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너무 아프면 잠깐 신발 벗어” 아픔을 견딜 수 없는 순간 구두를 잠깐 벗었다 들켰다 선배님 “나도 숨어서 맨발로 있어” 왜 벗냐 지적 대신 ‘비밀’ 나눠
“매장서 멀지 않은 탑승구서 쉬세요” 공항 직원 지적 땐 다른 곳 이동 휴식 위해 카페서 안내키는 커피 화장실서 변기 뚜껑 닫고 쉬기도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판매직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의 발을 찍은 사진들이다. 매일 구두를 신고 서서 일하다 보니 노동자들의 발 모양이 기형적으로 변했고 각종 질환을 앓게 된다. 전국서비스노조연맹 제공
구두를 신고 타일 바닥에 쪼그려 앉아 곤돌라(상품 진열대) 맨 아래쪽 스탁(새 상품을 넣어두는 서랍)에 쌓여 있는 재고를 20분 동안 확인하고 일어나려던 참이었다. “악~” 외마디 비명이 면세점의 건조한 공기를 갈랐다. 위쪽에 진열된 제품을 세려고 일어서려던 순간 허리가 찌릿했다. 그저께는 발바닥, 어제는 발목이 아프더니 이번엔 허리였다. 비명을 들은 선배님과 옆 매장 직원들은 대수롭지 않게 “조심하라”는 한마디를 건네고 일을 묵묵히 이어갔다. 면세점 출근 첫날, 휴게시간에 “여기서 일하면 발부터 척추를 지나 목까지 아픔이 타고 올라온다”던 선배님의 말이 이해됐다. 아픔이 발바닥에서 허리까지 오는 데 5일이 걸렸다.
언제나 바른 자세로 손님을 맞는 임직원, 하얗고 반짝이는 대리석 타일이 깔린 바닥, 비행기 탑승 직전까지 쾌적하게 쉴 수 있는 등받이 달린 깨끗한 의자들. 일주일 동안 판매직 노동자로 생활한 인천국제공항과 내부 면세점은 모든 게 이용객들에게 최적화된 화려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이 공간은 그곳에서 훨씬 더 오랜 시간 머물며 노동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친절하지 않았다. 앉지 못하고, 편히 쉬지 못한 채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면세점 판매직 노동자들은 그래서 많이 아팠다.
■ ‘3㎝ 구두’ 신고 1시간…발바닥이 부서질 듯 아파왔다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기’ ‘허리 숙이기’ ‘발꿈치 들기’. 면세점 판매직원으로 일하며 종일 무한반복했던 동작들이다. 딱딱한 타일 바닥 위에서 구두를 신은 채 다리와 허리에 부하가 걸리며 일하다 보면, 일한 지 몇시간 만에 하체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출근하고 한시간쯤 지나면 어김없이 발바닥이 아팠다. 같은 매장 선배님에게 물려받은 ‘유니화’(유니폼처럼 일할 때 신어야 하는 신발)는 굽이 3㎝였다. 이 신발을 신고 종일 타일 바닥을 딛고 있으면 26개의 뼈로 구성됐다는 발이 온통 마비된 느낌이었다. 굽 때문에 앞쪽으로 체중이 실리다 보니 발가락뼈 마디마디가 부서질 것처럼 아팠다.
손님이 오면 대여섯번씩 앉았다 일어나며 허리를 굽혀야 했다. 4단으로 진열된 곤돌라 진열대에 1~2단은 허리를 굽혀 물건을 집어 들어 설명해야 했고, 3~4단은 쪼그려 앉아 제품을 들어 보이며 설명해야 했다. 계산할 때도 계산대 위치에 맞춰 허리를 굽힌다. 손님이 매장을 떠나면 다시 허리 굽혀 인사하고, 또다시 쪼그려 앉아 재고가 쌓여 있는 스탁을 들여다봤다. 물건이 팔려 나간 빈자리에 새 상품을 채운 뒤에 무릎을 붙잡고 일어섰다. 손님이 올 때마다 이 과정을 반복했다.
세가지 동작은 손님이 없을 때도 반복됐다. 어떤 제품을 더 주문해야 하는지, 매장에 깔린 물건 개수와 전산에 뜨는 숫자가 맞는지 수십차례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집계했다. 돌아서면 먼지가 쌓이는 매장 구석을 청소포로 닦으려면 까치발을 들어야 했다. 발목이 욱신거렸다. 재고 체크나 청소를 하며 상품을 실수로 깨뜨리기라도 하면 직원이 물어내야 했다. 상품을 만질 때마다 신경이 곤두섰다. 한번 손이 닿았던 상품은 다시 제자리에 두면서 칼같이 줄을 맞춰야 했고, 쪼그려 앉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청소와 재고 확인이 끝나면 두 손을 앞으로 포개고 정면을 응시하며 허리를 꼿꼿하게 세워 ‘대기자세’를 취해야 했다. 손님이 뜸해도 한시도 편하지 않았다.
