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7일 일요일

통일의 길에서 평정의 길로 방향을 전환하다

 

[개벽예감 569] 통일의 길에서 평정의 길로 방향을 전환하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4/01/08 [08:26]

<차례> 

1. 대남 사업이 대적 사업으로 전환되었다

2. 동족을 배반한 괴이한 족속은 동족이 아니다 

3. 김정은 총비서의 ‘두 개 국가론’은 ‘대한민국 해체론’이다

4. 남반부 평정 작전과 전술핵무기 사용 문제

5. 김정은 총비서의 정책 전환을 안받침 해준 네 가지 요인

 

  

1. 대남 사업이 대적 사업으로 전환되었다

 

사람들이 연말연시 분위기에 들떠있었던 2023년 12월 말에서 2024년 1월 초까지 기간에 대전환이 일어났다. 여기서 말하는 대전환은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획기적인 전환을 의미한다. 이번에 일어난 대전환이 앞으로 어떤 엄청난 사변을 불러일으키게 될지 예측하기 힘들다. 

 

2023년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평양에 있는 당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진행되었다. 제8기라는 말은 2021년 1월 5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조직된 중앙위원회를 의미하고, 제9차라는 말은 제8기 기간 중에 아홉 번째로 진행된 전원회의를 의미하고, 전원회의라는 말은 중앙위원회 위원 전원이 참석한 회의를 의미하고, 확대회의라는 말은 당중앙위원회 위원들 이외에 당과 국가의 책임 간부들도 참석한 회의를 의미한다. 

 

전원회의 확대회의 제2일이었던 2023년 12월 27일 《2023년도 당 및 국가정책 집행정형에 대한 총화와 2024년도 투쟁방향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의정이 토의되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3년도 당 및 국가정책 집행정형 총화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력사적인” 총화보고를 하였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가리켜 “당 및 국가사업 발전 방향과 방략을 책정 짓는 력사적인” 회의라고 하였다. 이번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력사적인” 회의로 된 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력사적인” 총화 보고에서 조국통일정책의 전환적 조치와 새로운 대남 정책 기조를 발표하였기 때문이다. 대남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기밀이므로, 김정은 총비서는 대남 정책 기조만 발표한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발표한 조국통일 정책의 전환적 조치와 새로운 대남 정책 기조는, 대전환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할 만큼 획기적인 것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조선로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가 새로운 대남 정책을 실행으로 옮기면, 낡은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세워지는 대사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12월 31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전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 관한 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북남관계와 통일정책에 대한 립장을 새롭게 정립하고 대적 사업에서 단호한 정책 전환을 할 데 대하여 천명하시였다”라고 한다. 이 인용구를 분석적으로 고찰하면, 다음과 같은 중대한 의미를 만날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전원회의에서 총화보고를 하면서 “대적 사업에서 단호한 정책 전환을 할 데 대하여 천명”한 것은, 조선에서 대적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미 오래 전에 대남 사업을 대적 사업으로 전환시켰다. 김정은 총비서가 대남 사업을 대적 사업으로 전환시킨 때는 언제인가? 

 

2020년 6월 9일 조선은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 련락선들을 완전 차단해버리는 조치를 취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조선중앙통신사 보도’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밝혔다. 

 

“(2020년 6월) 8일 대남 사업부서의 사업총화 회의에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영철 동지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여정 동지는 대남 사업을 철저히 대적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 사업계획들을 심의하고 우선 먼저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 련락선들을 완전히 차단해버릴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 

 

위의 인용문을 읽어보면, 대남 사업이 2020년 6월 초에 이미 대적 사업으로 전환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 련락선들을 완전 차단해버리는 조치를 취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2020년 6월 9일 ‘조선중앙통신사 보도’에 의하면, “이번 조치(남북 사이의 모든 통신 연락선들을 완전히 차단하는 조치-옮긴이)는 남조선 것들과의 일체 접촉공간을 완전 격폐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없애버리기로 결심한 첫 단계의 행동“이라는 것이다. 2020년 6월 10일 북측은 남측에서 최고 존엄을 모독하는 대북 전단 살포를 감행하자 남북 통신 연락선을 끊어버렸고, 2020년 6월 16일에는 개성공업지구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버렸다.

 

위와 같은 사실들을 살펴보면, 대남 사업이 대적 사업으로 전환된 때는 지금으로부터 3년 6개월 전이었는데,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대적 사업으로 전환된 대남 정책 기조를 발표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동족을 배반한 괴이한 족속은 동족이 아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대적 사업의 단호한 전환”에 대해 언급하였다. “대적 사업의 단호한 전환”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10년도 아니고 반세기를 훨씬 넘는 장구한 세월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가 내놓은 조국통일사상과 로선, 방침들은 언제나 가장 정당하고 합리적이고 공명정대한 것으로 하여 온 민족의 절대적인 지지찬동과 세계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나 그 어느 하나도 온전한 결실을 맺지 못했으며 북남관계는 접촉과 중단, 대화와 대결의 악순환을 거듭해왔다. 력대 남조선의 위정자들이 들고 나온 《대북정책》, 《통일정책》들에서 일맥상통하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우리의 《정권붕괴》와 《흡수통일》이였으며 지금까지 괴뢰정권이 10여 차나 바뀌였지만 《자유민주주의체제 하의 통일》 기조는 추호도 변함없이 그대로 이어져왔다는 것이 그 명백한 산 증거입니다.” 

