 사설 ‘의혹 털라’
미국·영국·호주 안보협력체 발족 1면에

윤 전 총장 측이 한겨레의 ‘고발사주 의혹 고발장’ 보도에 “(출처가) 대검찰청으로 강력히 의심된다”며 대검에 해명을 요구한 것을 두고 한겨레가 1면에 정면 비판 보도를 냈다. 한겨레는 “‘아니면 말고’식 음모론 제기가 도를 넘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추진한 ‘분당 대장지구 개발사업’을 놓고 연일 특혜 의혹 보도가 나온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 세계일보는 의혹 제기 보도를 1면 배치했고 다른 신문들은 이 지사의 수사 공개의뢰 소식을 주로 다뤘다. 한겨레는 분당 대장지구 개발사업 역사를 짚으면서 이 지사 반박을 담았다.

미국과 영국, 호주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3자 안보협력체인 ‘오커스(AUKUS)’를 출범시켰다. 미국은 호주가 핵추진 잠수함 보유하는 데 기술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신문들은 이를 중국 견제 의도로 풀이하고 한국에 대한 동참 압박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한국일보가 1면 보도했다.

▲17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17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한겨레, 윤석열 의혹제기에 “음모론·물타기”

한겨레는 지난 6일 윤석열 총장 재직 당시 검찰이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여권 인사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기사화하면서 고발장 이미지 파일을 함께 내놨다. 김웅 의원이 당에 전달했다는 고발장과 지난해 8월 당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을 고발한 고발장이 거의 유사하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정치공작 진상규명 특별위원회’는 이를 두고 16일 성명을 내 “(한겨레가 보도한) 고발장 이미지 파일의 출처는 대검찰청으로 강력히 의심된다. 대검찰청은 즉각 이 의혹을 해명하라”고 주장했다.

▲17일 한겨레 1면
▲17일 한겨레 1면

한겨레는 이에 17일 1면에 “‘대검이 한겨레에 고발장 사진 줬나’ 음모론 쏟아내는 윤석열 캠프”란 제목의 기사를 냈다. 한겨레는 “측근인 손준성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고발장 전송자로 사실상 특정되고 대검의 ‘장모 사건 대응’ 문건이 보도되는 등 윤 전 총장 개입 가능성에 눈길이 쏠리자 이를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라며 “불리한 사안을 싸잡아 음모론으로 몰고 가는 전형적인 물타기이자 본질 흐리기”라고 했다.

한겨레는 “실체적 진실 규명과 권력 감시를 위한 언론의 취재·보도 내용에 대해 뚜렷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언론과 수사기관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며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 처리를 반대해온 그간의 입장과도 괴리가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윤석열 캠프는 또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8월 만남과 관련해서도 별다른 근거 없이 홍준표 캠프 실무진이 동석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며 “지목된 인사가 해당 날짜 동선과 지인과의 대화 내용, 영수증 등 근거 자료를 공개하며 반박한 뒤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설에선 “윤석열 캠프의 주장은 한마디로 터무니 없다. ‘취재원 보호’ 원칙에 따라 자료 입수 경위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윤석열 캠프의 주장은 얼토당토않은 얘기”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캠프가 ‘조성은씨는 제공한 적이 없다고 하니 대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간 조씨를 ‘허위사실 유포자’로 규정해온 것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17일 한겨레 사설
▲17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지난해 4월 고발장을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보낸 것을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언론과 제보자에 대한 무분별한 공격은 그만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수사의뢰, 신문들 ‘대장동 개발·화천대유 특혜 의혹 털라’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대장지구 개발사업에 자산관리회사로 참여한 화천대유의 고문으로 권순일 전 대법관이 이름을 올렸다는 보도를 1면에 냈다. 신문들은 권 전 대법관은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무죄 취지의 다수의견을 냈다고 했다.

권 전 대법관은 조선일보에 “퇴임 뒤 친분 있던 기자 출신 A씨로부터 고문 제안이 와 공직자윤리법이나 김영란법 저촉 여부를 확인한 뒤 수락했다. 판결과 고문 활동은 무관하다”며 “계약 때문에 고문 보수를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이재명 경선 후보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시작된 ‘대장지구 개발사업’의 민간시행사 ‘성남의뜰’에 8721만원을 출자한 천화동인4(현 NSJ홀딩스)가 한 해 동안 480억원의 배당수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17일 세계일보 1면
▲17일 세계일보 1면
▲17일 조선일보 1면
▲17일 조선일보 1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수사를 공개의뢰했다. 경향신문과 서울신문, 한국일보가 이 지사의 반박을 관련 보도 제목에 포함했다. 이 지사는 16일 페이스북에 “제기되는 모든 왜곡과 조작을 하나부터 열까지 샅샅이 수사해달라”고 했다. 이 지사 대선캠프 핵심 관계자도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이 지사가 국정감사장에 참석해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지사 쪽은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2015년부터 7년간 오히려 화천대유에서 근무했는데, 무슨 관계인지 밝히라’며 역공을 펴기도 했다.

한겨레는 의혹에 싸인 분당 대장지구의 개발사업 추진 내력을 다룬 기사를 냈다. 2004년 이대엽 성남시장(당시 한나라당) 시작된 개발계획이 공무원 땅 투기나 재정난, 뇌물사건 등으로 표류하다가 이재명 지사가 민간과 공공 ‘결합개발’을 제안했다. 민간의 개발이익을 최대한 줄이고 상당수 사업 이익을 신흥동 1공단 공원화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성남시는 이를 위해 2015년 ‘성남의뜰’이란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했다.

