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26일 화요일

“노숙 20년, 병원은 너댓번”…멀기만 한 지정병원 가는 길

 장현은 기자 

[르포] 홈리스 병원 동행기
지원센터서 진료의뢰서 떼고
서울시 지정 병원 가야
‘의료급여 수급’은 높은 벽

“20년간 병원 4∼5번 가봐”
노숙인 10명 중 3명 이상
“아파도 병원 안 간다”
박재혼(62)씨의 꺾어 신은 운동화.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박재혼(62)씨의 꺾어 신은 운동화.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4월13일, 박재혼(62)씨의 아침이 분주했다. 깔끔한 옷을 갖춰 입고, 쌀쌀한 날씨에 비닐 점퍼까지 챙겨 입었다. 눌러 쓴 검정 모자 밑으로는 하얗게 샌 머리카락들이 정갈하게 삐져 나왔다. 이날의 단정한 차림새와는 다르게, 박씨는 왼쪽 신발을 한껏 꺾어 신었다. 박씨를 괴롭히는 불편한 다리다. 이날은 박씨에겐 흔하지 않은 ‘병원 가는 날’이었다. 노숙 생활 20년간 병원 치료를 받은 기억은 네다섯 번 정도. 심지어 한 번은 구급차를 타고 실려 갔던 경험이다. 지난 13일 <한겨레>가 동행한 박씨의 ‘병원 가는 길’은 길고도 멀었다.
아파도 가지 않는 곳, 병원

“발가락이 저릿저릿해서 잠자다가 깨고 그랬어요.”


 이날 오후 2시, 용산역에서 만난 박씨는 꺾어 신은 왼쪽 신발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박씨가 신발을 꺾어 신은 지는 두 달도 넘었다. 박씨는 지난 2월 중순부터 다리 통증을 느꼈다. 발가락에 힘을 줘 움직이기가 어려웠다. 걸을 때마다 느껴지는 통증에, 절뚝절뚝 몸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박씨는 그렇게 움직이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생활을 했다. 박씨가 사는 용산역 아래 텐트촌에서 역까지 올라가는 데는 통상 2∼3분이 걸리지만, 아픈 다리로는 십분이 넘게 걸렸다. 생활이 불편해도 병원에 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혹시 통풍은 아닐지’ 박씨의 이상한 걸음걸이를 본 홈리스 단체 활동가의 권유로, 박씨는 3월 말이 돼서야 병원을 찾았다. 이날은 2주 전에 했던 피 검사 결과를 보러 가는 날이었다.


“발이 퉁퉁 부었는데도 병원 생각은 안 했어요. 생존에 위협이 느껴질 정도가 아니면 굳이 안 가는 거죠.”박씨가 병원 가기를 망설인 데는 이유가 있다. IMF 이후 집을 나와 20년이 넘게 노숙 중인 박씨는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노숙인들은 ‘노숙인 의료급여 1종 수급자’를 신청할 수 있지만, 박씨는 수급자가 아니다. 박씨에게 남은 선택지는 지방자치단체 의료지원을 받는 것이다. 서울시 의료 지원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매번 노숙인 종합지원센터를 방문해 진료의뢰서를 발급받은 뒤, 센터가 정해주는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지정 병원’만 갈 수 있는 노숙인

“진료의뢰서 떼러 왔는데요.”오후 2시 반, 박씨는 ‘진료가 필요한 노숙인’이라는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서울역 인근 종합지원센터에 들렀다. 노숙인에게 1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거나 2차 병원으로 연계해주는 곳이다. 해당 센터는 치료가 필요한 노숙인을 동부병원, 서울의료원 등 서울 시내 5개의 2차 병원이나 결핵 전문 병원, 정신과 전문병원으로 인계한다. 시민사회단체는 2012년 노숙인 진료시설 지정제 시행 이후 줄곧 폐지를 요구해왔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고 대한의사협회 등의 반발도 거세다. 박씨는 동작구 보라매병원 정형외과 진료 의뢰서를 받았다. 서울역을 기준으로 걸어서는 2시간30분, 대중교통으로는 40분 정도가 걸리는 곳이다. 이날 박씨는 운좋게 활동가와 함께 지원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박재혼(62)씨가 13일 오후 보라매 병원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서울역에 위치한 다시서기부속의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발급 받아 나오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박재혼(62)씨가 13일 오후 보라매 병원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서울역에 위치한 다시서기부속의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발급 받아 나오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박씨는 3시15분 예약 시간에 빠듯하게 맞춰 도착했다. 접수를 하고, 대기하며 박씨는 계속해서 진료 의뢰서를 통해 본인의 치료 필요성을 증명해야 했다. 진료실에 들어서자 의사는 박씨 통증이 ‘방사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4∼5년 전 허리를 삐끗해 4번 척추가 내려앉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후로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 그 통증이 점점 아래로 내려와, 다리 통증으로 왔다.“약을 드리고 싶은데, 간이 많이 망가지셔서 약 드시는 건 어려우세요. 붙이는 패치를 처방해 드릴게요.”수십 년의 노숙 생활로 간이 망가진 박씨는 먹는 약을 처방받기에는 간 수치가 너무 높았다. 치료의 때를 놓친 질병들은 박씨 몸에 지워지지 않는 상흔을 남겼다. 내시경 검사와 추가 채혈 검사 등이 필요했다.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검사를 전달받자, 박씨는 한숨부터 나왔다. 박씨가 사는 용산역 주변에 정형외과와 내과는 많지만, 박씨에게 이용이 허락된 병원은 멀기만 하다.


