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8일 일요일

1주일 간격 연속시험발사, 조미핵대결 종식 앞당긴다

[개벽예감251] 1주일 간격 연속시험발사, 조미핵대결 종식 앞당긴다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7/05/29 [13:08]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화성-12형 조종전투부에 소형 로켓엔진 들어있다
2. 첨단미사일공학기술이 응집된 화성-12형 재돌입체
3. 특수로켓엔진 장착한 ‘주체탄’, 미국 본토 서북단까지 날아간다
4. 북극성-2형은 왜 오후 5시경에 발사되었을까?
5. 보도사진 판독으로 알아낸 북극성-2형의 놀라운 성능

▲ <사진 1>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 전날인 2017년 5월 13일 밤 미사일조립공장에서 화성-12형 탄도미사일을 조립하는 작업현장을 지켜보는 장면이다. 이 사진에 나타난 커다란 물체는 화성-12형 추진체 맨 앞부분에 있는 조종전투부(탄두부)다. 조선에서 조종전투부라고 부르고, 미국에서 복수탄두부 또는 말기유도추진체라고 부르는 그 장비는 이제껏 전 세계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을 비롯한 극소수 핵강국들만 만들 수 있었던 첨단장비이었으며, 지금은 조선이 지난 수 십 년 동안 연구, 개발한 첨단미사일공학기술을 응집시켜 만들어내는 첨단장비다. 위의 조종전투부가 촬영된 다른 사진을 확대하면,'전투8-지'라는 글자가 쓰여 있고, 바로 그 밑에 'ㅈ12121704'라는 일련번호가 쓰여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화성-12형 조종전투부에 소형 로켓엔진 들어있다

<사진 1>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발사 전날인 2017년 5월 13일 밤 미사일조립공장에서 화성-12형 탄도미사일을 조립하는 작업현장을 지켜보는 장면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커다란 물체는 화성-12형 추진체 맨 앞부분에 있는 조종전투부(탄두부)다. 이 사진에 나타난 조종전투부는 깜짝 놀랄 첨단장비다. 조선에서 조종전투부라고 부르고, 미국에서 복수탄두부(payload bus) 또는 말기유도추진체(post-boost vehicle)라고 부르는 그 장비는 이제껏 전 세계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을 비롯한 극소수 핵강국들만 만들 수 있었던 첨단장비였는데, 최근 조선은 지난 수 십 년 동안 연구, 개발한 첨단미사일공학기술을 응집시켜 마침내 그 첨단장비를 만들어내기 시작하였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12형 조종전투부를 근접촬영한 것이다. <사진 1>에 나타난 조종전투부와 위의 사진에 나타난 조종전투부는 도색과 외형이 약간 다르지만, 동일한 종류의 조종전투부들이다. 위의 사진을 확대하면, 조종전투부에 '전투8-지'라는 글자가 쓰여 있고, 바로 그 밑에 'ㅈ12121701'이라는 일련번호가 쓰여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2>는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12형 조종전투부를 근접촬영한 것이다. <사진 1>에 나타난 조종전투부와 <사진 2>에 나타난 조종전투부는 도색과 외형이 약간 다르지만, 동일한 종류의 조종전투부들이다. <사진 1>에 타나난 조종전투부가 촬영된 다른 사진을 확대하면, 조종전투부에 ‘전투8-지’라는 글자가 있고, 바로 그 밑에 ‘ㅈ12121704’라는 일련번호가 있는 것을 식별할 수 있다. 다른 조종전투부를 촬영한 <사진 2>를 확대하면, 조종전투부에 ‘전투8-지’라는 글자가 있고, 바로 그 밑에 ‘ㅈ12121701’이라는 일련번호가 있는 것을 식별할 수 있다. ‘전투8-지’라는 글자는 지대지탄도미사일 전투부 제8유형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고, 8자리 숫자로 된 일련번호는 제조순번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사진 2>를 자세히 살펴보면, 조종전투부 아래쪽에 여러 글자들이 더 있는 것이 보인다. <사진 3>은 그 부분을 확대한 두 장의 사진인데, 붉은 동그라미 표시 위에 ‘정압구’라고 쓰여 있고, 그 왼쪽에 ‘(주의: 발사 전 떼낼 것)’이라고 쓰여 있다. 화성-12형을 발사하기 직전에, 정압구라고 쓰인 붉은 동그라미 표시를 떼어내라는 뜻이다. 정압이라는 말은 고압가스를 감압하여 가스압력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준다는 뜻이므로, 정압구라고 쓰인 그 안쪽에 가스압력조정기가 들어있는 것이 분명하다. 

▲ <사진 3> 이 사진들은 <사진 2>에 나타난 조종전투부의 아래쪽을 확대한 두 장의 사진이다. 붉은색 동그라미 표시 위에 '정압구'라고 쓰여 있고, 그 왼쪽에 '(주의: 발사 전 떼낼 것)'이라고 쓰여 있다. 화성-12형을 발사하기 직전, 정압구라고 쓰인 붉은색 동그라미 표시를 떼어내라는 뜻이다. 정압구라고 쓰인 그 안쪽에 가스압력조정기가 들어있는 것이 분명하다. 정압구 아래쪽에는 '연소제통 배기면'이라는 글자와 '산화제통 보급 및 배출면'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연소제(로켓연료) 주입구는 없고, 연소제 배기구만 있는 것은 연소제를 미리 연소제통에 주입해놓은 상태로 보관한다는 뜻이다. 화성-12형은 발사 직전에 연소제를 주입할 필요가 없고, 산화제만 주입하면 되는 신형 미사일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정압구 아래쪽에는 ‘연소제통 배기면’이라는 글자와 ‘산화제통 보급 및 배출면’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조선에서 연소제라고 부르고, 한국에서는 연료(fuel)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산화제(oxidizer)와 대비되는 개념이므로 연소제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합하다.

연소제통은 연소제가 들어있는 저장공간이고, 산화제통은 산화제가 들어있는 저장공간이다. 배기면은 연소제통 안에서 발생한 배기가스를 내보내는 곳이고, 보급 및 배출면은 산화제통 안으로 산화제를 주입하거나 산화제통 밖으로 산화제를 빼내는 곳이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화성-12형을 발사하기 직전에 미사일기술자들이 산화제를 산화제통에 주입하지만, 연소제는 연소제통에 주입하지 않고 연소제통 안에서 발생한 배기가스만 배출시킨다는 점이다. 연소제 배기구는 있는데, 왜 연소제 주입구는 없는 것일까? 그 까닭은 연소제를 미리 연소제통에 주입해놓고 보관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화성-12형에 사용되는 연소제는 발사 직전에 연소제통에 주입하는 일반 연소제와 달리, 연소제통에 미리 주입해놓고 장기간 보관하는 특수연소제인 것이다. 그런 특수연소제를 장기보관연소제(long-term storable fuel)라 하는데, 연소제통에 주입해놓아도 부식현상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최장 15년 동안 연소제통에 보관할 수 있다. 연소제를 연소제통 안에 그처럼 오래 넣어두면 가스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발사 직전에 배기구로 가스를 빼내면 된다. 고도의 화학공업기술이 있어야 장기보관연소제를 만들 수 있는데, 놀랍게도 조선은 자체 기술로 특수연소제를 개발하여 화성-12형 성능을 높은 단계로 끌어올린 것이다. 

▲ <사진 4>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황색 전신방호복을 입은 미사일기술자 4명이 6축12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화성-12형 추진체 위에 올라가 산화제통에 산화제를 주입하는 장면이다. 발사 직전 연소제는 주입할 필요가 없고, 산화제만 주입하면 되는 화성-12형은 무징후기습발사에 적합하게 발사준비시간을 단축한 신형 탄도미사일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런 사정을 이해하면, 화성-12형은 다른 화성 계열 미사일들과 달리, 발사 직전에 연소제를 주입할 필요가 없고, 산화제만 주입하면 되는 신형 미사일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사진 4>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황색 전신방호복을 입은 미사일기술자 4명이 6축12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화성-12형 추진체 위에 올라가 산화제통에 산화제를 주입하는 장면이다. 산화제는 독성 화학물질이므로, 미사일기술자들이 전신방호복을 입고 주입해야 한다. 발사 직전에 연소제는 주입할 필요가 없고, 산화제만 주입하면 되는 화성-12형은 무징후기습발사에 적합하게 발사준비시간을 단축한 고성능 탄도미사일이다.