▲17일 한겨레 10면
▲17일 한겨레 10면
▲17일 서울신문 6면
▲17일 서울신문 6면

한겨레는 “보수언론 등은 당시 민간사업자 모집공고 마감 다음날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발표됐다며 ‘내정 의혹’을 제기한다. 하지만 성남도시개발공사 쪽은 ‘당시 민간사업자는 3개 컨소시엄이 경쟁했는데 공정성 시비를 우려해 대표자 3명을 불러 심사위원 5명을 추첨했고, 이들이 평가서를 작성해 사업자를 선정했다. 극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사업은 하루 만에 이뤄지는 게 당연하다’고 반박했다”고 했다.

이어 “상식을 뛰어넘는 거액을 챙긴 것을 두고 보수언론 등은 이 지사와 연관성 의혹 등을 제기하지만 화천대유 쪽은 ‘계약 당시엔 부동산 시장이 상당히 침체한 상황이었고, 최근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수익이 커진 영향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며 “화천대유의 지분은 1%에 불과하지만, 성남의뜰의 시행사 업무를 사실상 도맡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동아일보와 서울신문, 중앙일보는 사설을 내 대장동 개발과 화천대유 특혜 의혹을 신속한 수사로 밝히라고 했다.

미국·영국·호주, 새 안보협력체 발족 ‘중국 견제’

신문들은 오커스를 두고 미국·일본·호주·인도의 4국 연합체 ‘쿼드(Quad)’에 이은 또 하나의 대중 견제 네트워크라고 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철군 뒤 중국 견제에 집중하면서 미국이 60년 넘게 원칙으로 삼아온 핵 비확산 체제에 예외까지 둬가며 대중국 전선 확대에 나섰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높은 수준의 핵잠수함 기술을 수출하는 것은 핵 수출을 지정학적 게임의 도구로 삼는 것으로 이중잣대이자 지극히 무책임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세 나라는 앞으로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찾는 공동연구를 하고, 정기 고위급 협의를 통해 외교안보 관련 사이버 공격 대응·첨단기술 분야 협력·정보공유를 하게 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다만 호주가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더라도 재래식 무기를 탑재할 예정이라 강조했다.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가 핵 비확산 노력에 위배되지 않음을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17일 경향신문 1면 머리
▲17일 경향신문 1면 머리기사
▲17일 동아일보 4면
▲17일 동아일보 4면

핵추진 잠수함은 원자로에서 생성되는 에너지를 동력원으로 하는 잠수함으로 재래식 잠수함에 비해 작전 반경이 넓고 잠항 시간이 길며 소음이 적다. 처음 핵추진 잠수함을 개발한 미국이 기술을 전수한 건 영국이 유일하다.

조선일보는 “미국이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 이전이란 파격적 지원을 결정한 데는 확실히 미국 편에 서야 한다는 ‘본보기’를 제시했다는 의미도 있다”며 “우리 정부는 작년 9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미국에 보내 핵잠수함 추진을 위한 핵연료를 미 측에서 공급받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17일 한국일보 1면
▲17일 한국일보 1면

한겨레는 사설을 내고 “미-중 신냉전과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동아시아에서 군비 경쟁이 본격화되는 조짐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한국도 국방 예산을 크게 늘리며 첨단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저마다 군비 경쟁에 나서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인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루는 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우리말 톺아보기 1의 언어학

 

©게티이미지뱅크


수년 전에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외국계 출신 가수가 말로는 "하나도 모르겠다"라고 표현하면서, 표기로는 '1도 모르겠다'라고 적은 것이 방송되어 참신하지만 또 다른 언어 파괴 현상이 뜬금없이 나타난 적이 있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1도 모르겠다'의 어원이 그 가수로 회자되더니, 이후로도 다양한 방송 자막에 '1도'라는 표현이 마치 하나의 관용적 표현처럼 꽤 유행을 일으켰다. 어떤 노래 가사들에서는 '1도'가 '하나도'의 의미와 함께 '1°'의 의미와 '일(事, work)도'의 의미 등을 담으면서 중의적으로 사용된다.

'1도 모르겠다'의 바른 표현은 '하나도 모르겠다'이다. '하나'는 수를 셀 때 맨 처음 수를 의미하는 수사이기도 하지만, '한결같은 상태, 어떤 것, 오직 그것뿐, 전혀, 일종의'와 같이 서로 다른 다섯 가지의 의미를 갖는 명사이기도 하다. 그중에 '1도'는 '전혀'를 의미하는 명사 '하나'를 대신한다. '1'의 발음을 빌리면서는 '일(事, work)'의 의미를 담은 '머선 1(무슨 일)'까지 최근 인터넷 게시판에 나타난다.

해, '1'이라는 기호의 시각적 이미지에 기대었다. 위아래로 뻗은 한 획으로서 '1'의 이미지는 어떠한 여백도 없으며 '일'이 주는 무게와 단호함을 '전혀' 예외 없이 담고 있는 것 같다. 재미있는 언어 기호로 자리매김하였다. 다만 언어유희로서 즐길 수 있는 것과 우리말의 바른 표기를 구분하는 것은 선을 지키도록 한다.
박미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