 

위의 인용문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대적 사업을 단호히 전환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김정은 총비서는 대적 사업을 단호히 전환하는 총적 결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장구한 북남관계를 돌이켜보면서 우리 당이 내린 총적인 결론은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개 제도에 기초한 우리의 조국통일로선과 극명하게 상반되는 《흡수통일》, 《체제통일》을 국책으로 정한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남조선 것들은 우리 공화국과 인민들을 수복해야 할 대한민국의 령토이고 국민이라고 꺼리낌 없이 공언해대고 있으며 실지 대한민국 헌법이라는 데는 《대한민국의 령토는 조선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버젓이 명기되여 있습니다. 현실은 우리로 하여금 북남관계와 통일정책에 대한 립장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 절박한 요구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위의 인용문은 “대한민국 것들이 흡수통일과 체제통일을 집요하게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연방제 통일정책을 실행할 수 없게 되었다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연방제 통일정책을 실행할 수 없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 흡수통일과 체제통일을 집요하게 추구하는 역대 종미우익 정권들의 대북 정책이라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위의 인용문에서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연방제 통일정책을 실행할 수 없게 되었다고 단언하였다는 사실이다.     

 

원래 연방제 통일정책은 김일성 주석이 1980년 10월 조선로동당 제6차 대회 사업 총화 보고에서 제시한 ‘고려민주련방공화국 창립방안’에 의해 정립된 것이다. ‘고려민주련방공화국 창립방안’의 핵심 내용은 1민족, 1국가, 2제도, 2정부의 원칙에 기초하여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것이다.  

 

연방제 통일정책의 제1원칙인 1민족의 원칙은 우리 8천만 겨레는 그 어떤 경우에도 둘로 갈라져서는 안 되고, 둘로 갈라질 수도 없는 하나의 민족이라는 진리를 가르쳐준다. 5,000년 동안 점차적으로 공고화되고 발전되어온 단일민족이 하나의 혈통, 하나의 언어, 하나의 문화를 공유하고 살아가는 오늘의 현실, 바로 이것이 조선로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가 추진해온 연방제 통일정책의 사회역사적 기초이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는 “대한민국 것들이 흡수통일과 체제통일을 집요하게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연방제 통일정책을 실현할 수 없게 되었다고 단언하였다. 이것은 1민족, 1국가, 2제도, 2정부의 원칙 중에서 1민족의 원칙과 1국가의 원칙이 각각 현실의 요구에 맞게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민족의 원칙이 어떻게 재검토되어야 하는지를 살펴보자.   

  

2023년 12월 31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전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 관한 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동족과 배치되는 “괴이한 족속”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우리를 《주적》으로 선포하고 외세와 야합하여 《정권 붕괴》와 《흡수통일》의 기회만을 노리는 족속들을 화해와 통일의 상대로 여기는 것은 더 이상 우리가 범하지 말아야 할 착오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동족이라는 수사적 표현 때문에 미국의 식민지 졸개에 불과한 괴이한 족속들과 통일문제를 론한다는 것이 우리의 국격과 지위에 어울리지 않습니다”라고 단언하였다. 

 

김정은 총비서가 동족 개념을 재검토한 지금으로부터 1년 4개월 전인 2022년 8월 초인 것으로 생각된다. 2022년 8월 10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방역대전(코로나 전염병 사태에 대처한 국가적 방역 조치)을 총화하는 토론에서 “우리도 이제는 대적, 대남의식을 달리 가져야 할 때입니다. 동족보다 동맹을 먼저 쳐다보는 것들, 동족 대결에 환장이 된 저 남쪽의 혐오스러운 것들을 동족이라고 (보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가진다면 그보다 더 무서운 자멸 행위는 없습니다”라고 말했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이제는 현실을 인정하고 남조선 것들과의 관계를 보다 명백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언급한 “남조선 것들”은 이제까지 조선에서 사용해온 “남조선 괴뢰”라는 용어보다 더 혹독한 표현이다. “괴뢰”는 동족을 배반하고 적의 지시와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꼭두각시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괴뢰가 동족에서 배제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조선에서 “대한민국 것들” 또는 “남조선 것들”이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동족에서 배제된 대상을 가리킬 때 “것들”이라는 말을 쓴다. 그러므로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동족을 배반하고 미제국을 추종하면서, 일본의 비위나 맞춰주는 “대한민국 것들”은 동족에서 배제된 “괴이한 족속”이며, 화해할 수 없고, 함께 살 수도 없는 “괴이한 족속”인 것이다. 2024년 1월 5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서남해안에서 진행된 해상 실탄 타격 훈련에 관한 보도자료에서 “대한민국 군사 깡패들”이 “민족, 동족이라는 개념은 이미 우리의 인식에서 삭제되였다”라고 했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살펴보면, 조선에서 말하는 “대한민국 것들”은 화해와 통일의 대상인 동족이 아니라 배격과 제거의 대상인 “괴이한 족속”으로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조선에서 말하는 “괴이한 족속”은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통치하는 정부, 정당들, 언론매체들, 사회단체들, 군대, 경찰, 개별인사들이다. 그러므로 연방제 통일의 제1원칙인 1민족의 원칙을 재검토하면,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통치하는 세력은 1민족의 원칙에서 배제된 “괴이한 족속”이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3. 김정은 총비서의 ‘두 개 국가론’은 ‘대한민국 해체론’이다