주목되는 것은, 화성-12형 조종전투부 안에 소형 액체로켓엔진이 들어있다는 점이다. 소형 액체로켓엔진은 무엇에 쓰이는 것일까? 모든 탄도미사일은 로켓엔진에서 발생되는 추력으로 비행하는데, 추력비행이 끝나는 순간, 조종전투부가 추진체에서 자동적으로 분리된다. 그렇게 분리된 조종전투부는 그 안에 들어있는 소형 액체로켓엔진을 점화하여 마지막 추력비행을 하게 된다. 바로 이 때 조종전투부 안에 들어있는 미사일유도장치(missile guidance system)가 작동하면서 타격목표를 향해 비행방향을 유도조정하며 낙하비행을 시작하게 된다. 낙하비행을 그런 식으로 유도조정하기 때문에, 전투부라고 부르지 않고 조종전투부라고 부르는 것이며, 그런 유도조종기능을 수행해야 탄도미사일의 타격정밀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 수 있는 것이다.

▲ <사진 5> 이 사진은 사거리가 13,000km인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닛맨 조종전투부 아래쪽을 촬영한 것이다. 중앙에 소형 로켓엔진 배기통이 있고, 그 좌우에 연소제통과 산화제통이 있다. 미닛맨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고체로켓엔진을 장착하였지만, 조종전투부에 들어있는 소형 로켓엔진은 화성-12형과 마찬가지로 액체로켓엔진이다. 미닛맨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조종전투부에 미사일유도방치와 액체로켓엔진을 장착함으로써 타격정밀도를 고도화하였고, 원형공산오차를 200m로 축소시켰다. 화성-12형도 조종전투부에 미사일유도장치와 소형 액체로켓엔진을 장착하여 타격정밀도를 고도화하였다. 그래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화성-12형을 완벽한 무기체계이라고 격찬하였다.     © 자주시보

<사진 5>는 사거리가 13,000km인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닛맨(Minuteman) 조종전투부 아래쪽을 촬영한 것인데, 중앙에 소형 로켓엔진 배기통(nozzle)이 있고, 그 좌우에 연소제통과 산화제통이 있다. 미닛맨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고체로켓엔진을 장착하였지만, 조종전투부에 들어있는 소형 로켓엔진은 화성-12형과 마찬가지로 액체로켓엔진이다. 미닛맨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조종전투부에 미사일유도장치와 소형 액체로켓엔진을 장착함으로써 타격정밀도를 고도화하였고, 원형공산오차(CEP)를 200m로 축소시켰다.

화성-12형도 조종전투부에 미사일유도장치와 소형 액체로켓엔진을 장착하여 타격정밀도를 고도화하였다. 그래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화성-12형 시험발사를 가리켜 “우리 당의  군사전략전술사상과 현시대의 요구에 맞는 또 하나의 완벽한 무기체계, <주체탄>이 탄생”하였다고 격찬하였던 것이다. 

▲ <사진 6> 이 사진은 사격위치에 도착한 6축12륜 자행발사대차가 화성-12형을 평탄지면에 90도로 세워놓은 장면이다. 먼동이 터오고 있지만 주위는 여전히 어둡다. 화성-12형은 조선의 독자적인 미사일공학기술로 설계되고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주체탄'이라 불린다. '주체탄'은 기존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들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탄도미사일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사진 7> 이 사진은 평탄지면에 90도로 세워놓은 화성-12형이 발사 직전 자행발사대차에서 완전히 분리된 장면이다. 90도로 세워놓은 탄도미사일과 자행발사대차를 발사 직전에 분리시킨 것은, 조선의 미사일사격방식이 독특한 방식으로 전환되었음을 말해준다. 화성-12형을 사격위치에 90도로 세워놓은 뒤에 자행발사대차는 미사일조립공장으로 되돌아가 또 다른 화성-12형을 싣고 다른 사격위치로 이동할 수 있으므로, 연속발사를 할 수 있다. 이런 차탄분리식 사격법은 조선이 창안한 독특한 미사일사격법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첨단미사일공학기술이 응집된 화성-12형 재돌입체

<사진 6>은 사격위치에 도착한 6축12륜 자행발사대차가 화성-12형을 평탄지면에 90도로 세워놓은 장면인데, 먼동이 터오고 있지만 주위는 여전히 어둡다. 그런데 <사진 7>에서 보는 것처럼, 평탄지면에 90도로 세워놓은 화성-12형은 발사 직전 자행발사대차에서 완전히 분리되었다. 90도로 세워놓은 탄도미사일과 자행발사대차를 발사 직전에 분리시킨 것은 조선의 미사일사격방식이 독특한 방식으로 전환되었음을 말해준다. 화성-12형을 사격위치에 90도로 세워놓은 자행발사대차는 미사일조립공장으로 되돌아가 또 다른 화성-12형을 싣고 다른 사격위치로 이동할 수 있으므로, 연속발사를 할 수 있다. 이런 차탄분리식(車彈分離式) 사격법은 조선이 창안한 독특한 미사일사격법이다.

▲ <사진 8> 이 사진은 사격위치에 90도로 세워지고, 자행발사대차와 분리된 화성-12형이 섬광과 굉음 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장면이다. 화성-12형은 2017년 5월 14일 평양시간으로 새벽 4시 58분에 발사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12형은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최대정점고도 2,111.5km까지 상승비행하여 거리 787km 공해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8>은 사격위치에 90도로 세워지고, 자행발사대차와 분리된 화성-12형이 섬광과 굉음 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장면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12형은 2017년 5월 14일 새벽 4시 58분에 발사되었다고 한다. 평양시간으로 새벽 4시 58분이고, 서울시간으로 새벽 5시 28분이다. 그런데 한국군 합참본부는 화성-12형이 평양시간으로 새벽 4시 57분경에 발사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실제발사시각보다 약 1분 일찍 추측한 것은, 한국 군부가 화성-12형 발사시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였고, 따라서 화성-12형 발사징후도 탐지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12형은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최대정점고도 2,111.5km까지 상승비행하여 거리 787km 공해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조선이 화성-12형을 2,111.5km 고도로 쏘아올렸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비행고도는 1,200km를 넘지 않는다. 예컨대,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닛맨의 비행고도는 1,120km다. 그런데 조선은 화성-12형을 2,111.5km 고도로 매우 높이 쏘아올렸다. 이것은 화성-12형이 거의 90도에 가까운 최대고각으로 발사되었음을 말해준다. 화성-12형을 왜 고각발사로 쏘아올려 그처럼 높은 고도에 이르게 한 것일까? 그 사연은 아래와 같이 설명된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조종전투부에는 재돌입체(reentry vehicle)가 들어있는데, 최고정점고도에로 상승비행한 재돌입체는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중간구간을 비행하다가 지구표면을 향해 낙하비행을 시작하게 된다. 재돌입체의 낙하비행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극초음속(high-hypersonic)으로 내리꽂히는 돌진낙하비행이다. 예컨대, 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Topol)-M의 돌진낙하비행속도는 초속 7.3km(마하 22)이고,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닛맨의 돌진낙하비행속도는 초속 7.8km(마하 23)이다.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비행을 하는 재돌입체는 지구표면으로부터 약 100km 고도에 이르러 대기권에 돌입하게 되는데, 이 때부터 엄청난 대기마찰이 일어나게 된다. 재돌입체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대기마찰은 극고온과 극고압을 발생시킨다. 이를테면, 재돌입체가 대기권에 돌입하면서 초속 6.8km(마하 20)의 속도로 돌진낙하비행을 하는 경우, 섭씨 8,315도의 극고온이 발생하고, 지상의 중력보다 50배 더 강한 극고압이 발생한다. 하지만, 재돌입체가 고극초음속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그 표면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 가운데 약 90%는 대기 중에 흩어져 날아가고, 약 10%의 열에너지만 받게 된다. 그렇다고 해도 섭씨 약 1,000도의 극고온이 재돌입체 표면에서 발생하게 된다. 이처럼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으로 대기권을 통과하는 약 13초 동안 재돌입체의 표면이 극고온과 극고압으로 침식되는 융제현상(ablation)이 일어나기 때문에 재돌입체는 초강도 특수합금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은 고도의 야금공학기술을 요구한다. <사진 9>

▲ <사진 9> 일반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재돌입체는 1,200km 고도까지 상승비행하였다가, 지구표면을 향해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비행을 하게 된다. 위의 사진은 지구표면을 향해 고극초음으로 돌진낙하비행을 하는 재돌입체를 형상한 상상도다.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비행을 하는 재돌입체는 지구표면으로부터 약 100km 고도에 이르러 대기권에 돌입하게 되는데, 이 때 엄청난 대기마찰이 일어난다. 재돌입체 표면에서 일어나는 대기마찰은 상상을 초월하는 극고온과 극고압을 발생시킨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은 2016년 3월 14일 대륙간탄도미사일 대기권재돌입환경모의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는데, 당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조선이 “열보호재료들을 연구개발하고 국산화하는데 성공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열보호재료는 극고온에 견디는 재돌입체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특수재료를 뜻한다. 화성-12형 재돌입체는 조선이 자체 기술로 만든 열보호재료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처럼 재돌입체는 극고온과 극고압에 견뎌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표면도 고르게 침식되어야 한다. 만일 표면의 어느 한쪽이 다른 쪽보다 더 많이 침식되면 재돌입체에서 진동이 발생하여 비행자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예정궤도에서 이탈하거나 최악의 경우 폭발할 수도 있다. 재돌입체 표면에서 융제현상이 균일하게 발생하게 만들려면, 고도의 미사일공학기술이 요구된다.