아픔을 견딜 수 없는 순간, 잠깐씩 구두를 벗었다. 아무도 못 본 줄 알았는데 맨발로 서 있던 모습을 옆 매장 선배님에게 들켰다. 퇴근하면서 그는 “나도 종종 그래. 괜찮아”라며 웃었다. 면세점 판매직 4년차라는 그 선배님은 “너무 발이 아프면 계산대 뒤에 숨어서 맨발로 있는다”고 했다. “혼자서 일할 때는 종종 구두를 벗고 맨발로 재고를 체크하기도 해. 손님이나 본사 직원한테 맨발인 것을 안 들키도록 몰래몰래 잠깐씩이지만.” 그 선배님과 ‘비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된 느낌이었다.
이들의 아픔은 ‘숫자’로 입증된다. 김승섭 고려대 교수(보건과학) 연구팀(김승섭·최보경·김지환·윤재홍·유정훈)과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 백화점·면세점 판매직 노동자 2806명을 상대로 진행한 근무환경 및 건강실태 조사(판매직 건강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판매직 노동자 대부분이 근골격계 통증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허리가 아프다’는 사람이 76.6%에 달했고, 양쪽 다리의 통증(하지통)을 호소하는 사람(82.0%)이 10명 중 8명을 넘었다. 아픈 발은 일을 마칠 때쯤 퉁퉁 붓게 마련이다. 응답자 가운데 72.2%는 ‘자신의 사이즈보다 유니화를 크게 신청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오래 견딘 고통은 질환으로 남는다. 백화점, 면세점 노동자들이 장시간 서서 일한 것이 원인으로 보이는 질환을 의료기관에서 진단받은 비율은 일반인의 20~60배에 이른다. 발바닥에 오랜 시간 체중이 실리면서 발바닥 근육이 손상되는 ‘족저근막염’을 진단받았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7.9%로 비슷한 연령대의 일반인 여성이 같은 질병을 진단받은 비율(0.5%)보다 15.8배가량 높았다. 하지정맥류를 진단받았다고 답한 백화점, 면세점 노동자는 15.3%로 일반인(0.5%)보다 25.5배 높았고, 척추측만증은 11.1%로 일반인(0.2%)보다 55.5배 높았다.
조사에 참여한 이들 72.2%가 ‘원래 사이즈보다 유니화를 크게 신청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게 어쩌면 당연한 셈이다. 함께 일했던 화장품 코너 선배님들도 그랬다. 기자가 일했던 매장의 선배님도, 등을 대고 일하는 색조화장품 매장 팀장님도, 다들 자신의 발 크기보다 5~10㎜씩 크게 유니화를 신청해서 신었다. 얼마 전까지는 ‘굽 높이’도 선택할 수 있었다고 했다. “3㎝와 5㎝ 굽, 두가지 중에 선택하라는 매장이 대부분이었어요. 근데 이렇게 종일 서서 일하는데 누가 5㎝를 선택하겠어. 다들 3㎝를 신청하니까 어느 날엔가 우리 브랜드는 아예 5㎝가 없어졌더라고.” 보호구역을 빠져나와 공항 3층 출국장 14번 출구 셔틀버스 정류장에 도착할 때까지 선배님은 말을 이어갔다. “발 많이 아프지? 나도 너무 아파서 매일 밤 울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근데 하루하루 참고 다니다 보니 어느새 10년이더라.”
내년에 설치될 예정인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예정 부지의 모습 인천공항/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 얄밉게 반짝거렸던 하얀 타일 바닥 유니화가 구두였던 기자는 구두가 통증의 주범인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운동화를 신고 일하는 면세점 판매직원들도 고통을 호소했다. 딱딱한 타일 바닥에 종일 서 있으면 어떤 신발을 신어도 아플 수밖에 없었다. 퇴근 시간이 다 될 무렵 “구두를 신어서 그런지 발부터 허리까지 너무 아프다”고 말했더니, 운동화를 신는 옆 매장 선배님이 “운동화 신으면 좀 나을 것 같아? 어차피 발이 부서질 듯 아픈 건 다 똑같아”라고 했다. ‘발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하는 걸 들은 근처 매장의 다른 선배님도 “유니화를 신다가 도저히 안 돼서 비슷하게 생긴 굽 낮고 쿠션이 들어간 임산부용 단화를 따로 사서 신었지만 소용이 없더라”고 거들었다.
면세점 근무 둘째 날, 연이어 몰려온 손님에게 스킨 몇병을 팔고 먼지를 닦으며 청소를 하다가 휴식시간이 됐다. 생수와 ‘수정 화장’용 파우치가 들어 있는 소지품 가방을 왼손에 들고 탑승구로 향했다. 딱딱한 바닥을 한걸음 한걸음 디딜 때마다 허리가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파왔다. 오른손으로 허리를 받치고 절뚝절뚝 걸음을 옮기며 매장에서 가장 가까운 탑승구로 향했다. 면세점보다 한층 아래에 있는 탑승구 앞에는 보라색 카펫이 넓게 깔려 있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 카펫 위에 한 발을 올려놓았다. 두꺼운 이불을 밟은 것처럼 푹신했다. 발에 닿는 충격도 훨씬 덜했다.