 

연방제 통일의 제2원칙인 1국가의 원칙이 어떻게 재검토되는지를 살펴보자.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국가 관계, 교전 관계로 규정하였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되였습니다. 이것이 오늘 북과 남의 관계를 보여주는 현주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언명하였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김정은 총비서가 대한민국을 사실상(de facto)의 국가로 인정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대한민국을 법률상(de jure)의 국가로는 인정하지 않지만, 사실상의 국가로 인정한 것이다.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2023년 7월 11일 담화에서 사상 처음으로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사용하였는데, 최근 조선에서는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에서 이중꺾쇠를 벗기고 그냥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대한민국을 법률상의 국가로는 인정하지 않지만, 사실상의 국가로 인정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전에는 그 어떤 경우에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던 대한민국을 사실상의 국가로 인정하는 정책 전환은 오직 김정은 총비서만이 결심하고 단행할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가 1국가의 원칙을 재검토하여 대한민국을 사실상의 국가로 인정하기 이전에 삼천리 강토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만 존재하였는데, 이제는 대한민국을 사실상의 국가로 인정함으로써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은 적대적인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존재하게 되었다. 통일학의 견지에서 보면, 김정은 총비서가 대한민국을 사실상의 국가로 인정하고, 적대적인 국가 대 국가의 관계를 기정 사실화한 것은 대전환이 아닐 수 없다.

  

주목되는 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이 적대적인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면,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분단체제가 무의미해진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분단체제는 두 개의 국가가 적대적 관계로 대립하는 체제가 아니라, 하나의 국가 안에서 남과 북이 두 지역으로 갈라진 체제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분단체제는, 북측 시각에서 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북조선과 남조선으로 갈라진 것이었고, 남측 시각에서 보면 대한민국이 북한과 남한으로 갈라진 것이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는 그런 분단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적대적인 국가 대 국가의 관계를 인정하였다. 김정은 총비서가 기존 분단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적대적인 국가 대 국가의 관계를 인정한 것은 어떠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는가?  

 

하나의 국가 안에서 남과 북이 두 지역으로 갈라졌다고 보는 기존 분단체제를 인정하면, 갈라진 남과 북을 통일해야 하는 역사적 의무가 제기된다. 그와 달리, 적대적인 국가 대 국가의 관계를 인정하면, 남북관계는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 내부의 특수관계로 될 수 없으므로, 연방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된다. 연방제 통일은 국가 대 국가의 통합이 아니기 때문에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인정하면 연방제 통일을 실현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연방제 통일을 실현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이 적대적인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영구히 존재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언급한 ‘두 개 국가론’은 우리 민족을 두 개의 국가로 갈라놓으려고 광분하는 미 제국과 반통일 세력의 영구 분단론과 절대로 양립할 수 없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언급한 ‘두 개 국가론’은 우리 민족이 두 개의 나라로 갈라졌다는 뜻이 아니라, 사실상의 국가인 대한민국을 해체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총비서의 ‘두 개 국가론’은 ‘영구 분단론’이 아니라 ‘대한민국 해체론’인 것이다. 

 

조선이 사실상의 국가인 대한민국을 해체하는 것은 조국통일을 평화적으로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남반부를 비평화적으로 평정하는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사실상의 국가인 대한민국을 해체하는 것을 “남반부의 전 령토를 평정하는 대사변”이라고 표현하였다.  

 

평정의 사전적 의미는 변란을 진압하여 나라를 안정시킨다는 뜻이다. 김정은 총비서의 평정 정책에 의하면, 남반부 평정은 변란을 일으키는 대한민국을 해체하여 영토완정 위업을 실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김정은 총비서가 기존 연방제 통일정책을 왜 남반부 평정정책으로 전환시켰는지를 알 수 있다.