재돌입체에 발생하는 극고온과 극고압은 대기권돌입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재돌입체가 비스듬한 각도로 대기권에 돌입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극고온과 극고압이 발생하고, 90도에 가까운 고각으로 대기권에 돌입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극고온과 극고압이 발생한다. 90도에 가까운 최대고각으로 발사된 화성-12형이 2,111.5km 고도에 상승하였을 때 추진체에서 분리된 재돌입체는 90도에 가까운 최대고각으로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을 하였으므로, 약 45도 각도로 발사되어 약 1,200km 고도에 상승한 추진체에서 분리된 재돌입체가 약 45도 각도로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을 하는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들보다 훨씬 더 높은 극고온과 극고압을 견뎌야 하였다. 이처럼 조선은 다른 핵강국들이 쏘아올린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재돌입체들보다 훨씬 더 가혹한 극한환경에서 화성-12형 재돌입체의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을 시험하였고, 그 시험에 합격하는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냈다. <사진 10> 

▲ <사진 10> 이 사진은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닛맨-1형과 2형의 재돌입체 첨두부를 촬영한 것인데, 대기권에 돌입하면서 발생한 융제현상으로 표면이 심하게 침식된 것을 볼 수 있다.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으로 대기권을 통과하는 약 13초 동안 재돌입체 표면이 극고온과 극고압으로 침식되는 융제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재돌입체는 초강도 특수합금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은 고도의 야금공학기술을 요구한다. 재돌입체에 발생하는 극고온과 극고압은 대기권돌입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90도에 가까운 최대고각으로 발사된 화성-12형이 2,111.5km 고도에 상승하였을 때 추진체에서 분리된 재돌입체는 거의 90도에 가까운 각도로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을 하였으므로, 약 45도 각도로 발사되어 약 1,200km 고도에 상승한 추진체에서 분리된 재돌입체가 약 45도 각도로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을 하는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들보다 훨씬 더 높은 극고온과 극고압을 견뎌야 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화성-12형 재돌입체가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시험에 합격하였다는 사실은 원격측정장치(telemetry)에 의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한국군 정보당국의 분석을 인용한 <중앙일보> 2017년 5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화성-12형은 발사순간부터 동해 해상의 낙탄점에 떨어지기까지 30분 11초 동안 비행하였는데, 화성-12형 재돌입체 안에 들어있는 원격측정장치가 발사순간부터 작동하기 시작하여 30분 11초 동안 지상관제소에 계속 송신하였다고 한다. 한국군 정보당국은 화성-12형 재돌입체가 지상관제소에 송신한 전파를 포착함으로써 그런 사실을 알아냈다. 다시 말해서, 화성-12형 재돌입체에 들어있는 원격측정장치는 재돌입체의 순간속도, 순간고도, 순간압력, 순간온도 같은 급변적인 지표들을 지상관제소로 계속 송신하였고, 지상관제소는 재돌입체의 비행상황을 계속 분석하면서 재돌입체가 예정궤도를 안정적으로 비행하도록 종말비행을 유도조종하였던 것이다. 화성-12형 재돌입체가 지상관제소에 30분 11초 동안 전파를 보낸 것은, 그 재돌입체가 대기권을 고극초음속으로 통과하는 극한환경에서도 녹아버리거나 파괴되지 않고, 비행궤도를 이탈하거나 폭발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낙탄하였음을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로 된다. 그 확실한 증거는 조선이 재돌입체 대기권재돌입기술을 개발하지 못해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려면 아직 멀었다고 떠들어댄 서방측 군사전문가들의 주장을 일거에 봉쇄해버렸다.   


3. 특수로켓엔진 장착한 ‘주체탄’, 미국 본토 서북단까지 날아간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90도에 가까운 최대고각으로 발사된 화성-12형은 787km를 날아갔다고 한다. 조선은 재돌입체의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시험을 하기 위해 화성-12형을 90도에 가까운 최대고각으로 발사하였지만, 실전에서는 탄도미사일을 최대고각으로 발사하지 않고, 45도 안팎의 정상각으로 발사한다. 화성-12형을 정상각으로 발사하면, 얼마나 멀리 날아가는 것일까?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추진제성능, 로켓엔진성능, 탑재중량, 그리고 추진체가 몇 단(stage)인가에 의해 결정된다. 화성-12형 시험발사에 사용된 추진제는 고성능 액체추진제이고, 화성-12형에 장착된 로켓엔진은 대출력 로켓엔진이다. 조선은 2016년 9월 19일과 2017년 3월 18일에 각각 대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6년 9월 19일에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대출력 로켓엔진의 추력은 80톤포스라고 한다. 톤포스(ton-force)라는 측정단위는 추력(thrust)을 측정할 때 쓰이는데, 1톤포스는 무게가 1톤인 물체를 1m 밀어올리는 힘이다. 그런데 <연합뉴스> 2017년 3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조선이 2017년 3월 18일에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대출력 로켓엔진에서 무려 100톤포스가 넘는 엄청난 추력이 발생하였다고 하였다. 

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M 1단 추진체의 추력은 90.7톤포스인데, 조선은 추력이 100톤포스가 넘는 대출력 로켓엔진을 지난 3월에 개발한 것이다. 화성-12형에 바로 그 대출력 로켓엔진이 장착되었다. 화성-12형의 대출력 로켓엔진은 어떤 종류이기에 그처럼 강한 추력을 내는 것일까?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12형 시험발사에서 “가압체계의 기술적 특성이 완전히 확증되였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연소제 가압장치와 산화제 가압장치가 있는 로켓엔진을 장착하였다는 뜻이다. 가압장치를 통해 연소제와 산화제를 환류시켜 가스화하는 그런 로켓엔진을 전류동-단계식 연소로켓엔진(full-flow staged combustion rocket engine)이라 한다. 이 로켓엔진의 특징은 연소제와 산화제를 액체상태로 연소실에 분사하지 않고, 연소제와 산화제를 가스화하여 기체상태로 변환시킨 뒤에 연소실에 분사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연소제와 산화제를 열교환기(heat exchanger)를 통해 예연소기(pre-burner)로 보내면, 그것을 터빈으로 통과시켜 연소제농후가스(fuel-rich gas)와 산화제농후가스(oxidizer-rich gas)로 변환시킨 뒤에 연소실(combustion chamber)에 분사하는 것이다. 액체연소보다 기체연소가 훨씬 더 강한 에너지를 발생하므로, 전류동-단계식 연소로켓엔진은 다른 로켓엔진들보다 훨씬 더 강한 추력을 낸다. 화성-12형이 100톤포스 이상 강한 추력으로 솟구쳐 오른 까닭이 거기에 있다. <사진 11>

▲ <사진 11> 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M 1단 추진체의 추력은 90.7톤포스인데, 화성-12형의 추력은 100톤포스 이상이다. 화성-12형이 그처럼 강한 추력을 낼 수 있는 것은 조선이 지난 3월에 새로 개발한 전류동-단계식 연소로켓엔진을 장착하였기 때문이다. 위의 사진은 전류동-단계식 연소로켓엔진 개념도다. 이 강력한 로켓엔진은 연소제와 산화제를 열교환기를 통해 예연소기로 보내고, 그것을 터빈으로 통과시켜 연소제농후가스와 산화제농후가스로 변환시킨 뒤에 액체상태로 연소실에 분사한다. 액체연소보다 기체연소가 훨씬 더 강한 에너지를 발생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추력이 100톤포스가 넘는 강력한 전류동-단계식 연소로켓엔진을 장착한 화성-12형의 사거리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성-12형은 “미태평양군사령부가 둥지를 틀고 있는 하와이와 미국 알라스카를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고 하였다. 화성-12형이 발사된 평안북도 구성을 기점으로 탄도미사일 비행거리를 계산하면,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 있는 미공군 전략거점인 엘먼도프-리처드슨통합기지(Joint Base Elmendorf-Richardson)까지 5,950km이고, 하와이주 호놀룰루에 있는 전쟁지휘거점 태평양사령부까지 7,420km다. 화성-12형이 미국 태평양사령부를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는 조선의 언론보도는 그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7,500km 이상이라는 점을 말해준 것이다.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5월 14일 화성-12형 시험발사를 현장에서 지도하면서 미국은 “미본토와 태평양작전지대가 우리의 타격권 안에 들어있다는 현실을 외면해서도, 오판해서도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화성-12형이 하와이와 알래스카는 물론이고 미국 본토에도 도달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최고정점고도의 4배에 이른다는 계산법에 따르면, 최고정점고도가 2111.5km인 화성-12형의 사거리는 약 8,500km에 이른다.  화성-12형이 발사된 평안북도 구성을 기점으로 미국 본토 서북단 워싱턴주 브리머튼에 있는 킷샙해군기지(Naval Base Kitsap)까지 8,215km이므로, 사거리 8,500km의 화성-12형을 발사하면 미국 본토 서북단에 도달할 수 있다. <사진 12>

