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4일 월요일

언론권력이 벌이는 유체이탈 사기극

언론권력이 벌이는 유체이탈 사기극
[손석춘 칼럼] 재보선 결과 과도한 야당 책임과 과소한 언론 책임
입력 : 2015-05-04  17:24:46   노출 : 2015.05.05  10:04:28
손석춘 언론인 | 2020gil@hanmail.net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을 들머리에 쓰며 물음표를 덧붙인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선거가 그 상식과 무장 멀어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4월29일 4곳에서 치른 재보선 결과로 ‘정국 주도권’이 여당으로 옮겨갔다는 ‘해석’이 주류를 이루어도 과연 좋을까? 그 ‘해석’을 누가 했는가 찬찬히 짚을 필요가 있다. 재보선 다음날,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권력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심판받았다며 정쟁을 그만두고 경제 살리기에 나서라고 몰아세웠다. 새누리당 대변인 권은희는 집권여당과 언론권력의 속내를 압축해서 드러냈다. 재보선이 “박근혜 정부 3년차, 경제살리기에 더욱 매진하라는 격려의 뜻”이라며 “또한 국민을 괴롭히는 정치 공세를 지양하고 국민의 삶을 얼어붙게 하는 투쟁 정치를 멈추라는 뼈아픈 질책”이라고 언죽번죽 부르댔다.
과연 그러한가. 진실은 저들의 주장 속에서도 드러난다. 조선일보는 선거 다음날 “문 대표, ‘친노’부터 넘어서야 살길 열릴 것” 제하의 사설에서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참패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저주를 퍼부었다.
그런데 그 사설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사설은 “새누리당이 ‘성완종 리스트’라는 대형 악재에 휘말려 휘청거리는 상황”이었다며 야당의 패배를 부각했다. 비단 조선일보만이 아니라 많은 언론, 더구나 일부 진보적 매체에서도 어금버금한 주장이 나타났다.
그런데 어떤가. 선거가 있던 날, 조선일보 인터넷은 노무현 캠프에서 성완종에게 “2억 달랬더니 3억 보냈더라”는 큰 제목의 기사를 ‘당시 이재정 본부장 측’의 입을 빌려 머리로 배치했다. 이 기사를 보면 성완종 리스트는 정부여당의 ‘대형 악재’가 아니다. 그런데 기사 끝자락에 나오듯이 노무현 캠프가 성완종으로부터 선거자금을 받은 사실은 이미 2004년에 밝혀졌다. 당시 검찰은 성완종을 소환 조사했지만 기소하지 않았다. 불법 정치자금 규모가 비교적 작은 기업들은 ‘선처’했기 때문이다. 그 선거에서 불법 정치자금은 지금의 집권여당이 견줄 수 없을 만큼 훨씬 많았다. 그런데 그 기사를 머리로 올린다? 과연 이들을 언론인이라 할 수 있는가? 당일 지면 1면 기사는 “박 대통령 ‘성 두 차례 사면 진실 밝혀야’”이다. 이어 “정치부패 청산할 것”이라는 대통령의 ‘다짐’을 표제로 부각했다.
선거 당일 조선일보 보도를 보기로 들었을 뿐, 재보선 정국 내내 조중동 신문과 종편은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주장을 날마다 살천스레 쏟아냈다. ‘성완종 리스트’를 결코 정부여당의 ‘대형악재’일 수 없게 여론화 한 그들이 선거 결과를 놓고 ‘대형악재가 있었음에도 정부여당이 이겼다’고 해석하는 작태를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가증스럽다가 적확하지 않은가.
조선일보 사설은 ‘진실’을 더 드러내준다. “투표율이 30%대 초·중반인 재·보선에서 지금의 야당이 이기기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현 야권에 비판적인 50대 이상의 목소리가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가 그것이다. 실제로 그렇다. 문제는 50대 이상에게 조중동과 조중동 종편이 끼치는 막강한 영향력이다.
그래서다. 언론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재보선에 대해 우리 사회의 담론이 ‘과도한 야당 책임, 과소한 언론 책임’으로 기울어 있다고 분석한다. 더구나 해석되어야 할 당사자인 언론권력이 해석을 제 편의로 여론화하는 작태는 그 어느 ‘OECD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사기극이다.
저들의 사기극이 가장 심각한 것은 야당이나 세월호 유족들 때문에 경제가 침체되어있다는 식의 주장을 서슴지 않는 데 있다. 명백한 왜곡이다. 경제 살리기를 못하는 주체는 다름 아닌 박근혜 정부 아닌가. 한국 경제가 침체되고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취업을 못해 방황하는 일차적 책임은 박 대통령에게 있다. ‘경제 민주화’를 공약으로 당선된 뒤, 정반대로 낡을 대로 낡은 신자유주의 정책에 매달려 ‘규제는 암덩어리’ 타령이나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보라. 청와대만이 아니라, 언론권력도 ‘유체 이탈’을 만끽하고 있다. 새정치연합과 문 대표가 ‘경제 정당’으로 방향을 잡아도 보도조차 않거나 ‘위장 전술’ 따위로 논평한 자들이 현 정부의 경제실정을 야당이나 세월호 유족 탓으로 돌리는 행태는 사기극의 절정이다.
  
▲ 손석춘 언론인

 
학자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는 따위로 몰아세울 윤똑똑이들을 위해 명토박아둔다. 나는 새정치연합과 문재인 대표에 대해 그들이 집권세력일 때 공약을 실현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지금 언론이 가장 감시해야 할 대상은 누구인가? 경제를 살리지 못하고 성완용 리스트의 부정부패 추문에 휩싸인 현 집권세력이다. 그건 언론인으로 밥을 먹고 살아가는 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의무다.

모든 날이 어린이날이 될 수는 없을까요?