 

 

4. 남반부 평정 작전과 전술핵무기 사용 문제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동족에서 배제된 괴이한 족속을 제거하고, 사실상의 국가인 대한민국을 해체하기 위해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려는 단호한 의지를 표명하였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만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핵위기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고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력량을 동원하여 남조선 전 령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나가야 하겠습니다”라고 언명하였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이 전술핵무력을 보유한 목적은 유사시 그것을 사용하여 동족에서 배제된 괴이한 족속을 제거하고, 사실상의 국가인 대한민국을 해체하려는 데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이 동족에서 배제된 괴이한 족속을 제거하고, 사실상의 국가인 대한민국을 해체하기 위해 전술핵무력을 사용한다고 해서, 동족에게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기존 원칙이 폐기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유사시 조선인민군이 전술핵무기를 사용해 제거할 동족이 아니라, 동족에서 배제된 괴이한 족속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유사시 동족에게 전술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

 

동족을 배반하고, 동족에서 배제된 괴이한 족속에게 유사시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고, 전술핵무기를 사용해야 부수적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괴이한 족속을 제거하고 대한민국을 해체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조선인민군의 남반부 평정작전에 미 제국이 개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강력한 전략핵무력으로 미 제국의 침공을 억제한다는 것, 바로 이것이 평정 정책과 핵정책을 융합시킨 김정은 총비서의 영토완정 사상의 핵심 내용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미국과 남조선 것들이 만약 끝끝내 우리와의 군사적 대결을 기도하려 든다면 우리의 핵전쟁 억제력은 주저 없이 중대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엄숙히 선언”하였다고 한다. 조선의 핵전쟁 억제력이 주저 없이 중대한 행동으로 넘어간다는 말은 전술핵무력으로 “괴이한 족속”을 제거하고, 전략핵무력으로 미 제국의 침공을 억제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이전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적들의 무모한 북침 도발 책동으로 하여 조선반도에서 언제든지 전쟁이 터질 수 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남반부의 전 령토를 평정하려는 우리 군대의 강력한 군사행동에 보조를 맞추어나가기 위한 (대적 사업) 준비를 예견성 있게 강구해나갈 데 대한 중요 과업들을 제시”하였다고 한다. 김정은 총비서가 언급한, “남반부의 전 령토를 평정하려는 조선인민군의 군사행동”은 유사시 조선인민군이 수행하게 될 남반부 평정작전을 의미한다. 정치 부문에서는 남반부 평정 정책이라 하고, 군사 부문에서는 남반부 평정 작전이라 한다. 

 

김정은 총비서가 언급한, “남반부 평정 작전에 보조를 맞추어나가는 대적 사업 준비”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이 문맥을 살펴보면, 조선인민군의 남반부 평정 작전에 보조를 맞추는 조선로동당의 남반부 평정 정책을 준비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남반부 평정 작전은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의결하고, 남반부 평정 정책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가 의결한다. 

 

 

5. 김정은 총비서의 정책 전환을 안받침 해준 네 가지 요인

 

김정은 총비서가 연방제 통일정책을 남반부 평정 정책으로 대담하게 전환시킬 수 있었던 네 가지 결정적인 요인은 다음과 같다.

 

제1요인 - 미제국과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이 선제타격과 참수작전을 상정한 한미연합군 북침 전쟁 연습을 “핵전쟁 접경”으로 끌어가고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총화보고에서 “조선반도 지역의 위태로운 안보 환경을 시시각각으로 격화시키며 적대 세력들이 감행하고 있는 대결적인 군사 행위들을 면밀히 주목해보면 《전쟁》이라는 말은 이미 우리에게 추상적 개념으로가 아니라 현실적인 실체로 다가오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하였다. 이처럼 전쟁위험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상황에서 조선이 그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방도는 남반부 평정밖에 없을 것이다.

 

제2요인 - 조선은 남반부를 평정할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을 보유했다. 여기서 말하는 절대적인 힘은 두 가지 힘을 의미한다. 첫째는 김정은 총비서와 조선로동당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신뢰하는 거대한 일심단결체가 공고화된 것이다. 이것은 조선로동당이 강력한 국가통합력을 축적하기 위해 오랜 세월 동안 전심전력해왔다는 것을 말해준다. 둘째는 조선인민군이 핵무기를 장비한 100만 대군으로 장성한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인민군의 고도화된 핵무력은 남반부 평정작전을 짧은 시간 안에 승리로 결속할 수 있다는 확신을 그들에게 안겨준 것으로 보인다. 

 

제3요인 – 조선은 자립경제를 계속 강화, 발전시키고 국가의 자급자족 능력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지난 10년 동안 조선의 자립경제가 미 제국과 추종국들의 전면적이고 집요한 경제제재를 사실상 무력화시키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는 사실은 통계자료로 입증된다. 지난 10년 동안 과학기술 발전과 산업생산발전을 결합시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계속 추진해온 조선은 오늘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 또는 “전면적 국가부흥”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투쟁을 벌이면서 “공산주의로 가자!”는 새로운 구호를 내걸었다. 조선에서 말하는 공산주의는 인류가 꿈꾸는 이상사회를 의미한다. 그런데 만일 조선의 자립경제가 부실하다면, 그래서 군수공업이 약화되었다면, 조선은 남반부 평정이라는 말을 꺼낼 수 없었을 것이다.