▲ <사진 12> 이 사진은 미국 해군이 운용하는 3대 해군기지들 가운데 하나인 킷샙해군기지에 정박한 핵추진전략잠수함 네바다함 승조원들이 함상에 도열하는 장면이다. 미국 본토 서북단 워싱턴주 브리머튼에 있는 키샙해군기지는 화성-12형이 발사된 평안북도 구성으로부터 8,215km 떨어진 곳에 있다. 조선이 사거리가 8,500km인 화성-12형을 발사하면 그 해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 화성-12형은 미국 본토 서북단에 도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화성-13형을 중장거리탄도로케트라고 불렀다. 중거리탄도로케트(중거리탄도미사일)과 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대륙간탄도미사일)를 구분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부른 것이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사거리 8,500km의 화성-12형을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부르지 않고 중장거리전략탄도미사일이라는 포괄적인 분류명칭으로 부른 까닭은, 화성-12형이 조미핵대결의 최종단계에서 사용할 결정적인 압박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선이 조미핵대결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굴복시켜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려면 화성-12형보다 더 강력한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해야 한다. 조미핵대결의 승패를 완전히 결정지을 시점에 미국 워싱턴 DC까지 사거리를 연장한 가장 강력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이미 준비해놓은 조선은 그것을 최후의 대미압박수단으로 사용하기 전까지 최대고각발사로 비행거리를 줄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것이며, 그렇게 시험발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라고 부르게 될 것이다.  


4. 북극성-2형은 왜 오후 5시경에 발사되었을까? 

2017년 5월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장에서 참관한 가운데 북극성-2형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날 북극성-2형 시험발사는 “계렬생산준비를 끝내고” 진행된 최종시험발사라고 한다. 이것은 북극성-2형 대량생산체계가 곧바로 가동된다는 뜻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 발사는 지상대지상중장거리전략탄도탄 <북극성-2>형 무기체계전반의 기술적 지표들을 최종 확인하고 각이한 전투환경 속에서 적응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여 부대들에 실전배비하자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북극성-2형과 그것을 싣는 무한궤도식 자행발사대차를 대량생산하여 전략군 부대들에 배치할 것이라는 뜻이다.  

조선이 북극성-2형 시험발사를 처음 진행한 2017년 2월 12일 이후 불과 석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 기간에 북극성-2형을 완성하여 계렬생산과 실전배치를 시작하게 된 것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조선의 미사일개발능력은 세상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고도화되었으며, 조선의 전략무기개발사업은 가속도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북극성-2형이 처음 시험발사되었던 2017년 2월 12일, 조선은 평안북도 구성에 있는 구성전차공장 부속시설인 전차성능시험장에서 그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다. 당시 한국군 합참본부는 북극성-2형이 평안남도 북창군과 평안남도 순천시 접경지대에 있는 초평비행장에서 발사되었다고 오인하였는데, 그들은 그 비행장 이름도 북창비행장으로 잘못 알고 있다. 그래서 한국군 합참본부는 2017년 5월 21일에도 북극성-2형이 “평안남도 북창 일대”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측하였고, 자기들의 그런 추측을 발표하였다.

▲ <사진 13>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장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북극성-2형을 실은 무한궤도식 자행발사대차가 사격위치에 도착한 장면이다. 이 사격위치는 평안남도 안주 인근에 있는 대인공호수인 연풍호 호반에 마련되었다. 새벽에 진행되곤 하였던 이전 시험발사들과 달리, 북극성-2형 최종시험발사는 오후 5시경에 진행되었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부대가 대낮에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망을 따돌리며 약 40km를 이동하는 기동전능력을 점검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하지만 합참본부의 추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2017년 5월 21일에 진행된 북극성-2형 최종시험발사는 평안남도 북창 일대가 아니라 평안남도 안주 인근에 있는 대인공호수인 연풍호 호반에서 진행되었다. 수려한 풍치를 자랑하는 연풍호 호반은 북창에서 서쪽으로 약 40km 떨어진 곳이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북극성-2형 최종시험발사가 진행된 곳에서 약 40km 떨어진 북창 일대를 발사지역으로 잘못 지목하는 바람에 망신을 당했다. <사진 13>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7년 5월 21일 조선이 북극성-2형을 발사한 시각은 오후 4시 59분경이라고 한다. 새벽에 진행되곤 하였던 이전 시험발사들과 달리, 이번에 북극성-2형 최종시험발사는 오후 5시경에 진행되었다. 낮에는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망에 노출되기 쉬운데, 조선은 왜 이례적으로 오후 5시경에 시험발사를 진행하였을까?

그 날 북극성-2형을 실은 무한궤도식 자행발사대차가 출발한 곳은 평안북도 구성에 있는 구성전차공장이었으므로, 자행발사대차는 구성전차공장에서 연풍호 호반까지 약 40km를 이동한 것이다. 그런데도 미국 정찰위성은 그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1호 승용차, 수행원들이 탑승한 여러 대의 승용차들, 경호차들, 영상촬영차 등 긴 행렬이 북극성-2형을 실은 자행발사대차와 함께 대낮에 약 50분 동안 40km 구간을 이동하였는데도 미국 정찰위성은 그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한 것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북극성-2형 최종시험발사에서 “탄도탄과 리대식 자행발사대차를 비롯한 지상기재들을 실지전투환경 속에서 그 적응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였다”고 하는데, 이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부대가 대낮에 미국 정찰위성의 감시망을 따돌리며 약 40km를 이동하는 기동전능력을 점검한 것이다. 조선은 미국 정찰위성이 어느 시간대에, 어느 지역상공을 지나는지 훤히 꿰뚫고 있으므로, 그 시간대와 지역을 피하면 그들의 감시망을 얼마든지 무력화할 수 있다.  


5. 보도사진 판독으로 알아낸 북극성-2형의 놀라운 성능

조선이 2017년 5월 21일에 진행한 북극성-2형 최종시험발사의 성과를 파악하려면,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선임분석관이 ‘북극성-2형의 시험사격략도’가 촬영된 조선의 보도사진을 판독하여 알아낸 기술지표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보도사진 판독결과를 전한 <연합뉴스> 2017년 5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북극성-2형의 시험사격략도’가 촬영된 조선의 보도사진에서 다음과 같은 기술지표들이 나타났는데, 그것은 보도사진을 크게 확대하면서 흐릿해진 영상에서 판독한 근사치들이라고 한다.

(1) 북극성-2형은 발사시각으로부터 약 57초 뒤 1단 추진체를 분리하였는데, 1단 추진체가 분리될 때 비행속도는 초속 약 947m였고, 비행고도는 약 22.2km였다.
(2) 북극성-2형은 약 1분 59초 뒤 2단 추진체를 분리하였는데, 2단 추진체가 분리될 때, 비행속도는 초속 약 2,769m였고, 비행고도는 약 120.2km였다.
(3) 북극성-2형은 약 7분 10초 뒤 최고정점고도 약 633.3km에 도달하였는데, 비행속도는 초속 약 694m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극성-2형 최종시험발사에서 “탄도탄의 능동구간비행시 유도 및 안정화체계, 계단분리특성, 대출력 고체발동기들의 시동 및 작업특성들의 믿음성과 정확성이 완전히 확증되였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능동구간비행이란 탄도미사일이 발사되어 정점고도구간까지 날아간 추력비행을 뜻한다. 위의 인용문에 따르면, 북극성-2형은 능동구간비행 중에 추진체에 들어있는 유도장치로 예정궤도를 따라 유도비행을 하였던 것이다. <사진 14>

▲ <사진 14> 이 사진은 연풍호 호반의 사격위치에 도착한 북극성-2형이 발사준비작업에 들어간 장면이다. 무한궤도식 자행발사대차가 커다란 원통형 발사관을 평탄지면 위에 세우고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극성-2형 최종시험발사에서 "탄도탄의 능동구간비행시 유도 및 안정화체계, 계단분리특성, 대출력 고체발동기들의 시동 및 작업특성들의 믿음성과 정확성이 완전히 확증되였다"고 한다. 이 시험발사는 최종시험발사였으므로, 북극성-2형은 곧바로 계렬생산과 실전배치에 들어가게 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경향신문> 2017년 2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 합참본부는 북극성-2형의 상승비행속도가 초속 3.2km(마하 9.5)를 넘었는데, 낙하비행속도는 아직 분석하는 중이라고 하였고, 국정원은 북극성-2형의 상승비행속도가 초속 2.9km(마하 8.5)라고 발표했다가 합참본부가 발표한 속도와 너무 차이가 난다는 논란이 생기자 서둘러 초속 3.4km(마하 10)로 정정하였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보도사진 판독에 따르면, 북극성-2형의 실제상승비행속도는 초속 2.8km(마하 8.1)였다. 합참본부의 추산보다 국정원의 추산이 실제 상승비행속도에 더 가까웠는데, 국정원은 논란이 일어나자 합참본부의 추산을 따라 상승비행속도를 상향수정하는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보였다.