안전보건공단이 펴낸 ‘서서 일하는 근로자를 위한 건강 가이드’를 보면, “딱딱한 바닥에 장시간 서 있거나 걷는 작업장의 경우, 바닥재를 탄성 있는 재질을 사용하거나 바닥에 양탄자나 피로예방 매트 등을 깔아 발의 피로를 줄이는 쪽으로 작업환경을 개선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면세점의 바닥은 반짝거리는 흰색 타일만 깔려 있었다.
한 대형마트 판매 노동자들이 좁은 휴게실에 누워 쉬고 있다. 전국서비스노조연맹 제공
■ 휴게시간에는 탑승구의 메뚜기가 된다 기자가 일했던 매장은 하루 8시간 근무에 식사시간을 더해 40분의 휴식시간을 보장해줬다. 기자는 보통 출근해서 5시간이 지난 뒤 공항 탑승구의 가장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 쉬었다. 선배님은 쉬면서 지킬 주의사항도 친절히 알려줬다. “탑승구 쪽에서 쉴 때는 바른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해. 신발을 벗거나 다리를 뻗거나 눕거나 하면 안 돼. 공항공사 직원들이 수시로 돌거든. 어떨 땐 텔레비전을 보거나 휴대전화를 보고 있기만 해도 와서 뭐라고 해. 여기 앉아 있지 말라고. 그러면서 어느 면세점 소속인지, 이름이 뭔지 다 적어 가. 그다음은 뭐, 말 안 해줘도 알겠지? 면세점 본사, 우리 브랜드 본사를 거쳐 지시사항이 쭉쭉 내려오는 거야.” ‘보는 눈’이 많은 면세점 판매직원들은 쉬는 시간에도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물론 면세점 정산소 옆쪽에 마련된 ‘상주직원 전용 쉼터’에 가면 이런 눈치를 안 봐도 된다. 하지만 선배님은 “상주직원 쉼터는 그냥 못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선배님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여객동에는 상주직원을 위한 휴식 공간이 동쪽과 서쪽에 한곳씩 있다고 했다. 이곳에는 종일 서서 일하는 직원들이 다리를 펴고 쉴 수 있는 의자가 휴게실마다 20개씩 마련돼 있다.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기자와 같은 판매직, 환경미화, 보안과, 공항운영 등 줄잡아 수백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이 휴게실을 이용한다. 자리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면세점은 비행기가 많이 뜨고 내려 이용객이 폭주하는 시간대에 업무가 몰린다. 이 시간을 제외하고 휴식시간을 활용할 수밖에 없어서 의자 경쟁률은 더 높다. 적어도 공항 안에 판매직원을 위한 쉼터는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판매직 건강실태 조사’를 보면 면세점 판매직원의 58.1%가 ‘지난 한달 동안 휴게실을 이용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휴게실의 의자 수가 부족해서’(65.7%)가 가장 많았다. 그나마 있는 쉼터도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 공항은 승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곳이다. 직원들을 위한 시설은 가장자리로 밀려난다. 쉼터에서 쉴 수 없는 직원들도 공항 이곳저곳으로 밀려난다. 가장 많이 쉬는 곳은 탑승구(44.1%)다. 공항공사 직원들의 지적을 받으면 다른 탑승구로 이동하거나, 목이 마르지 않아도 공항 내 카페에서 커피를 한잔 마신다(43.4%). 이럴 여유마저 없는 사람들은 화장실로 간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여객동에서 6년째 일하는 한 판매직원은 “공항은 화장실이 넉넉한 편이다. 마땅히 쉴 공간이 없으면 쉬는 시간 20~30분 동안 변기 뚜껑을 닫아놓고 멍하니 앉아 있는다”고 했다.
선배님은 “매장에서 멀지 않은 탑승구에서 쉬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면세점은 기본적으로 ‘1인 매장’으로 운영된다. 오픈조와 마감조가 교대하는 30분 정도를 제외하면 판매직원은 종일 혼자 일한다. 직원의 휴식시간에도 매장은 운영된다는 뜻이다. 판매직원들은 돌아가며 ‘품앗이’로 서로의 휴식시간을 지켜준다. “옆 매장 직원이 봐주기는 해도 우리 브랜드에 어떤 할인 행사가 있는지 자세히 모르니까. 복잡한 계산을 하는 손님이 오면 전화 받고 다시 매장으로 가야 하거든. 쉬러 가기 전에 옆 매장 직원한테 기본적인 내용은 알려주고,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너무 멀리 가지는 마요.” 휴게실은 너무 멀었고, 휴식시간은 짧았으며, 몰려드는 손님은 직원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전국서비스산업노조연맹 관계자들이 앉을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 ‘서비스 노동자 의자 앉기 10년’, 그런데 여전히 그래서 직원을 위한 ‘의자’가 절실했다. 발이 아파 견딜 수 없는데 종일 서 있으려면 잠시 앉아 업무를 볼 수 있는 의자가 있어야 했다. 대형마트 계산원 등 서비스 노동자들은 10년 전 ‘의자에 앉아 일하기’ 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고용노동부는 2008년 대형마트에 의자를 두도록 했고, 2011년 ‘휴게시설과 의자 설치 의무화’를 규정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만들었다. 하지만 판매직원들은 여전히 대부분 서서 일한다.