 

제4요인 – 최근 세계적인 범위에서 반제 공동투쟁이 활발히 벌어져 미 제국의 정치군사적 패권이 약화되고 있다. 지금 미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추세, 중동에서 발생한 확전 위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발생한 중국과의 무력 충돌 위기에 휘말려 우왕좌왕하고 있으며,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벌일 능력을 갖지 못한 초라한 몰골을 드러내 보였다. 그와 대조적으로 조선, 중국, 로씨야는 미 제국의 패권에 타격을 가하기 위한 전술전략적 협동을 잘하고 있으며, 조선과 다른 반제국가들의 우호협력 관계도 강화되고 있다. 이것은 조선의 남반부 평정에 결정적으로 유리한 국제정세가 조성되었음을 의미한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총화 보고에서 “미국과 서방의 패권 전략에 반기를 드는 반제 자주적인 나라들과의 관계를 가일층 발전시켜 우리 국가의 지지련대 기반을 더욱 튼튼히 다지고 국제적 규모에서 반제 공동행동, 공동투쟁을 과감히 전개해나갈 데 대한 과업들을 제시하시였다”라고 한다.  


한동훈의 등장, 그리고 강남 8학군과 싸워야 하는 시대

 

[이완배 협동의 경제학] 한동훈의 등장, 그리고 강남 8학군과 싸워야 하는 시대


나는 초중고 동창회를 일절 나가지 않는다. 나라고 1970, 1980년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던 동무들과의 아련한 추억이 없겠나? 하지만 아이러브스쿨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2000년대 초반 잠시 동창회에 참석한 이후 나는 그런 종류의 모임에 완전히 발걸음을 끊었다.

나는 초중고를 모두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졸업했다. 이른바 8학군 출신이다. 그래서 그쪽 분위기를 어느 정도 안다. 모두 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8학군 출신들에게는 그들만의 독특한(혹은 지랄맞은) 아우라가 있다. 그들에게 초중고 시기는 아동·청소년기를 함께 보낸 동무들과의 아련한 추억만이 절대 아니다. 그건 사회 곳곳에서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주는 하나의 카르텔이다.

8학군은 이제 거대한 하나의 계급이 돼버렸다. 8학군은 수십 년 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했던 가장 강력한 권력(재벌)과 가히 어깨를 견줄만 하다. 법조, 의료, 기업, 지식사회 곳곳에 이들 출신들이 넓게 포진해있다. “돈 많고 사회에 불만 없는 우파 보수 친구들을 구한다”던 정순신의 아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들의 이념은 매우 선명하다.

이원석 검찰총장, 송경호 중앙지검장 등의 등장으로 법조 권력은 이미 8학군 출신들에게 넘어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차기 대권을 노린다. 8학군은 더 이상 이 사회 기득권의 배후 세력이 아니다. 그들이 마침내 거대한 정치권력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경쟁의 신격화

우리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지극히 불평등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불평등은 나날이 심화돼 이제 도저히 정상적인 사회의 유지가 가능한가를 묻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이 이 불평등한 사회를 용인하고 받아들인다는 점에 있다. 도대체 왜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질까?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놓은 학자가 있다. 20세기 가장 빛나는 지성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폴란드의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Zygmunt Bauman)이 그 주인공이다.

바우만은 저서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에서 이 불평등한 사회가 유지되는 이유로 네 가지를 꼽은 바 있다. 그 중 하나가 ‘경쟁의 신격화’다. 즉 사회 구성원들이 ‘경쟁을 통해 질서를 유지하고 정의를 일군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우리가 은연중에 경쟁의 승자들을 숭배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짓을 조장하고 있는 사람들이 사회 지배계급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 또한 이 짓에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생각해보라. 우리는 은연중에 서울대를 나온 사람을 보고 ‘야, 저 사람은 역시 서울대 출신이라 그런지 참 똑똑해’ 이런 우상을 만든 적이 없던가? 천만의 말씀, 이 우상은 여전히 한국 사회를 압도적으로 지배한다.

증거도 댈 수 있다. 21대 총선 때 우리나라는 300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했는데 이 중 서울대 출신이 무려 63명으로 21%를 차지했다. 직전 국회였던 20대 때는 이 비중이 무려 27%(81명)였다.

나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이렇게 호소한다. 국회의원은 우리의 대표를 뽑는 과정이라고.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를 대표할 사람을 뽑으면 된다. 노동자는 노동자를 뽑고, 농민은 농민을 뽑고, 교사는 교사를 뽑고, 비정규직 노동자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뽑으면 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광주 송정역에 도착해 경찰 경호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다. 2024.1.4. ⓒ뉴스1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노동자도, 농민도, 교사도 모두 서울대를 나온 사람을 뽑는다. 이게 경쟁을 신격화하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

진짜 놀라운 사실을 하나 말씀드리겠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200만~250만 명에 이르는 농어민이 살고 있다. 인구 비중으로 따지면 적게 잡아도 4%를 넘는다.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300명 국회의원 중 12명은 최소한 농어민이어야 한다.