북극성-2형은 최고정점고도에 이르러 조종전투부를 추진체에서 분리시키고, 중간구간비행을 시작하였다. 위에 인용한 보도사진 판독에 따르면, 북극성-2형 조종전투부는 중간구간에서 초속 약 694m의 비교적 느린 속도로 비행하였다.

북극성-2형 조종전투부가 중간구간비행을 끝마치면, 말기구간비행을 시작하게 되는데, 그것은 지상의 타격목표를 향해 극초음속으로 내리꽂히는 돌진낙하비행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극성-2형은 “말기유도구간에서의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원격측정자료에 의하여 재확증되였다”고 한다. 이것은 북극성-2형 조종전투부의 재돌입체가 말기구간에서 예정궤도에 따라 유도비행을 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며, 재돌입체 안에 들어있는 원격측정장치(telemetry)가 작동하여 말기유도구간에서 재돌입체의 순간속도, 순간고도, 순간압력, 순간온도 같은 급변지표들을 지상관제소에 계속 송신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이런 정황을 보면, 북극성-2형도 화성-12형처럼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은 탄도미사일임을 알 수 있다.   

<연합뉴스> 2017년 5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 탐지레이더는 북극성-2형이 2단 추진체를 분리하였을 때 비로소 그 탄도미사일을 포착하였다고 한다. 한국군은 북극성-2형이 발사된 시각으로부터 약 2분이나 지나서 그 탄도미사일의 상승비행을 포착할 수 있었는데, 포착 당시 북극성-2형의 비행고도는 120km였다. 조선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을 벗어나 120km 고도로 상승할 때까지 한국군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으니, 한국군 탐지레이더들은 사실상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북극성-2형의 최고정점고도가 약 560km라고 밝혔고, 일본 방위성은 그 탄도미사일의 최고정점고도가 약 600km라고 밝혔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보도사진 판독에 따르면, 북극성-2형이 도달한 실제최고정점고도는 약 633.3km였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북극성-2형 최고정점고도가 실제고도보다 약 73km 낮은 것으로 오인한 것이다.

한국군 합참본부의 발표와 국정원의 발표를 종합하면, 최종시험발사에서 북극성-2형은 89도 고각으로 발사되어 약 500km를 날아갔음을 알 수 있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북극성-2형의 사거리를 처음에 3,000km로 추정하였다가 나중에 2,000km로 하향수정하였다. 이런 현상은 한국군 합참본부가 북극성-2형 사거리를 추산할 때 오락가락하였음을 보여준다. 북극성-2형의 실제사거리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

북극성-2형처럼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다른 나라들의 2단형 탄도미사일들 가운데 북극성-2형과 크기가 비슷한 것은 이스라엘의 중거리탄도미사일 제리코(Jericho)-2다. 북극성-2형의 길이는 약 12m이고, 제리코-2의 길이는 약 14m다. 북극성-2형의 지름과 제리코-2의 지름은 약 1.5m로 같다. 이런 사정을 인지하면, 북극성-2형의 사거리가 제리코-2보다 짧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제리코-2는 무게가 1,000kg이 되는 무거운 핵탄두를 싣고 3,500km를 날아갈 수 있으나, 북극성-2형은 그처럼 무거운 핵탄두를 싣고 3,500km를 날아가지 못한다. 하지만 북극성-2형의 탑재중량을 500kg 정도로 줄이면, 사거리가 늘어나 3,500km를 날아갈 수 있다.
탑재중량이 500kg인 북극성-2형을 발사하면, 강원도 원산에서 3,320km 떨어진 괌(Guam)의 앤더슨공군기지(Andersen Air Force Base)를 타격할 수 있다.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한 <연합뉴스> 2017년 5월 22일 보도는 북극성-2형의 탑재중량을 500~600kg으로 줄이면, 괌의 미국군기지를 핵공격권에 넣을 수 있다고 하였다. <사진 15>

▲ <사진 15> 이 사진은 최종시험발사에 나선 북극성-2형이 냉발사체계로 발사되는 장면이다. 북극성-2형의 탑재중량을 500kg으로 줄이면, 사거리가 늘어나 3,500km를 날아갈 수 있다. 조선을 항시적으로 위협하는 괌의 앤더슨공군기지는 강원도 원산에서 3,320km 떨어져 있으므로, 조선은 북극성-2형을 발사하여 그 위협을 일거에 제거할 수 있게 되었다. 북극성-2형이 전자기파공격에 사용되면, 인명은 살상하지 않으면서 앤더슨공군기지 전체를 1초만에 완전히 마비시킬 수 있다. 이런 사정을 간파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탄도미사일들이 섬광을 내뿜으며 솟구쳐오를 때마다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 조미핵대결을 이른 시일 안에 끝내려는 조선의 발걸음이 더 빨라지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무게가 500kg이 되는 핵탄두의 폭발력은 약 15킬로톤이다. 1킬로톤급 핵탄이 폭발할 때 방사되는 전자기파(electro-magnetic pulse, EMP)는 폭심으로부터 1km까지 퍼지게 되므로, 15킬로톤급 핵탄이 폭발하는 경우 전자기파는 폭심으로부터 15km까지 방사된다. 북극성-2형이 조준하고 있는 앤더슨공군기지 면적은 80㎢이므로, 무게가 500kg인 15킬로톤급 핵탄두를 탑재한 북극성-2형을 그 공군기지 상공으로 발사하여 공중폭발시키면, 인명은 살상하지 않으면서도 공군기지 전체를 완전히 마비시킬 수 있다.

미국 본토 서북단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2형과 괌을 타격할 수 있는 북극성-2형을 보유한 조선이 전략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때마다 미국은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미국이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힌 다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 실제상황이라는 점은 존 하이튼(John E. Hyten) 미국 전략사령관의 발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2017년 4월 4일 연방의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발언하면서 조선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미국 군부는 그 미사일이 시험용인지 실전용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미국군 연락체계를 전부 가동시키고, 전략사령부 휘하 전체 역량을 동원하는 등 고도의 경계상태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실토한 바 있다.

조선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할 때마다 미국 전략사령관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는 긴급보고를 통해 백악관으로 즉각 전이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만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화성-12형과 북극성-2형의 눈부신 섬광을 바라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탄도미사일들이 섬광을 내뿜으며 솟구쳐오를 때마다 미국의 국가안보가 통째로 흔들리는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 조미핵대결을 이른 시일 안에 끝내려는 조선의 발걸음이 더 빨라지고 있다. 이번에 1주일 간격으로 진행된 화성-12형과 북극성-2형의 연속시험발사가 조미핵대결 종식을 한 걸음 더 앞당겼다.

트위터페이스북

인권단체들 “인권 강화 지시 환영… 차별금지법 제정해야”

56개 인권단체들 “인권위원 독립적인 인선절차 제도화도 필요” 공동성명
▲사진 :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각 기관의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수용률을 높이라고 지시한 것에 인권단체들은 환영 의사를 밝히면서도 조속히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독립성 있는 인권위원 인선절차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 제자리찾기 공동행동’ 등 전국의 56개 인권단체들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문 대통령의 인권위 관련 지시사항을 발표한 지난 25일 ‘인권위 권고 수용률 높이겠다는 새 정부의 국정운영을 기대하며’란 제목으로 공동성명을 발표, 먼저 “국가에 의한 인권침해를 최소화하고 인권정책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방향이 될 것”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인권단체들은 “오늘 발표가 진정성이 있으려면 새 정부는 먼저 그동안 이행하지 않았던 인권위의 권고를 이제라도 적극 수용해야 한다”면서 특히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곤, “이번 발표가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차별금지법은 필요치 않다는 태도를 전향적으로 바꾸는 것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인권위 권고 수용률을 높이려면 또 대표적인 동성애자 처벌조항으로 인권위가 지난 2011년 권고한 군형법 92조의 6의 폐지는 물론, 백남기 농민을 사망케 한 물대포 등 경찰 과잉진압과 무차별적 사진 채증 등에 대한 권고 역시 새 정부가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인권단체들은 “독립적인 인권위원 인선절차를 제도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임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처럼 무자격 인권위원들이 인권침해나 차별 사건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일이 없도록 인권위원 인선 기구와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 인권위법엔 임명권자(대통령, 국회, 대법원장)만 있고 인선 절차와 기구가 없어서다. 이렇다보니 인권위원들은 임명권자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실정. 인권단체들은 지난해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이 권고한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단일한 후보추천기구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야 다원성과 다양성, 독립성이 보장된 인권위 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권단체들은 그러면서 “새 정부가 인권위 권고를 선별적으로 수용한다면, 그것은 인권이 실현되는 국정운영이 아니라 인권을 기만하는 국정운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충고하곤 “우리 인권단체들은 인권위 권고 수용률을 높이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가 실질적으로 집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ikaros0704@gmail.net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천안함 항소심 제5차 공판 ④] 한주호 준위의 작업과 제3의 부표