[92번째 어린이날] 어린이들을 내려다보시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십시오
김용택 | 2015-05-05 08:55:3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어린이 헌장>
어린이는 나라와 겨레의 앞날을 이어나갈 새 사람이므로 그들의 몸과 마음을 귀히 여겨 옳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힘써야 한다

1. 어린이는 인간으로서 존중하여야 하며 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올바르게 키워야 한다.
2. 어린이는 튼튼하게 낳아 가정과 사회에서 참된 애정으로 교육하여야 한다.
3. 어린이에게는 마음껏 놀고 공부할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4. 어린이는 공부나 일이 몸과 마음에 짐이 되지 않아야 한다.
5. 어린이는 위험한 때 맨 먼저 구출하여야 한다.
6. 어린이는 어떠한 경우에라도 악용의 대상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7. 굶주린 어린이는 먹여야 한다. 병든 어린이는 치료해주어야 하고, 신체와 정신에 결함이 있는 어린이는 도와주어야 한다. 불량아는 교화하여야 하고 고아나 부량아는 구호하여야 한다.
8. 어린이는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고 과학을 탐구하며 도의를 존중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9. 어린이는 좋은 국민으로서 인류의 자유와 평화와 문화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키워야 한다.
어린이 헌장입니다.

오늘은 92회 째 맞는 어린이 날입니다. 어린이 헌장 이대로 잘 실행되고 있을까요? 혹시 어린이들에게 미안하다거나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은 없을까요? 어린이도 하나의 당당한 인격체가 아니라 미성숙한 존재로서 보호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없을까요? 어린이날 약간의 선물과 어린이 공원이나 휴양지에 데리고 가 부모와 함께 보냈다고 부모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없을까요? 

혹 내 자식이니까 어린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대로 내가 하자는 대로 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없을까요? 아니면 내가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한 대타자로서 생각하시는 부모는 없을까요? 어린이 헌장에서 보듯 ‘인간으로서 존중 받아야 하고, 공부나 일이 몸과 마음에 짐이 되지 않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어린이를 귀하게 여기고 그들을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규정은 어린이 헌장뿐만 아닙니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헌법 제10조)

‘아동이나 그 부모, 후견인의 인종, 피부색, 성별, 언어, 종교, 정치적 의견, 민족적∙인종적∙사회적 출신, 재산, 장애여부, 태생, 신분 등의 차별 없이 이 협약에 규정된 권리를 존중하고, 모든 아동에게 이를 보장해야 한다.’(UN아동권리협약 제 2조) 


헌법과 UN아동권리협약에도 어린이는 공부가 짐이 되어서는 안 되고 인권을 보호하고 신분이나 피부색, 그리고 빈부차에 따른 차별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떨까요?
 
▲ 10명 중 5명은 “부모와 아침을 먹지 못한다.”
▲ 10명 중 5명은 “가족과 대화 30분도 안한다.”
▲ 어린이들이 방과 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학원”
▲ 어린이들이 방과 후 가장 즐거울 때 “친구와 놀기”
▲ 경제수준이 낮은 어린이일수록 “스마트폰 사용시간 많다.”
▲ 어린이 수면시간, 10명 중 6명의 어린이 “11시 넘어 잔다”
▲ 어린이 스트레스 1위 “학원”
▲ 공부하기 어려운 과목 1위 “사회”
▲ 10명 중 2명 학교 체벌 경험
현재 15세 이하의 어린이 1,645만 명이 부모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공부해라”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문 산하기구인 참교육연구소가 지난해 3월 13일부터 28일까지 전국의 초등학교 5,6학년 어린이 1,955명이 참여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중 463명(30.2%)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공부해라”라는 말이였으며 그다음 많이 듣는 말이 “숙제하라”(9.21%)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선생님께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조용히 하세요, 떠들지 마”였습니다.
어린이들이 얼마나 힘겨운 생활을 하는 지 어린이날을 맞아 부모들이 아이들의 입장에서 한 번 살펴보아야 겠습니다.
설문결과를 한 번 보십시오.
이 설문에 따르면 부모와 아침식사 유무, 가족 대화 시간, 스마트폰 사용시간, 방과 후 가장 즐거울 때, 수면시간, 스트레스 1위, 가장 어려운 과목, 체벌 경험 등 15가지 항목의 객관식과 자유서술형으로 부모님과 선생님께 가장 많이 듣고 있는 말, 듣고 싶은 말을 적어보도록 했는데 그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어린이 식생활을 보면 대상 어린이 10명 중 5명의 어린이는 평일 아침식사를 부모님 없이 형제(자매) 혹은 혼자 식사를 하거나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침을 부모님과 함께 먹는 어린이는 50.2% 정도였습니다. 학교 정규수업이 끝나고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의 하루 생활을 보면,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학원에 가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체 어린이의 60.6%가 2시간 이상 학원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어린이 10명 중 5명은 가족과의 하루 대화 시간이 30분 이하 또는 아예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놀랍게도 어린이들이 방과 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학원’이었습니다. 전체 어린이의 42.8%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을 ‘학원’이라고 응답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공부하기(숙제포함, 29.1%) > 스마트폰(27.1%) > TV시청(24.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방과 후에 컴퓨터 게임을 아예 하지 않는 어린이는 58.9%로, 스마트폰 사용을 하지 않는 어린이 18%로 보다 많았습니다.
어린이가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일 1위는 학원 다니기(52.1%)> 2위 학업성적(48.4%)> 3위 따돌림 (19.8%) > 4위 외모 (15.8%)순으로 나타났다. 공부하기 어려운 과목은 사회(44.2%)> 수학(39.9%)> 영어(34.6%)> 과학(31.7%)> 음악(20.4%)> 미술(17.4%)> 국어(12.8%)> 체육(10.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학원 수강 내용을 보면 영어> 수학> 국어> 과학> 사회> 체육> 음악 순으로 주지 교과의 비중이 높았으며, 특히 10명 중 7명의 어린이가 영어 사교육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린이들을 내려다보시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십시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되 늘 보드랍게 해 주십시오’

