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5일 일요일

[개벽예감 576] 김정은 군사전략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4/02/26 [10:20]

<차례>

1. 독창적인 전략으로 전쟁에서 이긴다

2. 군정배합전략

3. 비대칭전략

1) 적이 예상하지 못하는 시기에 공격한다

2) 적이 예상하지 못한 전법으로 공격한다

3) 적이 방어할 수 없는 무기를 사용한다

4. 집초전략

1. 독창적인 전략으로 전쟁에서 이긴다

고대 중국의 군사전략서인 손자병법(孫子兵法)의 병세편(兵勢篇)에 이르기를 전쟁에서 “기로써 이긴다(以奇勝)”라고 했다. 기(奇)라는 말은 뛰어나다는 뜻이다. 뛰어난 전략으로 전쟁에서 이긴다는 말이다.

군사전략에서 전법도 나오고, 전술도 나오고, 작전계획도 나온다.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군사전략을 갖느냐 갖지 못하느냐 하는 문제는 국가의 운명과 안위를 좌우하는 사활적인 문제다.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뛰어난 전략은 무엇인가? 그것은 적군에게는 없고, 아군에게만 있는 독창적인 전략이다. 적군에게도 있고, 아군에게도 있는 평범한 전략으로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또한 아군의 전략을 보완해 적군의 전략보다 좀 더 우세해진 비교우위 전략으로도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아군만 갖고 있는 독창적인 전략으로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독창적인 전략을 가진 군대가 있다. 조선인민군은 한미연합군이 갖지 못한 독창적인 전략을 가졌다. 조선인민군의 독창적인 전략은 김정은 총비서가 오랜 기간 연구하고, 체계화한 군사전략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독창적인 군사전략을 연구하고, 체계화한 과정을 살펴보자.

일본 마이니찌신붕(每日新聞)이 조선에서 유출된 대외비 문서를 인용해 보도한 2009년 10월 5일부 기사와 2010년 2월 24일 발간된 시사저널 제1062호에 실린 기사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군사전략을 연구하고, 체계화한 과정을 말해주는 중요한 정보다. 이 보도기사들에 들어있는 다음과 같은 정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 동안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보병지휘관 3년제 과정과 군사연구사 2년제 과정을 거치며 군사전략을 연구하였다. 김정은 총비서의 군사전략 연구는 군사 문제 전반을 포괄하였는데, 그 가운데는 정찰위성 자료와 지구위성항법체계(GPS)를 사용한 새로운 군사전략도 포함되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 동안 조선인민군 각급 부대들을 지도하면서 실전화된 군사전략을 연구하였다.

김정은 총비서는 2010년 9월 28일 조선로동당 제3차 대표자회에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중책을 맡았다. 이 사실은 2010년 당시 김정은 총비서가 조선인민군 군사전략을 총괄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김정은 총비서는 2011년 12월 30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 이후 전군을 지휘, 통제하면서 자신의 군사전략을 체계화하였다. 다른 나라 국가수반들은 군사전략을 연구하고 체계화하는 과업을 군사보좌관들에게 맡기지만, 김정은 총비서는 군사전략을 자신이 직접 연구하고, 체계화하였다.

그런데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총비서의 군사전략에 관해 전혀 보도하지 않는다. 군사전략은 국가기밀에 속하기 때문에 조선을 비롯한 모든 나라들은 군사전략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그래서 외부에서는 김정은 총비서의 군사전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예컨대, 미 제국에서 권위 있는 조선문제 분석가로 알려진 로벗 칼린(Robert L. Carlin) 같은 사람도 김정은 총비서의 군사전략에 관해 알지 못한다. 그는 2024년 1월 25일 뉴욕타임스 보도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 상황이 얼마나 급박하게 돌아가는지 우리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들(조선을 뜻함-옮긴이)이 1950년에 남측을 침공했을 때 미국인들을 정신적 혼란에 빠뜨리고, 모든 사람을 정신적 혼란에 빠뜨렸던 불시공격(surprise attack)은 오늘 북조선의 군사 기획자들(military planners)에게 유리할 것이다.”

조선인민군이 불시에 공격할 것이라는 그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지만, 그는 조선인민군의 불시공격전술이 김정은 총비서의 군사전략에서 파생된 여러 전술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로벗 칼린은 조선인민군의 특정한 전술만 알고 있을 뿐, 조선인민군의 전략은 알지 못한 것이다. 군사전략을 모르면, 군사 정세를 심층적으로 인식할 수 없다.

최근 한(조선)반도와 주변지역에서 격화되는 군사 정세에 국제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주변지역은 중국인민해방군과 미 제국군의 충돌위험이 존재하는 서해, 동중국해, 남중국해, 필리핀해를 가리킨다. 군사 정세에 대한 관심은 군사전략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킨다. 김정은 총비서의 군사전략이 무엇인지 알아야 군사 정세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으며, 조선의 군사 동향을 예측할 수 있다.

이 글은 조선의 언론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군사전략 문제에 관한 김정은 총비서의 발언, 그리고 한국, 일본, 미 제국의 언론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조선인민군의 전략적 동향을 종합, 고찰한 시론이다. 자료수집에 한계가 있어 아직 완결하지 못했으니, 시론이다.

2. 군정배합전략

군정배합이란 군사와 정치를 배합한다는 뜻이다. 조선인민군의 군정배합전략은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서 계승, 발전되어왔다. 군정배합전략은 김일성 주석이 이끈 1930년대 항일무장투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역사자료에 의하면, 1936년 2월 27일 김일성 사령관은 남호두에서 진행된 조선인민혁명군 군정간부회의에서 ‘반일민족해방투쟁의 강화 발전을 위한 공산주의자들의 임무’라는 제목으로 보고하였다. 보고에서 김일성 사령관은 “조선인민혁명군 각 부대들, 특히 새로 편성되는 부대들에서는 대원들을 맑스-레닌주의와 조선혁명의 로선, 전략전술로 무장시키기 위한 집중 군정학습, 각종 형태의 정치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이를 위하여 각 부대 내의 정치사업체계를 일층 완비하며 새로 편성되는 부대들에 유능한 정치일꾼들을 선발 배치하여야” 하고 “부대 내에서 혁명적 학습 기풍을 수립하고 지휘간부들과 전사들이 자체의 정치리론 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꾸준히 노력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말하였다.

