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19일 목요일

중국, '대안 세계' 건설에 나서다


[주간 프레시안 뷰] 미국의 금융패권, 무너지다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지배해 온 국제금융질서에 중대한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미국의 가장 긴밀한 동맹국인 영국을 비롯해 유럽의 경제대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가 가입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가입 결정은 미국 금융 패권의 약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강화, 그리고 유럽의 독자 노선 본격화를 초래할 것입니다. 베트남전쟁의 여파로 1971년 닉슨 정부가 금태환 정지를 결정하면서(1971년) 세계경제에서의 절대적 우위를 상실한 미국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와 이번 AIIB 사태를 거치면서 상대적 우위마저 중국에 빼앗길 처지에 놓였습니다. 바야흐로 국제 정치경제질서의 지각 변동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번 주에는 AIIB 사태의 배경과 의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AIIB는 지난해 10월 베이징에서 중국 주도로 창립됐습니다.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건설을 위한 자금을 대출해준다는 게 목표입니다. 초기 자본금 5백억 달러의 대부분을 중국이 댔고 총자본금 1천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출범 당시 중국, 인도, 사우디, 베트남 등 아시아 21개국이 참여를 결정했으며 오는 31일 파키스탄에서 첫 업무회의를 열어 의결권 배분 등 실무 논의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즉 이달 말까지 가입해야 창립 회원국 자격을 준다는 얘깁니다. 아시아 국가 중 현재까지 가입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 일본, 호주 등 미국의 동맹국들입니다. 미국이 가입을 반대했기 때문이죠. 미국은 중국이 AIIB를 발판으로 소프트 파워와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매우 경계하고 있습니다. AIIB가 자신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은행, 그리고 긴밀한 동맹국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경쟁 상대가 되는 것을 극력 꺼리는 것이죠. 

미국의 금융패권 무너지다 

그런데 지난달 12일 영국이 돌연 AIIB 가입을 선언했습니다. 현 보수당 정부 내에서 AIIB 가입을 적극 밀어붙였던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AIIB 가입은 "영국과 아시아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라며 가입 이유를 밝혔습니다. 영국의 가입 결정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에게도 의외였던 모양입니다. 영국의 권위 있는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3일자 기사에서 "영국이 자신의 가장 가깝고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의 대외정책에 맞서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면서 특히 "국제금융체제의 가버넌스와 관련해 영국이중국 편을 든 것은 아마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결정으로 중국은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반면, 대부분의 관측통들은 경악했다"고 전했습니다.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 17일 유럽 최대의 경제대국인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서유럽의 경제대국들이 줄줄이 AIIB 가입을 선언한 것입니다. <뉴욕타임스> 17일자 기사는 영, 독, 불, 이 등 서유럽의 동맹국들이 중국 주도의 AIIB 가입을 결정한 데 대한 미국의 당혹감과 배신감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습니다.

신문은 유럽의 경제대국들이 "오바마 정부의 직접적인 요청을 무시하고 미국이 (자신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은행의 라이벌로 여기고 있는 중국 주도의 AIIB의 창립멤버가 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는 "긴밀한 우방국인 미국에 대한 '뼈아픈 거부(stinging rebuke)'"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존 케리 국무장관이 지난 11일 프랑크 발터-스타인마이어 독일 재무장관을 직접 만나 가입을 만류한 지 불과 엿새 후에 이런 결정이 나온 데 대해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당혹감뿐만이 아닙니다. 2차 대전 이후 세계 금융을 주도해온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 미국이 주도해온 금융기구의 영향력이 축소되지 않을까 전전긍긍 하는 모습입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그동안 (미국과 중국 간에) 권력투쟁이 있었고, 이제 우리는 1945년의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옮겨가고 있다"는 유럽의 한 고위관리의 말을 전했습니다. 나아가 신문은 "유럽의 AIIB 가입 결정은 세계의 권력 균형을 바꾸려는 시진핑의 노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전의 중국 지도자들이 세계무역기구(WTO) 등 기존 국제기구의 틀 안에서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기존 기구의 규칙을 바꾸려는 정도의 시도를 해 온 반면, 시진핑은 독자적인 국제기구를 통해 중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브뤼셀에 있는 <유럽아시아연구소>의 중국 전문가인 테레사 팔론은 "중국은 대안의 세계(an alternative universe)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미국의 유럽 동맹국들이 이를 돕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팔론은 이어 "중국은,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구축한 국제질서가 삐걱거리고 있는 가운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정치경제의 전체적 틀"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이 AIIB를 출범시킨 것, 여기에 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물론 영, 독, 불, 이 등 서유럽의 경제대국 대부분이 참여한 것은 향후 국제 정치경제 질서의 중대한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얘깁니다.


▲ 지난 2014년 10월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양해각서(MOU) 체결식. ⓒAP=연합뉴스
▲ 지난 2014년 10월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양해각서(MOU) 체결식. ⓒAP=연합뉴스  
 
 
중국은 왜 AIIB를 만들었나  

그러면 중국은 왜 AIIB를 만들었고, 영국 등 미국의 서유럽 동맹국들은 여기에 적극 동참하게 된 것일까요? 