기자가 일주일 동안 일했던 면세점 매장에는 다행히 직원을 위한 의자가 있었다. 선배님은 “노조가 오랫동안 싸워서 얻어낸 의자”라며 “노조가 없거나 본사가 움직이지 않는 브랜드들은 여전히 의자가 없다”고 설명했다. 같은 면세점 화장품 코너에 어떤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지 익히고자 매장 전체를 한바퀴 돌면서 관찰했다. 어림잡아 70~80개 브랜드가 들어차 있는 화장품 코너에서 의자가 있는 곳은 절반에도 한참 못 미쳤다. 종일 마주 보고 일했던 기초화장품 브랜드 ㄹ사 매장에도 의자가 없었다. 업무시간 내내 서 있어야 하는 이 매장 직원들은 다리가 아프면 잠깐씩 계산대 뒤에 쪼그려 앉았다.
의자가 배치된 매장이라고 마음 편히 앉아 있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앉아서도 항상 ‘대기자세’를 취해야 했다. “의자가 배치된 게 한달밖에 안 돼서 어떤 대기자세로 앉아야 하는지 아직 지시사항은 없어요. 일종의 사각지대가 생겼지. 근데 아마 허리 세우고 앉아야 할 거고, 고개 숙이고 휴대전화를 보는 건 안 될 거야. 물 마시는 것도 안 되고.” 매장에 있는 등받이 없는 검은색 접이식 의자를 가리키며 선배님이 설명했다. “그래도 우리는 혼자 근무하니까 손님 없을 때 앉을 수 있어서 다행이야. 두세명씩 같이 근무하는 명품 부티크 매장(개별 브랜드가 단독으로 별도 공간을 가지고 있는 매장)은 의자가 하나뿐이라 제일 선임만 앉을 수 있어.” 이런 경우는 보통 팀장이 계산대 앞 의자에 앉아 서류 작업을 하는 동안 나머지 직원들은 매장 문 앞에 서서 ‘대기자세’를 취한다.
의자 사용에는 옆 매장과 관계된 규칙도 있었다. 옆 매장 직원이 자리를 비울 때는 의자에 앉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선배님은 “이 규칙은 옆 매장이랑 우리 매장이랑 둘이 지키는 규칙”이라고 했다. 면세점에 입점한 매장은 ‘1인 매장’으로 운영되는 게 대부분이다. 누군가 화장실에 가거나 밥을 먹으러 가려면 가까운 매장끼리 서로 손님을 봐준다. 상품이 진열된 곤돌라의 높이는 130㎝. 의자에 앉아 있으면 옆 매장에 손님이 오는지 알 수 없어서다. “서로의 매장을 봐주는 조건으로 쉬는 거니까. 옆 매장이 비어 있을 땐 앉으면 안 되겠지?” 선배님의 설명은 씁쓸하고도 명쾌했다.
■ 운동화에 안경 쓰고 곯아떨어져…셔틀버스는 ‘무장해제’의 공간 지난 3일 저녁 마감조(C조) 근무 다음날 아침 오픈조(A조)로 일하는 시에이(CA) 근무를 마치고 인천공항에서 오후 4시에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탔다. 정류장에서 4시 셔틀을 기다리던 면세점 직원들은 대부분 기자와 같은 ‘오픈조’ 근무자들이었다. 이들의 차림새는 공항 안과 크게 달랐다. 신발은 단화나 구두가 아닌 운동화가 대다수였고, 면세점 안에서 착용이 금지됐던 안경을 쓴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공항을 벗어나기 전부터 가장 아프고 불편한 것들을 던져버린 것이다.
‘판매직 건강실태 조사’를 보면 오픈조(A조) 근무일 때 평균 수면시간이 2~3시간이라고 답한 비율은 20.9%였고, 41.9%는 수면시간이 평균 4시간 이하라고 답했다. 이런 스케줄을 3~4일마다 반복하는 면세점 판매직원들은 45인승 셔틀버스가 출발하자마자 깊이 잠들었다. 한시간이 지난 뒤 셔틀버스가 신도림역에 도착하자 이들은 각자의 집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축 처진 어깨로 지하철에 오른 이들을 다음날 아침 출근용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마주쳤다. 나도 그들도 아직은 잠에서 덜 깬 듯해 보였다.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영국, 프랑스 등은 10월 초에 수리아에 배치한 러시아 첨단 대공미사일 체계인 《S-300》에 대해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을 하고 있다. 러시아 첨단 대공미사일 《S-300》 수리아 배치에 대해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은 지역의 평화를 위협한다고 하면서 마치나 그 이전에는 수리아가 평화로웠고 안정된 지역이었던 듯 불에 댄 송아지 마냥 펄펄 뛰면서 호들갑을 떨고 있다.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의 그와 같이 호들갑을 떠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첫째, 러시아 첨단 대공미사일체계인 《S-300》의 수리아 배치로 이전보다 자신들이 수리아 영공에서 벌이고 있던 반 수리아 공중침략활동을 벌이는데 상당히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며, 둘째, 자신들이 수리아를 침략을 하였으면서 이제는 그 침략자의 죄를 러시아에 뒤집어씌우기 위한 선전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교활하고 파렴치하며 악랄하기기 이를 데 없는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이라고 밖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이미 미국은 러시아의 첨단 대공미사일체계인 《S-300》의 수리아 배치에 대항하여 자칭 차세대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라고 하는 《F-22》와 《F-35》를 이스라엘과 수리아 국경과 접하고 있는 이라크에서 운용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직접 무인간첩비행기를 띄워 수리아에 배치한 러시아 첨단 대공미사일 《S-300》을 감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레바논의 알 마스다르 소식지(AMN)는 ‘미국 무인기 새로운 수리아 S-300대공미사일 감시주장“라는 제목으로 관련 사실을 보도하였다. 마스다르는 ”미국의 무인정찰기가 수리아군의 새로운 《S-300》 대공미사일체계에 대한 감시비행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면서 “미국의 《RC-135V》무인정찰기(무인간첩비행기) 한 대가 《S-300》 대공미사일체계에 대한 첩보수집을 위해 수리아 라따끼아 지방의 해안을 따라 수백 킬로미터를 비행하였다.”고 보도한 러시아 투데이 아랍어판을 인용하여 관련 사실을 전하였다.