역사자료에 의하면, 1937년 11월 30일 김일성 사령관은 몽강현 마당거우 밀영에서 진행된 조선인민혁명군 군정간부회의에서 「군정학습을 조직 진행하여 부대의 전투력을 더욱 강화하자」라는 제목으로 연설하였다. 연설에서 김일성 사령관은 “학습은 지휘성원들과 대원들을 자기의 본분을 다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 혁명군대의 전투력을 강화하는 데서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것이며 “혁명군대 내에서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이며 혁명군대가 언제나 튼튼히 틀어쥐고 나가야 할 중요한 사업”이라고 규정하고, “우리는 조선인민혁명군을 창건한 첫 시기부터 ‘혁명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학습은 첫째가는 의무이다’라는 구호를 높이 들고 강대한 적과 싸우는 간고한 투쟁 속에서도 항상 학습에 일차적인 의의를 부여하고 학습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취하였”다고 말하였다.

1930년대 조선인민혁명군의 군정배합전략은 1948년 2월 8일 창건된 조선인민군에 계승되었다. 김일성 주석은 조선인민군을 창건할 때 총참모부와 총정치국을 지휘부로 두었다. 총참모부는 군사활동과 군사작전을 지휘하고, 총정치국은 정치학습과 정치사업을 지도한다.

그래서 다른 나라 군대는 전투훈련을 하지만, 조선인민군은 전투정치훈련을 한다. 전투정치훈련이라는 말은 조선인민군이 전통적으로 사용해오는 중요한 개념이다. 조선인민군의 전투정치훈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면, 모든 장병들이 매일 첫 일과로 정치학습을 2시간씩 한 다음에 전투훈련을 시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나라 군대는 전투훈련만 하지만, 조선인민군은 전투훈련과 정치학습을 병행한다. 이것은 조선인민군이 다른 나라 군대들과 구별되는 전략적 차별성이며 우월성이다.

조선인민군 전군의 정치학습과 정치사업을 담당하는 지휘부가 총정치국이다. 그들이 말하는 정치학습과 정치사업은 최고사령관에 대한 군대의 절대적 충성, 조선로동당에 대한 군대의 절대적 복종, 군대 내부의 사상정신적 단결, 군대와 인민의 전략적 일체성을 부단히 강화하는 활동인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위에 서술한 절대적 충성, 절대적 복종, 사상정신적 단결, 전략적 일체성이 조선에서 말하는 ‘주체의 혁명사상’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김정은 총비서는 전군을 ‘주체의 혁명사상’으로 무장시키는 것을 조선인민군이 달성해야 할 총적 목표로 정했다. 그런 전략적 결정에 따라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전군을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자!”라는 구호를 들고 모든 장병의 사상교양사업과 정치사업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조선인민군의 사상교양사업과 정치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보자.

첫째,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각급 부대 정치부들에 사상교양사업 방침을 하달한다. 자유아시아방송 2023년 2월 8일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각급 부대 정치부들에 “군인들이 훈련하는 현장에 나가 화선식으로 정치사상교양을 진행할 데 대한” 지시를 하달했고, 그 지시에 따라 정치부 지휘관들은 “매일 2시간씩 진행하는 정치상학 외에도 훈련장까지 나와 사상교육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정치상학’이라는 말은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하루의 첫 일과로 진행되는 사상교양을 뜻한다. 조선인민군 장병들은 누구나 정치상학을 마친 후 군사훈련을 받는다.

둘째,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각급 부대 정치부들에 정치사업 방침을 하달한다. 2022년 11월 29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2022~2023년도 전투정치훈련을 앞둔 2022년 11월 22일 총정치국이 각급 부대 정치부들에 하달한 정치사업계획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있다고 한다.

“군인들의 정치사상적 단결을 강화하려면 각 부대 정치부가 군인들이 부대를 진정한 전우집단, 정든 고향집으로 여기고 마음 편히 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각 부대 정치부 지휘관들이 하급 부대를 하나씩 맡아 모든 군인의 애로를 청취하고 마음을 안착시키는 사업을 부대의 당적 사업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위에 인용한 보도에 의하면, 2022년 12월 총정치국의 정치사업방침에 따라 각급 부대 정치부 지휘관들은 물론이고 각급 부대 참모부, 작전부, 보위부 지휘관들도 대대와 중대를 하나씩 맡아 훈련 첫날부터 하급 병사들 속에 들어가 그들과 침식을 같이하면서 정치사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7월 24일부터 27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제1차 지휘관, 정치일군 강습회’를 지도하면서 조선인민군을 “조선로동당의 사상과 령도에 절대 충성, 절대 복종하는 정치사상집단으로 만들며, 모든 작전과 전투, 부대 관리와 지휘관, 병사들의 군무생활을 조선로동당의 정책과 방식대로, 당의 의도대로 진행해나갈 것”을 지시하였다.

김정은 총비서는 사상전이 벌어지는 사상전선과 사상사업이 벌어지는 사상진지를 무엇보다 중시한다. 그래서 김정은 총비서에게 있어서 사상전략과 군사전략은 분리될 수 없게 일체화되었을 뿐 아니라, 사상전략을 우선시하는 군사전략으로 되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2년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 연설에서 “정치사상강군화는 우리 군건설의 기본이며 전략적인 제1 대과업”이라고 언명하였다. 사상전략을 첫째가는 대과업으로 규정한 김정은 총비서의 군정배합전략은 바로 이 발언에서 가장 명백하게 표현되었다.

김정은 총비서의 군정배합전략에서 핵심을 이루는 사상전략은 조선의 언론보도에 나온 표현을 빌리면 “선전공세와 정치학습을 통하여 조선인민군 전군에 김정은 총비서의 혁명사상을 파급시켜, 조선인민군의 정신력을 힘있게 불러일으키는” 전략으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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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총비서는 2024년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6주년에 즈음하여 국방성을 축하 방문하고 연설하였다. 연설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얼마 전 우리 당과 정부가 우리 민족의 분단사와 대결사를 총화 짓고 한국 괴뢰 족속들을 우리의 전정(앞길이라는 뜻-옮긴이)에 가장 위해로운 제1의 적대 국가,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하고 유사시 그것들의 령토를 점령, 평정하려는 것을 국시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과 그 지지세력을 동족으로 보았던 관점을 폐기하고 새로운 대적 관념을 제시한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김정은 총비서의 새로운 대적 관념을 전군에 파급시켜야 하는데, 새로운 대적 관념을 파급시키는 데서 사상전략을 우선시하는 김정은 총비서의 군정배합전략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자유아시아방송 2024년 1월 18일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의 지시에 따라 각급 부대 정치부들은 “새해가 시작되고 나서 매일 진행되는 정치상학과 집중강습, 강연회, 상학준비검열 등 군인들이 모이는 기회마다 평화통일에 대한 환상을 버릴 데 대한 내용의 사상교양을 반복해 진행”하고 있고, “한국은 절대 변하지 않을 우리의 적이라는 철저한 대적 관념을 가지라고 교육하고 있다”라고 한다.