그것은 무엇보다도 미국이 IMF 등 국제금융기구를 인류 보편의 공동 이익보다는 자국, 특히 금융 등 경제엘리트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변질시켰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미국은 IMF 의결권 중 최대 지분인 16.5%를 갖고 있으면서 이 기구의 운영을 좌지우지 해왔습니다. 또 세계은행의 총재는 미국인이, IMF 총재는 유럽인이 독점해 왔습니다. 반면 세계 GDP의 15.4%를 차지하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IMF 의결 지분은 3.8%에 불과합니다. 또 세계 GDP의 5.4%를 차지하고 있는 인도의 의결 지분은 2.3%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 등은 자신들의 경제력에 걸맞는 의결 지분 확대를 요구해 왔지만 미국은 이를 외면했습니다. 지난 2010년 미국 정부는 자신의 지분(16.5%)에서 고작 0.5%를 포기하는, 인색한 개혁안을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미 의회의 거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16%의 지분율을 지키려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IMF 개혁을 위해서는 85%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16%의 의결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은 어떤 결정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갖게 되는 셈입니다. 한마디로 미국 마음대로 IMF를 운영할 수 있다는 얘기죠.

더 중요한 것은 IMF가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가혹한 긴축과 금리 인상을 요구함으로써 금융위기에 빠진 국가들을 더욱 참혹한 사회경제적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점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한국이 그런 꼴을 당했죠. 경제가 어려워지면 정부가 돈을 풀고(양적 완화) 금리를 인하해 일단 경제를 살려놓는 게 정석입니다만, IMF는 오로지 긴축과 살인적인 금리 인상를 요구했습니다. 채무국의 사회경제적 위기는 외면한 채 서방 금융권의 채권 회수만을 위한 조치였습니다. 반면 미국 정부는 2008년 자국의 금융위기에 대해서는 양적 완화와 금리 인하를 통해 경제를 살려냈습니다. 외국에는 가혹하고 자국에는 관대한 이런 식의 금융 운용에 대해 미국 경제학자 조셉 스티글리츠는 지독한 이중기준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세계은행의 운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세계은행의 정식 명칭은 '부흥 및 개발을 위한 세계은행'으로 경제적으로 뒤떨어진 나라들의 인프라 개발 등을 위한 대출을 주 임무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은행의 대출에는 항상 까다로운 조건들이 요구됩니다. 대부분이 미국 대기업들의 개발도상국 진출을 돕기 위한 것들입니다. 그런데 이미 지난 2013년 중국의 중남미,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대한 대출 규모가 세계은행의 그것을 넘어섰습니다. 물론 중국의 대출 역시 외국의 자원 개발을 목적으로 한 것이긴 합니다만, 세계은행의 대출 조건보다는 덜 까다롭다고 합니다. 

이처럼 중국 경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했고,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역시 미국보다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국제금융기구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되자 중국은 자신이 주도할 수 있는 국제금융기구 건설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중국은 AIIB 외에도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이 참여하는 BRICs은행 창립을 주도했으며, 아시와 유럽 간 경제 교류 확대를 위한 실크로드기금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럽 주요 국가들의 AIIB 가입은 그동안 주로 아시아와 개발도상국에 한정돼 있던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유럽의 마이웨이 시작되다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AIIB에 참여한 1차적 이유는 중국이 세계 최대의 수출시장이자 투자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작년 말 현재 3조8400억 달러(약 4400조 원)의 외환을 보유한 세계 최고의 부자나라입니다. 또한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를 위해서는 2020년까지 매년 8천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이 이러한 황금시장을 외면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데이비드 카메론 총리는 지난 2013년 12월 사상 최대의 경제사절단(100명)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 왔다고 합니다. 2012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난 데 대한 중국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고 하는군요. 민주주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영국이 지난해 (자국의 옛 식민지였던) 홍콩의 민주화 시위에 대해서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도 바로 중국을 의식했기 때문입니다. 영국은 AIIB 가입에 대한 보답으로 원전 건설에 대한 중국의 투자, 그리고 런던의 금융중심지 시티를 향후 아시아 지역 외 위앤화 결제의 금융허브로 한다는 등의 실리를 챙겼습니다.

그러나 유럽 주요 국가들이 미국에 등을 돌린 데는 경제적인 것보다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전쟁만 일삼는 미국 뒤만 따르다가는 '같이 망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 선 것입니다. 사실 미국-유럽의 관계는 지난 2003년 3월 부시의 이라크 침공 때 이미 균열이 시작됐습니다. 당시 미국의 네오콘은 침공에 반대한 프랑스와 독일에 대해 '낡은 유럽(Old Euope)'이라며 맹공을 퍼부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미국은 이라크 및 아프간 점령에 무려 4조달러나 퍼부었지만 이 지역을 평정하지 못했고 오히려 이슬람국가(IS)라는 괴물을 만들어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2003년 이라크 침공을 미국 헤게모니 쇠퇴의 결정적 전환점으로 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군사적 모험주의는 이라크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바로 우크라이나 사태입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많은 서방언론이 보도한 것과는 달리, 러시아가 일으킨 것이 아닙니다. 미국이 시작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서방의 경제 및 군사적 동맹으로 만들어 러시아를 고립시키고, 나아가 러시아와 서유럽간의 자연스런 경제교류 확대를 차단하기 위한 것입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일단 갈등은 봉합됐지만,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만일 메르켈 총리의 중재 노력이 없었다면 서유럽은 (어쩌면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미-러 간 군사 대결에 끌려들어갈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미국은 지금도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강조하면서 갈등을 확대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런 미국을 유럽이 더 이상 따를 필요가 있을까요? 유럽 국가들의 AIIB 가입은 그동안 가능성으로만 얘기되던 유럽의 독자 노선이 표면화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미국은 사실상 국제사회의 왕따가 된 것입니다. 