알 마스다르의 보도에 따르면 수리아에 배치된 첨단 러시아 대공미사일체계인 《S-300》을 감시하는 미국의 무인 첩보비행기 《RC-135V》는 그리이스의 크레타섬의 소우다공군비행장에서 이륙하였다고 한다. 보도는 더 이상의 관련된 상세한 자료나 정보는 없었다고 전하였다.
한편 러시아 투데이 아랍어판의 관련 보도에 대해 미국과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은 아무런 대응이나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알 마스다르가 보도하였다.
현재 수리아전은 러시아의 첨단 대공미사일체계인 《S-300》의 수리아 배치로 새로운 한단계 높은 긴장이 조성되어 있으며, 이를 기회로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은 자신들이 침략을 하여 수리아를 중심으로 한 중동지역에 안전보장이 파탄이 났으며, 전쟁의 참화 속에 인민들이 살 수 없는 참혹한 세상으로 변하였음에도 자신들은 침략을 하지 않았으며, 아무런 책임도 없는 것처럼 교활하고 악랄하게 선전전을 벌이면서, 그 책임을 수리아의 정식 요청에 의해 수리아에 파병되어 수리아의 안정을 평화와 안정을 담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러시아에 그 책임을 뒤집어씌우려는 교활한 짓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선전전과 달리 수리아전은 폭발직전의 긴장상태에서 벗어나 일시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스뿌뜨닉끄, 이란국영 이르나, 관영 파르스통신. 레바논 알 마스다르 등의 관련 보도들에 따르면 이러한 수리아 전황에 따라 수리아 영해에 들어와 해군작전훈련을 벌이고 있던 러시아군들의 잠수함과 전투함선들이 수리아해역을 떠나 가스피해 러시아 해군기지로 되돌아갔다.
우리는 비록 일시적으로 소강상태에 빠져들어 있다고는 하지만 수리아전을 결코 등한히 할 수가 없다. 잠수함과 전함들을 수리아 영해로부터 철수하여 러시아 해군기지로 되돌아가는 조치를 취한 러시아와는 달리 미국은 수리아 동부 이라크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유프라테스강 동쪽 미군 강점지역과 수리아 북서부 맨비즈시에 미군무력을 계속 증강, 강화하고 있다고 중동의 언론 매체들이 보도하였다.
이러한 미국과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이 수리아에서 벌이고 있는 행태들은 명백한 침략행위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침략자들이면서 거꾸로 마치나 수리아를 참혹한 내전 또는 사태에 빠뜨린 국제적인 테러집단을 소멸하여 수리아를 평화롭게 안정된 세계로 정착시키기 위해 수리아전에 참전을 하는 것처럼 완전히 흑백이 전도된 거짓 선전선동을 끊이지 않고 벌여오고 있다.
한편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을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수리아에서 국제적인 테러집단을 소멸한 다음에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수리아 인민들에 대한 끔찍한 독재를 종식시켜 수리아 인민들에게 민주주의와 자유를 마음껏 향유할 수 있는 낙원을 꾸려줄 듯 거짓, 허위선전선동을 벌이고 있다. 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강도가 강도야 하고, 도둑이 도둑이야 소리 지르고,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우리 조상들의 속담 그른 데가 하나도 없다. 서방제국주의연합세력들은 침략자들이 침략자야 소리 지르는 비열하고 교활한 행태를 수리아에서 벌이고 있다.
BEIRUT, LEBANON (12:30 A.M.) – A U.S. reconnaissance drone was allegedly spotted spying on the Syrian military’s new S-300 air defense system.
According to the Arabic-language section of Russia Today, a U.S. RC-135V reconnaissance drone flew hundreds of kilometers to the Syrian coastal province of Latakia to spy on the S-300 system.
The report said that the U.S. drone took off from the Souda Airbase in the Greek island of Crete.
No other details were released.
The U.S. Coalition has not commented on Russia Today’s claim.