박재혼62)씨가 13일 오후 발급받은 진료의뢰서를 가지고 보라매 병원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공간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박재혼62)씨가 13일 오후 발급받은 진료의뢰서를 가지고 보라매 병원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공간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그냥 이러다 죽겠지…하고 사는 거에요.”

“우리 사람들(노숙인들)은 웬만하면 병원 안 가요. 주변에 보면 아픈 사람은 많죠. 결핵도 있고, 속 아픈 사람도 많고, 통풍 걸린 사람도 있고…참다가 괜찮아지면 그냥 또 그렇게 사는 거에요.” 거리 노숙인의 경우, 박씨처럼 아파도 병원 이용을 미루거나, 아예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난 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도 노숙인 실태조사’를 봐도 그렇다. 아플 때 대처방법에 대해 ‘병원에 가지 않고 참는다’라고 응답한 거리 노숙인의 비율은 2016년 31%에서 지난해 37.5%로, 6.5%포인트 늘었다. 17.9%는 ‘무료진료소를 이용한다’고 답했으며, 15%는 ‘약국 처방’에 그친다고 답했다.특히 노숙인이 갈 수 있는 공공병원이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바뀌면서 치료를 받던 노숙인이 쫓겨나는 경우도 있었다. 제한적으로나마 이용하던 ‘병원 가는 길’마저 막혀버린 것이다. 박씨는 “내가 용산역 텐트촌에서 제일 오래 살았는데, 그간 죽어 나간 사람도 4∼5명 봤다”며 “코로나19 걸린 사람도 분리는커녕, 같이 밥도 먹고 지냈다. 감염될까봐 걱정은 되지만 ‘그냥 이렇게 살다 가는구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진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은 “동네에 정형외과가 많은데도, 지정 병원만을 가야 하는 노숙인은 차비가 없어서 몇 시간씩 걸어가서 진료받기도 한다. 코로나19가 그 한계를 더 여실히 보여줬다”라며 “이러한 지정 제도 자체가 건강권과 의료 접근권에 대한 침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의료 급여 수급자가 되더라도, 병원은 높은 벽

박씨가 노숙인 1종 의료 급여 수급자가 되면 더는 ‘진료 의뢰서’를 뗄 필요가 없다. 하지만 1종 노숙인이 되려면 노숙 3개월 이상이고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거나 6개월 이상 체납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다행히 박씨는 해당이 되지만, 수급자를 신청해도 문제다.1종 의료급여 수급자가 되더라도 지정 병원만 갈 수 있는 건 마찬가지다. 노숙인 1종 의료 급여 수급자였던 김아무개(37)씨는 5년 전 발작을 일으켰을 때도 지정 병원을 가야했다. 만성 위장병 때문에도 병원을 자주 가야 했는데, 먼 곳에 있는 지정 병원을 매번 가기가 어려워 한 달치 약을 타놓고 먹곤 했다. 의료급여 수급자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 달에 한 번 시설에 가서 갱신도 해야 했다. 최근에는 의료급여 개정에 따라 이 기간이 ‘7일’로 줄었다. 안형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거리에 계신 분들은 노숙인 1종 의료급여 신청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 일주일에 한 번씩 수급 자격 유지하기 위해 시설을 방문하라는 건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지침”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정 병원에서 진료 받은 뒤로는 주사 등 적극적 처방을 받은 기억도 잘 없는 것 같다. 매번 약만 탔지, 제대로 된 상담 받기도 어려웠다”며 “지금은 임대주택에 살고 있어서 모든 병원을 이용할 수 있음에도, 그간 이용해 온 진료기록이 있다보니 가던 공공병원만 가게 된다”고 말했다.


지정병원을 이용하는 습관은, 이후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코로나19로 인해 노숙인의 의료 접근성이 극도로 제한되자, 복지부는 앞으로 1년간은 노숙인 1종 의료급여 수급자가 모든 1·2차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1년간의 단기적 지침이다 보니,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이런 제약들 때문에, 전체 노숙인 중 의료 급여 수급을 받는 규모는 10% 수준에 불과하다는 조사도 있다. 전진한 국장은 “물론 의료 급여 확대만으로 해결되는 건 아니다. 일반 의료 급여 수급자나 이주민 환자들도 민간 병원에서는 잘 받지 않는 등 문제가 많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노숙인은 심지어 진료시설 지정제도라는 허들까지 있으니, 그 벽이 너무 높고 야만적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병원 동행 지원 차량을 이용하는 박재혼(62)씨. 병원으로 이동하는 내내 손을 모으고 창밖을 쳐다봤다. 장현은 기자
병원 동행 지원 차량을 이용하는 박재혼(62)씨. 병원으로 이동하는 내내 손을 모으고 창밖을 쳐다봤다. 장현은 기자