1923년, 당시 인구 30만 명의 서울 거리 곳곳에는 이러한 글이 적힌 선전물이 무려 12만 장이나 뿌려졌고, 참가자들은 ‘경축 어린이날’이라고 쓴 대형 현수막을 앞세우고 고적대 행진곡에 맞춰 파고다 공원에서 광화문까지 가두 행진을 벌였습니다.
1923년 5월 1일 오후 3시, 이날 서울 종로구 경운동 서울 천도교본부 운동장에는 1000 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모인 가운데 특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바로 천도교소년회ㆍ조선소년군단ㆍ불교소년연맹 등 40여 소년 단체가 연합해 마련한 제1회 어린이날 기념식이었습니다.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우리의 첫 번째 어린이날 기념식이 이처럼 성대하게 열릴 수 있었던 것은 소파 방정환 선생을 비롯해 여러 선각자들의 노력이 큰 힘이 됐기 때문입니다. 방정환선생은 어린이를 정성껏 보살피고 소중히 키운다면 이들이 자라나 반드시 조국의 광복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믿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날이 제정되기 2년 전인 1921년, 소파방정환선생과 김기전ㆍ박래홍 선생님과 함께 천도교소년회를 만들고 전국적으로 어린이에게 존대말쓰기 운동을 펼치는 한편 어린이를 '아이'라고 얕잡아 부르던 말을 높임의 뜻이 담긴 '어린이'로 부를 것을 주장했습니다. 그 후 1937년에는 일제에 의해 기념식이 강제로 금지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1961년 아동복리법으로 5월 5일이 어린이날로 지정, 오늘에 이르게 됐습니다.

오늘은 92번째 맞는 어린이날입니다.
학원에 가지 않으면 놀 친구가 없는 어린이들… 좋은 옷에 부족함이 없이 자라지만 그들 마음 속 한곳이 늘 텅 비어 있지나 않을까요? 공부나 일이 몸과 마음에 짐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데 학원과 학교, 집으로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고 있지는 않은지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부모의 욕심이 어린이들에게 짐이 되지는 않고 있는지요?

이번 어린이날은 어린이날 하루만 행복한 날이 아니라, 모든 날이 어린이날이 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의 특별한 사랑과 관심을 가지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116 

[민주국제포럼] 불평등한 세상에 맞서는 여성들의 연대

  • [민주국제포럼] 불평등한 세상에 맞서는 여성들의 연대 ... 여성부문세션
  • 여성부문세션 <평등세상을 위한 민주주의와 여성인권> 

    민주국제포럼 첫째날 <평등세상을 위한 민주주의와 여성인권>을 주제로 한 여성부문토론회 27일 한국기독교회관 민들레영토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에는 각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활동가들이 참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하고 국제연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변경혜 제민일보전기자의 사회로 먼저 한명희 여성역사포럼대표의 발제가 있었다. 한명희대표는 <여성대통령시대 여성은 정말 평등한가>라는 주제로 일하는 여성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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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대통령시대, 여성은 평등하지 않다

    한대표는 <대통령이 여성이라고 해서 그 사회의 여성이 평등한가 라는 질문에 대부분 아니라고 답할 것>이라며 <일하는 여성들의 삶, 여성인권, 성평등한 삶이 정책에 우선시되지 못하면 아무리 여성대통령이라고 해도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없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현정권의 반통일정책과 공안탄압, FTA·TPP 신자유주의정책을 지적하고 <집권초기부터 인사참사로 시작해 성완종리스트까지 도덕적이지도 못하고 부정부패한 정권>이라며 <이제는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과 국민들을 범죄자취급하고 있다. 반민족적, 반민중적, 반민주적이기까지 한 박근혜정권을 여성이라고 옹호해야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1995년 베이징여성대회에서 성평등실현과 여성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성주류화정책이 채택된 이후 제도적으로 많은 발전과 성과>가 있었지만, <신자유주의체제 강화와 보수정권 연장으로 그나마 진행됐던 성평등담론이 위축되고 여성정책의 후퇴, 진보거버넌스파괴 등으로 일하는 여성들을 더욱 열악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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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예로 여성노동자의 성별임금격차, 고용형태에 따른 임금격차의 심각한 상태를 지적하며 특히, 여성비정규직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로 인해 <대부분의 여성이 인권유린 상태>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신자유주의농정의 피해를 입고 있는 여성농민의 경우 <남성농민과 같이 농업수입 감소로 빈곤에 노출되고 가부장적 농촌사회에서 2중3중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농업에서 여성농민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60.3%로 한국농업은 여성 없이 안되는 상황이며 여성농민이 농업의 실질적 후계자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른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여성농업인육성지원조례가 있지만 현장체감도는 높지 않고 여성농민의 기여도에 비해 경제적 지위와 권리는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농민들의 신자유주의반대투쟁, 농업과 농촌에서 평등투쟁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일제시대 여성운동이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에서 나아가 민족해방을 최대의 과제로 삼았던 역사를 이야기하며 <일하는 여성들을 비롯한 여성이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데 우리가 중심에 두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좀더 진지하고 폭넓게 공유하고 토론하며 실천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여성의 연대와 단결로 앞당기는 통일, 한반도 세계평화>을 주제로 엄경애 인천여성노동자회전사무국장의 발제가 이어졌다.

    분단은 성차별적 억압 확산, 여성의 소외화·차별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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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경애전국장은 <김포에서 민통선 분단체험학교 평화해설사를 하고 있다. 김포는 분단으로 인해 남에서 갈 수 있는 최북단이고 통일에 대해 한번더 생각을 해보는 곳>이라며 발제를 시작했다. 

    먼저 엄전국장은 분단70년역사를 되짚어보고 <분단초기에 비해 민주주의가 발전한 듯 보이지만, 북을 적으로 규정하는 국가보안법이 아직 있고 시시때때로 공안정국을 조성하고 진보세력을 이적단체로 몰아서 탄압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분단과 남북대치는 군사문화를 확산시키고 성차별적인 가부장제가 결합해서 더욱 억압적인 문화와 엄격한 위계조직을 일반화하고 그래서 여성은 더욱 소외되고 차별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운동은 일반적인 여성문제 해결, 성평등실현의 과제와 더불어 분단구조를 극복하는 통일운동과도 함께해왔다.>고 말했다.