영국, 싱가포르 사례의 교훈  

영국이 AIIB 가입을 선언한 다음 날(13일), <뉴욕타임스>는 그 배경에 관한 분석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카메론 총리의 이번 결정은 5월 7일 총선을 위한 승부수의 하나라는 것, 그리고 카메론 정부는 중국 문제 및 국방비 문제에서 이전 정부와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우선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이전처럼 미국을 맹종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이런 정책 선회는 이전 블레어 정부가 부시 정부를 따라 이라크 침공에 동참했다가 쓴맛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카메론 총리는 미국과의 신의는 지키겠지만(loyal), 미국의 노예가 되지는 않겠다고(not slavish) 다짐했다고 합니다. 영국의 국익을 위해서는 미국의 뜻을 거스를 수도 있다는 얘기죠. 그런 태도가 이번 AIIB 가입에서 드러났습니다.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잭 류 미국 재무장관과의 협의를 거치면서도 AIIB 가입을 관철시켰습니다.  

또한 영국의 국방비 지출을 줄일 계획입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가 요구하는 GDP 대비 2%를 지키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2016년 회계연도에는 1.95%, 그 다음 해에는 1.85%로 내려갈 전망입니다. 미국은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커지고 있는 마당에 국방비 감축이라니’라며 펄쩍 뛰고 있지만, 사실 웃기는 소립니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키운 것은 바로 미국이 초래한 우크라이나 사태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미국의 가장 긴밀한 동맹국이라는 영국도 이젠 마이웨이에 나섰습니다. 


한편 싱가포르의 한 관리는 AIIB 가입과 관련해 미국 측과 협의를 하면서 "밖에서 아무리 불평하면 뭣하나. 안으로 들어가서 (미국 측이 원하는) AIIB 운영의 투명성, 신뢰도를 높이는 데 힘쓰겠다"는 말로 미국을 설득했다고 합니다.  

한국은 지금 AIIB와 사드 문제 등으로 미국과 중국의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AIIB는 아시아 각국에 인프라를 건설해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자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입니다. 반면 사드는 북핵 위협을 명분으로 내걸고 있지만 실상은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것입니다. 중국과의 전쟁을 대비한 것이죠. 만일 사드가 한국에 배치된다면 미중 갈등은 더욱 극심해질 것입니다. 

게다가 최근 내한한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차관보의 말대로 사드는 아직 '이론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무기체계입니다. 대상도 분명치 않고, 효능도 확실치 않은 무기체계에 수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비용을 쓸 필요가 있을까요? 한국의 최대 무역흑자국인 중국과의 갈등을 무릅쓰면서까지 말입니다. '한미동맹만 든든하면 경제도 안보도 만사 OK'라고 착각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집권 계층, 과연 이들은 영국 등 유럽 국가의 행보에서 교훈을 배울 수 있을까요? 


민주화가 척결해야 할 적폐? 정부의 수상한 보고서


15.03.19 21:46l최종 업데이트 15.03.19 21:47l



대통령 비서실이 직접 발주한 연구보고서가 적폐를 만들어낸 역사적 배경으로 민주화 운동을 지목했다. 또한 민주화 이후 시민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고도 '악습'과 '떼법'으로 폄훼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19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아래 정보공개센터)가 공개한 '적폐척결을 위한 전략보고서'는 적폐가 생겨난 역사적 배경으로 '민주화 과정'을 거론했다. 60쪽이 넘는 이 보고서는 "억압된 사회에서 벗어나 민주화 열풍으로 시작된 다양한 사회이익집단들의 목소리는 소위 '떼법'이라는 악습을 정착하게 했다"라며 "떼법은 민주사회 근간을 흔드는 불법행위를 묵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민주화에 편승해 분열 조장하는 세력 강경 진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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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대통령비서실이 발주한 연구보고서에는 민주화 과정이 적폐를 만들어낸 역사적 배경 중 하나로 나와있다. 해당 보고서는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적폐를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KDN'이라는 이름만 있을 뿐 누가 연구에 참여했는지 등 세부 정보는 나와있지 않다.
ⓒ KDN

이어 보고서는 "87년 이후 불법의 묵인화 현상에 편승해서 일부 사회이익집단들은 사회를 양극화된 정치 스펙트럼으로 분열시켜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켰다"라며 "이런 정치적 양극화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국가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화 세력이 사회 분열을 조장했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또한 해외에서 정부가 노동조합의 파업에 강경하게 대응한 사건들을 적폐 척결의 모범 사례로 들었다. 지난 1981년 미국 레이건 대통령이 당시 파업을 선언한 항공관제사들 중 48시간 내에 복귀하지 않은 1만여 명을 파면한 일과 1984년 영국 대처 수상이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탄광노동자들을 경찰력을 동원해 무력으로 진압한 사건 등을 본받을 만한 사례로 꼽았다. 특히 탄광 노조 진압은 시위 과정에서 6명이 사망하고, 1만 여명이 경찰에 체포되는 등 일각에서 악명 높은 노조 탄압의 사례로 손꼽히는 사건이다. 