3. 비대칭전략

김정은 총비서의 비대칭전략은 적이 예상하지 못하는 시기에, 적이 예상하지 못한 전법과 전술로, 적이 방어하지 못하는 비대칭무기를 사용하여, 적이 방어하기 불리한 곳을 공격하여 적을 단숨에 제압하는 독창적인 군사전략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연구하고, 체계화한 비대칭전략의 3대 요소를 하나씩 살펴보자.

1) 적이 예상하지 못하는 시기에 공격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4년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6주년에 즈음하여 국방성을 축하 방문하고 연설하면서 “전쟁은 사전에 광고를 내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합시다”라고 했다. 사전에 광고를 내지 않는다는 것은 사전에 공격징후를 적에게 노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그날 연설에서 조선인민군이 “까딱하면 언제든 (적을) 치고 괴멸시킬 수 있는 합법성”을 가졌다고 말하였는데, “까딱하면 언제든 (적을) 친다”는 말은 한미연합군이 예상하지 못하는 시기에 공격한다는 뜻이다. 로벗 칼린은 2024년 1월 25일 뉴욕타임스 보도기사에서 조선인민군의 예상치 못한 공격을 ‘불시공격(surprise attack)’이라고 불렀다.

불시공격은 선제공격과 다르다. 선제공격은 적의 공격징후가 나타났을 때 먼저 적을 치는 것이고, 불시공격은 적의 공격징후가 나타나지 않았어도 불시에 적을 치는 것이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보면, 김정은 총비서의 비대칭전략은 조선인민군이 공격징후를 한미연합군에 노출하지 않고 불시에 공격하는 전법을 파생시켰으며, 거기에서 수준을 더 높여 한미연합군의 공격징후가 나타나지 않았어도 불시에 공격하는 새로운 전법을 파생시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선제공격은 조선인민군도 가졌고 한미연합군도 가진 평범한 전법이지만, 불시공격은 조선인민군만 가졌고 한미연합군은 갖지 못한 독창적인 전법이다.

2) 적이 예상하지 못한 전법으로 공격한다

김정은 총비서의 비대칭전략에서 파생된 전법들은 다음과 같다.

- 정규전을 예상하고 있는 적을 비정규전으로 공격하는 전법

- 전방을 방어하는 적을 후방에서 공격하는 전법

- 하늘을 쳐다보는 적을 땅속에서, 또는 바닷속에서 공격하는 전법

유사시 위와 같은 전법을 실행할 전투단위가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시기 김정일 총비서가 조직한 제11군단(폭풍군단)을 더 확대, 개편하여 2017년 1월 1일 특수작전군을 창설하였다. 특수작전군은 육군, 해군, 공군, 전략군에 이어 제5군종으로 창설되었다.

미 제국 육군성이 2020년 7월 24일 「북조선의 전술(North Korean Tactics)」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총병력은 200,000명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25개 특수작전여단에 배속된 병력 120,000명과 4개 침투저격여단에 배속된 병력 80,000명이다. 이들은 ‘일당백’ 구호를 외치며 고강도 훈련을 받았고, 신형 전투 장비 사용에 능통한 최정예 전투원들이다. 유사시 이들은 수송기, 습격기, 헬기, 잠수정, 공기부양정, 고속단정, 동력활공기, 낙하산 같은 다종다양한 침투 수단을 사용하거나, 남진갱도를 통해 한미연합군 후방 깊숙이 침투해 전방을 방어하는 한미연합군을 후방에서 공격하고, 땅속에서 또는 바닷속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와 한미연합군을 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들은 지상, 지하, 해상, 수중, 공중, 산악으로 입체적인 침투전을 벌여 매복, 습격, 파괴, 교란, 포위, 생포, 유인 같은 전투 행동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한미연합군이 미처 대항할 겨를도 없이 괴멸당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3) 적이 방어할 수 없는 무기를 사용한다

비대칭무기가 있어야 비대칭전략을 수행할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의 비대칭전략에 따라 조선의 군수공업 부문에서는 유사시 한미연합군이 전혀 방어할 수 없거나, 방어하기 위해 상당한 전투력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각종 비대칭 무기들을 속속 개발하여 실전 배치했다. 지금 세계 각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조선이 그처럼 다종다양하고, 그처럼 강력한 비대칭무기들을, 그처럼 짧은 기간에 속속 개발하여 실전 배치한 것을 놀라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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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국방과학원은 2022년 1월 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조선이 개발한 비대칭무기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극초음속 미사일(supersonic missile)이다. 조선이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명칭은 화성-12형이다. 화성-12형 극초음속 미사일은 6축12륜 발사대차에 1발씩 탑재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사일총국은 2021년 9월 28일, 2022년 1월 5일과 1월 11일 화성-12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각각 시험발사했고, 2021년 10월 11일 ‘국방발전전람회’에 그 미사일을 전시했고, 2022년 4월 25일 열병식에서 그 미사일을 공개했다. 그 미사일은 활공탄두부가 원뿔형으로 생긴 화성-12가형과 활공탄두부가 긴 삼각형으로 생긴 화성-12나형으로 구분된다.

2023년 1월 5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최종 심사된 극초음속 미사일 1단계 편제 배치 방안”이 2022년 12월 말에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에 제기되었고, “당 결정서가 해당 부문에 포치됐다”라고 한다. 이것은 화성-12형 극초음속 미사일 1단계 실전배치가 2023년 상반기에 완료되었음을 말해준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사일총국은 2024년 1월 15일 화성-12가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또다시 시험발사했다. 2024년 1월 23일 조선일보 보도에 의하면, 1월 15일 시험발사에서 화성-12가형 활공탄두부의 최고 비행속도는 마하 14(초속 4.80km)에 이르렀다고 한다. 상상을 초월한 속도로 날아가는 바람에 한미연합군 감시레이더는 그 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하지 못했다. 이런 정황을 보면, 화성-12형 극초음속 미사일은 한미연합군이 방어할 수 없는 비대칭무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 제국은 2023년 8월 19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두 번째 시험발사했으나 또다시 실패했고, 프랑스는 2023년 6월 26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첫 번째 시험발사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조선은 미 제국과 프랑스가 아직 만들지 못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완성해 실전 배치했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의 미사일 제작기술이 얼마나 고도화되었는지 알 수 있다.