“약 써서 나으면, 한 달 뒤에는 또 안 와도 돼요?”이날 의사를 만나서 박씨가 물은 유일한 질문이다. 병원 가는 길 내내 두 손을 모으고 창밖을 쳐다보며 박씨는 “노숙을 하는 내가 잘못” “돈이 없는 게 죄”라며, 연신 동행 활동가에 미안함을 표했다. 의사 권유에 따르면 다음 달 12일 채혈 검사와 13일 위 내시경이 예정되어 있지만, 병원에 가기 위해서는 지난한 이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 ‘노숙인’임을 증명해야 하고, 차량을 지원하고 동행해주는 사람에게 미안해야 하고, 혹시라도 혼자 오게 되면 몇 시간을 헤매야 할지 모른다.박씨가 병원 진료를 마치고 용산역으로 되돌아온 시간은 4시30분. 다행히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계속 어두웠다. 박씨는 불편한 왼쪽 다리를 끌며 텐트촌으로 돌아갔다. 두 달째 꺾여 있는 박씨의 운동화가 얼마나 더 꺾여 있어야 할지, 몇번이나 더 먼길을 돌아 병원에 가야할지 박씨는 두렵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문재인 대통령 비판자들을 비판함

 

문재인 정부는 그저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을 다 한 것이다
강기석 | 2022-04-27 09:25:50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요즘 들어 부쩍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말)들이 눈에 많이 띤다. ‘문재앙’이라 부르며 극도의 증오감을 표하는 태극기부대 같은 극우세력들, 문 대통령을 비판함으로써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보수정치인들, 이들에게 영합해 문 대통령 비판에 날 새는 줄 모르는 수구언론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오늘 분명 민주개혁진영에 있는 인사이면서 “문 대통령이 해야 할 것, 할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이들을 비판하고자 한다.

이들은 한결같이 문 대통령의 인격을 높이 사면서도 정치적 역량이 부족한 것을 그 이유로 들며 그런 문 대통령을 정치에 끌어들인 주변 인물들을 공격하기도 하고,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나 같은) 열성지지자들을 공격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동안 민주개혁 진영에서 대통령직을 놓고 문 대통령과 경쟁했던 이들 중 누가 문 대통령 보다 훨씬 더 일을 잘 했을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내놓지 못한다.

문 대통령의 정치 마인드의 부족 외에 그가 해쳐 온 여러 상황들에 대한 이해도도 극히 떨어진다. 마치 예전에 모든 사람들이 “모두가 노무현 잘못이다” 고 불평하던 때처럼, 이번 정부의 모든 부족함이 문 대통령 개인의 부족함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듯하다.

우선 문재인 정부가 무엇을 잘못했는가? 명확치가 않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경제적으로 양극화 해소 못한 것, 검찰개혁 등 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남북문제를 완결시키지 못한 것 등일 텐데 이제 와서는 정치적으로 정권재창출 못한 것이 가장 큰 잘못이며 어떤 이들은 조국 장관 가족을 지키지 못한 것을 들기까지 한다.

과연 이러한 일들이 대통령 임기 5년 내에, 막강한 기득권세력(남북문제에 있어서는 미국 일본)의 저항을 뚫고 완수해 낼 수 있는 일이었을까? (그렇다고 “임기 5년 대통령이 겁이 없다”는 윤석열 당선자의 발언과 같은 뜻은 결코 아니다)

비판자들은 “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촛불혁명이 그만한 힘을 주었다고 강변한다. 그런데도 제대로 하지 못한 이유를 문 대통령의 우유부단과 함께 “사람을 잘못 썼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우선 촛불혁명의 힘에 대한 과신이 보인다. 촛불혁명이 진짜 ‘혁명’이었다? 나는 아니라고 본다. 촛불을 든 대규모 시위 혹은 집회였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혁명이라 함은 기존의 제도와 사람, 관습까지 뒤엎어버리는 것이다. 전혀 새로운 사람들이 나와 기존의 제도와 질서를 깨뜨리고 전혀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내는 일련의 과정이다.

촛불시위(집회)는 기존의 제도(탄핵과 선거)를 통해 지극히 정상적,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한 힘만을 발휘했을 뿐이다. 사람, 제도, 사고방식, 세력관계, 질서, 관습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 (그럼에도 촛불시위가 혁명의 의미를 갖는다면 그것은 4.19 이래 부마, 광주, 87에 이어 앞으로도 계속될 시민정치운동-장기적 의미에서 혁명-의 한 부분으로서다)

누군가는 국회에서 무려 172석까지 몰아주었는데도 제대로 개혁을 못했다고 질책한다. 그것이 어찌 문 대통령의 잘못인가. 민주당 자체가 개혁을 향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의원들로만 구성돼 있지 않다. 지금껏 민주당이 국회에서 해 온 꼴을 보라. (민주당을 비판하는 더 심한 말은 삼가겠다)

대통령이 정치력을 발휘해 민주당을 동원했어야 한다고? 그것은 과거 대통령이 공천권을 행사하던 ‘제왕적 대통령제’에서나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 당을 일렬종대로 세우고 국회를 떡 주무르듯 하는 것은 과거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 때나 가능했고 앞으로 등장할 윤석열 대통령이나 시도할 것이다.

개혁을 못 한 것은 문 대통령이 사람을 잘못 썼기 때문이라는 둥, 심지어 문 대통령이 사람 보는 눈이 없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런 지적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도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곰곰 생각해 본다.

인사의 최대 원칙은 ‘적재적소’일 텐데, 이는 곧 적소에 쓸 적재가 충분하다(인재pool)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확실히 문재인 정부의 주요 인물들의 면면(대법원장 김명수, 국무총리 이낙연 정세균, 비서실장 임종석 노영민, 검찰총장 문무일 윤석열 김오수, 기재부장관 홍남기)을 보면 거의가 부족한 데가 많고 일부는 명백히 실패한 인사다.