    엄전국장은 여성운동역사를 정리하며 <일제시기에는 3.1운동에 죽을 각오로 조직적 참가를 하였고 직접 총을 들고 빨치산으로 싸우거나 군자금모금과 같은 재정활동도 하였다.>고 밝히면서 <해방시에도 좌우합작으로 여성조직을 결성하였고, 90년대에도 방위비삭감을 위한 천만인서명운동을 진행하였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코리아여성의 전쟁피해중 가장 큰 것은 일본군위안부문제>이며, <현재 피해할머니들이 50여분 남아계신데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한 사죄와 배상은 피해국여성들의 연대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코리아여성운동은 <다양하게 반전구축활동, 평화문화운동, 평화교육·연구활동을 대중적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한반도DMZ평화걷기운동을 국제연대를 통해 더 대중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반통일정권 때문에 남북교류가 주춤하고 있지만 독일의 경우처럼 적극적으로 민간차원에서 교류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반도DMZ평화걷기운동의 정식명칭은 <2015 WOMEN CROSS DMZ>로 5월24~25일 여성평화걷기축제와 국제여성평화심포지엄이 열린다. 세계적 여성운동가들과 코리아전참전 12개국 여성평화운동가들이 준비하고 있다.

    다음으로 한선이 서천군비정규직지부지부장은 <신자유주의와 여성노동자>를 주제로 발제했다.

    경제의 세계화 · 빈곤의 여성화 막기 위해 초국가적 연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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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선이지부장은 먼저 <비정규직>용어에 대해, 80년이후 신자유주의정책에 따라 <온 세상을 하나의 공장, 하나의 시장으로 재편하려는 신자유주의이념이 결국 노동유연화라는 미명 아래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을 던져주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의 유연화는 본래 <노동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으로 노동자의 삶을 여유롭고 윤택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노동자의 요구가 중심이 아닌 자본의 입맛에 따라 이용>되면서 <자본의 힘에 떠밀려 삶의 자율성을 잃고 돈벌이에 급급해 하루하루를 사는 노동자의 삶을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노동유연화의 대표적 수단인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비정규직양산 현실속에서 <여성의 경우 노동의 조건과 상태에 관해 심각한 하향화와 양극화를 경험하고 구조조정의 칼날 아래 성차별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조조정정책아래 여성노동자들이 우선해고되면서 노동시장에 비공식부문으로 참가하기도 했지만, <임금동결이나 고용전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서 공식부문으로 일하는 많은 여성이 임금보충을 위해서 비공식부문에서도 노동을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실속에서 많은 여성들이 <저임금, 장시간노동, 기업복지에서 외면, 고용조건과 부당해고, 무원칙 해고에 시달리게 되었고 이는 결국 여성의 빈곤화와 더불어 노동강도증가를 초래하는 시발점이 되었다.>고 밝혔다. 덧붙여 현재 1000만명에 육박하는 비정규직노동자들중에서도 <여성과 청소년, 이주노동자들이 더욱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지부장은 충남지역을 예로 들며, <2013년기준 15개시군 지자체소속 무기계약직 노동자들 중에 상대적으로 고용이 안정된 무기계약의 경우는 남성비율이 59%로 높았고 또 고용불안정한 여성의 경우에는 68%로 월등하게 높게 나타났다.>며 열악한 노동현실을 개탄했다.

    그러면서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한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를 약화시키는 경제의 세계화, 빈곤의 여성화를 막기 위해 초국가적인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여성노동자는 신자유주의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데 반해 여성의 상황은 국가적 규제나 노조의 범위에서도 벗어나있다. 여성노동자는 남성중심의 노동조합속에서도 소외되고 있다.>며, <여성노동자들은 수동적인 생존전략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변혁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계속해서 박소현 고려대세종캠퍼스총여학생회장은 남코리아여학생들의 처지에 대한 이야기로 발제를 시작했다.

    온사회 평등과 민주주의투쟁에 여학생회가 함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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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소현총여학생회장은 <남코리아에서 지방대, 인문계, 여성 세가지단어는 정규직취업이 불가능한 3대조건이다. 노동유연화로 비정규직을 대량양산하고 있는 기업들이 수도권대학에 있는 상경계열 남성 위주로 신입사원을 채용하기 때문이다.>며, 대학생 단기아르바이트 채용에도 불평등이 존재한다고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이같은 불평등은 대학내도 마찬가지로 <4월21일 서울대연구소에서 발표한 전국남녀기혼대학·대학원생들의 학업·가정생활 조사결과에 따르면, 학업 때문에 결혼을 포기해본 적이 있다는 답변이 34%에 달했고 그중 한명의 여성은 임신사실을 연구실에 알렸다가 지도교수에게 왜 피임을 안했냐고 오히려 면박을 받았다고 한다.>며, <논문심사과정에서 지도교수의 성추행과 성희롱도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성에 대한 배려와 차별을 구분하지 못하는 현상이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여학생회에 대한 역차별논란으로 <전국적으로 여학생회자체가 부정당하고 심지어 여학생회가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원래 역차별용어는 <여성의 권리보장이 남성에 비해 과도하게 높아져서 오히려 남성을 차별한다는 의미로 사용하는데 이 단어의 등장으로, 여학생회가 사업을 벌이는데 있어 남성인권을 탄압한다고 주장한다.>면서 <눈에 보이는 불평등을 이야기하면 차별이라는 낙인이 찍혀 공격당하고 매도당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인권을 말하는 데 있어 중심을 성대결, 남성과 여성의 대결이 아니라 모든 착취당하는 계층들의 연대를 통한 온사회 평등에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파편화된 인간관계>에서 찾았다.