로씨야와 중국도 조선과 마찬가지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 로씨야군이 보유한 찌르콘(Zircon) 극초음속 미사일 활공탄두부의 최고 비행 속도는 마하 9(초속 3.08km)이고, 킨잘(Kinzhal) 극초음속 미사일 활공탄두부의 최고 비행 속도는 마하 10(초속 3.43km)이다. 중국인민해방군이 보유한 둥펑(東風)-17 극초음속 미사일 활공탄두부의 최고 비행 속도도 마하 10이다. 작전성능지표를 비교해보면, 로씨야나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들은 화성-12형 극초음속 미사일의 비행 속도(마하 14)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의 미사일 제작기술이 얼마나 고도화되었는지 알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의 비대칭전략에서 사용되는 또 다른 무기는 김정은 총비서가 2022년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적들을 압승할 수 있는 절대적 힘”의 실체로 인정되는 핵무기다. 조선인민군이 보유한 각종 핵무기 중에서도 화산-31 전술핵탄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화산-31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비대칭무기가 화성-11형 변칙궤도비행 전술핵미사일이다. 화성-11형 변칙궤도비행 전술핵미사일은 화성-11가형, 화성-11나형, 화성-11다형으로 각각 구분된다.

화성-11형 변칙궤도비행 전술핵미사일도 화성-12형 극초음속 미사일처럼 한미연합군이 방어할 수 없는 비대칭무기다. 한미연합군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된 함대공 미사일의 최저 요격고도는 70km이고, 경상북도 성주군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최저 요격고도는 40km다. 한미연합군이 서울 외곽과 주요 군사 기지들에 배치한 페이트리엇(Patriot) 미사일방어체계의 최저 요격고도를 보면, PAC-2는 24km이고, PAC-3은 40km다. 그러므로 한미연합군 미사일방어망에는 고도 25~39km의 공간이 뻥 뚫렸는데, 화성-11형 변칙궤도비행 전술핵미사일은 바로 그 뚫린 공간(고도 30km 안팎) 속으로 날아 들어간다. 날아 들어간 뒤에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예상하기 힘들다.

4. 집초전략

집초(集焦)라는 말은 조선에서 쓰는 물리학 용어인데, 초점으로 에너지를 모은다는 뜻이다. 물리 실험에서 에너지를 집초시키는 것처럼, 적의 약점이나 적이 방어하기 불리한 곳에 공격력을 집초시키는 것이 김정은 총비서의 집초전략이다.

김정은 총비서의 집초전략이 실행될 대상들 가운데 가장 유력한 대상은 사이버 공간(cyberspace)이다. 조선인민군의 사이버 공격력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지 살펴보자. 2022년 5월 10일 미 제국 국가정보국 국장 에이브릴 헤인즈(Avril D. Haines)는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조선은 어느 때라도 사이버 공격을 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었고, 미 제국의 기간시설 전산망과 기업체 전산망을 일시적으로, 제한적으로 교란할 능력도 가졌다고 서술했다.

2024년 1월 24일 백종욱 국정원 3차장은 국정원 산하 국가사이버안보협력센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2023년 한 해 동안 한국의 공공기관들이 사이버 공격을 하루 평균 162만 번씩 받았는데, 그중에서 80%를 차지하는 하루 평균 129만여 건은 조선의 사이버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그의 발표에 의하면, 조선의 사이버 전투원들은 한국 공공기관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하루 평균 129만 번씩 계속한 것이다.

2023년 4월 14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조선에서 4월 15일 ‘태양절’을 맞아 조선인민군 정찰총국 본부 산하 기술연구소 연구사 10여 명이 ‘존함시계 표창’을 받았고, 다른 연구사 30여 명은 ‘종합식료선물 표창’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이 바로 사이버 전투원이다. 보도에 의하면, 그들은 “외국에 내보내 키운 수재들로서 전문분야에 고도로 능통해 당의 신임과 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사이버 전투원들인데, 2022년 한 해 동안 “하루에 18시간씩 눈을 붙일 새 없이 연구사업에 몰두”하면서 ”외부의 적들을 교란하는 데서 혁혁한 공을 세웠고, 그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정보취득기술과 연관 프로그램들을 제대로 활용한 외화 자금확보 전투에서 계획의 1.6배를 넘쳐 수행해 당에 충성의 보고를 올렸다“고 한다.

2023년 9월 6일 국군방첩사령부가 서울에서 주최한 제18회 국방보안토론회에 기조연설자로 출연한 임종인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는 조선을 비롯한 적대세력들이 유사시 가장 먼저 할 일은 한국 정부의 데이터센터(data center),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등에 사이버 공격을 가해 국가통신망 전체를 마비시키고 국가기반시설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의 사이버 공격 가운데서 한국군에 최악의 피해를 입힌 사례는 2016년 8월에 시작되어 9월까지 계속된 사이버 공격이다. 2017년 10월 10일 조선일보 보도에 의하면, 2016년 9월 당시 조선의 사이버 전투원들은 한국군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 내부망에 침투해 A4용지로 약 1,500만 페이지에 이르는 235기가바이트(GB) 분량의 군사기밀정보를 몽땅 가져갔다고 한다. 그들은 국방부장관의 컴퓨터에도 침투했고, 외교부 전산망과 통일부 전산망에도 침투했다. 그들이 빼낸 것은 2급 군사기밀 141건, 3급 군사기밀 84건, 대외비 군사기밀 103건, 군사훈련 기밀 1,470건 등이다. 그중에는 참수작전계획이 포함된 작전계획 5015에 관한 문서들, 작전계획 3100에 관한 문서들, 한국군 작전, 군수, 군사훈련에 관한 계획서들, 한국군 특수전사령부 문서들,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제출한 보고서, 한국 육군참모총장의 업무보고서, 한미연합군 주요 지휘관들의 업무보고서들, 한국군 야전예규, K2 작전개념도, 조선인민군의 공격유형별 대응계획에 관한 문서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 충격적인 사건은 한국군의 사이버 보안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22년 11월 29일 한국 국방부가 서울에서 주최한 ‘2022 화이트햇 콘퍼런스(Whitehat Conference)’에 기조연설자로 출연한 박동휘 육군 3사관학교 교수는 한국은 조선의 사이버 공격에 “상당히 취약한 상태”에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군이 사이버 공격으로 최악의 피해를 입은 때로부터 6년이 지났으나, 한국군은 사이버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한 상태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과 한국군의 약점이 사이버 공간에서 가장 많이 노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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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

김정은 총비서의 집초전략은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의 약점이 가장 많이 노출된 사이버 공간, 그리고 한국군이 방어하기 불리한 사이버 공간을 집중공격하는 군사전략이다. 유사시 조선의 사이버 전투원들이 김정은 총비서의 집초전략을 실행하면,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과 한국군의 ‘신경망’은 마비 상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2024년 2월 하순 현재 조선인민군은 2023년 12월 1일에 시작된 ‘2023~2024년 제1기 전투정치훈련’을 계속 진행하는 중이다. 올해도 그들은 김정은 총비서의 군정배합전략, 비대칭전략, 집초전략을 연마하는 군사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의 다른기사보기