그런데 21대 국회에 농어민 국회의원이 몇 명이나 될 것 같은가? 빵 명이다. 단 한 명도 농어민 출신이 없다. 더 웃긴 이야기가 있다. 직전 회기였던 20대 국회 때에는 농민 국회의원이 단 한 명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김현권 의원이 그 주인공이었다.

나는 김현권 전 의원에 대해 아무 불만이 없는 사람이다. 그 분의 삶에 존경심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내가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은 이것이다. 김현권 의원도 서울대 출신이라는 점이다. 왜 200만 농민을 대표하는 단 한 명의 국회의원조차 서울대 출신이어야 하나? 이게 바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뿌리 깊은 경쟁의 신격화다.

8학군과 싸워야 하는 시대

“다시 말해 아이의 장래는 아이의 두뇌, 재능, 노력, 헌신이 아니라 태어난 곳과 태어난 사회 내에서의 부모의 지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대기업 변호사의 자식과 하급 공무원의 자식이 같은 교실에서 학교생활을 똑같이 잘 하고 똑같이 열심히 공부하며 IQ까지 같다고 해도, 마흔 살이 되었을 때 미국 내 상위 10퍼센트의 부자에 포함될 만한 액수의 봉급을 받을 가능성에서 전자가 후자보다 27배나 높았다. 하급 공무원의 아이들은 기껏해야 중간 수준의 소득을 획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마저도 확률이 8분의 1에 불과하다.”

이게 바우만의 책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에 나온 한 대목이다. 놀라운 사실은 여기서 말하는 붉은 글씨의 연구가 1979년 카네기재단의 연구였다는 점이다. 1979년이면 아직 미국에서 신자유주의가 출범도 하기 전의 일이다.

그런데도 상황이 이랬다. 이후 40여 년 동안 지속된 신자유주의가 저 불평등을 얼마나 악화시켰을지는 독자분들의 상상에 맡기겠다.

한동훈 위원장의 등장은 바로 이 불평등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다. 이제 지배 권력은 더 이상 지방 출신의 자수성가 모델을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로 공고해졌다. 대놓고 8학군 출신을 전면에 내세울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

안타깝게도 민중들이 저 세습된 기득권의 상징 8학군을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가난한 민중들조차 드라마에서 표현되는 강남 출신들의 멋들어진(?) 삶을 동경하는 시대다. 한동훈은 그 동경과 선망의 눈빛을 받고 있는 상징적 인물이다.

만약 한동훈이 정치적으로 성공한다면 한국 사회는 진짜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널지도 모른다. 학벌을 숭배하고 출신을 경외하며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사회에 아무 불만 없는 사람들끼리 붕짜자 붕짜~ 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사회로 접어들지도 모른다.

한동훈의 등장은 나에게 이처럼 상징성이 큰 충격적 사실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사회를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가 8학군이라는 새로운 거대 권력과 전면적으로 싸워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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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야권 통합 강조했는데도…이낙연 이번주 탈당 예고


"양당 독점 절망한 분들에게 선택지"…'제3지대 빅텐트' 될까?

임경구 기자  |  기사입력 2024.01.07. 15:15:01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이번 주 후반에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7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거취에 대해 분명히 하는 것이 옳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동지들과 약간 상의할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지만, 사실상 이번 주 후반 민주당 탈당 선언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어제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정치가 다시 희망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씀했다"며 "그 말씀은 지금의 정치가 희망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저는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는 "무능하고 부패한 양당 독점의 정치구도가 대한민국을 질식케 하고 있다"며 "이 양당 독점의 정치구도에 절망한 많은 국민들께 희망의 선택지를 드려서 그분들이 정치 과정에 참여하시게 하는 것, 이것이 당장 대한민국을 위해서 급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희망을 만들어내는 첫걸음이라고 믿고 있고 그 길을 가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저와 동지들은 양당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돌려놓겠다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을 떠난 사람을 포함해 양당 모두 싫다는 분들에게 선택지를 드리려는 것"이라며 "이것은 야권의 재건과 확대의 작업"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라고 말씀하셨다"며 "정치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것은 악의 편에 서는 것"고 했다. 

김대중,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을 고리로 탈당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지만,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이 힘을 얻을지는 불투명하다. 

전날 문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야권 통합' 당부를 강조하며 "우리는 또 다시 민주주의, 민생 경제, 평화의 가치 아래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와 맞서기 위한 야권 단합을 주문하며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우회적으로 만류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 전 대표는 "정치인의 거취는 남이 말해서는 안되는 것"이라며 "현역 정치인들은 생각할 것이 많고 정리할 것도 많은 분들"이라고 했다.