이어서 적폐를 나열한 뒤에는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보고서는 "대한민국 헌법과 자유시장질서를 부정하는 일부 사회집단들의 위헌적이고, 사회갈등을 조장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들은)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세력이므로 필요하면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법적 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썼다. 

'적폐 척결 세부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가장 강한 곳에서 이기면 다른 곳은 저절로 해결 된다"는 원칙을 제안한 뒤 "주요 국가정책 추진을 방해하고 있는 일부 강경 사회이익집단을 상대로 공공분야 개혁을 관철시킨 후, 다른 기관으로의 파급효과를 고려한다"고 썼다. 

대통령에게는 "(적폐 척결을) 대한민국 대통령(의) 리더십 자산으로 승화(해야 한다)"며 "각 부처가 발굴한 적폐들 중에서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적폐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척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조언했다. 이어 "대통령의 모습이 항상 나타나야 한다"며 최근 대통령이 주재한 규제개혁위원회의 끝장 토론 진행 방식을 모범 사례로 제안했다. 

"'비리와의 전쟁' 다음은 노동조합?... 황당하지만 가볍게만 보이지 않아"
기사 관련 사진
▲  행정자치부가 운영하는 정책연구관리시스템(프리즘)에 공개된 '적폐척결을 위한 전략보고서'.
ⓒ 프리즘 캡쳐

해당 보고서는 대통령 비서실이 지난해 11월 1일에 발주했다. 이후 'KDN'이라는 곳에서 약 6주 동안 연구한 뒤 지난해 12월 16일에 제출했다. 900만 원을 받고 작성한 이 보고서에는 기관명만 있을 뿐 누가 연구에 참여했는지 등 세부 정보는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6일 <서울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KDN은 민간 연구기관이며 더는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유승 중앙대 기록관리학과 교수(정보공개센터 소장)는 "행정자치부가 운영하는 정책연구관리시스템(프리즘)에 보고서의 내용을 다 공개해놓고 어떤 기관이 용역을 수행했는지 밝히지 않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투명한 정보 공개를 핵심으로 한 정부3.0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교수는 "보고서 전체가 60여 페이지인데 19페이지가 요약본"이라며 "보고서의 품질 도 민망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단독] 정부 ‘언론 로비’ 전담 조직 신설…보도 통제 우려

등록 : 2015.03.20 01:35

문체부, 언론출신 ‘협력관’ 채용 추진
신문·방송·인터넷언론 창구로 활용
언론사 압박·회유 악용 우려에
“정책현안 소통위해” 해명

정부 정책에 관한 홍보 전반을 관장해온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이 최근 언론사 간부 출신을 채용해 언론인 대면 접촉과 보도 협조 요청을 위한 창구로 활용하는 언론협력관 직제를 새로 만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언론 학자들은 언론협력관의 보도 협조 요청이 상황에 따라 언론사에 대한 압박·회유로 변질되는 등 보도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9일 정부 관계자는 “국민소통실이 지난 연말부터 언론담당협력관(가칭) 직제를 만드는 계획을 검토해 최근 조직구성 등에 대한 기본안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신설되는 직제에는 신문, 방송, 인터넷 언론 등을 전담하는 언론 출신 협력관 3명과 지원 인력들을 배치할 예정이다. 언론협력관은 임기 2~5년의 전문임기제 계약직(국장급)으로 언론사 간부 출신 퇴직자들 가운데 적임자를 한두 달 안에 공모 또는 추천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현재 국민소통실은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계동 국립극장 분관 등지에서 협력관들이 활동할 사무실을 물색 중이다. 국민소통실이 김종덕 문체부 장관에게 직보하는 형태로 추진하고 있는 이 계획은, 외부는 물론 문체부 다른 국·실에도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문체부 쪽은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기자들을 수시로 만나 보도가 예상되는 정책 현안에 대해 미리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 주된 업무”라며 “계약직이기 때문에 1년마다 한번씩 정부의 승인을 받아 임기를 연장하는 한시 직제”라고 밝혔다. 또 “홍보 전문가도 채용 대상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국민소통실 핵심 인사는 “업무에 매인 공무원들이 언론사 입장을 교감하며 소통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종교계 인사들을 종무관으로 영입해온 관행처럼 언론을 아는 전직 언론인들을 정책소통에 활용해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인사개입설, 기관장 낙하산 논란, 인사 난맥상이 잇따라 대서특필되고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가 확산된 것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는 게 문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하지만 언론학계 전문가들은 협력관제 신설이 목적, 기능 등에서 시대에 역행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을 공개하고 설명하는 공보 기능과 달리 언론사 간부·기자들을 사석에서 만나 협조를 요청하는 ‘로비활동’이 주된 업무이기 때문이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언론인 출신들이 기관원이 되어 언론사를 출입하고 기자들을 계속 만나는 행위 자체가 비정상적인 권위주의 시대의 관행”이라며 “보도 협조 요청은 언론사나 언론인의 개별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 압박이나 회유로 변질될 수 있고, 음성적으로 보도 내용을 사전 조율할 여지도 있어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1980년대 초 보도지침 등으로 악명을 떨쳤던 문화공보부 홍보조정실도 전직 언론인들을 직원으로 채용해 보도 내용을 사전 조율한 전력이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왜 이들은 생뚱맞게 부정부패 청산을 외치고 있을까요?