전작권 환수는 헌법정신 구현과 한국 국격 확인하는 시대적 요구

 

미 대통령의 대북 선제타격과 종이호랑이 한국군 - 1

-한국군 평시작전권 가운데 6개 핵심 부분은 연합사령관이 행사

-'선언'은 미 헌법과 일반법의 하위 개념 불과

-미국 우방국 정부 도감청 불구 윤석열 ‘문제 없다’ 입장

미국 정부가 선제타격이 포함된 전쟁을 거론할 때는 미국 헌법 수정조항 2조와 대통령의 '무력사용 권한(AUMF)' 두 개를 법률적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서도 이 두 가지 근거를 제시하는데 상황에 따라서 미국의 조치를 합법화하려는 그런 조치라 할 수 있다.

미국 헌법 수정조항 제2조의 원문은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State)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인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A well regulated Militia, being necessary to the security of a free State, the right of the people to keep and bear Arms, shall not be infringed.)”로 되어 있다. 이 조문에는 선제타격이라는 말이 없지만 유권해석을 할 때 가능하다는 논리다. 전형적인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식이지만 미국 관리들은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다음은 미 대통령의 '무력사용 권한(AUMF)'에 대한 것으로 이 권한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적용되게 되어 있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것도 이 권한을 발동하기 위한 사전 조치이다. AUMF는 2001년 9.11과 같은 테러를 계획, 주도, 지원, 실행한 개인이나 그룹에게 필요하고 적절한 군사력을 사용할 권한을 미 대통령에게 부여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전 세계에서 군사행동을 정당화하고 지속하기 위한 구실로 활용되어 2016년까지 14개국이나 공해상에서 37건에 개입하는데 AUMF가 적용되었다(Matthew Weed (February 16, 2018).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Report” (PDF).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Retrieved June 19, 2019).

AUMF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전쟁 때 처음 활용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군 실세인 카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하면서 이란과 전쟁 위기로까지 치달았던 것과 같은 사태도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AUMF가 미 대통령이 해외에서 군사력을 사용할 때 그 근거로 이용되고 있어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법안이 미 의회에 제출되었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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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평시작전권 가운데 6개 핵심 부분은 연합사령관이 행사

미국 대통령의 대북 선제 타격권과 관련해서 한국 대통령은 그런 권한이 있는가 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7월 초 계룡대에서 열린 전군주요지휘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이 도발하는 경우 우리 군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승겸 신임 합동참모본부 의장으로부터 보직 신고를 받으면서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구축한 가운데 북한 도발 시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연합뉴스 2022년 7월6일).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나 취임을 전후해 북한에 대해 선제타격, 도발 시 원점과 지휘부 타격 등의 발언을 하다가 최근에는 그 강도와 수위가 '신속 단호 응징'으로 낮아졌다. 윤 대통령의 대북 군 관련 발언 수위조절은 미국 정부가 의회를 통해 완곡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고, 현행 한국군의 작전지휘권과 관련해 불가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의회 산하기관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2022년 3월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 선출' 제목 보고서에서 윤 대통령 당선인이 대북 문제 등에서 미국과 더욱 일치된 견해를 보이는 한편 선제타격 등에서는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보고서는 “윤 당선인은 한미동맹을 통해 선제타격과 미사일방어 강화 등 한국의 국방과 억지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며 “미국은 과거 남북 군사 충돌이 있으면 종종 한국에 군사 대응은 자제하라고 압력을 가했는데 이는 윤 당선인 (이런) 공약과 상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연합뉴스 2022년 3월18일).

한국군은 현재의 한미연합사 체제에서 북에 대해 자체 판단으로 독자적인 군사작전을 할 수 없고 한미연합사령관인 미군을 통해 가능한 구조라는 점이다. 한국군은 세계 6위의 군사력이지만 어떤 면에서 종이호랑이라는 취약점을 지니고 있고 국가 안보주권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사실을 군이나 정치권, 언론이 정확히 밝히기보다 한국군이 마치 자위권을 행사하고 있는 착각을 하기 쉬운 정보를 주로 유통시키고 있는데 윤 대통령의 선제타격과 같은 초강경 발언은 그런 맥락에서 나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군이 대북 군사행동을 하기 위해 필요한 법적 근거인 평시 및 전시 작전통제권의 경우 한미연합사 사령관이 갖고 있고, 대북 군사행동의 규모 등을 제약하는 정전협정은 유엔사가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작전통제권의 경우 1994년 12월1일 한미 두 나라 정부가 합의한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 간의 군사위원회 및 한미연합군사령부 관련 약정의 개정에 관한 교환각서>에 따라 한국이 일부 범위의 정전 시기 작전통제권을 미국으로부터 환수했다.

그러나 한국은 평시 작전통제권을 100% 환수한 것이 아니고 '연합 위기관리' 등 6개 영역은 '연합위임권한'(Combined Delegated Authority, CODA)이라는 이름으로 환수 범위에서 제외했다. 당시 김영삼 정부는 미국에게서 평시작전권을 반환받으면서 그 가운데 6개 핵심부분은 계속 한미연합사령관이 행사하기로 미국과 합의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미연합사령관은 현행 정전체제에서 한국군의 평시작전권의 핵심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그 규정을 보면 △전쟁억제와 방어를 위한 위기관리 △조기경보를 위한 정보관리 △전시 작전계획 수립 △연합 교리 발전 △연합합동훈련과 연습 계획·실시 등이다. 현재와 같은 정전 상황에서 국군 주요전투부대의 연합 위기관리에 대한 작전통제권은 주한미군사령관이 가지고 있다(브레이크뉴스 2020년 8월8일).

윤 대통령이 '북한 도발 시, 원점 타격'하라고 국군에 지시한다 해도, 이는 한미연합사령관인 주한미군사령관의 작전통제권한 범위에 속하는 문제다. 한국 대통령이 헌법상의 군 통수권을 온전하게 행사하려면 정전시기 및 전시 작전 통제권을 모두 환수해야 가능하게 되어 있다.

만에 하나 한미연합사령관인 유엔사령관이 윤 대통령이 언급하는 식의 대북 군사행동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사태가 발생 가능하다는 점도 인식해야 하고 그것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상식과 정의에 부합하는 정치라 하겠다.