탈당 수순을 밟는 이 전 대표를 보는 민주당의 시선도 냉랭하다. 박성준 대변인은 "어제 문 전 대통령은 야권 통합을 통한 선거 승리가 김 전 대통령의 뜻이라고 했다"며 "지금 시점에서 야권 분열은 김대중 정신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민주당 정신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비명(非이재명계)인 '원칙과상식'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 등은 피격 사건으로 입원 중인 이재명 대표의 추후 행보를 지켜보며 공동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금태섭 전 의원 등 다방면에서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세력들과 '제3지대 빅텐트'를 구성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그는 이들과의 합당 가능성에 대해 "양당 독점 구도를 깨고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의 선택지를 드리는 일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이 전 대표와의 '낙석연대' 관련 질문에는 "그 조어(낙석연대)는 의도가 있는 것 같아 받아들이기 싫다"며 "지금은 그 논의를 먼저 꺼낼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9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의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이준석 전 대표, 금태섭 전 의원 등을 만날 예정이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날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무릎을 꿇은 채 묵념했다. 이 전 대표는 "저를 낳고 키워준 광주전남에 제가 진 빚을 아직 갚지 못한 것이 많다"면서 "제게 힘이 남아 있다면 모든 것을 쏟아서라도 그 빚을 다 갚고 떠나겠다는 다짐을 다시 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워크아웃 태영그룹에 “SBS 대주주 자격 박탈” 주장까지

 

  •  윤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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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0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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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4.01.08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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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계일보 “워크아웃 무산 때 SBS 대주주 자격 박탈 검토해야”

    한겨레 “법치 관장 국가기관이 대통령 부인 보호위해 법과 원칙 무시하다니”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한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며 채권단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8일 대다수 아침신문은 태영그룹이 태영건설 ‘꼬리 자르기’에 나서 지주회사와 핵심 계열사인 SBS 지키기에 나섰다는 의심이 나온다고 전했다.

    태영그룹에 대한 정부와 채권단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태영그룹이 이르면 8일 추가 자구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일 채권단 협의체에서 태영건설 채권자 중 75% 이상이 자구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워크아웃은 무산된다. 워크아웃이 무산되면 태영건설은 법원 감독하에 진행되는 법정관리에 돌입할 수 있다.

    ▲ 경향신문 사진 갈무리.

    법정관리로 넘어가면 협력업체의 연쇄 부도 등 건설·금융권 전반의 위기로 확산돼 피해가 훨씬 커질 우려가 있다. 법정관리가 확정되면 금융권 채권 외에 상거래채권도 동결되면서 협력업체가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한겨레는 기사 <태영, 워크아웃 무산 불씨 여전…다른 건설사로 위기 번지나>에서 건설사 내부 불안감을 전했다. 한겨레는 “당장 신용평가기관과 증권사들이 잇달아 보고서를 내어 ‘건설사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며 “거론된 기업들은 ‘우려 불식’에 총력을 다하는 중이다. 롯데건설은 하나증권 보고서가 나온 당일 ‘현금성 자산을 2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 ‘올해 1조6천억원의 우발채무를 줄여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할 계획’이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해명성 보도자료를 냈다”고 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중앙일보도 기사 <태영 아파트 분양 2만 가구…입주 계약자들, 설명회 요구>에서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사업장의 수분양자(입주예정자)와 협력업체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며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하도급 업체의 줄도산 등 연쇄 타격도 불가피하다. 정부가 파악한 태영건설의 협력업체는 581곳(하도급 계약 1096건)인데, 업계에서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대통령실도 대주주의 자구 노력이 워크아웃의 전제가 돼야 한다며 태영그룹을 압박하고 나섰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방송에 출연해 “(태영그룹) 경영자가 자기 뼈를 깎는 고통스러운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워크아웃 무산과 법정관리도 염두에 두고 비상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한겨레는 정부당국의 과잉 개입을 지적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부적절한 과잉 개입이 눈에 띈다. 이 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태영 사주 쪽에 ‘제 개인적으로 의견 조정에 더 참여할 수 있으니 언제든지 연락해달라’고 제안했는데, 이에 화답하듯 윤세영 창업회장이 이 원장을 직접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의도가 무엇이든 감독당국 책임자가 직접 밀실협상을 벌이는 행위는 관치금융을 자인하는 것이며, 법적인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한겨레는 “정부가 큰 틀에서 조정할 수는 있지만, 그것 역시 채권단을 통해야 한다. 특히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비롯한 최종 결정은 채권단 자율로 하는 게 원칙”이라며 “더구나 이 원장을 비롯한 정부는 지난해 피에프 사업의 자율적 구조조정을 틀어막아 사태를 이 지경까지 키운 책임도 있다. 이 원장은 자중자애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태영그룹 총수 일가가 정치권·금융계에 전방위 로비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윤세영 창업회장은 최근 5대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개별적으로 만남을 요청했다고 한다”며 “이런 식이면 워크아웃 결정 과정에 향후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 워크아웃 불발 시 하청업체와 분양 계약자들이 큰 피해를 보지만, 그렇다고 태영건설에 부당한 특혜를 줄 수는 없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시장엔 제2·제3의 태영건설이 줄지어 있다”고 했다.

    태영그룹 ‘SBS 지키기’ 의심에 거론되는 SBS 대주주 자격 논란

    태영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SBS 지키기에 나섰다는 의심이 확산되며 SBS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온다.