그러면 그때, 그 자리에 이들보다 더 자격이 있는 인물이 충분히 있었을까? 충분히 있었는데 잘못 골라 쓴 것일까? 말하자면 총리급이라면 정치가 됐든, 행정이 됐든, 학문이 됐든, 경영이 됐든, 어떤 한 분야에서 수십 년 업적을 쌓고, 능력이 있을 뿐 아니라 청렴하고, 대통령 못지않은 카리스마와 지도력을 갖춘 인물이어야 할 텐데, 거기에 개혁 마인드까지 지닌 인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검찰총장이나 기재부장관이 되려면 고시에 합격해 20년, 30년 이상 해당 조직에서 경력을 쌓은 자들이어야 할 텐데, 그런 권력기관에서 개혁 마인드를 지니고 그 오랜 기간 자리를 보존한 자들이 얼마나 있을까?

설사 있다 한들 자기 조직을 제대로 이끌 수 있을까? 조직이기주의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검사나 관료 조직이 아니라 수천 명 판사 조직을 이끄는 대법원장이라면?

나는 이들dp 대한 인사실패(?)를 정보부족, 판단미스가 아니라 인재부족, 혹은‘배신’이라는 코드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재부족은 앞으로도 개혁정권이 맞닥뜨릴 최대의 장애물이 될 것이다. 

나는 문 대통령이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신이 해야 할 과업을 충실히, 충분히 수행했다고 믿는다. 문 대통령은 개혁이 필요하다고 해서 무턱대고 팔 걷고 나서는 사람이 아니다. 그 조직(제도)에서 개혁에 필요한 힘이 충분히 생겨나기를 기다리며 그 과정에서 자기가 해야 할 일만 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인물이야말로 이명박 박근혜를 앞세운 수구세력에 맞설 최고 최적의 인물로 발탁하고 키워 끝내 정권교체에 성공한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지 남이 아니다.(당시 이재명 후보는 충분히 크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그런 기대에 부응해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 온 것이다. (수구세력의 온갖 방해책동에도) 큰 혼란과 희생없이 펜데믹을 극복했다.

세계가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존재를 충분히 인정하는 나라로 우뚝 섰다. 남북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지난 5년 한반도는 어느 때 보다 평화로웠다. 일본이 함부로 보지 못하는 나라가 됐다. 양극화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지만, 모든 수치는 그 어느 때보다 양극화가 완화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나라 재정이 튼튼해졌다. 물론 문재인 정부가 이 모든 일들을 혼자 힘으로 다 한 것은 아니다. 개혁이 미진했던 것이 우리 민주개혁진영의 역량이 아직 부족했기 때문이라면, 이러한 성과 역시 민주개혁진영이 가진 힘을 다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그저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을 다 한 것이다. 그것은 무엇보다 게이트 없는 ‘정직한 정부’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명박처럼 거짓말 하고 사기치고 뜯어먹지도 않았고(사자방) 박근혜처럼 우왕좌왕 굴욕적인 외교꼴을 보이지도 않았고 안전이 구멍(세월호 메르스)나지도 않았다. 역대 어떤 정권(노무현 대통령만 제외)도 벗어나지 못했던 측근들의 발호도 없었다.

우리는 대선 패배의 아픔과 좌절 속에서도 문재인 정부, 그리고 과거 민주정부에 대한 자부심을 놓아서는 안 된다.

80점 받을 만한 학생이 아주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해 80점을 받았다. 이 학생을 제대로 보살피고 제대로 가르쳐주지도 못한 선생님이 “왜 100점 받지 못했느냐”며 마치 40점 받은 학생 나무라 듯 하면 되겠는가. 100점 학생은 영원히 나오지 않는다. 혁명을 100번 해도 나오지 않는다. 

(딱 하나, 남은 것이 정경심 교수 사면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 교수를 사면하는 꼴은 결코 보고 싶지 않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0&table=gs_kang&uid=513 
 

윤석열 인수위로부터 받은 황당한 우편물

 

[그 정보가 알고 싶다] 청와대 개방보다 더 중요한 것


22.04.27 07:38최종 업데이트 22.04.27 07:38

4월 20일, 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로부터 답장을 받았다. 인수위원회에 우편을 보낸 지 한 달여 만의 일이다.

답장을 받기 불과 하루 전, 아무래도 인수위가 내용을 읽고도 답을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어떻게 할지 대책(?)을 고민했는데, 떡 하니 등기우편으로 답장을 보낸 것이다. 그러나 답장에 대한 설렘을 잠시였다. 윤 당선인의 친필이 인쇄된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봉투 안에는 답이 없는 답장이 덜렁 들어있었다. 
 

▲ 인수위에서 우편이 왔습니다. ⓒ 정보공개센터


답이 없는 답장

지난 3월 18일, 시민단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이하 정보공개센터)'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등기우편 한 통을 보냈다. 정확하게는 등기로 정보공개청구서를 보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에는 온라인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어서, 굳이 인수위에 보낸 것처럼 우체국 등기우편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하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https://20insu.go.kr/) 홈페이지에는 정보공개 온라인 창구는커녕 정보공개에 대한 안내조차 없었다.