재탕에 4대강 사업 빠진 ‘수상한 부정부패 척결’
도대체 왜 이들은 생뚱맞게 부정부패 청산을 외치고 있을까요?
임병도 | 2015-03-20 08:46:18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지난 3월 12일 이완구 국무총리는 취임 한 달 만에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합니다. 총리의 대국민 담화문을 보던 시민들은 깜짝 놀랍니다. 갑자기 ‘부정부패’에 관한 얘기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인사청문회 당시 각종 비리로 ‘죄송하다’고 했던 이완구 총리가 취임하자마자 ‘부정부패 척결’을 외치니 너무 황당했습니다. 여기에 대통령까지 가세해서 부정부패 척결을 외치는 이완구 총리의 말을 거들며 부패 청산을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한민국의 부정부패가 청산되지 않은 현실은 있지만, 갑자기 총리와 대통령이 부정부패를 외치니 이상합니다. 도대체 왜 이들은 생뚱맞게 부정부패 청산을 외치고 있을까요?

‘부정부패 척결도 재탕하나요? 이미 2014년도 작품’
부정부패 청산이나 척결은 한국 사회에서 꼭 필요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에서 이런 얘기가 없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이완구 총리나 박근혜 대통령이 주장하는 ‘부정부패 청산’은 작년에 모두 나왔던 발표입니다.
2014년 7월 8일, 정홍원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며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합니다.
정 총리는 대국민 담화문에서 세월호 사고와 더불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와 잘못된 커넥션을 보여주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홍원 총리는 “원전 비리, 체육계 비리, 기업 비리 등 바로 잡아야 할 우리 사회의 각종 부패구조들도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앞으로 별도 팀을 구성해서 이런 부정부패를 반드시 척결해 나가겠습니다. 그래서 깨끗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저의 모든 힘을 다하겠습니다.”라며 부정부패 척결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박 대통령은 정홍원 총리의 대국민 담화문이 발표되고 난 며칠 뒤인 2014년 7월 22일 ‘앞으로 비정상의 정상화, 공직사회 개혁, 안전혁신, 부패척결 등 국가혁신 과제를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며 이완구 총리 때와 마찬가지로 정 총리의 부정부패 척결을 뒷받침해줬습니다.
부정부패 척결을 주장했던 정홍원 총리와 이완구 총리, 그리고 그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박근혜 대통령, 마치 먹었던 국을 재탕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똑같습니다.

‘부정부패 척결, 그동안 뭐 했나요?’
정홍원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문이 발표되고 나서, 부정부패 척결은 어떻게 됐을까요?
2014년 7월 22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부정부패 척결’ 얘기가 나오자마자, 국무총리 소속 ‘부패척결 추진단’이 공식 출법합니다. 국무총리 소속 국무조정실은 2014년 8월 25일 ‘부정부패 척결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다양한 방안을 발표합니다.
국무총리실 홈페이지에도 부정부패 관련 메뉴를 신설하여 다양한 부정부패 관련 민원이나 정보를 올려놓았습니다.
이후 검찰청, 경찰청, 국방부, 조달청 등 정부기관들이 모두 참여하는 ‘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이 활동을 합니다. 박근혜 정부의 ‘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합니다.
부패척결추진단은 ‘정부합동 부정, 부패 신고센터’를 개설해 부패척결 5대 핵심분야에 대한 제보와 신고를 받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작년 8월부터 시작한 부패 척결이나 청산을 하면서도 왜 갑자기 이완구 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은 다시 ‘부정부패 청산’을 또 내세울까요?

박근혜 정부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부패척결추진단은 물론이고 관련 검찰, 경찰 등을 모조리 다시 수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다른 의도라면 정치적 꼼수일 것입니다.

‘부정부패 척결, 왜 MB의 4대강 사업은 빠졌나?’