윤 대통령이 북에 대한 날선 발언을 한 것에 대해 CNN은 “전직 검사이자 정치에 입문한 윤 대통령이 대화와 평화적 화해를 추진했던 전임 문재인 대통령과 달리 대북 강경 입장과 남한의 군사력 강화 의지를 일관되게 강조해왔다”고 설명했다(뉴데일리 2022년 5월23일). 이 기사에는 한미군사관계에 어두운 한국 대통령을 비아냥거리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의 대북 초강경 발언은 국민의 안보 불안을 달래준다는 심리적 측면에서는 효과가 있어 보이지만 한미 군사동맹 관계를 익히 파악하고 있는 쪽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한국군이 그런 능력이 있느냐?'는 식의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지 걱정이다.

윤 대통령 집권이후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서는 한미 어느 누구도 언급하지 않고 있는데 이런 모습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한국군이 세계 6위라는데 군사주권조차 확립치 못하고 있다는 것은 지구촌 상식에서 어긋나기 때문이다.

'선언'은 미 헌법과 일반법의 하위 개념 불과

윤 대통령 등이 워싱턴 선언,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모습은 미국의 확산억제 정책이 나오는 미국의 국내법을 살피면 가슴 답답해진다. 미국 법체계에서 '선언'은 미 헌법이나 일반법령 등에 비해 하위개념이라는 점을 살필 때 그 실효성은 대단히 제한적이라 하겠다.

이런 점을 살피면 한국이 아무리 한미 정상의 확산억제에 대한 설명을 그럴싸하게 포장한다 해도 미국이 향후 발생할지 모를 한반도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는 미국 정부의 판단에 좌우된다는 점을 기본 전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미국의 핵을 포함한 외교안보 정책은 기본적으로 미 국익을 최우선한다는 것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헌법과 일반법, 대통령령 등으로 군사적인 측면에서 미 국익을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우선하도록 해놓았다.

최근 한미 정상이 합의한 확산억제 조치가 한반도 핵전쟁 방지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이 일부 인정될 수 있지만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다. 미국이 미래에 발생할지 모를 상황에서 양국의 이해관계가 한 점 오차 없이 일치할지도 의문이다. 미국자국의 이해관계를 우선시 할 경우 한국 정부가 현재 희망하는 것과 같은 대응을 해줄 것인지를 확신할 수 없다. 미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신냉전시대가 가속화되는 시점에 취하고 있는 대북 정책의 가장 핵심적인 노림수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라는 점은 부인키 어렵다. 이런 점에서 한국 정가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해 실전의 경우에 입각해 부지런히 여러 가지를 챙기는 모습은 아쉬운 점이 크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상 전쟁이 나면 한반도 전역이 그 피해를 피해가기 힘들다. 자칫 한민족 공멸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윤 정부는 과거 박정희 이래 취해온 남북교류협력 노력이 전쟁이 발생하기 이전의 상황을 관리하는 측면이 강했다는 점을 살펴야 한다. 윤 대통령 집권이후 한반도 평화를 관리하면서 전쟁을 방지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부각되지 않아 아쉽다. 대북 협상은 북한이 협상장에 나올 수 있는 동기 부여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등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강조하는 것은, 이 조약이 정전협정이 맺어진 직후 만들어진 것으로 평화협정 전환에 역행하는 조약이라는 비판을 받았다는 점에서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이승만의 북진통일 논리가 부활하는 느낌도 준다. 윤 대통령 정부가 올인하는 튼튼한 안보 속의 평화 정책의 그늘이 너무 짙은 것 같아 걱정된다.

미국 우방국 정부 도감청 불구 윤석열 ‘문제 없다’ 입장

미국은 세계 평화보다 자국 안보를 최우선하는 법을 만들어 놓은 것은 물론 자국이익에 필요할 경우 베트남전 확전, 이라크 침공에서 보듯 가짜 뉴스를 동원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한국을 포함한 해외 우방국 권력기관 도감청 사실까지 밝혀진 바 있다. 윤석열 정부는 미국의 이런 특성에도 불구하고 '무오류, 절대 선'이라는 식의 초강력 신뢰와 안보의존으로 올인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법으로 지구촌을 상대로 유무형의 제재, 통제를 강행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미국의 해외정보감시법(FISA) 702조의 경우 9·11 테러 이후 시행된 도청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한 한시법으로, 미국 정부는 외국에서 영장 없이도 외국인의 통신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이 법은 2008년 제정된 지금까지 논란속에 시행되고 있으며 미 정부는 계속 추진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매일 아침 30분씩 백악관에서 '대통령 일일 브리핑(daily briefing)'이라는 정보를 보고받는데 이 정보보고의 60% 이상은 미국 정보기관이 해외 인사들의 전화, 이메일 등 전자신호를 도청해 수집한 정보다. 미국 특수부대는 이들 정보를 활용해 알카에 지도자 암살 작전을 수행하기도 했다(CBS노컷뉴스 2023년 4월17일).

미국이 자국 이익을 위해 우방국을 동원해 중국에 대해 경제, 안보 등에서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서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땅을 강탈했던 미국의 반인륜적 진면목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미국은 한국 등의 우방국 기업을 상대로 중국 투자, 교역 등에 실질적인 통제력을 행사하는 막가파식의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다.

미국은 우방국을 상대로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내는 식의 무뢰배 짓을 일삼고 있고 그것이 미국 법체계로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미국에 한반도 안보문제를 전적으로 의뢰하고 그에 종속되는 형태의 태도를 지속하고 있다. 한반도 군사문제는 남북한과 미국 등 주변국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고차 방정식과 같은 대처가 필요하다.

미국이 자국 이익을 추구하는 것처럼 한국도 주권국가로서 그렇게 대처하는 것이 당연하다. 미국은 체질적으로 미국익 추구를 최상의 가치로 여기고 그것이 미국식 법치라고 주장한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한국도 그에 맞는 대응방식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미국의 국가이익에 맞춰져 있는 한반도 정책에 대해 한국 정부가 올인 하면서 이를 비판하는 것을 극단적으로 매도하는 식은 곤란하다. 그것은 한미 근현대사를 통해 여실히 입증되고 있다. 미국이 주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대북 정책을 강행한다면 한국은 과거 박정희 정권 이래 역대 정권이 추진했던 남북교류협력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당연하다. 주변국과 다양한 방안을 다각도로 추진하면서 궁극적으로 남북한 평화통일이라는 목표에 접근해 가는 노력이 요구된다. 남북한 평화통일은 한반도, 동북아에 기여하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기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자제해야 한다

 

[기고] 尹정부, 혼자서 대세와 반대 방향가면 잃는 것만 있을 뿐이다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  기사입력 2024.02.26. 04:44:07 최종수정 2024.02.26. 07:24:04