인수위원회 입장에서 보자면, 짧은 기간 동안 새 정부 국정운영 비전을 짜야 하기 때문에 바빠서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다. 한시기구 특성상 정보공개가 어렵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http://18insu.pa.go.kr/)는 홈페이지에 정보공개청구 방법과 안내를 공지해놓은 바 있다. 이마저도 18대 인수위는 출범 14일만에야 늑장으로 안내를 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보공개 안내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인수위 출범 14일만에 홈페이지에 국민의 정보공개청구방법을 안내했다. ⓒ 대통령기록관

 
물론 정보공개 안내가 안 되어 있다고 해서 정보공개청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에 따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공기관에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정보공개법 제2조 제3호에 따르는 공공기관으로 국민에게 보유 및 관리하는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중략) 대통령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업무를 보좌하여 정부의 조직·기능 및 예산현황의 파악,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설정하기 위한 준비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며, 정보공개법 제2조제3호에 따른 국가기관으로서 공공기관에 해당한다. (2008-0047 법제처 유권해석)


인터넷으로 어렵다면, 팩스나 우편, 직접 방문으로도 가능하다. 정보공개센터가 우편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한 이유다. 

정보공개센터가 인수위원회에 요청한 것은 민감한 자료가 아니다. 인수위원회에 소속되어 있는 인수위원 명단과 인수위원회의 예산 내역을 정보공개청구했다. 이들 정보는 공공기관이라면 어디든 당연하게 공개하는 정보다. 

공무원을 비롯해 공적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위촉된 개인의 성명과 소속은 정보공개법에서도 공개해야 한다고 일부러 명시해 놓은 정보다. 이미 이전 인수위원회 정보공개 행정심판에서는 인수위원회 개최 회의의 참석자 명단도 공개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런 마당에 위원 명단을 비공개할 근거가 없다.  
 

피청구인은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회의 참석자의 성명은 개인의 인적사항이라 비공개하였다고 주장하나,<br style="box-sizing: inherit;" /><br style="box-sizing: inherit;" />피청구인이 이와 관련하여 공개한 내용을 보면 인수위원회 회의에는 각 분과별 인수위원·간사위원·전문위원·실무위원 등이 참석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들은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통령 당선인이 임명 또는 관계 기관에서 파견된 직원으로 정부의 조직·기능 및 예산현황의 파악,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설정하기 위한 준비 등 대통령직 인수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므로, 인수위원·간사위원·전문위원·실무위원 등은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 또는 국가가 업무의 일부를 위탁 또는 위촉한 개인에 해당되어 그 성명은 정보공개법 제9조제1항제6호 단서조항에 따라 공개대상이므로,<br style="box-sizing: inherit;" /><br style="box-sizing: inherit;" />피청구인이 백서를 통하여 청구인에게 인수위원·전문위원 등의 성명을 공개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 처분 당시에 개인의 인적사항이라는 이유를 들어 인수위원·간사위원·전문위원·실무위원 등의 성명을 공개하지 않은 피청구인의 이 사건 처분 부분은 위법하다.<br style="box-sizing: inherit;" /><br style="box-sizing: inherit;" />(중앙행심2013-03600)


예산 역시, 인수위원회 예산액이 어느 정도로 책정되었는지 언론보도로도 나온 만큼 비공개하기 어려운 정보다. 이렇게 공개하기 쉬운 정보를 인수위원회에 굳이 정보공개청구 한 이유는 다름 아닌 인수위 시절부터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잘 닦아 놓기 바라는 마음이었다. 

황당한 사유

윤석열 당선인은 청와대라는 공간을 시민에게 내어주고, 국민과 "현장에서, 직접, 자주" 소통하겠다고 했다. 정보공개는 국민과 소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페이스북을 하고, 시장을 방문하고, 식당에서 참모들과 밥을 먹고,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는 것도 좋지만 이들은 모두 애써 시간을 내야 하는 이벤트다. 하지만 정보공개는 이미 법으로 정해진 의무사항이다. 국민의 알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보공개제도는 국가가 국민과 소통하는 훌륭한 방법이자 엄연한 행정절차다. 법에서 정하고 있는 절차를 건너뛴 더 나은 소통은 있지도 않거니와 한다 한들 오래 가기도, 체계적이기도 어렵다. 

하지만 윤석열 인수위는 소통을 요구하는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절차도, 시스템도 무시한 그야말로 황당한 응답을 해왔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4월 20일 인수위원회가 보낸 답장에는 "공개여부 결정기간 연장 통지서"가 들어 있었다. 

정보공개법에 따르면, 국민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공공기관은 10일 이내에 공개/비공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경우 이를 10일에 한해 미룰 수 있다. 인수위원회 역시 당연히 공개여부 결정을 미룰 수 있다. 하지만 인수위원회가 보낸 연장 통지서는 법을 지킨 게 하나도 없었다.  

첫 번째, 이 정보공개 결정을 왜 미루는지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정보공개법에 따라 공개여부 결정을 연장할 때에는 연장된 사실과 연장 사유를 청구인에게 지체 없이 문서로 통지하여야 한다. 하지만 인수위원회의 통지서 어디에도 미루는 이유가 언급되어 있지 않다. 그저 미룬다는 통보가 있을 뿐이다. 