The Syrian military received the S-300 air defense system in early October after tumultuous exchange of hostilities with the Israeli Air Force resulted in the downing of a Russian IL-20 reconnaissance aircraft off the coast of Latakia.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견된 수통 하나를 집어 들었다. 한국전쟁 당시 국군, 미군, 유엔군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수통에는 총알 자국 30여 발이 있었다. 임 비서실장은 "세상에 이 하나에…"라며 수통을 만져봤다.
남북 정상회담 이행추진위원장을 맡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남북 공동 유해 발굴을 위해 지뢰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인 강원도 철원을 17일 방문해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주석 국방부 차관, 이상철 안보실 1차장이 등이 방탄복과 철모 등을 차림으로 임 실장과 동행했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가 이행추진위원회로 전환된 이후 첫 현장 방문이다.
임종석 실장이 들른 철원 화살머리 고지는 1952년 격전지였다. 특히 미군 2사단의 희생자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는 지뢰 제거 작업 도중에 발견한 남북의 지뢰와 수류탄 등이 전시돼 있었다. 이날은 북측도 사병 200여 명을 투입해 비무장지대 북측에서 지뢰 제거 작업을 벌였다. 지뢰를 제거하다 발견한 유품은 유해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따로 보관하기로 했다.
▲ 남북 정상회담 이행추진위원들이 17일 강원도 철원 비무장 지대 지뢰 제거 현장에서 나온 무기 등을 보고 있다. ⓒ청와대
지뢰 제거 현장을 본 뒤 초소를 들른 남북 정상회담 이행추진위원들은 철원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태봉국 철원성' 터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지뢰가 남아 있을 위협 때문에 출입이 통제된 이곳은 궁예가 철원을 수도로 정한 905년부터 918년까지 쓴 이른바 '궁예 도성'이라고 불린다. 남북 정부는 왕궁터는 북한에, 외성은 남한에 걸쳐 있는 이 문화유적을 공동 복원하기로 했다.
그밖에 임종석 비서실장과 이행추진위원들은 경원선 연결 사업, 철원-금강산 철도 등을 소재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상황실과 장병 생활관 등을 들러 지뢰를 제거하는 국군을 격려했다.
㈜LG하우시스 옥산공장 일부 노동자들이 길게는 10년 가까이 조직적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청주노동인권센터(이하 인권센터)는 17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하우시스 옥산공장 Q팀에서 조직 내 괴롭힘과 따돌림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노동자 6명과 최근 총 6회(개별면담 4회, 집단면담 1회)에 거쳐 상담을 진행하고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인권센터가 제공한 '피해노동자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직 내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을 겪어온 한 노동자는 중증우울증을 진단받고 휴직한 뒤 다른 팀으로 전환 배치되기도 했다.
인권센터 조광복 노무사는 "피해를 호소하는 노동자들은 수년간 조직 내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해왔다고 증언하고 있다"라며 "이들은 일관되게 불안·대인기피·자살충동·팀장에 대한 살인충동 등 동일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노조 활동이 발단... 아무도 인사를 안해줬다"
집단 괴롭힘으로 지난해 중증우울증 진단을 받은 B(32)씨. 2008년에 입사한 B씨는 2013년부터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B씨는 "내가 따돌림을 당한 건 2013년부터였다, 2012년부터 노동조합 지침으로 리본과 노조 조끼를 착용한 게 발단이 됐다"라며 "당시 부서 실장이 '리본 왜 하냐? 너 하나 병X 만드는 거 일도 아니다'라는 폭언을 했다. 그 이후로 따돌림이 시작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입 사원들이 들어오면 부서 A팀장이 직접 신입사원에게 인성교육을 시키면서 어울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지목해서 교육을 시켰다, 그 중 최우선 순위는 나였다"라며 "처음엔 꼬박 꼬박 인사를 하던 사원들이 A팀장과 실장에게 교육을 받은 이후에는 인사를 하지 않고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 선배들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고 인사를 해도 무시를 당해왔다"라고 토로했다.
B씨가 가장 참기 힘든 괴롭힘은 나이 어린 후배들의 폭언과 무시였다. B씨는 "나를 주도적으로 괴롭힌 사람들은 대부분 나보다 2~5살 어린 동생들이다, 회사 분위기상 후배가 선배에게 깍듯이 대하는 조직문화인데 신입사원들이 교육을 받고 나서부터는 태도가 돌변했다"라며 "후배들이 인사를 하지 않아 이유를 묻자 '선배 대접 받고 싶냐, 너 같은 건 선배로 인정 안한다'고 말했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B씨는 폭언과 폭력도 당해왔다고 진술했다. "야식 시간에 나에게 다가와 발로 차거나 욕설을 하면서 멱살을 잡기도 하고 내가 들고 있던 라면과 우유를 발로 걷어차고 담배를 빼앗아 바닥에 던지기도 했다, 또 '너나 잘해 새끼야, 애비 없는 놈이라 봐줬더니, 00새끼 미친 새끼'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들어왔었다"라고 피해사실을 털어놨다.