    덧붙여 <전체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당하는 불합리한 것들을 개인의 자질부족으로 생각하고 좌절한다. 여학생조직이 올바른 노선을 갖고 이렇게 파편화된 학생들을 이끌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이 문제들이 더 심화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여학생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현존하는 여학생회들이 더이상 전처럼 일방적인 여학생의 복지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온 사회의 평등, 이 사회 민주주의를 이야기한다면 여학생회존재가 부정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여성인권과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길에 학생들이 앞장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클라우디아 하이트 독일좌파당(링케)국제담당은 독일 여성들의 평화운동 사례를 소개했다.

    제국주의반대투쟁과 사회주의 이상은 독일평화운동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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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트는 대표적인 예로 독일 여성평화운동가 로자 룩셈부르크를 소개하며 <로자는 세계1차대전 당시 투옥되었다. 그 당시 집권당이 로자가 대중을 이끌어서 전쟁을 반대하는 커다란 운동을 조직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자 룩셈부르크는 결국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평화 속에서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었다는 이유만으로 우익민병대에게 1차 세계대전 이후에 암살되었지만,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투쟁, 사회주의에 대한 이상은 지금도 독일에서 평화운동이 계승하고자 하는 유산이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평화운동사례로는 군사연습을 위한 도시건설계획반대운동과 군의 모병활동 반대운동을 전했다. 

    하이트는 첫번째사례에 대해 <아프가니스탄 등에 파병되어 있는 독일군들은 이 지역에서 다 훈련받아야 한다. 사람들의 일상적인 거주를 위해 만들어지는 도시가 아니라 군사훈련만을 위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고 심지어 그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지하철까지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고 이미 10억 유로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군사도시건설을 반대하는 이유는 <이곳을 전투기지로 해서 이란과 같은 나라에 해외파병이 더욱더 확대될지 모르고 유럽에 군대를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고 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함께한 항의시위 에피소드가 소개되어 토론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바로 시위참여 여성들이 사진에 찍힌 이야기였는데 <여성들이 분홍페인트스프레이를 가지고 시위에 참여해서 군대가 훈련을 위해 지나갈 때 탱크에 분홍색칠을 한 것>이었다. 

    그래서 <군대가 분홍색이 칠해졌다는 것에 아주 짜증내했다. 군인들이 스프레이 칠하려는 여성들을 막으려고 쫓아다녔다.>고 전했다. 결국 이걸 막기 위해서 군사지역보호구역 팻말을 세웠다고 한다. 현재는 군사도시건설 반대운동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트는 두번째사례로, <군측에서 학교를 다니며 군인이 되는 것이 얼마나 쿨한 것인지, 총을 쏘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설명을 하며 모병활동을 했다.>며 <학부모들이 좋아하지 않았다. 학부모들을 조직하여 운동을 시작했고 학교에서 학부모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고 모병활동을 막겠다고 결정한 곳도 많다.>고 전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나섰기 때문에 군대가 들어오지 않는 학교라는 운동이 크게 일어나, 군에서 발간하는 보고서에는 이 운동이 모병활동에 방해가 된다고 언급했고, 군측이 이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해서 기분이 좋다.>고 말해 또한번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신경미 충남성평등교육문화센터대표가 <성평등현황과 여성의 역할, 여성이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안과 국제연대의 필요성>에 대해 발제했다.

    한국성평등지수 점점 낮아져, 체계적인 양성평등교육 절실

    신경미대표는 성평등현황과 관련된 조사자료를 근거로 <한국의 성평등지수가 점점 낮아지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먼저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14 세계성평등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대상 142개 중에 117위를 기록했다.>며 <이는 경제활동참여기회와 교육, 건강, 정치참여 등 4개 부분에서 성별격차를 수치화해 매긴 순위로 한국은 다양한 부분에서 성별 격차가 심각한 상태>라고 발표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건강부분에서 평균수명이 1위로 높지만 출생 시 남녀성비불균형은 120위, 74위이며 정치참여부분은 여성국회의원이 91위, 여성국무위원이 94위, 여성최고지도자 39위 합해서 93위를 기록했고, 정치참여 및 기회영역에서 취업자 중 관리직, 전문직비율 성격차수준은 2009년 변화가 없는 가운데 순위가 더 떨어져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또, <유사직종 임금격차 또한 2007년을 제외하고 비슷한 점수로 낮은 점수를 이어가고 있는 형편으로 유사직종 임금격차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고 평하며 이밖에 정치권한 영역에서도 장관과 국회의원 성비율이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폭력에서 안전한가>를 살펴봤을 때, <한국성폭력발생건수는 2013년 2백만7천건으로 전년대비 3.2% 증가했다. 성폭력 건수는 증가하고 있으며 성평등지수가 낮아지듯이 성폭력피해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평했다.

    신대표는 성매매가 빈번한 지역의 성폭력 발생빈도를 보면 <성매매 집결지역이 성폭력 다발지역>이라며 <성폭력과 성매매 증가는 양성평등에 대한 기본인식이 양성되지 않은 것을 보여주는 기본 증거>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성평등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아기때부터 양성교육을 체계적으로 하도록 법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 남코리아는 대학교육과정에 양성평등교육계획이 세워지고 있는 단계이며 성평등지수 1위인 아이슬랜드는 2세부터 양성평등교육이 시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외국사례를 공유하여 우리 실정에 맞는 체계적인 교육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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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제가 끝난 후 발표자들간 자율토론과 질문이 이어졌다.

    독일통일과정에서 여성의 역할과 독일 성폭력·성매매법규 현황, 남코리아의 비정규직투쟁과 여성농민들의 신자유주의반대투쟁 등에 대해 발표자들 간 질문과 토론이 있었다. 그밖에 청중질문으로 독일 경제상황 변화에 따른 모병활동의 변화, 군사도시 건설이 무상교육에 끼치는 영향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갔다.