두 번째, 응답 기한 자체가 늦어도 한참 늦었다. 법에 따르면 인수위원회는 청구를 받은 날부터 최장 20일 이내에 공개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정보공개센터가 3월 18일 보낸 청구서는 3월 22일 인수위에 도착했다. 그러면 법에 따라 아무리 늦어도 4월 18일까지는 공개든 비공개든 결정을 통지했어야 한다. 답변은 미룬다는 통지 역시 4월 4일까지는 해야 했다. 

그런데, 인수위원회는 결정통지를 해야 하는 마지막 날에, 결정이 아닌 결정을 미루겠다는 답변을 한 것이다.
  

▲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보낸 정보공개연장통지서1 ⓒ 정보공개센터

 

▲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보낸 정보공개연장통지서2 ⓒ 정보공개센터

 
이해할 수 없는 연장통지서의 이유를 살펴봤더니 접수일부터 꼬여 버렸다. 3월 22일에 접수했어야 할 청구서를 인수위원회는 10일도 더 지난 4월 5일에서야 접수했고, 그 결과 법에 따라 지켜져야 하는 기한이 미뤄져 버린 것이다. 

왜 10일 이상 정보공개청구서를 접수하지 않고 있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통지서에는 전화번호도, 담당자 이메일주소도, 하다못해 팩스번호조차 남겨져 있지 않았다. 오로지 주소가 남겨져 있었지만 이 정도의 통지서로 미뤄보건대 간다고 만나주기는 할까 의문이다. 

정보공개 뭉개기는 엄연한 국민의 알권리 침해, 인권침해다. 2021년 인권위원회는 "공공기관은 헌법 및 정보공개법에서 규정하는 내용과 절차를 준수해 적극적으로 국민의 알 권리가 존중될 수 있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며, 시민의 정보공개청구를 바쁘다는 이유로 접수하지 않은 자기 기관의 늦장대응이 인권침해라고 시정을 권고한 바 있기도 하다. 

청와대 개방보다 중요한 것

윤석열 당선인은 소통의 한 방법으로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라는 공간에서 벗어나겠다고 했다. 하지만 새 집무실에서 어떻게 소통하겠다고 하는 건지는 알 길이 없다. 대통령이 나가고 난 뒤, 시민에게 개방되는 청와대는 관광의 장소는 될지언정 소통의 장소는 될 수 없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나서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소통은 공간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해결하고 보완해야 한다. 수준 높은 소통의 전제는 정보다. 정부와 국민이 대등한 수준의 정보를 갖고 있을 때,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대화를 할 수 있다. 그래야만 실질적인 국민의 국정운영참여, 이른바 거버넌스가 이뤄진다. 

윤석열 당선인은 5월 10일에 20대 대통령에 취임하여 국정을 시작한다. 인수위에게 받은 편지로 받은 불안하고 답답한 인상이 부디 기우이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정보공개센터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재용 사면복권 청원에 동아 "오죽하면" 한겨레 "궤변"

 

  • 기자명 김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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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2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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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신문 솎아보기]사면론 고개, 연이틀 이재용 사면 군불지핀 중앙
    ‘검수완박’ 민주당 단독의결, 한국 “기소·수사권 분리 뒤 혼란 줄여야”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배우자 정경심 전 교수에 대한 사면을 검토하고 있다. 경제5단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 총수 사면론을 청원했다. 보수 신문들이 전날에 이어 오피니언 면을 통원해 재벌 사면론을 이어간 반면 한겨레는 보도와 사설을 통해 이를 “일고의 가치 없는 궤변”이라 일축했다.

    신문들은 문 대통령이 임기 말을 앞두고 사면 대상을 막판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최근 정무수석실을 중심으로 각계 사면 요구를 취합해 문 대통령에 전달했다. 조계종 등 불교계는 ‘국민통합’을 이유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지사, 정경심 전 교수,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을,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종근 부영그룹 회장 등을 사면해달라고 요청했다.

    ▲27일 아침신문 1면
    ▲27일 아침신문 1면
    ▲박용 동아일보 부국장 칼럼
    ▲27일 박용 동아일보 부국장 칼럼

    보수 신문들은 동시다발로 데스크 칼럼을 통해 재벌 총수 사면을 주장했다. 동아일보와 세계일보가 ‘글로벌 경제 대전환기’를 똑같이 이유로 들었다. 26~27일 이틀 간 국민일보와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가 지면을 통해 경제5단체의 사면을 주장하는 논리를 비중 있게 전달하거나 직접 주장했다.

    동아일보의 박용 부국장은 데스크 칼럼을 통해 “오죽하면 경제5단체가 (…) 사면복권 청원서까지 내고, 기업인들이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뛸 수 있게 발목을 잡는 ‘모래주머니’부터 떼어 달라고 하소연하겠는가”라며 “사면 조치로 (…) ‘모래주머니’부터 떼어주는 노력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의 우상규 산업부 차장도 “진행 중인 다른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무시하는 논리”라면서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7일 세계일보 데스크 칼럼
    ▲27일 세계일보 데스크 칼럼

    전날 1면과 고현곤 논설주간 겸 신문제작총괄 칼럼, 외부 기고, 경제면과 정치면을 동원해 ‘재벌 총수 사면으로 대통합’ 논리를 편 중앙일보는 이날도 1면과 종합 8면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사면 검토 움직임을 보도했다. 청와대가 5월8일 석가탄신일을 맞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지사, 이재용 부회장 등 사면에 대비해 구체적 준비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히면서 이어지는 본문에선 “대상자에는 MB와 김 전 지사를 포함해 일부 여야 전직 국회의원 등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26~27일 1면
    ▲중앙일보 26~27일 1면
    ▲27일 중앙일보 8면
    ▲27일 중앙일보 8면