B씨는 괴롭힘과 따돌림 외에도 잔업과 휴일근로수당에서도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우리 회사는 잔업과 휴일근로수당이 월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다들 해야 먹고 사는데, 나는 하지 못하도록 통제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피해자는 여러 명... "팀장이 어울리지 말라고 해"
▲ 17일 청주노동인권센터는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하우시스 옥산공장 Q팀에서 발생한 ‘조직내 집단 따돌림 사례’를 공개했다.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해온 사람은 B씨뿐만이 아니다. 2013년 Q팀에서 근무를 시작한 C(34)씨는 "신입사원 시절 A팀장이 B씨를 비롯한 일부 사원을 나쁘게 설명하면서 이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말했었다. 신입사원 입장에서는 이들을 나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는데 B사원의 경우 노동조합 지침을 잘 따르는 선배였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C씨는 "우리 팀은 신입사원에 대한 통제가 너무 심해서 견디기 어려웠다"라면서 "나에 대한 따돌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2016년인데 어느 날 내가 동기들에게 'A팀장이 지나치게 동기 모임에 개입하고 지시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다, 이후 A팀장을 따르는 사원들이 나에게 찾아와 막말과 반말을 하면서 조심하라고 말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찾아온 사원들은 C씨보다 3~5살 어렸고 그 전까지는 형이라 부르며 친한 사이였다.
또 다른 피해자 D(36)씨는 "우리팀 산재 은폐는 심각한 상황이다. 나도 작업 중 칼에 왼쪽 검지를 베어 인대가 끊어진 큰 사고를 당했었다. 당시 실장은 '산재하면 너한테만 불이익이 간다'라며 압력을 줬다"라면서 "입사 2년차라 그때 큰 두려움을 느꼈고 어쩔 수 없이 집에서 다친 것으로 처리하게 됐다"라고 주장했다.
D씨가 본격적으로 집단 괴롭힘을 당한 건 2012년. 노동조합 산업안전차장을 맡으면서부터다. D씨는 "당시 노동조합 집행부와 A팀장과 관계가 좋지 않았다. 2012년 3~4월경 팀 내 배전반에서 화재가 발생해 회사 안전관리팀에 조치를 취하라 요청한 적이 있었다"라며 "당시 반장들이 심하게 질책했는데 '노조 앞잡이냐', '왜 팀에 안 좋게 하느냐'고 몰아붙였다. 난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죄인처럼 몰아붙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때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두통에 시달렸다"라고 호소했다.
D씨에 대한 괴롭힘과 따돌림은 이후 더 노골적으로 변했다. D씨는 "이 사건 이후로 팀원들이 아예 말을 걸지 않았다, 밥도 같이 먹는 사람이 없었다"라며 "신입사원과 식사 약속을 잡았었는데 갑자기 취소됐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반장들이 나와 약속한 것을 알고 신입사원에게 압력을 줬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D씨는 지난해 긴장성 두통과 대뇌동맥류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다.
"따돌림 지시 안 따르자, 따돌림 표적으로"
2012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E(31)씨도 A팀장으로부터 특정 사원들과 어울리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이를 거부하자 E씨 역시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 대상이 됐다.
E씨는 "신입사원 시절 잠시 팀 분위기를 따랐지만 이후 이를 거부했다"라면서 "기존에 따돌림을 당하고 있던 사원들과 계속 만남을 가졌고 이때부터 나에 대한 따돌림도 시작됐다"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E씨는 "팀 내 동기들이 일체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부서 회식도 나는 모른 채 진행됐다"라며 "연장근로에도 배제가 되어 엄연히 내 업무임에도 다른 사원들을 배치해 연장근로를 시켰다, 그만큼 적은 임금을 가져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업훈련을 거쳐 2014년 정식 입사한 F(30)씨도 A팀장 눈 밖에 나면서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F씨는 "A팀장과 선배사원들이 신입사원을 모아놓고 나를 험담하면서 어울리지 말라고 했단 사실도 뒤늦게 퇴직한 신입사원을 통해 듣게 됐다"라며 "신입사원들과 점심을 먹으려 해도 A팀장을 따르는 사원들이 신입사원들을 데려가 나와 대인관계 자체를 단절시켰다"라고 진술했다.
2004년 입사한 G(37)씨도 "작업 중 허리를 다쳐 산재처리를 하려고 하니 A팀장이 몰래 내 어머니를 만나 산재 처리 생각하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고 압박했었다"라며 "나에게도 다친 사실을 밖에다 얘기하면 사람들을 시켜 왕따를 시키겠다고 했었다"라고 진술했다.
이어 "이런 일이 있고난 뒤 따돌림이 시작됐고 나에게 말을 건네는 직원들이 없어졌다"라면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노동조합 전임활동을 했는데 그 후 따돌림은 더욱 심해졌다, 10년 이상 따돌림을 당해왔고 현재까지 만성 불면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피해노동자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일관되게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이 A팀장에게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주 노동인권센터는 실태조사를 근거로 해당 팀의 조직문화 특성에 대해 'A팀장을 떠받들거나 두려워하는 조직 분위기 조성',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활동에 매우 적대적임', '감시와 통제가 심하고 특히 20~30대의 젊은 층에 극심함'이라 분석했다.