한주호 준위가 작업하다 숨진 장소는 함수가 아니었다
신상철 | 2017-05-28 21:35:08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천안함 46명의 희생자 외에 UDT 베테랑 한주호 준위의 죽음은 희생자와 구조지원에 나섰다가 침몰하여 전원 사망한 금양호 선원들 그리고 추락한 링스헬기 조종사의 희생과 함께 참으로 안타까운 사고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한주호 준위 사고 순간 같은 작업현장에 있었다는 UDT대대장 권영대 중령의 기록에 의하면 한주호 준위는 2010년 3월 28일 오후 권 중령과 함께 헬기편으로 백령도에 도착하여 오후에 바로 함수 수색작업에 투입됩니다.
김정오 상사와 함께 제1조로 투입된 한주호 준위는 함수를 발견치 못하고 올라왔으며 다음 제2조로 투입된 박현규 상사조가 함수를 발견한 후 부이를 설치한 것으로 권 중령은 자신의 저서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인 3월 30일 오후 함수 수색을 위해 잠수에 투입되었던 한주호 준위는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되었고, 산소감압장치가 있는 미 살보함으로 이송되어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끝내 사망합니다.
여기까지가 정부와 국방부의 공식발표로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으며 권영대 중령의 저서에 기록된 내용과도 동일합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 대한 다른 기록과 증언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KBS 기자들에 의해 취재되어 2010년 4월 7일 저녁 KBS 9시뉴스로 특종 보도됩니다. (아래 동영상을 클릭하시면 동영상 뉴스를 보실 수 있습니다.) 
( KBS 9시 뉴스 - 한주호 준위 다른 곳에서 숨졌다 )
( 동영상 - https://youtu.be/eOtaHsM6erk )
KBS는 <"다른 곳에서 숨졌다"> 제하의 단독 보도를 통해 "한 준위가 당초 군 당국이 발표한 곳과 다른 제3의 지점에서 숨졌다는 증언이 새롭게 나왔다"며 군 당국은 한 준위가 함수 부분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의식을 잃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고 한주호 준위는 이곳 함수가 아닌 다른 곳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의식을 잃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KBS 황현택, 최영윤, 이병도 세 기자는 “한 준위는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의 함수로부터 1.8Km, 함미로부터 6Km 떨어진 곳인 함수도 함미도 아닌 제3의 부표에서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함수로부터 북서쪽 해상, 용트림 바위 바로 앞 빨간색 부표가 설치된 곳을 지목합니다. 
함미와 함수 침몰지점에 크레인이 배치된 것은 4월4일(함미)과 4월5일(함수)이었습니다. 따라서 한 준위가 사망한 3월30일에는 오로지 빨간 부표만 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한주호 준위와 UDT 동기인 예비역 이헌규 씨는 3월29일 다른 예비역 동지회원들과 함께 백령도에 들어와 한 준위 작업팀에 합류하여 함께 잠수하였으며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증언합니다.
이헌규씨가 한 준위와 함께 작업한 장소(제3의 부표 지점)에 3월29일 한 준위가 어군탐지기를 이용하여 그 위치를 찾았으며 직접 부이를 띄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함수와 함미는 그 하루 전인 3월28일 저녁 8시와 10시경 각각 발견되어 부이가 설치되었고 더구나 이번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권영대 중령의 증언에 의하면 ‘어군탐지기’를 이용해 함수를 찾은 사실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변호인 : 함수를 발견할 당시 ‘어군탐지기’를 사용한 사실이 있는가요?
증  인 : 없습니다.
(2017. 5. 18 제5차 항소심 공판에서 권영대 증인의 증언)
그러면 이헌규 UDT예비역 대원이 증언하였던 29일 한 준위가 어군탐지기를 이용하여 발견하고 부이를 설치한 곳에는 무엇이 있었으며 한 준위는 그곳에서 무슨 작업을 하다가 사망한 것일까요?
사실 그 비밀을 푸는 것이 바로 천안함 사건의 진실이며, 천안함 사고 첫 이틀 동안 함수와 함미 수색도 뒤로 한 채 매달려야 했던 제3의 부표가 설치된 그 곳 해저에 가라앉은 대형구조물에서의 작업내용이 천안함 사건의 열쇠입니다.
"자식같은 후배들을 위해 물에 들어가는데 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중략)
이헌규씨는 "해치(함정의 출입구)도 도면이 없으니 어느 부분인지도 모르겠고, 해치의 크기가 사람이 손을 쭉 뻗어 동그라미를 만들 정도의 구멍인데 군이 보유한 산소통 가지고는 들어갈 수가 없다. 군용은 산소통이 2개고 민간은 1개기 때문이다. 그 구멍속에서 뭘 구조하나"라고 지적했다.
[출처: 중앙일보] UDT전우회, "군과의 협력이 아쉽다"
http://news.joins.com/article/4089250
이헌규씨는 인터뷰 모두에 무슨 이유에선지 "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못해 아쉽다"며 말문을 엽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접근한 해치가 “사람이 손을 쭉 뻗어 동그라미를 만들 정도의 구멍”이라고 언론과 인터뷰를 하였으며 그 사실을 법정에 증언석에 나와서도 인정하였습니다.
2015년 6월22일 천안함 1심 제38차 공판에서 저는 이헌규씨에게 해치의 샘플 사진을 제시하여 자신이 제3의 부표 아래에서 보았던 대형구조물의 해치가 어떤 형태였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그는 둥근 형태의 해치를 지목하더군요.
천안함 제38차 공판에서 이헌규씨가 지목한 해치
그것은 참으로 놀라운 사실입니다. 이헌규씨가 접근하였던 대형구조물의 해치는 천안함 함수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 판명된 것입니다. 국방부가 주장하듯 UDT 대원들이 함수에 접근하기 위해 설치했다는 하잠줄이 설치된 천안함 함수에는 저런 해치가 존재하지 않으며 사람이 서서 다닐 정도의 대형 사각 해치가 세 개나 있기 때문입니다.  

2010. 4. 24 인양중인 천안함 함수.
천안함 함수의 좌현 출입구는 모두 대형 4각 해치이다
천안함과 동급의 초계함인 영주함의 해치.
사람이 서서 출입하기에 충분하며 180도 열려 고박되게 되어 있다. 
국방부가 주장하는 바 UDT대원들이 함수에 접근하여 하잠줄을 설치했다는 해치는 위의 사진과 같은 이것은 이헌규씨가 증언한 “군이 보유한 산소통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는 해치”와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한 주호 준위가 작업을 하다가 사망한 장소와 UDT 권영대 중령이 작업을 지휘한 장소가 같은 곳인지 아니면 전혀 다른 곳인지 그것은 현재 ‘진실게임’의 중심에 있는 중요 사안이 되었습니다만, 권영대 중령이 작업을 지휘하였던 곳이 함수가 아닌 다른 곳이었다는 사실은 그의 ‘머리’와는 달리 ‘몸’이 기억하는 사실로 인해 전혀 엉뚱한 곳에서 밝혀지게 됩니다.
이른 바 <수심의 문제>이며 그것은 권영대 중령이 저술한 책 <폭침, 어뢰를 찾다>에 몇 차례에 걸쳐 소상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고맙게도 그 또한 법정에서 그 사실을 정확하게 확인해 주었습니다. 이번 항소심 공판에서 매우 비중있게 다루어졌던 ‘수심의 문제’- 다음 편의 글에서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신상철
덧글 : 제3의 부표의 의혹과 관련하여 상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께서는 2015. 6. 30 재판부에 ‘피고인 의견서’ 형식으로 제출한 [법원제출 의견서] ‘제3의 부표’관련 UDT 대원 증언에 대하여 - 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1003&table=pcc_772&uid=131 