    한겨레는 ‘여권의 한 고위인사’를 인용해 사면한다면 석가탄신일을 계기로 삼기보다 특별사면 형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관련 보도에서 “임기말 사면 검토 기류에 ‘사면권 남용’을 우려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이 “사면권은 최소한의 절제된 권한 행사여야 하며 사법정의와 법치 실현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며 “뇌물·배임·횡령 등 5대 중대 부패범죄에 사면권을 제한한다던 문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약속을 깨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5차례에 걸쳐 특별사면을 단행했다”며 “대선 후보시절 ‘부패범죄는 사면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를 사면하면서 약속을 깼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비자금 약 33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이재용 부회장은 최서원(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다.

    ▲27일 경향신문 6면
    ▲27일 경향신문 6면

    한겨레는 사설을 내 “재벌 총수 사면이 국민통합을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궤변”이라며 “사법정의를 해쳐 국민통합을 심각하게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겨레는 재계의 ‘경제 위기’를 명분으로 든 사면 주장에 “이런 식이라면 재벌 총수는 불법을 저질러도 언제든 사면받아야 하는 특별한 존재”라며 “재벌 총수들의 명백한 범죄 행위를 없던 일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를 갉아먹는 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27일 한겨레 사설
    ▲27일 한겨레 사설

    ‘검수완박’ 법사위 단독의결에 신문들 제각각


    더불어민주당이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로 여야가 합의한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독 의결했다. 27일 아침신문들은 이 소식을 1면에 다뤘다. 보수 신문들은 1면에서 해당 법안 처리를 ‘꼼수’ ‘강행’ 등 단어로 강하게 비판한 반면 다른 신문들은 단독 의결 과정을 전하는 한편 일부 국민의힘 책임도 거론했다.

    신문들은 이날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이 국회 통과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했다. 민주당은 22일 여야가 합의했던 중재안에 선거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권을 올 연말까지 남겨두는 내용(정의당 안)을 추가해 27일 밤 0시11분 법사위에서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신문들은 민주당이 27~29일 본회의 처리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27일 동아일보 1면
    ▲27일 동아일보 1면

    법사위가 밤 0시11분께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만큼 한밤 중 이뤄진 전체회의 법안 통과 소식을 담았는지는 신문마다 갈렸다. 경향신문과 세계일보는 26일 저녁 법안이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상황을 담았다. 7개 신문은 이후 법사위 전체회의 단독 처리 소식을 전했다.

    앞서 여야는 검찰이 직접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6대범죄 가운데 경제와 부패 범죄에 대한 검찰의 수사권 폐지만 1년 6개월 뒤 시행하기로 미루고, 나머지 선거·공직자·방위사업·대형참사 범죄 수사권은 4개월 뒤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수사권 폐지를 원천 반대한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정의당은 6·1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선 범죄까지는 검찰의 수사권을 연말까지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민주당이 이를 개정안 ‘부칙’에 반영해 처리했다.

    보수 신문들은 관련 보도에서 법안 처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1면 머리기사 첫 문장으로 “민주당이 이른바 검수완박 중재안을 국회 법사위에서 ‘위장 탈당’ 꼼수로 강행처리했다”고 강한 비판조로 보도했다. 이어지는 기사에서도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으로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한 사실을 지적하고 “결국 초유의 자당 의원 위장 탈당 꼼수를 강행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 첫 문단에 “박병석 국회의장이 본회의 개최를 결정한 경우 국회 171석을 가진 민주당의 강행처리를 막을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는 상황이다”라고 첫 문단에 전했다. 1면 헤드라인 아래엔 북한이 공개한 대률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사진을 배치했다.

    ▲27일 조선일보 1면
    ▲27일 조선일보 1면

    한겨레, 경향신문, 국민일보, 한국일보 등은 법사위 통과 과정을 보도한 뒤 본회의 때 정국이 얼어붙거나 극한 충돌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경향신문과 국민일보, 한겨레는 1면에 국민의힘 측의 합의 파기를 언급했다.

    ▲27일 국민일보 1면
    ▲27일 국민일보 1면

    한국일보는 사설 ‘검수완박 속도전, 마지막까지 협의 끈 놓지 말아야’에서 “약 70년 만에 형사사법의 기본틀을 바꾸는 획기적 변화인 만큼 여야 합의 처리를 당부한다”며 “국민의힘이 여야 합의 중재안을 번복하면서 강행처리의 빌미를 준 만큼 강대강 대치정국의 책임 또한 국민의힘이 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했다.

    ▲27일 한국일보 사설
    ▲27일 한국일보 사설

    그러면서도 “강대강 대치 속에 표결을 강행한다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민주당 또한 정국 급랭의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여야 공히 한시적인 검찰 수사권 몇 개의 관할권 다툼을 벌일 때가 아니라 검찰 수사ㆍ기소권 완전 분리 과정에서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김정은, "핵무력 최대 급속도로 강화발전시킬 것"

     

    북,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국가 근본이익 침탈하면..."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4.2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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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04.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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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은 25일 저녁 김일성광장에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을 진행했다. 흰 군복 차림의 김위원장 왼쪽 옆에 물러난 리병철의 모습이 눈에 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은 25일 저녁 김일성광장에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을 진행했다. 흰 군복 차림의 김위원장 왼쪽 옆에 물러난 리병철의 모습이 눈에 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은 25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을 진행했다.