LG하우시스 옥산공장 측 "조직적 문제 아니라 개인 간 갈등"
위 실태조사에 대해 (주)LG하우시스도 같은 날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에 나섰다. LG하우시스는 '대기업 조직 내 괴롭힘과 따돌림 피해노동자 기자회견 관련 입장'이란 입장문을 내고 "팀장, 실장, 반장들의 주도로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으며 회사는 이를 방조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으로 인해 자살을 시도한 사원에 대해서는 "해당 사원은 회사업무와 관련 없는 사유로 휴직하던 도중에 발생한 일로 회사 문제와는 상관없는 개인적인 사유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직 내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을 방관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조직적인 문제가 아닌 개인 간의 갈등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의당 김종대 국회의원(비례대표)은 "얼마 전에 피해자를 만나서 직접 상담을 하고 이 사건의 진행과정을 모니터링해 왔다"며 "LG계열사에서 노사관계와 무관한 인권유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번 사건은 LG하우시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룹차원에서 강력한 해결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판단한다"며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으로 크게 상처입은 노동자들이 하루 빨리 회복돼 직장으로 다시 복귀해 일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개선해야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만일 LG하우시스가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그룹본사와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며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행위를 없애기 위해 정의당은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검찰의 피의자 밤샘조사 관행을 지적하고 나섰다. 사실상 양승태 사법농단 사건과 관련해 고위급 판사들을 겨냥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강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과 페이스북에 “중범죄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 수사 관행을 보면 수시로 통밤을 넘겨 새벽이나 그 다음날 동이 트고 나서 수사기관에서 나오는 피의자 모습을 흔히 본다”고 운을 뗐다.
이어 “비록 피의자의 조서 확인 시간이 필요해 밤을 샌다고들 핑계를 대지만 그 시간까지 포함해서 적어도 초저녁 이내에 마쳐야 한다”며 “이런 관행이 비록 당사자나 변호인의 자발적 동의가 있다 해도 위법이라고 외칠 때가 지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부장판사가 해당 글을 올린 시점은 사법농단 사건 실무 책임자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밤샘 조사를 받고 나온 지 약 네 시간 뒤였다. 강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과 용산고 동문이기도 하다.
이 점들을 의식한 듯 강 부장판사는 ‘사족’이라고 밝히며 “왜 여지껏 가만 있다가 이제와서 외치냐는 항변이 있고, 혹자는 판사들이 당하니 이제 나선다고 비판한다”면서 “동일한 주장을 이미 2017년 1월에 이 공간에서 했음에도 다들 주목하지 않았을 따름이고, 그 당시 글에 사족 서너 가지를 붙인 것이다. 오해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 부장판사가 올린 글은 시민단체나 법조계 안팎에서 줄곧 제기되어왔던 피의자 인권과 관련한 일반적인 주장이다. 그러나 법원 조직을 겨냥한 사법농단 사건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해당 글을 게재했다는 점에서 이를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강 부장판사가 직접적으로 사법농단 사건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현직 고위 법관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에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해당 글을 비판적으로 언급한 한 현직 판사의 페이스북에는 “옳은 말인데 참 속이 보인다. 언제부터 피의자 인권을 그리 생각하셨나. 인권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단 내 편을 보호하려는 꼼수 정도로 보인다”, “충분히 귀담아 들을 필요는 있지만, 국민이 분노하는 양승태의 사법농단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조차 하지 않더니 밤샘수사에 대해서는…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 등의 부정적 댓글이 달렸다.
강 부장판사는 나아가 “(밤샘조사를 통해 작성된) 이런 조서의 증거능력을 배척하면 단박에 고칠 수 있고, 형사재판 법관 한 명의 결단만 남았다”며 “검사를 욕할 게 아니라 판사가 불승인하면 하라 해도 안할 터이다. 즉 법원이 변하면 다 변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향후 사법농단 사건을 재판에 넘길 경우 임 전 차장 등 법관들을 장시간 조사해 작성한 피의자 진술조서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말라는 일종의 ‘지침’을 일선 판사들에게 제시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이다.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에겐 압력으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17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안에 따라 불가피하게 밤샘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본인이 동의하지 않는데 야간에 조사하는 경우는 없고, 많은 경우에 출석 내지 소환 일정을 줄이기 위해 한 번에 와 끝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판사들 심야조사가 이뤄지는 건 대부분 일과 시간 이후에 출석을 원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 본인의 자발적 동의 하에 야간조사가 이뤄져 왔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입법론적 측면이나 정책적 측면에서 야간조사를 금지해야 한다는 건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강 부장판사가 최근 임 전 차장에 대한 밤샘조사와 같은 개별 사안을 겨냥해 언급한 것이라면 부적절하며, 야간조사와 관련한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는 이번 사안과 무관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글을 올린 강 부장판사는 부산지방법원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8월부터 2016년 7월 사이 당시 삼성 대외협력업무 최고 책임자였던 장충기 사장에게 사적으로 여러 건의 문자를 보냈던 인물이다. 그는 장 사장에게 ‘삼성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는 취지의 아부성 문자와 친동생의 인사청탁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대법관 후보군에 올랐다가 최종 탈락되자 ‘그동안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는 문자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