지난 1월 국방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인도주의적·재정적 차원으로 제한된 데 대해 "개인적으로 자유세계 일원으로서 전면 지원이 가야 할 길이라 생각하지만 정부 정책을 지지한다"고 하여 러시아 측의 반발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이명박 정부 때의 고위인사가 모 일간지 기고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수출 자제 방침을 재검토할 때가 되었다고 하였다. 그 논거들이 타당한 것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러시아가 북한과 밀착하게끔 한 것은 누가 원인을 제공한 것인가의 문제이다. 러시아의 반응은 한국의 그간의 행동을 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한국은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두 차례 참석하여 반러시아 전선에 동참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으며 그러한 입장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해 비살상무기를 지원하였고 대통령이 키예프를 방문하였다. 또한 러시아에 대해 금융 거래를 중지하고 수출입 제한 조치를 하였으며 항공편 운항을 금지시켰다. 우크라이나에 대해 살상무기 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작년 3월 미국에 155mm 포탄 50만 발을 대여하여 무색해졌다. 러시아의 행동에 대해 분노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해 무기 수출도 해야 한다는 주장은 국가가 취하는 행동의 인과관계를 간과한 주장이다. 객관적으로 보아 우리가 그간 러시아에 대해 취한 행동은 러시아가 반응할 만한 그런 것이었다. 러시아의 반응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그래서 우리가 행동을 취할 때마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러한 가능성을 지적하거나 제기하였다. 

둘째, 그는 한국이 '무기 지원 자제 방침을 철회하겠다는 발표만 해도 러시아가 전전긍긍할 것'이라고 하였는데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전쟁 수행에 의미 있는 무기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형편인가 묻고 싶다.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이 전쟁 상황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다주지 못하면 우리가 러시아에 대해 갖는 레버리지는 아무것도 없게 된다. 

 




넷째, '러시아가 약화되면 중국의 행동이 위축됨으로써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이 증진될 것이므로 지정학적으로는 한국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수혜자라고 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있어 그리고 한국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변수이다. 현재 상황을 보면 한국의 러시아에 대한 적대가 러-북 접근을 초래하여 북한이 이득을 보고 있다.

다섯째, '국제적 대의와 핵심 우방과의 의리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6.25 전쟁 때 한국을 구해 준 나토 회원국들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하였는데 국가 간 관계에서 '의리'를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우리 사회에는 성리학적 의식구조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여 국제정치에 대해서도 '의리'의 가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국제사회에는 국가이익이 있을 뿐이다. 사람과 사람 간에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을 국가 간의 관계에 적용하겠다는 생각은 순진하다 못해 어리석은 것이 아닐까? 

지난해 말 미국의 월 스트리트 저널에는 'It’s time to end up magical thinking about Russia’s defeat'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미국과 EU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역전 가능성을 매우 낮게 평가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의 우크라이나 장기 지원계획에 영토 회복 목표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그의 말대로 우크라이나 전쟁은 바로 종식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한국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있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혼자서 대세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 얻는 것이 없이 잃는 것만 있을 수 있다.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소도시 드미트리우카 도로 한켠에 러시아군이 2년 전 퇴각하면서 두고 간 전투차량이 방치돼 있다. ⓒ연합뉴스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최근글보기

여사 안 붙이면 불공정? 한국일보 “‘김건희 여사님’ 특검 써야 하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선방심의위, ‘여사’ 안 붙인 SBS에 행정지도 의결

한국일보 “방송 공정성 잣대 적용하기 앞서 본인들에 먼저 들이대봐야”

대통령 풍자 차단 방심위엔 한겨레 “누가봐도 가상… 이게 자유국가인가”

삼성전자 ‘갤럭시 링’ 1면 실은 중앙일보… 대다수 신문은 10면 이후 게재

기자명박재령 기자

  • 입력 2024.02.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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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6월 13일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전시 현장을 찾은 김건희 여사. 사진=대통령실 제공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한 패널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에 대해 영부인이 아닌 ‘김건희 특검’이라고 호칭한 것을 놓고 SBS에 행정지도를 의결하자 한국일보가 “앞으로 모든 언론은 ‘김건희 여사님 특검’이라고 써야 한다는 것인가”라며 “납득이 쉽지 않다”고 했다.

선방심의위는 지난 22일 7차 회의를 열고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2024년 1월15일)엔 행정지도 ‘권고’를 의결했다. 해당 방송엔 야당 측 출연자(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가 특검에 대해 영부인이 아닌 ‘김건희 특검’이라고 호칭하고 윤석열 정부엔 폭정이라고 언급하는 등 윤 정부에 대해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내용을 방송했다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됐다. 회의엔 임정열(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천), 박애성(대한변호사협회 추천) 위원이 불참해 전체 위원 9명 중 7명이 참석했다.

‘여사’ 안 붙였다고 문제제기… “어떻게 공정성 저해했다는 건지”

▲ 26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26일 사설 <‘김건희 특검’에 ‘여사’ 안 붙였다고 불공정 보도라니>을 내고 “김 여사를 직접 지칭한 것도 아니고 사실상 고유명사처럼 사용돼 온 ‘김건희 특검법’이라는 표현을 문제 삼았다. 선거방송의 공정성을 어떻게 저해했다는 것인지 납득이 쉽지 않다”고 했다.

지난 22일 선방심의위 회의에서 최철호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김건희’라고 언급된 것을 놓고 “지상파는 보편재다. 불특정 다수가 보니 국민교육, 정서에 끼치는 영향이 있다. 순화된 용어를 진행자가 잡아줘야 한다”고 했다. 손형기 위원(TV조선 추천)은 “여사를 안 붙이고 이러면 진행자가 사려 깊게 잡아줘야 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한국일보는 “김 여사를 아무런 호칭 없이 ‘김건희’라고 직접 언급했다면 폄훼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김 의원이 언급한 것은 그간 언론에서 통용돼 온 ‘김건희 특검’”이라며 “본회의에 부의됐던 법안의 정식 명칭(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어디에도 ‘여사’는 없다. 앞으로 모든 언론은 ‘김건희 여사님 특검’이라고 써야 한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방위 설치·운영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가 한다. 방통심의위를 여권 위원이 장악했으니 선방위 구성도 한쪽으로 기우는 게 당연하다”며 “이번 의결 또한 뉴스타파 녹취록 인용보도 및 ‘바이든-날리면’ 보도 과징금, 윤석열 대통령 ‘짜깁기 영상’ 접속 차단 등 최근 일련의 방심위 조치와 맥을 같이한다. ‘정치 심의’ 시비를 벗으려면 선거방송에 공정성 잣대를 적용하기 앞서 본인들에게 먼저 들이대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풍자 영상 접속차단, 한겨레 “가상영상인 거 삼척동자도 안다”

▲틱톡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풍자 콘텐츠.