    평소 8면을 발행하던 [노동신문]은 이날 총 16면 중 13개면을 열병식 보도에 할애해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원수계급장을 단 흰 군복차림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주석단에 나와 핵무력 강화 계획과 함께 국가 근본이익을 침탈할 경우 핵무력의 실제 사용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우리는 격변하는 정치군사정세와 앞으로의 온갖 위기에 대비하여 우리가 억척같이 걸어온 자위적이며 현대적인 무력건설의 길로 더 빨리, 더 줄기차게 나갈 것이며 특히 우리 국가가 보유한 핵무력을 최대의 급속한 속도로 더욱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조치들을 계속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핵무력의 기본사명은 전쟁을 억제함에 있"지만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이익을 침탈하려든다면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무력을 필두로 한 무력 강화에 대해 거듭 힘주어 말했다.

    "힘과 힘이 치열하게 격돌하는 현 세계에서 국가의 존엄과 국권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진정한 평화는 그 어떤 적도 압승하는 강력한 자위력에 의하여 담보된다"고 하면서 "우리는 계속 강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먼저 "혁명의 세대는 계속 바뀌고 날로 더욱 포악해지는 제국주의와 장기적으로 맞서야 하는 우리 혁명의 특수성"을 들어 '정치사상강군화'를 '군 건설의 기본이자 전략적 제1대 과업'이라고 역설했다.

    또 "세계군사력의 발전추세와 현시기 급속하게 변화되는 전쟁양상은 우리 군대를 군사기술적으로 더 빠르게 현대화할것을 요구하고있다"고 하면서 '군사기술 강군화'를 강력 추진할 과업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특히 국력의 상징이자 우리 군사력의 기본을 이루는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여 임의의 전쟁상황에서 각이한 작전의 목적과 임무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핵전투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여사와 함께 광장에 도착해 군 명예위병대의 영접속에 명예위병대와 대연합부대 군기를 사열한 후 주석단에 올랐다.

    열병식 광장에는 최신형 전술미사일종대, 초대형 방상포종대, 전략미사일종대가 잇따라 들어섰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열병식 광장에는 최신형 전술미사일종대, 초대형 방상포종대, 전략미사일종대가 잇따라 들어섰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초도행 방사포종대에 대해서는 임의의 순간에 선제적인 연속타격을 가할 수 있는 세상에 없는 조선의 절대병기의 하나라고, 소개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열병식에 모습을 나타낸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열병식에 모습을 나타낸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열병식은 국기게양식-21발 예포 발사-김 위원장의 경축연설-열병식 준비겸열-열병종대 행진-공군 열병비행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국방상인 리영길 차수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인 박정천 원수에게 열병부대가 정렬하였음을 보고하고 점검을 마친 박정천이 김 위원장에게 열병식 준비가 끝났음을 보고한 후 시작됐다.

    명예기병종대를 시작으로 △항일무장투쟁시기 종대와 △조국해방전쟁시기 종대에 이어 △당중앙위원회 호위처종대 △국무위원회 경위국종대 △호위국종대 △호위사령부종대가 뒤를 이었다.

    1~5군단종대에 이어 해군과 공군종대 뿐만 아니라 최고급 지휘관 양성소인 김정일군정대학종대를 비롯한 각급 군사학교종대와 노농적위군종대, 정치보위대, 국가보위성종대, 특별기동대종대와 비상방역종대 등이 망라되어 열병행진을 진행했다.

    신문은 기계화종대와 최신형 전술미사일종대, 초대형 방사포종대, 전략미사일종대에 이어 지난달 24일 시험발사한 초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이 잇따라 광장을 행진했다고 전했다.

    특히 초대형 방사포종대에 대해서는 "주요타격 대상들을 사정권안에 두고 임의의 순간에 선제적인 연속타격으로 초토화할 수 있는 세상에 없는 조선의 절대병기의 하나"라고 소개하고 '화성포-17'형에 대해서는 '공화국의 전략적지위를 온세상에 과시'했다고 하면서 "어머어마한 모습을 가까이하는 온 광장이 삽시에 환희와 격정의 도가니로 화하였다"고 알렸다.

    이날 열병식 주석단에는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비서, 리병철 당 비서, 리영길 국방상, 권영진 군 총정치국장, 림광일 군 총참모장을 비롯한 무력기관 책임일꾼들, 대연합부대장, 정치위원들, 연합부대장들이 등단했다.

    군사분야 최고책임자였다 물러난 리병철을 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호명한 것이 눈에 띈다. 리병철은 박병천과 함께 김 위원장의 양 옆에서 열병식을 참관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됐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총리는 귀빈석에 앉고 리일환·정상학·오수용·태형철·김재룡·김영철·정경택·박정근·오일정·허철만·박태덕·김형식·유진·박명순·리철만·김성남·전현철·주철규·리선권·리태섭·우상철·김영환 등 당·정 간부들이 주석단에 자리잡았다.

    당·정·군에서 오래 활동한 리명수, 태종수, 최영림, 김경옥 을 비롯한 노 간부들이 초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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