    민주국제포럼공동취재단

이석태 "정부안 수용? <조선>의 오도... 개정안 낼 것"


15.05.04 20:39l최종 업데이트 15.05.04 22:03l


이석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오는 6일 국무회의 통과를 앞둔 정부의 세월호 시행령안에 반대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 위원장은 4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안은 세월호 특조위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훼손해 진상 규명을 방해한다"며 "이 시행령이 공포된다면 개정안을 내겠다"고 전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이날 정부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특조위도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허위·왜곡 보도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4일 <조선일보>는 "해양수산부의 세월호 시행령을 철회하라고 주장하던 이석태 세월호 특조위원장 등 일부 특조위 위원들이 정부 안을 수용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오는 6일 시행령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치면 특조위가 정식으로 출범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정부안 통과되는 즉시 개정안 낼 것... 수용이라고 오도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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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석태 위원장이 세월호참사 1주기를 하루앞둔 지난 4월 15일 오전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조위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하고 기능과 권한을 약화시킨 해수부 시행령(안)을 철회 및 특조위 안을 바탕으로 한 시행령 제정을 박근혜 대통령에 촉구했다.
ⓒ 권우성

이날 '정부안 합의' 소식이 알려진 뒤 이석태 위원장은 "오는 6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이 강행된다며 저희로선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에 배정된 예산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즉시 개정안을 내는 등 정부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는 것"이라며 "이를 수용했다고 오도하면 안 된다"고 전했다. 

또한 앞서 보도에서 "유족들과 지난 주말 대화를 거쳐 정부안을 받아들이기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정부 시행령의 문제점을 설명해주긴 했으나, 유가족과 정부안을 수용하기로 협의한 적은 없다"고 바로 잡았다. 

특조위도 이날 오후 5시 17분께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특조위 위원장을 비롯하여 특조위원들은 정부안을 수용하기로 합의한 적이 전혀 없다"며 "정부 시행령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여 공포되면 시행령으로서의 효력은 발생하겠지만, 특조위는 더욱 강력하게 시행령 개정 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선일보>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특조위는 "조선일보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내용이므로 허위 및 왜곡 보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며 "조선일보는 즉시 기사를 삭제, 정정 보도하고 특조위에 사과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특조위 제대로 하자는 취지 정부가 이해 못해 매우 유감"
기사 관련 사진
▲ 청와대 앞 연좌농성에 돌입한 세월호특조위 이석태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 비상임위원들이 지난 4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대통령과의 면담을 하기 위해 이동하자, 경찰들이 이를 저지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시행령 수정안 철회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해수부가 발표한 특별법 시행령 수정안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입법취지를 호도하는 문제는 아무것도 개선되지 않았다"며 "대통령의 결단만이 희생자와 유가족의 한을 풀고 국민의 진상규명 염원에 부응하는 유일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 유성호

앞서 이석태 위원장은 지난 4월 27일부터 7일 동안 정부 시행령 폐기를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을 벌인 바 있다. 특히 지난 4월 30일에는 이 위원장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며 면담을 위해 청와대로 향했으나 경찰 병력에 가로 막혔다. 이후 지난 3일까지도 청와대로부터 아무런 답을 얻지 못하자 그는 "더 이상의 농성은 의미가 없다"며 농성을 중단했다.

이날 이 위원장은 농성 중단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오늘 밤 21시를 기하여 비록 특조위 위원장이 광화문 광장을 떠나지만, 기존 입장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며 "특조위가 반대하는 입법 예고 수정안을 국무회의에서 그대로 통과시킨다면, 시행령 개정 운동을 포함하여, 특조위의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활동 보장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특조위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정부 시행령안 폐기를 요구해왔다. 먼저 ▲ '기획조정실장' 권한이 지나쳐 특조위 독립성을 현저히 침해하며 ▲ 특조위의 업무 범위를 '재해 재난 예방'과 '안전 사회'가 아닌 해상 관련 업무로만 축소시키고 ▲ 진상규명 등 업무를 정부 공무원이 지휘·감독하며 ▲ 직원을 120여 명→90여 명으로 줄여 제대로 된 활동이 어렵다는 이유였다.

이후 지난 4월 29일 정부가 한 차례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논란이 됐던 정부 시행령안과 크게 다르지 않아 논의는 평행선을 달렸다. 수정안은 ▲ '기획조정실장'을 '행정지원실장'으로 명칭을 바꿨지만 진상규명·안전사회 건설대책 등 각 부서 업무를 총괄하는 기능은 그대로 뒀고 ▲ 전체 정원은 출범 시 90명으로 하되 6개월 뒤 확대하도록 했으며 ▲ 안전 사회 과장 업무 범위를 "다른 부처 업무와 겹칠 수 있다"는 이유로 '416 세월호 참사 관련'으로 한정했다. 

이와 관련 이 위원장은 "특조위 활동을 제대로 하자는 취지를 정부가 전혀 이해를 못하고 있어 매우 유감"이라며 "아직 국무 회의 통과가 남아 있어 답변하기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정부 시행령 안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가린 뒤 개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 편집ㅣ조혜지 기자