장하성과 김상조 : 재벌개혁을 추구한 실용주의적 활동가들



이상민 전문기자
발행 2017-05-28 20:43:58
수정 2017-05-28 21:34:55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인선이 발표되고 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인선이 발표되면 찬반양론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찬반양론은 보통 진영논리와 궤를 같이한다. 예를 들어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에 반대했던 사람이라면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 사건의 정부 측 대리인 이인걸 공안검사가 청와대 행정관에 임명되는 걸 반대하고, 같은 이유로 김이수 헌재 재판관의 소장 지명에는 찬성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 새 정부의 인사 중에 유독 찬반양론이 많은 인물이 있다. 흥미로운 건 이 찬반양론에는 진영논리를 초월한 무엇이 있다는 점이다. 바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얘기다.
장하성, 김상조는 한 쪽에서는 경영의 자율성을 해치는 ‘사회주의적 과격 단체’를 이끄는 사람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동시에 외국자본의 이익에 봉사하는 ‘신자유주의의 첨병’이라는 비난을 받는다.
어느 한 사람이 이렇게 상반되는 평가를 동시에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가진 이미지 중 어느 것이 진실에 부합하고 어느 것은 오해에 지나지 않을까? 법정에서는 보통 쌍방의 주장에 다툼이 없는 부분을 먼저 나열하고 다툼이 있는 부분은 증거를 통해 드러난 부분만 판단한다. 이런 형식으로 장하성, 김상조를 판단해 보고자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김상조 한성대 교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김상조 한성대 교수ⓒ양지웅 기자
주장에 다툼이 없는 부분들
먼저 주장에 다툼이 없는 부분이다.
장하성, 김상조는 소액주주운동을 이끈 재벌개혁론자다.
장하성, 김상조가 대표적인 재벌개혁론자라는 사실에는 아무도 이견이 없다. 다만, 두 사람의 학문적 접근방식은 차이가 있다. 장하성은 경영학자고 김상조는 경제학자다. 장하성은 기업의 회계, 재무 구조를 통해 기업지배구조, 재벌 구조를 파악하지만, 김상조는 금융, 금융관계법, 경제구조를 통해 재벌 구조를 파악한다.
시작은 달랐지만 재벌이라는 종착지는 같다. 장하성, 김상조 모두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서 재벌 집중도가 주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특히, 재벌 내에서의 ‘총수 집중도’를 강하게 비판한다.
특히, 이들은 소액주주운동이라는 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을 한국에 도입한 인물이다. 재벌 총수의 독점적 의사결정에 맞서는 기존의 방법은 노동조합을 통한 실력행사가 거의 유일했다. 그러나 장하성, 김상조는 사실상 사문화 되었던 상법상의 소수주주권을 발굴해 주주총회 참여, 회계보고서 열람청구나 주주대표소송 같은 방법론을 처음 사용해 재벌 총수를 효과적으로 견제하는 성과를 냈다.
주장에 다툼이 없는 건 또 있다.
장하성, 김상조는 상아탑 학자가 아닌 현실 참여 활동가(activist)라는 점이다.
보통 대학 교수가 ‘현실 참여형’이라는 얘기를 듣는다면 정부의 각종 위원회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장하성, 김상조는 정치인과 관료가 마련해 준 자리에서 활동하지 않았다.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를 거쳐 경제개혁연구소, 경제개혁연대, 그리고 소위 ‘장하성 펀드’ 등을 직접 만들어서 정치권과 관료에 대항하는 활동을 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교수들이 만드는 대개의 연구소처럼 학자들이 학회를 만들고 논문을 발표하는 연구소가 아니다. 회계사, 변호사, MBA 출신 미국 변호사, 시민단체 출신 박사 등 실무형 전문가들이 상근으로 근무하며 시장과 기업, 국회의 법제정 동향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연구소다.
자매단체인 경제개혁연대는 경제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그 입장이 현실화 될 수 있는 정치적 행동을 하는 ‘애드보커시 NGO’다. 특히 이들은 ‘장하성 펀드’라는 펀드를 만들고 운용자문을 함으로써 시장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장하성 고려대 교수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장하성 고려대 교수ⓒ양지웅 기자
‘장하성 펀드’는 지금 어떻게 되었나
장하성, 김상조는 우리나라의 재벌의 기업 지배구조가 매우 낙후하다고 생각한다. 이 생각은 경제 정의 차원의, 그러니까 낙후된 기업지배구조가 불평등을 발생시킨다는 정도에서 머물지 않는다. 나쁜 지배구조는 주주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며 결국 시장의 비효율을 낳는다고 생각한다.
장하성 펀드의 정식 명칭은 ‘라자드 한국 기업지배구조개선 펀드’ 이다. 단순히 시세차익을 얻는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 일정부분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지분을 획득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해서 발생한 효율로 주식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펀드다.
라자드 측이 투자를 청산하여 장하성 펀드가 문을 닫은 현재 시점에서 장하성 펀드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그러나 장하성 등 재벌들의 지배구조 문제를 연구하는 학문 활동에 그치지 않고 이를 변화시키겠다며 시장에 직접 참여한 이들은 단순한 학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활동가라고 봐야한다.
언젠가 김상조 교수가 사석에서 하는 농담을 들은 적이 있다. 그는 “경영학이 학문이냐?”고 농담을 하면서 (많은 경제학자는 경영학이라는 학문을 무시하는 농담을 즐긴다) “나는 장하성 교수의 학문적 업적을 존경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많은 활동가, 운동가를 무수히 많이 만나본 사람이지만 내가 평생 만난 사람 중 가장 뛰어난 활동가로서 장하성 교수를 존경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김상조 교수의 ‘농담’과는 달리 장하성이 김우찬 KDI교수 등과 공동으로 쓴 『지배구조로 그 기업의 시장가치를 예견할 수 있는가, 한국의 사례로부터』라는 논문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논문 톱10에 속한다. 참고로 김상조가 문재인 캠프에 합류하면서 장하성, 김상조에 이은 세번째 경제개혁연구소 소장직은 논문 공동저자인 김우찬이 맡게 되었다.
장하성 교수는 ‘장하성 펀드’의 자문 수수료를 ‘두둑’하게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장하성 교수가 받은 자문 수수료는 장하성 재단(공식명칭은 2020 재단이다)에 전액 기부되어 지역공동체, 시민사회운동, 아시아연대 활동에 사용되고 있다. 장하성 펀드는 문을 닫았지만 장하성 재단은 지난해에도 약 7,000만원을 기부했다. 청년유니온, 민달팽이유니온 등에 각각 1,500만원을 지원하는 식이었다. 최근 들어 청년 문제를 연구하는 학문적 관심을 넘어 청년단체를 지원하는 활동을 해 온 장하성이 김상조의 말처럼 활동가라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논쟁에 속하는 지점들
이제부터는 주장의 다툼이 있는 부분, 그러니까 평가가 엇갈리는 부분을 다루고자 한다.
첫째, 외국금융자본의 앞잡이 설.
진보진영에서 나오는 비판 중에서 가장 날카로운 것은 장하성, 김상조가 ‘외국 금융자본의 앞잡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SK그룹-소버린 사태, 그리고 ‘장하성 펀드’가 외국 자본인 라자드라는 사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외환은행과 론스타사태 때문이다.
2003년 다국적 자본인 소버린자산운용이 SK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SK(주)의 지분 14.99%를 취득한 일이 있다. 외국인이 적대적 M&A를 통해 한국 대기업을 지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최초로 현실화된 사건이다. 그런데 당시 (장하성 등이 이끌었던) 참여연대는 분식회계 등 SK그룹의 지배구조가 가진 여러 문제점에 대해 주총 에 참석해 주장을 펴거나, 각종 민형사상 소송을 진행하는 ‘소액주주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이 과정에서 폭락한 SK(주) 지분을 매입하고 최태원 회장의 퇴진과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 계열사와의 부당 거래 근절 등 지배구조 개선안을 요구했다. 소버린의 요구는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를 이끌고 있었던 장하성, 김상조의 주장과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
장하성은 소버린이 1조 5,000억원이라는 분식회계를 한 경영진에게 지배구조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평가한다. 소버린이 주식을 장내에서 매입하기 시작한 지 2주만에 최대주주로 부상하게 된 것은 국내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았기 때문이다. (소버린의 매집으로 주식가격이 반등하자 SK의 채권단 은행들도 주식을 매도했다.)
다시 말하면 소버린은 지배구조개선을 통해 SK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믿었기 때문에 2년 4개월 동안 455%라는 기록적인 수익률을 얻었다는 것이다. 만약 투기와 투자의 차이를 단기적 시세차익 여부로 평가한다면 소버린은 2년 4개월 동안 한 주도 매매하지 않았으니, 몇 달 이상 보유하지 않는 한국의 개인투자자는 물론 기관 투자자에 비해서도 단기 투자자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장하성은 소버린의 행위가 ‘먹튀’는 맞지만 국부유출은 아니라고도 주장한다. SK의 시가총액은 소버린이 보유하는 동안에 5조 원이 증가했다. 소버린의 경영권 분쟁으로 5조원의 ‘국부’가 국내에서 창출되었고 이는 소버린이 가져간 8,000억원을 훨씬 상회하는 규모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상조는 소버린의 행태에 대해 보다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한다.