이완구 총리는 부정부패 척결로 ‘방위사업’, ‘자원개발’, ‘대기업 비자금 조성’, ‘공적문서 유출’ 등을 내세웠습니다. 이런 비리에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는 이완구 총리의 발언은 무엇인가 이상합니다.
방위사업 비리와 국가재정 관련 해외자원 개발, 대기업 문제 등은 이미 지난해 발족한 ‘부패척결 추진단’에서 추진하고 있던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개인의 사익을 위한 공적문서 유출은 지난해에 나오지 않았는데, 아마 청와대 문서 유출과 관련이 있는 듯 보입니다.
아이엠피터가 볼 때 현재 한국의 가장 큰 부정부패는 ‘MB의 4대강 사업’과 ‘국방비리’ 등이 있습니다. 이미 국방비리는 계속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MB의 4대강 사업’비리는 모호합니다.
특히 감사원에서 4대강 사업 비리의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으며, 아직도 관련자들이 처벌을 제대로 받지 않은 상황인데도 이번 부정부패 척결에는 4대강 사업이 빠졌습니다.
경향만평 [김용민의 그림마당]2014년 11월 6일 http://goo.gl/gLAjyo ⓒ 경향신문
부정부패 척결에 4대강 사업이 빠진 가장 큰 이유는 4대강 사업은 직접 MB를 향하기 때문입니다. 자원외교나 방위산업 비리는 MB가 아닌 주변 인물들에게 칼날이 겨눠집니다.
특히 친이계 의원들은 자원외교나 방위산업 등에 연루됐던 인물이 많아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시범케이스로 몇 명을 구속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바로 MB와 연결되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도 부담됩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아무리 부정부패 척결을 외쳐도 MB를 향해서는 직접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부패와의 전쟁’이나 ‘부정부패 척결’ 모두가 좋은 말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치부가 드러날까 봐 어떤 비리는 손을 대지 않는 일 자체가 바로 부정부패입니다.
자신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국민의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는 꼼수는 언젠가 또 다른 비리 연루자로 역사의 심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769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해결하는 게 정치인듯


정현환 2015. 0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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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와 비참과 과오가 아무리 처절했어도 종말이 행복하면그 과정은 그것으로 잊혀진다. 그러나 헤피 엔드로 슬펐던 과정을 잊을 수 있는 것은 관객의 경우다. 슬픔을 겪은 주인공은 종말의 행복보다도 불행했던 과정에서 잃어버린 가치를 아쉬워하게 마련이다. 그 차이는 불행을 체험한 사람과 그것을 감상하는 사람의 위치의 차이다. 전쟁에는 관객이 없다. 모두가 슬픈 주인공일 수 밖에 없다.” 리영희 저, <전환시대의 논리> 중에서
 국회의원회관 532호. 이 문구를 잊지 못해 책상 앞머리에 두고 하루에도 여러 번 읽는다는 의원을 만났다. 원로 언론인이었던 고 리영희 선생님의 말이 이 세상에 울리기 바라며, 국민에게 간절히 전달되기를 바라는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초선, 야당, 여성. 어느 것 하나 유리할 것 없는 조건에서 자신의 정치를 위해 기지개를 키고 있는 국회 국방위원회 의원 권은희. 그녀가 걸어온 정치는 무엇일까. 앞으로 그녀가 하고자 하는 정치는 무엇일까. 

‘용판무죄 은희유죄’- 공익제보자 권은희

  - 지난 1월 29일, 국정원 댓글관련 전 서울경찰청장 김용판 씨가 최근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 사건을 외부로 알린 ‘공익제보자’로서 지금 심정이 어떠한가?
  = 지금도 변함없다. 수사 중인 경찰에게 ‘외압’을 넣었던 경찰 윗선의 부조리를 폭로한 행동에 대해 후회 없다. 경찰로서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1월 29일 결과로 인해 당시 사건을 더 이상 다툴 수 없다는 사실에 참담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내 행동에는 부끄럼 없다.
물론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1심 때부터 일관되게 증언해왔던 내용이 결국 반영되지 않은 현실에 답답하다. 간과된 내용은 이렇다. 경찰 윗선은 2012년 12월 16일 23시, 수서경찰서 수사팀에 한 마디 말도 없이, 국정원 댓글사건내용을 공개했다. 그것도 허위로 조작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가 진행 중이었고,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나에게 아무런 얘기 없이 언론에 알렸다.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나는 이러한 사실을 법정에서 수차례 증언했다. 그 수사의 결과로 국정원의 조직적인 선거개입 댓글활동이 확인되었다.
  현재 법원은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원세훈에 대해 형사책임을 묻고 있다. 죄가 없다면 법적으로 조치를 받을 리가 없다. 이는 곧 국정원 댓글사건 관련하여 조직적으로 은폐와 왜곡, 날조와 부조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나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다. 우리 사법체계와 국민이 직접 목격했다. 역사가 지켜봤다. 대선에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집단이 개입됐고, 한 점 의혹 없이 이를 밝히라는 시대적 요구에 헌법을 수호하고 지켜야할 조직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 그럼에도 왜 사법부가 이렇게 무책임한 판단을 했는지 답답하다. 이해할 수 없다.
  - 위증혐의로 검찰수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예정인가?
  = 처음부터 위험성은 알고 있었다. 실제로 보수단체로부터 모해 위증죄(형사사건 에 관하여 피고인·피의자를 음해할 목적으로 증인이 허위 진술을 했다는 죄)건이 접수 되어있다. 그런데 나는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재판에서는 내가 참고인 신분이었기 때문에 자료수집이나 비교분석 등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절차와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았다. 나에 대한 사건이 진행이 되면 당사자로서 주도적으로 자료를 수집, 분석하고 사건의 실체에 다가갈 수 있는 참여가 보장된다. 이를 계기로 국민여러분들께서 더욱 진실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초선 야당 여성 그리고 국방위원회 의원