아빠 폭력에 멍든 5살 연수의 ‘SOS’…어른들은 외면했다

등록 :2015-05-04 19:56수정 :2015-05-04 22:05

일러스트 이강훈 leebido@daum.net
일러스트 이강훈 leebido@daum.net
[탐사기획] 부끄러운 기록 ‘아동 학대’
② 방관
다섯 살, 연수(가명)가 죽었다. 연수는 유독 집에만 들어오면 똥오줌을 가리지 못했다. 눈물도 많아졌다. 자장면을 다 먹고 고봉밥을 한 그릇 더 비웠다. 그런 아이를 아빠는 때렸다. 다시 울었고, 바지에 오줌을 지렸고, 손톱을 뜯었다.
목격자는 어른들이었다. 신고해야 했고, 그래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주저하고 외면하고 회피했다. “아는 사이” “이번만” 등이 이유였다. 어른들이 연수가 보낸 구조신호를 무시하는 사이, 아빠와 엄마는 약으로 연수의 멍을 지우고, 거짓말로 상처를 변명했다. 어른들이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다. 판결문과 공소장 등 자료와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연수의 마지막 6개월을 되짚었다.
뇌출혈로 죽은 연수
학대 신고 의무자들은
구조신호를 목격하고도
응답하지 않았다
사망 2013년 9월21일 밤 11시. 연수를 건네받은 간호사는 “동공-반응 없음”이라고 써 내려갔다. 아빠의 품에 안겨 응급실에 도착한 아이는 이미 의식이 없었다. 당직 의사는 아빠에게 응급처치를 위해 경위를 물었다.
“혼나다가….”
“씻고 나와 방으로 가다가….”
“미끄럼틀에서 넘어져….”
밤 11시, ‘들려온’ 딸의 상태를 아빠는 설명하지 못했다.
“잘 모르겠어요.”
아빠는 더 이상 말하지 못했다. 함께 온 (연수가 고모라고 부른) 새엄마는 침착했다.
“경위는 잘 모르고 평상시에 잘 넘어져요.”
보호자들의 두서없는 진술은 응급진료기록부에 고스란히 남았다.
“같이 내원한 보호자 진술로는 혼나는 과정에서 경기하고 앞으로 꼬꾸라지면서 넘어졌다고 함. 오른쪽 눈 주변으로 피멍. 다친 경위에 대해 물었으나 정확하게 진술하지 않고 잘 모르겠다고 함.”
응급수술이 가능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5시간 뒤 연수가 수술대에 올랐다. 뇌출혈은 급성과 만성이 혼재돼 있었다. 머리는 출혈로 가득했다. 연수는 겨우 하루를 더 힘겹게 살았다. 2013년 9월23일 밤 11시였다. 낮 기온이 32도까지 올라간, 가을치고는 무더운 날이었다.
연수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이 찾아왔다. 관할 지역의 경관, 과학수사반 등 3명은 연수의 죽음에 대해 역할을 나눴다. 연수는 급성과 만성의 뇌출혈로, 몸의 멍으로 학대를 ‘증거했다’. 연수가 처음 실려간 병원의 응급기록지는 그날의 진실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를 살피는 일은 경찰에게는 가욋일이었다. 침묵하는 가족, 병원 사이에서 죽음은 사고사를 의미하는 ‘변사’로 처리됐다.
연수네 식구는 아빠와 연수, 연주 세 부녀와 엄마와 지연이, 지혜 세 모녀가 한 살림을 차린 지 6개월 만에 식구가 줄었다. 아빠는 새 가족을 꾸리기 몇달 전 이혼을 했고, 새엄마도 이혼 경험이 있었다. 연수와 연주는 새엄마를 “고모”라고 불렀다. 지연이와 지혜는 아빠를 “삼촌”이라고 불렀다.
150일 전 아빠가 연수를 데리고 한 대학병원 정신과를 찾았다. 아빠는 연수의 욕설, 잦은 거짓말이 고민이라고 했다. 손톱을 뜯는 버릇도 고쳤으면 했다. 친엄마와 살다 아빠한테 온 지 한 달 만이었다. 정신과 의사는 연수의 얼굴에서 멍자국을 발견했다. 정신과 의사는 아빠에게 경고했다. “다시는 그런 폭력을 사용하면 안 됩니다.”
그들 중 한 명만 눈뜨고 있었다면…
아빠의 발길질을 본 이웃
멍을 확인한 어린이집 교사
머리를 꿰맨 의사와 간호사
그들은 모두
잊히길 바랄뿐…
그 사이 학대는 동생에게 갔다
연수의 이상행동은 원인이 분명했다. 의사가 “잦은 학대 경험(매, 언어폭력)”, “아버지에게 체벌” 등의 내용을 적어 내려갔다. 연수 치료를 위해 가장 급한 것은 아빠를 신고하는 것이었다. 의사는 신고의무자였다. 그럼에도 의사는 경고만 했다.
100일 전 2013년 6월, 베란다에서 벌을 받던 연수가 아빠의 발길질에 힘없이 나가떨어졌다. 이웃이 있었다. 새엄마가 십수년 동안 동네 언니로 알고 지낸 김승미씨가 수박을 자르다 벌떡 일어섰다. 김씨 말고 이웃이 한 사람 더 있었다. 데리고 온 딸의 충격을 걱정할 만큼 연수 아빠의 발길질은 거셌다. 김씨가 아빠를 안방으로 끌고 들어갔다.
“네가 아는 사람이라 넘어가는데… 만약 내가 너를 몰랐다면 아동폭행으로 신고했을 거야. 만약 한 번만 더 그러면 가만있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연수의 구조신호를 무시하기는 어린이집도 마찬가지였다. 2013년 6월 어느 날 한 어린이집. 똥을 눈 연수를 닦아주기 위해 교사가 들어섰다. 엉덩이 밑 허벅지 쪽에 여기저기 가늘고 길쭉한 멍자국이 보였다.
“연수야, 괜찮으니까 말해볼래?”
연수는 거듭된 질문에 “맞았다”고 답했다. 교사는 폭행 사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신고는 없었다. 어린이집 교사는 법상 신고의무자다.
한 달 뒤인 7월 어느 날이었다.
이 교사는 등원한 연수의 왼쪽 눈두덩에 지름 10㎝ 크기의 둥근 멍자국을 봤다.
“왜 멍이 들었어?”
“넘어져서 그래요.”
교사는 결국 ‘고모’한테 전화를 했다.
“거짓말을 해서 혼냈어요.”
돌아온 답은 오히려 담담했다. 교사는 이 또한 일일보고서에 기록했다. 어린이집 원장도 이날을 기억했다. 하지만 원장도 교사도 신고하지 않았다. 이날은 연수가 어린이집에 나온 마지막날이었다.
원장은 이날의 상처에 대해 “신발 모양이 나올 정도로 딱 봐도 맞은 멍이었다”고 기자에게 설명했다. 이렇듯 연수가 몸으로 보낸 구조신호는 번번이 응답받지 못했다.