당시 참여연대의 행동에 대해 비판이 있으면 겸허히 수용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기업지배구조의 불완전함을 먼저 해결하지 못하면 외국자본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판단한다. 예를 들어 소버린이 SK(주) 주식 매입 당시 시가총액(약 2조원)은 SK(주)가 보유한 SK텔레콤의 지분 20%에 해당하는 가치(약 3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즉, SK(주)가 들고 있었던 SK텔레콤 주식이 ‘무수익자산’을 넘어 ‘무가치자산’이 되는 터무니없는 현실을 해결하지 않고는 외국자본의 공격을 막을 방법은 없다는 의미다.
장하성 펀드는 해외 투기자본의 다른 이름이다?
이제 장하성 펀드의 ‘출신성분’에 대한 논란을 생각해보자.
왜 장하성 펀드는 라자드 자본으로 이뤄졌을까?
일명 장하성 펀드의 정식 명칭은 앞서 말한 것처럼 ‘라자드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다. 장하성 교수와 그가 이끄는 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연구원이 펀드의 투자 자문을 역할을 맡아 약 6년간 지속되었다. 그런데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펀드의 실체가 국내자본이 아니라 적대적 M&A 투자 경력이 있는 라자드 자본이라는 사실은 어떻게 보면 당혹스럽다.
당연히 장하성은 해외 자본만을 상대로 장하성 펀드에 들어와 줄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자금도 펀드에 참여했다. 그러나 역시 해외자금의 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것은 사실이다. 이는 장하성 펀드에 국내투자자들이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단기 투자차익을 노리는 해외 펀드 위주로 투자를 받고자 해서 생긴 일은 아니다. 실제로 장하성 펀드에 참여한 외국 투자기관을 보면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캘퍼스)이나 버지니아대학, 조지타운대학 재단 등 단기 차익을 노리는 성질의 자본이 아니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론스타의 매각과정에서 김상조가 내놓은 주장을 보자.
김상조는 론스타의 ‘몰수’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고 그 연장선에서 하나은행이 론스타 지분을 인수해 외환은행을 합병하는 걸 사실상 찬성했다. 그러나 동시에 김상조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취득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밝히고자 많은 노력을 한 사람이다.
그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경영할 수 없는 비금융주력자(금융자본이 아닌 산업자본)에 해당된다는 주장을 담은 질의서를 금감위에 보냈고, 외환은행의 주총에 참여해 같은 주장을 펼쳤다. 법원에 여러건의 정보공개 소송을 낸 것도 그다.
김상조가 론스타 주식 ‘몰수’를 주장하지 않은 것은 몰수라는 방법론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고 결론이 지어지고 그래서 외환은행의 대주주자격이 박탈된다 하더라도 주식취득을 무효화하는 방법보다는 과징금, 벌금 등의 범죄수익 몰수의 방식을 써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전반적으로 김상조는 론스타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것보다 론스타를 승인한 감독당국을 비판하는 것에 더 많은 노력을 했다. 이는 론스타 류의 문제가 한국에서 재발하는 것을 막고 투기자본의 폐해를 막는 합리적인 방식이라고 그의 설명이었다.
소액주주운동은 신자유주의적 발상인가?
장하성, 김상조의 소액주주운동이 주주자본주의 운동이며 이는 ‘신자유주의의 트로이의 목마’라는 주장도 있다. 이들의 활동으로 인해 ‘이해관계자(stakeholder) 자본주의’나 이를 넘어서는 진보적인 사회로의 전환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평가가 그것이다.
장하성, 김상조가 주주자본주의 첨병이라는 부분에서 두 사람의 대응에는 차이점이 있다.
장하성은 주주자본주의 비판이라는 논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재벌 총수가 사실상 모든 인사권을 가진 현 상황에서 과도한 인센티브와 단기 성과주의가 가진 문제점을 주주자본주의가 가진 문제점으로 설명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즉 단기 성과주의는 주주자본주의가 가진 본질적인 속성이 아니라, 주식시장 제도와 기업 경영의 ‘형태’ 때문이고, 나아가 한국에서 주주들의 압력 때문에 회사가 근시안적인 경영을 했다는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주주가 아니면 회사의 채권자가 더 많은 권한을 가지게 되는데 이 경우에도 문제점이 더 많다는 것이다.
김상조는 다소 조심스럽다. 주주자본주의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어느 편을 들기보다는 주주자본주의로 해석되는 일련의 행동들은 다만 ‘방법론’이라는 것이다. 자신은 이상적인 경제모델을 설계하는 상아탑 학자가 아니라 ‘경로의존성’과 ‘제도적 상호의존성’을 고려하는 현실 참여적 활동가로서 보다 현실 개입능력이 있는 방법론을 시행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상조는 주주행동주의의 이론적 기반이 주주자본주의에 있다는 걸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주주행동주의의 가치를 이념적 이유에서 거부하면 진보의 주요한 수단을 버리는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구(舊)자유주의의 기본인 소유권의 개념조차 미천한 한국 현실에서는 소수주주권이라는 수단을 통해 구자유주의적 개혁과제를 실현하는 것은 충분히 개혁적이라고 설파한다.
물론 이런 운동이 단계적(특히, 80년대식 사구체 논쟁의 잣대로 평가한다면) 운동이며 자본의 수단을 이용한 자본주의체제 내의 운동이라는 비판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렇다면 노동조합이 사용자를 상대로 임단협을 진행하는 것도 고용의 주체로서 자본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체제내의 운동이라는 비판과 다를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불필요한 이념논쟁으로 실천의 여지를 축소할 필요 없다는 뜻이다.
결국 김상조는 주주 자본주의, 또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같은 30년 뒤에 도달될 최종 목표를 설정해 놓고 운동하는 사상가나 이념가는 아니다. 단지 30년의 과도기 동안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위험요소들을 관리하는 것을 자신의 책무로 여기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 설치된 대한민국 일자리 상황판을 보며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문재인(왼쪽부터) 대통령,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 설치된 대한민국 일자리 상황판을 보며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문재인(왼쪽부터) 대통령,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수현 사회수석.ⓒ뉴시스
청와대 정책실장 장하성과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
장하성, 김상조가 소액주주운동을 도입한 이유는 시장을 감시하는 장기투자자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소액주주는 기업을 개선하기보다는 주식을 팔고 나가는 것이 더 간편하다.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공적연금이나 대학기금 등이 적극적 감시자 역할을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러한 역할을 하는 장기투자자가 존재하지 않기에 이들은 시민단체를 통해서, 또는 직접적 시장참여자로서 재벌을 감시했다.
장하성, 김상조의 역할은 우리나라 경제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사상가나 이념가라기보다는 현실 참여적인 활동가 성격을 띠었다.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송곳도 필요하고 망치도 필요하다. 굳건한 장벽을 망치로 쳐서 넘어뜨리는 사람도 물론 필요하지만 송곳을 정확한 곳에 찔러 넣어 효율적으로 현실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
이들이 주도했던 경제개혁연대의 창립선언문에는 이런 말이 있다. “구체적 성공 경험을 축적하여 변화의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확립하고, 이를 통해 결코 과거로 되돌아 갈 수 없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고자 한다.” 이러한 역할에 천착한 사람이 바로 장하성, 김상조다. 거대 담론을 제시하기 보다는 현실 개입 능력을 최대한 확보하는 실무적인 운동방법이 장하성, 김상조의 운동방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정거래위원장 같은 재벌을 감시하는 실무 집행부서의 장으로서의 김상조와 실질적인 액션플랜을 마련하는 청와대 정책실장으로서의 장하성은 그 역할에 어울릴 것 같다.
장하성, 김상조를 경제사상이라는 큰 틀에 넣는다면 케인스주의자라고 평가될 수 있겠다.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장하성, 김상조는 국가 개입의 현실적 수단인 관료를 신뢰하지 않는다. 관료를 단순히 청와대의 눈치만 보는 ‘영혼 없는 집단’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관료 특유의 조직논리로 무장되어 있고 재계의 이해관계와 유착된 ‘모피아’라는 게 이들의 인식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관료를 비판하던 사람도 장관이 되거나, 혹은 대통령이 되어도, 관료의 영향에 휘둘렸던 사례는 무수히 많다. 관료들이 가진 정보와 논리를 뛰어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관료가 가진 정보와 논리를 디테일에서도 뛰어넘을 수 있는 현실 참여형 전문가가 조직의 수장이 되면 어떨까?
“모피아에게 정책적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고 모피아를 개혁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국정철학과 컨트롤 타워를 확립하는 것이 성공적 개혁의 필요조건”이라는 김상조의 말을 ‘이제 공무원이 된’ 그들이 성공적으로 실천할 수 있기를 빈다.