  - 초선이다. 야당의원이다. 여성의원이기도 하다. 첫 상임위가 국방위원회인데, 부담은 없었나? 작년 7월 30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국회의원으로서 겪었던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 2014년 7월 30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8월부터 곧바로 국회에 등원했다. 당시 분리 국감이 논의되고 있던 시점이라서 바로 국정감사를 준비해야했다. 짧은 시간동안 정책을 파악해야한다는 부담이 없지는 않았다. 여성이라서 국방 현안이 멀지 않냐는 질문들을 많이 받는데, 기본적으로 경찰 조직과 군 조직이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어서 큰 이질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국방위 배정 후 제일 먼저 지난 국방위 회의록부터 읽으며 어떤 논의가 진행되어왔는지 파악했다. 흐름을 읽고 나니 근본적인 문제들이 보였다. 이후 국정감사를 통해 군 수사의 독립성·공정성 확보방안 및 군 사법체계 개선, 병영문화개선 등 큰 틀에서 군의 문제를 풀어나가고자 노력했다.
  - 작년 10월,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7사단 여군 성추행 문제를 공론화 시켰다. 처음 이 문제를 어떻게 알게 됐나? 그 이후 조치는?
  = 작년 국정감사에서 구체적인 근거 자료를 제시하며 지난 4년간 군 내 성폭력 사건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국정감사 기간 동안 17사단장 성추행 문제가 발생하면서 제가 지적했던 문제가 주목을 받은 것 같다. 하나의 사건이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여군들의 인권이 보장받고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첫째, 군 내 성폭력 사건 수사에 대한 전문성과 투명성, 이에 대한 제도화를 요구하였고, 두 번째로, 성폭력 피해자 보호 제도를 마련하여 2차 피해 방지, 세번째로 부사관 인사에 있어 지휘관의 주관적 평가 축소, 네 번째로 군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강화를 요구했다.
  - 작년 오대위 자살사건을 비롯하여 최근 여군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문제가 우리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군에서 현재 자행되고 있는 성폭력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 군은 철저한 위계질서를 위해 상명하복을 강조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피해자들은 마음 놓고 신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두려워하고, 성범죄 특성 상 입증이 어려워 신고해도 처벌이 힘들다는 점을 악용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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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병직무활동의 근거 법령 마련 시급

  - 군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성폭력은 엄연히 인권유린이다. 여군 성폭력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 성폭력 피해자 중 하사의 비율이 가장 높은데, 이유는 이들이 장기복무예정자들이기 때문이다. 여성 부사관의 경우, 장기복무 선발 시 지휘추천 배점을 받게 되어 있다. 인사에 있어 상관의 영향력을 받기 때문에 상급자의 권한 남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성범죄와도 무관하지 않다. 장기복무 선발 시 지휘추천 배점을 더욱 줄이고 평가를 객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한다.
  - 작년 10월 7일 국정감사에서 군 헌병대 문제를 지적했다. 작년 12월 23일에는 ‘헌병직무활동의 법제화’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주최했다. 경찰출신이 바라 본 우리 군 헌병대의 구조적인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가장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점은 헌병의 직무활동이 법령에 근거하지 못하고 지휘관의 자의적인 지휘권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헌병 수사 대상이 되는 장병의 인권과 기본권이 침해될 뿐만 아니라, 헌병 직무활동의 범위와 한계가 명확하고 투명하게 규정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반대로 지휘관도 법의 근거가 없기 때문에 지휘권을 행사하는데 장애가 발생되기도 한다. 헌병 직무활동의 전문성이 부족한 점, 업무의 문서화가 안되어 있는 점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헌병에 대한 지휘관의 자의적인 지휘권 행사를 배제하고 장병들의 인권과 기본권 침해를 막기 위해서는 헌병 직무활동의 근거 법령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다.
  - 군 헌병대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 준비 중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
  = 헌병 직무활동의 근거법령이 될 「군사상 질서유지와 안전에 관한 법」을 발의한 상태다. 이 근거법령을 뒷받침할 여러 제도들이 마련될 수 있도록 국방부에 요구해 왔고 국방위원으로 활동하는 동안에는 앞으로도 이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헌병의 행정직무와 수사직무를 뒷받침할 법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국방부에 제시하기도 하였다. 실무에서 필요한 부분들이 계속 수정⋅보완되어야 하겠지만 헌병의 직무활동에 관한 최소한의 객관성과 투명성,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제도가 갖추어질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 수사를 포함한 헌병의 직무활동의 법제화를 통해 지난해 윤일병, 임병장 사건으로 실추된 군의 명예를 회복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광주는 지금 무등산 공군부대 이전 논란