결국, 연수는 죽었다. 죽음은 사고로 처리됐다. “넘어졌다”는 보호자들의 진술은 의학적 상식과 불일치했다. 경찰은 그 진술을 진실로 받아들였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침묵했다. 어른들은 공모자였다. 병원의 침묵에, 아동보호전문기관도 움직일 수 없었다. 경찰도 학대 정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연수가 죽음으로 알린 마지막 신호 또한 누구도 감지하지 못했다.
동생 닿지 못한 구조신호가 반복되는 사이, 동생은 언니의 고통을 물려받았다. 동생 연주도 언니처럼 손톱을 물어뜯었다. 배꼽을 뜯다가 생채기를 냈다. 밥을 편식했다. 남들이 보는 앞에서 많이 먹었다. 모든 게 맞을 이유였다. 새엄마 딸인 지연이는 경찰서에서 “삼촌(아빠)이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멍은 일상다반사였다. 아빠는 학대를 멈추는 대신 성실하게 약을 발랐고, 먹였다. 동네 병원에는 가지 않았다. 새엄마는 그 이유를 경찰에서 말했다.
“일단은 때린 게 드러날까봐 무서웠어요.”
동네 약국에서는 당시 이들을 기억하지 못했다. 타박상에 바르는 약은 흔하다. 학대는 약이 멍을 지우는 시간보다 잦았다. 이번에는 연주의 구조신호가 시작됐다. 10월 어느 날, 연주는 ‘두피의 열린 상처’를 한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연수의 죽음이 있은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은, 그 죽음이 사고로 결론이 난 것과 같은 시기다. 병원에서는 연주의 상처가 학대의 결과라는 것을 몰랐을까. 새엄마는 급정거하는 차 안에서 다친 상처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의학적 소견을 참조해 폭행이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병원은 침묵했다.
“연주가 사나흘 아니면 일주일 결석하고 오면 그때마다 상처가 있었고 멍이 들어 있었어요.”
연주가 다닌 어린이집의 담임교사는 연주의 멍을 기억했다. 12월에는 소변에서 피가 비쳤다. 닷새를 결석한 1월, 열흘을 결석한 2월 어김없이 몸에는 멍이 들어 있었다.
어린이집 담임교사가 기억하는 멍의 횟수만 10여 차례, 어린이집 원장도 대여섯 차례를 기억했다. 얼굴에 긁힌 상처와 볼과 이마 쪽의 멍, 팔, 다리, 엉덩이 부위에 몽고반점과 같은 멍자국…. 교사가 밝힌 멍의 기억은 표적지처럼 정확했다. 피와 멍을 본 교사들, 이들도 신고‘의무자’였다. 하지만 신고하지 않았다.
아빠의 발길질을 목격했던 김승미씨가 다시 그 집을 찾은 것은 연수가 죽고 나서다. 동생 연주의 얼굴이 심상치 않았다. 멍이 오른쪽 얼굴 반을 가릴 정도였다. 며칠 뒤 다시 찾아 연주 얼굴과 어깨의 멍을 확인했다. 김씨는 친엄마를 찾아 나섰다.
연수 친엄마는 큰딸의 죽음도 해를 넘기고 나서야 알았다. 자신의 보험 처리를 위해 서류를 떼던 과정에서였다. 죽음을 의심하기 힘들었다. 배운 사람이, 여유있는 사람이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남편에게 맡긴 두 딸이었다. 하지만 살아남은 연주가 얼굴에 멍을 달고 산다는 얘기를 듣고는 연주를 그냥 둘 수는 없었다.
곧바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도움을 구했다. 2014년 5월, 연수와 연주를 아빠에게 보낸 지 1년2개월, 연수가 죽고 연주가 학대를 물려받은 지 8개월 만이었다. 아빠는 집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연주의 학대를 수사했다. 그러다가 8개월 전 연수의 죽음에 수상한 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수가 숨지기 이틀 전 실려간 병원의 응급기록지를 지나쳤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결국 아빠는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다. 아빠는 연수의 죽음을 사고로 가장해 사망보험금까지 수령했다.
아빠는 5년형을 받고 복역중이다. 새엄마는 벌금형을 받고, 자신의 두 딸을 키우며 산다. 연주는 친엄마에게 돌아갔다. 더이상 식탐을 부리지 않는다. 대소변도 의젓하게 스스로 해결한다. 수사를 맡았던 경찰도 가끔 안부를 주고받는다. 이웃은 기자에게 그들이 “잘 살고 있다”고 했다.
연주에게 언니 노릇을 곧잘 했다는 연수는 어떤 아이였을까. 일일보고서 몇 줄로 추측해볼 뿐이다. 그 안에서 연수는 다섯 살 꼬마 그대로다. “바람이 시원하다”고 이야기하고, 웃는 얼굴과 우는 얼굴을 하며 즐거워하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연수는 어린이집이 더 좋았을까. 오후에 선생님 차량이 가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일일보고서(김연수)
7월2일 “바람이 시원하다며 이야기함.”
7월4일 “그림 그리기를 좋아함.”
7월5일 “오후 시간 선생님 차량 가면 눈물 보임.”
7월8일 “거짓말 횟수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거 같음.”
7월11일 “웃는 얼굴, 우는 얼굴 해보면서 즐거워함.”
7월15일 “얼굴, 눈에 멍들어 옴.” “거짓말을 해서 혼났다고 함.”
7월16일 “세수 깨끗이 하겠다고 이야기함.”
7월18일 결석
연수는 죽었지만, 모두들, 별일 없이 산다.
연수의 멍을 목격한 어린이집 교사와 원장, 발길질을 본 이웃, 응급실 의사, 간호사, 수술을 한 의사, 사고사로 결론 낸 경찰, 다 무탈하다. 연주의 머리를 꿰맨 의사, 피와 멍을 본 어린이집 교사도 하나같이 사건이 잊히길 원했다. 이들 또한 별일 없이 잘 살고 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일러스트 박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