    조선일보는 기사 <“태영, 자구 노력 부족”…대통령실·총리·금융당국 초고강도 압박>에서 “채권단 안팎에선 7일까지도 태영 측이 사재를 출연하면서까지 워크아웃에 돌입하기보다 법정관리에 대비해 티와이홀딩스 연대채무 상환과 자본 확충을 하면서 지주사와 알짜 계열사 SBS 지키기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며 “태영그룹 측이 수많은 채권자와 협력자를 놔두고 자기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일 경우 결국 지키고자 하는 SBS 대주주 자격 논란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했다.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세계일보는 사설에서 “정부와 채권단은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면서 워크아웃을 통한 지원 여부를 냉철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워크아웃 무산 때 태영의 SBS 대주주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며 “태영발 PF 위기가 금융과 실물경제에 번지지 않도록 막는 게 급선무다. 정부는 옥석 가리기를 통한 구조조정을 질서 있게 추진하고 금융불안 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 세계일보 사설 갈무리.

    서울신문도 기사 <890억 삼키고 최후통첩에도 묵묵부답…태영, 워크아웃 무산 위기>에서 “채권단은 태영그룹이 사실상 태영건설을 버리는 ‘꼬리 자르기’에 나선다면 SBS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분위기”라며 “워크아웃 무산에 대비해 지주사 연대채무부터 상환하고 SBS 지키기에 급급한 태영그룹이 언론사를 가질 자격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 “법치 관장 국가기관이 대통령 부인 보호위해 법과 원칙 무시하다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일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배우자 비리 의혹에 대한 특검을 거부한 것은 이해충돌 여지가 있다고 보고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9일 본회의에서 재표결해 법안을 폐기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8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이해충돌 여지와 관련해 경향신문은 기사 <“대통령의 가족 수사 거부, 명백한 이해충돌”>에서 “윤 대통령의 쌍특검 법안 거부권 행사가 공직자가 직무 수행 과정에서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한 이해충돌방지법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며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로 배우자 비리 의혹 수사를 막았고, 50억 클럽 특검법을 거부하며 검사 시절 본인의 부산저축은행 수사에 대한 문제 제기로 연결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발도 지적된다. 특히 윤 대통령은 본인과 가족 관련 비리 수사에 거부권을 행사한 첫 대통령이 됐다”며 “거부권 행사는 윤 대통령 본인의 과거 발언·행적과도 배치된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가 연루된 대장동 특검에 대해 ‘특검을 왜 거부하는가. 죄를 지었으니까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당일 법무부가 김 여사를 두둔하는 보도자료를 냈다며 비판했다.

    한겨레는 “법무부는 보도자료 첫머리에서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이 2년 넘게 무리하고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강도 높게 수사하고도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기소는커녕 소환조차 하지 못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검찰이 이 사건을 계속 수사 중이라는 뻔한 사실에 눈감고 있다”며 “법무부의 이번 입장 발표는 수사 가이드라인이자 비공식적인 수사지휘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법무부는 또 특검법의 위헌성을 주장하며 특검 추천에서 여당이 배제된 점을 들고 있는데, 이는 이미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이 나온 사항”이라며 “법치를 관장하는 국가기관이 대통령 부인을 보호하기 위해 이렇게 법과 원칙을 무시하다니 황당할 따름이다. 법무부는 김 여사 사건이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대통령실과 여당, 법무부까지 나서 국민적 의혹에 굽은 잣대를 들이대는 비정상적 행태야말로 이 사건을 ‘권력형 부정부패’로 만들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정부가 50억 클럽 의혹에 대한 검찰의 부실 수사가 특검을 자초했다는 점에는 침묵하고 정치적 논리만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동아일보는 “법무부는 이런 사실들은 언급하지 않은 채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특검 도입은 수사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2년 3개월 동안 뭘 하다가 이제 와서 수사 방해 운운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대통령실은 ‘친야당 성향의 특검이 임명돼 이 대표에 대한 수사 결과를 뒤집기 위한 진술 번복 강요, 물타기 여론 공작 등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야당 추천 특검이라고 해서 편향된 수사를 할 것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수사 성과는 내놓지 못하면서 특검은 못 받겠다고 하니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의 권한쟁의심판 검토가 ‘김건희 특검’ 이슈를 총선까지 화제로 끌고가려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이 김 여사 특검에 찬성으로 돌아서 반란표를 던지기를 기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는 볼 수 없다. 민주당은 특검도 실제 이뤄질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비판 여론이 확산되기를 바랐을 뿐”이라며 “권한쟁의심판도 헌재가 인용할 것을 기대하고 청구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어떻게든 김 여사 관련 이슈가 선거때까지 화제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애초 특검이 총선 정략이었음을 다시 한번 자인한 셈”이라고 했다.

    아울러 “특검을 하겠다면 여야 합의로 공정한 특검을 구성하고 선거에 영향이 없도록 총선 이후 특검을 출범시키는 것이 순리”라고 했다.

    윤유경 기자602@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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