  - 최근 광주에 굵직한 국방 현안이 있다. 무등산 공군부대 이전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 문제는 정확이 무엇인가?
  = 1966년부터 무등산 정상에 주둔해온 공군 방공포대 부지는 국방부 소유가 아닌 공유지와 사유지로 구성되어있다. 국방부 시설본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면적만 광주월드컵경기장(연면적 7만 1630㎡)의 3배가량인 21만㎡에 이른다. 특히 국립공원 내 대대급, 근무인원 180명 이상 대규모 군사시설이 점유하는 사례는 무등산 국립공원이 유일하다. 무등산은 80년 5월의 아픔을 보듬어 주었던, 광주시민들에게는 어머니와 같은 산이다. 광주시민들은 그런 무등산을 국가영공방위를 위해 오랜 시간 양보해 온 것이다. 공군은 2020년대 초까지 대공방어를 위해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구축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이 계획에 따라 무등산 공군 방공포대도 현재 호크미사일을 천궁미사일로 교체하게 된다. 최차규 공군참모총장도 국정감사에서 확인해준 것처럼, 호크미사일의 경우 많은 면적과 인원을 필요로 하는데 반해 새롭게 바뀌는 천궁미사일은 지금과 같은 규모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지금이 공군 방공포대 이전의 적기이다. 2014년 12월12일 국방부, 환경부, 광주시민사회단체가 처음으로 함께 모여, 방공포대 이전 문제를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국방부 관계자에게 “광주시에서 이전비용을 부담하는 기부대 양여방식만을 고집하지 않겠다” 또한 “새 후보지만 마련되면 옮긴다”는 확답을 받아냈다. 공군은 2015년 12월31일로 무등산 정상 사용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다. 토론회를 통해 이전 필요성과 타당성을 서로 인지한 상황이기 때문에 국방부가 이전방식과 이전주체, 이전비용 조달방법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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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81년 광주 상무대 무각사를 방문해 기증한 범종의 소유권을 놓고 광주시와 국방부가 맞서고 있다. 최근 육군본부 등 관계자들을 만나 반환요구를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 2014년 12월 17일 시민여러분과 함께 장성 상무대에 방문해 범종의 현황을 확인했다. 현재까지도 사용하고 있는 상태다. 함께 방문했던 5.18단체회원들께서 참담한 표정으로 말씀을 잇지 못하셔서 가슴이 아팠다. 역사의 심판을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름을 새긴 범종이 아직까지 사용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범종이 광주 시 소유라는 여러 근거들은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육군본부는 이를 반박할만한 아무런 서류가 없는 상태에서 “광주 시가 소유권을 입증하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직접적인 계약서류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을 광주시에 돌리는 것은 맞지 않다.
  - 작년 9월 16일, 3군 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윤일병 5차 공판에 참석했는데, 재판을 보며 어떤 감정이 들었나?
  = 윤일병 사건은 군의 폭력적 병영문화, 병사간 무관심과 신고제도의 무기력, 헌병의 부실수사, 군 지휘부의 사건 은폐와 축소 등 군의 난맥을 그대로 드러내는 사건이었고 언론과 재판과정에서 그런 문제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건이었다. 실제 공판과정을 지켜보며 이런 문제들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방안에 대해 고민을 하고 군의 난맥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 윤일병 사건은 사건의 조작과 은폐와 함께, 28사단 헌병대의 미흡한 초동수사가 진실 규명을 어렵게 했다.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출신으로서 군 헌병대 수사의 잘못된 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일례로 국정원 댓글사건을 보면, 수사상황과 수사의 발표가 상이했고 경찰 내부의 수사 독립성이 문제되었다. 그에 따라 2013년 12월 16일 훈령 개정으로 수사이의제기 규정이 만들어졌다. 범죄수사규칙에 '수사 지휘의 방식, 원칙적으로 서면으로 한다, 이의제기 방식에 대해서 이의를 누구에게 제기한다.' 이런 부분들이 전부 상세하게 규정돼 있다. 이런 규정들에 의해서 그나마 내부의 수사권, 수사기능이 보장될 수 있는 것이다. 헌병 수사에도 이러한 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 당시 재판정에는 윤일병의 유가족들이 있었다. 유족들을 보며 의원으로서 든 심정은 무엇인가?
  = 숨겨진 진실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온 국민이 아파했다. 하지만 생 떼 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는 없을 것이다. 더 이상 고통 받는 장병들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28사단 윤일병 사건 외에도 22사단 임병장 사건, 17사단 성폭력 사건 등 국민들을 걱정스럽게 하는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국방부는 2005년부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병영문화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진정한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방법들은 지난 대책들에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지휘관들이 의지를 가져야 진정한 병영문화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다.
  - 병영문화혁신위도 끝이 났다. 군 옴부즈만 제도, 군 인권법 보장, 군 사법제도 개혁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국방위원회 의원으로서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현재 추진 중에 있는 계획은 무엇?
  = 병영문화혁신위에서 내놓은 안을 검토해 보았다. 5개 주제 22개 세부과제를 선정하고 있는데 기존의 대책을 답습하거나 실효성 없는 안, 국정감사 지적 사항 중 누락된 부분들이 있었다. 예를 들자면 99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이 났던 군가산점제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한 점, 위헌적 요소가 있는 관할관 제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점, 실제 가장 큰 문제가 되었던 헌병 수사 개혁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점 등이 있겠다.
  - ‘권은희의 정치’는 무엇인가?
  =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해결하는 게 정치인거 같다. 과거의 잘못에 매몰되지 않고 바로잡음으로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국민이 원하는 정치인거 같다. 그리고 그것이 권은희가 추구하는 정치다. 과거를 반면교사삼아 미래가 잘못되지 않게 하는 것. 경찰 권은희가 아닌 국회 국방위원회 의원 권은희로서 앞으로 과거의 국방과 관련된 문제가 다가올 미래에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
글/ 정현환 기자 dondevoy8612@naver.com
사진/ 박승렬 사진작가 reol6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