한국일보뿐 아니라 한겨레도 방통심의위를 비판했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23일 긴급심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풍자 영상 게시물 22건에 대해 출석위원 만장일치로 시정요구(접속차단)를 결정했다. 연합뉴스 등을 통해 해당 영상이 ‘딥페이크’라며 문제가 심각한 것처럼 확산됐으나 실제로는 ‘짜깁기 영상’이었다.

한겨레는 26일 사설 <대통령 풍자 영상 접속차단하는 게 자유 국가인가>을 내고 “이 영상은 누가 봐도 ‘가상의 영상’임을 알 수 있고 따라서 사실이 아닌 풍자로 받아들일 내용”이라며 “ 여기에 방통심의위가 접속차단이라는 초강수로 대응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고 정부 비판을 억누르는 검열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접속이 차단된 영상엔 제목에 ‘가상으로 꾸며본’이라고 적혀 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이 이 영상과 같은 취지의 발언을 실제로 하지 않았다는 점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며 “그런데도 방심위는 ‘현저한 사회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는 영상’이라며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틱톡 등에 접속차단을 요청하기로 했다. 어떤 사회 혼란을 일으킨다는 말인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회 혼란’ ‘허위 정보 확산’ 등으로 침소봉대해 제재의 칼을 휘두르는 것은 민주 정부의 대응 방식이 아니다. 권력자를 풍자하는 이런 정도의 표현물조차 허용되지 않는다면 자유와 민주주의는 숨 쉴 공간을 잃을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 들어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행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중략) 최근엔 대통령 경호를 빌미로 말 그대로 시민의 입을 틀어막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시민의 자유보다 권력자의 심기를 우선하는 독재체제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라고 했다.

파열음 나는 민주당 공천 과정… ‘비명횡사’ 불공정 비판

▲ 24일자 동아일보 5면 사진기사.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불공정’ 의혹이 제기된 여론조사 업체를 총선 후보 경선에서 배제하라고 요구한 가운데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가 일제히 민주당의 공천 방식을 비판하는 사설을 냈다. 동아일보는 국민의힘의 공천을 함께 비판했고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민주당만을 언급했다.

조선일보는 26일 <민주당 원내대표까지 제기한 ‘불공정 여론조사’ 의혹> 사설에서 홍익표 원내대표의 요청을 놓고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용역을 수행한 이 업체에 현역 의원을 배제한 경쟁력 조사를 맡기는 바람에 공정성이 의심받고 있다는 게 이유”라며 “이 업체는 원래 경쟁 입찰 때 탈락했다가 하루 만에 친명계인 수석 사무부총장이 개입해 추가 선정됐다고 한다. 업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선관위원장이 사퇴하기도 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은 이제라도 경선 과정과 근거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여론조사 문제를 제기할 정도로 민주당의 공천 과정은 정상이 아니다. 지난해 이재명 대표 체포 동의안 표결에 찬성한 의원들을 쳐내기 위해 현역 의원 평가가 악의적으로 이뤄졌다는 의혹도 제기됐다”고 했다.

▲ 26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사설 <시중의 유행어가 된 ‘비명횡사 친명횡재’>을 내고 “당내 일각에선 친명 핵심 인사가 해당 업체를 밀어넣었다는 얘기가 나돌았으나 진상은 오리무중”이라며 “결국 해당 업체는 빠지게 됐지만 이미 해당 업체가 현역 의원평가 등에 참여했기 때문에 엎질러진 물이다. 이래서야 비명계 의원들이 나중에 공천에 탈락할 경우 순순히 결과를 납득할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지난 25일 정청래·서영교·이개호·김영진·권칠승 등 이 대표 측근들을 단수 공천하는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중앙일보는 “민주당의 7차 공천 발표에선 단수 공천을 받은 현역 의원 17명 중 15명이 친명계로 분류됐다. 반면에 경선에 붙여진 4명의 현역 의원들은 전부 비명계였는데, 죄다 친명계 원외 인사들과 양자대결을 벌여야 할 처지”라며 “이 대표는 요즘 시중에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말이 왜 유행어가 됐는지 그 배경을 잘 되새겨보기 바란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함께 비판했다. 사설 <‘운동권 자객’ ‘친명 무사’… 비전-정책 없는 싸움꾼 선거>에서 “정치권은 여전히 시야가 좁다. 여당은 586 잡을 공격수를 찾고, 야당 역시 ‘잘 싸우는 야당’을 입에 달고 산다”며 “이렇다 보니 이재명 테러 때 거론한 ‘증오의 정치인에게 불이익 검토’ 약속도 흐지부지돼 버렸다”고 했다.

종북논란 부추기는 조선일보, ‘갤럭시링’ 1면 실은 중앙일보

▲ 26일자 조선일보 1면.

▲ 26일자 중앙일보 1면 기사.

조선일보는 1면에 ‘경기동부 계열’이 약진을 예고하고 있고, 민주당까지 접수하려는 구상이 나온다는 취지의 기사를 냈다. 중앙일보는 1면에 삼성전자의 ‘갤럭시링’ 공개 기사를 실었다. 대다수 신문은 해당 소식을 10면 이후에 실었다.

조선일보는 1면 <“경기동부연합, 이재명을 숙주 삼아 국회 진출 시도”> 기사에서 “22대 총선을 거치며 야권의 ‘운동권 출신’ 국회의원 세력 지형이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며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에서 주류 ‘86 운동권’ 출신들이 퇴조하고,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멸족(滅族)되다시피 한 경기동부 계열은 민주당과 진보당, 시민 단체의 야권 연대를 통해 약진을 예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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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청산론과 함께 종북 논란을 통한 여론 몰이를 꾀하는 모습이다. 조선일보는 “야권에서는 경기동부가 진보당을 통한 의회 재진출을 넘어 민주당까지 접수하려는 구상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경기동부는 과거 민노당의 비주류로 참여해 결국 주류 세력이 됐고, 그 흐름은 통진당과 진보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1면에 삼성전자 ‘갤럭시링’ 소식을 실었다. 국민일보(11면), 서울신문(18면), 한국일보(16면) 등과 지면 편집이 차이 난다. 중앙일보는 “삼성전자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갤럭시 링’ 실물을 최초로 공개한다”며 “연내 출시 예정인 갤럭시 링은 수면 중에도 편하게 착용할 수 있으며 반지 안쪽 면으로 건강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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